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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배달은 나만 가능하다-148화 (148/325)

#제148화 (24)

영의는 자신이 사라졌다는 갑작스러운 이야기의 전개에 제대로 된 설명을 요구했다.

“그런 말 하지 말고, 제대로 설명을 해 줘 봐. 가능하면 여기가 왜 이 꼴이 된 건지, 그리고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된 건지.”

“그럼, 본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차 천하제일 비무대회 이후에는 황실에서도 제의나 이야기가 오니까 그저 부담스러워서 숨었다고만 생각했는데…….”

“뭐? 황실?”

영의는 이야기를 그냥 들으려다가, 무시할 수 없는 단어가 나오자 움찔하며 되물었다.

‘황실이라니, 갑자기 황실이 나온다고?’

“아, 네. 첫 천하제일 비무대회 이후, 명성을 얻으신 사숙조께는 수많은 혼담과 무림 각 계층에서 이런저런 제의가 왔지만 받지 않으셨죠. 다만 첫 사숙조모님이신 마교의 공녀인 혁련연화 님과의 약혼만이 세상에 공표되었습니다.”

또 다른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자 급히 고개를 젓는 영의.

“약혼? 내가? 아닐 텐데?”

우형은 영의의 반응을 보며 작게 웃었다.

“아, 오랜만이군요. 그 반응도. 말만 약혼이지, 사숙조님께서는 늘 사숙조모님을 피해 다니셨습니다. 적어도 승낙은 했던 것으로 보아 혁련무강 님과 이야기가 오간 것 같긴 했는데…….”

고개를 끄덕이며 아련한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기 시작하며 계속 말을 이어 나가는 우형.

“비무대회 때의 사숙조님은 정말로 대단하셨습니다. 마교 측과 정사파의 모든 유망주를 꺾고 무림명숙들과도 명승부를 보여 주셨으니.”

‘내가? 진짜로?’

영의는 순간 그 이야기를 조금 더 듣고 싶었지만, 이내 더 중요한 내용이 있었으므로 그쪽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니, 그런 얘기 말고 뭐 어떻게 된 건지를 얘기해 보라니까? 마교 성이 왜 이렇게 됐는지, 네가 왜 여기 있는지에 대해서.”

우형은 본격적인 주제가 나오자, 옛 추억을 계속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지 입술을 들썩이다가 이내 표정을 굳히고 본론을 꺼냈다.

“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회째의 비무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삼 회째의 비무대회를 할 때였습니다…….”

우형은 비무대회의 명성이 점점 높아지기 시작하자, 이내 비무대회가 협객행을 대체하는 새로운 명성 쌓기 수단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 때문에, 비무대회에는 처음 듣는 소규모 문파나 일인전승의 숨겨진 문파들도 나타났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전 무림을 파국으로 몰고 갈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파국?”

“예. 비무대회 결승 당일 비무대회장을 의문의 세력이 습격해 왔고, 강시와 괴물들을 앞세워 쳐들어온 암중 세력 혼세궁의 군대에 비무대회장은 그야말로 혼돈이었습니다.”

영의는 강시와 괴물이라는 말을 듣자 문득 뭔가 떠오르는 게 있었다.

“혹시, 그 괴물이란 게 막 팔 수십 개 달리고 회색인 그런 거야?”

아까 뇌창으로 태워 버린, 화연과 신화 길드가 상대하던 괴생물체의 정체를 의심하는 영의.

“……맞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 나타난 건 아니었습니다만, 그것도 괴물이 맞습니다.”

영의는 겨우 그런 것에 무림인들이 밀렸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거에 밀렸다고? 그 인간을 뛰어넘은 고수들이 그렇게나 많은데?”

독고휘나 혁련무강을 제외하더라도, 팽소운과 운광, 검마와 권마 그 외에 정사마의 고수들을 생각해 보면 아무리 강시나 괴물들을 동원해도 싸움이 안 된다.

‘영감님들 중에 한 명만 있어도 지구 최강이 가능한 수준인데…….’

단순 화력이야 영의가 뇌신무나 천뢰검으로 어떻게든 비벼 본다 치더라도, 전투 기술과 경험을 비롯한 다른 것들은 밥 먹고 목숨 건 싸움만 수십 년간 한 인물들을 이길 수 없었다.

‘그런 영감님들이 있는데, 무림을 뒤집어?’

영의의 그 말에 안 그래도 굳어 있던 우형의 표정이 더욱 딱딱하게 굳었다.

