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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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눈발을 휘날리며 달려오는 수백여 기마대. 그들의 선두에는 초승달

과 한 마리 혈랑이 그려진 깃발을 들고 있었다. 월랑대 바로 그들이었다.

"이야하 하아"

함성소리와 반짝이는 병장기들.  기마대는 상단의 옆을 노리고 달려들어왔

다. 상인들도 병장기를 빼들고 맛서 싸우기 시작햇다. 파파파 기마대는 병

장기를 휘두르며 상단을 돌파해 나갔다. 말발굽에서 이는 눈보라가 상단을 

덥쳤다. 그리고 상인들과 보표들이 사분오열이 되면서 피를 뿌리며 쓰러져

갔다. 상단의 대오를  돌파한 마적단원들은 백여장쯤가서 말머리를 돌리고 

대오를 다시 정비했다. 상단의 앞에는 관병들로 위장한 마적단과 표사들이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길게 늘어선  상단에는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공격"

한명에 외치자 마적단원들은 다시 박차를 가해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사분

오열이 되어 있는 상인들은 병장기를  움켜쥐고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었

다. 그들은 상인들이었지 무림인들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전목진은 십여명의 마적들에게 포위되어 협공을 받고 있었다. 그의 귓가에

는 상인들과  표사들의 비명성에 떠나지 않고  있었다. 상인들이 현령에게 

속았다는 생각과 한상귀의 충고를  따르지 못했다는 생각이 자신을 괴롭혔

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지난  일이었다. 지금은 여기서 살아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이들을 이끌고 온 무관은 멀찌감치 떨어저서 전황을 

관람하면서 전목진을 힐끗 힐끗  보고 있었다. 전목진은 입술을 깨물고 도

에 힘을 주었다. 

"이ㅎ"

일도를 날리자 좌측에  있던 마적의 목이 잘려졌다.  그러나 그 순간 그의 

옆구리가 비었다. 사삭  좌우에 있던 두 관병은  그것을 노치지 않고 도로 

그었다. 전목진은 옆구리가 화끈해 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조금도 지체

를 할 수 없었다. 목이 잘린 마적이 있던 곳으로 말머리를 돌려서 빠져 나

갔다. 그 순간 좌우에서 병장기가 날아와 전목진의 옆구리를 베었다. 전목

진은 말에 찰싹 달라 붙어여 밑으로 빙글 돌아 내려갔다. 

그 덕에 두 개의 도는  말위를 스쳤다. 두두두 말은 급히 내달려가기 시작

했다. 십여명의 마적들은 말에 박차를 가해서 그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무

관은 냉소를 한번 짖고  상단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목적은 전목진이 아니

라 저 상단이었던 것이었다. 상단은 철저히 무너지고 있엇다. 마적들이 좌

우로 왔다가 가면서  서 있는 모든 것들을  베어 버리고 짖밟았다. 그리고 

관병으로 위장한 마적들과 싸우던 표사들과 보표들도 그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 있었다. 무관은 손을 털었다. 

"이렇게 죽을꺼면 빨리 죽지. 우리 속을 썩이다니 괘씸한 놈들이야."

무관은 추적하러 나간 십여명의 마적들을 바라보았다. 저멀리 하나의 점처

럼 보이고 있었다. 

"뛰어난 녀석들이 같으니 응원을 보내지 않아도 되겠지"

전목진은 말에 달려 있는  철궁을 잡았다. 한상귀가 가면서 돌려준 철궁이

었다. 전목진은 눈앞이 충혈되어 오는 것을 느꼈다. 한번의 판단착오로 모

든 것을 잃었다는 생각에 눈물이 나올려고 했다. 그러나 여기서 눈물을 흘

려서는 안되었다. 흐릿해지는 눈을  부비고 말의 옆에 매달려서 철궁을 잡

고 시위를 당겼다. 흔들리는 말에  따라서 그의 몸도 좌우로 요동을 쳤다. 

그리고 활도 요동을 쳤다. 

스윽 시위가 당겨지고 탁 화살이 떠나갔다. 피유웅. 전목진이 화살을 날리

자 마적단원들은 얼른 고개를 숙였다. 화살은 한 마적단의 귀를 스치고 지

나갔다.그들도 말위에서 반평생을  살아온 자들이었다. 기마술에 있어서는 

전목진의 아래가 아니었다. 전목진은  다시 시위를 당겼다. 그리고 한상귀

가 마적들을 공격할 때  말부터 비도로 쓰러뜨리던 것을 생각했다. 사람보

다는 말을 맞추기가 쉬울 것이었다. 핑 한 대의 화살이 날아갓다. 

