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들과 함께하는 연예계 생활-6화 (6/124)

< 전 지금이 더 좋은 것 같아요 >

구서연의 기분은 매우 좋아 보였다.

아직 데뷔하지 못한 작곡가 지망생.

자신을 알아봐주는 사람한테 한창 호감이 갈 만했다.

‘가진 재능에 비해 평가도 박했으니.’

자신의 재능이 얼마나 대단한 지 아직 잘 모르는 모양이다.

저 정도의 재능을 가졌으면 콧대가 높을 만도 한데, 생글생글 순진무구한 웃음만을 띠고 있다.

그동안 기준이 높기도 하고, 다르기도 한 아버지에게 눌린 탓이겠지.

“당분간 잘 부탁드려요, 작곡가님.”

“네!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곳엔 작업실이 없다. 그래서 당장 음악을 수정할 수는 없었다.

다만 어떻게 수정해야 할지에 대해서 의논할 수는 있었다.

김별과 구서연에게 손짓으로 연습실 구석에 놓인 작은 원형 테이블을 가리켰다.

“저기서 얘기할까요?”

내가 가장 먼저 앉았고, 구서연이 다음으로 앉았다.

마지막으로, 김별이 의자를 내 쪽으로 자연스럽게 끌며 가까이 앉았다.

그녀를 흘끗 바라봤는데, 김별의 시선은 구서연에게 가 있었다.

“음악 너무 마음에 들어요. 이렇게 좋은 곡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감사합니다! 저도 노래 듣고 반했어요. 얼굴이랑 몸매도 엄청 예쁘시고, 데뷔만 하면 엄청 뜰 것 같아요.”

텐션이 아주 높았다.

만만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어울리지도 않는 하이힐을 신은 것 같은데, 이미 인정을 받았기 때문인지, 이제 만만하게 보이지 않으려는 노력은 조금도 하지 않고 있었다.

김별의 칭찬에 얼굴이 아주 헤벌쭉해졌다.

어쩌면 정말 별이가 마음에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구서연의 말대로 비주얼이면 비주얼, 노래면 노래, 뭐 하나 부족한 게 있어야지.

난 잠시 둘의 대화를 가만히 지켜봤다.

작곡가랑 가수가 친해져서 나쁠 게 없으니까.

서로의 칭찬부터 시작해서 별의별 얘기가 다 나왔다.

둘의 나이는 동갑이더라.

그래서 바로 말을 놔버렸다. 어리면 이래서 좋다.

동갑끼리 순식간에 친구가 될 수 있으니까.

그녀들은 대화를 나누며 중간중간 내 눈치를 보기도 했다.

내가 리액션을 보이며 흥미로운 척 듣고 있으니, 얘기를 계속 이어갔다.

그렇게 얘기는 돌고 돌아 다시 우리의 음악으로 자연스럽게 돌아왔다.

구서연은 이에 묻고 싶었던 말이 많았는지, 내게 질문을 쏟아냈다.

“그런데 사장님은 왜 저랑만 작업하겠다고 하신 거예요? 누가 봐도 아빠랑 작업하는 게 이득일 텐데. 사장님도 아빠가 말한 방향보다 제가 만든 쪽이 좋다고 생각하신 거예요?”

“작곡가님이 만드신 음악이 저희가 원하는 색깔에 알맞아서요.”

선생님이 말씀하신 방향은 보컬을 더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일 터.

보컬을 좋게 들어서 이를 내세우려 하신 것은 감사했다.

문제는 그게 너무 옛날 방식이라는 거지.

“음악은 전체적으로 트렌디한 것 같아요?”

구서연은 씩, 웃으며 은근하게 물었다.

눈에 장난기가 듬뿍 묻어 있다.

그런데 왠지 이 장난기가 향하는 방향은 내가 아니라 자기 아버지일 것 같다.

“누가 말하더라고요. 트렌드는 따라가려고 하지 말고 주도하는 거라고.”

그녀가 말하는 ‘누가’가 누구인지 잘 알 것 같았다. 난 말을 아끼기로 했다.

아무래도 음악을 배우면서 불만이 많이 쌓인 것 같은데.

그러던 와중에 내가 자기 편을 드는 걸 보니까 더 신이 난 모양이지.

이렇게 활력 넘치고 은근하게 장난치는 모습을 보니, 더욱더 앞머리가 거슬렸다.

‘좀만 꾸미면 외모가 확 살 것 같은데.’

이제 보니 메이크업도 거의 안 했다. 입술에 틴트만 바른 정도.

