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4》17권 - 12화
식사를 마친 강성태는 이병렬, 김진용과 함께 방지병원의 병실로 향했다.
키란이 아르윈과 함께 먼저 서라대학병원 병실로 출발했고, 이어 일이 있다는 김진용이 병실을 나섰으며, 마지막으로 응급실에 들렀다가 퇴근해야 한다며 안다미가 방지병원을 떠났다.
그사이 조태완이 세 번, 박노익이 한 번, 존 보스만이 두 번의 전화를 걸어와 통화도 마쳤다.
어둠이 짙게 내린 시간이었다.
부산의 정리, 마카오 회담, 바르지오 만시니의 실종까지, 숨 막힐 정도로 중요한 일들이 줄줄이 늘어선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이병렬의 옆 침대에 누운 강성태는 휴가를 얻은 사람처럼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집에 안 가?”
“오늘은 여기에서 자려고.”
이병렬을 슬쩍 돌아보았던 강성태는 다시 스마트폰에 시선을 주었다.
“그러지 말고, 집에 가. 가서 샤워도 하고, 의사 선생도 만나고, 개인적인 시간도 보내야지. 치곤이나 충일이한테 변화 있으면 바로 연락할게.”
스마트폰을 내린 강성태는 재차 재촉하는 이병렬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일주일은 병실 못 나간다. 그렇게 알아.”
강성태의 대꾸에 흠칫했던 이병렬이 입술을 뒤틀었다.
“보였어?”
“이마에 딱 쓰였다. 오늘 밤 뭔가 꾸몄는데 강성태가 병실을 안 나가서 갑갑하다. 그렇게.”
“크흠.”
침대에서 상체를 세운 강성태는 갑갑해하는 이병렬을 향해 몸을 돌리고 앉았다.
“무슨 일이야?”
더는 피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이병렬이 장난기를 싹 지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진용이가 이광준과 고영주란 년을 잡았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김종수랑 해서 영등포 공장에 데려다 놓으라고 했다.”
“뭐 하려고?”
“예전에 부모님 교통사고를 덮었던 변호사 있다며? 우리 같은 깡패도 아니고, 그런 인간이 실종되면 여러 가지로 골치 아플 거 같아서 김종수에게 맡기려고 했다. 그것들이 사람 피 빠는 건 아주 전문이니까.”
강성태 몰래 복수를 계획했던 모양이었다. 마음은 고맙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계속되는 건 말리고 싶었다.
“내가 조직 맡아달라고 했을 때, 했던 말 기억해?”
“뭐? 이긴 놈이 형 하자던 거?”
대뜸 나온 엉뚱한 대꾸에 강성태는 먼저 가볍게 웃었다.
“남들하고 다른 조직 만들어보자고 시작했던 거잖아. 대가리가 모두 처먹어서 아래는 차비도 없이 쩔쩔매는 그런 거 하지 말고, 또 인생 망치는 일 시키지 말자고도 했었다.”
이병렬이 무거운 얼굴로 강성태의 말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HK맨션에서 종환이가 조강치에게 마지막 칼을 준 것도 그렇고, 오늘 이광준과 김종수를 데려오라는 지시도 마찬가지고. 우리가 하지 말자던 일을 하는 거잖아?”
“종환이가 그걸 억울해할 거라고 생각하냐?”
“그게 문제야. 종환이가 그런 걸 순순히 받아들이는 게. 종환이도 그런 심정으로 누군가에게 비슷한 일을 시킬 테니까. 만약 종환이 아래에 있는 놈이 거부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냐? 들이받아? 아니면 종환이 앞에서 싫다고 말해? 그렇게 할 수 있겠어?”
말문이 막힌 것처럼 이병렬은 대꾸를 내놓지 못했다.
“밑에 있는 식구들을 앞세우지 않으려고 우리 둘이 앞장섰던 거잖아. 칼질을 당해도 우리 둘이 당하고, 책임을 져야 할 일이 생겨도 우리 둘이 감당하자고. 그래서 네가 전에 경찰서에 잡혀가기도 했었고.”
강성태를 빤히 바라보고 있던 이병렬이 복잡한 심정을 토해내듯 뜨거운 숨을 내쉬었다.
“나를 생각해 주는 마음은 진심으로 고맙다. 하지만, 삼합회 놈들은 앞으로도 도발을 멈추지 않을 거고, 부산을 정리하고 나면 일본 놈들과도 부딪쳐야 할 거 아냐? 신강남파 넘버 투가 정당한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 누가 우리 둘을 믿고 따라?”
