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다 하다 이젠 매니저까지 >
WE엔터만큼이나 이유진의 데뷔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회사가 있었다.
WE엔터가 망하길 가장 기도하고 있는 GO엔터.
이유진, 김유민과 인연이 깊으면 깊은 대로, 얕으면 얕은 대로.
그저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거나, 손톱을 물어뜯으며 초조해하거나, 여유롭게 웃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김유민, 이유진이 모두 몸 담았던 1팀의 입장은 대부분 동일했다.
이유진의 뮤비가 나온 순간, 다른 모든 일을 다 제쳐놓고 모두 그 뮤비를 봤다.
그리고 이팀장은 두툼한 턱살을 출렁거리며 이를 갈았다.
“이 개 같은 새끼들···!”
이팀장은 속이 뒤집히는 느낌이었다.
그가 분노하는 이유는 명확했다.
대박을 직감했기 때문에.
자신의 밑에 있던 두 사람이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그렇게 꼴보기가 싫었다.
“이유진까지 데려가더니···. 와. 가지가지 하네, 진짜. 이 새끼 일부러 이러는 건가?”
눈살을 찌푸리며 하는 박실장의 말에 윤실장은 조용히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더 예뻐졌네. 진작 꼬셨어야 했는데.”
“까인 주제에.”
“···박실장님도 그렇지 않았습니까?”
“뭐 인마!?”
“솔직히 우리 회사에서 접근하려고 안 해본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방송국이나 기자나 아이돌이고 배우고 여차하면 대시하던데.”
그녀와 누구보다 가깝게 지냈으면서도 대시하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명, 김유민밖에 없었다.
패배감이 짙어지기 시작하며 조용해지는 사무실.
윤실장은 한숨과 함께 물었다.
“진짜··· 얘까지 잘되진 않겠죠?”
“···망할 거야. 얼굴 봐줄 만한 것도 일반인 범주에서지.”
“노래도 더럽게 못 불러요. 망할 겁니다.”
“댄스도 너무 요란해. 이런 걸 누가 좋아한다고. 김유민도 감 떨어졌지.”
내뱉는 말들은 저주였지만, 그들의 목소리엔 힘이 없었다.
.
.
.
이 시각, 이유진과 김유민에 대한 얘기를 하는 건 1팀뿐만이 아니었다.
휴게실, 옥상, 화장실, 복도, 계단.
홍보팀과 신인개발팀, A&R팀, 앨범 마케팅팀, 심지어는 법무팀이나 재무팀 등 김유민, 이유진과 별 관련이 없던 부서들까지도 그들을 화제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와. 김유민 입장에선 우리 회사가 얼마나 우스울까? 진짜 부럽네.”
“이게 다 레모네이드 이수진 때문에 이렇게 된 거 아니야? 지금 와서 보면, 그 일은 김유민한테 엄청 운이 좋았던 거네.”
“그대로 레모네이드 맡아서 데뷔했어봐. 음···. 아닌가? 김유민은 그래도 대박 났으려나?”
“그래도 지금 만큼은 아니죠. 지금은 자기가 사장인데. 돈을 얼마나 쓸어담는 거야?”
“아직 이유진이 잘될 거라는 보장은 없잖아요.”
“···뮤비 안 봤죠? 그거 봤으면 그런 말은 안 나올 거예요.”
“맞죠. 무엇보다도 이유진이 그렇게 춤을 잘 출 줄은 몰랐는데, 완전 재능 썩히고 있었네. 뮤비 보고 엄청 깜짝 놀랐잖아요. 이걸 김유민이 잘 키운 거라고 봐야 하는지···.“
누군가는 속이 쓰려서 자리를 떠났고, 누군가는 대놓고 질투하며 그들을 씹기도 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유진의 데뷔가 그들에게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다는 것이었다.
.
.
.
레모네이드의 숙소는 침통한 분위기였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자신들의 매니저였던 이유진이다.
자신들의 수발을 들어주고, 이수진에게 무시를 당했던 그녀.
하는 일 없이 쉬고 있던 레모네이드는 누가 선뜻 보자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뮤비가 나오자마자 각자 이어폰을 끼고 핸드폰으로 본 상태.
이수진은 이제 분노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게 하기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으니.
“···.”
“···.”
“···.”
6명이 모두 말이 없다.
그저 서로를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고, 입맛을 다신다.
여기서 떳떳한 이들은 없다.
이중에 직접적인 잘못은 저지른 이는 이수진 한 명뿐이었지만, 그녀들 모두 비겁했으니.
현실적으로 뭘 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었지만, 어차피 WE엔터에서도 레모네이드에게 딱히 뭘 한 것도 없다.
그들은 그들의 길을 열심히 달려왔고, 자신들 역시 열심히 달려왔다.
