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권 - 19화 (271/513)

13권 - 19화

빌딩 숲이 한눈에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 오후의 햇살과 함께 커피를 즐기는 모습이었으나, 마주 앉은 곤잘레스 회장과 강성태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이 흘렀다.

말없이 5분쯤 흐른 뒤였다.

커피를 모두 마신 곤잘레스 이두안이 잔을 내려놓고 시선을 들었다.

“혹시 보리스 파리오 쪽에서 연락받은 게 있나?”

“경호팀장 자리에 관심 있느냐는 제안은 있었습니다.”

존 보스만을 떠올렸는지 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던 곤잘레스가 다시 강성태에게 집중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변수가 생기지. 특히, 이번처럼 커다란 프로젝트에는 생각하지 못한 온갖 탐욕이 달라붙는다네.”

느닷없이 보리스 파리오가 왜 나왔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곤잘레스 회장이 이렇게 말할 때는 이유가 있으리라 짐작해서 잠자코 들었다.

“그가 이번 프로젝트의 지분을 원하고 있어. 그것도 비열한 방식으로.”

“경호팀장이 돼달라는 제안은 분명하게 거절했습니다.”

확실하게 답을 하는 강성태를 보며 이두안이 의미를 알기 어려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내가 건설사를 결정할 권한이 자네에게 있다는 말을 흘린 이유가 그것 때문일세. 뇌물, 청탁, 혹은 폭력적인 협박이 통하지 않을 테니까.”

“그 정도는 회장님도 얼마든지 감당할 일이 아닙니까?”

“보리스 파리오는 중국 정부를 등에 업었어. 내 프로젝트에 중국의 자본을 얹고 싶어 하지. 그래야 중국 건설사를 투입할 수 있으니까.”

“이미 투자가 확정됐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자네가 만약 내 사업에 투자한다면 기본적으로 바라는 게 있겠지? 그게 뭐라고 생각하나?”

뭐 이런 단순한 질문을 하지?

강성태의 의문을 모를 리 없을 텐데도 이두안은 진지한 얼굴로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투자를 한다면 당연히 이익을 원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보리스 파리오는 투자사들에게 10퍼센트의 웃돈을 얹어주며 투자권리를 사들이고 있네. 고작 10퍼센트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해. 초기 자본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 얻는 불확실성을 완전히 제거한 수익이니까.”

조성 공사만 120조 원 규모였다.

만약 사업 전체에 12조 원을 투자하기로 확정한 금융사나 기업이 있다면, 단지 투자권리를 넘기는 것만으로 단기간에 1조2천억 원을 버는 일이니 충분히 혹할 조건이었다.

“보리스 회장이 그렇게까지 나서는 이유를 아십니까?”

“중국의 경제 상황이 위태로워. 경제 지표를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건설만큼 효과를 주는 게 없어. 그리고 이런 프로젝트에 중국의 이름을 붙이는 광고 효과도 대단하고.”

“똑같은 투자라면 회장님께서 거절할 이유가 있습니까?”

“그들이 내건 조건 때문일세. 모든 인력을 중국인으로 채우겠다는 거지. 그렇게 되면 나는 멕시코 정부와의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더 큰 문제는….”

잠시 창을 바라보았던 그가 다시 시선을 가져왔다.

“카르텔이 고용을 요구하는 노동자와 중국 노동자들이 분쟁을 일으킬 수 있고, 다음으로 그들의 건축 기술을 신뢰하기 어렵네.”

이 양반도 참 어렵게 사는구나.

답답한 심정을 대신해 강성태는 나직하게 숨을 뱉어냈다.

이제 궁금한 게 하나 남았다.

“건설사를 지정할 권한을 제게 넘겼다고 발표해도 보리스 회장이 투자권리를 모두 사들이면 그만입니다. 건설사 지정은 투자자들이 모여서 결정할 테니까 말입니다.”

강성태의 질문을 들은 곤잘레스가 눈 끝만 움직여 웃었다.

“처음 투자 계약을 작성할 때, 그 부분을 확실하게 명시했지. 투자사는 공사 이행에 관한 감시, 감리를 할 수 있으나 건설사를 지정하는 모든 권한은 내게 있다고. 이러면 이해가 되나?”

‘젠장.’

강성태는 올라오는 욕을 꿀꺽 삼켰다.

빠져나오려고 긴 대화를 나누었는데 결국은 그가 펼쳐놓은 올가미 안으로 걸어 들어간 꼴이 아닌가 싶어서였다.

