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 배달은 나만 가능하다-323화 (323/325)

제323화

(24)

영의는 마치 유령이 된 기분으로, 허공에서 소년과 소녀의 모습을 관찰했다.

비록 목소리도 동굴 속에서 메아리친 것을 듣듯 상당히 울리고 있었지만, 알아듣는 데에 문제는 없었다.

‘누군가의 기억을 들여다보는 것 같네.’

그의 아래에는 방금 전 자동차의 운전자와 싸웠던 소녀와 소년이 거리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이제 20살 정도가 되었을까? 육체적으로는 상당히 성장해 있었지만 소년과 소녀에게서는 감출 수 없는 앳됨이 묻어나고 있었다.

그럼에도 둘은 붙어 다니고 있었고, 서로를 부르거나 쳐다보는 시선에는 애정이 묻어나고 있었다.

거기다가, 무슨 일이 있어도 둘은 대부분 웃으면서 넘겼다.

-푸하하!

-아하하하!

물론 차에 치이기 직전의 상황 등, 누군가 하나가 위험해진다거나 하면 순식간에 험악하게 변하긴 했지만.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영의는 과거의 추억이 떠올랐다.

‘……고등학교 때가 생각나네. 저 정도는 아니었어도 되게 유쾌하게 살았던 것 같은데.’

그가 그런 생각을 하던 때, 주변이 모두 어둠으로 뒤덮였다.

‘뭐지?’

이내, 어둠이 사라지자 그곳에는 그가 아까 전까지 내려다보던 길거리의 풍경이 아닌 도심지의 풍경이 보였다.

그리고, 그의 귓가에 들려오던 목소리도 또다시 선명하게 들려왔다.

-여기가, 이제 우리 집이야.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향하자, 그곳에는 텅 비어 있고 낡은 집을 바라보는 남자와 여자가 있었다.

아까는 공중에서 내려다봐야 했기 때문에 얼굴을 잘 볼 수 없었지만, 지금은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보고 있음에도, 남자와 여자의 얼굴은 마치 얼굴을 그려 내던 도중 위에 페인트로 덧칠하기라도 한듯 이목구비가 보이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 집’은 아니지.

-그래…… 빌린 거긴 하지만 내 계산대로라면 3년 안에 다른 집으로 이사 갈 수 있어.

-결혼식 비용까지 빼면 2년쯤 걸리겠지만.

‘……아까 그 둘인가 보네.’

영의는 남자와 여자가 아까 보았던 소년과 소녀라고 추측했고, 그것은 정확했다.

-앨리스, 결혼식은 해야지.

-아까운데……. 안 하면 안 될까?

남자 쪽이 여자 쪽을 앨리스라고 부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남자의 이름을 못 들어 본 것 같네.’

영의가 남자의 이름에 대한 의문을 품은 그 순간, 또다시 주위가 어두워졌다.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영의는 오직 목소리만을 들을 수 있었다.

-있잖아, 그 말 좀 웃기지 않아?

-무슨 말?

-결혼할 때, 죽음이 서로를 갈라놓을 때까지 함께하라고 하잖아. 우리는 늘 뭔가를 같이해 오고 공유했는데…… 그러지 못할 상황이 온다는 거잖아? 조금 슬프지 않아?

-서로가 갈라졌을 때의 시간보다, 함께했던 시간이 더 많다면 그 이별의 고통도 덜하지 않을까?

대화의 내용으로 미루어 볼 때, 아까 그 두 남녀가 결혼을 앞두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았다.

-음…… 그렇네. 네 말이 맞아. 넌 언제나 머리가 좋았…….

여자, 앨리스가 남자 쪽을 칭찬하려 했을 때 갑작스럽게 무언가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남자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앨리스!

그리고 그 직후, 영의는 남자의 이름을 들을 수 있었다.

-애, 애더어어어엄!

‘애덤?!’

영의가 그 말소리를 듣고 깜짝 놀란 뒤, 주변의 어둠이 걷히며 수많은 광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일어나!

-젠장…… 조금 쉬자고. 그렇게 싸움을 계속한다고 실력이 알아서 느는 게 아니라고.

-상관없어, 일어나!

누군가와 대련을 하는 것인지, 유도복이나 운동복, 때로는 검도의 호구와 맨몸 등으로 수많은 상대와 겨루는 모습.

-거기 당신, 나랑 일 하나 해 보지 않겠어?

-당신에게 일을 제안하지.

-너, 내 밑에서 일해라.

-당신이 들으면 혹할 만한 정보가 있는데…… 어때?

