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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20권 - 17화 (410/513)

《410》2부 20권 - 17화

권총을 꺼내는 줄 알았던지 한순간 긴장했었던 야쿠자들이 전화기를 보고는 자기들끼리 시선을 마주쳤다.

굳이 말하지는 않았지만, 저게 뭐 하는 짓이냐는 의미가 분명했다.

누구보다 강성태의 의도를 키란은 잘 파악했다.

빠르게 주변을 살핀 키란이 차웅진의 목에 쿠크리를 건 상태에서 훌쩍 테이블 건너편으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는 차웅진의 옆에 서서 뒤에 몰려있는 야쿠자들을 날카롭게 마주 보았다.

웃기는 장면이기도 했다.

고작 세 명에게 70여 명의 야쿠자가 어찌할 방법이 없어 쭈뼛대는 모습은.

강성태는 스마트폰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뒤에 고개를 들었다.

“사카모토가 어떤 놈이냐?”

질문이 떨어진 직후였다.

키란이 들이민 쿠크리 날을 피해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던 차웅진의 얼굴이 뻣뻣하게 변했고, 뒤에 선 야쿠자들 사이에서 의아한 기색이 다시금 물결처럼 번졌다.

야쿠자 몇 놈은 아예 대놓고 차웅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한국인들은 이래서 믿을 수가 없어.’

도저히 강성태가 알기 어려운 이름을 대뜸 부른 탓에, 차웅진이 내통했다고 의심하는 눈치였다.

“사카모토? 죽이지 않을 거니까 나와 봐.”

강성태가 70여 명에 이르는 야쿠자들을 돌아보았을 때였다.

차웅진의 바로 뒤편에서 일본도를 가슴에 품은 정장 차림의 남자가 앞으로 나섰다.

그가 차웅진의 곁을 지나치는 순간이었다.

키란이 왼손을 뻗었다.

‘뭐냐?’

다부진 사카모토의 반응을 완벽하게 무시한 키란이 고갯짓으로 일본 도를 가리킨 뒤에 다시 가볍게 저었다.

누가 봐도 칼을 내려놓으라는 뜻이었는데 걸음을 멈춘 사카모토는 지고 싶지 않다는 듯 볼을 씰룩였다.

“후.”

지켜보던 강성태는 짜증이 올라온 것처럼 숨을 내쉬었다.

그 직후였다.

철컥.

이번에는 아르윈이 두 손으로 받쳐 든 권총을 사카모토에게 돌렸다.

“대가리 수가 많으니까 뵈는 게 없나? 어디 형님 앞에서 칼을 품고 지랄이야? 제대로 볼 수 있게 눈알에 구멍을 새로 뚫어줄까?”

이병렬과 최치곤이 보았다면 박수를 보냈을 만큼 억양이며 단어까지, 뭐 하나 나무랄 구석 없는 시원한 경고였다.

지금까지는 모두 원하는 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시간을 끌어서 좋을 건 없었다.

“아카시 미키야토와 통화할 생각이니까 칼 내려놓고 옆으로 와.”

사카모토의 이름을 부른 것으로 모자라 짐작조차 못 했을 아카시 조직의 회장과 통화한다니까 기가 막히기도 하겠다.

강성태의 말이 떨어진 다음, 사카모토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차웅진을 돌아보았고, 뒤편에 늘어선 야쿠자 놈들은 당황한 듯 시선을 바쁘게 움직였다.

“교활한 놈의 언변에 속지 마라. 끅.”

급하게 입을 뗐던 차웅진의 목에 키란이 쿠크리를 세게 밀어 넣었고, 곧바로 붉은 핏물이 칼날과 목을 타고 아래로 흘러내렸다.

잠시 차웅진을 바라보았던 사카모토가 일본도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테이블을 지나 강성태의 곁으로 다가왔다.

“전화를 걸 테니까 내 말을 그대로 전해.”

답을 듣지 않은 상태에서 강성태는 오래된 전화기의 통화버튼과 스피커폰 버튼을 연달아 눌렀다.

뚜루루룩. 뚜루루룩.

정말 아카시 회장이 받을까?

통화 대기음이 울리는 사이, 테이블에서 분수처럼 솟아오른 긴장이 빠르게 퍼지고 있었다.

- 모시모시, 레이나짱?

강성태가 옅게 웃는 순간에 사카모토가 놀란 눈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이번에 그의 시선이 찾은 건 차웅진이 아니라 늘어서 있는 야쿠자들이었다.

‘회장님 음성이다!’

그의 표정과 눈빛, 몸짓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나 강성태다.”

강성태는 당황해 서 있는 사카모토를 바라보았다.

