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권 - 10화 (180/513)

9권 - 10화

강성태가 들고 있는 쟁반과 표정을 살핀 최치곤이 눈짓으로 던진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민정아?”

“오빠! 잘 지냈어?”

어색하게 인사를 마친 최치곤이 빠르게 시선을 가져왔다.

‘알아서 잘해라.’

‘뭘?’

빠르게 주고받은 눈짓의 끝에서 강성태는 쟁반을 들고 김민정에게 다가갔다.

“치곤아. 은주 씨에게 마실 거 주문하고 와.”

“아, 그렇지! 뭘 마셔야지.”

태연한 척 움직이기는 했지만, 상처가 남아서인지 걸음과 동작은 어딘가 어색했다.

주문대로 향한 최치곤은 팔을 걸친 자세로 상체를 기울여 이은주와 무언가를 속닥였다.

이은주에게 무슨 일인지를 묻는 느낌이었다.

‘잘한다, 최치곤.’

강성태는 만족한 심정으로 김민정에게 자몽차를 권했다.

“치곤이 오빠가 은주 씨에게 관심 있는 거야?”

“뭐?”

김민정의 시선에는 저게 그런 느낌으로 보이나?

강성태가 고개를 돌린 주문대에서 최치곤은 어쩐지 그래 보이기는 했다.

잘하면 이대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도 있겠다.

“너도 그렇게 보이지? 이상하게 여기 오면 은주 씨에게 붙어 있기는 하더라.”

“어쩜? 정말 그런 거야?”

장숙경과 김민정은 매의 눈과 섬뜩할 정도로 날카로운 촉을 지녔지만, 남녀의 애정 문제에 관심을 뺏기면 목적을 잃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왕 팔기 시작한 거 강성태는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저러다가 치곤이 상처받으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다.”

“에이. 치곤이 오빠가 어디 저런 일로 상처받을 사람이야?”

김민정의 말이 떨어지는 순간에 최치곤이 이쪽을 향해 시선을 슬며시 돌렸다.

‘잘한다, 최치곤. 거기에서 시간을 끌어.’

상황이 적당하게 넘어간다고 생각한 강성태가 안도의 숨을 내쉴 때였다.

“치곤이 오빠!”

김민정이 최치곤을 시원하게 불렀다.

상처가 아직 낫지 않은 최치곤은 어정쩡한 걸음으로 다가왔다. 그런데도 무릎을 펴고 걷는 최치곤 특유의 모습을 자주 보아서인지 김민정은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오랜만이다. 어떻게 지냈어?”

“나야 늘 똑같지 뭐. 그런데 오빠. 내가 궁금한 게 있는데.”

이어서 김민정은 호프집에서 있었던 덩치들의 이상한 반응과 이후에 벌어진 비슷한 두 건의 사건을 들려주었다.

“마지막은 오빠가 들어도 이상하지? 관내에서 유명한 주취폭력 상습범의 행패를 묵묵하게 참다가 내가 도착하니까 이름을 확인하고 붙들어서 넘겨줬어.”

“이상하기는 하다. 그때도 민재 이름 대던?”

“아니. 그건 아닌데 대신 내가 누군지 알아보는 눈치였어.”

최치곤이 입을 늘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해라, 치곤아.

진짜 이거 잘해야 된다.

강성태가 간절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앞이었다.

“전에 신창섭이라고 절도범 감싸던 놈이 있거든. 그놈 때문에 민재 이름이 떠돈 적은 있지.”

“그게 왜?”

“몰랐어? 신창섭이 우리 동창이잖아. 민재도 알아. 그때 좀 시끌시끌했었지.”

“아무 일 없었다고 했는데?”

김민정이 확인하듯 강성태를 돌아보았다.

“성태는 모르지. 내가 뒤에서 알아서 했으니까.”

이런 멋진 놈!

어쩌면 거짓말을 저렇게 뻔뻔한 얼굴로 실감나게 하냐?

김민정은 말할 것 없고, 강성태마저 멍한 얼굴로 최치곤을 보았다.

“그때 자수한 애 있잖아. 그놈을 신창섭이가 싸고돌았고, 내가 아는 형님들이 전부 나서신 적이 있거든.”

최치곤이 살을 붙이려는 순간에 강성태는 빠르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여기에서 더 나가면 분명 칼이 어쩌고 하는 뻥을 치다가 들킬 게 틀림없었다.

“아무튼, 그런 일이 있어서 민재랑 네 이름이 알려졌을 거야.”

