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들과 함께하는 연예계 생활-33화 (33/124)

< 유정아의 나들이 >

웬만해선 내가 이렇게 떠는 사람이 아닌데.

조금 긴장된다. 숨이 얕게 쉬어지고, 목을 괜히 가다듬게 된다.

내 앞에서 노래 부르기 위해 연습실로 향하던 서연이보다는 아니겠지만.

분명 비슷한 종류의 감정일 거다.

-다 만들었어요!

음악을 다 만들었다는 그녀의 말.

난 지금까지 그녀가 만든 곡에 대해 실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렇기에 더욱 기대가 됐다.

-어쩌면 사장님도 작곡가로 데뷔할지도?

웃음기 띤 목소리가 계속 귓가에 맴돌며 날 흥분시켰다.

“냉정하자. 냉정하기로 했잖아. 냉정하게 봐야 돼.”

난 스스로에게 말하며 정신무장을 단단히 했다.

그렇게 거실을 서성이며 다짐을 되뇌기를 한참.

딩동! 벨이 울리자, 난 숨을 길게 내뱉으며 현관으로 향했다.

문을 여니, 서연이가 보였다.

시선을 들어 날 올려다본다.

그녀는 싱긋,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작곡가님.”

작곡가님이라는 호칭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정신무장을 한 게 효과가 있긴 한가 보다.

그래도 웃음이 나오긴 하네.

“자신 있나 봐? 나 진짜 냉정하게 볼 건데.”

“글쎄요?”

어깨를 으쓱이며 말한다. 정말 자신 있나 보다.

그녀는 현관으로 들어오며 신발을 벗고, 성큼 걸음을 옮겨 소파에 풀썩 앉았다.

익숙함은 둘째 치고, 여유와 자신감이 엿보이는 모습.

나도 그녀를 따라서 옆에 앉았다.

“사장님, 오늘 별이 3위로 오른 거 보셨어요? 이번엔 진짜 1위 찍을 것 같아요!”

“당연히 봤지. 그리고 1위도 할 수 있을 거야.”

말이 돌아간다. 애를 태우려는 건지 뭔지.

그런데 별로 효과는 없었다.

눈매를 휘며 밝은 기운을 저토록 뿜뿜, 뿜어내고 있으니.

귀여운 모습에 오히려 긴장이 풀리고 힐링만 될 뿐이다.

“오늘 별이는 뭐 해요?”

“음방이지, 뭐. 오늘 주말이잖아. 사녹 끝나고는 인터뷰도 있긴 해.”

내가 밋밋하고 담백한 반응을 보이는 게 마음에 안 들었는지, 그녀의 입술이 삐죽 튀어나왔다.

역시 애를 태우려던 게 맞았네.

“에이, 재미없어. 사장님은 기대도 안 돼요? 엄청 기대하고 계실 줄 알았는데.”

난 옅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엄청 애간장 타서 미칠 것 같아.”

“연기에 전혀 성의가 없잖아요. 거짓말인 거 다 티 나거든요?”

어깨만 으쓱이자, 그녀가 불퉁한 표정으로 술술 말하기 시작했다.

“댄스 곡이고요. 메인은 일렉 기타예요. 제가 기타는 조금 자신 있거든요. 그런데 처음엔 진짜 너무 안 만들어지는 거예요. 막 간질간질하고 그런 느낌 알죠? 뭔가 떠오를 것 같은데, 떠오를 것 같은데, 하면서요.”

그녀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경청하고 있으니, 불만을 품었던 눈은 금세 초롱초롱해졌고.

삐죽 튀어나왔던 입술은 은은한 미소를 그렸다.

그렇게 그녀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자니, 애써 누르고 있던 기대감이 다시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길게 이어진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득달같이 말했다.

“바로 들어보자.”

“네!”

이런 내 마음이 전달이 된 건지, 만족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한다.

우린 바로 장소를 옮겼다.

거실에서, 보컬 룸으로 변한 이 방으로.

“오! 진짜 그럴듯하다. 저도 이제 여기 써도 되는 거죠?”

“그럼.”

난 짧게 대답하며 컴퓨터를 켰고, 그녀는 클라우드에 접속해 음악을 다운받았다.

이어폰을 꽂지 않고 스피커의 볼륨을 최대로 키웠다.

이제 방음은 확실하니까 크게 틀어도 상관없다.

내가 얼마나 힘들게 설치했는데.

“그럼 틀게요?”

내가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본 서연이가 음악을 틀었다.

고급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노이즈.

그리고 이어서.

