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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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말에 전목진이 침을 꿀꺽  삼켰다. 수고비라는 말은 자신이 안내자가 되

어서 한상귀를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돈이라는 말이었다. 지금의 그로서

는 거절 할 수 없는  돈이었다. 전목진은 금원보를 장용호 앞에 내놓고 말

을 하였다. 

"하나는 차와 소금을 구하는 값으로 쓰시오. 하나는 우리를 티벳까지 안내

해줄 안내인을 구하는 값이오. 이거면 되겠소."

장용호는 고개를 끄떡엿다. 

"되고도 남소."

그말에 한상귀는 고개를 끄떡이며 금원보 다섯 개를 꺼내서 장용호의 손에 

올려 주었다. 

"전국주의 가족을 위해서 쓰시오."

그말에 전목진의 눈가가 붉어졌다. 장용호는 한상귀를 보며 고개를 끄떡였

다. 그리고 전목진을 보고 말을 하였다. 

"관청에서는 전형을 오래 찾지는 않을  것이오. 몇 달이 지나면 아무도 관

심을 주지 않을 것이오. 그때  이돈을 써서 장형의 가족들을 구할 수 잇으

면 구해겠소.  그리고 여의치 않으면 감옥안에서  조금이라도 편한 생활을 

하는데 쓰겠소이다. 아마 이 정도  뇌물이면 충분히 빼내 올 수 있을 것이

오."

장용호는 말을 끊엇다가 다시 이었다. 

"지금은 그들이 의심을 할지도 모르니 전형에게 원한이 있다고 하겠소. 그

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전형에게 무시를 당하고 괴롭힘을 당했다 하겠오. 

그리고 가족들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 손을 쓰겠소이다."

전목진은 고개를 끄떡였다. 그는 장용호의 손을 잡았다. 한상귀가 둘을 보

며 말을 하였다.

"오늘밤 떠나겠소."

장용호는 고개를 끄떡이며 전목진을 보며 말을 하였다. 

"안내인은 기련산맥입구에서 만나도록 하겟소. 전형이 전에 우리를 도와준 

그곳 말이오. 모든 것은 그곳에 준비를 해 두겠소."

장용호는 다시 전목진을 보며  뭐라고 말을 하였다. 한상귀는 그말을 알아 

들을 수 없었다. 그러나 전목진이 몇번 다시 묻고 고개를 끄떡이자 한상귀

는 냉소를 지었다.  장용호라는 자는 자신을 아직  다 믿지 않는 모양이었

다. 그리고 장족이  왜 장용호를 이곳으로 보냈는지  알것 같았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자신의  일이 아닌 것이었다. 지금 자신은 어

디까지나 임무를 완수해야 할 사명을 지고 있는 것이었다.   

원래에는 무위에서 상씨 형제를 만나서  월경을 하려고 한 계획이 많이 바

뀌게 되었다. 그러나 한상귀는 개의치 않았다. 어쨌든 월경을 해서 목적지

까지만 무사히 가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성실도를 알지 못하는 상씨 

형제보다는 눈앞의 전목진을 노칠 수 없었던 것이었다. 전목진은 난주에서 

표국을 오래한 인물답게 각 부족의  말과 습관 금기사항등을 잘 알고 있었

다. 그리고 무엇보다 몽고어에 뛰어나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가 가고

자 하는 곳의 상층부는  몽고족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일물을 금 백냥도 

안되는 금액에 쓸 수 있다는  것은 결코 비싼 것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살

아 돌아오기 힘든 길을 같이 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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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바다. 그랬다. 그것은 푸른 바다였다. 끝이 보이지 않는 내륙의 바다. 

청해호. 그 넒이는 동정호에 뒤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곳 주위에

는 말들의 먹이가 되는  풀들이 잘 자라나고 있었다. 지금은 늦겨울이라서 

말들이 적지만 봄만 되면 이곳에는  파아란 풀들이 자라나고 말들이 그 풀

을 먹고 살을 찌우는 곳이었다. 이곳 청해호는 지금 유리처럼 얼어서 너른 

빙판지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호수의 곳곳에는 얼음을 깨고 낙

시를 하는 이들이 곳곳에  보였다. 빙판위에는 말똥을 태워서 추위를 이기

고 있었다. 호수가에는 수백개의 빠오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임하회족들의 빠오로 이 일대에서는 세력이 가장 강성한 곳이었다. 청해는 

