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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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천부와 장강 하구일대의 전 정보원  사망 또는 실종. 존덕문은 

장강을 넘어 북으로 간 것이 확실함.>

  

  객점 창문을 넘어 들어온 차가운  바람이 폐부 깊숙이 스며들어왔

다. 정보조직은 그 특성상 철저한  점 조직으로 이루어져 조직의  최 

고위층에 있는 이들도 정보원이 현재  어떤 신분으로 어디에 있는지 

대충은 알아도 확실하게 알지는  못한다. 단지 이들과의  접선방법만 

알고 있을 뿐이다. 헌데 그런  정보조직이 단 하룻밤 사이에  전멸한 

것이다. 이는 자신의 정보조직을  전멸시킨 자들의 능력이  어떠함을 

말해 주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그가 비빌 수 있는 언덕이었던 존덕문이 강동

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갔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강동의 한복판이자 청

룡장의 핵심근거지인 소주에 홀로 남겨진 것이다. 

  

  백리무군은 숨을 깊이 내 쉬었다. 연락이 끊긴 이후 마음속으로 미

루어 짐작은 했지만 사실로 확인되자 앞이 막막했다.  

  

  '어찌 해야 하는가.'

  

  백리무군은 창 밖을 바라봤다.  활기차게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은 

아무런 근심 걱정이 없는 자들 같아 보였다. 대 반혈맹의 맹주로  천

하 백도를 통솔하여 삼혈맹을 타토하던  모습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

다. 이번 강동의 대업만 성공적으로 이루었다면 무림맹주, 아니 무림 

패주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같이 점심을 나누는 이 하나 없는 실정이 되고 말았

다. 

  

  '내가 살아 있는 한 아직 기회는 있다.'

  

  백리무군은 음식에 손을 대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점소이들이 

이상하다는 듯이 처다 보았지만 백리무군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이내 

고개를 돌렸다. 백리무군은 은자를 던져 놓고 천천히 객점을 나갔다.

  

  '무공이 없는 점소이들 까지 나를 알고 있단 말이지.'

  

  백리무군은 보란 듯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가 가는 곳에는 남

궁천기가 세가 무사들을 이끌고 자리를 잡은 완평객점이 있었다. 

  

  완평객점의 후원을 통 채로 빌린 남궁세가의 무사들은 취사를 자신

들의 손으로 직접해결 했고, 점소이들이 일체 얼씬하지 못하게 했다. 

  

  후원을 통하는 문은 반쯤 열려져 있어 안이 어느 정도 눈에 들어왔

다. 작은 인공 연못에 길게 늘어진 버느나무 가지들이  흐느적거리며 

꽃잎을 날리는 후원 내부는 백리무군의 시름을 잠시 있게  해주었다. 

전각의 문이 열리며 헬쓱한 안색의 당표가 섬전 같이 튀어 나와 백리

무군의 손을 잡았다. 

  

  "무사 하셨구료."

  

  백리무군은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당표 그 자체는 이제 별  효

용가치가 없지만 그 뒤에는 당문이 있었다. 남왕련과의 싸움에서  밀

렸다고 하지만 곧 당문은 옛 영화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날을 

위해 이럴 때 선심을 베풀어 두는 것도 좋으리라.

  

  "태호의 경치가 좋더이다. 같이 유람이라도 가지 않겠소?"

  

  당표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 자신도 자신의 안전을 위해 군웅들 사

이에 끼고 싶었다. 여러 사람이 지켜보고 있다면 청룡장이  직접적으

로 손을 쓰지는 못 할터. 그런 생각에 첫날 유람행렬에 끼었다가  아

무도 자기와 함께 머물려 하지  않는 다는 걸 느끼고 이곳에서  두문 

불출 하고 있는 것이다. 

  

  "남궁형께서는 안에 계시오?"

  

  "네. 지금 같이 퇴로를 짜고 있었습니다."

  

  백리무군은 고개를 저었다. 적의 심장부에서 무력으로 뚫고 나간다

는 건 자살 행위였다. 청룡장이 백도를 표방하는 이상 당당하게 나가

야 공격을 해오지 못할 것이다.  백리무군은 그 방법을 이미  생각해 

두고 있었다. 단지 좀더 사태의 진행 과정을 지켜보며 이 기회를  세

력 확대에 이용할 계획을 짜느라 시간이 늦은 것이다.

  

  실내에 있던 남궁천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반갑게 맞이했다. 지금의 

그로서도 사람 한 명이 아쉬운 때였다. 

