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권 - 19화 (148/513)

7권 - 19화

침대에서 강성태가 내려섰고, 이병렬이 휠체어에서 몸을 일으킨 순간에 게임 끝이었다.

강성태는 조태완의 뒤에 있는 김종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나쁜 뜻이 아니었습니다, 형님.”

강성태는 수건을 감은 쿠크리를 들어서 까딱였다.

눈과 눈이 마주친 상태였다.

불안, 초조, 긴장을 골고루 담은 얼굴로 김종수가 다가왔다.

“오늘은 그냥 넘어간다.”

정말? 진짜?

김종수가 감격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고, 문 앞에 있던 정영권은 위장병이 단숨에 치료된 사람처럼 밝아진 얼굴로 강성태를 보았다.

“대신 병렬이가 누군가에게 당하게 되면 너랑 영권이는 무조건 죽는다.”

“예? 형님?”

그 와중에도 조태완은 이병렬만 챙기는 게 서운한 표정이었다. 휠체어에 앉은 그가 볼을 늘어트린 채 이쪽을 바라보았다.

“굳이 이런 기회를 주는 건 이곳까지 너희를 데려온 조태완…, 고문의 뜻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명심해. 이번이 마지막이다.”

“예, 형님.”

강성태는 김종수를 세워둔 채로 고개를 돌렸다.

“정영권. 누가 어떤 소리를 지껄이든 중심 잡아. 내가 너를 찾아가게 되면 그건 변명을 들으러 가는 게 아냐.”

“죄송합니다, 형님.”

고작 몇 마디 말을 하는 동안 생살을 잡아 뜯는 듯한 통증이 옆구리와 배에서 달려들었다.

감각만 그런 게 아닌 모양이었다.

“피가 너무 나는데 의사를 불러야 하는 거 아냐?”

조태완이 나서서 강성태의 허리를 향해 시선을 가리켰다. 그가 가리킨 대로 시선을 내리자 실제로 허리 부근을 흠뻑 적신 붉은 피가 눈에 들어왔다.

“너희 둘은 나가.”

강성태가 지시하자 고개를 깊게 숙인 김종수가 빠르게 움직였다. 하여간 클럽에서도 그렇더니 김종수를 챙기는 척하면서 빠져나가는 것만큼은 정영권을 따를 사람이 없었다.

팔랑귀 두 사람이 질린 얼굴로 병실을 나선 뒤였다.

이를 악문 강성태가 침대에 엉덩이를 걸치고 몸을 돌리는 동안 이병렬이 비슷한 표정으로 휠체어에 앉았다.

“병렬아.”

“예, 형님.”

간신히 휠체어에 앉은 이병렬을 조태완이 조용하게 불렀다.

“너랑 종수가 갑장이다. 불러서 이런저런 일을 맡겨. 가끔은 연예계 일도 부탁하고. 저놈은 그래야 자기를 믿어준다고 생각해서 다른 마음을 안 먹어.”

“알겠습니다, 형님.”

“영권이 놈은 가까이 둬라. 그리고 눈치가 이상하면 단둘이 앉아서 물어봐.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고 누가 엉뚱한 생각을 하는지 알게 된다.”

“예, 형님.”

강성태를 힐끔 본 조태완이 다시 이병렬에게 고개를 돌렸다.

“저기 침대에 앉은 괴물이 있는 동안은 괜찮을 거 같다만, 이것 하나만은 절대 잊지 마라. 동팔이도 초창기에는 나를 대신해서 칼에 몸을 던지고 그랬다.”

김진용과 서달수, 조봉진을 입에 담는 게 싫었는지 이병렬은 답을 하지 않았다.

“삼겹살에 소주 마실 때는 불만이 없어. 함께 잔 기울여주는 게 고맙고 감사해서 대신 죽겠다고 달려들지. 그런데 스테이크 썰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걸 명심해.”

“예, 형님.”

말을 마친 조태완이 의미심장한 눈으로 이병렬을 보았다.

‘에효, 이 자식아. 나중에 당해보면 알 거다.’

그의 눈이 그렇게 말하는 느낌이었다.

“검찰은 안심해라. 누군가 엄청나게 힘을 써주는 거 같은데 어쨌든 일을 덮어주는 거니까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 없어서 알아보지 않았다.”

이병렬에게 말을 마친 조태완이 침대로 고개를 돌렸다.

“문도진의 지분은 내일 오전에 조 변호사가 인수할 거다. 그 병신 새끼. 얼마나 애들한테 짜게 굴었는지, 우리 쪽에 넘어오는 걸 반기는 놈들이 더 많단다.”

할 말이 끝났는지 조태완이 고개를 돌렸다.

내내 서 있던 조철호가 휠체어 손잡이를 잡을 때였다.

