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부 20권 - 9화 (402/513)

《402》2부 20권 - 9화

제4장. 몰라서 물어?

강서구 방화동에 있는 초밥 뷔페였다.

강성태의 전화를 받은 김민정이 급하게 찾은 식당이었다.

“오빠!”

들어선 강성태의 정장 차림에 눈을 동그랗게 떴던 김민정이 한 박자 늦게 손을 들고서 불렀다.

홀의 중간쯤 있는 테이블이었다.

웃는 얼굴로 다가간 강성태는 장숙경과 김민정에게 인사한 뒤에 자리에 앉았다.

상처에는 새로 붕대를 좀 더 강하게 감았고, 그 위에 언더웨어를 입어서 최대한 가렸다.

“무슨 일을 하는데 그렇게 요란하게 입었어?”

“이상해요?”

“보기는 좋다.”

강성태를 위아래로 살핀 장숙경이 투박한 감상을 내놓았다. 말투는 그런데 그녀의 눈에는 대견하다는, 그래서 고맙다는 감정이 왈칵 올라와 있었다.

“오빠, 무슨 일 있어?”

“전에 멕시코에 있었을 때 알게 된 분이 한국에 오셔서 잠깐 보려고. 우중충하게 입고 가는 거보다는 이게 좋을 거 같아서.”

“이거 명품 아냐?”

“빌렸어.”

가뜩이나 눈썰미가 날카로운 장숙경이고, 그녀의 재능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김민정이 눈빛을 빛내는 자리였다.

두 사람과 함께 무사히 반나절을 보내겠다는 각오 덕분인지 강성태의 입에서 거짓말이 술술 나왔다.

“엄마. 오빠도 왔으니까 이제 밥 먹어요.”

김민정의 권유에 셋이서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초밥 뷔페라고 하는데 실상은 해산물 뷔페라고 부르는 게 적당한 메뉴 구성이었다.

“성태야.”

각자 접시를 들고 음식이 차려진 테이블을 걷는 동안, 장숙경은 연방 집게를 움직여 강성태의 접시에 음식을 올려 주었다.

“엄마는? 그럴 거면 여기를 왜 와? 오빠도 좋아하는 메뉴가 있을 거 아냐? 제발 그러지 좀 마.”

김민정의 투정을 받은 장숙경이 강성태를 돌아보았다.

못 본 지 고작 두 달쯤 되나?

이전 같으면 김민정을 향해 “뭐라는 거야?”라며 눈을 치켜떴을 장숙경이 ‘내가 잘못한 거니?’ 하는 눈으로 강성태를 보고 있었다.

“괜찮아. 내가 이모랑 입맛이 똑같잖아. 어쩌면 먹고 싶은 걸 이렇게 콕콕 짚어내시는지 속으로 신기해하던 참이었는데 뭐. 이모. 지금 주신 튀김이요. 그거 하나만 더 주세요.”

“거봐! 얘는 알지도 못하면서.”

튀김을 집는 장숙경의 옆에서 김민정이 강성태를 들여다보았다.

‘내 앞에서 거짓말할 거야? 오빠 먹고 싶은 거 먹어.’

날카로운 그녀의 눈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는데 강성태는 가볍게 웃는 얼굴로 받아넘겼다.

접시에 가득 담아서 테이블로 돌아왔다.

“호박죽 맛있다.”

“그러게요.”

어차피 장숙경이 똑같이 떠준 메뉴여서 강성태는 장숙경과 함께 호박죽을 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오빠? 강서구 중고차 매장에 아는 사람이 있었어?”

“치곤이가 이쪽에서는 좀 유명했잖아? 이모가 싫어하실까 봐 말 못 했었는데, 차는 안전과 관계된 거라 눈 꼭 감고 부탁했어.”

“그럼 치곤이 오빠도 나오라고 하지.”

“요즘 바빠.”

하얀 광어살이 길게 늘어진 초밥을 입에 넣던 김민정의 눈빛이 반짝였다.

뭔가 감이 발동했거나 의심스러운 게 있다는 증거였다.

그러나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나.

어떤 상황에서도 김민정에게 먹히는 화제를 강성태는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민정아. 치곤이 앞에서는 아직 말하지 말고.”

말이 건너가기 무섭게 김민정의 눈이 초롱초롱하게 변해 강성태의 다음 말을 기대하고 있었다.

“커피숍 은주 씨 알지?”

“어쩜! 그렇지, 오빠? 내가 그동안 커피숍에 몇 번 갔었거든. 그런데 치곤이 오빠 안부를 물을 때면, 은주 언니 눈치가 이상하더라고.”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은주 씨. 최치곤의 마음을 받아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그걸 이렇게 팔아먹어서 정말 미안합니다.