더는 아카시를 무시할 수 없다고 여겼는지 사카모토가 바로 입을 열었다. 중간에 강성태의 이름과 차웅진이 들리는 것으로 봐서 지금 상황을 설명하는 눈치였다.

짧고 묵직한 침묵이 이어진 뒤였다.

침묵만큼이나 깊게 가라앉은 음성이 전화기에서 나왔다.

“말하랍니다.”

강성태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차웅진이 나를 찾아왔던 건 알 테고, 그가 가진 모든 재산을 내놓고 다시는 마약과 현금 세탁, 고리대금업에 손대지 않기로 했었다. 그런데 이건 무슨 상황이지?”

- 그런 약속 따위 들어본 적 없다. 이 번호를 어떻게 알았지?

“그건 알 필요 없고, 한 번만 말할 거니까 잘 들어. 여기 있는 놈들은 전부 교도소에 보낼 거니까 그렇게 알고, 다시는 마약이니 돈세탁이니 하는 짓거리 하지 마. 하나 더.”

강성태의 말을 일본어로 떠들던 사카모토가 긴장한 얼굴로 다음 말을 기다렸다.

“마카오에 오거나 또다시 야쿠자가 우리나라에서 설치는 꼴을 보게 되면 너는 반드시 죽는다.”

- 웃기지도 않는구나. 내가 비록 대일본의 3대 조직 중 하나인 아카시 구미를 이끌지만, 다른 조직의 조직원들까지 통제할 수는 없다.

“그럼 죽게 돼. 그러니까 신중하게 생각해서 행동해.”

사카모토가 차마 말을 옮기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그러나 그는 올려다보는 강성태의 시선을 받고는 뺨을 얻어맞은 것처럼 난처한 표정으로 말을 전했다.

야쿠자 놈들 모두 곤욕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보는 앞이었다.

- 바가야로.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온 분노를 담은 나직한 욕설이 전화기를 통해 울려 나왔다.

자존심이 상한 눈치였다.

70명 야쿠자 놈들이 분한 표정으로 강성태를 노려보았는데 침묵이 길어질수록 살벌한 기운이 스멀스멀 일어나 테이블로 몰려들었다.

- 어이, 사카모토.

“하이.”

알아듣는 말은 거기까지였다.

아카시가 나직한 음성으로 내뱉는 말을 사카모토는 고개 숙인 자세로 받았다.

여기까지는 예상했었다.

계획대로 됐고.

이제부터 피 냄새가 진해지겠지만 말이다.

꼬았던 발을 푼 강성태는 의자 아래로 천천히 발끝을 당겼다.

언제든 앞으로 튀어 나갈 수 있는 자세였다.

슬쩍 돌아본 뒤편에서 아르윈의 강렬한 눈빛도 확인했다.

허리 뒤에 꽂아둔 쿠크리의 감각을 되새기며 강성태는 차웅진과 뒤에 늘어선 야쿠자들을 살폈다.

오래된 전화기를 통해 아카시의 말이 이어지는 동안, 야쿠자 놈들의 시선이 차웅진을 향했다가 다시 사카모토를 향했고, 이어 강성태에게 달려들었다.

차웅진을 죽이라는 뜻일 거다.

물론 변호사도 함께 처리하란 지시도 내렸을 테고.

예상을 증명하는 것처럼 강성태를 향해 있는 야쿠자 놈들의 눈이 하얗게 변하고 있었다.

돼먹지 않은 명예를 지키라고 했겠지?

죽음을 각오하고서라도.

알아듣지는 못해도 충분히 짐작할 만한 상황이었다.

“가이조! 밋나 계랴쿠데쓰!”

‘회장님. 모두 계략입니다!’

쿠크리의 날이 목을 파고드는 데도 버럭버럭 외친 일본말이 귀에 쏙쏙 박히고 있었다.

- 아토데 지오쿠데 미테 미요.

이건 나중에 지옥에서 보자는 뜻인 거 같고?

짧은 아카시의 음성이 자르듯 냉정하게 전화기에서 튀어나온 직후였다.

“가이조!”

차웅진이 절규처럼 그를 찾았는데, 그와 동시에 사카모토가 빠르게 테이블에 놓인 니폰 도를 향해 손을 뻗었다.

어딜!

강성태는 스프링에 튕기듯 사카모토를 향해 몸을 세웠다.

퍼윽! 퍽! 퍽!

강성태가 놈의 겨드랑이와 목덜미, 옆구리를 연달아 찍는 순간에 키란이 훌쩍 뒤로 빠져나왔다.

‘왜?’

키란이 죽일 거라고 예상했던 모양이었다.

