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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화 〉[IS]취중연가 (12/139)



〈 12화 〉[IS]취중연가

"그...요리는 잘 못한다면, 괜찮다면 먹어라."


조심스럽게 그에게 내미는 죽그릇과 함께 자신은 말하는데
아무말 없이 그것을 받아드는 그.
마치 인형처럼 아무런 반응없이 행동하는 그는 눈동자에도
힘이 없었으며 그저 느릿하게 수저를 들으려고 했다.

그러나, 너무나도 약해진 탓일까?
수저를 들어올리 손은 그것을 금방 놓쳤으며 침대 위로 떨어졌다.
말은 없었지만, 약간의 동요를 보이는 그는 천천히
수저를 다시 들기 위해서 손을 뻗었으나---.

"미안하다. 생각해보니 너에게는 조금 무리겠지."
"...."
"먹여줄테니, 그...아해라."

자신은 침대 위의 수저를 대신 잡아들고서는 그릇에서 죽을 조심스럽게
떠서는 그를 향해 내밀었고, 그것에 아까와 비슷한 동요를 보였으나
혼자서는 먹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듯 조심스럽게 입을 여는 그.

작은 입으로 오물거리면서 씹다가 죽을 삼키는 것을 보자
그릇에서 다시금 죽을 뜨는 자신은 다시 한번 그를 향해서
내밀었으며 다시금 받아먹는 그의 모습은 마치 어미에게서 먹이를
받아먹는 아기새와 닮았다.

그렇게 한참을 그에게 죽을 먹이는데 시간을 보냈으며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은채 그것을 받아먹은 그.
덕분에 처음으로 만든 죽은 이내 바닥을 보였으며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자신은 빈 식기를 주방으로 가지고 갔다.

시간은 어느덧 오후, 방과 후가 다되가는 상황이었으며
이치카나 다른 녀석들도 전부 기숙사로 돌아갔을 시간이겠지.
물론, 자신도 본래라면 사감으로써 일을 해야할 시간이지만----.


돌아가는 것은, 무리일듯하다.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고개를 돌려서 방안에서 인형처럼
침대에 앉아있는 그를 바라보았으나, 그는 이제는 도망치려하거나
하지 않았으며 동시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으니
수면제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안일한 생각이겠지.

청소년 심리에 관한 교육은 교사로써 몇번인가 들은 적이 있기는 하지만
과연 저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듣지 못한 자신.
하지만 적어도 그를 혼자 두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은  수 있었다.
만약 여기서 그를 두고 돌아간다면 되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


"양치하러 가겠나?"
"...."
"걱정마라. 도와줄테니까."


조심스럽게 그를 부축하는 자신은 그를 데리고 천천히 화장실로 향했다.
위치를 아는 이유는 전날 문이란 문은 다 열었을때 알게 된 것이었으며
그는 혼자 사는 것인지 세면도구는 오직 하나였기에 어느게 그의 것인지
찾는 수고는  수 있었다.


하지만 그를 부축한 상태로 양치를 시키는 것은 무리이며
그 또한 혼자서 양치질을   있을 것 같지는 않은 상태였기에
자신은 그를 변기에 앉히고서는 대신 양치질을 시켰다.
어렸을 적에 감기에 걸린 이치카를 간호해줬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조심스럽게 그의 입안을 닦아내는 자신.

*

"이제 다시 자거라."

침대에 눕혀지는 자신은 상대방의 목소리에 고개를 미약하게나마
끄덕이면서 긍정을 표하면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저항해봤자 도망칠 수 없었다. 두려워해봤자 떠나지 않았다.
아무리 자신이 그녀를 밀어내려고해도 그녀는 더더욱 자신을 끌어안았다.


무서웠지만, 두려웠지만, 싫었지만 그것에 자신은 결국 수긍한 것이다.
아마 자신 혼자서는 그녀에게서 벗어날 수 없겠지.
그렇다면 포기하자. 포기하고 받아들이자고 생각하는 자신은
그녀의 호의에 그저 맞추기로 한 것.

어느쪽도 괴롭다면 상대적으로 덜 괴로운 쪽이 자신으로썬 좋았다.
그러나 동시에 마음 한켠에서는  모든 것이 꿈이지 않을까하는
헛된 희망이 아직 남아있었으며 눈을 감고 뜨면 모든 것이 예전으로
돌아가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잠을 청하였다.

괴롭고 힘들면 그 누구라도 하는 상상을 자신도 하면서
동시에 더이상은 싫다는 마음에 눈을 감은 자신.
반면, 그녀는 자신의 침대에 몸을 기대고서는 깊은 한숨을 쉬었으며
자신은 움찔거리면서 몸을 돌렸다.


어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혼자 있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였지만 아무래도 그럴일은 없으리라.


"...."
"...."


그렇게 적막만이 흐르는 자신의 방안에서 자신과 그녀는 아무말 없이
조용히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휴식을 취하였으며
벽에 걸린 시계만이 시간이 흐르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는데
만약 그것이 없었다면 시간이 멈추었다고 착각할지도 모를 정도인 자신들.

"그, 주말에 혹시 어디 가고싶은곳이 있나?"
"....."
"근처라도 좋고, 멀리라도 상관없다. 너만 괜찮다면 내가 데리고 가주마."


