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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23권 - 2화 (455/513)

《455》2부 23권 - 2화

협박했던 놈이라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지만, 이상스러울 만큼 묘하게 스마트폰의 진동이 신경을 긁어댔다.

“누군데?”

“사진 보낸 놈. 통화부터 하고 말하자.”

최치곤의 질문에 답한 강성태는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 신강남파 보스라는 사람이 아카시 조직의 재단을 욕심내서 거짓말을 하다니? 호텔에서 아침을 먹으며 건넸다는데 끝까지 거짓말을 할 텐가?

강성태의 말을 전했는데 아카시 마오가 부인한 모양이었다. 그건 마오의 선택이고 행동이니까 그렇다고 치겠다.

이유가 어떻든 간에 대뜸 신강남파의 보스를 거짓말쟁이로 몰아대는 말투에 가슴 안쪽에서부터 뜨거운 게 슬며시 올라와 강성태는 이를 지그시 깨물었다.

- 서류를 내놔.

“좋은 말로 할 때 적당히 하고 끊어. 야쿠자의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용을 본 적도, 받아서 들고나온 적도 없어.”

- 그렇다면 사진을 한 장 확인하는 게 좋겠다.

“아카시 마오의 시체라면 사양하마.”

- 좀 더 아름다운 아가씨던데? 가운이 잘 어울리는?

상대방의 대꾸를 들으며 강성태는 숨을 천천히 들이마셨다.

우우웅.

그 직후에 통화 중인 스마트폰이 문자가 왔음을 알려주었다.

강성태는 스마트폰을 내려 문자를 확인했다. 그런 뒤에 차갑게 낯빛을 가라앉혔다.

응급실 안에서 바쁘게 걷는 안다미의 사진이었다.

하얀 가운 안에 초록색 수술복을 입었고, 청진기를 목에 걸친 모습이었다.

사람이 스스로 죽는 방법이 참 많은데 왜 가장 고통스러운 선택을 한 건지, 정말이지 모를 일이었다.

안다미를 노렸던 삼합회 놈들이 어떻게 됐는지 빤히 알 텐데 이런 짓을 한다면, 아둔한 놈들, 무식한 놈들, 그도 아니면 죽고 싶어 환장한 놈들, 셋 중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관동 연합이라는 곳에 속한 놈이냐?”

- 이제 좀 제대로 대화할 마음이 드나?

놈의 대꾸를 들으며 강성태는 직전에 있었던 박노익의 전화를 떠올렸다.

부산에 야쿠자 놈들이 몰려왔다는 내용이었다.

액정에 올라온 사진을 힐끔 보았던 최치곤이 혹시 하는 의심과 독기를 반죽한 눈빛으로 강성태를 보고 있었다.

관동 연합이라 이거지?

“네놈이 간부여야 할 거다.”

- 신강남파 보스를 상대하는 건데 아무렴 바닥에 있는 놈을 보냈겠나?

강성태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테이블에 오른손 검지를 올렸다.

‘다미 씨가 위험. 응급실 앞을 지켜.’

‘나가서 전화할게.’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귀에 걸어 보인 최치곤이 조용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카시 마오가 머리를 굴린다는 생각은 안 해 봤나?”

“우리 일본의 야쿠자는 아버지 이름을 걸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런 개새…!’

하마터면 욕을 뱉을 뻔했다.

“말을 가려가며 하는 게 좋아.”

- 한국인도 자긍심이라는 게 있다는 건가? 한국을 대표하는 조직의 보스가 한화 천오백억 원을 얻겠다며 거짓말을 하는데?

슬슬 끓어올라 임계점에 다다랐던 강성태의 인내가 방금 건너온 말을 듣는 순간, 삽시간에 차갑게 식어 내렸다.

“관동 연합의 미래가 지금 그 말로 거의 결정 났다. 특히 너는 특별히 대우해 주지.”

- 말이 막히니까 말도 안 되는 협박을 하는군. 본질을 비켜나가는 화제를 꺼내 주제를 흩트려놓는 것 또한 한국인의 특징이지.

차가운 미소를 그리며 대꾸하지 않는 강성태의 눈빛에서 감정이 사라지고 있었다.

“좋아. 본질대로 하나씩 정리하자. 너는 관동 연합 소속이고, 아카시 조직이 갖고 있던 한화 천오백억 원가량의 재산을 넘겨달라, 맞지?”

- 우리가 진짜 원하는 건 아카시 조직이 관리하던 지분이다. 돈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다.

꼴에 돈을 밝히는 조직이 되기는 싫었는지 상대방 놈의 말이 길었다.