유목민들에게는 생명수와도 같은 것이었다. 이 곳의 물과 초지들은 가축들

을 살찌우는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것들이었다. 이곳의 물은 모든 부족

이 공유해도 남을  많큼 많았다. 그러나 초지는  그렇지가 못했다. 그래서 

이곳의 초지를 두고 각 부족간의 싸움이 빈번히 일어나곤 했었다. 그런 싸

움을 몇 개의 강성한 부족이  힘을 합쳐서 종식을 시켰다. 그중 한 부족이 

바로 이 임하회족이었다. 이곳에 빠오를 치고 있는 부족은 회족의 한 갈래

로 일찍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다른  부족이 이곳을 자리잡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였다. 또한 

지금 이곳에서 잡는 물고기들은  이들에게는 귀한 식량이 되었다. 해가 질 

무렵이 되자 사람들은 잡은  물고기를 들고 종종걸음을 치며 오고 있었다. 

그들을 보며 두명이 서 있었다.  얼굴이 누렇게 뜬 청년과 검은 얼굴의 중

년인이었다. 바로  한상귀와 전목진이었다. 그들은  물고기를 한곳에 모아 

두고 모두들  호수 한쪽에 있는 구릉위로  올라갔다. 구릉이라고 하기에는 

작았다. 좀 큰 바위가 땅위에 있는 정도의 높이엿다. 

그들은 모두 구릉주위에  몰려들더니 구릉 위에서 한명이  지는 해를 보며 

절을 하자 모두들 따라서  절을 하기 시작했다. 불가의 오체투지와 비슷했

다. 똑바로 섰다가 무릎을 ㄱ혀서 앞머리를 숙여서 바닥에 밀착을 시켰다. 

그리고 끊임없이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 이들은 시를 낭송하듯이 운

율을 가지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한상귀는 옆에선 전목진을 보며 말을하

였다. 

"뭘 하는 거요?"

"기도를 하고 있는 중이오."

"해를 보고 기도를 하는 거요?"

"아니오 성지(聖地)를 보고 기도를 하는 거요."

"성지(聖地)?"

"임하회족은 회교도들이오. 그들은 하루에  다섯 번씩 성지를 향해서 기도

를 하오. 저들이 외우고 있는 것은 기도주문이오. 무한이 자비로운 알라의 

이름으로 만물의 창조주이신 알라"

"아라?"

"알라라고 하오. 그들은 중원어나 회족말로 해석을 하지 않고 알라라는 아

랍어대로 부르오. 그냥 상제라고 생각을 하면 되오."

그말에 한상귀는 고개를 끄떡였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서역의 강국 중에는 이 회교를 국교로 삼은 곳도 

있소. 이 회교도들은  순례자를 형제처럼 대해 준다오.  알아 두면 도움이 

될 것이오. 지금 서쪽은 밀교의 서장과 이 회교국가가 강성한 힘을 떨치고 

있소."

한상귀는 그말에 고개를 끄떡이며 말을 했다. 

"어떻게 하면 배울 수 있소."

장용호가 보낸 안내인은 사흘뒤에  왔다. 그동안 한상귀는 회교에 대한 간

략한 지식들을 배울 수 있었다. 회교의 신도는 무슬림이라고 했고 그 인사

법과 예법에 관한  ㅉ은 지식들이었다. 안내인은 한어를  거의 할 줄 몰랐

다. 간단한 인사말 정도 하는  것이 다였다. 전목진과 한상귀는 그동안 보

살펴준 회족의 족장에게 감사의  선물로 차를 한근 내놓고 떠났다. 썰매를 

타고 청해호의 얼음을 건너는데만 하루가 걸렸다. 그곳에서 안내인의 안내

로 저멀리 보이는 기련산맥으로 향했다. 기련산맥의 주봉들은 모두 눈으로 

뒤덥혀 있었다. 안내인이  산봉우리의 이름들을 가르쳐 주었지만 한상귀가 

볼때는 그곳이 그곳같아서 도저히 구분이 가지 않았다. 

