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화 〉[IS]취중연가
"으음----."
꿀꺽,하고 침을 넘기면서 이치카의 곁에 서서 자신이 만들어낸
가라아게를 바라보는 이치카의 평가를 얌전히 기다리고 있었다.
난생처음으로 손질부터 시작해서 튀기기까지 자신이 전부 직접해냈으며
그 결과에 대한 평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리저리 가라아게를 살펴보던 이치카는 이내 그것들 중에 하나를
집어들더니 곧장 가위로 잘라내서는 반으로 갈라진 내부를
살펴보고서는 고개를 자신에게로 향하더니.
"응, 잘 튀겨졌어."
"후우...."
긍정적인 평가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자신이었으며
이치카는 반으로 자른 가라아게들을 입안으로 던져넣으면서
맛있다는 표정을 자신에게 보여주었다.
튀김은 언제나 옳다,라는 말이라면 요리를 해보지 않은
자신이라도 들어봤을정도이며 그만큼 튀김요리는 실패하기
힘들다는 뜻이 담겨져있지만, 그래도 막상해보면 그리 쉬운 것도 아니었다.
튀김용 기름의 준비부터해서 어느정도의 덩어리를 얼마나 튀길지등의
여러가지를 생각해내야했으며 그에 따라 적합한 온도나 시간도 확인해야했다.
시간이 짧으면 속까지 안익고 너무 길면 타버리는데 굽는 것보다 더 빠르기에
대처할 시간은 더더욱 짧았다.
그런 튀김이라도 자신이 만들 수 있었으며 이치카에게 합격을
받을 정도의 수준까지 만들어낸 자신은 이치카와 함께
하나를 집어들어서는 입안에 넣었는데 따뜻한 그것은 무척이나 맛있었다.
자신이 만들어낸 것이라서가 아닌, 자신이라도 이렇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면 신기한 자신.
그러나 여기까지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이치카는 가라아게를 도시락에 담으면서 내일은 그것을 먹겠다고 말하지만
자신은 고개를 돌려서 덜익거나 타버린 가라아게의 산을 바라보았으니
성공하기까지 대략 3팩정도의 닭고기를 소비해야만 했다.
이치카 녀석은 이정도는 양반이라고 하지만 녀석의 얼굴에 비치는
지친 기색은 녀석의 말이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것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나머지는 내일 이어서 할까? 이제 저녁 먹어야지."
"아아, 그러---."
띵동하고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자신은 이치카의 말에 대답하는 것을
멈추고서는 고개를 돌려서 현관쪽을 바라보았다.
이 시간에 올 사람은 자신에게는 전무하였으며 고개를 돌려서 이치카를
바라보지만 녀석도 누군가 오기로 한 약속은 없는듯했다.
다른 집인가, 하는 생각에 자신과 이치카는 저녁준비를 하기 위해서
주방에서 각자 움직이려고 하였으나 다시금 울리는 초인종 소리와 함께
울리는 현관의 노크 소리에 다른 집이 아닌 자신들의 집에 온 방문객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 자신들.
하지만 과연 누구일까,하는 의문이 드는 자신들이었으며
자신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근처의 막대기를 들어서는 현관쪽으로
걸어가면서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였으니---.
"누구냐?"
"교관, 접니다."
방문객의 정체에 막대기를 내리는 자신은 방문객의 정체가 라우라란 것을
알게되자 현관문을 열면서 녀석의 모습을 확인했다.
교복을 입고 있는 녀석은 평상시처럼 군기가 든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나
밤공기가 차서 그런지 살짝 양볼이 빨게진 상태.
무슨 이유로 밤에 밖으로 나온 것인지, 어째서 자신들의 집으로
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교사로서 담당학생을 문전박대할 순 없었기에
자신은 녀석을 집안으로 들이면서 이치카에게 방문객의 정체를 알려주었다.
"이치카, 라우라가 왔다."
"신부, 다녀왔다."
"어서와 라우라. 그리고 그때는 다녀왔다,가 아니라 실례한다라고 하는거야."
안으로 들어가자 보이는 것은 어느샌가 요리를 시작하고 있는 이치카였으며
조금전까지 자신들이 함께 만들던 가라아게들은 사라진 상태였다.
벌써 치운 것인가,하는 생각을 하는 자신이었으나 라우라는
당연하다는 듯이 식탁에 앉아버렸다.
뭐, 녀석의 이러한 마이웨이는 이미 익숙한 자신과 이치카였기에
이것에 대해서 따지는 것이 얼마나 멍청한 짓인지 잘 알고 있었으며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게 최선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반면, 이치카는 냄비에다가 된장국을 끓여서는 다른 반찬과 함께
가라아게까지 내놓았으나, 그것들은 자신이 보기엔 이치카가 만든 것들.
역시 자신이 만든 것들을 남에게 내놓기에는 그런 것일까?
"라우라도 식사는 아직이지?"
"아아, 잘아는구나 이치카."
"배고프다는게 딱 보이거든. 밥이랑 국하고 가라아게는 많이 있으니까 더 먹고 싶으면 말해."
라우라의 몫의 식사까지 준비한 이치카는 자신에게도 앉으라고 말하면서
곧장 착석을 하면서 식사의 준비를 하기 시작했으며
자신도 그러한 그들과 함께 같이 식탁에 앉았다.
동시에 드는 생각은 이렇게 누군가와 함께 식탁에 앉아서
행복하게 식사를 한 것이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에 대한 것이었고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에 자신은 약간의 행복을 느끼었다.
"그러면---."
"""잘먹겠습니다."""