“자네에게 건설사를 지명할 권한이 있다면, 보리스가 몸이 타겠지. 돈으로 현혹되지 않는 사람, 폭력이나 기타 힘으로 누르지 못할 사람, 그렇다고 나와의 사이를 이간질하기도 어려운 사람이니까.”

“제가 개인적으로 정치권이나 언론에 대항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건설 권한을 중국에 주게. 자네가 그렇게 판단한다면 나도 따르지. 하나만 알게. 그렇게 되면 삼합회가 자연스럽게 멕시코에 대대적으로 진출할 걸세. 그리고는 마약을 거래하겠지. 그게 최종적으로 어디로 향할까?”

강성태는 기가 막힌 심정으로 웃었다.

치고받는 싸움이나, 카르텔을 상대로 벌이는 사투라면 몰라도 사업이라는 영역에서 곤잘레스 이두안은 강성태보다 확실히 몇 수는 위였다.

“중국이 미쳤다고 천문학적인 돈을 해외에 그냥 투자하겠나? 땅을 차지하는 건 일차적인 이유야. 문화, 경제,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아도는 단순 노동자와 삼합회와 같은 부패한 힘을 외부로 내보는 거지.”

곤잘레스 이두안이 전에 없이 강한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한 세대를 30년 정도로 계산하지. 그 정도 세월을 받아들인 문화가 있다면 동조하는 세력이 생겨. 거기에 기생하는 세력도 나오고. 그 세월이 지나면 제거하는 건 불가능해. 본국보다 중국이 더 뛰어나다고 믿는 얼간이들이 나오니까.”

“우리나라 건설사가 들어가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적어도 문화를 강요하지는 않지. 게다가 상생이라는 걸 아는 문화고. 마지막으로 자네가 어둠의 세계를 장악한다면 마약을 퍼트리지 않을 거란 믿음쯤 있지 않을까?”

졌다. 완벽하게.

이렇게 해서 곤잘레스 회장은 강성태에게 보답했다는 명분도 쥐고, 또 보리스 파리오 회장의 탐욕에 대항할 방패를 분명하게 세운 꼴이었다.

적어도 한국인인 강성태가 한국의 건설사를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고 나서면, 보리스 파리오도 어쩔 방법이 없었다. 더구나 대한민국 정부와 경제계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유치할 거란 예상도 한몫했다.

“제가 거절하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하늘의 뜻이란 게 있다고 믿네. 자네가 거절하면 이익에 집중해야겠지. 최소 10퍼센트의 이익에서 물러나면 나 역시 크게 손해 보는 건 없으니까.”

강성태의 질문에 숨도 쉬지 않고 답이 나왔다.

진심으로 보였다.

지금껏 한국에 와서 몸을 피하며 노력한 대가로 십조 원 단위의 수익을 얻고 물러난다면 곤잘레스 입장에서도 크게 나쁘지 않은 거래였다.

“결정은 자네가 하게. 자네의 뜻을 존중해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따르지. 한국의 건설사인가, 아니면 이대로 보리스 파리오에게 넘겨줄까?”

명치를 얻어맞아 휘청이는 강성태의 눈 안쪽을 제대로 때리는 듯한 질문이 건너왔다.

**

접대와 향락에 빠져 쾌락을 즐기는 고강준이지만, 계산이 어설프지는 않았다.

기다리던 승용차에 올라탄 그는 평소 가까이 지내던 그룹의 법무팀장에게 전화를 넣었다.

- 고검장이 무슨 일인가?

혹시나 몸담은 그룹에 대한 조사인가 싶어 경계하는 음성이 먼저 넘어왔다.

“멕시코에서 120조 원 규모의 공사가 있다던데 혹시 아시는 게 있나 해서 전화 드렸습니다.”

- 요즘은 검찰이 민간 수주에도 관심을 두나? 왜 그쪽에 수상한 점이라도 있던가?

“그저 들은 이야기라 말씀드렸을 뿐입니다. 혹시 사실이라면 다리를 놓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이왕 말이 나온 참이라 고강준은 지기 싫은 마음에 슬쩍 발을 뻗어보았다.

- 자네 지금 다리를 놓을 수 있다고 했나? 정말인가?

“법조팀장이시라 공사 수주를 위해 애쓰지 않으셔도 될 텐데 괜한 말씀을 드렸습니다.”

- 자네가 이런 말을 할 정도면 뭔가 있는 게 아닌가? 혹시 그런 거면 도움을 좀 주게.