-이봐, 거래하지 않겠나? 일 하나만 처리해 주면 네가 찾는 정보를 주지.

-음, 음. 거기 동작 그만. 멍청한 짓 하지 말고 나랑 일이나 해 보는 게 어때? 그럼 네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게 해 줄게.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찾아가며, 일을 제안하는 모습.

그 과정에서 애덤은 그들에게 무언가를 약조하고 협력을 얻어 내거나 약점을 잡고 일을 시키거나 은혜를 입혀 충성하게 만들었고, 나중에 본 모습일수록 더욱 숙련되고 간단하게 인재를 포섭하고 있었다.

영의는 이때 본 얼굴들 중에 상당히 낯익은 얼굴들을 많이 보았다.

‘……반가운 얼굴들이 많군.’

처음에는 장소가 빈번히 바뀌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한자로 써진 간판이 드문드문 보이는 어두운 뒷골목에서만 만나는 텐징과 샤오롱.

판잣집이 내려다보이는 야산에서, 어린아이들을 이끌고 통솔하는 파드레.

창문도 없고 문도 하나뿐인 어둡고 축축한 콘크리트 방 안에서 상처 난 부위의 붕대를 갈고 있는 메리.

그리고, 뜻밖에도 찻집의 알바생과 손님으로 만난 나연까지.

모두가 다양한 장소와 서로 다른 나이대의 모습으로 애덤과 만났었다.

‘……회귀라도 하는 건가? 아니, 회귀를 안 하면 저런 게 나올 수 있을 리가 없지. 그렇게 시행착오로 만든 조직이니 잘 안 들키고 몰래 큰일을 저지를 수 있었겠지.’

그다음에 본 광경은 영의에게 매우 큰 충격을 주었다.

-아직인가? 아직도 멀었나?

뉴욕의 맨해튼 섬.

지금 이곳에는 사방팔방에 게이트가 열려 그 안에서 괴수들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애덤은 건물 옥상에서 폐허가 된 도시를 내려다보며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묻고 있었다.

그의 물음에, 허공 어딘가에서 무언가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영의는 그것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

-아아, 드디어……!

애덤은 웅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뒤 웃으면서 양팔을 벌렸지만, 웅얼거리는 목소리는 말을 다 끝내지 않았다.

-…….

-뭐? 아니라고? 그게 무슨 소리야!

허공을 쳐다보며 화를 내는 애덤에게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다시 말을 걸어왔다.

-…….

그 목소리를 들은 뒤, 애덤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망할, 그래. 후우……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야. 처음으로 돌아가서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야겠어.

-…….

-그래…… 이번에 놓친 변수와, 알아낸 사실들을 써야겠지.

그 말을 끝낸 직후, 애덤은 주머니에서 총을 꺼낸 뒤 자신의 머리를 겨누고 그대로 방아쇠를 당겨…….

“거기까지.”

애덤이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기 직전, 울리는 듯한 목소리가 아닌 직접적으로 말하는 애덤의 목소리가 들렸다.

“?!”

“남의 기억은 거기까지만 보자고. 너도, 나도 말이야.”

애덤의 목소리가 들리고 난 이후, 영의는 어디론가 끌려가는 느낌을 받았다.

머리에 방아쇠를 당기는 애덤의 모습과 소리가 매우 빠른 속도로 작아지고 멀어져 갔으니, 실제로도 어디론가 끌려가고 있는 것은 확실했다.

그 모습이 멀어지며 주위가 어둠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을 때 영의는 또 어둠에 휩싸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때, 영의는 눈을 떴다.

“허억!”

그는 눈을 뜨자마자 곧바로 몸을 굴려 일어섰고, 주위부터 확인했다.

깨어나기 직전에 애덤의 목소리를 들었으니까.

실제로 애덤은 그의 옆에 있었지만 앉아서 그를 관찰하고 있었고, 딱히 적대를 할 마음도 없어 보였다.

영의는 방금 전 보았던 광경이 애덤의 것이라는 믿음은 있었지만 확실하지는 않았기에 그에게 물어보았다.

“……방금 그건 네 과거인가?”

“그래, 내 과거였지. 그리고 네가 아까 내 기억을 봤듯이 나도 네 기억을 봤고.”

영의가 본 것은 애덤의 과거 기억이 맞았고, 애덤 또한 영의가 그러했듯 그의 과거를 보았다.

“어떻게……?”

“나도 모르지. 하지만 지금 우리가 있는 공간을 보면 불가능한 건 아니야.”

애덤은 주위를 둘러보라는 듯 손을 뻗었고, 영의는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펴보았다.