아무래도 제대로 꾸밀 줄 모르는 것 같았다. 아니면 꾸미는 거에 관심이 없든지.

그래 놓고 하이힐이라니. 너무 무리했지.

“사장님, 음악은 어떻게 수정되는 거예요?”

별이가 물었다. 반달처럼 휘었던 구서연의 눈도 순식간에 차분해졌다.

본격적으로 일 얘기가 나오니, 눈빛이 확 달라진다.

어쩌면 이런 생각도 든다.

또래들이 꾸미는 것에 관심을 가질 때, 음악에만 매진했을지도 모른다고.

이 나이에 이런 음악을 혼자서 만들 수 있는 건, 타고난 재능과 좋은 선생님을 만난 덕도 있겠지만.

그 뒤에 숨은 노력도 있겠지.

작곡은 내가 가장 갖고 싶은 재능이었고, 내가 실패한 길이었지만 시샘이 나지 않았다.

모두 매니저를 하면서 생긴 변화였다. 사람들은 뒤에서 어떠한 노력이 있었는지, 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관심이 없더라고.

예전엔 나도 다를 바 없었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난 그녀들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 테이블에 앉은 지 30분이 지나서야 꺼내는 본격적인 일 얘기.

나는 구서연과 특히 많은 대화를 나눴다.

아쉬운 게 있다면 대화를 말로밖에 할 수 없었다는 것.

사정만 되면 작업실에서 직접 음악을 만지며 얘기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 그녀의 작업실은 집에 있다.

또한 선생님의 작업실이기도 하니, 지금 바로 가기에는 좀 부담스럽지.

그녀가 지금의 대화를 토대로 1차로 음악을 수정하면, 그 다음엔 은근슬쩍 가볼 생각이었다.

그게 더 효율적이니까.

어쩌면 숱하게 들르게 될지도 모르겠다.

***

GO엔터의 신인 걸그룹, ‘레모네이드’.

사내 최고의 프로듀서, 최고의 작곡가, 최고의 작사가, 최고의 최고의 최고의···.

투자를 아끼지 않고 모두 최고로 꾸미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 김유민이 몸을 담고 있던 매니지먼트1팀의 로드, 이유진은 복잡한 심경이었다.

사수이기도 했고 친하기도 했던 김유민의 일 때문에 얘네가 망하길 기도해야 하는지, 아니면 로드로 담당하게 될 매니저로서 응원을 해야 하는지.

“이야! 뮤비 뽑힌 거 봐라! 때깔 끝내주게 나왔다! 이건 된다, 돼! 어? 다들 내 안목 알지? 얘넨 될 수밖에 없다니까? 하하!”

하나 확실한 게 있다면 저놈, 이팀장의 기고만장한 웃음소리가 너무나도 듣기 싫다는 거였다.

소회의실이라서 그런지 소리가 작게 울리기까지 했다.

‘안목은 무슨···.’

이유진의 입꼬리가 살짝 비틀어졌다.

이팀장은 김유민의 실적을 다 자기 실적인 것처럼 말하고 다닌다.

회사에 김유민의 실력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 정도면 비호감으로 보이도록 애를 쓰는 것 같다.

그게 노력이라면 대성공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오늘부터 바로 홍보 들어갈 거야. 아주 빵빵하게! 한 명씩 컨셉 포토도 공개하고, 단체 티저도 공개하고, 뮤비 티저도 차례차례-“

대형 기획사에서 오랜만에 나오는 걸그룹이기도 하고, 최이사의 조카가 있는 그룹이기도 하다.

빵빵하게 푸시하지 않는 게 더 말이 안 되지.

‘오늘부터 기사 엄청 나오겠네···.’

곡이 나오기도 전에 어그로라는 어그로는 다 끌 수 있을 거다.

그렇게 곡이 나오면 곧바로 화제에 오르겠지.

지금까지 이 방식이 안 먹혔던 적이 없다.

‘선배는 잘하고 있나 몰라.’

김별과 같이 회사를 세웠다는 소식은 금방 귀에 들어왔었다.

그때 사람들은 아주 콧방귀를 뀌면서 악담을 퍼붓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의 말이 아예 없는 가능성을 말한 건 아니었다.

신생 기획사는 이곳의 환경과는 천지차이일 테니까.

과연 잘 적응해서 데뷔나 시킬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이유진!”

“아, 네!? 네!”

“정신을 어디다 팔고 있어!”

“죄송합니다!”

이유진은 고개를 푹 숙였다.

