〈 13화 〉[IS]취중연가
"이곳하고, 또 이곳...."
그가 잠든 사이에 조심스럽게 핸드폰을 뒤적이면서
주말에 갈 온천을 하나둘 찾아보는 자신은 몸에 좋은 약탕이
있는 곳을 중점적으로 찾아보고 있었으며
동시에 인적이 드문, 사람들이 잘 오지 않을만한 곳으로.
이런 말을 하기는 뭐하지만, 자신은 이미 여러번의 일들로인해서
유명한 상태이기에 연애인까지는 아니지만 이목을 이래저래 끌게되어
이상한 소문이 날 수 있기 때문인데 동시에 그로인해서 그가 곤란해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인터넷을 찾아본 결과 단 한곳, 자신이 생각하는 조건에
부합한 곳을 찾아낸 자신은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서는
조용히 방을 나옴과 동시에 전화로 예약을 진행하였다.
그러면서도 시선을 돌려서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는 그가
혹여나 악몽을 꾸거나 불안해하지 않는지 계속해서 확인하는 자신.
다행이 전날에 비해서는 나아진 것인지 잠은 푹 자고 있는듯한 모습에
안도를 하면서 자신은 전화상대의 예약완료되었다는 말에 알겠다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뭐, 주말에 온천에 가는 것에 대해서는 이치카에게는 비밀로 해야겠지.
그 바보녀석, 만약 이걸 알게된다면 분명 이것저것 할게 분명하니까...
"....."
하지만 중요한 건 이제부터다.
주말까지는 아직 하루가 남은 상태였으며 오늘은 갑자기 쉬었다고는해도
내일은 출근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 자신.
그러나 저런 위험한 상태의 그를 두고 떠나기도 불안한 자신이었기에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었다.
만약 여기서 하루를 더 쉬게 된다면 자신에게 남자가 생겼다고
생각하고 있는 이치카의 생각에 쐐기를 박는 것이기에
어떻게 해서든 내일 출근은 해야만 하는 자신.
삐비빅!삐비비빅!!
"어레? 이거 왜이래? 카드키가 바뀌었나?
어이, 하지메! 잠깐 나와봐! 카드키 이상해!"
그러던찰나 들려오는 문밖의 소리와 함께 현관을 두들기는 소리에
자신은 흠칫,하면서 시선을 현관쪽으로 향했다.
그의 친구인가,하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현관의 잠금장치는
자신이 망가뜨렸기에 새로 바뀌었다는 점에 안도를 했다.
만약 여기서 잠금장치가 망가지지 않았다면 상대는 그것으로
집의 현관문을 곧장 열고 들어왔을테고, 그렇다면 자신을 발견했겠지.
동시에 혼자 사는 그의 집에 성인여성이 있다는 것을 본 상대는
여차하면 경찰에 신고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대로도 문제인 상황.
만약에 그가 경비원에게 가서 무슨 일이 있냐고 질문을 하게된다면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분명 나오게 될 터.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던 찰나----.
"오, 열었다. 하지메 괜찮은거냐?"
어느샌가 현관으로 나간 그는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열어서는
상대와 이야기를 시작했으나 현관문을 다 여는 것이 아닌
조금만 열어서 자신은 안보이게끔 해주었다.
만약 여기서 자신이 말을 하거나 움직인다면 들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얌전히 있기로한 자신.
반면 그는 방문객과 잠깐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뭐야 감기걸린거였어? 얼굴이 꽤나 수척해보이긴 하네...
선생님에게는 내가 말할테니 걱정마라. 너무 심하면 연락주고."
"...."
"그래. 프린트는 여기. 나중에 보자."
감기 걸린 것이라고 거짓말을 한 것인가?
방문객은 그의 거짓말에 그대로 몸을 돌려서 돌아갔으며
그는 그대로 현관문을 다시 닫고서는 몸을 되돌려서 돌아왔다.
허나 그의 눈빛에서 보이는 것은 다행이라거나 안심하는 표정이 아닌 불안감.
본인뿐만 아니라 친구까지 위험해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담긴
그의 표정이었으며 그것에 자신은 아직 그의 상처가 아물려면 오래걸릴 것이라고
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축해주지, 안으로 들어가자."
"...."
끄덕,하고 자신에게 기대어서 안으로 들어가는 그.
이제서야 들어온 그의 모습은 상당히, 중성적이었다.
짧은 꽁지머리를 하고 있는 그는 학생들중 몇명이 말하는
병약 미소년이라는 것에 걸맞아 보였으며----.
붕붕!
"....?"
"아, 아니. 미안하다. 이상한 생각이 조금 들어서.
위험한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갑작스러운 자신의 이상행동에 의아함을 표출하는 그의 시선을
받자마자 걱정하지 말라면서 말하면서 머릿속의 잡념을 서둘러서
침대까지 그를 빠르게 옮겨다주었다.
동시에 다시 침대에 누운 그를 바라보면서 과연 그를 이대로두고
출근을 해도 되는 것인지 아니면 데리고 있어야하는지에 대해
갈등을 하는 자신은---.
*
"아무도, 없군."
늦은 밤, IS학원의 기숙사에 도착한 오리무라 치후유는
주변에 누군가 있는지 확인하고서는 곧바로 커다란 천덩어리를
품안에 안고서는 건물의 내부로 향했다.
