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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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장의 구석에 있는  작은 야산은 특별한 건물도  보이지 않았고 지키는 

사람들도 없었다.  게다가 이곳은 후미진 곳에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외인들은 가까이 가지 못했다.  이 야산안에 청룡장의 삼각중 하나인 천기

각이 있었다. 청룡장에서 쓰는 단궁과 단봉을 연결해 쓰는 장창 화포등 각

종 병장기를  만드는 곳이었다. 그렇다고 이곳에서  대량으로 생산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곳에서는 기존의 병기를 개량하거나  새로 하나 만들어 

내는게 고작이었다.  그것을 가져다가 밖에서 비밀리에  대량 생산을 해서 

사용을 했다. 

그래서 수뇌부도 청룡장의 병기가  장밖의 비밀기지에서 만들어 지는줄 알

고 있었다. 그것은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그 본은 이곳에서 만들어 지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무기고의 무기가 줄어든 양을 헤아리는 것 보다 이

곳에서 무엇이 만들어 지고 있는지를 보면 청룡장의 무장상태를 알기 쉬웠

다. 소천은 야산에  있는 작은 오두막으로 향했다.  그 오두막에는 두명의 

노인이 앉아서  장기를 두고 있었다. 그리고  오두막에는 큼지막한 현판이 

걸려 있었다. 그 현판에는 장로원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이 두명은 

청룡장의 단  둘밖에 없는 장로였다. 염화신군과  타배라는 외호를 가지고 

있는 이 두 노인은 청룡노야와 함께 청룡장을 만든 인물들이었다. 

청룡노야가 장을 떠난 뒤에는 이  두분은 이곳에서 소일을 하면서 하루 하

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장로원이 있고 장로가 있는지도 모르

는 이들이 많았다. 소천은 두분이 장기를 두는 것을 슬쩍보고는 읍을 하고 

옆으로 나갔다. 그  둘은 장기를 둘때면 옆에서  누가 와서 소리를 질러도 

뒤돌아 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오두막을 지나서 한참을 올라가자 바

위로된 석문이 나타났다. 소천은 그  석문을 힘껏 밀었다. 구구궁 하는 소

리와 함께 석문이 아래로 내려가고 계단이 모습을 드러 내었다. 소천은 그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얼마를 내려가자 문이  닫혀지고 주위는 어둠속에 

잠겨 들었다. 그러나 개의치 않고 밑으로 걸어 내려갔다. 

한참을 걸어 내려갔는데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거의 한시진 가량 밑으로 

내려가자 수십개의 횟불이 타고  있는 석실에 도달했다. 그 석실에는 한명

이 의자에 기대어 코를 골면서 잠을 자고 있었다. 탁자위에는 각종 병기들

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었다. 소천은  그 앞에 앉아서 그가 깰 때까지 기다

렸다. 그가 천기각주인 천장인이었다. 그는 한번도 자신의 이름을 밝힌 적

이 없었다. 단지 다른 이들이 천장인이라고 불러주기를 바랬다. 한참 시간

이 흐르자 그 사람이 눈을  부비며 하품을 길게 했다. 그리고 어하는 탄성

을 터뜨렸다.

"소현질 아닌가"

"예 피곤하신 모양이죠"

"말도 말게 장주가  이것 저것 주문하는게 좀  많아야지. 열흘전에는 폭뢰 

오십개를 만들어 달라고 해서 그동안 밤새 만들어 주었네."

"폭뢰를 오십개나요?"

"글세 전쟁이라고 할껀가봐."

천장인은 코를 문지르고 얼굴 근육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더니 말을 했다.

"소현질은 아는거 없나."

"저야 뭐, 헌데 지금 이건 뭘 만드시는 겁니까."

소천이 탁자위로 손을 뻣히자 천장인이 벌떡일어나며 소천의 손을 잡았다.

"만지지마 이건 환살비야"

"환살비요?"

천장인이 고개를 끄떡였다. 

"사천당가에 폭우이화정이 있다면 마가에는  환살비가 있지. 그 ㅇ기는 매

미날 보다 더 ㅇ고 그 날카로움은 어장보다 뛰어나지."

"이걸 천숙께서 만드셧습니까?"