  

  "어서 오십시요. 소제가 찾아뵈어야 하는 것인데……."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이렇게 찾아온  것은 긴히 상의드릴 일이 

있어서입니다."

  

  당표는 가슴이 쿵쾅거리며 온 몸에 힘이 들어찼다. 이제 강동을 탈

출하는 것이다. 다시는 이 지긋지긋한 강동에는 오지 않으리라. 

  

  백리무군이 앉자 무사 한 명이 차를 가져왔다. 남궁천기는 그 무사

를 보고 나직히 명을 내렸다.

  

  "잠시 주위의 경계에 더 신경을 쓰게."

  

  "존명."

  

  무사가 물러나자 남궁천기가 은밀히 말을 했다.

  

  "소식 들으셨습니까?"

  

  "소식이라면?"

  

  "존덕문이 장강을 돌파하여 태행산맥으로 향하고 있답니다. 신수개

가 그 뒤를 추적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하는 군요."

  

  백리무군은 고개를 끄떡였다.

  

  "들었습니다만 청룡장에는 별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변화가 없는 게 아니었습니다. 장주를 비롯한 청룡장의  사형제의 

모습이 중양절이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이 네 사형제가  청룡장

의 비밀정예를 이끌고 출정했다는 말입니다." 

  

  당표는 침을 삼켰다.

  

  "해서 지금이 우리가 탈출하는데 절호의 기회라고 여겨집니다."

  

  백리무군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눈을 빛냈다. 

  

  "흠. 그럼 청룡장의 내부는 텅 비었겠군요."

  

  "최고 수뇌부만 없기는 하지만 드러난 전력만으로도 여기 있는  우

리가 상대 하기는 곤란한 점이 많습니다."

  

  "우리가 은밀히 청룡장을 벋어날게 아니라 당당히 뭇 군웅들을  이

끌고 가는 게 어떻겠소?"

  

  "군웅들을 이끌고요 어떻게?"

  

  "태백산 제성가. 모두 그곳을  방문하기로 하지 않았소?  청룡장은 

연회를 베풀어 장주가 돌아 올 때까지 시간을 끌 모양이니 우리가 군

웅들을 선동해 먼저 제성가를 방문하도록 합시다. 장주가 없다는  것

이 확실하다면 이 군웅들을 우리편으로  만들 수 있지 않겠소.  설사 

그렇지 못하더라도 태백산 제성가까지 여러 군웅들과 함께 간다면 청

룡장이 우리를 어쩌겠소. 그곳은 청룡장의 영역에서 수 천리가  떨어

진 곳이고 육로로는 호북에 가깝고 수로로는 산동과 연결되어 있으니 

일단 이곳에만 도착을 한다면 청룡장이 나선다고 하여도 우리를 막지

는 못할 것이오." 

  

  당표는 눈을 크게 뜨며 햐얗게 웃는 얼굴로 주먹을 쥐었다.

  

  "하하하 하하하. 그런 수가, 그런 수가 있었습니다. 그럼 어서  실

천에 옮기지요."

  

  "이 일에는 우리가 주도적인 위치를 점해야 하니 자금이 적지 않게 

들 껍니다."

  

  당표는 남궁천기를 바라봤다. 둘 다 동정상회의 양대 주축을  대표

하는 입장이었지만 이곳에서의 재력동원은 남궁천기가 가지고 있다고 

봐야 했다. 남궁천기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끄떡였다. 그로서

도 일단은 강동을 빠져나가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 수밖에 없었다.

  

  "자금은 동정상회를 통해 필요한 만큼 구해 놓겠습니다. 설마 소항

상회에서 우리 동정상회의 전표를 받지 않지는 않겠지요."

  

  백리무군은 고개를 끄떡였다. 

  

  "그럼 나는 각 군웅들을 만나보며  의사를 타진하겠소. 며칠 동안 

계속되는 연회를 좋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싫어하는 이들도 있으니 

우선은 그들을 규합하리다."

  

  "알겠습니다. 헌데 풍개 견로자님의 소식은 못 들으셨습니까? 개방

에서 은밀히 찾는 눈치던데요."

  

  백리무군은 고개를 갸웃했다.  

  

  "저도 이번 일로 상의를 드리기 위해 찾고 있습니다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당표가 갑자기 어두운 얼굴이 됬다.

  

  "혹시 청룡장에서 손을 쓴 게 아닐까요?"

  

  "뒷감당을 생각했다면 그쪽에서 손을 쓰지는 않았을 껍니다.  적어

도 지금은 요."