일렉 기타가 바로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

댄스곡이라더니, 여느 락과 다름없는 도입부였다.

‘Sweet Child O’ Mine’이나 ‘Whole Lotta Love’와 같이.

기타로 곡을 여는 곡은 많긴 한데, 이 곡들은 그중에서도 기타가 메인인 곡.

그런데 아무리 기타가 메인이라도 그렇지, 댄스곡 치고 너무 튀는 거 아닌가?

허나, 그런 생각은 찰나에 그쳤다.

‘기타 루프가···.’

기타가 미쳤다.

휘둥그레진 눈으로 옆을 돌아봤다.

눈이 딱 마주쳤다. 고개는 모니터를 향한 채, 눈만 옆으로 돌려 내 표정을 유심히 살피고 있었나 보다.

귀에 계속해서 들려오는 소리.

베이스와 드럼이 밑을 받쳐주고, 신디사이저와 전자음, 각종 효과음 등이 기타의 사방에서 톡톡 튀고 있었다.

‘이 곡을 이렇게 바꿨다고?’

내가 직접 한 땀 한 땀 열심히 만들었던 만큼.

이게 내 곡을 편곡했음을 느낄 수는 있었다.

그러나, 곡이 품고 있는 느낌은 내가 만든 것과는 궤를 달리했다.

퀄리티는 말할 것도 없지.

“하!”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입꼬리가 올라가고, 고개가 절로 저어진다.

-번쩍 뜬 눈. 맛있는 냄새가 나.

“큭큭.”

이번엔 웃겨서 웃음이 나왔다.

귀여운 매력을 가진 그녀와 퍽 잘 어울리는 가사.

짧게 짧게 끊어서 그런지 더욱 귀에 잘 들어온다.

가사를 직접 썼나 보다. 일정 부분은 그대로 두되, 수정은 많이 해야겠네.

짧게 끊는 건 그대로 유지하고.

‘진짜 천재구나.’

내가 만든 피아노 멜로디가 떠오르지 않는다.

보컬과 기타가, 내가 만든 멜로디를 나눠서 조합하고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이게 이렇게나 잘 어울릴 수가 없었다.

새삼스럽게 감탄하게 된다.

천재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랍다.

또한, 전체적으로 볼 때 이건 충분히 댄스곡이라 할 수 있었다.

그녀와 아주 잘 어울릴 터.

난 아까 왜 그렇게 정신무장을 했을까?

냉정이고 자시고,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드럼에 맞춰 빠르게 뛰는 심장.

난 입가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음악을 감상했다.

마침내 곡이 끝났다.

그녀를 바라보니, 입술이 동그랗게 모아져 있었다.

입꼬리가 올라가려는 걸 막으려는, 나름의 노력 같았다.

근데 광대가 올라가 있네. 눈매도 휘어져 있고.

난 피식 웃으며 말했다.

“천재다, 넌.”

그녀의 입술에 스르르 힘이 풀렸다.

난 그녀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감상을 이었다.

“일단··· 기타가 미쳤어.”

“말했잖아요. 기타는 자신 있다고.”

난 고개를 저으며,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아니, 진짜 실력이 미쳤다고. 이렇게까지 잘 칠 줄은 몰랐는데. 아! 이거 네가 직접 녹음한 거 맞지? 선생님한테 부탁한 게 아니고.”

“그럼요! 제가 다 했어요.”

연이은 극찬에 얼굴이 싱글벙글이다.

그런데, 얘 기분 좋으라고 과장해서 말한 게 아니다.

정말로 난 진심을 가득 담아 말한 거다.

뭐든지 악기는 똑같다.

테크닉은 둘째. 어떤 소리를 내는지가 가장 우선이다.

물론 녹음을 해서 프로그램으로 만진 게 당연하겠지만, 그럼에도 그 실력은 감출 수가 없다.

기획사가 녹음 과정에서 초일류의 세션들을 섭외하려고 애를 쓰는 이유가 뭐겠나.

소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소리도 미쳤는데, 멜로디도 미쳤어.”

“흠흠.”

“그리고 새로운 느낌이야. 댄스곡이라는 틀에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너무 신선해.”

“음음.”

“노래도 너무 잘 불렀어. 흠잡을 데가 없어. 가사도 직접 쓴 거야? 이젠 작사까지 해버리네.”

“히히.”

미소가 점점 짙어지더니, 입꼬리가 귀에 걸릴 지경이 됐다.

그런데도 칭찬을 더 해주고 싶다.

‘이걸로 데뷔만 하면···.’

눈앞에 행복한 상상의 나래가 펼쳐졌다.