“그랬어? 나는 몰랐어, 오빠.”

“성태도 잘 모르는 일이야.”

미안하고 고마운 얼굴로 김민정이 최치곤을 바라보았다.

“앞으로도 그런 일이 있으면 그냥 편안하게 받아들여. 네가 파고들면 들수록 괜히 내 이름이나 형님들 이름 나올 테고, 그러면 진짜 일 복잡해진다. 막말로 너한테 나쁠 일은 없잖아?”

“그건 그런데 오빠한테 미안해서 어쩌지?”

“서운하다? 나는 너 내 친동생이라고 생각했는데?”

강성태가 끼어들 틈 없이 달려간 이야기는 감동적인 가족애를 끝으로 마무리되고 있었다.

“피곤해 보인다. 영양제라도 하나 사줄까?”

“잠이 부족해서 그래. 가서 자면 풀릴 거야, 오빠.”

“다른 지구대로 옮겨가면 그런 일이 없을 거다. 그건 알지?”

“그런 건 바라지 않아.”

궁금했던 점을 푼 김민정이 강성태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오빠. 엄마가 월말에 식사 약속 잡을까 하시던데 괜찮아?”

“나는 괜찮아.”

간단하게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눈 김민정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피곤한 얼굴로 최치곤을 붙들고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한 뒤에 돌아섰다.

이은주와 인사를 나눈 김민정을 따라 강성태는 카페를 나섰다.

“다음에는 전화라도 하고 와. 내가 없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랬어?”

“집에 가는 길에 잠깐 들르는 거지 뭐.”

“피곤한데 그게 뭐야.”

궁금한 게 풀렸다고 여겼는지 강성태를 향해 기분 좋은 미소를 보인 김민정이 몸을 돌려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언제까지 숨길 수 없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김민재와 맹요선이 알고 있었고, 신월동에서 함께 사는 동안 언제, 어디에서 들통날지 모를 상황이었다.

조만간 날을 잡아야겠다.

김민정이 사라진 입구를 바라보던 강성태는 카페로 들어가 최치곤의 맞은편으로 움직였다.

“여기를 어떻게 온 거야?”

“나는 이제 움직일 만하잖냐. 병렬이 형님이 신월동 나이트하고 프리 스테이션 돌아보고 나서 광준이 형님을 만나본다고 하시길래 따라 나왔다.”

“몸도 안 좋은데 굳이 돌아볼 필요 있냐?”

별수 있냐는 투로 어깨를 들어 보인 최치곤이 다시 입을 열었다.

“너도 여기 며칠 안 나오면 궁금할 거 아냐. 재료는 잘 들어오는지, 청소는 어떤지, 매출은 이상 없는지. 거기에 나이트는 들여오는 술부터 안주, 손님 관리까지 며칠 안 돌아보면 문제가 잔뜩 생겨.”

업장 운영을 잘 모르는 강성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

“진용이 형님부터 달수 형님까지 전부 병원에 있잖아. 달수 형님을 나이트에 둬봐야 아직 혼자 일 관리하기 어렵고. 너도 알지? 광준이 형님은 한 번씩 눌러주지 않으면 고개를 쳐드는 습성도 있어.”

강성태는 뻔뻔했던 이광준의 모습을 떠올리며 쓰게 웃었다.

권위와 힘을 보여주지 않으면, 습관처럼 고개를 쳐드는 인간들을 관리한다는 게 어쩐지 야생의 세계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강성태가 이광준을 떠올렸을 때였다.

카페 문이 열리며 시선을 끄는 여학생들이 들어왔다.

안을 두리번거리던 여학생들이 창가를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자, 곧바로 맹인선이 입구로 나왔다.

“아저씨. 저랑 함께 있던 멤버들이에요. 아저씨께 고맙다는 인사 하고 싶다고 해서 왔어요.”

뭐라 대꾸할 틈도 없이 고개를 돌린 맹인선이 “하나, 둘.” 숫자를 세고 난 뒤였다.

“안녕하세요? 하라얀입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합창하듯 인사한 일행이 몸을 세우고는 강성태를 바라보았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겁니다. 앞으로 잘 되길 바랄게요.”

얼른 일어나 인사한 강성태는 그만하라는 의미로 맹인선을 보았다.

몰려드는 손님들의 시선도 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일을 키우는 게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경험상 눈에 하트가 심하게 그려진 손님들에게는 일정한 선을 그어주는 게 현명했다.