“커피숍에 있던 그 얌전한 아가씨?”

“응, 엄마.”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그 아가씨가 비위도 좋다.”

“엄마! 치곤이 오빠가 어때서?”

“몰라서 물어? 너라면 치곤이랑 키스할 수 있어?”

“에이, 더러워.”

의심이 풀린 건 좋았으나 그 대가로 최치곤은 초밥과 해산물, 튀김 사이를 너덜너덜해져서 굴러다니고 있었다.

몸 다 나으면 내가 포장마차에서 끝까지 한 번 산다.

강성태의 다짐을 모르는 장숙경과 김민정은 의심의 눈길을 거두고 식사에 몰두했다.

본전 생각이 났는지, 아니면 초밥과 해산물이 먹고 싶었는지 모르지만, 두 사람은 강성태가 “후.”하는 숨을 내쉴 만큼 많이 먹었다.

“아, 잘 먹었다.”

경찰이 되고 나서 털털한 느낌으로 변한 김민정이 배를 두들겼다.

“엄마? 아이스크림 드실래?”

“나는 그거 싫고. 따뜻한 차가 있으면 한 잔 가져다줘.”

“오빠는?”

“나는 여기서 더 들어가면 사고 나.”

재미있다는 투로 웃은 김민정이 냅킨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몸을 세웠다.

그녀가 구석에 있는 테이블로 향한 다음이었다.

“집에 김치 안 필요해?”

“당연히 필요하죠. 조만간 가지러 갈게요.”

“의사 선생은? 언제 또 봤어?”

“어제도 컵라면 먹고 싶다고 해서 그거 만들어줬어요.”

짧은 질문과 그에 따른 답변이 있었고, 장숙경이 만족한다는 느낌의 미소를 그렸다.

“성태야. 혹시 몰라서 말하는 건데, 우리 식구에 대한 의무감 같은 거 이제 그만 놓아도 돼.”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장숙경의 미안해하는 음성과 힘 빠진 눈을 보는 순간 울컥 뜨거운 감정이 가슴에서 올라왔다.

“너만 생각해. 이런 일에 나서지 않아도 이모는….”

강성태의 눈을 본 모양이었다.

말을 하던 장숙경이 뒷말을 삼켰다.

“왜 그래?”

“이모. 나는 이모가 엄마 같아. 아니 엄마라고 생각하고 살았어. 그러니까 그런 말 하지 마.”

“그런 뜻이 아니잖아.”

“아닌데 왜 그런 말을 해요? 제가 안 찾아가서 서운해서 그러세요? 그런 거면 매일 찾아갈게. 아침마다 가서 얼굴 보고 하루 시작할게.”

“알았어. 이모가 말 잘못했어. 그만 풀고 차 사러 가자.”

예전 같으면 왜 징징대냐며 등을 때렸을 장숙경이 강성태를 달래고 있었다.

혹시 병이 생겼는데 숨기고 있는 건가?

강성태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때였다.

녹차와 아이스크림을 든 김민정이 자리로 돌아왔다.

“엄마, 녹차.”

“그래.”

묘한 기운을 눈치챈 김민정이 번갈아 장숙경과 강성태를 살폈으나 다른 말을 하지는 않았다.

후식을 먹으며 분위기를 달랜 세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강서구 중고차 매장으로 향했다.

물론, 계산은 강성태를 끝까지 밀쳐내고 김민정이 했다.

택시로 10분 거리였다.

이미 이병렬, 유섭우와 말을 맞춰두어서 김민정이 마음에 드는 차만 고르면 모든 게 원만하게 끝나는 일이었다.

“저기, 치곤이 소개로 왔는데요?”

“어서 오십시오!”

시작부터 강성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강서 매매상사라고 적힌 작은 사무실 안에 있던 세 남자가 벌떡 일어나 마치 깡패들이 하는 것처럼 상체를 깊게 숙여 인사했기 때문이었다.

인사하는 동작이 얼마나 큰지 “어서 오십시오.”라는 인사말이 마치 “안녕하십니까, 형님?”처럼 들렸다.

‘이게 무슨 일이냐?’

육감으로 바퀴벌레를 잡던 장숙경의 눈이 매섭게 빛나며 강성태를 찾았다.

“치곤이 때문에 그러신 거 같은데 편하게 대해 주세요.”

강성태는 짐짓 넉넉한 태도로 직원들에게 권유했다.

“조심하겠습니다!”

아니, 거기에서 왜 또 상체를 숙이냐고!

이병렬, 유섭우, 진짜 나중에 보자.

강성태를 돌아보았던 장숙경과 김민정이 직원 셋을 살피는 틈이었다.

두 사람의 뒤에 섰던 강성태는 고개를 비틀며 눈을 매섭게 치켜떴다.

