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20)
오전 10시 10분.
입학식은 생각 외로 특별할 것 없이 진행되었다.
“다음 순서로는 국기에 대한 경례가 있겠습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서…….”
사회자의 말에 따라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정면의 국기를 바라보고 있을 때, 몇 명의 사람들이 강당 안으로 들어왔다.
‘뭐야, 늦은 사람들인가?’
개인적 사정으로 지각을 했다가, 이제야 들어온 사람들인 것처럼 모두가 서두르는 모습이었으나…… 행동이 이상했다.
모두가 특정 인물들에게 다가가서 귓속말을 하고는, 그들과 함께 바깥으로 나가기 시작한 것.
“……알겠네. 가지.”
이내 몇몇 사람들이 강당 안에서 자리를 비웠으나, 눈에 띌 만큼 많은 수가 나가지 않았기에 입학식은 계속 진행되었다.
입학식에서 사람들이 자리를 비우기 5분 전, 은행의 앞에서 은행 강도와 대치하는 경관들이 있었다.
“선배님, 어떻게 하죠?”
“……나도 몰라. 나라고 은행 강도를 상대해 본 적은 없다고. 그보다, 기동대장님이 지시를 하셔야 하는데…… 왜 대기만 하시지?”
그렇게 말하며 선배에 해당하는 최 경장이 뒤를 슬쩍 돌아보았다.
실제 상황은 처음인 듯, 잔뜩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경찰 기동대원들의 뒤로 보호 장구도 숨지도 않은 채 당당하게 서 있는 기동대장.
현장에 먼저 출동해서 은행을 포위했던 경관들은 그 모습에 감탄하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뒤에 숨어서 지시만 내리는 그런 꼴사나운 기동대장님은 아니라 다행이지만…… 보호 장구도 없이 저러면 어쩌려고……?’
기동대장, 박 경정은 은행을 쳐다보며 옆의 대원들에게 물었다.
“지금 몇 시지?”
“네? 그, 10시 10분입니다!”
“……그런 것치곤 강도 놈들이 아직까지 반응이 없군.”
이미 은행을 포위한 지 30분이 넘었는데, 내부의 강도들은 요구 사항을 말하거나 위협사격 하나 없었다.
“네…… 네! 그렇습니다!”
“지원 불러. 고위 각성자들한테 지원 요청한다.”
박 경정의 말에 대원은 잠깐 머뭇거렸다.
“예……? 대장님, 그…… 아직 상부의 허가가…….”
재난 등의 비상시에 경찰이나 소방서에서 각성자를 동원할 수 있는 권한은 있었으나, 은행 강도는 법적으로 재난이라기엔 애매한 경우였다.
“저 안에 있는 시민이 죽으면 그 책임은 누가 지지? 하지만 각성자 동원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질 수 있다. 불러.”
박 경정의 말에 대원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무전기를 작동시켰다.
“네! 본부, 각성자 지원 요청합니다! 기동대장님이 직접 요청하셨습니다!”
그러고는 존경과 감사의 눈빛을 가득 담아 박 경정을 쳐다보았다.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본인이 책임을 지시면서……! 존경스럽다, 기동대장님!’
보호구를 입지 않은 모습마저도 용기와 부하들을 위한 마음으로 보였다.
하지만, 박 경정은 사실 파렌하이트에게 포섭된 인물 중 한 명이었다.
-자, 경정님……? 승진은 해 보셔야죠? 정년이 코앞인데, 못해도 견장에 뭐 하나는 더 달고 싶지 않으세요?
“…….”
그도 범죄자와 타협하는 게 좋아서 이러고 있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절묘하게 계획을 짰기 때문에, 자신이 각성자를 부르지 않는다면 저 강도들은 즉흥적으로 행동할 거란 이야기를 들었다.
-자, 자신의 자리를 걸고 용기 있게 각성자를 부른 경찰! 이거면 영웅도 될 수 있고…… 승진도 쉬울 것 같은데요? 뭐…… 싫으시면, 인질이나…… 경찰관들이…… 위험할 수도?
어쩔 수 없이 그 남자에게 협조했어야 했다.
승진이나 영웅 따위,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자신은 그저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인물이니까.
하지만, 눈앞에서 살릴 수 있는 시민이나 대원들이 죽는 건 볼 수 없었다.
“……뭐 해, 빨리 불러!”
그래도 불의와 타협한 게 마음에 걸린 건지,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라 무전기를 쥔 대원에게 소리쳤다.
“네! 보, 본부! 조금 서둘러 줄 수 없겠냐고 합니다!”