"아니 장주가 가져왔어. 내가 감탄한 것은 마가의 환살비는 마가의 멸망과 

함께 무림에서 영원히 사라졌다고  전해지네. 나도 한때는 이걸 찾아 본적

이 있었지만 찾지 못했지. 그런데 자네 사형은 이걸 내개 가져 왔더군. 그

리곤 나더러 이런걸 만들 수 있느냐고 하더군."

"만들 수 있으십니까?"

"흐흐흐 물건이 내 앞에 있는데  못만든다면 말이 되겠나. 단지 시간이 얼

마나 걸릴지는 모르지. 돈이야 자네 사형에 대니까 상관없지."

소천은 환살비를 들었다. 환살비는 초승달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가

운데를 한손가락으로 받히자 양 날개가 파르르 떨기 시작했다. 수백수천개

가 막을 형성하며 흐느적거렸다. 소천은 저으기 놀랐다.

"날이 한개가 아니군요."

"그렇지. 수백개의 ㅇ은 날들이  모여서 하나의 비를 이루는 것이네. 철판

을 이렇게 ㅇ게 가공을 한다는  것부터 신기지만 그것으로 하나의 비를 이

룬 다는 것도 장인으로서 감탄할 일이지"

소천은 환살비를 들고 공력을 운용했다. 

"청룡만파"

소천의 입에서 기함성이 터져  나오고 환살비가 사방으로 퍼저 나갔다. 파

파파 수백개의 날들이 동시에  사방으로 퍼저 나갔다. 피피핑 먼지도 소리

도 없이 그 날들은 사방의  석벽에 물결무늬를 하며 밖혀 들어갔다. 쩍 천

장인의 입이 벌어졌다. 놀란 것은 소천도 마찬가지엿다. 

'이거라면 단신으로도 수백명의 무사들을 일격에 격살을 할 수 있겠다. 그

리고 이것을 한명에게 몰아친다면 사천당가의 만천화우를 능가하는 공격이 

될 것이다.'

소천은 공력을 운용해서 인들을  끌어 당겼다. 피피핑 석벽에서 빠져 나온 

인들은 소천의 손으로 날아 내렸다. 스윽 소천의 손이 한번 돌려지고 하나

의 완전한 모양을 이룬  환살비가 다시 탁자위에 내려졌다. 천장인은 엄지

손가락을 꼽아 올렸다. 

"소현질 정말 대단하군. 장주도 자네 같이는 하지 못할꺼야."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그런데 청룡갑은 다 만드셧습니까."

"그거 예전에 다 만들었는데 며칠전에 와서 모두 가져갔어. 모두 백개였지 

아마"

소천은 그말을 듣고 얼굴을  굳혔다. 청룡갑은 오기령을 위해서 십수년 전

부터 준비가 되오던 것이었다.  그 청룡피는 사부님의 명령으로 만들어 진 

것으로 사부님의 명령없이는 사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소천은 고개를 저

었다. 동방후가무기고가  비어간다고 걱정을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사실 청룡장 무기고의  몇배 분량이 무사들에게 풀어져도  걱정을 할 것은 

없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수십년전부터 만들어 지던 것들이 완성되어 실전

에 배치된다 큰 일이었다. 소천은 굳은 얼굴로 말을 하였다. 

"그외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나도 잘 모르겠네. 자네 사형이 내가 심심풀이로 만들어둔 것들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더군. 킁 그래 밖은 어떤가?"

"천숙 밖으로 나가고 싶으십니까.? 제가 내일이라도 나가게 해드리지요."

"히히히 나는 여기가 좋아. 여기선 아무도 나를 죽이려고 하지 않지."

"저희가 천숙께 몹쓸짓을 하는군요."

"히히히 그런말 말게 다 죽어가는 나를 무수한 영약으로 살린게 장주일세. 

사나이는 은혜를 입었으면 값을 줄 알아야 하는 법이야. 그리고 지금 내가 

모습을 드러낸다면 다시 피바람이  불지 않겠나. 그냥 여기서 밥이나 먹고 

사는거지 뭐"

천숙의 말에 소천은 침을 꿀꺽 삼키며 말을 했다.

"따로 부탁하실 말씀은 없으십니까."

"다음에 올때는 술이나 한병 가져오게 장주 몰래 말이야. 이왕이면 독한걸

로"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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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호는 화산에서 소천 일행과 헤어진 뒤 바로 남쪽으로 길을 잡았다. 자

신들이 작년 초겨울에 올라온  길을 따라 내려가는 것이었다. 형산으로 가

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었지만 양대호는 이상하게 이길이 좋았다. 이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일어났던 일들이 주마등 처럼 가슴을 스치며 지나갔다. 