그러한 적막을 깨고서 자신에게 말하는 그녀는 어색하기 그지없는
권유를 살짝 긴장한 것 같은 목소리로 말하면서 자신의 대답을 기다렸다.
아마 자신이 말을 못한다는 사실은 긴장을 하면서 까먹은 것인지 아니면
침묵 속에서 혼자 말하려다보니까 그런 것인지는  수 없었다.

그러다 이내 자신이 말을 못한다는 것을 떠올린 그녀는
다시금 자신에게 사과를 하면서 어색한 침묵을 이어나가게되었다.


"오, 온천이라도 가겠나? 그, 몸이 지금은 많이 허약하니
다른 곳보다는 온천이 좋지 않을까, 싶은데?"

아니, 정정한다. 그녀는 본인 스스로 자신을 데리고 가면
좋을 곳을 혼자서 생각하고 있었으며 이내 가장 좋다고 생각되는
결론을 도출해내며 자신에게 권유를 해왔다.


하지만 아마 자신이 거절한다면 다른 곳을 계속해서 생각해내며
자신에게 끝없이 권유를 해올 것이 뻔하였다.
잠을 자라고 말한 그녀였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그녀의 말에
도저히 잠을 잘  없는 자신은 몸을 돌린채 작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녀의 의견에 동의를 표하였으며 그제서야 그녀는 알겠다,면서 조용해졌다.

*

"으으으음----."
"왜그래 이치카?"
"으으으으음----."
"저, 저기 이치카?"

과연 무슨 일일까? 누나한테 남자가 생긴 것은 자신의 착각이 아니었던 걸까?
분명  멘션에서 누나와 사귈만한 사람은 없었는데....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조금전 누나가 자신에게 걸어온 전화가 이상했다.
죽을 끓이는 법? 갑자기? 누나가?

도저히 이게 무슨 일인지 알 수 없는 자신은 핸드폰을 바라보면서
골똘히 고민을 하면서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고민하는 자신.
누나한테 과연 어떠한 일이 이는 것인가?

"이치카!"
"에? 어라? 에?"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거야?"
"아 미안 샤르."


갑자기 자신을 큰 소리로 부르는 목소리에 놀라서 고개를 돌리자
심통이 난 얼굴을 하고 있는 샤르가 눈에 들어왔으며
자신에게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냐고 질문하는 그녀에게 사과를 하면서
사실대로 말하는 자신.

"오리무라 선생님이....죽을?"
"응. 그런데 라우라가 알려준거긴 하지만, 남자가 생긴것 같지는 않거든?"
"에에----. 왜?"
"누나가 최근 자주가는 멘션이 있는데 거기 사는 남자들 중에 누나랑
사귈만한 사람이 전혀 없거든. 다들 가정이 있거나 연인이 있어서...."

아니, 유일하게 없는 사람이 한명 있기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자신보다 어린 사람을 누나가 건드릴리 없지 않은가?
자신보다 2살이나 어리고 누나하고는 11살이나 차이난다.

하지만 샤르에게 그러한 사실을 말해주니까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그녀는 이내 자신을 향해서 무언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는데---.

"사랑에 나이가 중요할까?"
"....에?"
"그, 그도 그럴게. 오리무라 선생님은 그동안 연애를 해보신 적이
 한번도 없으니까 오히려 나이를 신경쓰지 않으실  같아서."
"....."

샤르의 말을 들어보니  그도 그럴듯하였다.
확실히 누나는 그동안 연애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누나가 만약 사랑에 빠지게 된다면 나이가 어린 상대도  수 있을 수 있었다.

덩달아서 나이가 중요할까,라는 그녀의 말에 자신은 생각해보면
라우라랑 자신도 따지고 보면 엄청난 나이차이가 있는 상태.
자신이라는 사례가 있으니까 누나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그, 그렇다면 설마---."
"에에...짚이는 곳이 있는거야?"
"한명, 딱 한명 있기는 한데----."

자신은 샤르의 말에 중얼거리듯이 긍정하는데----.

"그이야기 정말이야?"
"응! 아까 교실에서 봤거든. 오리무라 선생님이 어떤 소년을 안고
차로 향하시는걸 말이야. 마치 공주를 안고가는 기사님 같았다니까?"
"에에---부럽다. 그런데 그경우는 반대아닐까 싶은데?"
"무슨 소리! 오리무라 선생님이라면 당연히 공주를 구하는 기사님이 어울리지!"
"그래서 그래서, 얼굴은 봤어?"
"안타깝게도 그건 조금---."

방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그것에 자신은 당장 밖으로 나가서
자신과 샤르의 방앞을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다가가서 질문을 했다.

"저, 저기! 그 이야기좀 들려줘!"
"에? 아, 오리무라 선생님 이야기요? 오늘 오전 수업중에 본거기는한데---."

오늘, 오전? 누나가 어제 학원으로 돌아오지 않았던 것과 출근을 하지 않은 것.
그리고 오늘 오전에 한 소년을 학원에 데리고 왔다는 것.
마지막으로 야마다 선생님이 누나에게 일이 있었다는 것.
머릿속으로 그것들을 종합해본 결과 도출되는 결론은---.


"저, 정말 누나가----."

어린 학생과 연애를, 시작한것인가?
자신은 믿을 수 없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당황하면서 그녀들을 되돌려 보내며 방으로 돌아왔으며
방안에서는 샤르가 자신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는데---.


"이, 이치카?"
"샤, 샤르...나는 누나를 응원해줘야할까, 아니면 말려야할까?"

나는 어떻게 해야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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