‘……미안하다, 대원들. 내가 조금만 젊었어도 혼자 끌어안고 대처해 보겠는데…….’
마음 같아서는 직접 은행에 걸어 들어가 협상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내부의 인원들도 그 남자의 지시를 받은 인물이란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 일말의 양심으로, 보호구 하나 없이 정면에 대원들과 함께 서 있는 것만이 일종의 속죄였다.
‘쏘더라도, 나를 쏘기를……. 여기서 죽는다면 적어도…….’
그리고 그의 요청에, 각성자 아카데미의 입학식이 진행되는 강당에 사람들이 들어갔던 것.
고위 각성자들이 그들의 길드 직원이나 경찰 쪽의 인물의 요청에 따라 강당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이 상공의 한 드론에 찍혔다.
그리고 그것을 확인한 한 남자.
“대장님, 아카데미 강당에서 각성자들이 밖으로 나왔습니다.”
컴퓨터 앞에 앉은 한 남자의 말에 파렌하이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음, 좋아요. 좋아. 이제…… 2분 뒤면 아카데미가 습격당할 거고, 그럼 사건이 벌어져도 아카데미 밖으로 나오려 하진 않겠죠?”
처음에 사건이 일어나서 협조하러 어디로 간 사이에, 자신의 자식이나 가족이 습격을 당했다?
그럼 나중에 사건이 또 일어나더라도 다른 이를 보내라고 할 것이다.
정부 쪽도 방금 습격이 있었는데 거길 비우라고 할 정도로 무식하진 않을 거고.
“그럼, 2단계와 3단계를 동시에 시행하죠. 권왕님?”
다음 단계의 진행과, 혹시 모를 백업을 위한 팀원에게 연락을 하는 파렌하이트.
-들린다.
“그럼, 대기해 주세요.”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자신에게 보고가 들어올 테니, 모든 문제를 물리적으로 해결 가능한 권왕을 대기시키는 파렌하이트.
-……싫다.
“……네?”
하지만 어째서인지, 권왕이 거부의 의사를 밝혔다.
-지금 바로 가면 되는 거 아닌가?
“……어, 지금 가시면 아카데미에서 나온 각성자들이 협공을 할 수도 있는데요?”
-……납득했다. 대기한다.
“휴…….”
파렌하이트는 작전 중 가장 큰 고비 하나를 넘기고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권왕은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고서는 무조건 자기 마음대로 활동하는 인물.
평소엔 얌전하지만, 날뛰어도 되는 임무 때에는 통제가 거의 불가능했다.
“자, 그러면…… 이제 협회 건물에 폭탄을 좀 날려 볼까요? 드론, 준비됐죠?”
파렌하이트의 말에 컴퓨터를 보던 다른 남자가 대답했다.
“네.”
“그럼, 갑시다! 아, 음악도 하나 틀어 줘야 재밌겠죠. 여러분도 들으면서 하세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악입니다.”
파렌하이트는 그렇게 말하고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꺼내고 휴대폰으로 음악을 틀었다.
-Tonight~ I'm gonna have myself~
입학식이 한창 진행 중인 강당 내부, 지연은 옆에 있는 수연을 불안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크흠, 학생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이 아카데미의…….
나이가 지긋한 한 노인의 인사말이 시작될 때, 지연은 입을 열었다.
“언니…… 지금 뭐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응? 왜?”
“그게…… 방금 전에, 아빠가 급하게 바깥으로 나가셔서…….”
서 비서의 다급한 표정과 갑자기 굳었던 황준의 표정을 보았던 지연.
하지면 수연은 태연하게 대답해 주었다.
“볼일이 있을 수도 있지?”
“그럴 리가요, 오늘 제 입학식 때문에 절대 방해하지 말라고 엄포까지 놓으시던 분이었는데…….”
태연하던 수연도 그 말에는 잠깐 표정을 굳혔다.
방금 전, 지연의 아버지가 단군 길드의 길드장인 걸 들었고 딸에 대한 과한 수준의 애정도 보았기 때문이다.
“……뭔가, 사고가 일어나서 각성자 차출을 한 게 아닐까? 가끔 뉴스에 나오잖아.”
수연도 눈치가 느린 편은 아니었기에 몇 명이 나가는 건 봤었다.
“근데, 저희 아빠는 염동력이시긴 해도 공격에만 쓰신단 말이에요…….”
“……자, 잔해 같은 걸 치우는 데 동원을 하려나……?”
그렇게 둘이 불길한 대화를 나누고 있을 무렵, 영의는 갑작스럽게 눈앞에 나타난 알림 창에 당황했다.
