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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권 - 5화 (257/513)

13권 - 5화

안다미를 따라 들어간 병실은 원룸 느낌의 1인실이었다.

문의 정면에 창문, 오른쪽에 화장실, 그리고 창문 아래로 놓인 침대에 링거와 두 가지 약을 손목에 연결한 환자가 있었다.

좁은 입구를 지나자 침대 머리맡에 있던 나이 든 여자분이 티슈를 왼손에 움켜쥔 채 안다미와 강성태를 보았다.

“어머니.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강성태 씨예요.”

안다미의 말투로 봐서 환자의 모친인 모양이었다.

말없이 고개 숙이는 강성태를 향해 붉어진 눈과 코를 감추듯 모친이 상체를 기울였다.

인사를 마친 모친 울음을 삼키며 침대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린 강성태는 삶에 대한 애착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환자를 눈에 담았다.

“조소아예요. 중학교, 고등학교 때 친구요.”

안다미를 힘겹게 돌아본 조소아의 눈에 눈물이 그득 고였다.

“소아야, 괜찮아. 괜찮을 거야. 여기 성태 씨가 도와준다고 했어.”

울먹이는 안다미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티슈를 뽑아 조소아의 눈가를 찍어준 안다미가 고개를 돌렸다. 그런 뒤에 뭔가 모를 재촉을 모친에게 던졌다.

‘이 사람이 정말 할 수 있을까?’

모친의 눈이 그렇게 묻고 있었다.

안다미에게는 사실을 말했지만, 확실치도 않은 사람에게 부탁해서 일을 만들고 싶지는 않은 느낌이었다.

내용은 모르지만, 모친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카르텔에게 당하는 멕시코 농부들에게서 흔하게 보았던 시선이어서 그렇다.

안 그럴 거 같지만, 대항하지 못하는 힘에 눌린 많은 사람이 거짓말처럼 순종하는 편을 택한다.

고소한다고 달라져? 그 사람들이 눈 하나 깜짝할 거 같아?

괜히 반항해 봐야 너만 더 다쳐.

주변 사람들의 시선, 평판 등의 변명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외면하면 언젠가는 통증이 무뎌질 거라는 믿음에서였다.

그렇게 상처를 덮은 사람 중에는 끝까지 항거하는 이들을 오히려 유난 떤다며 손가락질하는 경우도 많았다.

모친의 뜻은 알았다.

나직하게 숨을 내쉰 강성태는 침대에 누운 조소아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아버지가, 어머니가, 카르텔 조직원의 무자비한 매질에 쓰러지는 데도 농가의 턱에 멍하니 앉아 무기력하게 지켜보는 딸, 지금 조소아의 눈빛은 그랬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건 조소아를 탓하지 않는 일이었다.

절대로 감당하지 못할 것 같은 권력을 상대로 목소리를 내기까지 얼마나 커다란 용기가 필요한지 안다면 지금의 조소아를 탓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지금 조소아에게 필요한 건, 용기를 낸 뒤에 숨을 곳이 있다는 믿음이었다.

다치지 않을 곳, 두려워하는 절대 권력에 맞설 정도로 강한 사람의 등 뒤, 그래서 조소아가 더는 다치지 않게 앞을 막아줄 사람이 필요했다.

어색한 침묵 속에서 강성태는 먼저 안다미를 돌아보았다.

저 성격에 얼마나 억울하고 안타까웠으면 강성태를 대뜸 찾았을까.

‘도와줄 수 있어요?’

이렇게 부른 게 미안한 안다미의 시선을 보며 강성태는 나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뒤에 조소아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강성태입니다. 억울한 일이 있는 거 같은데 내가 들은 거라고는 상대방이 검사라는 말이 전부였습니다.”

창을 향해 있는 조소아의 눈빛이 강성태의 말을 흘리고 있었다. 어차피 누구도 어쩌지 못할 거라는 확신, 헛된 희망을 품지 않겠다는 피해자 특유의 반응이었다.

“고강준 고검장, JBC 방송국 소신영 회장, 이세종 보도국장, 이우섭 국회부의장의 도움은 얼마든지 받을 수 있는데, 그 양반들로 안 된다면 사실 더 큰 힘은 없습니다.”

고강준, 소신영, 이우섭이 알게 된다면 펄쩍 뛸 일이지만, 강성태는 그들 세 사람의 이름을 먼저 팔았다.

조소아의 눈빛이 흔들렸다. 분명하게.