데뷔곡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단번에 스타덤에 오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러기 전에 반드시 선결돼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잘 견딜 수 있지?”

무대 공포증.

“네. 잘 견딜 수 있을 것 같아요. 유진이 언니 앞에서도 했었고, 별이 앞에서도 했었어요.”

“댄스 없이 노래만 불렀는데도 안 떨렸어?”

“네!”

이제 그녀는 우리 앞에서 노래 부르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게 됐다.

그런데 그건 우리가 익숙해졌기 때문일 터.

다른 사람들 앞에선 또 어떻게 될 지 모른다.

그러니 미리 확인해봐야 했다.

이제 데뷔도 해야 하는데,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곤란해질 테니까.

그녀는 이제 불특정 다수의 시선으로부터 익숙해져야 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마주하며 입을 열었다.

“그럼 버스킹 한 번 해볼래?”

***

GO엔터테인먼트의 복도.

또각또각- 깨끗하게 울리는 구두 소리를 따라 시선이 엉겨붙는다.

모두의 눈길을 사로잡는 유정아.

주변의 소리는 삽시간에 잦아들었다.

그녀는 아주 오랜만에 회사로 발걸음했다.

그녀의 얼굴에서는 시원섭섭하다는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이제 완전히 계약이 끝났음에도.

담담한 표정, 시원스럽고 느긋하게 뻗는 걸음걸이.

이를 보는 사람들의 표정은 다양했다.

마찬가지로 담담한 시선이 극히 일부, 아우라든 외모든 그녀를 보며 감탄하는 시선이 절반.

그리고 눈살을 찡그리는 이들도 있었다.

바로 여기, 이팀장처럼.

“유정아.”

그녀의 걸음에 복도가 홍해처럼 갈라지고 있었건만.

불쑥 튀어나온 이팀장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유정아에게서 대답은 없었다.

또각대던 구두 소리가 끊기고, 건조한 눈빛으로 이팀장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는 눈을 매섭게 뜨며, 씹어내듯 말했다.

“이 결정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네. 앞으로 잘될 지 두 눈 똑똑히 뜨고 지켜볼게.”

잘되나 보자는 뜻이었고, 망했으면 좋겠다는 뜻이었다.

저주라면 저주.

유정아는 피식 웃으며 이팀장의 옆을 지나쳤다.

대답해줄 가치도 없어서.

주차장까지 걸어간 그녀는 차에 올라타 전화를 걸었다.

시동을 걸기도 전이었다.

-여보세요?

상대는 기다렸다는 듯 전화를 받았다.

유정아의 얼굴에 그림으로 그린 듯한 미소가 지어졌다.

“전화 기다렸나 보네?”

-당연하지. 오늘이 어떤 날인데.

“오늘은···.”

방금 전에 본 그 얼굴이 문득 떠올랐다.

“흑돼지가 땡겨.”

***

오늘은 유정아가 GO엔터와 계약이 끝나는 날이자, 우리 회사와 계약을 진행하는 날이었다.

그런데, 그녀에게는 흑돼지가 더 중요했나 보다.

그럴 수 있지. 계약한다는데 아무렴 어때.

먹고 싶다 하면 맛있게 구워주면 된다.

노릇하게 구워진 흑돼지 삼겹살.

쌈 위에 고기와 양파, 마늘, 버섯에 김치까지 올린 그녀가 입에 넣으려다 말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의 입에는 쌈이 너무 큰가 보다.

“이 씨. 고기가 너무 크잖아. 왜 이렇게 크게 자른 거야? 오빠 입만 입이야? 내 입은 생각 안 해?”

“고기가 크면 쌈을 적당히 싸면 되잖아. 그리고 언제는 큼직하게 자르는 게 좋다더니만.”

“그건 그때고!”

어떨 땐 세상 차갑고 도도하게 보이다가도, 이럴 땐 꼭 더럽게 떼쓰는 6살배기 꼬맹이 같다.

이내 내용물을 덜어낸 그녀는 입을 꽉 채우며 쌈을 씹었고.

행복한 표정으로 삼키고는 말했다.

“고기 맛이 예술이네. 이게 아트지, 이게 아트야.”

“···.”

술잔을 들어올린 그녀.

건배를 해주자, 입으로 시원하게 털어넣는다.

소주 CF를 촬영했을 땐 이렇게 먹지 않았다.

엄청 조신하게 먹었었는데.

“크으. 너무 좋다.”

난 그녀의 얼굴이 떡하니 박혀 있는 소주병을 들어, 다시 잔을 채웠다.