아무것도 없는, 텅 빈 하얀 공간.

영의는 이 공간에 대해 감이 잡히는 게 있었다.

‘로버트가 갇혔었다는, 그 공간……!’

미쳐 갈 것만 같았다는 공간은 확실히 직접 보자 이해가 갔다.

알림이가 초대했던 공간은 단순히 하얀 방 같은 느낌이었지만, 이곳은 그것보다 더 적막하고 정신이 아득해질 것만 같았다.

애덤은 영의가 주변을 둘러보며 상황을 파악한 것 같다고 판단한 뒤, 입을 열어 본론을 꺼냈다.

“어떻게 온 건지는 몰라도…… 나가는 게 불가능하진 않지만 나는 너에게 제안을 하나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지.”

“제안?”

양팔을 뻗어, 아까 보았던 광경처럼 영의를 포섭하려 하는 애덤.

“나와 함께하자! 네 과거를 봤다! 미래가 촉망받는 스포츠계의 유망주!”

“…….”

애덤은 확실히 영의의 과거를 본 것 같았다.

“내 과거에서 멸망하는 세계를 봤겠지?! 그 모든 게 세계를 장난감 주무르듯 주무르는 놈들이 일을 건성으로 처리한 결과물이야! 수많은 게이트의 난립! 그로 인한 세계의 붕괴! 그 모든 게 머지않아 일어날 일이야!”

애덤의 열렬한 외침에도 영의는 아무 말 없이 그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나와 함께, 아무것도 없는! 게이트고! 각성자고! 그 어떤 것도 없는 평범했던 과거로 돌아가는 거다! 과학과, 기술에 대한 믿음이 있던! 초능력과 각성 같은 증오스러운 능력이 없던 그때로! 너도 그 시대를 살아 봐서 알지 않나? 한낱 음식이나 배달하는 인생과, 모두에게 환호받으며 주목받는 유명인의 삶! 두 가지 모두를 살아 봤으면 뭐가 좋은지 알 텐데!”

고등학생 때의 일과, 얼마 전까지의 일을 모두 꺼내는 애덤은 영의의 기억을 상당히 많이 본 것 같았다.

하지만 영의는 그런 애덤의 말에 의문이 하나 들었다.

“본인이 각성자이면서 그런 말을 하는 것과, 세상이 멸망하는 게 싫어서 세상을 멸망시키는 게 말이나 되는 건가?”

혹시라도 궤변 같은 걸 늘어놓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에, 영의는 여차하면 그를 제압하기 위해 몸을 긴장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애덤은 영의의 말을 듣고 작게 미소 지었다.

비록 그는 몇 가지 기억을 제대로 읽어 낼 수 없었지만, 몇몇 기억에서는 단순히 지켜본 영의와 달리 상당히 깊은 부분까지 읽을 수 있었다.

“나는 네 과거를 봤고, 네 감정을 느꼈지! 허무함과 좌절! 그리고 분노와 증오! 능력은 주어졌지만 쓸모없었고 너의 아래에만 머무르던 존재가 네 위로 군림하는 그런 상황!”

애덤이 과거 게이트가 생겨날 당시에 영의가 겪었던 감정과 일들을 늘어놓기 시작하자, 영의는 움직임을 멈췄다.

“……더 말해 봐.”

“솔직하게 말하지! 나는 연인을 잃었다! 그리고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이러고 있지! 게이트만 없었다면, 다른 세계가 이 세계와 충돌해서 만들어진 그 균열만 없었다면 세계는 평화롭고, 나 또한 행복했을 거야!”

영의 또한 애덤이 앨리스를 잃었다는 것은 상황으로 미루어 보아 알고 있었지만, 겨우 그것 하나 때문에 지금까지의 일들을 벌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그래서…… 이 짓거리를 했다? 그리고, 그렇게 회귀를 하면서 도달한 결론이 세상을 망하게 하는 거냐?”

영의는 그가 수없이 많은 노력과 시행착오, 그리고 연구를 통해 도달한 결론이 세상을 망하게 만들고 그의 인생을 망치기 시작한 균열을 본인 스스로 일으키는 모순이라는 것에 화가 나기 시작했다.

“네게도 보여 줄 수 있어! 내 머릿속에 울리는 이 계시가, 이 목소리가! 그리고 꿈에 보이는 다른 세계의 광경이!”

애덤은 그렇게 말하며 영의의 머리에 손을 가져갔고, 영의는 그의 손을 떨치려 했지만 순간 눈앞에 보이는 환영에 집중이 흐트러졌다.