마치 첩보영화의 주인공처럼 주변을 살피면서
누군가와 마주치질 않길 진심으로 바라는 그녀는
서둘러서 이동하였으며 이내 자신의 개인실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고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동시에 천덩어리를 침대에 조심히 올려두고서는
그대로 그것을 풀어헤쳤으니, 그 안에는 남학생이 감싸여져있었는데
무엇을 숨기랴, 그녀에 의해서 끔찍한 일들을 당한 사이토 하지메였다.
원래부터 선이 가늘고 가련한 느낌이 있던 그였으나
지금은 거기에 몸까지 약해져서 이전보다 더 약해진 모습을 보였으며
치후유는 그런 그를 침대에 곧장 눕히고서는 이불까지 덮어주며
숙면을 할 수 있게끔 해주었다.
허나 그러한 그녀의 노력과는 달리 침대에 누워있는 하지메는
무언가 두려움에 떨면서 양팔로 몸을 감싸고 있었으며
그것은 타인의 보호본능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아서 다행이군. 하지만..."
한편, 치후유는 한숨을 내쉬면서도
문제는 이제부터,라고 중얼거리면서 생각을 하였다.
확실히 학원의 기숙사까지 그를 데리고 온 것까지는 좋았으나
그 뒤부터 문제였으니 과연 내일까지 그를 다른 사람들에게
안들킬 수 있는지가 의문이었다.
덩달아서 그가 갑자기 다른 곳에서 일어났을 경우
놀라서 당황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그녀.
"....일단은 자자."
허나 치후유는 이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옷을 갈아입은 뒤 침대로 조심이 몸을 집어넣었으며
하지메를 품안에 끌어안았는데 사람은 다른 누군가의 심장 소리를
들으면 안심을 하게 된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던 그녀가
선택한 방법이었으며 온기를 통해서도 어느정도 안정감을 찾는다는 것을
기억해낸 그녀였다.
다소 사실과는 다를 수 있는 지식이었으나 다행이 하지메에게는
통한 것인지 그녀가 끌어안자 조금은 떨림이 멈추는 그.
과연 그녀가 끌어안아서인지 아니면 정말로 심장의 고동소리와 온기로 인해서
그러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적어도 그가 괴로워하고 두려움에 떨지는 않았다.
*
"신부! 신부!"
"왜, 왜그래 라우라?"
다음날. 갑자기 자신을 격하게 흔드는 것에 놀란 이치카는
눈을 뜨면서 목소리의 주인에게 질문을 하는데 라우라는
그것에 그에게 핸드폰의 화면을 보여주면서 곧장 말하였다.
"교, 교관이 온천을 예약했다! 주말간인데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뭐야, 그거. 누나도 어른이니까 온천여행정도는 할 수 있어."
하지만 그것 별거 아닌 것.
온천여행을 주말에 가는 사람은 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예없지
않았기에 이치카는 자신의 누나가 기분전환 겸 여행을 간다고
생각하면서 라우라를 진정시키려고 했다.
"남녀예약인데다 한방이다."
"....."
허나 그러한 그에게 되돌아오는 강타이자 강수.
어떻게 알아낸 것인지는 둘째치고 남녀예약인데다가 한방,이라는 것은
남녀가 온천에서 한 방에서 지낸다는 것.
그리고 이치카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어린 소년과 함께
한 방에서 지내는 자신의 누나의 모습이었다.
아니, 거기까지라고 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이치카도 그리 걱정을 하지 않을 것이다.
허나 전날 라우라의 보고서와 샤르가 말해준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일하게 그 멘션에서 사귀는 사람이 없는 솔로인 학생.
이 세 가지의 사실을 조합한 이치카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라우라."
"왜그러냐 신부?"
"주말에 온천가지 않을래?"
"....훗, 단 둘이라면 좋다."
곧장 누나를 따라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이치카였다.
허나 그것과 동시에 오늘 한번 누나를 떠보자고 생각하는 이치카였으며
라우라는 이치카의 말에 미소를 지으면서 단 둘이,라는 부분을 강조하면서
등뒤에서 아직 자고있는 샤르를 바라보았으니, 그것은 승자의 미소.
물론, 아침잠이 많은 샤르는 그러한 이치카와 라우라의 상황을 모른채
편안하고 안락한 잠을 자고 있었으나 그것은 그녀의 잘못이 아니었다.
현재시각 새벽4시, 지금 깨어나 있는 것이 어찌보면 이상한 것이리라.
"그러면, 다시 자볼까?"
"아아, 같이 자도록 하지 신부."
".....그래. 뭐, 이번에는 허락해줄까? 대신에 옷입고 자."
한편, 이치카는 라우라가 같이 자려는 것을 허락해주면서도
옷을 입고 잘 것을 조건으로 내밀었다.
그녀가 매번 옷을 벗고 자는 것을 사전에 방지한 이치카의 모습에
불의의 기습이라도 당한 것 마냥 분해하는 그녀.
"알몸 교제는 부부의 사이를 더욱 돈독하게 해준다, 신부!"
"우리 아직 결혼 안했어. 자꾸 그럴거면 소원권이라도 쓰던가."
"그건 아까운데.... 크음, 이번에는 물러나지."
허나 이내 이치카의 선방에 물러서는 그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