티슈로 눈가를 찍어낸 모친이 ‘진짜?’ 하는 얼굴로 강성태에게서 안다미로 시선을 넘기고 있었다.

이해해야 한다.

딸이 더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힘없는 어머니의 심정을 말이다.

조소아의 눈빛이 흔들렸었다. 그러니까 다음은 물리적 힘과 객관적인 능력을 보여야 할 때였다.

“고검장에게 직접 말하기 불편하면 우선 검사 한 명을 이리 부르겠습니다. 여자 검사라 말씀하기도 편할 테고요.”

조소아의 시선이 지루할 정도로 천천히 강성태를 찾았다.

‘정말 당한 걸 갚아줄 수 있어요? 그게 가능해요?’

강성태는 조소아의 눈빛을 덤덤하게 받았다.

마치 이런 경험이 무척 많은 사람처럼 말이다.

“그래도 안 되면 동생들 시켜서 밤길에 뒤통수를 부숴 버리죠.”

옅게 웃은 스마트폰을 꺼내 번호를 누르고, 이어 스피커폰의 버튼을 누른 뒤에 침대에 올려놓았다.

두르르르. 두르르르.

- 유섭우입니다, 형님. 식사는 하셨습니까, 형님?

쇳소리, 흉내 내기도 어려울 만큼 쫙 깔린 음성, 폭력 조직에서 생활한 사람 특유의 억양까지, 유섭우는 강성태가 바랐던 대꾸를 그대로 전해주고 있었다.

“난데, 내가 아는 여자분을 어떤 놈이 건드렸다. 밤에 뒤통수를 부수든가, 아니면 적당하게 달아서 어디 파묻어 버렸으면 싶은데 어떻게 하지?”

뭘 그렇게까지?

그걸 원한 게 아니었잖아요?

안다미와 모친이 다른 의미의 놀란 시선으로 강성태를 바라보는 앞이었다.

- 묻으면 뒤탈이 생깁니다, 형님. 제가 알아서 기계에 갈아버릴 테니까 이름하고 전화번호, 직장, 뭐 그런 것만 주십시오, 형님.

모친이 딸꾹질을 참는 것처럼 손으로 입을 막을 때, 조소아의 눈에서 작디작은 빛이 반짝였다.

“음. 아르윈하고도 의논해보고 연락할 테니까 일단 너만 알고 있어.”

- 예, 형님. 괜찮으시면 꼭 제게 맡겨주십시오, 형님.

유섭우에게 너무나 미안한 일이었다.

룸살롱에서 아가씨들에게 허세 부리려고 덩치들 부르는 바보 같은 행동일 수도 있고.

사람을 살리자는 거니까, 하나라도 억울한 일을 바로잡자는 거니까, 그렇게 이해해주라.

생각을 듣지는 못했겠지만, 삶을 완벽하게 포기했던 조소아가 한 가닥 희망을 부여잡은 눈으로 강성태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음은 검사에게 전화를 걸겠습니다. 그런데 검사에게 사람을 죽이라고 요구하지는 못합니다. 적어도 어떤 일을 당했는지는 알아야 부탁이란 걸 하지요.”

아직 침대에 놓은 스마트폰을 내려다본 채 강성태는 말을 이었다.

“먼저 고검장, 방송국 회장에게 연락해서 일을 바로잡아보고, 저쪽이 워낙 거물이라 어떻게 못 하겠다 싶으면 앞에 통화한 대로 무식하게 처리하겠습니다. 그전에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돈을 원하나?

이런 무시무시한 일을 해주는 데 얼마를 요구할까?

“조소아 씨가 먼저 용기를 내야 합니다. 어떤 일인지, 어떻게 이런 모습이 되었는지를 상세하게 알려주고, 어떤 방식으로 일을 바로잡아주었으면 하는지도 직접 말해줘야 합니다.”

조소아가 마른침을 삼키고 있었다.

“여기에 가해자를 데려올 수도 있습니다.”

완벽하게 짓밟혔던 모양이었다.

고작 가해자를 데려올 수 있다는 말 한마디에 공포가 올라온 듯 조소아의 눈빛이 흔들렸다.

“적어도 그를 직접 만나서 사과받을 용기와 그의 잘못을 꾸짖겠다는 강단 정도는 있어야 합니다. 죽이지 않는 한, 어딘가에서 만나게 될 텐데 조소아 씨가 피할수록 가해자가 힘을 얻기 때문입니다.”

강성태의 말이 끝난 뒤였다.

숨소리가 고스란히 들릴 정도로 정적이 흘렀고,

“죽여줄 수 있어요?”