한창 춤추는 즐거움에 빠져 안무가를 꿈꿨을 땐, 대형 기획사가 그리도 멋지게 보였는데.

막상 안으로 들어와보니, 구린내만 풀풀 풍길 뿐이었다.

***

[GO엔터테인먼트 걸그룹 ‘레모네이드’ 전격 데뷔! D-day.]

[역대급 비주얼 신인 걸그룹 ‘레모네이드’ 데뷔곡 발매 전부터 화제성 최상.]

[GO엔터에서 내놓은 차세대 슈퍼스타. 데뷔곡 ‘Search Me’ 티저부터 후끈!]

[‘Search Me’에 쏟아지는 대중들의 관심. 네티즌 “티저부터 미쳤다!”]

인터넷엔 며칠째 얘네 얘기밖에 없었다.

아직 곡도 나오지 않았는데, 벌써 아이돌 판에서 1티어급으로 그룹 인지도가 올라가 있다.

심지어는 팬들도 생겼더라.

모두 대형 기획사라는 배경 덕분이었다.

“참나···.”

안에서 볼 땐 이게 당연해 보였는데, 밖에서 보니 불합리함의 극치였다.

데뷔 전부터 이런 관심이라니. 이게 말이 되는 거야?

‘얘네 알맹이 빠진 쭉정이들인데.’

사실 다른 멤버들은 쭉정이까진 아니긴 한데, 한 명은 쭉정이가 확실했다.

그런데 기사들이 과장이 심하다. 얘네를 띄워주는 기사들이 한두 개가 아니다. 아주 쏟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이중에 핵심이 쏙 빠졌다는 걸 알기나 할까?

영 못마땅하고 속이 탔다. 그러나 한 번 향한 손길은 멈출 수 없었다.

이것도 습관이지, 습관.

커뮤니티나 SNS의 반응까지 살펴봐야 직성이 풀린다.

-대형이 괜히 대형이 아님. 애들 비주얼이랑 분위기 미쳤다ㅋㅋㅋ 곡도 지리는 것 같음.

-아직 티저밖에 안 나왔는데 벌써부터 곡 좋을 것 같다고 설레발 치는 애들 대체 뭐임? 대형이라고 빨아주는 것 봐ㅋㅋ 또 속냐? 뭐 그래도 비주얼은 괜찮긴 하더라ㅋ

-티저만 봐도 퀄리티 역대급이긴 하던데? 기대되는 건 사실임.

폭삭 망해버리면 좋을 텐데.

사람들은 그저 얘네들에 대해서만 관심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쪽에선 아주 축배를 들고 있겠지? 눈에 선하다.

그런데 좋은 반응이 있으면 안 좋은 반응도 있는 법.

아이돌 판에서 악플은 빠질 수가 없지.

-근데 이수진이 옥의 티네ㅋㅋ 비주얼만 보면 쟤가 메인보컬이어야만 하는데 이상하다···. 서브 보컬에 서브 댄서네. 대체 왜 뽑은 거임?ㅋㅋㅋ

-애들 티저 썸네일 하나씩 보는데 이수진이 제일 튀네ㅋ 왜 일반인이 여기 있음? 쟤 졸라 잘하나 보네? 포지션이 뭐 메인 투자자라도 됨?ㅋㅋㅋㅋㅋㅋ

피식, 웃음이 지어졌다. 비꼬는 실력이 상당하다.

역시 사람들도 보는 눈이 있다니까?

내 가수였으면 이런 악플들은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을 텐데, 내 마음도 어지간히 좁은 모양이다.

일말의 위안을 얻고 있다.

난 기분 좋은 미소를 머금은 채, 앞을 바라봤다.

그리고 더 미소가 깊어졌다.

김별, 얘는 얼굴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

길게 자란 머리를 질끈 묶고, 노래를 연습하고 있을 뿐인데.

거울을 통해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노래를 부르던 목소리가 뚝 끊긴다.

천천히 몸을 돌린 그녀가 눈을 끔뻑거리며 다가왔다.

“왜요?”

“그냥. 아무것도 아냐.”

“아.”

그녀의 눈매가 부드럽게 풀렸다.

연습을 이어서 하지 않고, 내 옆에 사뿐하게 앉았다.

“이제 걔네 곡 나올 시간 거의 다 된 것 같아요.”

“···어.”

“그땐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는데.”

손으로 제 입술을 매만지며 사근사근한 목소리를 냈다.

“전 지금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우리의 상황이 좋긴 하다.

구서연이 김별의 노래를 듣고 수정본을 보냈었다. 그리고 그게 그대로 최종본이 되었다.