‘적당히 해야지? 이러면 두 분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겠어?’

강성태의 눈빛을 받은 세 사람이 마른침을 삼켰다. 그나마 가운데 있는 사십 대 남자만큼은 눈치가 있었다.

“제가 사장입니다.”

그는 먼저 명함을 꺼내 장숙경과 김민정에게 건넸다.

‘그냥 주세요. 적당하게, 그냥.’

강성태의 눈치를 살핀 사장이 고개를 숙이지 않으려고 애쓰는 몸짓으로 명함을 내놓았다.

“듣기로 따님 출퇴근용으로 사용하실 작은 차를 구하신다던데 맞습니까, 어머님?”

“첫차라 아무래도 여기저기 긁히기도 할 텐데 새 차를 사기가 그래서요. 가격도 부담스럽고. 다른 소리 안 할 테니까 가격이 조금 높더라도 안심하고 탈 만한 차를 소개해 주세요.”

정상적인 대화가 오가면서 장숙경의 의심이 조금은 누그러져 있었다.

“이야기 듣고 매장에서 적당한 차를 골라 앞에 세워뒀습니다. 시원한 거 한잔 드시고 나가보시면 반드시 마음에 드는 차를 보실 겁니다.”

사장이 눈짓을 하자 직원이 구석에 있는 작은 냉장고로 움직였다.

“저기, 우리가 점심을 먹고 바로 왔어요. 배가 너무 불러서 마시는 건 됐고, 그냥 차를 봤으면 싶네요.”

“예?”

당황한 사장을 향해 강성태는 눈짓으로 바깥을 가리켰다.

“그러셔도 됩니다! 암요! 제가 모시겠습니다. 이리로 오십시오.”

사장이 빠르게 작은 사무실을 가로질러 문을 나섰다. 그런 뒤에 정말 말했던 대로 앞쪽에 두 줄로 세워둔 승용차를 손으로 쭉 가리켰다.

“이 중에서 마음에 드는 차를 고르시면 됩니다. 참고로 우리 매매상사에서 구입하시면 5년간 10만 킬로 보증에, 엔진과 미션 오일을 무료로 교체해 드립니다.”

미치겠네, 진짜.

바보도 아니고, 누가 그런 조건을 의심 없이 받겠냐고.

아니나 다를까, 장숙경과 김민정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사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중고 매매상에서 잔뼈가 굵은 사장의 촉이 위험 신호를 보낸 모양이었다.

곤란해 하는 강성태의 표정을 본 사장이 조커처럼 입술을 늘여서 웃는 얼굴을 만들었다.

“오늘이 개업 10주년이라 특별히 드리는 혜택입니다.”

“그래요? 그런 거라면 모르는 나도 솔깃한데 왜 이렇게 손님이 없어요?”

“홍보용 조건이라 그렇습니다. 몇 분만 선정해서 내일부터 이런 행사를 했었다고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 올리는데, 이왕이면 치곤 씨가 소개한 어머님께 혜택을 드리는 것뿐입니다.”

함께 듣고 있던 강성태마저 ‘진짜인가?’ 싶을 만큼 한번 말문이 터진 사장은 눈빛, 표정, 음성, 손짓까지 동원해 장숙경을 홀렸다.

지루한 과정을 거친 뒤에 마침내 장숙경과 김민정이 차를 살피기 시작했다.

“이건 수입차잖아요?”

“가격이 워낙 잘 나왔습니다, 어머님. 연식, 주행거리, 하자도 전혀 없는 신차급이고요. 요즘 젊은 세대는 다른 사람 시선 생각하지 않잖습니까? 퇴근한 뒤에 외곽도로 한 번 달려주면 업무 스트레스가 말끔하게 풀립니다, 예!”

“비쌀 텐데?”

“어머님이 사신다면 1년 된 차고, 주행거리 4천에, 무사고, 풀 옵션 3시리즈니까, 제가 이거….”

손을 턱에 대고 고민하는 척하던 사장이 결심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천칠백만 주십시오.”

“얼마요? 삼천칠백이요?”

“아닙니다. 천칠백입니다.”

그만 좀 하지?

강성태의 심정을 알아챈 것처럼 “아무리 그래도 네가 외제 차를 타는 건 아냐.”하고 장숙경이 시선을 돌렸다.

몇 대의 차를 더 둘러본 다음이었다.

국내 브랜드의 소형차를 선택한 김민정이 자동차 매장을 한 바퀴 운전해 본 뒤에 그나마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했다.

강성태가 인상을 버럭 찌푸리자, 국내 브랜드의 소형 승용차가 3시리즈, 최고 사양보다 5백만 원이나 비싸지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 덕분이었다.

