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19)
각성자 아카데미의 입학식이 열리는 금요일 아침.
오전 9시가 되었고, 이는 대부분의 가게와 우체국, 은행 같은 곳이 문을 여는 평균적 시간이었다.
위잉-
착, 착, 착…….
셔터 문이 조금씩 접히는 소리와 함께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고, 이내 유리문을 통해 안의 풍경이 비쳤다.
약간 묵은 잡지와 오늘자 신문,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앉아서 읽기 위한 적당한 소파들.
친절하게 맞이해 주는 직원이 있는 접수처와 번호표를 뽑는 기계까지.
어디서나 볼 법한, 은행의 풍경이었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은행이 여는 시간에 맞춰 오는 고객들은 꼭 있었다.
“1번 손님~ 창구로 와 주세요~.”
그렇게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 영업을 하는 은행.
약간의 시간이 지나, 9시 30분이 되자 한 명의 손님이 들어왔다.
“쿨럭, 쿨럭. 크응-.”
감기가 심한 건지 비염이 있는 건지, 마스크를 쓰고 들어오는 손님.
그리고 그 손님은 들어오자마자 번호표를 뽑거나, ATM기로 직행하는 일반적 손님과 달랐다.
“저기…… 에취!”
흔히 청경이라 불리는 은행 경비에게 다가가는 마스크를 쓴 손님.
은행 업무에 대해서 잘 모르고, 어디에 가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손님들의 경우는 대부분 경비가 도와주는 편이었다.
본래 직원이 담당해야 하지만, 경비의 경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항상 대기하기에 은행 업무 보조의 차원에서 안내역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은행도 마찬가지였다.
“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평소에도 고객들을 자주 도와줬던 경비원 차정빈.
그는 감기를 앓고 있는 듯한 손님에게 다가가며 친절히 웃어 보였다.
“어…… 그게, 제가 형이 타던 차를 사 가지고 돈을 많이 보내야 하는데…… 제 계좌가 이체에 제한이 있다고 해서요…….”
마스크를 쓴 손님이 약간 불안한 듯한 눈빛으로 말하자, 정빈은 웃어 보였다.
‘아, 피싱 오해를 받을까 봐 저러는 건가?’
“아, 그거라면 여기서 번호표를 뽑고…….”
친절히 안내하기 위해 자신의 옆에 있는 번호표 뽑는 기계 쪽을 가리키던 정빈.
예전의 표만 뽑아 주던 구식 기계완 달리, 신식이라 용도별, 업무별 정보와 해당 업무용 번호표도 골라서 뽑아 주는 터치 패널이 달린 큰 기계였다.
그러나 그때 손님이 정빈의 어깨를 잡았다.
“……아, 무슨 일이신가요?”
순간 움찔했지만, 손님이 별 위해를 가하려 하지 않는 듯 보이자 안심한 정빈.
“재…… 재채기가…….”
손님은 재채기가 나오려고 한다는 듯, 고개를 잠깐 돌렸고…….
“흐에-.”
무의식적으로 호흡을 들이쉬던 타이밍에, 갑작스럽게 어깨에서 정빈의 머리로 올라가는 손.
턱.
“어……?!”
쾅!
“……취.”
팟- 파직-
정빈의 머리를 잡고 그대로 기계에 박아 버린 마스크를 쓴 남자.
그리고 남자는 은행 내에서 울려 퍼진 큰 소리에 안에 있던 손님들과 직원들이 잠깐 당황해 움직임이 멈춰 있는 동안 행동을 개시했다.
“움직이지 마! 움직이면 다 죽는 거야!”
품속에서 작은 기관단총을 꺼내 주위를 향해 겨누며 소리치는 남자.
“꺄아아악!”
“움직이지 마! 소리 지르지도 마! 전부 닥쳐!”
그리고 내부에서 약하게 울린 비명이 신호라는 듯, 갑작스럽게 은행 안으로 몇 명의 남성이 들이닥쳤다.
“전부 꼼짝 마! 거기 너희들! 다 일어서!”
“손 떼! 책상에서 손 떼라고! 다 손들고 일어서!”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복면 쓴 괴한들.
그들은 전부 손에 총기를 하나씩 들고 있었고, 어깨에 큰 더플백들을 둘러메고 있었다.
“으, 은행 강도……?”
“그래, 은행 강도다! 그러니까 전부 여기로 모여! 거기 너! 매니저 불러와!”
괴한들은 이런 상황이 익숙한지, 재빠르게 행동을 시작했다.
“인질 포박 끝!”
“직원들 잘 살펴.”
“네가 매니저냐? 금고 열어.”