[위험합니다.]
“……응?”
갑자기 다짜고짜 위험하다고만 말하다니, 뭐가?
[현 위치로 수많은 생명체들이 접근하고 있다고 Alrim이 알립니다. 서둘러 대피를 권고합니다.]
“……아버지, 저 잠깐 밖에 나갔다 올게요.”
“응? 화장실은 안에도 있는데?”
영의의 말에 화장실이 급한 것이라고 넘겨짚은 정권은 대충 대답해 주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일단 나중에 얘기할게요!”
“앗, 야! 영의야!”
급하게 바깥으로 뛰쳐나가는 영의.
강당의 밖으로 나와 그는 다급히 아카데미 주변에 세워 둔 그의 바이크를 찾았다.
차에는 다른 가족들이 모두 끼어 타서 영의 혼자만 바이크를 타고 온 게 다행인 순간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야……?”
평소에는 배달 주문 외에는 침묵을 유지하는 알림이가 갑작스럽게 뭔가를 알려 온 적은 없었기에 영의는 다급해졌다.
“…….”
그렇게 상공으로 날아올라 아래를 내려다보자, 영의는 할 말을 잃었다.
새카맣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수많은 무언가들이 아카데미 쪽으로 몰려오고 있었다.
“……알림아.”
[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혹시 저게 전부 몇 마리인지 아니?”
겉보기에만 저렇지,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도 있었기에 영의는 알림이를 믿고 물어보았다.
[……계산 중.]
[계산 완료. Alrim이 괴수들이 얼마나 되는지 알려 드릴까요?]
“……부탁해.”
[많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래, 사실 정확하게 알면 오히려 힘이 빠질 것 같아.”
영의도 아까 몇몇 각성자들이 나가는 걸 보았다.
아니, 정확히는 느낄 수 있었다.
몸에 강한 마력을 지닌 인물들이 하나둘씩 강당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저만큼 많이 모아 왔으니, 멀리서 온 건 아니고. 아마 가까운 약소 게이트에서 죄다 긁어모아 온…… 거겠지?’
어느 정도 합리적인 추론을 해 보고는, 가장 큰 무리가 몰려오는 곳으로 날아가는 영의.
그는 날아가는 중, 기능이라고는 그저 깡통에 가까워진 그의 은색 헬멧을 꺼내 머리에 뒤집어썼다.
“……영웅 같은 건 체질에도 안 맞고, 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는데…….”
아무리 약해도, 저 정도 수면 괴수가 아니라 들개를 풀어놔도 아카데미의 사람들은 다치거나 피해를 입을 거다.
그리고 강당에는 자신의 가족들과, 제자가 있었다.
아직은 자신만큼 강하지도 않고, 스스로의 힘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각성자 아이들도 있었으니…….
‘……뇌신무로, 힘을 적당히 쓰면 되겠지.’
광역기에 가까운 뇌신무였지만, 출력이 좋은 만큼 연비가 좋질 못했다.
“……아카데미 앞, 도로에서 막는다.”
도로에는 전봇대가 있으니 간간이 뇌기를 보충해 가며 싸우면 어떻게든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도로에 가까워져 속도를 늦추며 내려가던 순간, 영의는 빠르게 다가오는 무언가를 느끼고 순간적으로 멈추었다.
“……뭐야?!”
그리고 그 순간, 거대한 무언가가 자신의 앞을 스쳐 지나가며 바닥에 충돌했다.
“……빗나갔나.”
바이크를 급하게 옆으로 돌리며 뒤로 물러나는 영의.
그리고 그의 앞에는 찢어질 것만 같은 끈에 겨우 의지해 얼굴을 가리는 공주님 가면을 쓴 거한이 있었다.
투둑- 투두둑.
그리고 거한은 크게 갈라진 아스팔트 바닥에서 손을 뽑으며 영의를 쳐다보았다.
“……속도를 늦춰서 예측이 빗나갔나. 운이 좋군.”
누가 봐도 수상한 인물이 나타나자, 영의는 뇌기를 빠르게 끌어 올려 주변에 조금씩 뿜어내기 시작했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거한은 영의가 착지를 하기 위해 속도를 늦춰서 주먹을 피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영의는 뭔가 어디서 본 것만 같은 인물…… 아니, 어디서 봤다. 분명하게.
저 덩치는 잊어도 잊을 수 없는 특징적인…….
“……그때 그 사채업자 사무실에 있던 2인자 형님?”