고칠 점이 보이지 않더라고.

역시 재능은 재능이다 싶다.

작업실에 숱하게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기회조차 없었다.

우리는 가사를 바로 구했고, 선생님이 별이의 노래를 봐주셨다.

내가 구서연의 작곡 재능에 감탄했다면, 선생님은 별이의 노래를 봐주며 감탄을 거듭했다.

그리고 내가 구서연의 1차 수정본에 고칠 점이 안 보였다고 한 것처럼, 선생님 또한 그랬다.

단 하루만에 끝. 이 음악을 부르는 것에 관해선 더 이상 봐줄 게 없다더라.

그래, 상황은 이렇게나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그렇다 해도 별이의 태도가 너무 태연했다.

난 걔네들한테 달린 악플을 보기 전까지는 배알이 뒤틀리는 것 같았는데.

난 그녀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며 물었다.

“혹시 잘 안 될까 봐 불안하지는 않아?”

“네, 안 불안해요. 음악도 너무 좋고, 사장님이랑 선생님이 실력도 좋다고 칭찬해주셨고, 무엇보다 사장님이 있잖아요.”

또렷하게 빛나는 눈빛으로 내 눈을 마주했다.

실패를 걱정하지도 않고, 그녀들에게 저주를 퍼붓지도 않는다.

난 속으로 저주를 아주 왕창 퍼부었는데.

역시 나랑 그릇이 다르다.

그렇기에 더욱 어깨가 으쓱했다.

이렇게 착하고 성실하고 잘하고 얼굴도 예쁜데 말도 예쁘게 하는 애가 내게 있다니.

걔네가 데뷔하는 날엔 기분이 바닥을 길 줄 알았는데, 지금 내 기분은 그렇지 않았다.

별이는 내 기분을 띄워주기로 아예 작정을 했나 보다.

신뢰가 가득 차오른 눈으로 날 지그시 바라보며 덧붙였다.

“기획사 크기보다는 누가 옆에 있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거기에서도 못 뜨고 있던 분들 띄운 분이 사장님이잖아요.”

평가석에 앉아 있는 나를 보고 덜덜 떨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이렇게나 가까워졌네.

이렇게 눈을 마주하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안정감마저 든다.

둘이 붙어 있는 시간이 많았어서 그런지, 신뢰감과 유대감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는 게 피부로 와닿았다.

“이제 나온 것 같은데 뮤비 한 번 볼까?”

“네.”

우리는 유튜브에 들어가 ‘레모네이드’의 데뷔곡 ‘Search Me’의 뮤비를 틀었다.

썸네일을 터치하는 손길은 전혀 무겁지 않았다.

귀를 파고드는 음악도, 돈을 처바른 것 같은 뮤비도 고깝게 보이지 않는다.

완벽한 제3자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가벼운 심정.

아마 나 혼자였다면 이런 마음으로 볼 수는 없었겠지.

얘 때문에 나까지 더불어 착해지는 느낌이다.

“그런데 별아, 얘네가 싫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진짜로··· 썩 그리 좋지는 않네?”

“풉.”

곁눈질로 옆을 흘끗 바라봤다.

그녀는 언제 웃었냐는 듯 담담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래, 얘도 성인군자가 아니고 사람인데 원망하는 마음이 어떻게 없겠나.

단지 그 마음을 바깥으로 표출하지 않을 뿐이었다.

어쩌면 그들의 실패에 집중하기보단, 우리의 성공에 집중하려고 애써 마음을 숨긴 걸지도 모르지.

어떻게 하는 게 더 마음이 편안해질 지를 떠나, 어른스럽고 성숙한 모습인 건 맞았다.

“이수진 얘는 센터도 아닌데 진짜 여러모로 센터 같다. 구석에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튀냐.”

별이는 아예 입술을 꽉 깨물었다.

“얼씨구? 흐느적거리는 거 봐.”

“크···흡!”

대놓고 웃음은 안 터뜨렸다.

그런데 미소를 숨기는 건 포기했나 보다.

뮤비가 다 끝났을 때, 우리는 마주보며 입꼬리를 진하게 말아 올렸다.

이제 녹음이 코앞.

녹음한 뒤로는 뮤비 촬영만이 남았을 뿐이다.

과연 우리가 데뷔했을 때, 그들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확실한 건, 지금의 우리처럼 기분 좋은 미소는 짓지 못할 것이다.

< 전 지금이 더 좋은 것 같아요 > 끝

ⓒ 쏘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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