강성태의 눈빛이 가라앉은 직후였다.

김민정이 들어왔을 때도 그랬지만, 숙소 생활을 했던 경험 탓인지 맹인선은 눈치를 읽는 능력이 있었다.

“인사했으니까 우리는 자리로 갈게요.”

멤버들을 다독인 맹인선이 함께 자리로 옮겼다.

“여우다, 여우.”

이미 병원에서 김민재의 일을 모두 들었던 최치곤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저것들 아무래도 도와달라고 매달릴 거 같으니까 조심해라.”

옅게 웃는 강성태를 보며 최치곤은 더 말을 내놓지 않았다.

곤경에 빠진 건 몰라도 경쟁에서 이기게 해달라는 도움 따위 강성태에게 안 먹힌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탓이었다.

“그건 그렇고.”

화제를 돌린 강성태는 최치곤을 만난 김에 고민하는 점을 꺼내놓았다.

조직에서 물러나려던 계획, 그 뒤에 하려는 일들, 조태완의 조언, 조직 관리 등에 관한 내용이었다.

최치곤은 평소와 다르게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다고 해도 의자의 팔걸이에 오른팔을 걸치고 몸을 삐뚜름하게 돌린 태도는 이전과 같았다.

“내가 너라면 그냥 앞마이에 병렬이 형님과 정훈이 형님 세우겠다. 그거로 끝 아냐? 그 뒤에 가끔 저기 꼬마애들 도와줬던 거 같은 일에 동생들 불러서 힘 있다는 것만 과시하면 되는 거 아닐까?”

“내가 물러나면 정말 병렬이나 네가 위험해지냐?”

“태완이 형님 말씀이 어느 정도는 맞아. 신강남파가 확실하게 자리 잡을 때까지는 보스가 누군지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누가 보스의 진짜 심복인지도 드러내서 힘도 실어주고.”

강성태를 가장 사심 없이 대하는 최치곤의 의견이었다.

최치곤의 분명한 대꾸를 듣자 오후 내내 짊어지고 있던 의문에 대한 답을 들은 느낌이었다.

“내가 너를 모르냐? 그렇지만 일이 여기까지 왔잖아. 싫든 좋든 이미 벌어진 일이라고 받아들이는 게 좋지 않겠냐?”

뭐라 대꾸할 말이 없어서 강성태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삼합회를 정리할 때까지라도 신강남파 보스가 너라는 걸 보여줘. 그렇지 않으면 짱개 새끼들이 또 지방을 들쑤시거나 옛날 신호남파 핵심을 건드릴 거야.”

“그렇구나.”

강성태의 반응을 확인한 최치곤이 고개를 비틀어 바깥을 보았다.

“바깥에 나오니까 있지. 병원이 아니라 학교에 있다 나온 거처럼 공기가 다르게 느껴진다.”

얼마나 갑갑했는지 최치곤은 병원을 교도소에 비교했다.

“성태야. 인간적으로 부탁이 하나 있다.”

그런 뒤에 입구에서 고개를 돌린 최치곤이 팔걸이에 건 오른팔을 내리며 자세를 바로잡았다.

이놈이 무슨 부탁을 하려고 이러지?

강성태가 눈가를 좁히는 순간이었다.

“저녁으로 고기 먹으려고 하는데 내가 몸이 좀 불편하잖아.”

“그걸 뭘 그렇게 어렵게 부탁해? 내가 구울 테니까 걱정하지 마.”

“그게 아니라 은주랑 저녁 먹고 오게 시간 좀 허락해 주라.”

강성태는 멍한 느낌에서 눈만 끔벅였다.

김민정이 제대로 봤던 거야?

이 험상궂은 인간의 가슴에 꽃이 피었다고?

주방을 돌아본 강성태는 다시 바로 시선을 가져왔다.

“치곤아. 은주 씨는 네 방식대로 대하면 안 돼.”

“내가 뭘 어쨌는데?”

“벽에 밀어붙여 뱀처럼 어쩌고 하는 더러운 짓 있잖아. 너랑 불편해지는 것도 싫지만, 은주 씨가 그런 일 당하는 것도 싫다.”

“에이! 그건 장난으로 한 말이지.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데 그런 짓 하면 되겠냐? 그거 추행이야, 추행. 범죄라고.”

고개마저 저은 최치곤이 무슨 그런 더러운 생각을 하느냐는 표정으로 강성태의 위아래를 훑어보았다.

“후.”