그리고 첩첩산중마다 적게는 수십호에서 많게는 수만호의 마을들이 자리잡

고 있는 것을 보고 매우 놀라고 있었다. 이곳은 대명의 영토이기는 했지만 

대명의 통치력은 거의 미치지 않는 곳이었다. 그래서 각 부족과 마을은 하

나의 준 독립국가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기련산맥을 타고 보름정도 이동을 

하자 안내인이 바뀌었다. 그는  한어를 아예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목진과

는 말이 통했다. 그래서 한상귀는  그의 말을 전목진을 통해서 들을 수 있

었다. 며칠이 지나자 그가 산을 내려간다고 하였다. 한상귀는 산을 내려간

다는 말에 매우 기뻤다. 보름내내 산만보고 있어서 어지럼증이 일 것 같았

기 때문이었다. 

"여기가 티벳이오?"

"그렇습니다."

전목진은 존대어로 말을 하였다. 한상귀는 고개를 돌려서 등뒤를 바라보았

다. 자신이 보름넘게 헤메고  다녔던 기련산맥이 아스라이 보였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서 앞을 바라보았다. 황무지 그랬다. 이곳은 황무지였다. 

끝이 보이지 않는 벌판. 그위를 뒹굴고 있는 메마른 풀들. 보이는 것은 바

윗덩이들 뿐이었다. 그리고 간간이  솟아 있는 봉우리들 그위로 햇ㅂ은 잔

인하게 내려 꽃히고  있었다. 저멀리 몇 명의  인영들이 모습을 드러 내었

다. 안내인은 그들을 먼발치에서 보자 얼른 오체투지를 했다. 한상귀가 고

개를 갸웃하며 전목진이 한상귀의 옷소매를 잡아 다녔다. 한상귀도 전목진

을 따라서 오체투지를 했다. 그리고 전목진을 보며 말을 하였다.

"누구요?"

"포탈랍궁의 승려들입니다. 그들은  이곳에서는 신불로 떠받들어지고 있습

니다. 티벳에서는 승려를 보면 모두 이런 존경의 표시를 바침니다."

"라마교의 잡승들에게 이런 예를 취해야 하다니"

"포탈랍궁의 승려들은 잡승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중원에서 변질된 라마교

와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몽고지방과 위구르 지방에서 활개를 치는 라마들

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한상귀는 안내인이 일어서자 자신도 따라 일어났다. 안내인은 그들이 사라

진 방향을 향해 잠시 묵상을 하더니 길을 다시 안내했다. 한상귀는 주위를 

둘러 보았다. 자신이 오체 투지한 시간은 잠시였다. 그런데도 그 라마승들

은 어디로 같는지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경공을 제법 익힌 듯 하였다. 

'음 세외에도 고인들이  있는 법이니 더욱 조심을  해야 겠다. 포탈랍궁이 

어떤 길을 걷든지 우선을 마찰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좋겠구나.'

한상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전목진을 바라보았다. 전목진은 안내인과 이

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더니 한상귀를 보며 말을 하였다. 

"일이 잘 되었습니다. 지금  포탈랍궁에서 판첸라마의 화신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

한상귀는 무슨  말인지 몰라서 고개를 갸웃했다.  안내인이 걸음을 옮기자 

전목진이 그 뒤를 따르며 이야기를 해주었다. 포탈랍궁에는 두명의 지도자

가 있는데 한명은 달라이라마였고 다른 한명은 판첸라마라고 했다. 이둘은 

윤회를 마음대로 조정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자신이 죽기전

에 어디에 태어 난다는  단서를 남긴다고 하였다. 그럼 포탈랍궁의 라마들

은 그 아이를 찾아서 두 지도자로 모신다는 것이었다. 한상귀는 실소를 흘

렸다. 그런 이야기는 중원에서는  씨도 안먹힐 이야기였다. 그러나 안내인

의 진지한 표정에 고개를 돌렸다. 임무외의 일로 다른 이들과 다툴 필요는 

없는 것이었다. 

"이런 때에는 순례자들이 많이  늘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마을에서는 여행

자들에게 더욱 친절히 대합니다.  저희들도 다른 이들의 이목을 끌지 않고 

쉽게 서쪽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말에 한상귀는 고개를 끄떡였다.  일이야 어찌 ㄷ던 자신은 서쪽으로 길

만 가면 되는 것이었다. 셋은  하루종일 걸어서 작은 마을에 도착을 했다. 