그렇게 복면 쓴 괴한들이 일사불란하게 각자의 작업들을 시행하고 있자, 처음에 경비를 공격했던 마스크의 남자는 인이어를 꺼내 귀에 꽂았다.
“은행 제압 완료했습니다. 시작합시다.”
누군가에게 보고를 하듯, 상황을 이야기해 주는 남자.
그리고 인이어 안쪽에서 다른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좋아요, 그럼 이제 경찰 쪽에 연락이 갈 겁니다. 사실 은행에서 알람이 울리길 바랐는데…… 상당한 프로시네요?
“……기본이죠.”
-네, 그럼 보너스를 드릴게요! 지금 작전용 핸드폰에 문자가 하나 갔을 겁니다!
띠링.
남자의 주머니에서 작은 알림음이 울렸고, 그걸 살펴보자 거기엔 규칙성을 알 수 없는 숫자와 문자들이 적혀 있었다.
-추적 못하게 만든 해외 계좌들입니다. 보수는 이미 다들 확인하셨죠?
“네, 들어오기 전에.”
-좋아요, 이제 은행에서 현금은 현금대로 챙기고, 그 계좌로 돈을 보내세요! 법적으로 안 걸리게 적당량만! 무슨 말인지 알겠죠? 프로니까?
“이해했습니다. 근데, 퇴로는…….”
-아, 걱정 마요. 어제 설명한 대로만 해 준다면 한…… 세 명만 잡히고 끝날 거니까.
인이어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남자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 금고는 열 수가…….”
“거짓말하지 마, 이거 왜 이래? 아마추어도 아니고. 프로면 프로답게! 매니저 정도면 알 텐데? 아, 잘릴 게 걱정돼서 그러는 건가?”
“꺄아악!”
“직원 좀 죽이면, 협박당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해도 이해해 줄 거야. 뭐, 한국의 특성상 뭘 해도 널 자르겠지만.”
“매, 매니저님…….”
“여, 열겠습니다! 열게요! 시,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주위의 동료들은 아무도 이 말을 듣지 못한 듯했다.
-아, 걱정 마세요. 당신만 듣고 있으니까. 아무리 그래도 저는 현장에서 모은 부하들보다는 직접 해외에서 스카우트해 온 인물을 더 높게 칩니다.
남자는 인이어 안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주변을 둘러보다, CCTV를 발견했다.
“……보고 계신 겁니까?”
-네! 재밌네요. 이 나라의 경비는 왜 손님들을 도와주는 걸까요? 총이라도 맞으면 어쩌려고? 아, 여긴 총기가 불법이죠?
“…….”
-아…… 그리고, CCTV는 해커 팀들이 알아서 먼저 처리했습니다. 영상은 제가 보고 있어요. 넉넉잡아 2시간만 잘 버텨 주세요~
“……알겠습니다.”
이내 마스크 쓴 남자는 주머니에서 복면을 꺼내 머리에 뒤집어썼고, 그 안으로 손을 넣어 쓰고 있던 마스크를 꺼냈다.
“자, 두 명만 금고에 붙고. 나머지는 돈 챙겨라. 그리고, 직원 한 명만 보내.”
그렇게 사건 현장은 조용했지만 경찰 측에서는 소란스러워진 은행 강도 사건이 시작되었다.
한편, 어떤 사채업자의 사무실.
그 사무실은 사채업자가 운영하는 곳과는 다르게 수많은 모니터와 여러 대의 컴퓨터가 동시에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컴퓨터 앞에는 몇몇 사람들이 앉아서 키보드를 열심히 두드리고 있었다.
그중, 복면 쓴 사내들이 은행 안에서 서성거리는 모습을 비추는 모니터를 바라보던 한 남자가 중얼거렸다.
“흐음, 흠. 1단계는 성공적. 역시 미국에서 활동하던 인물이라 그런가, 일 처리가 확실하고…….”
대부분의 활동원은 이 나라에서 구했지만, 핵심인 리더는 프로 강도단에서 스카우트해 왔다.
“역시 머니메이커 출신. 강도 짓엔 타고났네요. 그럼…… 2단계로.”
-치직…… 현재 사거리 쪽 은행에 강도 사건 발생. 전 인원 집결.
남자는 소란스러워지는 경찰 무전을 듣고는, 다른 쪽 모니터로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앞에 있는 여러 개의 마이크 중 하나를 집어 들고는, 톡톡 두들겼다.
“아…… 들리나요?”
-네, 들립니다.
이내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
“좋아요. 이제 슬슬 준비하세요.”
-확인했습니다. 스탠바이.
이번 작전의 계획자인 파렌하이트, 그가 직접 작전을 중계하며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한편, 오늘 입학식이 열리는 각성자 아카데미.
