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 내가 매니저는 잘 골랐어 >
팬미팅의 시작은 라이브.
별이는 데뷔곡, ‘So Happy’를 부르며 등장했다.
스크린에 별이의 얼굴이 크게 잡혔고, 장내엔 별이의 라이브가 듣기 좋게 울려 퍼졌다.
당장이라도 터질 것만 같던 분위기는 단번에 바뀌었다.
신나는 곡이니만큼 중간중간 응원가를 부르거나, 간주에 환호성을 내지르기도 하지만.
다들 눈이 명강연이라도 보는 것처럼 초롱초롱하다.
온 신경을 집중해서 조금의 손실 없이 머릿속에 그대로 담아내려는 노력처럼 보이기도 했다.
‘역시 내 가수야.’
압도적인 라이브로 홀을 장악해버린 김별.
곡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수줍은 듯 몸을 꼬며 빙그레 웃었다.
스크린에 가득 찬 그녀의 표정에, 팬들의 입꼬리는 승천했다.
홀이 떠나갈 듯 터지는 환호성은 덤.
이제 스페셜 게스트이자 MC가 등장할 차례.
스탭은 내게 마이크를 건넸다.
‘내가 어쩌다···.’
어쩌다 보니 내가 스페셜 게스트가 되었다.
사실 처음엔 정아에게 부탁해봤는데, 연습하기 바쁘다고 거절을 당했다.
하긴, 그녀가 이런 걸 할 급은 아니지.
그래서 난 그녀의 데뷔곡과 후속곡을 만든 작곡가이자, 인터넷에서 잠깐 화제에 올랐던 서연이에게도 말해볼까 했는데.
팬들이 별로 좋아할 것 같지는 않았다.
보통 팬들은 끼워팔기를 싫어하는 경향이 짙은데, 심지어 예능도 아니고 이런 기념비적인 첫 팬미팅에서 그런다?
팬들의 눈총을 받기에 차고 넘치는 조건이었다.
당장에 불만이 터져 나오진 않겠지만, 한 켠에 쌓일 게 분명했다.
MC를 섭외해볼까도 생각했는데, 별이가 그러더라고.
너무 떨릴 것 같아서 편한 사람이 있으면 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첫 번째 팬미팅인데 별이가 떨면 안 되지.
그리고 별이가 마음 편히 소통해 팬들에게 더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그러한 이유로, 내가 됐다.
“큼. 사장님, 파이팅입니다.”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작게 내쉬고 있는데.
새로 뽑은 정실장님이 웃음기 띤 얼굴로 말했다.
정실장님은 나보다 나이가 많다.
GO엔터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우연히 마주칠 때 형님이라고 불렀는데.
“실장님, 팬미팅이 제 청문회로 바뀌는 건 아니겠죠?”
“그럼 달게 받아야죠. 오늘 이후면 몰라도 그 전까진 다 사장님 업보잖아요. 하하!”
그래, 그 말이 맞지.
물론 Q&A의 질문은 미리 받아두긴 했지만, 언제 내게로 질문이 튀어나올지 모른다.
긴장해야지. 말실수도 하지 말고.
팬들 눈살 안 찌푸려지게 유연하게 대처하자.
팬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있는 별이.
그녀가 슬쩍 이쪽을 쳐다보고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럼 이제 히든 게스트를 소개할게요. 오늘 MC를 봐주실 분이고요. 꼭 환영해주셔야 돼요. 절 만들어주신 분이나 다름없거든요.”
정장을 쫙 빼입은 채 무대 위로 걸음을 옮겼다.
나를 알아본 팬들은 눈을 커다랗게 떴고, 날 모르는 팬들은 ‘쟨 또 뭐야?’라는 눈으로 날 째려봤다.
난 그들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오늘 MC를 맡게 된 WE엔터테인먼트의 사장, 김유민입니다.”
팬들의 눈에 놀라움과 반가움의 감정이 스쳤다.
의외로 반응이 나쁘지 않은데?
다행이다.
하긴, 내가 일을 좀 잘했지.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할 말이 가득해서, ‘오냐! 너 마침 잘 만났다!’라는 생각에서 나오는 반가움이었나 보다.
“라이브 방송 좀 하게 해주세요! 한 번도 안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스케줄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행사 좀 줄여주세요!”
“자체 컨텐츠는 바라지도 않으니까 SNS라도 좀 많이 해주세요!”
“정규 앨범 내주세요!”
그런데 한 가지 다행인 건.