강성태는 잔잔한 음성을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질책이 아니라 당부라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표정이나 눈빛마저 조심했다.
강성태의 그런 심정을 이병렬은 분명하게 알아차린 눈빛이었다. 그 증거로 그는 한마디 대꾸조차 내놓지 않았다.
“부탁하자. 우리 처음에 말했던 그대로 꾸려가자.”
“에이, 씨발.”
그런데 마지막 당부에서 내내 침묵하며 이야기를 받아들이던 이병렬이 거친 반응을 내놓았다.
“넘버 투한테 부탁하는 보스가 어디 있어? 기껏 보스로 키워놨더니 고작 한다는 소리가 부탁하자야?”
“상처가 덧나서 곪은 자리를 얻어맞아 가며 옆을 지켜준 사람한테 부탁이란 말 좀 하면 어때서?”
강성태의 눈을 빤히 들여다보던 이병렬이 닭살 돋는다는 표정으로 몸서리를 쳤다.
“알았다. 그것들 다시 돌려보낼 테니까 낯 간지러운 소리 좀 하지 마라. 소름이 다 끼친다.”
이병렬이 시원하게 받아주면서 짧았던 갈등이 멋쩍고 가벼운 웃음으로 끝났다.
“안 할 테니까 그만 가지?”
“일주일 정도는 병실에 있어야 덧난 상처가 가라앉는다더라고. 그때까지는 어지간한 일 아니면 여기 있을 거니까 그렇게 알아.”
“아, 진짜.”
이병렬이 툴툴거릴 때였다.
우우우웅. 우우우웅.
침대에 두었던 강성태의 스마트폰이 울었다.
액정에 올라온 유헌우의 이름을 확인한 강성태는 급하게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 성태 씨? 최치곤 환자가 의식을 차렸습니다. 지금 성태 씨를 찾는데 어디 있어요?
“이병렬 환자 병실이거든요. 바로 가겠습니다.”
종료버튼을 누른 강성태는 훌쩍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 바람에 새롭게 꿰맨 상처가 울려서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는데 지금은 그런 걸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치곤이가 의식을 찾았대.”
“얼른 가 봐. 어디 안 가고 여기 있을 테니까 얼른 가보라고.”
“휠체어에 타. 내가 밀고 갈게.”
“치곤이가 나 보면 편하겠냐? 그러니까 먼저 가.”
하긴, 겨우 의식을 찾았는데 이병렬을 대하려면 최치곤이 불편할 수도 있겠다.
“일단 가볼게.”
강성태는 그대로 병실을 나서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고맙다, 치곤아. 진짜 고맙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강성태는 몇 번이나 의식을 찾은 최치곤에게 고맙다는 말을 되뇌었다. 이어 조명을 줄여놓은 로비를 가로지른 강성태는 곧장 응급실 안으로 들어섰다.
낮과 달리 응급실은 확실히 한가했다.
구석으로 향한 강성태는 최치곤과 유충일이 있는 커튼을 열었다.
스태프와 함께 링거줄에 주사기를 연결한 유헌우가 고개를 돌렸고, 바로 옆 침대에서 힘겹게 눈을 뜨고 있던 최치곤이 강성태를 향해 억지로 시선을 들었다.
눈과 눈이 마주친 직후였다.
강성태가 픽 웃자, 최치곤은 움직이지도 않는 눈 끝을 꿈틀거리며 억지로 웃음을 표현했다.
강성태는 유헌우의 건너편으로 움직여 최치곤을 들여다보았다.
“잘 견뎠다, 치곤아. 진짜 잘 견뎠어.”
뭔가 말을 하고 싶은 눈치였는데 여전히 눈 끝만 움찔거릴 뿐, 최치곤은 말을 내놓지 못했다.
“부산 깨끗하게 정리 끝났어. 그러니까 안심해.”
최치곤의 눈에 안도하는 기색이 돈 직후였다.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하는 것처럼 최치곤의 눈이 다시 감겼다.
이건 괜찮을 건가?
강성태는 급하게 유헌우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의식을 차린 겁니다. 지금 넣은 약 때문에 잠이 드는 거고요. 이제 절반쯤 안심해도 됩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유충일 환자인데.”
유헌우가 근심 어린 표정으로 유충일을 넘겨다 보았다.
“한 번만 의식을 찾아주면 그나마 안심할 수 있을 텐데 일단 지켜봐야죠.”
“원장님이 지켜보시는 건가요?”
“이 정도 환자를 두고 퇴근할 정도로 강심장이 못 돼서요.”
유충일을 바라보는 유헌우의 얼굴에 사명감이 짙게 올라와 있었다.