이곳은 마을이라고  하기에도 뭣한 곳이었다. 그들은  한 집으로 안내되어 

들어갔다. 그 집은 돌로 만든  돌집이었다. 안에는 빛이 한점 들어오지 않

고 있었다. 창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모닥불이 한쪽에서  타고 있었고 그 

옆에는 몇 개의 그릇들이  차곡히 놓여져 있었다. 한상귀는 모여있는 사람

들을 보았다. 주름진 검은 얼굴들이 서로의 얼굴이 똑같게 보이게 하였다. 

서로간에 인사가 오가고 전목진이  차와 소금을 약간 꺼내서 주었다. 그것

을 주자 그 사람들은 매우 끼뻐했다. 한상귀는 한참을 기다려서 저녁을 먹

을 수 있었다.  그들이 내놓은 것은 양고기였다.  노린내가 심하게 났으나 

한상귀는 개의치 않았다. 먹어서 몸에 탈이 없으면 되는 것이었다. 한상귀 

일행은 그렇게 서쪽으로 서쪽으로 이동을 계속하였다. 

하늘에는 수십여마리의 독수리들이  맴을 돌고 있었다. 한상귀는 본능적으

로 허리에 찬 검에 손이  갔다. 안내인은 그곳을 향해 합장을 하고 뭐라고 

중얼거렸다. 전목진은 한상귀를 보며 말을 하였다. 

"저곳은 마을 조장터입니다."

"조장?"

"그렇습니다. 이곳은 땅이 딱딱해 시체를 파서 묻기가 곤란합니다. 게다가 

시체는 잘 썩지도 않지요. 그래서  시독을 뿜어 댑니다. 그리고 이들은 자

신들이 고기를 먹은 이상 자신들의  고기는 다른 것들의 먹이가 되어야 한

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새들이 자신들의 육신을 먹고 비상을 하면 자

신들의 영혼도 같이 하늘로 올라간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한상귀는 그렇게 말을 하고  고개를 돌렸다.이번 마을에서도 환대를 받았

다. 어제 이곳에서 두명이  죽어서 조장을 치루었다고 했는데 누가 상가집

인지 알수가 없었다. 한상귀는 더 알고 싶지 않아서 일찍 잠을 청했다. 티

벳에 들어선지도 한달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의 깊이만큼 봄

이 찾아 오고 있었다. 봄은 어디에서나 활기에 찬 모습을 보여 주었다. 돌

밖에 보이지 않던 곳에 개울이 생겨서 물이 흐르고 그 주위로는 작은 풀들

이 돗아나기 시작했다. 한상귀도  그런 생명들의 탄생에 미소를 지으며 길

을 같다. 

마을로 들어갔던 안내인은  얼굴이 벌개져서 돌아왔다. 그리고 전목진에게 

뭐라고 하는데  무슨 중죄라도 지은 표정이었다.  전목진은 한상귀를 보며 

말을 하였다. 

"얼마전에 근처 마을이 외인들에게  도륙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들

은 외인들을 마을로 들이기 꺼려 하고 있습니다."

한상귀는 고개를 끄떡였다. 

"그럼 우리끼리 서진 할 방법을 찾아 보시오."

전목진은 고개를 끄떡였다. 이  마을이 이렇게 자신들을 대한다면 이 일대

의 마을들 모두가 이렇게 대한다고 생각을 해야 했다. 전목진은 차와 소금

을 한근씩 안내인에게 주고 뭐라고 했다. 마을로 들어간 안내인은 세 마리 

야크를 끌고 왔다. 그 야크의  위에는 짐들이 실려져 있었다. 전목진은 그

것들을 보고 고개를 끄떡였다. 

"외투와 이불로 쓸 수 있는 야크 가죽 옷입니다. 그리고 말린 고기와 양젓

을 말린 가루입니다. 이정도면 밖에서 생활을 해도 문제가 없겠습니다."

한상귀는 고개를 한번 그떡였다. 이들은 마을에서 최대한 멀리가서 잠자리

를 만들었다. 아직은 싸늘한  바람이 돌았다. 하늘위에는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한상귀는 별들을 보며 잠을  청했다. 그는 다리를 쭈욱 펴고 잠들

어 있었다. 

폐허. 그랫다. 그것은 폐허였다.  돌집들은 여기저기 무너져 있었다. 그리

고 그 주위에는 수백마리의  새들이 모여서 포식을 하고 있었다. 안내인은 

그것을 보고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새들이 포식을 하는 것은 바로 

죽은 사람의  시체였다. 한상귀는 검을  뽑아들었다. 독수리들은 사람들이 

가까이 오고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한상귀는 검을 휘둘러서 독수리들을 

베어 나갔다. 파아악 파악 순식간에 십여마리가 한상귀의 검에 베어졌다. 