각 계층의 유력 인사들과 심지어는 정부 측 고위 인사들도 오는 의외로 큰 행사였다.
“엄마, 나 뭐 어디 이상한 거 없지?”
오늘 이곳에 입학이 예정된 입학생, 수연이 가족들을 바라보며 자신의 옷을 점검하고 있었다.
“이상한 거 없으니까 진정해.”
“영의 오빠는 센스가 없으니까 그 말 못 믿겠어.”
“……뭐?”
“대충 입어도 화보이긴 한데…….”
그 말대로 흰 와이셔츠에 검은 바지, 간단한 헤어스타일링으로 멋은 안 냈음에도 빛나고 있는 그녀의 오빠 영의.
“근데…… 아니다, 됐어……. 그냥 오빠는 매일 재킷에 청바지만 입고 다녀. 그래도 좋다는 언니는 많잖아?”
“야, 너 언제 적 얘기를 아직까지! 그리고 그거 사려고 간 백화점이야!”
어제 얘기했던 백화점에서의 헌팅 이야기를 꺼내는 수연.
영의는 약간 언성을 높이며 수연의 손목 부분을 가리켰다.
“흥! 그것보다, 돈은 어디서 나서 이런 걸 사 준 거야?”
수연은 자신의 손목에 있는 손목 보호대를 살펴보았다.
말이 손목 보호대지, 권갑으로 써도 될 정도로 손을 보호해 줄 수 있고 능력의 보조도 해 주는 고성능의 물건이었다.
“……있어, 아무튼 학교생활…… 맞나? 아카데미 생활 잘하라고 주는 거니까 가서 잘 행동해.”
“잠깐, 저게 뭐니? 비싸 보이는데…….”
“……영웅이가 사 줬을 리는 없고, 영환아……?”
영의의 아버지, 정권이 옆을 보며 물었다.
마치 네가 사 준 거냐고 묻는 듯, 자신의 둘째 아들 이름을 말하는 정권.
그리고 옆에 있던 양복 차림의 한 남성이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 저 아직 월세 사는데요…….”
오늘 아침, 집에서 나오면서 수연이 너무 자랑스럽게 내보이길래 어제 말해 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정권은 딸인 수연을 바라보았고, 수연은 자신의 막내 오빠인 영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수연의 시선을 따라 모두 영의를 바라보는 가족들.
“어…… 제가 사 준 건데요.”
가족들이 모두 자신을 쳐다보자, 순순히 털어놓는 영의.
영의네 부모님은 오늘 입학식이 열리는 이곳에 와서야 겨우 수연이 받은 선물의 존재를 눈치챘다.
“미안하다, 영의야. 이 부모가 못나서……. 우리가 사 줘야 하는 건데…….”
“아니요, 신경 쓰지 마세요. 제자 선물 주는 김에 산 거니까.”
실제 가격은 지연에게 준 것보다 수연이 받은 것이 더 비쌌지만, 그 사실을 말하지는 않기로 했다.
“야, 영의야…… 근데 저거 얼마니……?”
영의의 아버지, 정권이 겉모습부터 고급져 보이는 손목 보호대를 보며 그렇게 말하자 영의는 침묵했다.
“…….”
“비싸니……? 많이……?”
“어, 화연이다. 손이라도 흔들어 줄까?”
어지간한 차 한 대 가격보다 비싼 걸 두 개나 샀다고는 말할 용기가 안 났던 영의는 주제를 바꿨다.
마침 유명 인사들과 초대 손님들이 오는 상석에 도착한 화연은 자리에 앉으려던 찰나, 자신을 쳐다보는 누군가의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
‘어, 선배……? 맞다. 수연이도 입학이랬지.’
그리고, 영의가 그녀를 보고는 손을 작게 흔들자 화연도 영의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러자 실내가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상당한 미모와 실력으로 유명했던 그녀였기에, 팬들이 많았고…… 그 팬들은 이곳에도 있었다.
“오오, 날 보고 웃어 주셨어!”
“아니야, 날 보고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신 거야!”
“진정해, 멍청이들아! 우리 모두에게 웃어 주신 거야!”
일부 팬들이 격렬한 반응을 보자, 영의와 화연은 둘 다 동시에 손을 내렸다.
“……오빠, 진짜 화연 언니한테 잘 대해 줘야 한다?”
“알고 있어, 알고 있다니까. 빨리 내려가.”
입학식은 아카데미의 대강당 안에서 열릴 예정이었고, 1층에는 신입생들이, 그리고 2층에는 그들의 가족들이 자리하여 입학식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아직 시작 시간이 되지 않아 가족들과 함께 모여서 대화를 나누는 신입생들이 많았고, 대부분이…… 수연보다 어렸다.
