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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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덜컹. 

  

  소주지단의 정문이 활짝 열리며 수십대의 마차가 들어왔다. 군웅들

의 시선은 일제히 마차에 머물렀다. 마차의 문이 활짝 열리자 점소이

와 주방장들이 줄줄이 나왔고, 이들의  손에는 방금 조리 한  음식과 

재료들이 즐비했고, 요리사들이 곳곳에 판을 벌리고 요리를 하기  시

작했다.

  

  군웅들이 어리둥절 해 있을 때 단우백이 나직한 어조로 말을 했다.

  

  "벌써 저녁이 늦었습니다. 모두들 출출하실 테니 간단한 요기나 하

시라고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미리 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입맛

에 맛지 않으시더라도 즐겁게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군웅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터트렸다. 

  

  단우백은 서명을 하는 사람들과 일일이 인사를 했고, 잠시  뒤에는 

곳곳으로 돌아다니며 상대의 이름과 외호를 불렀다. 단우백은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이름과 외호를 모두다 아는 듯했고, 친근한 표정과 행

동을 감추지 않았다. 같이 동행을 한 사람끼리도 자기 동행이 단우백

과 오랜 친구관계였다고 느껴질 정도로 단우백의 행동은  자연스러웠

다. 

  

  한쪽에서는 음식과 술을 먹고 다른 쪽에서는 서명을 하고, 다른 쪽

에는 몇 개의 푸대를 사방으로 돌리며 자신이 가져온 은자나  금붙이

를 모았다. 연무장에 감돌던 살기는 어디로 같는지 찾을 길 없고, 지

금은 청룡장의 개파대전이나 단우백의 생일잔치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서왕은 소매를 털었다.  

  

  "오해가 풀려서 잘됐소."

  

  "헌데 총 호법님께서는 어디로 가신 것이오?"

  

  육정산은 아까부터 궁금했던 사항을 옆에  서 있는 서왕에게 물었

다. 서왕은 어깨를 으쓱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육정산이 다시 뭐라고 할때 저쪽에서 풍개 견노자가 터벅터벅 걸어

왔다. 

  

  "견대협."

  

  육정산이 포권례를 갖추자 견노자는 얼굴을 붉혔다.

  

  "이 견모의 식견이 짧아 여러 가지 폐를 끼쳐 드렸습니다. 정말 죄

송합니다."

  

  견노자가 무릎을 굽히려 하자 육정산이 얼른 그를 부축했다.

  

  "견대협. 이러시면 저희들이 오히려 불편합니다."

  

  "아 나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했소. 남은 

평생을 홍소저를 보필하며 보낼까 하오. 본 방의 방주께는 육형이 말 

좀 해주시구료." 

  

  "홍소저는 저희들만으로 충분히 지켜 드릴 수 있습니다. 너무 마음

에 두지 마십시요."

  

  서왕의 다짐에 견노자는 고개를 저었다.

  

  "남이 일언은 중천금. 나는 내 한 말을 지키려 할 뿐이오."

  

  서왕은 입맛을 다시며 개방도들이 있는 쪽으로 슬그머니  다가가는 

이귀의 뒷모습을 쳐다 보았다. 

  

  '어떻게 한다. 문상한테 물어 봐야 하는데……. 도데체 일이  이렇

게 진행 되가는데 문상은 어디 간 거야?'

  

  서왕의 고민을 육정산이 바로 풀어 주었다.

  

  "견대협의 말을 백 번 지당합니다. 하지만 굳이 옆에서 지켜  주실 

필요까지 있겠습니다. 이제 강호에서 홍소저를 해꼬지 하려는 무리들

은 견대협께서 응징하겠다고 선언을 하셨으니 함부로 준동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도 나는……."

  

  "저는 오히려 개방이 이번 일로 인해서 무리가 오지 않을까 걱정입

니다. 견대협께서 개방을 정상화시키고……."

  

  "거지들이야 원래 더러운 옷을 입고, 남이 먹던 밥을 먹으며  사방

에서 손가락질 당하는 직업이오. 강호에서 들려오는 몇 마디 욕에 성

을 낸다면 그자는 이미 거지가 아닌 것이오. 오물 묻은 옷에  먹물이 

좀 튄다고 해서 해가 될 게 있겠소." 

  

  건곤신개는 고개를 숙이고 땅에 이런 저런 도형과 선을 그어  가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럼 누가 성수환독을 써서 구장로를  해쳤고, 그 죄를 청룡장에 

집어 씌운 것인가. 단우백의 말을  다 믿을 수는 없지만  성수환독이 

어느 한 곳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 확실해 진 만큼 사건은 더욱 미궁

으로 빠져들고 있다. 청룡장이 아니라면 당가(?) 그리고 청룡장의 죄

를 주장한 그곳." 

  

   갖은 음식이 가득 담긴 큰  접시 하나를 독차지하고 음식을  먹는 

취선개는 건곤신개의 중얼거림에 짜증을 내었다.

  

  "뭔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단우백 그가. 그가 원하는 건 뭘까?"

  

  "쩝쩝. 방주께서 울분을 못 참아 자결할 것 같다고 우리더러  돌아

앉고 음식을 먹으라고 할 때는 언제고 딴 소리는 딴 소리야?  거지는 

있을 때 잘먹어야 돼."

  

  "이 사태는 단우백이 계획해서 진행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대도 단우백은 마치 이미 준비된 일처럼 착착 진행을 하고 있

는 것이다. 이들이 자신의 무림맹주 등극을 위해서 온 하객들처럼."

  

  "내가 보기에는 그 홍소저가 대단한 인물 인 것 같은데?"