그렇게 말하는 팬들의 얼굴에서도 웃음기가 떠올라 있다는 거였다.
몇몇은 아니었지만.
“사장님! 별이 웃어요!”
웃어? 내 청문회가 됐는데?
고개를 돌리니, 완전한 무표정을 하고 있는 별이의 얼굴이 보였다.
시선도 내가 아닌 허공에 향해 있다.
“하하하!”
“귀여워!”
그래, 시치미를 뚝 떼는 모습은 나도 몇 번 봤지.
내가 아닌 다른 MC가 올라왔으면 팬들이 보지 못했을 모습이었다.
***
팬미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간 김정민.
웹소설 작가 짬으로 5000자 이상의 세세하고도 현장감 넘치는 후기 글을 몇 번인가 올렸더니, 어느새 네임드 팬이 되어 있었다.
그는 아직도 가시지 않은 여운을 즐기며 곱씹었다.
“진짜 최고였다.”
처음에 사장이 올라올 때만 해도 고개를 갸웃했다.
라이브가 끝나고 행복해하고 있을 때, MC라며 사장이 올라왔으니까.
냉혈한 같이 차갑게 생긴 멀끔한 사장.
익히 알고 있던 얼굴이었다.
처음엔 ‘사장이 여길 왜 올라와?’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결국 최고의 결과가 도출됐다.
김별의 천연덕스러운 모습, 뻔뻔한 모습, 장난스러운 모습, 빵 터져 소리내어 크게 웃는 모습 등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을 볼 수 있었으니까.
현장에 있던 팬들은 새로운 모습에 또 반하고, 또 반했으며, 또또 반해버렸다.
“···근데 라이브 방송을 안 시켜?”
사실 다른 건 다 좋았다.
김별이 인터뷰에서든 소감에서든, 침이 마르고 닳도록 사장에 대한 감사와 칭찬을 했고.
유정아가 GO엔터를 버리고 WE엔터로 옮김으로써, 능력 있고 좋은 사장이라는 게 증명됐으니까.
“이건 선 넘었지.”
라이브를 진작 했으면, 그런 모습을 일찍이 볼 수 있었을 거 아닌가.
아니면 자체 컨텐츠라도 하든가, 그도 아니면 리얼리티라도 찍든가.
그 역시 안 되면 관찰 예능에라도 출연시키든가.
김정민은 행복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로 벌떡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았다.
지금은 후기를 적을 때가 아니라, 그동안 갈고 닦은 필력을 최대한으로 풀어내며 청원해야 할 때였다.
타닥. 탁. 탁.
키보드 소리가 잠시도 끊기지 않고 방 안에 요란하게 울려퍼졌는데.
이런 네임드 팬의 은은한 분노가 얼마나 커다란 나비효과를 가져올지는 아직 아무도 몰랐다.
***
드디어 사무실과 연습실을 구했다.
아직 인테리어 중이라 다른 직원들은 미처 고용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일단 세 명의 매니저는 구한 상태.
그들이라도 있어 일이 한결 수월해졌다.
연습실에 도착하니, 황실장님을 비롯해, 서연이와 정아, 그리고 유진이가 같이 있었다.
별이는 정실장님이랑 스케줄 갔거든.
서연이는 날 보자마자 득달같이 다가와 핸드폰 화면을 보여줬다.
“사장님, 이거 보셨어요?”
라이브 방송을 원한다는 팬들.
밤에 올라온 글은 아주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봤어. 라이브 방송 까짓 거 하면 되지.”
“오! 진짜요?”
팬들이 원하고 있다는 건 진작에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동안 안 하고 있던 이유가 있었다.
주변의 열악한 환경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귀티 나고 고급스러운 게 잘 어울리는 별이.
그런데, 라이브를 켤 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사무실도 없었고, 차도 좋지 않았고, 연습실도 안 좋았으니까.
이런 데서 하기엔 별이의 이미지랑은 너무 안 맞지.
연예인은 이미지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손상이 갈 수 있다면 안 하느니만 못 하다.
대충 아는 것과 대놓고 보여주는 것엔 크나큰 차이가 있지.
자칫하면 팬들의 관심이 이상한 데로 튈 수도 있었다.
물론 집에서 해도 되지만, 그녀는 아직 라이브 방송을 해본 적 없는 신인이다.
요령도 없고, 실수를 할 수도 있다.
그녀의 부모님이 같이 사는데 내가 옆에서 지켜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런데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차는 이미 바꿨고, 사무실이랑 연습실을 구했으니.