“이야, 역시 대부분 있는 집 자식들인가……?”
“뭐…… 그만큼 등록금이 비싸잖아.”
영환과 영의는 2층에서 다른 이들을 내려다보며 그렇게 말했다.
일반 직장인과 별다를 것 없이 사는 둘째 영환과,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배달업만 뛰고 있던 영의였으니까.
그리고 그때, 강당 내부에 방송이 울려 퍼졌다.
-10분 뒤에 입학식이 시작되니, 신입생 여러분들은 1층으로 내려와 착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들었지? 빨리 가.”
“아, 왜? 지연이 찾아서 갈 거야.”
그나마 이 강당 내에서 아는 사람이라고는 가족과 화연, 그리고 지연뿐이었기에 지연과 함께 가려는 수연.
“걔는 저기 있는데?”
“뭐? 어디?”
영의는 어딘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수연이 그 방향을 쳐다보니 저 멀리에 지연 같아 보이는 인물이 보였다.
“……저게 보여?”
“아니, 안 보여. 그냥 감이야.”
“무슨 감이…….”
“같은 전격계라서 알아.”
“치…….”
그래도 방향과 위치는 대충 알아냈으니, 밑으로 내려가려던 수연.
그러나 그녀는 내려가기 전에 잠깐 멈칫하고는 다시 뒤로 돌아 영의를 바라보았다.
“선물…… 고맙게 잘 쓸게.”
“그래, 고마운 줄 알면 됐다.”
“나, 나중에 갚아 줄게!”
그 말을 끝으로 수연은 곧바로 밑으로 내려가 방금 전 지연을 봤던 곳으로 향했다.
“지연아!”
반갑다는 듯이 웃으면서 지연에게 다가갔으나, 그 옆에 아까는 못 봤던 한 남성이 있었다.
“아, 언니.”
“음? 누구?”
지연과 가까이 붙어 있고, 또 이 안에 있는 사람이니 가족일 거라 생각한 수연.
“어…… 아, 안녕하세요? 지연이랑…… 친한 언니입니다.”
“음…… 반가워요. 지연이 애비 되는 사람입니다. 그보다, 어쩌다 친해지게 된 건가요?”
처음 만남부터 곧바로 단도직입적인 질문을 던지는 남성.
‘어, 어디서 본 거 같은데……. 아닌가? 이상하다?’
수연은 갑작스럽게 들어온 질문보다 어디서 본 것만 같은 지연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려 애썼다.
“아, 아빠!”
지연은 자신의 아버지인 황준을 말리려 했지만, 수연은 기억을 떠올리려 애쓰느라 그냥 대답해 주고 말았다.
“아하하, 얘가 저희 집 체육관에 와서 뭘 배우려고 해 가지고…… 알게 됐는데요…….”
그리고 그 순간, 황준의 표정이 변하였다.
“……찾았다.”
“……네?”
황준은 드디어 자신의 딸이 요즘 어디서 뭘 하는지, 또 혹시 모를 남자 친구에 대한 의혹을 밝혀낼 단서를 찾았다.
* * *
아카데미에서 한참 떨어진 산.
왜앵-
“어후, 갑자기 무슨 일이래?”
“그러게……. 무슨 경찰차들이 저렇게…….”
곧 있으면 개학을 맞이하는 대학생 둘이 산 아래의 산책로를 걷다가 건너편 도로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달리는 경찰차들을 보았다.
“……어디서 뭐 사고라도 났나?”
“그럼 경찰차가 아니라 구급차가 갔겠지.”
“그런가?”
“야, 방학 좀 했다고 벌써 멍청해졌냐?”
둘은 절친한 친구 사이인지, 서로 간에 상당한 막말을 주고받았다.
“응, 너 평균 2.8~.”
“그러는 넌 장학금도 못 받는 게~.”
“알바로 채웠어~.”
“그 돈이면 유럽 여행도 가겠다.”
“유럽은 가 봤냐?”
“그러는 넌……. 응?”
크르릉-
뭐라고 반박하려고 한 그 순간, 산 쪽에서 무언가의 소리가 들렸다.
“야, 무슨 개 소리 같은 거 안 났냐?”
“개소리는 네가 하는 게…….”
친구가 여전히 계속 장난스러운 분위기이자, 표정을 굳히는 다른 학생.
“아니, 진짜 무슨 개가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개라도 있는 거 아냐? 유기견들 많잖아.”
“그렇다기엔 소리가…….”
크륵, 컹!
크라락, 칵!
“으아아악!”
산 쪽의 풀숲에서, 수많은 짐승들이 나타나 그들을 덮쳤다.
그리고 그 짐승들은, 아카데미를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