단지 과정이 다르고 결과가 다른 것뿐.
이들이 지금 이렇게 인기가 없는 것도, 리더 최진솔이 라디오에서 실수로 이수진에 대한 발언을 한 것 때문.
WE엔터를 탓할 게 아니었다.
다만 멤버들에게도, 이수진에게도 후회는 있었다.
‘처음부터 이랬으면 안 됐어.’
이수진은 멍한 얼굴로 뮤비 속 이유진을 바라봤다.
실력은 많이 모자라지만, 연습생인 상태에서 천천히나마 실력을 키웠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그렇게 김유민이 밑에서 데뷔할 수 있었더라면, 지금과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늦어도 너무 늦은 후회였다.
.
.
.
GO엔터 대표실.
그동안 비교적 담담한 반응을 보였던 박수한 대표는 전과 달리, 분에 차서 표정 관리가 되지 않았다.
눈꼬리와 입매가 경련을 일으키는 듯했고, 가슴에 뜨거운 불덩어리가 자리한 듯했다.
김별, 유정아, 거기다 이젠 이유진까지.
GO엔터의 연습생, 배우, 매니저를 쏙 빼와서 모두 WE엔터를 받쳐주는 기둥으로 만들어버리고 있었다.
‘하다 하다 이젠 매니저까지.’
이유진을 데뷔시킨다고 들었을 땐 제정신인가 하며, 어리둥절하면서도 찜찜했지만.
뮤비를 본 지금은 안다.
원래부터 괴물이 될 재목이었다는 것을.
권이사는 죄인이라도 된 듯, 고개를 푹 숙이며 서 있다.
“···죄송합니다.”
“자네가 죄송할 게 뭐가 있어. 다 최이사 그놈이랑 은혜도 모르는 김유민 탓이지.”
며칠 굶주린 짐승같이 목소리도 살벌하다.
권이사는 빨리 이 상황이 지나가길 바라며, 분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입술을 깨물고 주먹을 꽉 쥐는 것도 잊으면 안 된다.
“그 은혜도 모르는 새끼!”
“···.”
박수한 대표의 시선이 화살처럼 꽂혀서, 권이사는 조금 자제하기로 했다.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대신, 객관적인 시선으로 위로가 될 말을 골랐다.
“후우. 그래도 호영이가 있으니까, 잘해봤자 무난한 성적만 거두고 말 겁니다. 시기가 좋지 않습니다. 케이팝 콘서트에서도 다른 사람들한테 시선이 가면 갔지, 이제 막 데뷔한 사람한테는 시선도 가지 않을 거고요. 같은 여성 솔로끼리도 김별이랑 구서연이 더 화제를 잡아먹을 겁니다.”
권이사의 의도대로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 듯, 박수한 대표가 조금은 차분해졌다.
그건 그것대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미 뜬 이들이 화제를 얻는 게 낫다.
이유진까지 큰 인기를 얻어버리면 속이 엉망진창이 될 것 같았으니까.
“당연히 그래야지.”
박수한 대표도 GO엔터 내의 다른 이들과 특별히 다른 점이 없었다.
머릿속으로 희망회로를 돌리는 것.
이미 클 만큼 커버린 WE엔터를 상대할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WE엔터와 GO엔터의 관계를 업계 사람들은 물론, 이제 대중들까지도 다 알아버렸으니.
또한 와인드업도 심상치 않은 듯했다.
그들이 김유민과 만나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두 다 듣고 있었기에, 불안한 마음도 든다.
만약 김유민에게 제대로 시비를 걸어버리면, 과연 김유민이 어떻게 나올까?
그 미친개라면 분명 앞뒤 가리지 않고 가장 치명적인 곳을 물어뜯으려 할 것이다.
GO엔터의 간판스타, 와인드업.
그들마저 빼앗길 수는 없었다.
***
처음은 티저를 올렸을 때였다.
-이유진? 어디서 들어봤는데? 뭐였지?
-나도 들어봄. 유명한 연습생인가?
-김별 매니저 이름이 이유진 아니었음? 라이브 방송에서 들어본 것 같은데.
└오! 맞다! (링크)
-ㅋㅋㅋㅋ이 사람들아 매니저가 어떻게 신인임? 저 티저 댄스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옴? 매니저일 수가 없지. 저 사람 안무가 출신이야. 김별이랑 구서연 안무 만든 사람임.
└ㅇㅇ맞음. 모르겠으면 수상소감 다시 보고 와라.
-아닠ㅋㅋㅋㅋ 둘 다 동일 인물임ㅋㅋㅋㅋ
커뮤니티에서 먼저 반응이 왔다.
얼굴이 보이지 않았음에도, WE엔터라는 접점과 이유진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은 추리에 나섰다.
