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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IS]취중연가 (1/139)



〈 1화 〉[IS]취중연가

"히끅!"

야심한 밤의 길거리를 걸어가면서 비틀거리는 한 여성은 술에 취한 것인지
딸꾹질을 하면서 대로를 걸어가고 있었다.
오래간만에 거하게 마신 것인지, 아니면 월급날이라서 달린 것인지
그도 아니면 회식자리에서 계속해서 권유되는 술을 마신 것인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여성은 위태로운 발걸음을 옮기면서
길을 걸어가다가 이내 어느 건물 앞에 주저앉아버렸다.


꽤나 비싸보이는 멘션이었으며 여성이 그곳에서 사는 것일까?
하지만 만취상태의 여성은 그저 건물 앞의 계단에서 반쯤 정신을
놓은채로 계단 난간에 기댄채 미동조차 않고 있었다.

"쿠우우우----."


아니, 정정. 잠들어버렸다.
만약 경비가 그녀를 보면 그녀를 깨워서 돌려보내거나 하겠지만
경비가 자리를 비워서 없는 것인지, 무인 보안 시스템인지
그녀를 깨우는 이는 아무도 없었으며 여성은 그대로 계속해서
난간에 기댄채로 잠을 자고 있었다.

"므으으...이치카, 시끄러워.... 누나한테 그러는거, 아냐---."

덩달아서 그녀의 남동생으로 추정되는 누군가의 이름을
중얼거리면서 잠꼬대를 하는 여성이었으며 만약 잠꼬대의 대상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그녀에게 잔소리를 하면서 집으로 그녀를 데리고 갔겠지만
안타깝게도 이 자리에 없는 그.


그리고---.

"므으으, 야마다 선생...거기서는 그게 아니라---."
"....."


그녀의 앞에 나타나는 한 소년.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소년은 멘션 계단난간에 기대어
잠자고 있는 여성을 바라보면서 누굴까,하는 의문의 시선을 보내지만
안타깝게도 소년의 의문을 해소시켜줄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괜히 엮이는 것이 싫은 것인지 소년은
잠들어있는 여성을 그대로 지나쳐서 멘션의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계단을 오르는데---.

덥썩,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의 힘으로 소년의 바지를 잡은 여성.
그것에 소년은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돌려서 여성을 바라보았으며---.


"이녀석! 누나를 두고 어디가는거야!?"
".....?"

이유는 모르겠으나 호통을 맞았다.

*


"므냐아아아아---."

후우,하고 크게 숨을 고르는 자신은 소파에 눕힌 여성을 바라보면서
과연 이 여성은 누구일까,하는 의문을 품었다.
일단 이 멘션 사람은 아닌 것 같았는데, 멘션의 카드키를
확인해서는 그녀의 집에 데려다 주려고 했었으나 그녀는 카드키가 없었으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핸드폰을 잠금장치에 가져다봤지만 반응이 없는 것으로 보아
그녀는 이 멘션의 거주민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결국 지나가는 취객이며, 이 멘션에는 어쩌다가 도착한 것이라고 생각해야하나?
생각해보면  멘션은 역과 가까우니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뭐, 일단은 오늘은 거실에서 재우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돌려보내더록 하자고
결론을 내린 자신은 그대로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모르는 사람을 거실에 내버려둔 것이 조금은 걱정되었지만
저렇게 술에 만취한 상태이니 무언가 이상한 짓을   없을터.
아니, 내일 아침까지 일어나긴 할지 의문이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그건 그렇고 저 사람의 남동생이라는 분도 엄청나게 힘들듯하다.
매번 누나가 저렇게 만취상태로 집으로 온다고 생각하면....
처음보았으며 집까지 반강제적으로 데리고 온 것이지만
한번만으로도 이렇게 힘든데 매번 이런다고 생각한다면----.

괴로운 상상에 다시한번 한숨을 내쉬면서 방으로 향한 자신은
그대로 컴퓨터를 키면서 하던 작업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뭐, 거의 다 해가는 중이니 조금만 더하면 모레쯤에는 끝나겠지.
덩달아서 다음 작업에 대한 준비도 해야하니까 이번달은 조금 아슬아슬할 것 같다.


자신의 직업이자  줄인 컴퓨터 프로그래밍.
고등학생인 자신이 이런 고급 멘션에서 혼자서 지낼 수 있는 이유가 이것이었으니
이름을 말하면 열에 아홉,까지는 아니지만 대다수 알고 있는 기업의 프로그래머인 자신은
졸업 이후에 바로 회사에 입사하게 될 예정이었으며 계약서까지 작성완료된 상태였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신의 과거를 생각해보면
꽤나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자신은 고개를 돌려서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어두운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져 창문을 때리고 있었다.
비가 온다는 소식은 못들었는데.... 소나기인가?


그러한 생각을 하던중 이내 고개를 저으면서 다시금 일이나 하자고
생각한 자신은 컴퓨터의 모니터에 집중하기 시작했으나
등뒤에서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열리는 방문과 그 자리에 서있는 여성분.
목이 말라서 일어나신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집에 있는 것에 놀라서 일어난 것인가,해서 다가가는데---.

"므뉴---."


그러한 자신에게 헤픈 얼굴을 하면서 매달리는 여성의 모습으로 보아
아무래도 아직 꿈속인듯한 모습에 그녀를 다시 소파로
데려다 놓기 위해서 그녀를 안아들려고 했던 자신.


"어림없지---."


하지만 어느샌가 침대위로 던져진 자신은 갑작스러운 자신의 상태변화에
놀란 나머지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지만
그러한 자신을 전혀 배려하지 않아주는 여성은 그대로 자신의 위로 올라탔으며---.


"낯선 여자를 집에 들이다니....꽤나 조심성이 없구나.
아니면 무언가 다른 꿍꿍이가 있는것이냐?"


아니, 당신이 나를 붙잡았잖아요?
자신은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여성을 향해서 짜게 식은
시선을 보내면서 그녀의 구속을 벗어나려고 했으나---.

"말을 하지 않는건가? 변명할 생각도 없다니...
이건 꽤나 괘씸하군 그래? 그러니, 내가 벌을 주도록 하마."

남녀차별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힘에 놀라면서도 저항하지만 이미 자신의 근력을
뛰어넘는 그녀가 자신에게 가하는 '벌'에 그대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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