놀라서 강성태를 바라보는 차웅진의 뒤에서 야쿠자 놈들이 물밀듯 달려들었다.

쩌어어어억!

악착같이 상체를 세우는 사카모토의 얼굴에 강성태가 주먹을 꽂아 넣는 순간이었다.

쉬익! 쉭!

차웅진의 뒤에서 달려들던 야쿠자 두 놈이 번득이는 일본도를 휘둘렀다.

예상대로였다.

“커흑!”

지팡이에 의지해 있던 차웅진의 왼팔이 어깨부터 먼저 아래로 떨어졌고, 이어서 목덜미가 반쯤 갈라지며 놀라고 당황한 그의 머리가 기괴한 각도로 가슴을 향해 떨어졌다.

이미 일은 벌어졌다.

강성태는 허리 뒤에서 쿠크리를 뽑아 거꾸로 들었고, 이어 테이블에 있던 일본도를 왼손으로 집었다.

카앙! 캉! 카아앙!

물처럼 밀려온 야쿠자 놈들이 키란과 강성태, 아르윈을 삼키듯이 둥그렇게 포위하며 미친 것처럼 일본도를 휘둘렀다.

카아앙! 카앙! 카아앙!

강성태는 집어 든 사카모토의 칼로 날아드는 일본도를 막았다.

쉭! 카앙! 카강! 카앙!

어느새 눈이 하얗게 변한 키란이 독기를 뿜어냈고, 강성태의 뒤에 등을 대고 선 아르윈은 권총을 이리저리 겨누며 둘러싼 놈들이 달려들지 못하게 막아서고 있었다.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

이종환, 이병렬이 고룡동 같은 독종들과 함께 촬영장을 감쌌고, 강선영이 검찰과 기동대, 이세종이 취재진과 함께 대기하고 있어서 조금만 버티면 상황을 정리할 수 있었다.

강성태는 뛰쳐나가고 싶은 욕구를 누르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카아앙! 카아앙! 카앙!

까불지 마.

네깟 놈들, 못 죽여서 막고 있는 게 아니라 깡그리 교도소에 넣은 뒤에 하나씩 우리 방식으로 해결할 생각이니까.

그나저나 뭐 하냐?

쉐에엑! 카앙! 캉! 카아앙!

강성태가 일본도로 날아드는 날을 연달아 막은 다음이었다.

타아앙! 타아-앙! 타아-앙!

입구에서 터진 권총 소리가 영화 촬영장을 둘러싼 나지막한 산을 타고 커다랗게 울렸다.

절대 들려서는 안 되는 소리였다.

젠장!

“키란!”

키란은 알아챌 거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빠르게 여기를 정리한다.

카아앙! 피잇! 핏! 피잇!

왼손에 든 일본도로 날아드는 칼을 막은 강성태는 거꾸로 든 쿠크리를 빠르게 내밀며 비틀었다.

쉑! 피잇! 핏! 피이잇!

“크흑!”

긴 거 들었다고 다 유리하면 아예 장대 끝에 칼을 매달지!

강성태와 키란이 쿠크리를 휘두르면서 여기저기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쉐에에엑!

지금도 그렇다.

한번 휘두른 일본도는 회수하는 데 그만큼 시간이 걸린다.

강성태가 와락 앞으로 달려 나가자 키란이 뒤로 빠졌다.

피잇! 핏핏핏핏!

칼을 휘둘렀던 놈의 오른팔을 쿠크리로 가른 강성태는,

서거-억!

놈의 목덜미를 갈랐다.

카강! 카아-앙!

그 사이 키란이 강성태를 노리며 날아든 일본도를 막았고,

쉐엑! 쉑! 쉑! 타앙! 타앙! 타아-앙!

바로 뒤의 아르윈이 두 발, 다시 멀리 입구에서 한 발의 권총 소리가 연달아 터졌다.

이 개새끼들.

얼마나 만만하게 봤으면 대한민국에서 권총의 방아쇠를 당길 생각을 한 건지.

죽음을 각오한 거라고?

그럼 죽어.

카아앙! 쉑! 피잇! 핏핏핏핏!

강성태의 어깻죽지를 일본도의 날이 스치고 지나간 직후였다. 와락, 달려든 강성태는 칼을 휘두른 놈의 팔뚝과 어깨를 사정없이 갈랐다.

잘린 혈관에서 뿜어진 피가 구멍 난 호스에서 뿜어지는 물처럼 솟구쳐서 어둠이 내려앉는 영화 촬영소의 세트장을 물들이고 있었다.

“형니-임!”

타아-앙!

뒤에서 권총 소리가 울리는 것과 동시에 이번에는 강성태의 왼편에 있는 두 놈이 고통스러운 몸짓으로 널브러졌다.