내내 침묵하던 조소아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이 똑바로 강성태를 향하고 있었다.

숨을 들이켜는 안다미와 입을 막는 모친 앞에서 강성태는 단단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생각해 둔 방법이 있습니까?”

“칼로 찔렀으면 좋겠어요. 백 번, 천 번, 계속요.”

“백 번까지만 하죠. 그 이상은 찌르는 사람이 지쳐서 교대해야 하는데 그 정도만 해도 너덜너덜해집니다.”

답이 마음에 들었을까?

조소아의 눈에 눈물이 담뿍 차올랐다.

“혼수 대신 부모님이 사립학교 교사를 만들겠다며 돈을 4억이나 건네줬어요. 그랬더니 기간제 교사로 먼저 일해야 한다고 했고, 2년이 지나서 제가 찾아간 건데 이사장실에서 그 인간이….”

앞쪽은 모친이 알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잠시 끊어진 뒤쪽 내용은 몰랐던지 모친과 안다미 모두 당황하고 놀란 얼굴로 조소아를 들여다보았다.

“옆방에 비서가 있는데…. 나를….”

놀라 외마디 비명을 지르는 모친 앞에서도 용기를 내고 있었다. 조소아가. 그녀의 눈에서 쏟아져 나온 눈물이 양쪽 관자놀이를 타고 머리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인간 몸이 내 안으로 들어올 때, 죽이고 싶었어요. 그런데도 도망치듯 이사장 방을 나온 게 전부예요.”

성폭행당했다는 사실을 몰랐던 모친의 손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래놓고도 다음번 임명 때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와야 정식 교사로 발령 내겠다고 했어요.”

강성태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사장 이름이 어떻게 됩니까?”

“이학의요. 이학의 이사장이에요.”

“용기 내줘서 고맙습니다. 내가 이 일을 맡아도 됩니까?”

“죽여주실 거죠?”

“그냥 죽이면 그 인간이 너무 편하지 않겠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불러서 따귀를 때려줘야죠. 매주. 조소아 씨가 죽이라고 할 때까지요. 이가 다 부러져서 볼과 입술이 뒤틀리도록 끝없이 때려줘야죠.”

정말 그럴 수 있을까?

망설이던 조소아가 안다미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이 사람을 믿어도 될까?

어떻게 이런 사람을 알아?

그녀의 시선이 그렇게 묻고 있었다.

“아, 참. 사위가 검사라고 들었는데 혹시 이름 알아요?”

“연순동이요.”

강성태의 질문에 조소아가 바로 답을 내놓았다.

**

마음 같으면 당장 달려가 이세종을 올라타고 눈알과 혀가 튀어나오도록 목을 조르고 싶었으나 소신영은 그러지 못했다.

당장 오른쪽 뺨에 진하게 박힌 손자국이 문제였다.

최고급 한우, 플러스가 몇 개나 달렸는지 모를 한우 우둔살을 사와 엷게 편 뒤에, 다시 끊어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칼로 두드리게 한 소신영은 그걸 양쪽 뺨에 붙였다.

그래놓고는 하얗게 독기가 피어난 눈으로 기획안을 읽었다.

권력이 있든, 돈이 있든, 사람은 비슷해서 도저히 어쩌지 못하는 강성태에 대한 반항은 일찌감치 접었다. 대신 화산처럼 쏟아져 나오는 소신영의 모든 분노가 이세종에게 향했다.

‘이 개 같은 인간. 가장 처참하게 죽일 일이 뭐가 있지?’

고민하던 소신영은 비장하고 독한 표정으로 스마트폰을 들었다.

오늘따라 최고급 한우 우둔살에서 왜 이리 역한 냄새가 나는지, 그와 동시에 따귀 맞던 순간이 떠올라 소신영의 눈에 덜컥 눈물이 고였다.

손을 들어 엄지와 중지로 양쪽 눈을 찍어낸 소신영은 마음을 가라앉히며 번호를 눌렀다.

- 감사실 이충동입니다.

“날세.”

- 예, 회장님. 어쩐 일이십니까?

“어쩐 일? 도대체 내가 분해서 참을 수가 없어. 이세종 보도국장, 이 인간이 온갖 추한 짓을 다 하고 다니는 모양인데 어떻게 했기에 내 귀에 이런 말이 들려?”

- 그런,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감사실장인 자네가 전혀 몰랐다는 건가?”

- 기자들과 클럽에 다닌다는 말을 듣기는 했는데 폭력 조직 취재로만 알았습니다.

