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들과 함께하는 연예계 생활-109화 (109/124)

< 어떻게 저게 걸그룹이냐고 >

“결국 왔네.”

“뭐야?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말하네?”

“아냐, 너무 좋아서 그렇지.”

우리는 결국 추어탕 집에 왔다.

미국에서 함께 돌아온 유진이와, 추어탕을 먹자고 말했던 별이, 그리고 서연이와 정아까지.

현재 가장 핫한 그녀들과 함께 나는 구수한 미꾸라지 탕을 먹으러 왔다.

“그동안 별 일 없었지?”

간만에 회포를 푸는 자리다. 나는 애들 모두에게 물었고.

서연이는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

“별 일 없었어요. 아이돌 체육 대회 때 일이 있긴 했는데 그건 알고 계시잖아요. 사장님이랑 유진 언니는요? 클레이랑 작업했다면서요?”

별이와 정아의 눈빛이 빛났다.

빨리 썰을 풀어달라는 듯 재촉하고 있었다.

이에 나는 우리가 했던 경험을 생생하게 풀었다.

연예계에서 많은 일이 있었던 내게도, 클레이와 있었던 경험은 매우 특별했으니.

아직 머릿속에서 조금도 지워지지 않고 그대로 기억하고 있었다.

“크으. 이 맛이지.”

썰을 푸는 도중 나온 추어탕.

정아가 맛을 보더니 감탄사를 터뜨렸고, 별이가 뿌듯하게 웃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맛있어요. 제가 먹자고 하길 잘했죠?”

“야, 내가 너한테 추어탕 알려준 거 아냐.”

“저도 추어탕은 예전에 먹어봤어요. 그리고 오늘은 제가 먹자고 한 거잖아요.”

“이게···!”

나는 그녀들의 작은 언쟁을 뒤로 하고 계속 썰을 풀었다.

“뮤비에서 클라이막스 파트를 유진이가 추는 걸로 했어. 사실 클라이막스 장면에 클레이가 아니라 유진이가 나와도 되나 싶었는데, 춤 보니까 괜찮겠더라. 클레이도 엄청 대만족하더라고.”

서연이가 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유진 언닌데 당연히 괜찮겠죠.”

다들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유진이를 아는 사람들 중, 그녀의 실력에 대해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클라이막스 때 인상적인 장면을 찍을 수 있어서, 오히려 탁월한 선택일 터.

뮤비가 나오면 그때 또 다시 유진이의 이름이 전세계에 쩌렁쩌렁 울릴 것이다.

우리 테이블은 정신없이 추어탕을 먹으면서도 대화가 끊기지 않았다.

난 서연이에게 물었다.

“서연아,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또 곡 쓴 거 없지?”

“네, 없어요.”

여유가 되면 또 써보라고 했는데 바빠서 쓸 시간이 없었나 보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사실 그 한 곡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

“그래? 알겠어. 그럼 싱글 앨범으로 활동하자. 이제 바로 작업 들어갈 거야.”

말이 끝나자마자 내 얼굴에 시선이 쏠렸다.

난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다들 왜 그렇게 봐? 처음 듣는 사람들처럼. 다들 알고 있었잖아. 우리 돌아오면 바로 시작한다는 거.”

유진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놀란 거 아닌데.”

“그럼?”

“기대돼서요. 왠지 이제 진짜 걸그룹 된다니까 설레기도 하고. 걸그룹, 얼마나 설레는 단어예요.”

“하하. 글쎄? 너희보다 대중들이, 그리고 팬분들이 훨씬 설레지 않을까? 아직도 얼마나 난리인데. 빨리 데뷔하라고.”

우린 서로를 돌아보며 묘한 감상에 빠졌다.

물론 먹는 걸 쉴 정도는 아니었다.

이게 너무 맛있기도 하고.

“추어탕은 먹을 땐 너무 좋아. 막상 내가 직접 사먹고 싶지는 않은데.”

“얼씨구? 그럼 먹지 마! 다른 거 시켜!”

“정아야, 누가 맛 없대? 엄청 맛있다고 말하고 있잖아. 아, 그리고 너 체육 대회 때 별 일 없었던 거 맞지? 독설에 자신 있다고 MC 한 거라면서.”

정아는 눈썹을 올리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거 왜 이래? 내가 어디서 뭐 사고 치는 거 봤어? 적당히 했으니까 걱정 마. 나도 짬밥이 있지.”

“···그렇지?”

