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를 고른 게 아니야 사람을 고른 거지 >
얼굴을 보고 처음으로 건넨 말이 추어탕 좋아하냐는 물음이다.
서연이와 별이의 얼굴에 당황한 티가 확 나고 있다.
본디 대화에는 흐름이 있기 마련이고, 처음 만난 사이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니, 이 흐름을 벗어난 질문에 당황하는 게 당연한 일.
왜 그런 질문을 했는지 당최 의도를 알 수 없으니, 선뜻 대답을 못하고 있었다.
난 헛웃음을 터뜨리며 물었다.
“추어탕 못 먹고 죽은 귀신 씌었어?”
유정아가 추어탕 빌런이 되어 나타났다.
얼마 전에는 팥죽 빌런이었는데.
“말이 심하네. 막상 먹으면 맛있게 먹을 거면서. 너희도 추어탕 좋지?”
손에 든 봉투에 턱짓을 하며 말하다가, 다시 서연이와 별이에게 묻는다.
그런데 은근히 강요하는 목소리다.
이제 그 의도를 알았는지, 별이와 서연이는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목이 부서져라 고개를 끄덕거렸다.
“네! 좋아합니다!”
“없, 없어서 못 먹죠!”
이어서 유진이에게도 묻는다.
“너는?”
“···저도 좋아하죠, 언니.”
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핀잔을 던졌다.
“그렇게 물어보면 누가 싫다고 하냐?”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들을 도와준 대선배한테.
설령 미꾸라지 알러지가 있어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 만한 상황이었다.
정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아 씨! 먹기 싫으면 말든가! 난 얘네랑 먹을 테니까!”
“···안 먹겠다는 건 아니고.”
“쯧. 거 봐! 좋아할 거면서. 내가 일부러 사람 수 맞춰서 특대로 사왔어. 이거 들고 오느라 얼마나 무거웠는지 알아? 기껏 낑낑거리며 들고 왔더니, 고마워하지는 못할망정.”
“그래···. 고맙다.”
사실 나도 별이와 서연이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핀잔 정도는 던질 수 있는 사이였지만, 그래도 목구멍으로 들어간 게 있으니.
갑자기 처들어왔다 하여 난색을 표할 수는 없지.
커다란 테이블을 사놔서 다행이다.
안 그랬음 바닥에서 먹어야 했을 것이다.
아니, 유정아만이라도 혼자 원형 테이블에 앉아서 먹었으려나?
얘라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무튼 우리는 다 함께 음식을 세팅하기 시작했고.
난 수저를 각 자리에 놓으며 은근슬쩍 물었다.
“맛있겠다. 근데 여기는 어떻게 알고 온 거야?”
왜 왔냐고는 안 물어봤다.
추어탕 먹으러 왔다고 말할 게 뻔해서.
이런 내 물음에 유진이의 몸이 움찔 떨렸다.
그래, 역시 너였구나. 그럴 줄 알았다.
“다 아는 수가 있어. 근데 질문이 좀 이상하네? 설마 나한테 숨기고 싶었던 건 아니지?”
정아의 입에서는 유진이의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
혹여나 곤란해질까 봐 그러는 것 같은데.
얘가 이렇다.
겉으론 안 그래 보여도, 이렇게 주변 사람을 소소하게 신경 써준다니까?
이걸 다른 사람들도 알면 좋을 텐데, 다들 이걸 모른다.
애초에 얘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 되지 않기도 하고.
“내가 여길 숨길 이유가 있나. 그냥 궁금해서 그랬지.”
“그렇지?”
별이와 서연이는 서로 바쁘게 눈빛을 교환했다.
그리고 대뜸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말했다.
“선배님,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 저 신인가수 김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저도 감사드립니다! 선배님께서 불러주신 거, 제가 만들었어요! 작곡가 겸 예비가수 구서연이에요!”
너무 경황이 없었던 탓에, 그녀들은 제대로 인사를 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지금이나마 자기소개와 함께 감사 인사를 건넨 것이다.
정아는 그녀들의 인사를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웠다.
“‘김석희의 아메리카노’에서도 말했고, 음방 수상소감에서도 말했지? 그 정도면 마음 잘 알았어. 1등 축하해. OST 대박난 것도 축하하고.”
부드럽게 건네는 목소리에, 그녀들의 얼굴에는 해맑은 미소가 피어났다.
동시에 내 눈썹이 꿈틀거렸다.