“내일 연락할 테니 그때 보자.”

- 굳이 만날 필요 없다.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서류를 넘겨주면 돼.

“그건 내가 결정해.”

- 자존심을 지키고 싶은 모양인데 하루 정도는 인정해 주지. 내일 연락하마.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강성태의 독기를 자극하는 재주 하나만은 인정해 줄 만했다.

내일 연락하기로 했으니 오늘 안다미에게 위해를 가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물론, 퇴근하는 그녀를 납치해서 내일 서류를 내놓지 않으면 어쩌고 하는 협박을 할 수는 있겠다.

‘관동 연합?’

강성태는 들고 있던 스마트폰에서 번호를 찾아 눌렀다.

- 헬로우, 미스터 강?

“바르지오. 몇 가지 알아봐 줬으면 싶은 게 있는데.”

- 내용은?

강성태는 아카시 마오를 만났던 4개월 전 아침을 잠깐 들려주었다.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아카시 마오라는 여자와 함께 있었던 일본 야쿠자 놈들을 파악해 주고, 전화번호를 하나 불러줄 테니 현재 위치와 소유자, 그리고 놈의 신분을 알아봐 줘.”

- 그 정도야 어려운 일이 아니지.

“보내주는 전화번호의 위치가 급해. 그리고 부산에 일본 야쿠자 놈들이 들어왔다는데 불러주는 번호와 연락한 적이 있는지, 혹은 같은 야쿠자 조직인지도 확인해주었으면 싶다.”

- 뭔지 모르지만 일이 큰 거 같은데?

“번호의 현재 위치가 급해.”

- 커피 한 잔 마시고 있어.

“그러지 말고 내가 넘어갈 테니까 그때 알려줘.”

통화를 마친 강성태는 나직하게 숨을 내쉬며 스마트폰에서 최치곤의 번호를 찾았다.

막 통화버튼을 누르려는 순간이었다.

우우웅.

[신월동 숙소에서 출발했다는 연락받았다. 15분이면 병원에 동생들이 도착할 거야.]

최치곤이 보낸 문자가 액정에 올라왔다.

[고맙다. 올라와.]

[사무실에서 나와서 바로 택시 탔어. 지하차도 막 지났으니까 응급실 앞뒤로 숙소 동생들 세워놓고 연락할게.]

사무실을 나서기 무섭게 최치곤은 택시를 잡아탄 모양이었다.

문자를 확인한 강성태는 그나마 여유를 가지고 박노익의 번호를 눌렀다.

- 여보세요?

“강성태입니다.”

이어진 통화에서 강성태는 보낸 사진을 설명했고, 지금까지의 상황을 연달아 들려주었다.

- 마오라는 년이 작업한 거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문제는 전화한 놈이 아예 서류를 제가 가지고 있다고 단정 짓고 움직이는 겁니다.”

- 내가 그쪽에 줄이 좀 있는데 연락해 볼까?

“하나라도 신세 지면 반드시 갚아야 합니다. 일단 알아보고 있으니까 뭔가 잡히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부산에 연락하셔서 지시가 있을 때까지 지켜보고 있으라고만 전해주십시오.”

- 그렇게 할게, 동생. 혹시 모르니까 그쪽 숙소 동생들 데리고 다녀.

“예, 조심하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강성태는 스마트폰을 쥔 채 소파에서 몸을 세웠다.

두 달 정도 평화롭게 지내는가 싶더니, 한가했던 오후의 한중간에서 느닷없이 황당한 일을 만났다.

몇 번이나 피하고 외면했던 싸움이었다.

들어오는 돈이 얼마가 되었든 간에 식구들의 목숨을 담보로 굳이 싸울 일도 없었고, 멕시코 공사를 앞두고 일본의 조직을 상대로 피를 보고 싶지도 않았다.

좁은 사무실 창을 보며 강성태는 차갑게 웃었다.

아직 조직의 섭리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알지 못해도, 납치와 납치범을 상대로 하는 싸움에서 강성태는 세계적인 전문가였다.

“관동 연합?”

소원대로 조각조각 쪼개서 없애주마.

이를 굳게 다문 강성태는 단단한 모습으로 사무실을 나섰다.

**

최치곤은 병원 응급실 앞의 벤치에 앉아 주변을 살폈다.

독하게 눈을 떴으나 당장 의심 가는 인간은 발견하지 못했는데 10분쯤 뒤에 신월동 숙소 덩치들이 승용차 두 대와 승합차로 도착했다.

“늦었습니다, 형님.”