새들은 그 서슬에 놀라 모두 날아 올랐다.그 새들이 날아 오른 곳에는 허

연 뼈를 드러낸 시체들이  널려 있었다. 안내인이 한상귀앞에 와서 뭐라고 

마구 중얼거렸다. 그의 얼굴은 새빨갛게 상기되 있었다. 그리고 때릴 듯이 

대들고 있었다. 전목진이 얼른  달려와서 안내인을 잡았다. 그리고 뭐라고 

하였다. 그래도 안내인은  화를 참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안내인은 벌거진 

얼굴로 한상귀를 향해 손짖을  하며 뭐라고 떠들었다. 한상귀는 검에 손가 

같다가 고개를 돌리며 손을  떼었다. 한상귀는 여기저기 새가 파먹은 시체

들을 둘러 보았다. 목불인견의 참상이었다. 한상귀는 한 사내의 몸을 뒤집

어 보았다. 그 사내의 앞가슴에는 작은 검상이 나 있었다. 검상은 매우 작

았지만 심장을 정확히 꾀뚤고  있었다. 움직이는 사람의 심장을 정확히 꾀

뚤른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가 있는 일이 아니었다. 

'쾌검식이다. 그것도  상대의 사혈만 전문적으로  노리는. 살수의 검이다. 

그러나 살수의 검치고는 강력한 힘이 담겨져 있다.'

한상귀는 주위를 둘러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이 마을도 다른 마을과 전혀 

다를 바가 없었다. 누가 노릴만한  것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 도적이 온다

고 해도 와서 살림을 도와주고  가고 싶은 생각이 들정도로 가난한 마을이

었다. 한상귀는 사체들을 다시 살펴보았다.

'적어도 십인 이상이다.  음 이런 수준의 무사들이  이런 마을을 도륙해서 

무엇을 얻으려고 했을까. 어쨌든 정도를 걷는 자들은 아니다. 정도를 걷는 

자들이 이런 살육을 저지를  이가 없으니까. 이들과 맞부디치지 않으면 좋

으련만'

한상귀는 그런 생각을  하고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리고 문득 눈을 빛냇

다. 그의 눈에는 장은 천조가리가 들려졌다. 조가리는 깨끝이 잘려져 있었

다. 그리고 매우 매끄러운 비단천이었다. 이런 비단천은 자신이 티벳어 들

어서고는 처음 보는 천이었다. 한상귀는 눈을 빛냈다.  

'무언가 있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임무수행이었다. 쿵딱 쿵딱하는 소리에 한상

귀는 고개를  돌렸다. 너른 바위위에는 사람의  시체가 놓여졌고 안내인과 

전목진이 어디서 구했는지 돌 망치를 들고 뼈를 부수고 있었다. 그들은 뼈

를 잘게 부수어  살들과 섞어서 놓았다. 독수리들은  그 옆에 내려 앉아서 

그들이부수는 틈틈이 살점들을 빼앗아 먹기 시작했다. 한상귀가 다가가자 

독수리들이 얼른 날아 올랐다. 전목진은 한상귀를 보고 손을 저었다. 한상

귀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시체들은 하나하나씩 올려지

고 살이 발라지고 다시 뼈가 부서졌다. 피는 반쯤 굳어 있어서 진득진득하

였다. 그래서 안내인의 손과  얼굴에 핏덩이들이 묻어났다. 한상귀는 그것

을 묵묵히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었다. 

'만약 중원 한복판에서 이런 일을 벌인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은 무림공적 아니  관부에서까지 추살령이 내려질것이었다. 죽은자의 

시신을 회손하는 것은 금기시  되어 있었다. 그것은 원한관계에 있는 사람

도 마찬가지였다. 황실에서도 죽은자의 무덤을 파서 시체를 도륙하는 것은 

대역죄에도 잘 하지 않는 형벌이었다. 그리고 시체를 그렇게 각을 뜨고 뼈

를 잘게 부수어  독수리의 먹이로 주는 것은 중원의  대 악당도 하지 않는 

짖이었다. 그런 일을  저 순박한 안내인은 거리낌  없이 하고 있는 것이었

다. 아니 그의 눈과 움직임에서는 성스러움 마저 배어 나오고 있었다. 