파아악 그 화살은 선두에서 달리던 말의 다리에 맞았다. 말이 앞으로 달리

다가 화살을 맞자 다리를 접질렀다. 그러자 말은 그 가속도에 앞으로 뒹굴

었고 말위에 타고 있던  마적은 말에서 오장이나 앞으로 날아가 처밖혔다. 

전목진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한명이 나가떨어ㅈ지만 나머지 마적들은 

개의치 않고 더욱 바싹 ㅉ아  왔다. 전목진은 십여발을 연사로 날렸다. 핑

핑핑 모두 말을 노려서 날렸기  때문에 세필의 말이 맞아서 다시 나뒹굴었

다. 저들은 이제 여섯으로 줄어 있었다. 전목진은 말잔등으로 올라와서 앞

을 보고 내달리기 시작했다. 갈라진 옆구리로 찬 바람이 몰아쳐와 그의 상

처를 쓰라리게 하였다. 전목진의 속도는 점점 느려졌다. 

그러자 여섯필의 말중 네필이 좌우로 빠져나와 양옆으로 다가왔다. 전목진

은 그들이 좌우로 달려가는 것을 보고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팟 전목진은 

말고삐를 쥐었다. 그순간 전목진이  타고 있던 말은 울부짓으며 그 자리에

서 멈추었다. 그러나 좌우에서  달리던 네필의 말은 앞으로 계속 달려나갔

다. 그들이 경악성을 터뜨리며  말고삐를 잡았지만 이미 수십장을 앞서 달

려간 뒤였다. 전목진은 말머리를 돌렸다. 그순간 뒤에서 추적을 해오던 두

필의 말과 마주쳤다.  전목진의 도가 좌우로 한번씩  그었다. 파아아 말이 

전목진의 옆을 스치고 지나가며 붉은 피분수를 뿌려대었다. 

촤아악 전목진의 옷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두필의 말위에 타고 있던 

두 마적은 잠시 더 말위에 매달려 가더니 밑으로 힘없이 떨어ㅈ다.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붉은 선혈이  낭자했다. 전목진은 고개를 돌렷다. 네명의 

마적들이 약간 놀라서 멈추어 서 있었다. 그러나 다시 함성을 지르며 달려

왔다. 전목진도 도를 휘두르며  달려갔다. 창창창 도와 도들이 부딧치면서 

불꽃을 튕겨내었다. 사대일이었지만 전목진이 우세를 점하고 있었다. 

아마 상처를 입지 않았다면  쉽게 이겼을 것이었다. 전목진은 무리를 해서

라도 일찍 끝내기 위해서 공세에 더욱 힘을 실었다. 한명의 도가 부러지며 

그의 목덜미에서 피가 솟구ㅊ다. 그것을 본 세명은 말머리를 돌렸다. 전목

진은 도주하는 그들을 보며 철궁을 들었다. 한상귀가 도주하는 마적들에게 

활을 쏘는 것을 막았던 그였다.  핑 한 대의 화살이 날아가고 한명이 말위

에서 굴러 떨어졌다. 핑 다시 한대의 화살이 날아가고 한명이 다시 뒹굴었

다. 전목진은 마지막 화살에 시위를  당겼다. 핑 저멀리 가던 이의 신영이 

떠오르면서 말은 매우 작게 보였다. 

말은 몸이 가벼워  진 것을 느끼고 더욱  빨리 내달았다. 전목진은 가까이 

있는 세필의 말에  다가가 말고삐를 쥐었다. 그리고  북으로 향했다. 어찌 

되었든간에 난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었다. 그곳에  자신의 집과 가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상귀가 폐성이 보이는 작은 구릉 아래 도착을 한 것은 한낮이었다. 한상

귀는 구릉을 기다시피 올라가서 고개를 내밀고 앞을 바라보았다. 폐성부근

은 쥐죽은 듯이 고요했다. 한상귀는 고개를 갸웃했다. 

'표물을 턴 뒤 잠시 몸을 쉴 곳을 찾기 마련이다. 그런 곳으로는 여기보다 

좋은 곳이 없다. 그런데  이들은 감시병력하나 남겨두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일대에 이곳보다  좋은 곳이 있거나 아니면 따로  쉴 곳이 있다는 말이

다. 그것도 아니면  철저히 은신을 하고 있거나.  어쨌든 조심해서 안으로 

가보자.'