멀리 있는 놈이 들고 있는 건 분명 권총이었다.

다 좋다. 고맙다.

그런데 강성태 방향으로 몸을 돌리면 아르윈은 완전히 등을 내준 꼴이 된다.

“키란!”

짧게 키란을 부른 강성태는 뒤쪽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리고는, 권총을 막아서 다행이라는 얼굴로 바라보는 아르윈의 멱살을 잡아 힘껏 당겼다.

쉐에엑.

늦었나?

번득, 아르윈의 등에서 일본도의 날이 섬뜩하게 번득였다.

쉐에엑! 쉑! 쉐에엑!

그리고 아르윈을 당긴 강성태를 향해 세 자루의 일본도가 떨어져 내렸다.

카앙! 피이-잇! 카가각.

하나는 왼팔로 막았고, 다른 하나는 쿠크리로 감았는데, 세 번째 칼은 강성태의 가슴을 대각선으로 가르며 지나갔다.

강성태를 살리기 위해 등을 내주었던 아르윈은 바닥에 쓰러져 아직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물러나면 죽는다. 아르윈이.

이런 통증 따위에 신경 쓰거나 조금만 멈칫해도 키란 역시 바닥에 쓰러진다.

‘이익!’

강성태는 거꾸로 든 쿠크리를 빠르게 휘감았다.

카가각. 서거-억.

일본도를 감아서 뿌리친 쿠크리가 놈의 팔목을 절반 이상 깊게 잘랐다.

피 냄새, 화약 냄새, 비명, 알아듣지 못할 고함, 낯선 주변 풍경, 강성태는 용병 시절의 잔인했던 한 장면으로 불쑥 끌려 온 느낌이었다.

쓰러진 아르윈, 뒤를 지켜주는 키란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까지 당시와 똑같았다.

핏! 피잇! 핏핏핏핏!

와, 이 개새끼들아!

분해? 남의 땅에 와서 뭐가 그렇게 분한데?

카앙! 핏! 서거-억! 서걱! 핏핏핏핏!

야쿠자 놈들의 핏물이 분수처럼 솟구쳐 가슴과 얼굴을 적셨는데 강성태는 밀리지 않았다.

카아앙! 피잇!

왼손이 시큰했고, 팔뚝에 섬뜩한 통증이 매달렸으나 쿠크리를 든 오른손으로 방금 칼을 휘두른 놈의 목덜미를 노렸다.

카각. 서거-억! 핏핏! 서걱!

“형니-임!”

키란이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렸는데 당장 비처럼 날아드는 일본도 때문에 고개를 돌릴 틈도 없었다.

카아앙! 카앙! 카아-앙! 핏! 피이잇! 서거-억!

강성태가 또다시 칼을 휘두른 놈의 목을 가른 직후였다.

타아-앙! 타아-앙! 타아-앙!

연달아 거친 총소리가 울렸고, 그 직후에 야쿠자 놈들이 우르르 뒤로 물러났다.

이 개새끼들이 어딜 빠져나가려고?

강성태가 앞으로 뛰어들려는 순간이었다.

누군가 덥석 뒤에서 강성태를 안았다.

카가각.

심지어 강성태가 돌리는 쿠크리를 감아서 막아내기까지 했다.

죽인다!

강성태가 왼팔을 돌려치는 순간이었다.

퍼윽!

“형니-임!”

둔탁한 소리와 함께 키란의 간절한 음성이 강성태를 깨웠다.

그 직후에 강성태는 용병 시절의 전쟁터에서 영화 촬영소로 다시 돌아왔다.

“허억. 헉.”

가쁜 숨을 내쉬는 강성태의 눈에 피가 뿜어지는 목덜미를 붙든 채 버둥대는 놈들, 핏물이 줄줄 흐르는 팔을 늘어트린 놈들, 그리고 질린 얼굴로 물러서 있는 놈들이 들어왔다.

“형님! 끝났습니다. 다 끝났습니다, 형님.”

강성태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강성태의 팔꿈치에 얻어맞았는지 왼쪽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키란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선으로 뒤를 가리켰다.

이병렬이 있었다.

이종환과 김진용, 고룡동, 신강남파 덩치들, 그리고 강선영과 이세종도 보였다.

그들 모두 하나같이 질린 얼굴이었다.

‘병렬아.’

강성태의 눈을 들여다본 이병렬이 걸음을 옮겼다.

재킷을 벗어든 그가 조용하게 다가와 피범벅인 강성태의 얼굴을 덮어주었다.

“모시겠습니다, 보스.”

나직하게 말을 건넨 이병렬이 강성태의 어깨를 잡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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