한상귀는 그의 모습 하나 하나를  가슴 깊이 새기기시작했다. 그 둘은 밤

새도록 시체들을 부수고  잘라서 독수리들에게 던져주었다. 독수리들은 먹

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지 계속해서 달려들었다. 한상귀도 한곳에서 시체들

을 놓고 살을 바르고 뼈를  부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주위로는 한 마

리 새도 모여  들지 않았다. 그러나 한상귀가  떠나면 그 시체에 득달같이 

달려 들었다. 한상귀는 다시 칼을  잡았다. 죽은 시체에 다시 칼질을 한다

는 것은 자신도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한상귀는 다시 안내인을 바라보았

다. 안내인은 무어라고 중얼거리며  시체들을 잘게찢고 뼈를 가루로 내어 

살과 이겼다. 안내인이 외우는 것은 만트라(주문)의 일종인 모양이었다. 

죽은 자를 위해서 라마승들이  독경을 해주는 그 만트라였다. 한상귀는 고

개를 젖고 다시 몇구의 시체를  처리를 했다. 도저히 비위가 상해서 더 이

상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안내인은 이일을 완수해야 길을 다시 떠날 것 같

았다. 그렇다면 이 일을  빨리 끝내는 것이 한상귀로서는 무엇보다 중요했

다. 지금와서 안내인을 바꿀수도  없었고 여기서 전목진과 둘이서 길을 찾

아 간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한상귀는입술을 깨물었다. 

'어차피 나는 인간이 아니지  않았던가. 이것들은 사람이 아니라 고깃덩이 

일뿐이다. 두발 달린 양일 뿐이야.'

퍼억 골수가 튀어 오르고 눈동자가 으깨졌다. 이제는 독수리들도 한상귀를 

두려워 하지 않고 그의 주위에  몰려 들었다. 한상귀가 부수고 살을 뜬 것

은 전목진이나 안내인이 부수고 살을 뜬 것보다 맛이 좋았기 때문일까. 독

수리들은 한상귀가 죽인 동료의 시신까지 말끔이 먹어 치웠다. 

'산다는건 뭐고 죽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 새들은  정말로 이 영혼들을 

하늘로 안내를 할까'

한상귀는 잠시 그런  생각에 잠기었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지금 

자신에게 중요한 것은 임무 그 한가지 뿐이었다. 

그들이 마을의 모든 시체를  처리한 것은 이틀이 지난 뒤였다. 독수리들이 

모두 가고 남은 것은 바위에 밖혀 있는 혈흔들 뿐이었다. 한상귀는 전목진

을 옆에 세우고 안내인에게 사죄의 말을 하였다. 안내인은 하얀 이를 드러

내며 웃었다. 그리고 합장을 하며 허리를 연신숙였다. 그러면서 뭐라고 말

을 하자 전목진이 통역을 하였다.

"오히려 자기가 미안하답니다. 외인들이  자신들의 풍습을 알지 못하는 것

을 가지고 화를 냈다고 말입니다. 용서를 해달랍니다."

한상귀는 안내인의 눈에서 시체를  회손한 죄책감을 느낄 수 없었다. 단지 

자기 할바를 다했다는 자부심이 얼굴에 드러나 있었다. 한상귀와 안내인은 

서로 몇마디 인사를 나누고 다시 길을 떠났다.  

다음날도 산을 넘고 넘어서 가는 길은 마찬가지였다. 다른 것이 있다면 길

을 가다가 간혹 다른  이들을 만난다는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한상귀의 인

상에 남는 것은 걸어서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오체투지를 하면서 길을 가

는 사람들이었다. 오체투지를 하고  그 끝자리에 서서 다시 오체투지를 하

고 그렇게 반복을 해서 길을  가는 것이었다. 한상귀는 그 사람이 언제 목

적지에 도착할지 궁금했다. 그러나  묻지는 않았다. 자신이 임무를 수행하

기 위해서 이 길을 가듯이  그도 어떤 목적을 가지고 그 길을 가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자신의 임무는 다른 이에게 발설을 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저렇게 오체투지를  하며 성지 순례를 가는 이들은 자신이 

가는 바를 말로 설명을 할  수 없을 것이었다. 그렇게 이틀을 더 같다. 그

리고 그 다음날 아침에 한상귀는  하늘 가득이 독수리 떼가 몰려가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한상귀는 전목진을 보며 말을 하였다. 