“아까 칼 들고 일어서는 거 봤소? 그런 거 보게 되면 어떤 년인들 혼이 안 빠지겠냐고? 빌어먹을. 잘나도 너무 잘났어.”

강성태에게 애인을 뺏긴 경험이 있다는 양 툴툴거린 조태완이 그대로 병실을 나섰다.

“치료해야 하는 거 아니냐?”

“놔둬.”

이병렬의 권유를 강성태는 한마디로 거절했다.

“이 상태에서 붙는 게 움직이기 더 편해. 지금까지 그랬어.”

강성태의 설명에 지친다는 듯이 이병렬은 고개를 저었다.

“참 어렵다.”

“잘할 거면서 그래?”

“적당히 커야지. 느닷없이 강남 조직 두 개가 들어왔는데 감당이 되겠냐? 한 달 전만 해도 김종수나 정영권이 내 앞에서 고개 떨굴 덩어리가 아니었다니까.”

강성태는 옅게 웃기만 했다.

마음이 좀 풀린 눈치였다.

“태완이 형님 말이다. 숨겨놓은 부인이 있는데 너는 절대 못 보게 하라고 신신당부하더라.”

이병렬이 농담처럼 말을 건넸다.

“내가 봤는데 눈 크고, 둥글둥글한 게 순하게 생겼더라고.”

이병렬이 실없는 설명을 늘어놓을 때였다.

우우웅. 우우웅. 우우웅.

강성태의 스마트폰이 울었다.

“끄응.”

사람 참.

생살이 갈라지는 통증도 이겨내며 몸을 세웠는데 스마트폰을 집는 동작에 신음이 저절로 쏟아져 나왔다.

“잠시만 조용히 해주라.”

이병렬에게 당부한 강성태는 “흠흠.” 하고 난 뒤에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성태야?

“안 그래도 막 전화하려던 참인데 어떻게 알고 먼저 하셨대?”

- 이 자식아! 전화를 그렇게 했으면 한 번은 받든가! 아니면 네가 걸든지. 목소리는 또 왜 그래?

“좀 지쳐서 그래.”

- 왜? 무슨 일인데?

“치곤이한테 이야기 들으셨다면서요?”

저런 모습이 있었나, 하는 얼굴로 바라보던 이병렬이 창으로 시선을 돌렸다.

- 여행을 어떻게 다녀왔길래 목소리가 그래?

“침대에만 있었어.”

- 속 빠진 놈이? 그게 이모한테 할 소리야?

창밖을 보던 이병렬의 고개가 강성태를 향해 돌아왔다.

“이모. 나 멕시코 가게 될지 몰라.”

- 멕시코는 또 왜?

“그쪽 근무라잖아. 당분간 함께 있을까 해서.”

- 보고 이야기해. 언제 올래?

“내일쯤 전화 드릴게요.”

- 알았어. 이제 전화 받는 거지?

“예.”

강성태의 답이 떨어지기 무섭게 전화가 뚝 끊겼다.

“이모님이라는 분이냐?”

강성태는 고개만 끄덕였다.

**

통화를 마친 장숙경은 자꾸만 새 나오는 웃음을 감추려 애썼다.

“아휴, 우리 엄마 웃는 것 좀 봐.”

“너는 나물이나 좀 먹어!”

“방금 먹었잖아.”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김민정은 다시 젓가락을 움직여 나물을 집었다.

“오빠가 뭐라는데 엄마가 그렇게 웃어?”

“너는 몰라도 돼. 나물 좀 먹으라니까!”

“여기 집었잖아.”

김민정이 들어 보인 나물을 보며 장숙경은 또 실없이 웃었다.

“오빠가 결혼한대?”

“그게 아니고. 멕시코 근무라서 당분간 거기 가서 함께 지낼지 모른다고 하더라.”

김민정은 눈을 말똥말똥 뜨고 방금 들었던 말을 받아들이려 애썼다. 더는 말하기 싫다는 투로 식탁에서 일어난 장숙경은 냉장고 문을 열었다.

“엄마. 거기 요구르트 날짜 지났더라.”

“놔둬. 아빠 주면 돼.”

“우리 아빠 불쌍해.”

김민정이 투덜대는 데도 장숙경은 냉장고 문 뒤에서 나오는 웃음을 자꾸만 삼켰다.

**

오후에 병실에 올라온 유헌우가 정색을 하고서야 강성태는 벌어진 상처를 치료받았다.

“야전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우리 병원에서는 안 됩니다. 알았어요?”

“예.”

치료를 마친 유헌우가 병실에 걸린 시계를 돌아보았다.

“지금쯤 도착했을까요?”

“아직 세 시간은 더 지나야 할 겁니다.”