한상귀는 주위를 다시 한번 살피고 폐성으로 신법을 펼쳐서 빠르게 들어갔

다. 폐성의 곳곳에는 말발굽들만  어지럽게 찍혀 있었다. 한상귀는 폐성을 

이리저리 둘러 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끄떡였다. 그들이 다시 이곳으로 오

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가졌다.  왜냐하면 이 폐성에는 우물이 없었던 것이

었다. 오백이나 되는 대병력을  이끌면서하룻밤을 물이 없는 곳에서 지냈

다면 가지고 있는 물이 거의 바닥이 났을 것이었다. 한상귀는 폐성안을 둘

러보고 벽돌집안으로 들어갔다. 처음들어간 곳은 안에 말똥이 가득차 있었

다. 아마도 마굿간 대용으로  쓴듯했다. 그래서 다른 집으로 들어갔다. 이

곳에서 어둠이 내리기를 기다렸다가 난주로 스며들 계획이었다. 

'월랑대는 오면서 조사를 해야 겠군.'

한상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구석에 앉아서 눈을 감았다. 차가운 바람이 

벽틈새로 스며 들어왔기 때문에  잠을 잘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불을 피울

수는 더더욱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땔깜으로 쓸만한 나무도 없었다. 얼

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한상귀는 눈을 번쩍 떴다. 미세한 진동이 바닥을 타

고 느껴진 것이엇다. 한상귀는 귀를 바닦에 대었다. 

'둘 셋'

한상귀는 문틈사이로 밖을 내다  보았다. 한명이 세필의 말을 끌고 폐성안

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날은 어느새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 인영은 

장도를 뽑아 들고 서 있었다. 말을 이리저리 달려서 주위를 돌아보고 있는 

었다. 한상귀는 그 말에 매달린  철궁을 보고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 인영은사람을 보자 말을 달려 다가왔다. 그러다가 한상귀를 보고 말을 

멈추었다. 그 인영의 전신은 피칠을 한 듯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는 도

를 치켜들며 성난 목소리로 말을 하였다. 

"모두들 어디를 갔느냐.? 어서 대답해라"

"나요. 전형"

그말에 그 인영은 들었던 도를 내려 놓았다. 

"하 한형"

전목진은 한참을 달리고서 자신이  길을 잃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황

토지대에서 길을 잃는 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눈

이 있어서 식수문제는 해결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전목진은 그래서 말발굽

을 따라서 길을 다시 돌아왔다. 길을 찾기 위해서는 그 방법밖에는 없었던 

것이었다. 그가 상단이  있던 곳에서 본 것은  짖뭉개진 시체들 뿐이었다. 

그 주위는 피가 눈을 물들여  붉은 호수를 이루고 있었다. 아니 이미 모두 

꽁꽁 얼어서 햇빛을 눈부시게  반사하고 있었다. 그 빛깔은 매우 아름다워 

붉은 보석을 보는듯했다. 그것을 본  전목진은 미친 듯이 말을 몰았다. 자

신이 어디로 가는지도 몰랐다. 괴성을 지르며 내달려 온 곳이 바로 이곳이

었다. 왜 달려 왔는지는 그도  몰랐다. 맥이 탁 풀린 전목진은 쓰러지듯이 

말에서 내려서 비틀거리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그제서야 자신의 몸 곳

곳이 쑤셔오는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전목진은 검고 둥글게 생긴 것을 불속에 집어 던졌다. 그것은 말린 말똥이

었다. 한상귀는 말린 말똥이  여기서 장작대용으로 쓰인다는 것을 처음 알

았다. 나무가 없는 이곳에서는 한겨울에 석탄을 땠다. 그러나 석탄은 부호

들의 호사품이었지 일반 서민들이 땔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말똥

을 말려서 때는 것이었다.  불을 바라보던 전목진은 한상귀가 건네주는 건

량을 잘근잘근씹어 먹었다. 그리고 멍한 얼굴로 말을 하였다. 

"모두 죽었소."

한상귀는 고개를 끄떡였다. 어제 이곳에 온 기마를 보고 이미 예상했던 일

이었다. 전목진은 한상귀를 바라보며 말을 했다. 

"한형 나를 좀 도와 주시오."

"뭘 말이오."

"난주에 가면 전재산을 팔아서라도 무사들을 모아 월랑대와 일전을 벌이겠

소. 그때 한형께서 나를 좀 도와 주시오."

"훗"

한상귀는 냉소를 지으며 전목진을 바라보았다. 

"전국주 월랑대가 현령과 내통을  하고 있다면 난주지현과도 어떤 끈이 연

결이 되어 있을  것이오. 그들은 그걸 이용해서  전국주의 전 재산을 이미 

가로챘을 것이오."

전목진은 벌떡 일어났다. 