“그런 거 신경 쓰지 말고 두 명은 화단 위 벤치로 가고, 또 둘은 저기 보이는 벤치, 나머지는 일단 차를 저 아래 탄천 주차장에 세워두고 와.”

신월동 덩치들이 탄천 주차장에 차를 세운 다음이었다.

다시 10분쯤 뒤에 강서구 유섭우가 30여 명을 이끌고 왔으며, 조금 뒤에는 고룡동, 유충일, 광주 식구들이 도착했다.

“오셨습니까, 형님?”

“어떤 씨벌 새끼가 우리 안 선생님을 노린다는 거야?”

차에서 내린 고룡동은 이미 눈이 번들번들한 상태였다.

사실 최치곤은 신월동 숙소에만 전화했었다.

“어떻게 알고 오셨습니까, 형님?”

“신월동 식구들 비상 걸었다며? 병렬이 형님께서 내용 들으시고 바로 연락하셨다.”

결국, 안다미가 위험하니 서두르라는 말만 신월동 숙소에 전하고 바로 택시를 잡아탔는데 말이 돌면서 이병렬의 귀에 들어갔고, 그가 지시를 내린 결과였다.

인원이 워낙 많아서 신월동 덩치들과 광주 덩치들을 응급실, 그리고 병원 주변에 깔아놓고 남은 인원은 탄천으로 움직였다.

최치곤이 보고 들은 내용을 전한 직후였다.

이번에는 김진용과 정소국이 강남 식구들과 함께 탄천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림동 이종환과 이병렬이 간발의 차이로 주차장에 들어섰다.

“오셨습니까, 형님?”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최치곤은 이병렬과 새롭게 도착한 김진용, 정소국, 이종환에게 또다시 같은 내용을 전했다.

“보스는?”

“응급실에 동생들 깔고 나서 연락하기로 했습니다, 형님.”

내용을 전해 들은 이병렬은 먼저 삐딱하게 병원을 돌아보았다.

“응급실 지키는 건 치곤이 네가 맡아. 필요하면 강서구, 대림동, 강남, 안산, 천안까지 모조리 동원하고 말 안 듣는 놈들이 있으면 바로 나한테 전화해. 알았어?”

“예, 형님.”

지시가 있기는 했지만, 안다미의 경호를 거부할 신강남파 숙소가 있겠나. 그저 그만큼 빈틈없이 지키라는 의미로 알아들으면 적당한 언질이었다.

“그 쌍년, 보스를 바라보는 눈알이 지랄 같더니만 결국 일을 만드네.”

병원을 돌아보았던 이병렬이 먼저 그날 아침을 떠올린 얼굴로 욕을 뱉었다.

“다시 정리하자. 응급실은 기본적으로 최치곤과 신월동 숙소가 맡아. 그리고 오늘부터 강서구, 강남, 광주, 대림동이 하루씩 돌아가면서 신월동 숙소 지원해 주고.”

“알겠습니다, 형님.”

지시를 마친 이병렬이 숨을 길게 내쉬었다.

커피알리고에서 만나보는 강성태는 참 오랜만에 편안해 보였다.

멕시코에 가게 된다면 한순간도 편히 쉬지 못할 강성태가 이왕이면 하루라도 더 쉬었으면 하는 생각에 사소한 일은 아예 꺼내지도 않았다. 그랬는데 엉뚱한 일본년이 일을 만들었다.

“미친 새끼들. 하필 건드려도….”

염라대왕의 마누라 엉덩이를 주무르고 말지, 신강남파의 보스 강성태가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노려?

어쩐지 피바람이 몰아치는 듯한 느낌에 이병렬은 독한 눈으로 쓴 입맛을 다셨다.

**

아무리 가페가 썩었다고 해도 매일 훈련하며 야전에서 지내던 군인이 근 4개월을 호텔에서 피트니스 센터나 들락거리며 생활했으니 다른 표현 없이 철창에 갇힌 진돗개, 딱 그 모습이었다.

그래서인지, 객실에 들어서는 강성태를 로페즈 니에토는 반가운 얼굴로 맞았다.

“커피로 준비하겠습니다.”

소파에 자리한 로페즈가 두 명의 대원을 돌아보았다.

한 명은 냉장고로 향해서 물병을 꺼냈고, 다른 한 명은 전기 포트의 스위치를 눌렀다.

“조용하게 나눌 말이 있는데?”

강성태의 말이 뜻하는 바를 알아들은 모양인지 로페즈는 먼저 커피를 준비하는 대원 둘을 돌아보았다.