"후"

양대호는 나직한  한숨을 내쉬었다. 남으로 내려갈수록  완연한 봄 기운이 

느껴졌다. 산천이 푸르름으로 물들고 논밭에 작물들이 발돗음을 하고 있었

다. 그 사이 사이로 농부들이 김을 매고 있는 것을 보며 말을 천천히 몰아 

갔다. 저멀리 옥강현의 현성이 보였다.  양대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말 갈

기를 쓰다듬어 주었다. 말을 타고 잠시 내려가다가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앞에서 달려오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말을 타고 있는 사람은 여인이었다. 

치마를 입고 있어서 말의 한쪽으로  두 발을 내놓고 상체를 비틀어서 정면

을 보며 말을 타고 있었다.  그럼에도 말을 타는 것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

았다. 바람에 치마자락이 살짝씩  들어 올려지며 고운 신발과 하얀종아리

가 드러 났다. 그러나 다시  옷자락 속에 감추어 지고 양대호의 시선도 들

려졌다. 말위에는 한명의 면사여인이 타고 있었다. 그 여인은 바로 이설군

이었다. 이설군의 이마에는 작은  땀방울들이 나와 있었다. 이설군은 작은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닥고 양대호를 바라보았다.

"양공자께서 옥강현을 지나치신다기에 달려왔어요."

그말에 양대호는 얼굴을 약간 붉혔다. 

"예 저 저를 말입니까?"

"호호호 왜 그렇게 놀래세요. 같이 장강수로맹을 혼내주고 저를 집까지 호

위해 주셧쟎아요."

양대호는 얼굴이 더욱 붉어진 뒤 고개를 돌렸다. 바람은 이상하리 만치 따

듯해서 그의 양볼을 식혀주지  못하고 있었다. 이설군은 호호호 웃으며 말

을 하였다.

"며칠 전에 이곳에 삼혈맹의  고수인 악인마군이 나타났다고 해서 호북 일

대의 무림동도들이 모인 적이  있었어요. 어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

져서 모두들 돌아갔지요. 저도  아버님을 따라 여기 왔다가 양공자께서 이 

근처를 지나신다기에 그냥 보내 드릴 수 없어서 온거에요."

"그 그렇게까지 신경을 써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호호호 산서에서의 활약은 여기서도  모두 알고 있어요. 양공자가 오셧다

는 것을 알면 사방에서 구름같이 몰려 올꺼에요."

그말에 양대호는 고개를 돌려서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러나 보이는 것은 

푸른 들판과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들 뿐이었다. 

"호호호 가요. 북령채가 반혈맹에 의해서 무너 진건 아시죠?"

양대호는 고개를 끄떡이며 말을 하였다.

"솔찍히 조금 의외였소."

양대호는 고개를 들어 남쪽을  보며 그런 생각에 잠기었다. 자신들이 어렵

게 포위망을 뚤고 나온 북령채가  하루 아침에 무너졌다는 것이 도저히 실

감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북령채주는 반혈맹주의 손에 죽고, 그들의 포로

로 잡혀 있던 언가의 가주와  동생이 무사히 구출 되었다는 소식에 도저히 

믿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일 때문에 표맹의 일은 강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

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소림과 화산과 개방 언가 청룡장등이 중인들의 놀

림거리가 되고 있었던 것이었다. 반혈맹이 고수 수십명으로 간단히 토벌한 

북령채를 수백명의 무사를 동원하고서도  패한 무능한 인물들로 낙인 찍혔

다. 양대호는 이설군의 입을 통해 그말을 들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

이 본 인물들은 절대로 무능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지금 자신이 아무리 떠

들어 봐야 믿어줄 사람이 한사람도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엇다. 이설군은 입

술을 오물락 거리며 말을 하였다.

"저는 그 말을 믿지 않아요."

이설군의 그말에 양대호는 어깨에 힘을 주며 허리를 쭈욱 폈다.

"그렇게 생각을 하십니까?"

"제가 본 청룡장의 호법님과  소공자님 그리고 무사들의 능력은 결코 약한 

것이 아니었어요. 아마 이번 일에는 무언가 흑막이 있을 꺼에요."

"그렇게 보십니까?"