상대방의 반응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극적이었다.

- 그룹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나서고 있어. 이게 간단하게 120조 원 공사라고 말하기 어려운 게 앞으로 이어질 공사가 그 이상이고, 기반 시설 운영까지를 생각하면 최소 20년에서 30년 이상의 수익이 보장되는 사업일세.

이거 진짜였어!

소신영과 이우섭은 몰라도 그룹의 법무팀장이 이렇게 나올 정도면 더는 의심할 여지가 없어.

한 가닥 남은 의심을 털어낸 고강준은 따귀를 맞은 일이 오히려 기회로 바뀌었다는 생각에 숨을 천천히 들이마셨다.

- 안 그래도 강성태란 인물이 폭력 조직의 두목이란 말이 있던데 자네와 연결되는 거지? 지난번 폭력 조직 수사 때 뭔가 교감이 있었나?

“그 정도는 충분히 알아보실 수 있지 않습니까?”

- 오늘 아침에 말이 돌기 시작했으니 제대로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지. 잠깐. 아, 메모가 여기 있네. 곤잘레스 이두안이라는 멕시코 갑부가 벌이는 사업인데 강성태라는 사람에게 건설사를 지정할 전권이 있다. 내용은 이래.

뭔가 모를 뿌듯함에 고강준은 소리 없이 웃음을 흘렸다.

- 이보게, 고검장. 자네가 이 공사를 연결해 준다면 앞날은 그야말로 탄탄대로일세. 내 뒤를 이어서 법무팀을 맡으면 되지. 굳이 변호사 개업해서 잡범들 상대할 필요 없다니까.

“조금 더 알아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 다른 그룹사와 손잡았다면 미리 언질이라도 주게. 그래야 내 체면이 살지.

고강준의 반응을 들은 상대방이 마지막 연줄이라도 걸어놓으려는 듯 매달렸다.

“그런 일은 없습니다. 다만, 확인해 보고 확실해지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 좋은 소식 기다리지. 아? 저녁에 시간 좀 되나?

“오늘은 일이 좀 있습니다.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고강준은 이상하게 말라붙는 입술에 침을 발랐다.

영리한 토끼는 늘 굴을 두 개 판다지 않던가.

검찰총장이 되지 못하면 그룹의 법무팀장 정도는 돼야 체면도 서고, 수입도 보장받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학의, 이 인간을 꽁꽁 묶어서 강성태에게 데려가는 일이 먼저였다.

굳은 표정을 지은 고강준은 재킷 안쪽에 손을 넣어 접어놓은 자료를 꺼냈다. 그리고는 꼼꼼하게 살폈다.

**

대화를 마친 강성태는 몸을 일으켰다.

곤잘레스 이두안의 의도는 충분히 알았다. 대신, 존 보스만과 바르지오 만시니가 왜 보리스 파리오의 편에 서서 강성태에게 권유했나 하는 마지막 의문이 남았다.

경호팀장을 권유한 존 보스만이야 그렇다고 쳐도 누구보다 뛰어난 정보가 뛰어난 바르지오 만시니가 보리스 파리오를 권한 건 아무래도 물음표가 남는 행동이었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바라네. 자네가 다시 방문하든, 전화로 알려주든, 확실하게 거부 의사를 밝히기 전까지 나는 내가 했던 말을 철회하지 않을 걸세. 물론.”

하던 말을 잠시 멈춘 곤잘레스 회장이 집무실의 문을 잡은 채 강성태를 들여다보았다.

“혹시라도 마음에 드는 건설사가 있다면 바로 추천해 주게. 연락이 오는 대로 자격이 되는지 심사하지. 컨소시엄일세, 미스터 강. 어지간한 회사는 컨소시엄이 갖춘 자격으로 심사에 통관된다는 의미일세.”

대강의 결론을 내린 곤잘레스 회장이 문을 열었다.

강성태가 나서는 순간이었다.

“미스터 강.”

문을 나선 강성태를 문안에 선 곤잘레스가 불렀다.

“자네는 내가 함께했던 최고의 경호원이었지. 그래서인지 몰라도 자네라면 그림자가 지닌 속박을 벗어버릴 수 있을 것 같군. 언젠가 카르텔에 달려가 하부조직을 무너트렸던 것처럼 말이지.”

“고민하겠습니다.”

단단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인 곤잘레스 이두안이 기다리던 비서들을 향해 시선을 들었다.