이를 팬들이 들었으면 변명이 궁색하다느니 뭐니 했겠지만.
뭐,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니지.
안 한 이유 중 하나일 뿐이다.
아주 잘되고 있는데, 굳이 실수할 가능성이 많은 라이브 방송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이게 가장 큰 이유였다.
그게 리스크가 얼마나 큰데.
웬만큼 연예인이 있는 기획사라면 몰라도, 우린 까딱 잘못하면 그대로 문 닫는 거였다.
“아무튼 그건 됐고.”
난 자신이 있는 듯 여유롭게 미소 짓고 있는 유진이에게 말했다.
“표정 보니까 안무는 잘 뽑혔나 보네?”
“글쎄요? 선배가 판단해보세요.”
오늘 우리가 모인 이유는 서연이의 데뷔곡, ‘Escape’의 안무가 완성됐기 때문.
내가 통과를 외치면 서연이는 바로 연습에 들어가리라.
정아도 옆에서 같이 연습할 것이다.
저번에 별이 안무에 서연이가 껴서 연습했던 것처럼.
안무를 보는 인원이 늘어났다.
전엔 나 혼자였는데, 이번엔 황실장님까지 4명이다.
연습실 중앙으로 가서 바로 준비하는 유진.
내 옆에 있는 서연이 눈을 반짝이며 작게 중얼거렸다.
“너무 어렵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녀의 설렘이 여기까지 느껴진다.
자신의 데뷔곡의 안무를 처음 보는 순간이니 당연히 떨릴 수밖에.
황실장님이 음악을 틀었고.
아직 가사 녹음을 하지 않아, 외계어로 녹음된 곡이 흘러나왔다.
역시 듣고 또 들어봐도 기타가 미쳤다.
이걸 라이브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도 언젠간 있겠지.
한 번 생각해봐야겠다.
더 이어지려는 생각은 중간에 뚝, 끊어졌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유진이의 댄스가 상념을 강제로 끊어버린 거다.
“···헐.”
“역시 천재가 제일 싫어.”
“허어···!”
황실장님의 입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유진이가 춤추는 걸 처음 봐서 그렇다.
간간이 보던 매니저가 이렇게 춤을 추는데, 믿기 힘들겠지.
그런데, 믿기 힘든 건 여기 모인 모두가 마찬가지라는 걸 알까?
나 역시도 비슷한 심정이었다.
“뭐냐···.”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만으로 이렇게 큰 차이가 만들어질 수 있는 건가?
아니면 그동안의 연습으로, 녹슬었던 실력이 다시 되돌아온 것일 수도 있다.
아무튼 확실한 건.
그녀의 댄스는 한 번 더 레벨업했다는 거였다.
“아니, 이걸 제가 어떻게 해요!”
서연의 얼굴이 요상하게 일그러졌다.
그 마음이 너무 잘 이해됐다.
사실 유진이가 추고 있는 안무는 절대 서연이 소화 못 할 수준이 아니었다.
별이의 ‘Hang Out’ 안무보다는 좀 더 난이도가 올라갔지만, 서연이가 이 곡을 소화하기에 큰 무리는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안무의 레벨과는 별개로, 댄스의 레벨이 어나더레벨이었다.
‘진짜 미쳤는데?’
음악 소리에 우리의 목소리가 파묻혔기 때문일까.
안무를 마친 유진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우리의 속도 모르고.
“어때요?”
춤을 저렇게 추고 저리 태연하게 묻고 있다.
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감탄했고.
서연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절망했으며.
정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질투했다.
“천재가 이래서 싫어.”
아무튼, 안무는 두말할 것도 없이 통과였다.
댄스 실력뿐만 아니라 안무 짜는 실력도 늘어버렸어.
진짜 괴물이 되어가고 있었다.
‘어쩌면···.’
우리 애들 중에 해외에서 가장 먼저 큰 인기를 끌게 되는 건, 유진이가 될지도 모르겠다.
***
유진이 만든 안무를 배우고 연습하길 몇 시간.
어느새 밤 10시가 되었다.
그러나, 연습실에서 울리는 발 끌리는 소리는 여전히 이어졌다.
끼익! 끼익!
“언니, 이제 그쯤 해도 될 것 같아요.”
유진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고.
“언니 내일 해요.”
서연 또한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허나, 땀범벅이 되어 있는 유정아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면서도 고개를 저었다.