새벽에 급하게 건넨 부탁에도 구급차를 끌고 고속도로를 달려서 두 사람을 구해준 은인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환자를 구하겠다는 그의 열정만큼은 인정해야 했다.
강성태가 내심 존경하는 심정으로 바라볼 때였다.
“그나저나 어디 유씨인지 궁금하네요. 괜히 가까운 친척이라 치료비를 깎아달라거나 카드 낸다고 하면 곤란한데.”
강성태의 존경심을 더는 두고 보지 않겠다는 듯 유헌우가 참으로 세속적인 말을 흘려냈다.
**
강성태가 나간 다음이었다.
이병렬은 창을 향해 시선을 돌렸고, 어둠을 배경으로 침대에 앉아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어느 틈에 절대 하지 말자던 과거 깡패들의 모습을 보였었던 모양이었다.
보스를 위한다는 마음 하나였는데 강성태의 말을 들으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고마웠다. 저렇게 중심을 잡는 보스가 있다는 사실과 이병렬의 감정이 상하지 않았으면 하는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대해주는 강성태가 말이다.
“이병렬, 정신 차려. 신강남파는 과거 조직하고 달라야지.”
이병렬이 유리창에 담긴 자신의 모습에 대고 혼잣말을 냈을 때였다.
지이이잉. 지이이잉.
그의 스마트폰이 울었다.
액정을 확인한 이병렬은 바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이병렬입니다, 형님.”
- 보스가 옆에 있는 거 같으니까 듣기만 해.
“조금 전에 치곤이가 깨어났다고 해서 응급실로 갔습니다, 형님. 편하게 말씀하십시오.”
이병렬은 강성태가 없다는 사실을 빠르게 알려주었다.
- 치곤이가 깨어났다고?
“예, 형님.”
- 잘됐다. 그러잖아도 보스가 마음 많이 쓰던 녀석인데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무슨 일이십니까, 형님?”
- 아! 듣자 하니까 이광준을 잡았다던데 누가 데리고 있냐?
“진용이가 데리고 있습니다, 형님. 안산 공장에 있다고 해서 영등포 공장으로 옮겨놓으라고 했습니다.”
이후로 이병렬은 변호사의 일과 강성태가 했던 말을 그대로 들려주었다.
- 우리 보스 그릇이 그렇지. 이 조태완이 젊은 보스를 모시는 것도 놀라운데 가끔은 존경심이 올라올 때가 있어서 혼자 웃곤 한다.
조태완은 턱없는 소감을 먼저 늘어놓았다.
그다음이었다.
- 광준이 그 개자식이 트럭 운전사를 섭외했다고 들었다. 김종수도 동조했고. 내가 민병련 데리고 있으니까 그 두 놈을 나한테 넘겨라.
누가 뭐래도 강남 태완이파를 만들어 이끌던 조태완이었다. 수완도 놀랍지만, 누구 못지않은 독기를 지녔던 사람답게 김정훈을 잃은 앙갚음을 제대로 하려는 눈치였다.
“진용이 통해서 보내겠습니다, 형님. 어디로 가면 되겠습니까?”
- 영등포 공장에 그대로 둬. 내가 간다는 말 좀 전해 놓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형님.”
이병렬이 답을 한 뒤였다.
- 부산 정리하는데 고생 많았다. 다른 생각 말고 몸부터 챙겨.
전에 없이 이병렬을 다독인 조태완이 바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그 직후에 강성태가 병실로 들어왔다.
“치곤이는 반쯤 안심해도 된단다. 충일이는 계속 상태 지켜봐야 하고.”
응급실 상태를 알려준 강성태는 손에 쥐고 있는 이병렬의 스마트폰을 보았다. 그래놓고는 누구냐는 말도 묻지 않은 채 침대로 올라갔다.
“태완이 형님께서 전화하셔서 이광준하고 김종수 넘겨달라셔서 알겠다고 했다.”
이병렬은 먼저 통화 내용을 간단하게 전해주었다.
“보스가 원하는 조직이 특별하다고 해도 우리는 폭력조직이다. 내부에서 뒤통수 노린 놈들을 그대로 두면 언제고 더 날카로운 칼을 들고 달려들게 돼.”
침대에 길게 누워 스마트폰을 꺼낸 강성태가 이병렬에게 시선을 주었다.
“태완이 형님 지시라니까.”
“어차피 정리하려고 했었어. 그래서 치곤이에게 맡겼던 거고. 태완이 형님께 넘겨. 분명히 하자. 이건 내가 지시한 거다.”
강성태의 뜻을 들은 이병렬이 히죽 웃었다.