“오빠, 나 이제 아이돌 연습생인 거 맞지?”

아직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는 않았지만, 그걸 말하는 게 아니리라.

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이돌 연습생 겸 배우지. 가수 한다고 연기 안 할 거 아니잖아.”

“그렇지. 연기도 뺄 수 없지.”

그녀는 부드럽게 웃으며 다시 쌈을 싸기 시작했다.

그런데 자른 고기들 중에서도 제일 큼직한 걸 올린다.

아까는 고기가 크다고 뭐라고 했으면서.

“그런데 나 연습은 얼마나 해야 돼? 아무리 길어져도 가수로 데뷔하기도 전에 작품 두세 개 찍으라고 하지는 않을 거지? 하나까지는 찍을 수 있는데, 그 이상은 안 돼. 나 데뷔에 열중할 거야. 작품 안 찍고 빨리 앨범 낼 수 있으면 더 좋고.”

“그래도 길어질 수도 있다는 건 괜찮나 보다?”

“그런 건 아무것도 아냐. 이미 지금까지 오래 기다리기도 했고, 이제야 다시 제대로 연습할 수 있게 됐잖아.”

그녀를 지그시 바라봤다.

덤덤한 목소리로 내뱉는 말들이 가볍지 않았다.

그녀는 내 시선에 아랑곳 않고, 왼손에 든 쌈과 불판 위에 올려진 버섯을 번갈아 쳐다봤다.

방금 전에 내용물을 덜은 걸 먹곤,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나 보다.

결국 버섯까지 추가한 쌈.

잘 들어가지도 않는 걸 꾸역꾸역 쑤셔넣는다.

“···볼따구 터지겠다.”

힘겹게 씹다가 겨우겨우 목구멍으로 넣는다.

우리는 또 소주 한잔을 마셨고, 다시 계약에 대한 얘기로 돌아갔다.

“나 계약서 꼼꼼히 살펴볼 거야.”

“당연하지.”

“실력 느는 게 시원찮아도 자주 봐줘야 돼. 아무리 바빠도 나 비싼 몸인 거 잊지 마.”

“그런 건 전혀 걱정할 필요 없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넌데.”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일 계약서 쓰자. 오늘 좀 많이 마시고, 느긋하게 7시쯤에 저녁 먹으면서.”

“내일 저녁?”

“왜? 안 돼? 스케줄 있어?”

약속은 있었다.

내일 저녁에 서연이랑 같이 홍대에서 버스킹하기로 했거든.

너무 중요한 약속이라서 시간을 바꿀 수도 없었다.

서연이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을 테니까.

난 그녀에게 이런 사정을 설명해주며 말했다.

“그래서 저녁은 안 될 것 같아. 낮에 보자.”

돌아오는 대답이 없었다.

허나, 눈썹을 찌푸리지도 않았고, 불만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저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이내 생각을 끝냈는지,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열었다.

“나도 데려가.”

“···어? 너 오면··· 사람들 엄청 많이 몰릴 텐데.”

“버스킹하러 가는 건데 관객들 많으면 좋은 거지. 안 그래?”

분명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릴 거다.

주말 홍대에 유정아가 떴는데, 안 모이면 섭하지.

그런데, 이게 딱히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이제 곡도 만들었겠다, 데뷔만이 남아있는 상황.

어떻게 보면 내일의 버스킹이 최종관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사람이 많다고 해서 노래를 부르는 데 문제가 된다면 다음을 노리는 게 맞지.

서연이와 정아의 안전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었다.

보통 문제가 일어나는 곳은 이런 길거리가 아니다.

의외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에선 문제가 일어나는 일이 별로 없거든.

나랑 유진이가 옆에 딱 붙어 있을 거기도 하고.

“안 될 이유는 없지. 근데 굳이 왜 가려는 거야?”

말도 안 되지만, 설마 서연이가 자기 곡 써줄 수도 있으니까 잘 보이려는 건가?

아니면 회사를 옮긴 걸로 화제를 만들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GO엔터와 계약이 끝난 걸로 기사가 뜨긴 했는데, 별로 뜨겁진 않아서.

대중들은 배우의 회사가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거든.

그녀는 내 물음에 담백한 어조로 답했다.

“나들이.”

“···.”

“밥도 먹고 구경도 하다가 일 마치고 사인하면 되잖아. 내일은 곱창이나 먹을까?”

그냥 심심한 게 이유였나 보다.

그럼 그렇지.

그런데, 서연이가 이걸 알면 어떻게 반응하려나?

< 유정아의 나들이 > 끝

ⓒ 쏘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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