정아의 말을 듣고 나니, 방금 전까지 맛있었던 추어탕이 갑자기 텁텁해졌다.

뭐지? 왜 맛이 변한 것 같지?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별 일 없었겠지.’

나는 물로 입안을 헹구며 다시 숟가락을 들었다.

그리고 입안 가득 추어탕을 넣었을 때.

별이가 막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아! 오빠, 저 내일 김송송송 영상 1편 올라오는데 같이 보실래요?”

***

“저녁 안 먹어?”

김별의 어머니가 김별에게 물었다.

“나 사장님이랑 같이 먹어야 돼. 엄마, 반찬은 언제 싸줄 거야? 사장님 갖다 드려야 돼.”

“아직 퇴근도 안 하셨다며. 밥 먹고 싸줄게.”

“···.”

김별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어머니는 첫 숟가락을 뜨셨고, 그때 김별의 핸드폰이 울렸다.

[나 퇴근했어.]

“엄마! 사장님 퇴근하셨대!”

“···이제 첫 숟가락 들었다. 오시는 데까지 시간 있을 거 아냐. 지금 차 막히는 시간인데.”

“퇴근하셨다니까!”

어머니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숟가락을 내려놓으셨다.

“하여간 딸내미 키워봐야 아무 소용 없어.”

어머니는 식탁에서 일어나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내셨다.

그리고 새로운 반찬통에 옮겨 담기 시작했는데.

“엄마 좀 더 담아줘. 아, 아니다.”

김별은 새로 담은 반찬통을 냉장고에 넣고, 원래 반찬들이 담겨 있던 큰 통을 차곡차곡 쌓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그런 김별을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아주 거덜을 내라, 거덜을 내.”

“사장님한테 주는 건데 엄마는 이게 아까워? 내가 잘된 게 다 누구 덕분인데.”

“그래···. 다 줘라, 다 줘.”

김별은 꽤나 효녀였다.

그렇기에, 어머니의 말씀을 착실히 따랐다.

아주 냉장고를 거덜을 낸 것.

“너 그거 다 들고 갈 수는 있니?”

“괜찮아. 어차피 집도 가까운데.”

어머니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아, 사장님 도착하셨대. 엄마 나 갔다 올게.”

김별은 양손을 아주 무겁게 집을 나섰다.

얼굴엔 싱글벙글 미소를 띠우면서.

***

이제 본격적으로 걸그룹 데뷔 프로젝트를 꾸려야 할 때.

회사에 출근하고는 내내 회의만을 이어갔다.

그리고 퇴근 후.

집에 도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별이가 우리집에 찾아왔다.

양 손 무겁게.

“이거 엄마가 오빠 주라고 싸주신 거예요.”

“···뭘 이렇게 많이 싸주셨어?”

“괜찮아요. 집에 반찬 많아요.”

헤헤, 웃는 별이를 보니 나도 웃음이 나왔다.

우리는 함께 냉장고에 반찬을 쌓았다.

“어머니한테 너무 감사하다고 전화 드려야겠다. 이렇게까지 안 주셔도 되는데.”

김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아니에요. 어머니 지금 바쁘셔서 전화 받기 어려우세요. 그리고 그런 감사 인사를 바라는 것도 아니셔서요.”

“그래도 전화 드려야지. 지금 바쁘시면 내일쯤 전화 드려야겠네.”

“아니에요. 어머니 부담 느끼실 거예요.”

그럼 어쩔 수 없지.

나와 별이는 식탁에 앉아 밥을 먹기 시작했다.

“팬들이 이번 컨텐츠 보면 엄청 좋아하시겠다. 그치? 아무 예고도 없이 나왔으니까 더 좋아하실 거야. 깜짝 선물 받은 것처럼.”

“많이 좋아해주시면 좋겠어요.”

“랩은 할 만했어? 8마디나 했잖아. 곡 들어보니까 되게 잘했던데.”

“다들 많이 도와주셔서요.”

이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함께 집에서 밥을 먹는 게 얼마만인지.

온화하고 따스한 공기가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우리는 밥을 다 먹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리고 5분쯤 뒤, 영상이 올라왔다.

[김송송송의 래퍼 도전기 Ep.1]

대중들의 손길이 닿기에 차고 넘치는 제목이었다.

어쩜 썸네일도 너무 귀엽다.

두꺼운 금목걸이와 삐까번쩍한 메탈 시계, 그리고 금팔찌라니.

이걸 어떻게 안 보고 배겨.

***

직장인 장진영.