“사부…… 아니, 태사조님께서는…… 전사, 하셨습니다…….”

“뭐? 독고휘, 그 영감님이? 뭐랑 싸우다가? 비무대회 전에 천마 영감님이랑 목숨 걸고 싸우기라도 한 거야?”

영의는 혁련무강의 계획을 조금이나마 들었기에, 혹시나 정말로 독고휘와 싸운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으로 물었다.

“아닙니다. 두 분께서 혼세궁의 수장과 싸우던 중, 기습자에게 불의의 일격을 허용하신 사부님께서 그만…….”

우형은 그때부터 반쯤 울먹이며 옛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영의는 그런 우형을 말리려 했으나 우형이 단호히 거절했다.

“아닙니다! 지금 뇌섬문에서 가장 높으신 게 사숙조님이십니다! 꼭 태사조님의 최후를 들으셔야 합니다! 그것이 저희에게 남은 마지막 숙원이니까!”

우형은 그렇게 반은 울듯이, 반은 분노하듯이 말을 쏟아 냈다.

혼세궁의 수장과 싸우기 시작한 혁련무강과 독고휘는 서로 싸울 이유가 없었고 일을 빨리 마무리 짓기 위해 협력했다.

당연히 혼세궁의 수장을 포함한 셋 모두가 무의 극에 달한 이들이었지만 이 대 일의 싸움이었기에 형세는 점점 독고휘와 혁련무강에게 우세해져 갔다.

그러다 이내 혁련무강이 수장을 잡아 두는 데 성공했고, 독고휘가 거기에 절초를 꽂아 넣기만 하면 무림의 평화가 도래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거기서 나온 게, 그 기습자라고?”

“예! 다른 기습자였다면 혼세궁의 수장과 같은 무위를 가졌더라도 능히 피하셨을 사부님께서는, 차마! 차마! 당신의 옛 제자의 얼굴을 보자 그만……!”

우형은 그 말을 하며 마음속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건지, 이내 엎드려 통곡하기 시작했다.

“영감님의, 옛날 제자가 와서…… 뒤통수를 쳤다고?”

영의의 물음에, 울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우형.

끄덕끄덕.

“크흑, 끄어으윽…… 사부니임…….”

“자, 자. 진정하고. 뭐라도 마실래?”

영의는 울음이 터진 우형을 진정시키기 위해 주머니에서 음료수병을 하나 꺼내 주었다.

물을 넣고 다니기엔 너무 심심했고, 탄산을 넣기에는 혹여나 싶은 불안감에 이온 음료로 결정한 주머니 속의 음료수.

“흐끅, 흑. 감사, 합니다.”

우형은 제법 익숙한 듯, 음료수를 받아 들고 곧바로 들이켜기 시작했다.

“너도, 하나 마시고 있어.”

“아, 네.”

이제 상황이 자신의 인지 영역을 벗어난 듯하자 오히려 초연해진 화연은 영의가 건네는 음료를 받아 들었다.

“훌쩍, 사숙조님. 먹을 것은 없습니까?”

울다가 갑자기 먹을 것을 찾는 우형의 물음에 당황하는 영의.

“어? 먹을 거? 있으려나?”

영의는 가끔 입이 심심할 때 하나씩 까먹던 과자 봉지를 꺼내 우형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추억에 잠긴 눈으로 과자를 받아 들고 과거를 되새기는 우형.

“사숙조님께서는 언제나 저를 보실 때마다 꼭 이것을 챙겨 주셨었지요……. 물론 한창 배고플 때였기에 이 정도로는 배가 차지 않았지만, 당과나 조청을 배부르려고 먹진 않지 않습니까?”

‘네가 달라고 해서 준 건데…….’

우형은 영의를 만난 것이 정말 반가웠던지,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옛 추억이 떠오를 때마다 종종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오랜만에 마음속 울분과 과거를 털어놓고 영의를 만나 옛 추억들이 훅 다가오자 현 뇌섬문주 장우형이 아닌 뇌섬문 제자일 때의 장우형으로 돌아간 기분을 느끼고 있던 그때, 그는 문득 기억 속 영의와 눈앞의 영의가 묘하게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째서, 기억하고 계셔야 할 것을 기억하지 않고 계신 거지?’

“어어, 음. 다음은?”

우형은 머릿속으로 생각을 정리하며 설명을 이어 나갔다.