분명 보기 좋은 모습이거늘, 내 눈엔 왠지 의심스럽게 보였다.
냄새가 난다. 뭔가 꿍꿍이가 있어 보여.
얘가 이렇게 말을 살갑고 친절하게 하는 애가 아닌데.
‘그랬으면 주변에 친구가 많았겠지.’
난 의심을 버리지 않은 채, 애들에게 말했다.
“추어탕 못 먹으면 미리 말해. 억지로 먹지 말고.”
못 먹겠다는 사람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그리하여, 각자의 그릇엔 추어탕이 푸짐하게 담겨졌다.
그런데도 아직 배달용기는 반밖에 안 줄어들었다.
특대로 사왔다더니, 진짜 엄청 많네.
설마 이걸 다 먹이려는 건 아니겠지?
그래도 이렇게 보니까 맛있을 것 같긴 했다.
냄새도 진짜 좋고.
난 아직도 뜨끈한 추어탕을 숟가락으로 떠, 후후- 불어 입에 넣었다.
그때였다.
정아가 입을 열어 말했다.
“나 GO엔터랑 재계약 안 한다고 했어.”
“푸훕!”
“···에이 씨! 뭐 하는 짓이야! 더럽게!”
내 입에서 국물이 뿜어져 나왔다.
짧은 순간이건만, 이리저리 공평하게도 튀는 게 눈에 선명하게 들어온다.
모두의 그릇에, 그리고 아직도 많이 남은 포장용기에.
후두둑 후두둑.
그런데 진짜 억울해 미칠 것 같았다.
아니 이게 내 잘못이냐고.
***
나 빼고는 맛도 보지 못한 그녀들.
뜨끈하고 맛도 좋고 냄새도 좋은 추어탕은 곧바로 음식물 쓰레기로 전락했고.
우리는 테이블을 깨끗하게 정리한 뒤, 다시 모여 앉았다.
난 여전히 얼굴을 찌푸리고 있는 정아에게 물었다.
“재계약 안 한다고 했다고?”
“내가 얼마나 힘들게 갖고 왔는지 알아? 엄청 먹고 싶었다고!”
“···미안해. 그래서 재계약 안 한다고 했다고?”
“내가 그놈의 갈아 만든 미꾸라지를 먹는 순간을 얼마나 고대해왔는데.”
“···그래서 재계약-“
그녀는 한숨을 내쉬고, 내 말을 끊으며 말했다.
“오빠, 나한테 빚졌던 거 알지?”
별이의 데뷔곡을 커버했던 걸 말하는 거다.
그리고 드라마 배우들이 OST를 짧게 커버하도록 만들어준 것도.
근데 그 얘기가 왜 지금 나오는 거지?
난 그 이유를 짐작할 수도 없었다.
저 조그마한 머릿속엔 대체 어떤 생각이 들어있는 걸까?
“그거 이번에 갚아.”
“···어떻게?”
난 침을 꿀꺽 삼키며 물었다.
유진이도, 별이도, 서연이도 귀를 쫑긋 기울였다.
무엇을 들어도 충격을 먹지 않도록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의 준비는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나 앨범 내줘.”
정적이 흘렀다.
“뭐라고?”
“오빠가 나 앨범 내준다고 약속만 해주면 오빠랑 계약할게.”
“허억!”
“헐!”
“···!”
그녀들은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으나.
내 얼굴에선 환희가 피어올랐다.
그녀가 가수에 미련이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그 기회를 나한테 줄 줄이야.
‘GO엔터랑은 이제 완전히 철천지원수가 되겠지만···.’
그래서 뭐.
정아를 얻을 수 있게 됐는데 대체 뭐가 두려우랴.
지금까지보다 더한 견제를 받을 게 뻔했으나, 아무렴 상관없었다.
그런데, 이후에 덧붙여지는 말은 전혀 예상에 없던 말이었다.
“나 댄스도 할 거야.”
“···어?”
잘못 들었나? 눈을 커다랗게 뜨며 되물었다.
정아는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또박또박, 천천히,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하듯이 말했다.
“아이돌 하고 싶다고. 노래만 부르는 가수가 아니라.”
“···.”
“···.”
“···.”
“···.”
CF 퀸.
명품 브랜드가 사랑하는 엠버서더.
세계로 수출된 영화와 드라마로 어마어마한 인지도를 가진 글로벌 슈퍼스타.
작품 자체는 재미가 없을지언정, 그녀가 출연하는 장면만큼은 발로 찍어도 재밌다는 평을 받는 ‘믿고 보는 배우’.