“그나저나 치곤이가 만든 숙소, 이 새끼들은 다 어디에 있는 거야? 응급실도 그렇고, 보스가 이렇게 있는데 코빼기도 안 보여?”
“태완이 형님 모시라고 보냈어.”
“뭐? 언제?”
“민병련을 넘겨받은 게 섭우잖아. 장례식장에서부터 섭우가 태완이 형님 모셨는데 이광준 때문에 어수선한 강서구 정리해야 하니까 치곤이 숙소 식구들 남겨놓으라고 했지.”
툴툴거렸던 이병렬이 또다시 만족한 듯 웃었다.
신강남파가 뺑뺑 돌아간다는 확신을 얻어서였다.
**
밤 11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유섭우와 황민섭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 올라탄 조태완이 영등포 공장에 들어섰다.
“오셨습니까, 형님?”
김진용과 신월동 식구들이 줄줄이 고개를 숙이는 틈에서 이광준과 김종수는 피투성이가 된 몰골로 바닥에 꿇어앉아 있었다.
손을 들어 휠체어를 세운 조태완이 두 사람을 냉정한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그가 고갯짓으로 이광준을 가리킨 다음이었다.
덩치 한 명이 다가가서 이광준의 입에 붙여둔 테이프를 거칠게 뜯었다.
“용서해 주십시오, 형님.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앞으로 형님을 위해 살겠습니다, 형님.”
눈과 코, 입술이 짓이겨진 이광준이 커다란 상체를 뒤틀며 조태완에게 매달렸다.
“달수 장례식 때, 클럽에 갔다가 보스에게 맞은 적 있었지? 그때 죽지 않은 거로 너는 이미 마지막 기회를 받았었다. 그런데도 다시 병련이와 손잡고서 나를 노렸고, 그 일로 정훈이를 보내게 했다.”
“형님?”
“우리 바닥에서 형님이란 말이 퇴색한 건 오래됐지. 돈 있으면 반달도 형님이라며 고개 숙이다가, 영양가 없으면 그때부터 다시 동네 형이 되는 세상 아니냐? 그래도 말이다. 아직 우리 보스 같은 사람이 있어. 너는 그걸 알아보는 눈이 없었던 거고.”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형님. 그러니 제발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형님.”
“죽을죄를 지었으면 죽어야지. 무슨 기회를 바라?”
억양마저 거의 없을 정도로 조태완이 뱉는 말은 냉정했다.
“정리하기 전에 얼굴 한번 보고 싶었다. 그래야 오늘 달수 곁에 보내준 정훈이에게 도리를 다하는 거 같아서.”
“형님! 살려만 주십시오! 형님!”
매달리는 이광준을 향해 조태완은 서글프게 웃었다. 그런 뒤에 김진용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전에 삼합회 놈들 처리한 방식 있지?”
“예, 형님.”
“형님! 형님! 형니-임!”
김진용이 답을 한 직후에 정말이지 다급한 음성과 함께 이광준이 필사적으로 조태완을 향해 움직였다.
“이런 씨발 새끼가!”
퍼윽! 퍽! 퍼윽!
김진용의 눈짓에 신월동 덩치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매달리려던 이광준을 거칠게 차고 짓밟았다.
차마 보기 어려웠을까.
조태완의 뒤에 있는 유섭우는 시선을 떨군 채 고개를 들지 못했다.
“유섭우.”
“예, 형님.”
그런 유섭우를 조태완이 불렀다.
“아무리 모시던 형님이라고 해도 생활 접은 사람을 대우하면 이런 결과가 나온다. 빛에 속했든, 어둠 속이든, 근본과 기본을 잃어버린 놈은 빛 바란 잎사귀 같아서 다시는 파란색으로 돌아가지 못해.”
“명심하겠습니다, 형님.”
답을 한 유섭우가 입을 굳게 다물고 바닥에 널브러진 이광준을 향해 시선을 들었다.
은퇴하고도 넉넉하게 살 수 있도록 나이트 과일 납품권 쥐여주었고, 강서구에서 중고차 할 수 있도록 배려했는데 무슨 욕심에 저런 꼴이 됐을까.
생활까지 접은 이광준이 도대체 왜 강성태를 노려서?
강서구의 호텔에서 함께했던 시간이 떠올라 유섭우는 숨조차 쉬기 어려웠다.
“치워.”
“예, 형님.”
그런 유섭우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조태완이 짧게 지시했다.
김진용이 고개 숙여 답했을 때, 테이프로 입을 막아놓은 김종수가 “읍! 읍!” 대며 조태완을 향해 발악처럼 울부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