  

  "봉황이지. 그런 봉황이 머무르는 둥지가 어찌 작은 참새 집일  수 

있겠느냐?"

  

  "딴은 그렇군. 홍소저 같은 사람들이 여러 명 모여 있으니  청룡장

이 큰 문파고, 단우백도 큰 인물이라는 건 이해가 간다. 헌데 청룡장

에 가해졌던 오해가 모두 풀어진 지금 꺼려 할 것이 무엇이냐?"

  

  "흉수. 성수환독을 개발한 첫 의가를 멸문 시킨 곳은 아마도  당가

일 것이다."

  

  "뭐 그게 정말이야?"

  

  "심증일 뿐이다. 당가는 그때 성수환독의 재개발에 성공을 했을까? 

제성을 죽음으로 몰고 간 자들은 당가일까? 당가가 아니라면  어디일

까? 신비 문파가 성수환독을 미끼로 당가를 끌어들인 것은 아닐까?"

  

  "그럼 너는?"

  

  "청룡장이 제성의 흉수로 당가를  지목하려고 했다면 이  자리에서 

한 마디만 더 했으면 가능했다. 당가가 흉수라고. 홍소저는 그때  당

가의 인물을 보았다고. 당가의 암기를 증거로 내밀면……. 후후후."

  

  "그렇군."

  

  "청룡장이 복선을 깔고 제성가를 돕는 척하며 세력을 모을  명분을 

만들고, 우리 개방과 사백님 마저 끌어 들여야 하는 곳."

  

  "설마?"

  

  "청룡장은 지금 그곳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저 기에 서명을  하는 

이들은 어쨌든 제성의 은원을 짊어져야 한다. 제성을 죽음으로  몰고 

간 세력. 그들과 싸워야 하지.  싸우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쪽을 

도울 명분은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명분이 없는 백도는 흑도와 다를 

바가 없게 된다."

  

  "……." 

  

  "사람은 위태로울 때 그 그릇의 크기를 알 수 있다. 멸문지화를 눈

앞에 둔 단우백은 한 점 흐트럼도 보이지 않았고, 위기 속에  기회가 

오자 십분 활용하는 면모를 보였다. 이는 그가 일세의 영웅이거나 효

웅이라는 말이다. 아니면……."

  

  "아니면?"

  

  "이 청룡장의 힘이  여기 모인 군웅들을  무시해도 좋을  정도이거

나."

  

  건곤신개의 마지막 말에 취선개는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었다. 여

기 모인 백도의 면목은 삼혈맹을 토벌할 때 모인 전력보다 결코 약하

지 않았다. 천하의 삼혈맹도 백도의  힘에 무릅을 꿂었고, 혈마까지 

제거하지 않았던가.

  

  취선개 보다 먼저 반응을 보인 사람은 언제 옆에 앉앚는지 모를 중

년유생이었다.

  

  "재미있는 이야기군요."

  

  "귀하는 누구시오?"

  

  취선개의 물읍에 중년 유생은 섭선으로 시원한 바람을 일으켰다.

  

  "이귀이라고 합니다. 청룡장의 예당을 맏고 있지요."

  

  건곤신개는 마른침을 삼키며 이귀의 두 눈을 주시했다.

  

  '진실은 무엇인가. 청룡장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본 방은  어떤 

길을 택해야 하는가.' 

  

  소주지단의 뒤로 나온 예리극은 단우백이 미리 준 금낭을 펼쳤다.

  

  <청룡당주가 육당을 이끌고 태호 서남부의 세 산에 집결한  존덕문

도들을 몰살시킬 것. 인근 지단과 분타에서 병력을 충원받을 것.  어

떠한 일이 있어도 민단을 동원해서는 안됨. 장내 영역을 벗어나는 추

격도 불허함.>

  

  예리극이 금낭을 동생인 백호당주 예리성과 현무당주 가구통을  비

롯한 대주들에게 보이고 뒷문으로  육당의 병력을 조심스럽게  뺐다. 

육 당주 중 세 당주 집법당주 육정산과 주작당주 구겸창 홍균 예당주 

이귀는 같이 동행을 하지 못했지만 이들은 집단전법을 몰랐기 때문에 

출정해도 옆에서 보조를 해주는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다. 더우기  강

동내부에서 육대당과 각 지단과 분타의 전권을 위임받았으니 세 상에 

두려울 것이 없었다. 청룡단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들

은 금릉에서 내려오는 자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간 모양이었다.  후배

들에게 선배의 웅풍을 떨쳐 보일 때가 된 것이다. 

  

  이제 청룡장의 대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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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그은 거 눈치 채셨군요.

사부가 끝났습니다.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별거 아니라면 별거 아니고

크다면 큰 겁니다.

원래 오부는 한상귀의 중앙아시아 원정편이 차지하기로 되어 있었고

그걸 중심으로 끄적였습니다.

헌데 책을 찾으면 찾을 수록 헷갈리더군요.

각종 자료가 충돌하는 건 기본이고........

당시 건축양식과 문화는 고사하고 어떤 말이 씌었는지도  모르겠습니

다.

아는 게 없으니 쓰기가 정말 어렵네요.

이거 안 쓰고 넘어가면 육부의 내용을 알기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왜 육부에서 그들이 그렇게 움직였는가에 대한

근본적 이유가 이곳에 있거든요. 

척계광의 기효신서를 비롯해 그의 자료를 찾아보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자료가 있으신 분은 연락 부탁드립니다.

잡설이 길어지는 이유를 아셨으리라고 봅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상귀가 나올지 다른 녀석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오부와 육부 연재합니다.

단.

언제가 될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새 천년 안에는 완결을 되겠죠;;;;

고맙습니다.

석공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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