그래서 뮤비가 공개가 되기도 전에, 이유진이 매니저 활동을 하며 연예인 옆에서 찍혔던 온갖 사진들이 떠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른 티저에 얼굴이 나왔을 때.
그들의 추리가 맞다는 게 알려지자, 물밑에서 슬슬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아니 무슨 매니저일 때 찍힌 사진들이 다 레전드냐ㅋㅋㅋㅋㅋ 예쁨+섹시+분위기 미쳤네 그냥. 레모네이드 때도 미모 절정임. 레모네이드 싹 다 오징어행ㅋㅋㅋ
-??? 이 사람이 왜 매니저??? GO엔터 애들 다 눈이 발바닥에 달린 거 아니야?
-이 사람 구서연 데뷔하기 전에 버스킹 했을 때도 옆에 있었음. (링크)
-그럼 뭐임? 그때면 김별 안무는 언제 만든 거냐?
-??? 몰루?? 암튼 김유민도 눈이 발바닥에 달렸다는 거 아님?ㅋㅋㅋ 티저인데도 춤 오지게 잘 춘다는 건 알겠다. 춤 한 번 살벌하게 추네ㅋㅋㅋ
내 눈깔도 옹이눈깔이 되었다.
억울했다.
“얘가 안 드러내는데 내가 어떻게 아냐고.”
춤을 잘 춘다는 것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해서 그렇게만 알고 있었을 뿐이었고, 노래를 잘한다는 건 짐작도 못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이 뭐라고 하든, 내 얼굴엔 미소가 걸렸다.
어쨌든 이런 관심 하나하나가 다 화제의 발판이 되는 거니까.
‘이 한 몸 희생해야지.’
그리고 마침내, 음원이 발매되고 뮤비가 공개됐을 때.
별이와 서연이, 그리고 유정아도 SNS로 지원사격했으며, 별이와 서연이는 특별히 라이브 방송으로 유진이에 대해서 떠들어대기도 했다.
그 덕분에.
유진이는 기분 좋게 시작을 알렸다.
‘여기까지는 좋아.’
이 정도는 예상해두었다.
하지만 우리는 무난한 성과를 거두는 게 목표가 아니다.
-와 앀ㅋㅋㅋ 개쩐다 진짴ㅋㅋㅋㅋㅋ 나랑 같은 사람 맞냐?
-데뷔하자마자 아이돌 댄스 원 탑. 이건 반박이 불가능하다.
-역체감 장난 아니네···. 이 뮤비 보다가 춤 잘 춘다는 다른 그룹들 메인 댄서 영상들 봤는데 왜 이렇게 못 추냐?
└맞아 이건 역체감으로 느껴야 된다. 이거 보고 다른 거 한 번 봐봐라. 이건 아이돌의 레벨이 아니야. 안무가 출신은 역시 다르긴 하다.
-와!!! 미쳤다 미쳤어! 아니 노래도 잘하고 비주얼도 미쳤는데, 댄스는 그냥 어나더레벨인데?
-서연이가 노래 만들었네요? ^^ 역시 노래도 너무 좋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보게 됐든, 유진이의 뮤비를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호평을 하긴 했으나.
내 긴장감은 조금도 풀어지지 않았다.
유진이 데뷔는 이 정도에 만족해서는 안 되니까.
“이제 시작인 거야.”
고작 첫 발을 떼었을 뿐이었다.
***
첫 번째 음악방송을 하기도 전, 우리는 예능 촬영부터 끝냈다.
티저를 내기 전에 잡은 스케줄이라서 그리 큰 사이즈의 예능은 아니었다.
시청률이 아주 낮긴 한데, 유튜브에 올리면 그나마 반응은 나쁘지 않은 예능.
녹화를 끝낸 우리는 스튜디오에서 빠져나와 나란히 걸음을 옮겼다.
나는 방송국을 거니는 우리에게 쏠리는 시선들을 담담히 받아넘기며 말했다.
“유진아, 당분간은 그냥 죽었다고 생각하자. 케이팝 콘서트 무대도 준비해야 하고, 음방도 해야 되는데, 다른 스케줄도 엄청 들어오고 있어. 지금 바짝 일해야 나중이 편한 거 알지? 중요할 때야.”
“알겠어요. 제가 또 체력은 자신 있죠. 그런데···.”
말 끝을 흐린 유진이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을 이었다.
“선배는 다른 애들한테 말할 때는 다 상냥하고 배려심 넘치더니, 저한텐 왜 그래요? 서운하려고 그러네?”
“응? 내가 뭘.”