  

  "또 모르는 일 아닙니까?"

  

  "흠. 그럼 청룡장의 동태를 감시하면서 풍개 견로자 노선배님의 행

적도 알아봅시다."

  

  백리무군은 뜨거운 기운이 식어가는 찻잔을 두고 자리에서  일어났

다.

  

  "그럼 각자 일이 준비되는 대로  다시 모여 일의 진행을  의논합시

다."

  

  "네. 멀리 나가지 않겠습니다."

  

  백리무군은 가볍게 읍을 하고 방을 나섰다.

  

  백리무군을 떠나 보낸 남궁천기는  의자에 앉았다. 입으로야  자금 

지원을 약속했지만 존덕문이 장강을 돌파해 태행산맥으로 급히  돌아

갔다면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봐야할 문제였다. 그 동안 들어간 돈이 

아깝지만 가문의 사활을 이 일에 걸 수는 없지 않은가. 시간을  끌다

가 같이 늪으로 빠져들어서는 안되었다.

  

  '정보 정보가 부족해.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야 한다.  남들 

보다 한 발 앞서서. 그래야 나쁜 패를 버릴 수 있다.'

  

  이런 생각으로 머리를 굴리던 남궁천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옆에 

있던 당표가 따라 일어났다.

  

  "어디로 가는 겁니까?"

  

  "신응표국. 아무래도 그곳이 정보가 빠를 것 같으니 당형께서는 이

곳을 잘 지켜 주시오."

  

  당표는 같이 가자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꾹 눌러  참았다. 

소항상회와 계속 거래를 해야 하는  신응 오응원이 자신과 접촉하는 

것을 달가와 할 이가 없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남궁천기가 

돌아 올 때까지 당표는 불안한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곁에  남궁세가

의 무사들이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았다.

  

    *      *     *

  

  말라붙은 피딱지가 엉켜 있는 옷 위로 한 겹의 마를 꼬아 만든 오

랏줄이 엉성하게 걸려졌다. 어린아이라도 한 번 힘을 주면 끊어 버릴 

것 같은 오랏줄이었는데 묶인 이는 그 줄이 끊길 가봐 매우 두려워하

며 걸음을 옮겼다. 

  

  개방의 소주분타의 앞에서 이를 잡으며  사방을 경계하던 몇 명의 

거지가 오랏줄에 묵인 그를 보며 멍하니 눈을 크게 뜨고 있다가 급히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잠시 후 소주 분타에서 수백 명의 개방 정예들

이 각기 미리 정해져 있는 방위구역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그 누구도 오랏줄에 묵인 그를 풀어 주거나 위로해  주려고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소주 분타주를 대동한 건곤신개가 걸어나왔다. 

건곤신개는 묵인 그를 보고 가슴 한 구석이 철렁함을 느꼈다.

  

  "구장로."

  

  엉킨 머리카락이 얼굴을 뒤덮은 구선개는 건곤신개 앞에 무릎을 꿇

었다. 

  

  "죄인 구선개가 벌을 청하니 집법장로께서는 장로회의를 열어 벌하

여 주시기 바랍니다."

  

  건곤신개는 뜨거운 열기를 삼키며 구선개를 내려다보았다.

  

  "죄명이 무엇이오?"

  

  "사사로이 타 문파와 손을 잡아 죄 없는 자를 음해 했으며, 방주를 

기만했으며, 문파의 존장을 사경으로 집어넣었고, 형제를 적도들에게 

팔아 넘겼습니다."

  

  건곤신개는 깊이 호흡을 들이 삼켰다.  알 수 없는 열류와  공포가 

그의 몸을 타고 흘렀다. 주위에 있는 개방도들은 숨소리조차 크게 내

지 못했고, 옷자락을 스치는 바람이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사사로이 타 문파와 손을 잡았다고 했는데 어디와 손을  잡았다는 

말이오?"

  

  구선개는 떨리는 목소리로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소림입니다."

  

  소림이라는 말에 주위 개방도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지만  건

곤신개는 눈을 질끈 내리 감았다. 

  

  '그랬었군. 이야기가 그렇게 진행되었던 거였어.'

  

  건곤신개가 더 말을 하지 않았지만 구선개는 계속 말을 이었다.