"호호호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에요. 제가 거기 가보지 않았는데 전후 사정

을 어떻게 알겠어요. 양공자님은 어디를 가시는 중이셧어요?"

"형산으로 돌아가 무예를 더 수련을 할 생각입니다."

그말에 이설군은 눈을 약간 크게 떴다.

"정말요?"

양대호는 고개를 끄떡였다. 

"이번 강호행으로 나를 돌이켜 볼 수 있었습니다."

"호호호 저도 이번에 강남으로 여행을 갈려구요."

"강남에요?"

"예 남궁세가의 혼례가 쌍십절이니까  아직 반년이 넘게 남았쟎아요. 그래

서 우선 강동에가서 서호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청룡장에 들러서 강동의 

영웅호걸들과한번  대면을 해볼 생각이에요. 그곳에  같다가 다시 호남의 

남궁세가로 가면 시간이 맞을 꺼에요. 어때요 양공자님도 같이 가시죠."

양대호는 약간 주저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환한 이설군의 이마를 보

자 입에 침이 마르며 자신이 생각하고 있지 않던 대답이 흘러나왔다.

"저도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이소저와  동행을 하게 되어서 정말로 영광입

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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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보다 붉은 혈의를 입고 손에는  장도를 든 중년인이 문턱을 넘어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네명의 인물이 앉아  있었다. 가장 상석에 앉아 있는 이

는 붉은 머리카락과 얼굴을 하고 있었다. 혈포밖으로 나온 모든 부분이 다 

붉은 사람. 바로 혈마였다.  혈마는 눈을 내리감고 있었다. 그의 좌측에는 

오른쪽 빰에 검흔이 나  있는 적천마군이 앉아 있었다. 적천마군의 옆에는 

적혈마군이 앉아  있었다. 그둘 앞에는 지옥마군과  악인마군이 앉아 있었

다. 적혈마군은 읍을 하고 말을 하였다.

"삼맹주님 명대로 강북과 강남의 이급제자들을 모두 총단으로 집결 시켰습

니다. 임무수행중인 빙염마후와 요환마후를 제외하고 소수마후와 염화마후

도 곧 당도할 것입니다."

혈마는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적천마군이 고개를 끄떡이자 적혈

마군은 예를 취하고 자기의 자리로 가서 앉았다. 스르르 혈마의 눈이 떠졌

다. 

"백도의 움직임은"

적천마군이 말을 하였다.

"대문파들은 예외없이 정예들을 추려놓고 있습니다."

"공격예상기는?"

"가을이 될 것 같습니다."

혈마는 고개를 끄떡였다. 그리고  눈을 내리감았다. 그의 눈이 반쯤감겼을 

때 적천마군이 입을 열었다.

"저희들은 이번 이 맹주님의 명령을 이해 할 수 없습니다."

반쯤 감긴 혈마의 눈은 그대로 내려 감겨졌다. 적천마군은 입을 굳게 다물

었다. 혈마의 몸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데 그의 소매는 바람이라도 불어 

온것처럼 펄럭였다. 그것을 보자 사대마군은 황급히 일어나서 급급히 물러

났다. 그들이 물러가자 혈마의 눈이  떠졌다. 그의 눈은 초점이 보이지 않

았기 때문에 어디를 보고 있는지 알수가 없었다. 혈마는 자신의 손을 내려

다 보았다. 피보다 붉은 손. 그것은 천하마도의 상징이었다. 그리고 그 자

신의 한계이기도 했다.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

그의 손은 아주 어릴때는 이렇게 붉지 않았다. 자신에게 혹독한 무공을 가

르쳐 주던 부친에 의해서  몸이 점점 붉어져갔다. 그때는 그게 정상인줄만 

알았었다. 그러나 그러나 무공을 다 익히고 하산을 해서 처음으로 다른 사

람을 보았을 때. 그때 자신이  비 정상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것이 

원래 그런 것이 아니라  무공을 익혀서 이렇게 되었다는 것을......... 혈

마는 그때 많은 사람들을  죽였다.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것은........ 그

리고 남들이 자신을 이상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은 정말로 참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는 자신의 부친을 찾아  갔다. 그때 들은 한마디 그 한마디가 

그에게 한줄기 희망이 되었다.