“그다음은, 서로가 서로를 갉아먹는 소모전이 될 뿐이었습니다. 혁련무강 님께서는 혼세궁의 수장과 함께 동귀어진을 하셨고, 그때부터 상황이 심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우형은 인외의 영역에 있던 세 절대고수가 죽자 각 세력의 구도가 비슷해졌다고 설명했다.

자신들의 이름도, 목적도 밝히지 않고 그저 파괴와 혼란만을 추구하던 그들은 그저 피를 흘리는 것만이 목적이라는 듯 정사마를 가리지 않고 공격했고, 새외와 황궁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고 했다.

“황궁까지?”

대부분의 무협지에서 황궁은 나설 이유가 없었을 뿐이지, 나선다면 무림인들은 싹 밀어 버리는 핵무기 같은 존재로 생각했던 영의.

그는 황궁이 잠식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림이 망할 정도는 충분히 되겠다고 생각했다.

“예. 정말 놀랍게도, 황궁의 내부에까지 혼세궁의 세작들이 침투해 있어 황궁에 내분이 일어나 최악의 경우에 황궁에 군사를 요청하려 했던 정파들이 더욱 막막해졌지요. 다만, 그것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소강상태가 되었습니다.”

혼세궁은 철저하고 완벽한 계획을 실행했으나, 어째서인지 마무리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하는 우형.

“아마, 수장이 모든 걸 통치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저희도 숨을 돌렸지만…… 절대자들이 죽고 세력이 비슷해지자, 다시 갈등이 시작된 것이지요. 특히, 마교와의 갈등이…….”

우형의 설명에 따르면, 정파와 사파는 옛 정사칠룡의 구성원들이 어떻게든 관계를 조절하며 연합을 굳혔지만 마교는 그러지 못했다.

그 이유는, 본래대로라면 혁련무강의 장자인 혁련강이 계승했어야 하지만 영의의 존재감이 너무나 컸기에 강자존에 따르자는 영의파와 혈통을 따르자는 혁련파가 서로 싸우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거기까지는 무림에 있을 법한 일이었습니다. 마교의 발현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니. 하지만, 어느 날 생겨난 혼계문(混界門)으로 인해 무림이 기울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혼계문?”

“예, 아무것도 없는 허공의 틈에 갑자기 생겨난 상처 같은 모습이었지요. 모두가 혼세궁의 짓이거나 신선이 사는 선계로 가는 문이라고 생각하던 때에, 그 안에서 온갖 괴이한 생물들이 튀어나온 겁니다.”

영의는 그 말을 듣고 혼계문이란 것이 게이트라고 직감했다.

“마치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생김새에, 혼돈의 세계에서 온 것 같다 하여 혼계문이라 이름 붙이고 거기서 나온 혼수(混獸)들을 사냥했습니다. 하지만, 혼세궁의 종자들은 그 혼수들을 이용해 인간을 혼수에 가깝게 만들고 강시의 재료로 사용했습니다.”

“아니, 시간이 뭐 얼마나 흘렀다고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거야……?”

‘사숙조님은, 혹시…… 비무대회 이후에 사라지신 게 은거한 게 아니라……?’

우형은 영의의 말을 듣고 순간적으로 뭔가 떠오른 듯 영의의 손을 붙잡았다.

“사숙조님! 혹여나 싶어 이야기하겠습니다! 어쩌다 과거에서 이곳으로 오신 건진 모릅니다. 그리고 또 사라지실 거라곤 생각지 않겠지만……! 혹여나! 혹시라도 과거로 돌아가시게 된다면! 비무대회에서 지금까지 말한 암중 세력, 혼세궁의 공손환! 그놈을 만나 반드시! 잡아다가 처단해 주십시오!”

우형은 영의가 과거에서 곧바로 이곳으로 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평소 신선처럼 놀라운 일을 벌였던 사숙조님의 행동을 본다면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사실 영의가 평소에 홀연히 사라지고 나타나는 모습과 여기서 보여 준 반응들을 생각해 보면 그리 불가능한 상상은 아니었다.

“비무대회에서, 공손환을? 그리고 그 세력 이름이 혼세궁이라고?”

영의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는 우형.

“예! 그들은 스스로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저희는 혼세궁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진짜 이름을 모르면…… 못 찾을 텐데……?”

영의는 속한 조직의 이름도 모르고, 찾아야 하는 대상의 얼굴도 모른 채 이름만 가지고 상대방을 찾아야 하는 부탁에 고개를 갸웃했다.