그리고 그 순간, 파렌하이트는 깜짝 놀라며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지금 그는 드론으로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권왕이 자리에서 이탈하더니 아카데미 쪽으로 간 것이다.
그러고는 은색 헬멧을 쓴 누군가와 대치하는 장면을 보자 곧바로 그와의 통신을 연결하는 파렌하이트.
“권왕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아직 다음 단계의 진행이……!”
-강자를 발견했다.
“……네?!”
파렌하이트는 다급하게 그의 가면에 붙은 카메라와 마이크를 작동시켜 자신의 앞에 놓인 모니터에 띄웠다.
[No Signal]
“……젠장! 가면 사이즈가 안 맞아서 카메라는 없었지!”
프린세스를 작게나마 원망하며 어떻게든 마이크에서 나오는 음성이라도 들어 보려 한 파렌하이트.
그리고 그는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움직임을 멈췄다.
-치직…… 사채업자 사무실……. 치직.
어째서인지 잡음이 심한 마이크.
현장에서 영의가 뿜어내는 뇌기 탓이었지만, 파렌하이트는 그것을 알 도리가 없었으므로 다른 장비를 탓하듯이 블루투스 스피커를 벽에 던졌다.
쾅!
-I'm burnin' through the sky, yeah~
“……대체, 대체 어디서 계획이 샌 거야……?! 그래서 내가 아무나 사무실에 있으라고 했잖아, 무능한 놈들이……!”
평소에 존댓말을 하던 습관은 어디로 간 건지, 격분한 듯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주먹을 쥐는 파렌하이트.
-200degrees!
그리고 그런 와중에도 그가 아까 틀어 뒀던 음악은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
-That's why they call me Mister Fahrenheit~
“닥쳐!”
파렌하이트는 성질을 내며 휴대폰에서 음악을 정지시켰다.
“아무래도…… 조만간…… 후욱. 휴가를 가거나, 조금…… 변화를…… 후욱. 줘야……겠……네요…….”
말하는 중간중간 강제로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다스리려는 듯한 파렌하이트.
지금까지의 계획은 틀어진 게 없었기에 계속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 내 계획은 충분히 준비됐다. 변수 하나나 둘 정도는 오히려 상정 범위다.’
그렇게 판단하고는, 권왕에게 변수를 제거해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통신용 마이크를 들었다.
“권왕님? 눈앞의 사내를 빠르게 처리해 주시죠.”
-싫다.
“……네? 뭐라고, 이 자식아?”
아까 다듬은 평정심은 어디로 갔는지, 곧바로 존댓말이 사라진 파렌하이트.
-강자와의 싸움은 내가 언제나 바라던 것이다. 그리고, 끊겠다. 방해가 있는 건 안 되니까.
“권왕? 야! 이 근육 돼지 놈ㅇ…….”
-삐이이이이익~
권왕이 통신기를 부순 듯, 높은 고음이 흘러나왔다.
“……후후, 흐하하하하…… 하하하하!!”
그리고 파렌하이트는 그 자리에서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한편 아카데미의 앞.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군. 이제 진짜 싸움을 시작할 때다.”
“……당신도 이게 좋아서 하는 일은 아닌가 봐?”
금방이라도 덤벼들 것같이 투기가 끓어오르던 거한은, 인이어에 대고 뭐라고 말하더니 이내 인이어를 부숴 버렸다.
“아니, 강자에 대한 최선의 예의지. 그 어떤 것도 끼어들게 하지 않은 채 싸움을 하는 거다.”
거한은 그렇게 말하고는 주먹을 쥐며 영의를 바라보았다.
물론, 가면을 쓰고 있어서 바라보는 건지 어떤진 몰랐지만.
“……그런 것치곤, 저기서 몰려오는 괴수들이 너무 많은데? 설득력이 없지 않아?”
“과연, 하지만 저것에 손을 대는 것은 나의 관할이 아니다.”
큰 계획의 일부였기에, 괴수들을 막아서는 안 됐다.
개인의 일탈이야 약간의 잔소리겠지만 계획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동은,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저걸 막는 건 내 관할인데?”
“그렇다면 나를 넘어서서, 저 괴수들을 막아 봐라! 나는 권왕이다!”
그렇게 말하며 거한…… 아니, 권왕이 영의에게 주먹을 날리며 달려들었다.
“이미 알고 있는 주먹쟁이가 셋은 된다!”
그리고 뇌기를 폭발적으로 뿜어내며, 섬광과 함께 권왕의 주먹에 맞서는 영의.
입학식이 아무런 문제 없이 진행되는 동안, 바깥에서는 결전이 벌어지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