계약서를 쓰는 동안, 강성태는 새롭게 가입하는 김민정의 자동차 보험료를 대신 납부했다.

“오빠?”

“이모가 아니셨으면 내가 차를 사줬어. 그러니까 다른 소리 하지 마. 보험료 내주는 게 싫으면 차를 한 대 더 고르던가. 아까 그 3시리즈 좋더라.”

“그래. 이미 송금까지 했다니까 보험료는 성태가 내는 거로 하자.”

장숙경의 중재가 있고 나서 미안한 표정으로 웃은 김민정이 “고마워, 오빠.” 하며 자동차 구입이 끝났다.

“서류는 우편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안전하게 타시고, 혹시라도 문제가 있으면 제 명함으로 연락 주십시오.”

사장의 말을 끝으로 계약서를 챙긴 장숙경과 김민정이 차로 움직였다.

“오빠는 어디로 가? 내가 태워줄게.”

“나는 사양할래.”

장난처럼 사양하는 강성태를 보며 장숙경이 이해한다는 투로 웃었고, 김민정은 눈을 예쁘게 흘겼다.

헤어져야 할 시간이었다.

“어디. 우리 장 여사 한번 안아봅시다.”

강성태가 다가가 손을 내밀자 등을 때릴 줄 알았던 장숙경이 잠자코 손을 뻗었다.

안아주는 것도 놀랍지만, 붕대를 알아차릴 거라서 가슴이 철렁했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이었다.

모처럼 장숙경이 받아주는데 그걸 강성태가 뿌리치는 건 도리가 아니었다.

강성태는 이제는 작아져 보이는 장숙경을 포근하게 안았다.

“좋은데? 장 여사?”

“미친놈이!”

어색한 걸 억지로 참았던 모양이었다.

품에서 빠져나간 장숙경이 팔뚝을 세게 때렸다.

“조만간 갈게요.”

“전화하고 와. 삼겹살이라도 먹게.”

“알았어요.”

장숙경과 인사를 마친 강성태는 김민정에게 고개를 돌렸다.

“조심해서 천천히 가.”

“오빠는 진짜. 나 이래도 지구대 순찰차 운전한 지 석 달 넘었어.”

예쁘게 대꾸한 김민정이 “고마워, 오빠. 먼저 갈게.” 하며 운전석에 올랐다. 그렇게 출발한 승용차가 중고차 매장을 떠나 도로에 합류할 때까지 강성태는 말없이 지켜보았다.

끝났다. 정말.

‘기회 봐서 건강 검진을 한번 알아봐야겠는데?’

생각을 정리한 강성태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이었다.

“안녕하십니까, 형님?”

언제 나타났는지 유섭우가 상체를 숙이며 인사했고,

우우우웅. 우우우웅.

그와 동시에 바지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스마트폰이 울었다.

‘잠깐만.’

유섭우에게 눈짓을 던진 강성태는 스마트폰을 꺼내 액정을 확인했다.

급하겠지? 죽기는 싫을 테니까.

옅게 웃은 강성태는 스마트폰의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 나 차웅진이다.

“알아. 바쁘니까 용건만 말해.”

- 잠깐 봤으면 한다. 시간 정해서 내가 있는 곳으로….

강성태는 차웅진의 말을 바로 잘랐다.

“오늘 바빠서 그런데 다음에 보자. 마카오 다녀와서.”

- 끄응.

죽게 생긴 인간이 장소를 정해?

그것도 집으로 오라고 할 만큼 상황 파악을 이렇게 못 하다니.

강성태는 앞에 펼쳐진 도로를 보며 잠시 시간을 끌었다.

- 여보세요?

“정 그러면 내가 20분 정도 시간 만들 테니까 신월동 나이트로 와.”

- 어디?

“두 번 말하게 하지 말고 한 번에 들어. 신월동 나이트 클럽. 앞으로 40분 뒤에 도착할 수 있으면 보고, 안 될 거 같으면 마카오 다녀와서 보는 거로 해.”

- 흐음.

분노를 가라앉히려고 애쓰는 숨소리가 들린 다음이었다.

- 그곳으로 가마.

부러진 이 때문인지 “끄응.”하는 소리와 함께 답이 있었다.

통화를 마친 강성태는 고개를 뒤로 돌렸다.

“유섭우. 신월동 나이트로 차웅진과 야쿠자 놈들이 올 거다. 태완이 형님, 병렬이까지 넷이서만 이야기할 생각이다. 야쿠자 놈들이 아무리 날뛰어도 밀어낼 수 있게 병렬이랑 의논해서 숙소 식구들 불러.”

“예, 형님.”

독해진 얼굴로 고개 숙이는 유섭우 옆에서 매매상사 사장과 직원 두 명이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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