“회의 끝나고 바로 멕시코로 갔다면 모를까, 이제 와서 저놈들이 나를 배신해 봐야 얻을 건 카르텔에 목이 잘리는 일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재수가 좋아야 혼자 죽지, 잘못되면 가족들 모두 불구덩이에 던져질 겁니다. 그걸 노리고 이렇게 오래 한국에 있게 했던 거 아닙니까?”

당찬 대꾸였지만 강성태가 원하는 답은 아니었다.

“뭔가 오해하는 거 같은데 마카오 회의 직후에 돌려보냈으면 어떤 경우에도 세 사람 모두 카르텔에 붙들려 갔어.”

“그게 무슨 말입니까?”

자신의 판단과 확실하게 다른 강성태의 대꾸에 로페즈가 눈가를 좁히며 설명을 요구했다.

“배신자 둘이 일을 망쳤다고 인정했지만, 마카오 회의에서 실패한 부분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는 덮어써야지. 카르텔이야 알아서 할 테고, 가페에서는 누가 나설까? 나 같으면 여기 세 사람을 던져주는 게 가장 편안하고 뒤처리 깔끔한 선택 같은데?”

뭔가를 말하려던 로페즈가 입을 다물었다. 로페즈 말고도 커피를 준비하던 대원 두 명 역시 마른침을 삼키고 있었다.

이래도 저래도 카르텔의 손아귀를 벗어나기 어려운 현실, 그보다 더 암담한 미래, 대원 두 명이 착잡한 얼굴로 커피를 만들어서 강성태와 로페즈 앞에 놓아주었다.

“국지전에 가까운 싸움 하나를 멕시코로 가져갈 생각이다.”

커피잔을 내려다보던 로페즈가 퍼뜩, 눈을 치켜떴다.

“관동 연합이라는 야쿠자 조직 몇 개와 가페의 썩어빠진 대원들을 붙일 생각인데. 어때?”

“야쿠자라면 일본의 범죄 조직 아닙니까? 정확하게 계획이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가페를 너무 얕보지 않는 게 좋습니다. 특히 카르텔에서 얻는 정보의 수준이 대단합니다.”

“한화로 천오백억 원이 생기는 일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지 않을까?”

강성태의 질문이 떨어진 직후였다.

놀라움, 욕심, 염려, 해보고 싶다는 열망, 몇 가지 감정이 뒤섞인 침묵이 객실을 휘감았다.

“얼마라고 했습니까?”

“한국 돈으로 천오백억 원. 그 정도면 가페 전체가 달려들 거 같은데?”

“확실합니까?”

“카르텔이 일본에 확인해 보면 보다 정확하게 알게 되겠지?”

“흐음.”

긴 숨을 내쉰 로페즈가 대원 둘을 돌아보았다. 그런 뒤에 그가 시선을 가져왔다.

“어떻게 하면 됩니까?”

“나와 같이 여자 한 명을 구한다. 그 뒤에 그 여자를 데리고 멕시코로 출발해.”

“교통편과 무기는요?”

“내가 알아서 준비하지.”

“성공하면 우리 셋은 뭘 얻게 됩니까?”

“이번에 공사를 맡은 신도시의 멕시코 책임자, 그리고 배당.”

어차피 죽게 생긴 거, 이 계획에 함께한다.

눈빛을 빛낸 로페즈가 볼을 씰룩였다.

“가페에 연락해. 내가 일본 야쿠자 중 아카시 조직의 재산 일천오백억 원을 쥐고 있는데 아카시 마오라는 여자가 있어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고.”

“다음은 어떻게 됩니까?”

“한국과 일본은 워낙 가깝다. 야쿠자들이 몰려들어 칼부림이든, 뭐든 일어나면 법적 처벌을 피하기도 어렵고. 그래서 내가 가페에게 마오를 위탁하는 거지. 어차피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도 멕시코로 출발해야 하니까.”

“일천오백억 원을 가페에게 모두 줍니까?”

“가페에 50퍼센트. 로페즈 당신에게 5퍼센트, 여기 대원 두 명에게는 1퍼센트씩.”

“욕심은 나지만 곤잘레스 회장이라면 모를까, 미스터 강의 말을 쉽게 신뢰하지는 않을 겁니다.”

“계약금 5퍼센트면 답이 될까?”

금액을 떠올리는지 잠시 침묵했던 로페즈가 볼을 씰룩인 뒤에 입을 열었다.

“하겠습니다.”

불길이 훨훨 일어난 듯한 눈으로 답하는 로페즈를 보며 강성태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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