"저곳에 마을이 있소?"

전목진은 티벳어로 안내인에게 물었다. 안내인은 고개를 저으며 말을 하였

다. 전목진은 그 소리를 듣고 한상귀를 보며 말을 하였다.

"마을은 저 산 너머에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조장터는 그 마을 뒤에 있기 

때문에 독수리들이 저기에 모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무슨 일이 있는 모양

입니다."

한상귀는 눈살을 찌뿌렸다. 

"길을 돌아 갈 수는 없소?"

전목진이 안내인에게 묻자 안내인은 야크를 보고 고개를 저었다. 전목진은 

고개를 끄떡이며 말을 했다.

"돌아 갈 수는 있는데 그럼  보름정도 더 걸린답니다. 그리고 식량이 부족

해서 곤란하답니다."

보름이라. 한상귀는 고개를 저었다. 보름이나 길에서 허비를 할 수가 있는 

일이 아니었다. 한상귀는 허리에  찬 연검과 소매 속의 비도들을 만져보았

다. 싸늘한 감촉이 느껴졌다. 전목진도  등에찬 도와 야크에 실려 있는 철

궁을 한번 만저 보았다. 

"가지"

한상귀의 말에 세명이 길을 떠났다. 마을로 가는 길에는 좌우로 큰산봉우

리 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산봉우리에서는 작은 개울이 나 있엇다. 산봉

우리에 쌓여 있던 눈이 녹으면서 흘러 내리는 물이었다. 그 개울물은 지금 

붉게 물들어 있었다. 한상귀는 오랜  경험으로 그 붉은 물이 뭔지 알고 있

었다. 한상귀는 본능적으로 검에  손이 갔다. 그때였다. 위에서 두명의 인

영이 내려서면서 외쳤다. 뭐라고  중얼거리는데 한마디도 알아 들을 수 없

었다. 전목진이 통역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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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       익         광           고

으 이러다가 청룡장이 아니라 공익광고란이 되겠다. 

공익광고 글자 그대로 공익광고입니다. 이 광고를 통해서 발생되는 수입은 

단 한푼도 없습니다. 

흑흑흑. 나중에 글 주신 분들게  밥이라도 한끼 얻어 먹어야쥐. 근데 만나

러 가는 차비가 더 들 것 같애요. 흑흑흑. 

어쨌든 이석규님의 아뒤를 빌려쓰는 적염마 장무웅님의 부탁

(일종의 묵직한 말의 부탁이었음) 으로 다시 공익광고를 내게 되었습니다.  

이글은 20번 란에 있던 글인데  조회수가 저조한 관계로 여기에 올리게 되

었습니다. 밑에 원본이 있는데 내용이 좀 작군요.

이 책을 구하시는 분은  무웅님이 아니고 그분과 잘아는 프로작가분이십니

다. 이름이 뭐드라 아  맞아 종린님이시라고 내가위님과 용혈을 쓰신 분입

니다. 그분께서 초창기에 쓰신 글인데 물론 차명입니다. 구무협이구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독자제현께서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자신의 이름으로 내시고 있으니까 양해를...

이 책을 구하시는 분께서는 자신의  작품을 되돌려 받고 싶은 마음이기 때

문입니다. 예전에 자신이 ㅆ지만 소장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와서 이렇게 자신이 ㅆ던 책을  구하기 위해서 애를쓰시고 계시지만 여의

치 않으신 모양입니다. 이  책을 소장하고 계신분이나 어디에 있는지 알고 

계신분은 멜을 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그쪽에서 그 정성을 잊지 않고 보은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파실 생각이 없으시다면 그 내용만이라도 복사나 타

이핑할 수 있게 빌려 주실 수 있으셧으면 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들이지만 이 책을  찾으 시는 분은 이 책을 직접 쓰신 분입

니다.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586   이석규   (바람잽이)

[구입] 무협지 삽니다.                        04/05 01:52   7 line

제목은 '옥소몽'

1988년 천마에서 출판한 책입니다.

작가는 와룡생저 사마우번역으로 나온걸로 기억합니다.

책을 소장하고 계시는 분이나 어디 있는지 알고 계신 분,

멜을 보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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