그는 회사가 지겨워도 너무 지겨웠다.

“어떻게 야근이 끊이질 않아. 이건 뭐 다 따져보면 최저 시급이고 승진할 기미는 안 보이고···.”

한숨만 나오는 매일매일.

지겨운 삶의 유일한 낙이라면 김별 덕질인데, 이제 활동 기간이 끝나버려서 좀처럼 에너지 수급이 되지 않았다.

“쯧.”

생각할수록 늘어만 가는 짜증에 진영은 옥상으로 올라가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때, 핸드폰에 띠링! 알람이 울렸다.

“뭐야?”

이맛살을 구기며 핸드폰을 꺼냈는데.

[김송송송의 래퍼 도전기 Ep.1]

“···뭐야!”

그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아주 순식간에 일어난 극적인 변화.

어마어마한 화학 작용이다. 짜증과 피로가 싹 사라지고, 기대감이 무럭무럭 커져서 그 자리를 대신했다.

안타깝게도 지금 주머니에 이어폰이 없었지만, 머뭇거릴 틈은 없었다.

그는 곧바로 영상을 틀어 최고 화질로 바꾸었다.

-김송송송 씨, 힙합이 하고 싶으시다고요?

-예. 다섯 살 때부터 저는 피아노를 쳤어요. 영재였죠.

-네?

-트로트가 1악장, 헤비메탈이 2악장이었다면, 힙합은 3악장이에요. 이번엔 무조건 성공해 보일 거예요.

입가에 펴진 웃음꽃은 시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눈꼬리는 짙게 휘었고, 광대는 높이 솟아올랐다.

‘귀여워.’

유일한 낙이 또 한 번 그를 치유해주고 있었다.

자신과 같은 느낌을 받는 팬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아무런 예고도 없이 올라온 영상. 깜짝 선물을 받은 것 같아서 기분이 더욱 좋았다.

-에이! 에이! 오늘은 나도 래퍼지! 그리고! 어! 또! 나는···! 나는 있잖아···! 나는··· 있잖···아.”

“하하하하!”

웃음 소리가 커다랗게 터져 나왔다.

귀엽고 웃기다. 랩을 잘하지 못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2편과 3편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높아지면 높아졌지.

“곡이랑 뮤비는 무조건 좋겠지.”

아무리 힙합이라도, 그녀는 이번에도 잘 해내서 또 한 번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지금까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다음엔 블루스나 재즈도 해줬으면 좋겠다. 아니면 헤비 메탈 한 번 더.”

영상을 모두 본 그의 손가락은 자동으로 움직였다.

“한 번 더 봐도 되겠지?”

딱 한 번만 더 보면, 야근을 마쳐도 기분 좋게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

설 연휴가 시작됐다.

그래서 나 또한 오랜만에 휴식을 가졌다.

물론 사장이기에 부릴 수 있는 여유였다.

친척들이 모여 있는 큰집.

우리는 명절에 이렇게 모일 때마다 내가 담당하는 연예인들이 나온 프로그램을 봐오곤 했다.

당연히 아이돌 체육 대회도 몇 번이고 봤었는데.

어떨 땐 억지로 보는 것 같기도 했고, 어떨 땐 애들만 좋아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어른들이고 애들이고 할 것 없이, 모두가 다 온 집중을 쏟아내듯 TV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형! 김별이 이번에 최진솔 구해줬다며. 레모네이드랑은 다 풀린 거야?”

사촌 동생이 물었고, 비슷한 또래들이 내 입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이런 가십거리가 한창 궁금할 때지.

난 피식 웃으며 말했다.

“다 풀렸지, 당연히.”

아직 난 앙금이 많이 남아 있었지만, 그래도 말은 이렇게 했다.

어차피 욕이란 욕은 다른 친척분들이 대신 해주고 있었으니.

GO엔터와 레모네이드에 대한 욕이 한창 무르익어갈 즈음, TV에서 문제의 종목이 시작됐다.

여자 계주 400m.

-레모네이드, 세 명이 전부 다 느리네요. 현재 꼴등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저도 출전할 걸 그랬어요. 저 정도는 나도 뛰는데. 어떻게 세 명이 다··· 그럼 출전하지 않은 두 명은 대체 얼마나 느릴까요? 개인적으로 무척 보고 싶네요.

“···.”

정아의 목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스탭들이 오디오를 조정한 거겠지.

아니면 그냥 정아의 성량이 크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런데 말투가 통통 튀는 건 왜 그럴까? 신이 난 것 같기도 하다.