"그놈들이"

전목진이 밖으로 나가자 한상귀는 물끄러미 그의 등을 바라보았다. 한상귀

는 불빛옆에 자리를 잡고 누웠다. 바닥이 무척이나 찼다. 말울음소리가 들

리고 말발굽 소리가 점점 멀어져 갔다. 바닥이 차서 그런지 한상귀는 몸을 

오그렸다. 손을 합장을  하듯이 하고 머리에 대고  말린 말똥이 타고 있는 

것을 보았다. 불꽃들이 일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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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명이 횟불을 들고  정면을 비추었다. 정면에는 커다란 철문이 자리하고 

있었다. 선두에 선  인영이 턱짓을 하자 좌측에  있던 이가 화탄을 꺼내었

다. 그리고 철문이  달린 한쪽에 벽을 파내고  그곳에 화탄을 놓고 심지에 

불을 붙였다. 

"물러서"

중인들은 분분히 뒤로 물러나서 귀를 막았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그들의 

몸이 바람에 강하게 흔들렸다. 그리고 먼지가 동굴안을 가득 채웠다. 중인

들은 다시 앞으로 나왔다. 철문은 약간의 틈새를 벌이고 있었다. 백색피풍

의로 얼굴을 들어서 먼지를 막고 있던 사내가 고개를 끄떡였다. 그러자 아

까 그 자리에 다시 한 개의 화탄을 설치하고 불을 붙인 뒤 뒤로 물러났다. 

다시 쾅하는 소리가 터저  나왔다. 그리고 잠시뒤에 쿵하는 소리가 들려왔

다. 사내는 고개를 끄떡였다.  철문이 열린 것이었다. 무사들은 장검을 빼

들고 함성을 지르며 앞으로 내달려갔다. 안은 원형 광장이 있었다. 광장의 

곳곳에는 크고작은 굴들이 나 있었다. 그리고 한길 반 정도 되는 위치에는 

수십개의 횟불들이 타오르고  있었다. 광장안에는 수십명의 회영들이 각종 

병장기를 들고 있었다. 

그들이 밀어 닥치자 회영들은  함성을 지르며 달려왔다. 그러나 그들은 이

들의 적수가  아니엇다. 피풍의를 두른 사내는  달려드는 회영들을 단칼에 

베어 버렸다. 그리고 그의 수하들도 회영들을 주살해 갔다. 회영들은 함성

을 계속해서 지르고 있었지만 동료들의 시체를 밞으며 뒤로 물러나고 있었

다. 그때 누군가가 외쳤다. 

"악마들"

악마라는 소리가 들리자 선두에서  회영들을 죽이던 사내의 고개가 돌려졌

다. 그 사내의 시선은 한곳에 고정이 되어 있었다. 작은 동굴 벽에 기대어 

쪼그리고 앉아 있는  꼬마였다. 그 작은 동굴에는  꼬마가 있었다. 전신을 

덜덜 떨면서 잠들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허벅지를 계속 꼬집는 꼬마가 있

었다. 그 꼬마는 속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잠들면 악마가 와서 내 내장을 빼 먹을 거야. 난 잠들면 안되. 난 잠들면 

안되 난 잠들면 안되'

파아악 그의 얼굴이  돌연 화끈해 졌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만져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붉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내피 내피 내 얼굴 내 얼굴 얼굴 얼굴 얼굴'

퍽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한상귀는 고개를 돌려서 한곳을 바라

보았다. 그의 앞에는 전목진이 망연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한상귀는 전목

진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눈섭에 먼지가 끼었는지  눈이 잘 보이지 않았

다. 전목진 혼자서 난주로 가다가 다시 돌아온 것이었다. 한상귀 말대로라

면 혼자 가봤자 뾰족한 수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시 돌아온 

것이었다. 그는 한상귀를 보며 말을 하였다.

"한형 어떻게 하면 좋겠소."

한상귀는 기계적으로 대답을 했다. 조교들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반복한 말

이었다.  

"우선 오를밤 성으로 아무도 모르게 스들어야 하오. 적들의 조직이 생각외

로 치밀 하오. 절대로 종적을  밟혀서는 안되오. 당신이 아는 모든 사람들

에게는 그들의  감시가 붙었을 것이오. 당신이  그들에게 모습을 드러내면 

당신 친구들이 위험해 지오."