“멀다.”

혼잣말을 뱉어낸 그가 몸을 일으켰다.

“최치곤 씨.”

“예.”

“간호사실에 보내준 샌드위치 잘 먹을게요.”

그런 걸 했어?

돌아보는 강성태의 시선 앞에서 최치곤은 히죽 웃기만 했다.

고맙다는 인사를 마친 유헌우가 병실을 나선 뒤였다.

“너 벌써 샌드위치를 먹어?”

“갈비탕도 먹어.”

겨우 죽만 먹은 강성태는 눈앞에서 선명하게 떠오르는 갈비탕과 샌드위치에 입술만 달짝였다.

“내일 이모한테는 뭐라고 할 거냐?”

“일이 바쁘다고 해야지. 커피 수입하는 일 좀 알아본다고 하려고.”

“내가 말 맞추려고 은주한테 전화했었거든. 다미 씨가 멕시코 가는 거 제대로 말 안 했나 보더라.”

“말했다고 하던데?”

“그게 아니라 며칠 뒤에 출발하는 줄 알았다면서 무척 서운해하더라고.”

최치곤과 몇 마디를 나눈 강성태는 침대에 몸을 묻었다.

조금 전에 맞은 주사 탓인지 잠이 쏟아져서 견디기 어려웠다.

한 시간쯤 자고 일어난 강성태는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작은 그릇에 담긴 죽을 먹었다. 그리고는 약을 먹은 뒤에 다시 잠이 들었다.

퍼뜩 잠에서 깬 강성태는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했다.

오후 7시 40분이었다.

최치곤이 틀어놓은 TV를 보며 잠시 시간을 보냈고, 이어 스마트폰으로 책을 찾아서 읽었다.

8시 40분이 되었을 때 강성태는 안다미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지금은 고객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아직 도착하지 않았거나 공항에 막 도착해서 정신이 없을 수도 있겠다.

읽던 책을 액정에 올린 강성태는 그렇게 한 시간을 더 보낸 후에 다시 통화를 시도했으나 응답은 같았다.

“전화를 안 받아?”

TV를 보고 있었지만, 최치곤도 신경 쓰고 있었던 눈치였다.

“아직 도착 못 해서 그렇겠지.”

최치곤의 위로에 강성태는 고개만 끄덕였다.

**

긴 비행 동안 안다미는 부족한 잠을 채우느라 지루한 줄 몰랐다. 심지어 착륙을 알리며 깨웠을 때는 오히려 그동안 쌓였던 피곤이 풀려서 개운한 느낌마저 들었다.

멕시코 시티는 오전 6시 20분이었다.

입국 절차는 간단했고, 짐을 찾는 일 역시 수월하게 끝났다.

입국장 게이트를 빠져나온 일행은 ‘서라대학병원 의료지원팀’이라는 한글 표지를 들고 있는 남자를 발견했다.

점퍼에 티셔츠, 정장 바지에 구불구불한 머리칼을 한 남자에게로 안다미 일행이 움직이자 옆에 있던 정장 차림의 40대 중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어서 오십시오, 멕시코를 대신해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호세 마리오입니다.”

능숙하지 않은 영어였으나 알아듣는 데 지장은 없었다.

선발진은 모두 세 명이었다.

“이곳에서 버스로 6시간 정도 이동해서 숙소에 들겠습니다. 이쪽으로 오십시오.”

안다미 일행을 안내해 공항을 빠져나온 호세 마리오는 대형 버스를 가리켰다. 세 사람을 위한 대형 버스도 과하다 여겨졌는데 놀랍게도 앞뒤로 버스 크기만 한 장갑차가 서 있었다.

“우와! 경비 진짜 살벌하게 하네!”

앞서 나갔던 남자 동료가 감탄을 터트렸고,

“장갑차 같기는 한데 뭔가 좀 허접한데?”

두 번째로 움직이던 동료는 그나마 전문가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한글 표지를 들고 있던 남자가 버스 화물칸에 짐을 실어주는 동안 안다미 일행은 버스에 올랐다.

“같이 가는 게 아닌가?”

다들 창을 통해 아직 버스에 오르지 않은 호세 마리오를 바라볼 때, 짐을 모두 실은 점퍼 차림의 남자가 올라타면서 버스의 문이 닫혔다.

버스가 천천히 출발한 다음이었다.

안다미 일행을 향해 호세 마리오가 묘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6시간이라고 했지?”

“안 선생, 진짜 잘 자더라.”

말을 건넨 두 명의 동료에게 미소를 보인 안다미는 스마트폰을 꺼냈다.

“아, 참! 나도 전화나 해줘야겠다.”