“됐어. 너희 먼저 가. 컨디션 관리는 걱정하지 말고. 컨디션 관리 실패하면 내일 쉬면 되지, 뭘 그래?”
말은 이렇게 했지만 정아는 내일 쉴 생각이 전혀 없었다.
다만, 이렇게 말해야 그녀들이 더 말리지 않을 것 같았다.
‘쉬면 안 돼.’
쉴 수 없다.
난 좀 더 고생해야 한다.
어설픈 각오로 아이돌을 하겠다고 한 게 아니다.
노래든 작곡이든 댄스든.
재능 있는 사람들 틈바구니에 있으니, 스스로를 채찍질할 수밖에 없었다.
“언니···.”
“됐고, 먼저 가. 너희들보다 내 몸은 내가 더 잘 알아. 나 연습생 출신인 거 몰라? 그리고 너희보다 이 바닥에서 몇 년을 더 굴렀어.”
댄스만 따지자면 유진이 훨씬 더 오래 굴렀지만.
그녀들은 이를 지적할 수 없었다.
어떠한 말로도 저 단호한 태도를 굽힐 수 없을 터.
“그럼 저희는 갈게요?”
“언니, 내일 봐요! 힘들면 쉬시구요!”
연습실에 홀로 남은 유정아.
거울을 바라보며 다시 댄스를 이어가는 그녀의 눈빛은 살벌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재능 있는 그녀들에게 조금도 뒤처지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원하는 건, ‘배우 치고 잘한다’는 평이 아니었다.
오롯이 한 명의 실력 있는 아이돌로서 인정을 받는 것.
‘나도 할 수 있어.’
그러나, 그것도 고작 30분이 한계였다.
의지야 어쨌든 체력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었으니까.
체력을 모두 소진한 유정아는 바닥에 드러누웠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었다.
“하아! 하아! 하아!”
천장을 바라보며 숨만 쉬고 있는 그때.
연습실의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눈동자만 돌려서 그쪽을 바라보니.
“너 뭐 해?”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차고 있는 김유민이 보였다.
“왜. 뭐.”
숨이 너무 차서, 짧게 끊으며 답할 수밖에 없었다.
딱히 더 할 말이 없기도 했다.
김유민은 가까이 다가와, 바닥에 누워있는 유정아를 내려다봤다.
그렇게 찌푸려진 얼굴로 빤히 바라보던 김유민.
“정아야.”
그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왜 그렇게 조급해? 그러지 않아도 돼. 너 잘한다니까?”
“배우로서지.”
고개를 저은 유민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소리야. 배우로서는 괴물이고. 아이돌로서는 잘한다고. 네 장점이 뭔지 내가 말했잖아. 네 보컬 완전 육각형이라니까? 그만큼 안정적인 사람 찾기 힘들어. 감정 전달은 최고고.”
“···.”
“너도 너만의 재능이 있으니까 가지지 못한 거에 집착할 필요 없다는 말이야. 별이가 유진이 댄스 보고 조급해하진 않잖아. 별이도 서연이 작곡 잘한다고 안 쫓기고, 유진이도 별이 노래 잘한다고 안 쫓기잖아. 그리고 사실 작곡은 아이돌로서는 보조적인 재능이야. 서연이가 가진 건 음색이지. 너도 마찬가지라고. 이쯤 했으면 뭔 말인지 잘 알겠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그녀.
입을 다물고 있던 유정아의 고개가 미세하게 끄덕여졌다.
그렇게 잠시 뒤.
유민은 함께 연습실을 나가며 말했다.
“사실 쫓겨지는 사람은 너야.”
“나?”
“그래. 당장 인터넷에 네 이름만 검색해봐. 배우로서 쌓은 게 휴지 조각된 것도 아닌데, 뭘 그래? 네가 이렇게 연습하고 있을 때도 널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이 바닥에 얼마나 많은 줄 알아? 네가 천재는 재수없다고 말했었지? 그런데 곰곰이 한 번 생각해봐. 그 말이 대체 누구를 향해야 하는 건지.”
턱이 위로 올라갔고, 가냘픈 어깨가 쫙 펴졌다.
“가끔은 맞는 말도 하네. 역시 내가 매니저는 잘 골랐어.”
자신감을 넘어 거만함이 가득 낀 목소리.
이에, 유민의 입에서 커다란 웃음이 터졌다.
이래야 유정아지.
그녀에게는 이런 모습이 가장 잘 어울렸다.
< 역시 내가 매니저는 잘 골랐어 > 끝
ⓒ 쏘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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