일단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던 참이었다. 그런데 클럽 이야기가 나오는 바람에 소신영이 오히려 ‘이게 무슨 소리야?’ 하는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소신영의 침묵을 오해한 모양이었다.

- 당장 이세종 보도국장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겠습니다, 회장님.

이충동의 단단한 답이 건너왔다.

“파면당하면 퇴직금이 없지?”

- 그렇습니다, 회장님.

“횡령이나 배임이면 형사 고소할 수 있고?”

- 이세종이 10원이라도 허투루 쓴 게 있다면 반드시 형사고발 하겠습니다.

소신영의 뜻을 알아들은 이충동이 시원시원한 답을 내놓았다.

“내가 고검장 아니라 총장을 찾아가서라도 일벌백계의 계기로 삼을 테니까 이 실장이 어디 한 번 능력을 발휘해 봐.”

-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회장님.

통화를 마친 소신영은 가슴에 가득 차 있던 울분을 반쯤 털어낸 심정으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형사고소만 하고 말 것 같으냐?

손해를 끼친 금액을 찾고 또 찾아서 민사로 걸어 아예 거지를 만들어주마.

독한 다짐을 품은 소신영이 기획서를 향해 이를 지그시 깨물었다.

“아!”

곧바로 그는 볼에 붙여둔 우둔살에 손을 얹었다.

당분간 씹는 건 어려울 정도로 이가 흔들렸고, 그럴 때마다 끔찍한 통증이 볼을 타고 뇌를 후벼 파는 느낌이었다.

다시는 강성태와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심지어 강씨 성을 지닌 사람조차 두렵고 무서웠다.

**

장태섭은 일반 접견실에 들어섰다.

그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크릴 창 너머에서 기다리던 덩치가 칸막이 아래까지 상체를 깊게 숙였다.

“앉아.”

- 실례하겠습니다, 형님.

아크릴 칸막이 너머의 마이크를 통해 전화통화처럼 목소리가 건너왔다.

- 식사는 하셨습니까, 형님? 지내시기는 어떠십니까, 형님?

“빵이 다 그렇지. 바깥 분위기는 어떠냐?”

- 다들 중심 잡고 형님 모실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형님.

배고프면 알아서 뿔뿔이 흩어지는 세상이었다. 게다가 장태섭은 얼마나 살지 아직 모른다. 그래서 지금 덩치가 내놓은 대답도 장태섭이 5년 이상 받으면 다 헛소리가 된다.

- 저기, 형님.

장태섭의 시선을 받은 덩치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 땅하고 집 말입니다, 형님. 경일이 형님이 압류되기 전에 넘기시는 게 어떠냐고 하십니다, 형님.

마이크를 타고 넘어온 덩치의 말을 듣는 순간, 장태섭의 눈에서 불꽃이 탁 튀었다.

- 박배근 형님하고 호남 황상열 형님이 인수하시겠답니다, 형님. 대신 신호남파 당한 것도 있고 해서 강성태 제대로 담….

대화가 녹음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덩치가 움찔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 강성태 제대로 밀어내겠다고 하십니다, 형님.

“후우.”

그나마 강성태를 밀어낸다는 말에 장태섭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

“조건은?”

- 건설사에서 직접 인수하시고, 형님께 5억 드린답니다, 형님.

“경일이는 얼마나 먹는데?”

- 경일이 형님은 받는 거 없다고 하십니다, 형님.

“이런 씨발 새끼가?”

장태섭이 어처구니없다는 얼굴로 웃었다.

성경일이 어떤 인간인지 장태섭만큼 제대로 아는 사람도 드물다.

“하아. 알았다. 그래도 경일이가 처먹는 게 다른 놈 주머니에 들어가는 것보다야 낫겠지. 위임장 가져오면 지장 찍을 테니까 그렇게 진행해.”

- 감사합니다, 형님.

“참. 서류 넘기는 날, 변호사 통해서 입금 확인할 거다. 그러니까 헛수작 부리지 말라고 전해. 강성태 건 확실하게 약속 지키라고 하고.”

- 예, 형님.

그나마 박노익의 변호사가 먼저 찾아와 조건을 말해준 덕분에 짧게나마 생각할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쉽게 결정 내릴 수 있었고.

강성태와 한편인 박노익보다는 맞붙겠다는 박배근의 말이 더 마음에 든 것도 있고.

온갖 악한 짓은 다 해가며 진행했던 개발 사업을 내려놓는 마당이었다.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장태섭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최종 보스: 빛을 향해 달리는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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