  

    *   *   *

  죽림에 둘러 쌓인 너른 초지와 운남 대리석으로 지은 집  주위에는 

검은 물이 고여진 도랑이 원형으로 파여져 있었다. 오수가 가득 밀려

오는 듯한 죽림의 바람소리를 따라 흔들의자가 흐느적거렸다. 흔들의

자 위에는 기름과 먼지가 엉킨 머리카락이 머리에 착 달라붙은  노개

가 멍한 표정으로 빈 허공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시선은  흔들의자의 

흔들거림에 따라 끝없이 바뀌었다. 

  

  협개 나정호는 손을 앞으로 내밀며 천천히 다가갔다. 

  

  "사부."

  

  협개 나정호의 부름에 노개는 멍한 눈으로 그를 한 번 보고는 다시 

허공에 시선을 두었다. 협개 나정호가 급히 다가가려 하자 창왕 언무

외가 그의 허리를 잡았다.

  

  "저 검은 도랑은 주인의 허락이 없이는 아무도 넘을 수 없네."

  

  협개 나정호는 붉어진 눈으로 주변을 살펴보았다. 대나무의 일렁거

림에 따라 화살이 부대끼는 듯한 소리를 내는 죽림 외에는 보이는 것

이 없었다.

  

  "여긴 어딥니까?"

  

  "청룡장의 내원이네."

  

  깜짝 놀란 협개 나정호는 주변을 휘휘 둘러봤다. 

  

  "청룡장?"

  

  창왕 언무외는 웃음을 흘렸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손을 썼지."

  

  돌로 된 문이 옆으로 밀리자 길에 땋아 내린 머리에는 갖가지 장식

이 화려하게 빛나는 새하얀 얼굴의 소녀가 작은 약 바구니를 들고 나

왔다.  

  

  협개 나정호는 몸을 움찔 거렸다.

  

  "홍 대고."

  

  협개 나정호는 그제서야 풍개 견로자가 홍대고를 십 년 간 지켜 주

겠다고 약속했었다는 걸 떠올렸다. 하지만 저런 모습이라면 너무  한 

것이 아닌가. 

  

  촥. 

  

  홍사옥의 싸늘한 눈길이 협개 나정호를 쏘아보았다.

  

  "너무 한 게 아니에요. 쌍덕이 되지도 않는 미생환몽선법을 펼치기 

위해 억지로 약물을 투여했어요. 이  노개는 저 노인네 보다  초기에 

당한 모양인지 약물의 투여가 엉망진창이라 일석이조에 치료가  불가

능해요."

  

  협개 나정호는 속내를 들키자 몸을 움찔 떨었다. 창왕 언무외는 협

개 나정호를 보며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얼마전까지는 나도 저 친구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네. 지금은 

그 시간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말이야."

  

  협개 나정호는 일의 전후사정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겠지만  홍사옥

이 풍개 견로자를 위해 애를  쓰고 있다는 건 마음속으로 느껴져  왔

다. 협개 나정호는 깊이 허리를 숙였다.

  

  "고맙습니다. 홍대고."

  

  "고마워 할 것까지는 없어요. 처음 약속하고 정 반대가 되고  말았

지만 어쨌든 내가 심심하지 않게 해주니까요. 그리고 이 노개는 내공

이 깊어 약물을 시험해 보는데는 더 없이 좋은 재료에요."

  

  협개 나정호의 얼굴은 새빨개졌다.

  

  "어떻게 그런?"

  

  홍사옥은 생글 미소를 지었다.

  

  "미생환몽선법이 반강제적으로 펼쳐진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그래

서 그걸 보조하는 약재들도 처음 사용된거고요. 그러니 그 약재의 해

독도 처음이 될 수밖에 없죠. 게다가 전 쌍덕이 무슨 약을 썼는지 몰

라요. 이분은 그나마 낳은 편이에요. 저 분은 며칠 사경을  헤메기도 

했죠."

  

  협개 나정호는 창왕 언무외를 보고 붉어진 얼굴을 거두었다. 

  

  "으음."

  

  창왕 언무외는 협개 나정호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곧 백리가주도 옆에 누울 꺼니까 심심하지는 않을 걸세."

  

  "그럼 백리가주도?"

  

  "그렇네. 그러니 자네가 힘을 좀 써주어야 겠네."

  

  "제가 무슨……."

  

  "백리가주를 생포해 주게."

  

  "그전에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소림에 따질 생각인가?"

  

  "사실을 듣고 싶을 뿐입니다."

  

  협개 나정호는 구선개에게서 이야기 들었지만 그것이 사건의  전말

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구선개는 그의 입장에서 그가 접할 수 

있는 사실들만 보고 듣고 자신에게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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