지구 어딘가에서 그것과 비슷한 조건으로 자신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지만.

“이름은 몰라도, 놈은 특징적인 무공을 사용합니다. 놈은 몸 안에 뇌기를 축적해 공격할 때 흘려 넣어 공격받은 대상을 마비시키는 무공을 사용합니다. 점혈이나 독문무공처럼 보이도록 교묘하게 잘 위장했기에 놈이 본색을 드러내지 않는 이상 뇌기는 감지하기 힘들 겁니다.”

이제야 조금 쓸 만한 단서가 나오는 듯했다.

“몸에 마비를 유발한다고?”

“예, 몸에 직접 닿지 않아도 마치 점혈을 강제로 일으키는 듯한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무공입니다. 그리고 혼세궁의 놈들은 모두 죽거나 작전을 펼칠 때 항상 비슷한 말을 외칩니다. 그것을 들으면, 곧바로 구분을 할 수 있으실 겁니다.”

“말? 무슨 구호 같은 건가?”

“죽기 전에 ‘광채를 위한 혼돈!’이라는 말을 외치고 죽거나 ‘찬란한 정의를 위해!’라는 말을 종종 하는데……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누가 들어도 확실히 구분할 수 있을 법한 특징에 영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런 말 외치고 다니면 일단 확실히 구분은 가겠네. 그놈들의 목적이 혼돈? 혼란? 그런 건가? 세계 정복이라기엔 남을 세계가 없어 보이는데?’

미친놈들이 왜 미친 짓을 하는지에 대해서 그 이유를 알 방법은 없지만, 일단 목적의식만큼은 확실해 보였다.

“일단, 지금 상황이 더 나쁠 수 없을 정도인 건 알겠네. 그러고 보니, 비무대회 때 놈이 있었단 말이지? 이름이나 소속은? 적어도 그건 기록이 있었을 거 아니야?”

영의는 확실한 정보를 얻기 위해 물어보았지만, 우형은 차마 그걸 대답할 면목이 없었다.

“그게, 놈은 인피면구를 쓰고 매번 다른 출전자로 모습을 바꾸고 희생자의 무공까지 똑같이 따라 했기에 처음에 누구였는지 특정할 수 없었습니다. 혹여나 다시 돌아가지 못하신다면 저희를 도와주실 수…….”

[이 이상의 개입은 위험할 소지가 있기에, 차단하도록 하겠습니다.]

우형이 기대감을 가득 안고 말을 하려던 그때, 알림이의 목소리가 들려오며 영의와 화연의 몸체가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뭐야?!”

“사숙조님?!”

갑자기 눈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음식과 물까지 받았던 영의의 형체가 흐릿해지자 당황하는 우형.

[강제 이동을 개시합니다. 파손된 차원과의 연결을 단절합니다. 안전을 위해 움직이지 않기를 권고합니다.]

영의는 알림이의 목소리를 듣자 이 세계에서 떠날 때가 됐다는 걸 직감했고, 곧바로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사숙조님? 사숙조님!”

다급히 자신을 부르며 옷자락이라도 잡으려고 하는 우형에게 주머니에서 꺼낸 물건을 던져 주는 영의.

“일단, 이거라도 받아! 여기 일은 내가 관여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리고, 비무대회 때 그놈이 있었다는 거 사실이지?!”

“예, 예! 아마 첫 대회 때부터였을 겁니다! 확실한 건, 희생자들은 모두 개인 출전에 무기 사용자들이었다는 겁니다!”

영의가 급하게 던져 준 것은, 뇌 속성의 마정석과 일반 마정석들이었다.

“먹는 건 아니지만, 그거면 영약처럼 도움이 될 거야! 그리고 그놈은 내가 찾-”

영의가 뭐라 외치려던 그 순간, 흐릿해지던 영의의 형체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사숙조님…….”

우형은 바닥에 떨어진 물체들을 바라보았다.

뇌기가 느껴지는 수정 조각 하나와 기가 담겨 있는 수정 조각들.

“천지신명께서…… 무림을 구원하기 위해 사숙조님을 잠깐이나마 이곳으로 보내 주셨구나.”

우형은 바닥에 있던 마정석들을 챙긴 뒤, 눈가를 한번 훔치고는 다시 천을 뒤집어쓰고 사막을 가로질러 어디론가 향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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