작품을 찍는 모든 감독과 작가들의 섭외 희망 0순위.
그리고 심지어 노래까지 잘하는 배우.
그녀가 아이돌을 하고 싶단다.
세상에.
이건 계산에 없었는데.
***
나는 정아를 우리집으로 데리고 왔다.
애들이 있는 데서 말할 게 아니라, 둘이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그녀는 우리집에 여러 번 와본 적이 있었기에.
익숙하게 냉장고를 열어 물을 꺼냈고, 찬장을 열어 컵에 따랐다.
“자, 물부터 마셔. 그게 그렇게 놀랄 일이야?”
난 그녀가 건네주는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목이 마른 줄도 몰랐었는데, 입을 대고 마셔보니 쭉쭉 들어간다.
난 한결 개운해진 머리로 입을 열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이것부터 물어볼게.”
“뭔데.”
뭐든지 물어보라는 듯 여유롭게 턱짓한다.
“···왜 아이돌이 하고 싶은 거야?”
배우가 노래를 하는 것과, 아이돌을 하는 것.
얼핏 생각하기로 그리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건 정말 하늘과 땅 차이였다.
대중들은 노래를 잘 부르기만 하면, 그리고 음악이 좋기만 하면.
배우가 노래를 부르든, 개그맨이 노래를 부르든 별로 개의치 않는다.
받아들이는 데에 장벽이 없다는 말이다.
심지어 노래를 못해도, 음악이 구려도, 대부분의 대중들은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그러나.
아이돌을 하는 것은 이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수많은 아이돌 팬덤들이 처음엔 두 팔 벌려 환영하겠지만, 그 와중에도 눈을 크게 뜨며 유심히 지켜볼 거다.
그리고 그녀가 이벤트성으로 하는 게 아니라, 진지하게 아이돌을 하는 거라고 판단이 되면.
그때부턴 아예 눈에 불을 켜고 볼 거다.
다른 아이돌들과 밥그릇 경쟁을 한다는 거니까.
그것도 ‘배우’로서 엄청난 명성과 인기를 쌓은 그녀와 말이다.
이건 아이돌이 연기를 하는 것과 단순비교를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사실 논리로 따지자면, 그 둘이 똑같은 거긴 한데.
막상 현실은 그렇지가 않거든.
아이돌로서 인기를 얻게 되어도, 사람들은 눈에 색안경을 끼고 볼 거고.
아이돌이 만만하냐, 아이돌이 얼마나 고생하고 데뷔하는 줄 아느냐, 배우로 쌓은 인기로 차트에 오르는 게 말이 되는 일이냐 등등.
설령 무대를 잘하더라도 욕을 먹을 수가 있다.
그뿐이면 다행이게? 차트에서 상위권에 오르면 음원 사이트 앨범 정보 댓글창엔 온갖 말들이 나올 거고, 커뮤니티에서도 역시 갖가지 말들이 터져 나올 것이다.
신인상을 받으면? 또다른 상을 받으면?
가요대축제나 음방이나 케이콘, 아이돌 운동회 등등, 순서와 분량에서 좋은 대우를 받으면?
리허설 순서, 대기 시간, 소감 말하는 시간, 퍼포먼스 타임 같이 크고 작은 모든 것들을 지켜보며 욕을 퍼붓기도 할 것이다. 제작진들이 아닌 바로 그녀에게.
그런데 이건 문제라고 할 것도 아니다.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고, 음방 1위 발표 때 눈웃음치며 끼를 부렸다고, 우리 애들 무대를 보는 태도가 불량하다고, 같은 비행기를 탔는데 뭔가 수상하다고, 인사를 제대로 안 한다고.
하나하나 말하기도 벅찰 만큼 괴상한 일들이 끊이지 않고 발생할 게 뻔하다.
나야 익숙하지만, 그녀에게는 전혀 아닐 터.
배우로서 겪었던 것과는 궤를 달리하는 전쟁터에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배우로 인기를 쌓은 만큼 떠들어댈 것도 더 다양해지겠지. 아마 별의별 일이 다 있을 거다.
이러니 내가 심각해지지 않을 수 있겠나.
내가 진지한 목소리로 ‘왜’를 묻자.
정아는 그 질문을 할 줄 알았다는 듯 담담하게 대답했다.
“잘 생각해봐. 난 애초에 아이돌이 하고 싶어서 회사에 들어왔던 거야. 질문을 할 거면 이렇게 하는 게 맞지. ‘대체 왜 아직도 연기만 하고 있냐’라고.”