그의 시선에 따라 대기하던 비서들이 서류들을 품고 들어가는 동안, 강성태는 거실을 가로질렀다.

“존.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조용하게.”

“물론입니다, 미스터 강.”

존 보스만은 이전에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었던 안쪽 회의실로 움직여 자리를 권했다.

“내용은 짐작할 테고, 내가 궁금한 건 존과 바르지오가 왜 보리스 파리오 회장과 얽혔는지를 알고 싶은데 답을 줄 수 있나?”

자리에 앉기 무섭게 강성태는 궁금한 점을 내놓았다.

“곤잘레스 회장은 그가 사업의 지분을 노린다고 하던데, 존과 바르지오가 돈 몇 푼에 자존심을 팔지는 않았을 테고, 진짜 이유가 뭐지?”

검붉게 보이는 입술을 움직여 입맛을 다신 존 보스만이 곤란한 눈으로 강성태를 보았다.

“곤란하다면 더는 묻지 않겠다. 하지만, 이후에 보리스 파리오 회장의 이름을 두 사람에게서 듣는 일이 없었으면 싶다. 이해하지?”

강성태의 말이 끝난 뒤였다.

회장실이 있는 방향을 돌아보았던 존 보스만이 시선을 가져왔다.

“보리스 파리오 회장은 이 사업 전체를 매입하고자 합니다. 이미 곤잘레스 회장께 제안을 넣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조건에 미스터 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진짜 더럽게 복잡하게들 사네.

조금 전 곤잘레스 회장 방에서 들은 것과 정반대되는 이야기였다.

마음 같으면 곤잘레스 회장과 존 보스만, 두 사람을 앞에 앉혀두고 삼자대면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사업 전면에 나서면 곤잘레스 회장은 10퍼센트 정도의 이익을 얻고 물러난다? 그렇다면 곤잘레스 회장이 내게 건설사를 지정하라고 하는 건 사업을 넘기고 싶어서인가?”

“한국 돈으로 수십조 원이 오가는 사업입니다, 미스터 강. 깊은 내막은 모릅니다. 하지만 멕시코의 카르텔을 누른 사람이 미스터 강이라는 소문은 분명하게 퍼져 있습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에 강성태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존 보스만의 한마디에 왜 이렇게까지 곤잘레스 회장과 보리스 파리오 회장이 강성태를 앞세우는지 대강 알 것 같았다.

멕시코의 카르텔과 가페에 강성태가 사업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강성태가 빠져나간 것을 알게 되면, 카르텔과 가페가 또다시 엉뚱한 조건을 내세울지 모르고, 곤잘레스든, 보리스 파리오든, 카르텔과 가페를 누를 수 있는 사람, 그것도 미국 CIA가 인정한 수준의 인물을 구해야 할 텐데 그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면 엄청난 금액이 된다.

“뭔지 알겠다. 고민하기로 했으니까 결론이 나면 자네에게도 따로 알려주지.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다.”

강성태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거대한 몸집의 존 보스만이 어색한 표정으로 몸을 일으켰다.

나비의 날갯짓이 어쩌고 하는 말은 들었지만, 강성태를 앞에 두고 뒤편에서 곤잘레스와 보리스 파리오가 치열한 수 싸움을 하는 줄은 몰랐다.

당장 드러난 모습이 이런 수준이지 더 깊은 곳에 얼마나 많은 이권과 관계가 얽혀 있는지는 당장 알 길이 없었다.

“미스터 강.”

곤잘레스 회장을 흉내 내듯 존 보스만이 문을 나서는 강성태를 불렀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간에, 나에게 돌아오는 이득은 없습니다. 나는 그저 미스터 강에게 전해달라던 제안을 전했을 뿐입니다.”

존 보스만의 당부를 강성태는 가벼운 웃음으로 받았다.

문을 나서자 복잡한 물리나 어려운 수학 시험을 치르고 나온 듯한 어수선함이 강성태의 어깨에 매달렸다. 그것도 시험을 완전히 망치고 나선 듯한 허탈함과 함께 말이다.

복도를 걸으며 강성태는 머리를 흔들어 조금 전에 있었던 복잡한 면담을 잠시 털어냈다.

오늘 밤에 삼합회를 먼저 정리하고, 이어 이학의의 따귀를 때려준 뒤에 결정할 생각이었다.

아무래도 이학의의 따귀를 때리는 순간에 지금의 갑갑함이 묻어날 것 같다는 생각을 품으며 강성태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최종 보스: 빛을 향해 달리는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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