“정아는 여전히 맵네.”

“쟤가 그래도 진국이잖아. 우리 유민이 따라서 회사도 오고, 수상소감들도 다 좋더만. 사람이 깊어.”

레모네이드를 말할 때와 달리, 정아에게는 어르신들의 칭찬이 자자하게 쏟아지고 있었는데.

나는 도무지 안심을 할 수가 없었다.

정아의 말이 떠올랐다.

‘이거 왜 이래? 내가 어디서 뭐 사고 치는 거 봤어? 적당히 했으니까 걱정 마. 나도 짬밥이 있지.’

그래, 아직까지 사고는 치지 않았다.

선을 넘을 듯 넘지 않고 그 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듯했다.

물론 지금의 발언 자체는 그렇게 매운 건 아니다만, 그 대상이 문제다.

다른 이들도 아니고 우리와 악연이 있는 레모네이드에게 저렇게 쏟아내고 있으니, 멘트보다 훨씬 더 맵게 느껴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드디어 문제의 그 장면이 나왔다.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 위태위태하게 뛰는 최진솔.

그리고 그런 최진솔에게 한 점의 망설임 없이 뛰쳐나가는 김별.

어느 직캠보다도 훨씬 더 적나라하고 자세하게 보여지고 있었다.

여러 카메라들이 찍은 리액션들도 반복적으로 흘러 나온다.

물론 여기 있는 우리 식구들 사이에서도 온갖 리액션이 터지고 있었고.

“어머어머!”

“와! 개쩐다!”

“너무 멋있다, 김별.”

“어디 안 다쳤대!? 어떻게 저렇게 몸을 휙 던질 수 있니?”

“직캠보다 훨씬 더 잘 나왔네. 어쩜 망설임이 하나도 없어. 어머! 저 눈빛 좀 봐!”

그런데 그때였다.

그 어느 리액션 장면보다도 더 자극적인 리액션이.

유정아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야차 같은 얼굴로 외치는 유정아.

-야! 이 정신 xx x아! 네가 거기서 나서길 왜 나서! 너 뭐 돼!?

삐 처리가 됐지만 무슨 말을 했는지, 입모양이 너무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었다.

“···.”

“···.”

“···크흠! 정아가 별이를 많이 아끼나 보네. 사람이 참 깊다니까.”

“형···. 유정아 딕션 끝내준다. 역시 배우는 배운가 봐. 되게 찰져!”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했던가.

유정아의 입은 그때부터 둑이 터진 듯 막힘이 없었다.

-아! 유선호 선수! 씨름하면서 애교를 부리나요? 표정 관리에만 너무 힘쓰고 있습니다. 뭐 팬서비스는 확실하다는 거겠죠? 진정한 프로네요. 아이돌이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고 있어요.

나름 돌려 까고 있는데 별로 돌리지도 않는다.

왠지 돌릴 생각도 없는 듯하다.

-지니 선수 우나요? 눈물 터뜨립니까? 아! 터뜨리네요. 누가 보면 4년 동안 올림픽 준비한 줄 알겠어요. 그만큼 프로페셔널하다는 거겠죠? 아, 참. 저 선수 아이돌이었죠? 예, 뭐, 항상 진심인 모습 보기 좋습니다. 우는 모습도 예쁘네요.

가차 없이 까고 있다.

틈만 보이면 냅다 꽂아버리는 정아.

-와! 팀원이 넘어지는데 자리를 피하네요. 저거죠! 저렇게 본인의 안전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전 저게 맞다고 봐요. 참으로 훈훈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모두 다 깐다.

몇 명을 까는지 세다가 포기해버릴 정도로.

이쯤이면 독설 모음 영상도 만들어지겠네.

“프흐흐.”

“하하하! 유정아는 유정아네.”

“와! 형, 유정아 여기 고정 안 돼? 개재밌는데? 경기보다 해설이 꿀잼이야!”

분명히 이런 프로가 아닌데, 식구들이 개그 프로그램을 보듯이 TV를 보고 있었다.

반면, 내 입에선 허탈한 탄식이 새어 나왔다.

‘걸그룹··· 해도 되는 거 맞나?’

이제 막 가동을 시작한 걸그룹 프로젝트.

아무래도 재고의 여지가 있어 보였다.

어떻게 저게 걸그룹이냐고.

< 어떻게 저게 걸그룹이냐고 > 끝

ⓒ 쏘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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