두 명의 동료가 스마트폰을 꺼내는 것을 보며 안다미는 번호를 눌렀다.

**

한 시간을 더 보냈을 때였다.

우우웅. 우우웅. 우우웅.

강성태의 스마트폰이 울었다.

강성태가 통화버튼을 누를 때 최치곤이 리모컨을 들어 소리를 완전히 죽였다.

“여보세요?”

- 일어났어요?

걱정하던 참이었다. 불안하기도 했고.

그런데 안다미의 음성을 듣자 이상하게 웃음이 나왔다.

- 몸은 어때요?

“치료가 워낙 좋았습니다. 지금 어디에요?”

- 공항에서 나와서 버스로 이동 중이에요.

“호텔로 가는 길이에요?”

- 여기가 오전 7시라서요. 버스로 6시간 정도 이동한대요. 버스 앞뒤로 장갑차도 있어요.

강성태는 시선을 들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다미 씨. 장갑차라고 했어요?”

TV를 보는 척하던 최치곤이 눈을 크게 뜨고 강성태를 바라보았다.

- 맞아요. 장갑차요.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인데 철판을 무지하게 둘러서 되게 신기해요.

“버스 앞뒤에서 같은 속도로 달린다는 거죠?”

- 네. 왜요?

아직 맑은 안다미의 음성을 들으며 강성태는 눈매를 가라앉혔다. 장갑차가 앞뒤에서 달리는데 전화로 엔진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이야기는 뻔했다.

마약 카르텔이 트럭을 개조해 자체 제작한 장갑차란 의미였다.

“안내원은 우리말을 하던가요?”

- 아뇨. 영어로 말했어요. 공항에서 팻말까지 들고 있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멕시코 정부 관계자가 직접 나와서 인사까지 했어요.

정부 관계자를 믿는 건 우리나라에서나 가능한 일인데…….

숨이 턱 막혔는데 강성태는 내색하지 않았다.

“6시간 정도 간다고 그랬죠?”

- 네. 안내원이 분명 그렇게 말했어요.

“정부 관계자는요? 지금 같이 있어요?”

- 아뇨. 버스 타는 곳까지 안내하고 거기서 헤어졌어요.

6시간 걸린다고 했다.

강성태는 멕시코 시티에서 6시간 거리를 빠르게 떠올렸다.

“다미 씨. 일반 도로예요? 아니면 자동차 전용도로예요?”

- 일반 도로요.

“그럼 전화 끊지 말고 잠깐 멈춰달라고 해보세요. 음료수든, 화장실이든 핑계 대고요.”

- 지금이요?

“예. 그리고 전화 끊지 말고 그대로 차를 세워달라고 말해보세요.”

- 꼭 그래야 해요? 함께 온 분들도 계신데요?

“부탁합니다. 그렇게 해주세요.”

강성태가 진지하게 부탁하자 잠시 안다미는 답이 없었다.

- 잠시만요.

그런 뒤에 바라던 답이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었다.

“왜 그래?”

누군가 한국말로 물었고, 이어서 안다미가 영어로 “Excuse me.”라고 하는 말이 들렸다.

차를 잠깐 세워줄 수 있냐고 안다미가 요청한 직후였다.

- 왜 이래요?

놀란 안다미의 음성이 하울링으로 울리고는 통화가 끊겼다.

짐작했던 대로였다.

이런 순간이 염려돼서 그렇게 말리려 했었는데 말이다.

입술을 굳게 다문 강성태는 빠르게 안다미의 번호를 찾아 통화버튼을 눌렀다.

- 지금은 고객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왜 그래? 뭐야?”

리모컨을 들어 TV를 끈 최치곤이 놀란 얼굴로 질문을 건넸다.

“멕시코 시티에서 6시간이면 게레로 주쯤 되겠다.”

“뭐가? 뭐가 6시간이고 게레로는 또 뭐야?”

“다미 씨가 납치된 거 같다.”

“뭐?”

강성태는 스마트폰을 내려다본 채 입을 열었다.

“버스로 이동하는데 장갑차가 앞뒤로 함께 달린다고 했거든. 마약 카르텔이 개조한 걸 거야. 경찰과 정부에 돈을 먹였든, 협박을 했든, 호위하겠다고 했겠지. 그렇게 납치한 거겠지.”

“그게 말이 돼? 우리나라 의사들을 공항에서 바로 납치한다는 게 말이 되는 거야?”

“거기에서는 말이 돼.”

답을 한 강성태는 어둠을 안은 창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독이 오른 눈을 한 강성태를 병원 창이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최치곤이 뒤편 침대에서 놀라 바라보고 있었는데 강성태는 해야 할 일을 떠올리느라 신경 쓰지 못했다.

최종 보스: 빛을 향해 달리는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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