혀를 날름대던 최치곤을 떠올린 강성태는 느닷없이 덮쳐오는 배신감에 숨을 길게 내쉬었다.

“아무튼, 은주랑 요 앞에 삼겹살집에서 저녁 먹고 오게 시간 좀 빼 줘.”

“그건 알겠는데 내가 가라, 마라 하기는 어려워.”

“은주가 가겠다고 하면 되는 거지?”

강성태가 고개를 끄덕인 직후였다.

“은주-우!”

마치 서양인이 부르는 듯한 발음으로 최치곤이 이은주를 불렀다.

주방에 있던 이은주가 무슨 일인가 하는 얼굴로 다가왔다.

“내가 병원에 있다가 오랜만에 나왔잖아. 삼겹살을 먹고 싶은데 성태가 저녁 약속이 있다네. 그래서 말인데 내가 고기 살 테니까 요기 옆에 삼겹살집에 같이 갈래?”

심지어 최치곤은 이은주와 저녁을 먹기 위해 강성태의 저녁을 팔아댔다.

“지금요?”

“그래야 카페 바빠지기 전에 오지 않겠어?”

“성안이 금방 올 시간이에요. 그 뒤라면 괜찮을 거 같은데, 매니저님? 성안이 오면 그렇게 저녁 먹어도 될까요?”

이은주가 강성태를 돌아보았다.

뭐야, 이은주?

최치곤과의 저녁 식사가 반가운 듯한 그 표정은?

“성태야? 성안이 오면 되냐고?”

“아, 그렇지. 되지.”

답을 한 강성태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어디 가?”

“교대해야지.”

반쯤 얼이 빠진 느낌으로 강성태는 다용도실로 향했다.

설마 아닐 거야.

이은주가 저렇게 험상궂고 잔인하게 생긴 최치곤을 좋아할 리가 없잖아.

멍한 상태에서 커피알리고의 티셔츠와 앞치마를 두른 강성태가 밖으로 나왔을 때였다.

“안녕하세요?”

마침 이성안이 카페에 들어섰다.

짧은 인사를 나눈 뒤에 이은주가 먼저 다용도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누나, 어디 가세요?”

“저녁 먹고 올게.”

“아, 예.”

최치곤과 나서는 이은주를 이성안 역시 당황한 표정으로 보았다.

“성안아. 먼저 저녁 먹고 옷 갈아입고 나와.”

“예. 그럼 먼저 먹을게요.”

늘 하던 대로 이성안이 다용도실로 들어갔다.

최근에 이렇게 계산대 앞에 혼자 서있어 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인지 강성태는 느닷없이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간 느낌을 받았다.

거의 반나절은 이 주방에서 혼자 견뎠고, 어떤 날은 시작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종일을 카페에서 보냈다.

그나마 포장마차에서 최치곤이 헛소리를 늘어놓을 때까지 함께 술을 마시는 게 유일한 위로였던 시절이었다.

멀지도 않은 그때가 떠올라 강성태가 옅게 웃을 때였다.

“아저씨.”

내내 기회를 노리던 단골 여학생들이 다가와 빵과 음료를 주문했다.

배가 고프지 않은데 핑계로 주문하는 눈치여서 강성태는 부드럽게 다독여 주문을 받지 않았다.

그냥 평범한 카페 매니저일 뿐이었다.

어쩌면 평범한 수준보다 못한 깡패들 대가리일지 모르고.

지금 강성태를 좋아하는 감정이 이 여학생들에게 한때의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기를 바라는 심정이어서 대신 평소보다 길게 말을 받아주었다.

10분쯤 대화를 나누고 났을 때였다.

김밥으로 저녁을 마친 이성안이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밥 먹어야 해.”

서운해하는, 그러나 이제는 조금이나마 만족한 여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한 강성태는 다용도실로 들어섰다.

먹기 좋게 내놓은 김밥을 보며 강성태는 스마트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

신호음이 두 번쯤 울린 뒤였다.

- 여보세요?

이병렬의 걸걸한 음성이 건너왔다.

“난데 저녁 먹었어?”

- 아직. 어디야?

“한 시간쯤 뒤에 저녁 먹자. 그 뒤에 강남의 클럽 돌아볼 생각인데 시간 괜찮으면 함께 가자.”

강성태의 제안이 뜻밖인 모양이었다.

답은 멈칫한 뒤에 나왔다.

- 모시겠습니다, 보스.

장난인지 진심인지 알기 어려운 답이었다.

최종 보스: 빛을 향해 달리는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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