턱 끝까지 올라오는 말은 많았다.
‘내 말이 그 말이 아니지 않냐’부터, ‘노래만 부르는 걸로는 만족이 안 되겠느냐’ 등등.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하며 말을 고르고 있는데.
그녀가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말을 이었다.
“사실 나도 포기하고 있었는데, 별이 노래 커버했을 때, 아직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렇게 진지하게 불렀던 건 되게 오랜만인데, 그때 사람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잖아. 오빠가 그랬지? 노래 잘하는 배우가 아니라··· 정말 가수 같았다고.”
머릿속에서 그때 나눴던 대화가 스쳐 지나갔다.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야. 사람이 말하면 좀 믿어. 리듬감, 발성, 호흡, 음정, 발음, 다 부족한 게 없어. 기본기도 그 정도면 탄탄한 거야. 음색도 좋고. 그리고 무엇보다 감정을 건드릴 줄 아는 게 네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야.’
‘그게 정확히 무슨 말이야? 뜬구름 잡는 얘기하지 말고 정확하게 말해봐.’
‘진짜 가수 같았다고. 노래 잘하는 배우가 아니라.’
정아는 소리 내어 웃으며 덧붙였다.
"내 꿈, 오빠가 불을 지핀 거야.”
“···.”
그녀의 눈에서 뜨거운 불길이 일렁이고 있는 듯했다.
의지를 확고하게 굳힌 그 눈이 내 눈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하긴··· 얘라고 그걸 모를까.’
내가 걱정하는 걸 얘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걸 다 알고 있음에도 이렇게 결심을 굳힌 거겠지.
말은 길었지만 지극히 단순한 이유였다.
하고 싶어서.
꿈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난 그녀의 눈을 마주하며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른 걸 물었다.
“왜 하고 싶은지는 잘 알겠어. 그런데 궁금한 게 하나 더 있는데, 특별히 우리 회사를 고른 이유는 있어? 다른 기획사들도 있고, 막말로 GO엔터에서 해도 되잖아.”
“···회사를 고른 게 아니야. 사람을 고른 거지.”
눈동자에 피어난 불길이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정아는 슬쩍 내 시선을 피하며 덧붙였다.
“오빠가 나 배우로 키워준 것처럼 이번엔 아이돌로 키워줘. 빚진 거 갚기로 했지? 두 갠데 특별히 하나로 퉁쳐줄게.”
잠시 어색한 공기가 흘렀다.
얘한테 이런 말을 들을 줄이야.
‘···그래, 뭐.’
이렇게까지 날 믿어주는데 까짓 거 못할 것도 없겠다.
이미 그녀도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는 것 같고, 노래도 잘 부르는 데다가.
‘무엇보다 유정아잖아.’
슈퍼스타 유정아.
난 그녀와 함께 하기로 마음을 굳히며.
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물었다.
“근데 너 댄스는 잘하냐?”
“...그래서 하나로 퉁쳐주는 거야. 오빠가 책임지고 나 키워달라고.”
눈이 질끈 감겼다.
고생길이 훤히 보이는 듯했다.
***
집으로 돌아간 유정아.
그녀의 입매는 싱글벙글한 미소를 그렸다.
“나도 이제 아이돌···.”
설렘으로 가슴이 벅찼다.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자신을 셀 수 없이 그려왔었는데.
이제 현실로 이룰 수 있게 되었다.
팬들의 환호성이 벌써부터 귓가에 어렴풋이 들려오는 듯하다.
응원봉을 흔들고 응원가를 부르며 열광하는 팬들.
그리고 그런 팬들을 한눈에 담아내고 있는 자신.
유정아의 눈이 몽롱해졌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김유민의 말이 자꾸 머리에 맴돌았다.
‘근데 너 댄스는 잘하냐?’
그 말이 상상을 방해하고 있다.
“···.”
유정아는 커다란 전신 거울 앞에서 차렷 자세로 섰다.
그리고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렸다.
상상과 많은 부분이 어긋나서.
유정아는 곧바로 몸짓을 멈추었다.
거울 속 자신을 한참이나 바라보던 그녀.
슬그머니 거울 앞에서 벗어나며 중얼거렸다.
“오빠가 키워준다고 했으니까··· 어떻게든 해주겠지.”
< 회사를 고른 게 아니야 사람을 고른 거지 > 끝
ⓒ 쏘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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