'강해져라 더 할 나위 없이  강해져라. 그럼 너는 그 혈피를 벗을 수 있을 

것이다. 그때는 진정으로 고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혈마는 그뒤로 강해지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 기울였다. 그러나 강해지

면 강해 질수록 점점 몸이 더 붉어져 갔다. 그리고 어느날 그는 동경을 보

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때까지는 아직 인간적인 모습을 하고 있던 두 눈

마저 붉게 물들어  버린 것이었다. 그뒤로 혈마는  동경을 본적이 없었다. 

심지어는 물위에 자신의 모습이  비춰지는 것도 거부했다. 그리고 다시 아

비를 찾아 갔다. 아비는 다른 말을 하였다.

'네 무공이 산산조각이 난다면 너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 단 모

든 무공을 잃어 버릴 것이다.'

그뒤로 혈마는 자신을 꺽어줄  고수를 찾아 다녔다. 십년. 없었다. 마도를 

이잡듯이 헤집고 다녔고  비밀리에 구대문파의 고수들과도 비무를 하였다. 

그러나 아무도 그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 스르르 혈마는 감겨있

는 눈섭을 꿈틀거렸다. 세인들은  자신의 붉은 모습에 무한한 공포를 느끼

고 두려움을 느낀다. 그러나  자신에게 있어서 붉은 피부와 안광 머리카락

은 짐일 뿐이었다. 어디를 가서도  그 누구와도 어울릴 수 없는 커다란 족

쇄였다. 이제 그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찾아 오고 있었다. 혈마는 한쪽 손

으로 머리를 받치고 나직한 소리를 흘러 내었다.

"쌍덕(雙德) 이만하면 숨바꼭질을 그만 둘 때도 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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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군"

월동문을 나서던 적천마군을  적혈마군이 불렀다. 적천마군은 몸을 돌려서 

그를 바라보았다. 적혈마군이 허리를 숙이며 말을 하였다.

"잠시만"

적천마군이 고개를 끄떡이자 적혈마군이 그를 인도했다. 그들이 도착한 곳

은 적혈마군의 처소였다.  그리고 그곳에는 지옥마군과 악인마군이 먼저와 

있었다. 모두들 자리에 앉자 적천마군이 적혈마군을 바라보았다. 적혈마군

은 나직한 목소리로 말을 하였다.

"대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뭘 말이오?"

"이번 전쟁말입니다. 백도가 주력을  모아 총공격을 해온다면 지금의 전력

으로는 상대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다른 대책이라도 세워야 하는 것 아닙

니까."

"음"

적천마군은깊은 침음성을 흘렸다. 사실 그랬다. 지금 총단으로 불러 들이

고 있는 이들은 삼혈맹의 정예들이 아니었다. 삼혈맹의 정예들은 극비리에 

모처로 집결을  하고 있었고 지금 집결하는  자들은 이급의 맹도들이었다. 

이들만으로는 절대로 백도의 정예들과 맛서 싸울수 없었다. 그것을 자신도 

잘 알고 있었지만 다른 마군들한테  그런 심중을 내 비췰수는 없는 것이었

다.

"이맹주님의 혜안은 하늘도 꾀뚤고  있으시니 무슨 비장의 대책이 있을 것

이오."

지옥마군이 침을 삼키며 말을 하였다.

"그것만 믿고 있기에는 지금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적천마군은 탁자를 치며 말을 하였다.

"언제 이맹주님의 혜안이 틀린적이  있었소. 아마 이번에 우리들의 충성심

을 한번 보시려는 것인지도 모르겠소."

그말에 삼인은 입을 꾹  다물었다. 사실 시혈마군의 배신으로 맹내에서 오

대마군의 입지가 크게 위축이 되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적의 대 공세가 

예상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지금 그  최전선으로 밀려나서 충성도를 

시험받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대마군은 모두들 불안해 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번 일이 단순한 충성도의  시험이 아니라 사석으로 던져진 패 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일을 이들은 많이 해보았기 때문에 더욱 불안

한 것이었다. 이들의 심정을  아는 적천마군은 고개를 끄떡이며 말을 하였

다.

"모두들 어떤 마음인지 나도 아오. 하지만 삼맹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는

한 우리는 패하지 않을  것이오. 아직 수하들에게는 이런 사실들이 알려저

서는 안되오."

"알겠습니다. 대군"

삼인은 고개를 끄떡였다. 혈마가  함께 있는 한 자신들에게는 희망이 있는 

것이었다. 백도에는 혈마를 능가하는 고수가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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