“말투도 다르거든요? 완전 직장 동료 그 자체잖아요. 건조해도 너무 건조해. 그리고 당분간은 그냥 죽었다고 생각하라뇨. 힘들어도 열심히 하자, 같이 좀 더 힘내서 잘해보자, 뭐 그런 좋은 말 놔두고.”
난 헛웃음을 터뜨리며 그녀를 바라봤다.
가늘게 뜬 유진이의 눈에 힘까지 들어간다.
“이제 가수라 이거야? 평소랑 다를 것도 없는데 새삼스레.”
“너무 달라지는 게 없어서 문제죠. 좀 바뀌어봐요.”
“그럼 너도 사장님이라고 불러보든가. 그럼 나도 후배한테 하는 것처럼 안 할게.”
“···음. 그건 좀 적응이 안 될 것 같은데.”
우리의 입에서 동시에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리고 나도 항상 건조한 건 아니거든?”
“으음. 그것도 인정. 진짜 가뭄에 콩 나듯이 상냥하긴 했다.”
시답잖은 얘기들을 하며 걷고 있는 와중, 누군가가 우리에게 아는 척을 해왔다.
“어? 김유민 사장님! 유진 씨도 안녕하세요. 이번에 데뷔하셨더라고요? 방송국에서도 아주 화제예요. 정말 축하드려요. 이야! 댄스가 기가 막히더라고요. 엄청 잘하시던데요?”
누구인지 잘 기억이 안 난다.
여기 방송국 직원인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무안을 줄 수는 없지.’
얼굴에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말을 건네려 했는데.
유진이가 나보다 한 발 더 빨랐다.
“어머! 보셨구나! 감사해요! 그리고 저 춤은 원래부터 잘 췄어요. 안 보여준 것 뿐이지. 하하.”
얘도 저 사람이 누구인지 모를 거다. 딱 봐도 그래 보인다.
그런데 이제 가수라고 처세술이 변했다.
원래 귀찮은 일이 생길까 봐 미모를 어필하는 일은 없었는데, 지금은 콧소리까지 서슴지 않으며 내고 있다.
‘아까도 그랬지.’
녹화를 할 때도 그랬다.
피디, 작가, 그리고 감독님들한테.
저 방송국 사람은 나에게 목적이 없었다.
나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는데, 날 쳐다도 안 보고 있다.
애초에 그냥 유진이한테 인사하고 싶었던 거겠지.
‘하긴···.’
지금 그녀의 미모는 거의 광채가 나고 있었다.
웬만큼 예쁘다는 배우들과 가수들보다 훨씬 더 화려한 비주얼.
직원이 적당히 대화를 나누다가 눈치껏 빠졌을 때.
난 유진이를 보며 실소를 터뜨렸다.
“방금 전에 서운하다고 한 애가···. 너야말로 나한텐 저렇게 안 하잖아.”
“이 정도는 할 수 있죠. 그래도 매니저 짬밥이 있는데.”
“짬밥은 무슨. 정작 매니저 땐 저렇게 콧소리도 안 냈으면서. 그리고 ‘어머’? 나 손가락 다 오그라드는 줄 알았어. 네 입에서 ‘어머’가 나올 줄은 진짜 몰랐다.”
“참나. 별 것도 아닌 것 같고 유난이에요. 그리고 저, 선배한테 제일 잘하잖아요.”
“선배? 누구? 적어도 날 말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잘한다고 안 느껴지나 보네. 진짠데. 뭐가 부족했지? 말해봐요. 선배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요. 저런 거 좋아해요? 그럼 그렇게 해드리고요. 선배가 저런 걸 좋아하는 줄은 몰랐네요, 또.”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실실 웃으며 말한다.
난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말했다.
“됐어. 이제 알겠지? 너랑 나랑 똑같다니까? 서로 편해서 편하게 말하는 거지.”
“아니죠. 그건 선배만 그런 거고요. 전 편한 사람 대하는 거랑 선배한테 하는 건 또 달라요.”
“얼씨구? 너만 피해가겠다고?”
“진짜예요. 선배는 다른데.”
“알겠다, 고맙다. 사실 나도 그래.”
“와! 영혼 없는 거 봐. 전 진짜라니까요?”
당분간 죽었다고 생각할 만큼 스케줄이 쌓여 있었는데.
난 적어도 K-Pop Concert가 끝날 때까지는 거의 함께 다닐 생각이었다.
K-Pop Concert의 무대를 준비하는 걸 제외하면, 대기 시간이 많을 터.
하지만 그 대기 시간이 한 시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았다.
죽이 잘 맞아서 그런지, 아니면 알고 지낸 시간이 길어서 그런지.
얘랑 같이 있으면, 일을 하고 있어도 항상 즐거운 기분이 들었다.
< 하다 하다 이젠 매니저까지 > 끝
ⓒ 쏘하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