TV 화면과, 거기에서 들리는 해설 위원들의 목소리.

-아…… 최영의 선수가 입장하네요.

-네, 지금 상대 선수의 얼굴이 밝지 못합니다.

-그럴 수밖에요. 옛날 러시아 레슬링의 카렐린 선수 아십니까? 최영의 선수는 그 선수처럼 가끔 한 번씩 나오는 괴물이거든요.

-예, 명실상부한 세계 랭킹 1위 아닙니까? 아마 앞으로 올림픽 3번 정도 남았는데 그때까지는 우리 한국이 금메달을 싹 쓸어 갈 것 같습니다.

이내 거대한 스타디움 안에서, 태권도복을 입고 무대 위에 올라서는 영의의 모습이 보였다.

-네! 최영의 선수가 브라질의 알레한드로 선수를 꺾고 금메달을 따냅니다!

-놀라운 건 말이죠, 내일 있을 복싱 경기에서도 출전을 한다는 겁니다.

-보통은 그런 일이 없죠?

-네, 한 종류만 하기에도 모자라니까요. 근데 최영의 선수잖습니까. 격투기의 천재예요. 일전에 역도랑 유도에서 금메달을 싹 쓸어 간 최영웅 선수 동생이잖습니까. 본인도 두 종목 출전 정도는 하겠다 이거죠.

-여담이지만, 동생인 최수연 양도 전국체전에서 온갖 상을 쓸고 있다죠? 아주 집안이 운동선수 집안이에요.

-예, 그럼 방금 전 최영의 선수가 메달을 따던 순간을 함께 보시죠.

그 환영 이후, 영의는 다른 환영들도 보았다.

팔각형의 링에서 문신을 새긴 근육질의 사내와 싸우고, 챔피언 벨트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광경.

어딘가의 체육관에서 누군가와 스파링하고 훈련시키는 광경 등.

영의는 그런 광경들을 보다가 이내 고개를 흔들어 눈앞에서 환영을 떨쳐 냈다.

“……무슨 수작을.”

“실제로 다른 세계다! 게이트가 없었을 때의 세계! 어때! 너는 얼마든지 될 수 있어! 국가의 영웅인 국가 대표 선수나! 팔각 링 안에서의 패왕이나! 아니면 여기서의 힘을 그대로 가지고 가 그 누구도 힘을 가지지 못한 세상 속 슈퍼히어로로 남을 수도 있지!”

애덤은 영의에게 달콤한 설득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한테 남는 게 뭐지?”

“게이트가 나타나며 가지지 못하고 잃어버린, 본래 너의 것이었어야 할 것들! 모든 사람이 원하지만 가지지 못하는 것들 전부! 부, 명예, 영광, 그리고 우위.”

애덤은 영의의 앞에서 손을 펼쳐 가며 마치 최면을 걸기라도 하듯 그를 설득하려 했지만, 영의는 그의 말이 더 이상 달콤하게 들리지 않았다.

한 달 전이었다면 모를까, 지금의 그는 그런 마음이 사그라든 지 오래였으니까.

부.

‘돈이 많아 봐야, 생활 패턴은 그대로였지. 물론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불편하진 않았어.’

명예.

‘명예는 무림에서 대회 우승자랑 영감님들의 제자로 누릴 만큼 누려 봤다. 별 감흥은 없었지.’

영광.

‘내가 한 일을 누군가가 알아주고 그걸 뽐내면서 잘난 척하는 건 나하고 안 맞지. 그리고…… 화연이나 가족들만 내 주변에 있어 주면 그걸로 됐어. 병찬이나 병민이 같은 녀석들도, 세상 멍청하고 눈치는 없지만 그래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고.’

그리고…… 우위.

‘선생도 되어 보고, 영웅도 되어 보고, 비록 다른 세계에서라지만 챔피언이 된다고 해도 내가 누구 위에 서는 건 일시적이지. 의미가 없어.’

애덤이 말한 모든 이점이, 영의에게는 무의미한 가치로 다가왔다.

“……어째 가면 갈수록 더 싸구려 악당 대사 같네. 이제 끝내자.”

영의의 거절에, 애덤은 잠시 놀랐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역시나 내 말을 듣지 않는군. 다음에는…… 다음 세계에서는 너를 포섭하지.”

애덤이 숨겨 둔 힘을 전부 꺼내기라도 하는 듯, 그의 몸에서 흘러나온 검은 기운이 주변을 조금씩 검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글쎄? 네 마지막 세계가 여기일 텐데.”

그리고 그에 대비되듯, 영의의 몸에서는 백색의 전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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