간단한 기도와 함께 식사를 시작하는 자신들.
식사 도중에 라우라의 말도 안되는 요구나 말들에 이치카가 놀라면서
태클을 거는 한편, 자신은 그러한 라우라를 말리거나 부추기면서
평상시와는 다른 분위기의 식탁의 즐거움을 즐기기 시작했다.
화려하거나 특별한 식사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맛있는 식사였으며
동시에 평화롭고 즐거운 식사시간.
오늘은, 단 둘뿐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좋은 식사시간이라고
자신은 마음 속으로 평가를 내리면서 라우라에 대한 평가를 조금 올려주었다.
*
"후우---조금 과식했나?"
자신은 침대에 앉으면서도 부른 배를 쓰다듬으면서
과식을 한 것이 아닌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만 그럼에도
기쁘다는 생각은 사라지지 않았다.
닭고기를 조금 많이 사용했지만 그정도로 누나가 요리를 성공한 것.
자신이 보기에는 충분히 가치있는 희생이라고 생각되었으며
누나도 요리에 조금은 자신이 생겼으리라.
하지만 아직은 멀었지. 가라아게뿐 아니라 여러가지로 많이 알려줄거야 누나.
자신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다음에는 어떠한 요리를 누나에게
가르켜줄지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잠잘 준비를 하려고 했다.
똑똑.
"이치카, 나다. 잠시 들어가도 되겠나?"
"라우라? 응 들어와도 괜찮아."
자신의 방문에 노크를 하는 라우라의 목소리와 그녀의 질문.
그것에 자신은 그녀에게 들어와도 괜찮다고 말하면서 입실을 허락했다.
방안으로 들어오는 라우라는 복도를 한번 살피고서는 그대로 문을 닫고서는
문의 잠금장치까지 거는데 왜인지 그 모습은
평상시에 자신을 덮치려는 그것과는 다르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듯이 몸을 돌린 라우라는
자신에게 다가오더니 침대에 앉음과 동시에 몇장의 종이를
들이내밀며 건내주었다.
"에에, 이게 뭐야 라우라?"
"교관이 자꾸 나간다는 말과 남자가 생겼다길래 곧장 정보를 수집한 것이다.
일주일차 밖에 안되는 정보이지만 그래도 교관의 목적지는 알아냈다."
"....."
라우라의 말에 순간 당황하고 마는 자신이었으니
그녀가 과연 어떻게 이러한 것들을 얻어냈을지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않는 것이
자신의 신상에 좋을 것이라 판단한 자신은 출처에 대한 의문은
머리에서 지우며 그녀가 건내주는 종이들을 살펴보는 자신.
그곳에는 치후유 누나가 어디론가 향하는 모습이 찍힌 CCTV 장면과
누나가 사용한 교통카드의 기록, 마지막으로 누나가 어느 멘션의 앞에
서있는 모습이 찍혀져 있었다.
"여기서 멀지 않은 역에 위치한 멘션인데
내가 보이게는 깔끔하고 치안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으으음... 라우라, 설마---."
"그래. 아마 교관이 만나는 자는 그 멘션에 살고 있는 것이겠지."
동시에 라우라는 자신의 손에 들려진 종이를 넘겼는데
거기에는 누나가 최근에 사용한 카드 이력이 나타나있었으며
자신은 이게 합법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인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허나 그러한 자신의 의문과는 별개로 라우라는
카드 이력중 형광펜으로 칠해진 몇가지를 손으로 가르키면서
친절하게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선물용 화과자를 이번주에 두개를 사셨는데 내가 볼때는
멘션에 갈때 가져간 것이 아닐까 싶다 신부."
"화과자를, 말이지..."
라우라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가격을 확인하는 자신은
그것이 고가품의 그것이라는 것을 알아냈으며 동시에 선물용이라는
상품명까지 확인하는 것으로 확신을 할 수 있었다.
라우라의 말대로 이 멘션에 미래의 매형이 있는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종이에는 그 어디에도 매형의 모습이 나타나 있지 않았기에
옆으로 시선을 돌리자 한숨을 내쉬는 그녀.
"안타깝게도 지금 당장 수집한 정보는 거기서 끝이다.
하지만 건물은 네개 층에 한층에 두 가구가 거주중이니
최대 여덟 가구 중에 한 곳에 교관의 남자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말하면서 곧장 침대에 누워버리는 라우라였으며
자신은 그녀가 가져온 종이에 인쇄된 사진 속의 누나의 모습을
다시한번 바라보았다.
사진의 구석에는 다소 늦은 시각이 적혀져있었으며
누나는 이 추운 날에 밤바람을 맞으면서까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모습에 순간 울컥해질뻔한 자신이었으나 이내 누나가 그만큼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동시에 누나의 첫 연애이니 그만큼 서툰 것이겠지.
"라우라, 고마워."
"신부가 궁금해하는 것 같기도 했고, 나도 궁금해서 찾아온 것이다.
아, 그렇지만 대신 오늘은 같이 동침할 것이니 그리 알도록."
"뭐, 이걸 가져와준 답례라면야---."
자신은 라우라의 말에 종이뭉치를, 누나에 대한 보고서는
책상서랍에 넣고서는 라우라의 곁에 누웠으니 저렇게 상세한
보고서를 만들어와준 그녀의 노력에 대한 답례라 생각하면서
오늘은 그녀의 바램대로 같이 자주기로 한 것.
그건 그렇고, 어서 보고 싶다. 매형.
과연 어떠한 사람일까? 정말이지 궁금한데....
누나 이렇게 동생 애태우지 말고 빨리 소개시켜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