전목진은 고개를  끄떡였다. 한상귀는 배운대로  ㅇ었다. 그러면서도 말이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우선 변장부터 해야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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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주성은 군사교통의 요충지였다. 이곳은 하서사군을 뒤에서 받쳐 주는 곳

이었다. 그래서 군인도 많았고  유동물자도 많았다. 인구는 한족이 반이고 

다른 민족도 반을 차지  하고 있었다. 다른 민족은 몽고족, 임하회족(臨夏

回族)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또한 기련산맥의 무수한 소수 부족들이 모

여 들어서 살고  있었다. 난주의 한가운데로는 황하가  흐르고 있었다. 이 

황하를 중심으로 백탑산이 있는 곳에는 한족들이 주로 살았고 그 반대편에

는 여러민족들이 구역을 나누어  살 고 있었다. 이렇게 한족과 여러부족을 

나눈 이유는 각 민족간의  몇차례 불상사가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관

청에서 각 민족을 감시감독하는데도 편하기 때문이었다. 

장족루(藏族樓)는  이름처럼 감남장족(甘南藏族)이  운용하는 객점이었다. 

그래서 이곳을 이용하는  이들도 대부분 감남장족이었다. 이들은 기련산맥

일대의 부족으로 약 수만호가  자치국가를 이루며 살고 있엇다. 이들이 살

고 있는 곳은 명의 영토였지만  당시에는 이곳까지 관부의 손길을 미칠 수

가 없었다. 그래서 각 족장에게 벼슬을 주어 자치를 하게 하고 있엇다. 큰 

부족은 감남대장군이니 임하대장군이니 하는 칭호를 주었다. 그 칭호는 그 

부족의 이름이나 그들이 살고  있는 지명에 대장군을 붙인 정도였다. 작은 

부족은 대장이나  장군이라는 벼슬이 내려져 있었다.  물론 녹봉하나 없는 

이름뿐인 직함이었다. 

장족루는 부족민들이 난주에  들를 때 쉬어 가게  하고 한족들과 물건들을 

교환할 때 이용을 했다. 그래서  말이 루지 객점과 상회 창고의 역할을 동

시에 하고  있었다. 장족루의 루주는  장용호(藏龍虎)라고 하였다. 원래의 

이름은 카야푸라미타였으나  한인들이 부르기 어려워  이름을 바꾼 것이었

다. 이 이름은 성을  장족의 장(藏)에서 따오고 용호의 신령함과 용맹함을 

의미해서 용호라 이름을 지은 것이었다. 

장용호는 그 이름답게 떡 벌어진  어깨의 굵은 허리 그리고 보통사람 다리

통 만한 팔뚝을 하고 있었다.  그는 위로 치켜 올라간 수염을 멋지게 기르

고 있엇다. 그는 빳빳한 수염을 만지며 골방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 안

에는 두명이 앉아 있었다. 한명은  누런 안색을 하고 있는 청년이었다. 그

리고 옆의 사람은 검게 그을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장용호가 들어오자 누

런안색을 하고 있는 청년이 주위를 살폈다. 그리고 문을 닫고 고개를 끄떡

였다. 검게 그을린 중년인이 장용호의 손을 잡고 말을 하였다. 

"어찌 되었소."

"아직은 무사 하오."

"아"

중년인은 긴 숨을 토해 내었다. 그는 변장을 한 전목진이었다. 그 옆의 누

런 안색의 청년은 한상귀였다.  장용호의 부족은 전에 전목진에게 큰 도움

을 받았기 때문에 전목진을  돕고 있는 것이었다. 장용호는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장형의 가족들은  관청에서 모두 잡아갔소이다.  그리고 지금 세영표국은 

중원에서 온 자들이 접수를  했소이다. 그곳에 있던 표사들이 저항을 했지

만 몇 명이 부상을 당하고  모두 ㅉ겨 났다고 하오. 관청에서는 전형을 월

랑대의 앞잡이라는 공문을  돌리고있소. 게다가 현상금을 은자 오백냥이나 

내걸었소."

"오백냥이나"

전목진은 입을  딱 벌렸다. 현상금 오백냥이면  중원에서도 거액에 속하는 

액수였다. 장용호는 전목진을 보며 이야길를 하였다. 

"전형 이곳에는 전형의  모습을 아는 자들이 많이  있소이다. 그러니 우리 

장족 마을로 잠시 피해 있는 것이 어떻겠소."

전목진은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친구에게 너무 위험한 일이오.  더 이상 위험에 빠트리고 싶지 않

소."

한상귀는 둘의 이야기를 묵묵히  듣고 있었다. 전목진은 약간 떨리는 목소

리로 말을하였다.   

"장성을 넘는 방법을 알아봐 주시오."

"여기서 장성을 넘으면 고비  사막이오. 수만리가 황무지고 물을 구하기는 

더더욱 어렵소. 그래서 유목민들도  그곳으로는 거의 가지 않소이다. 차라

리 기련산맥을 넘어 티벳으로 가는 것이 더 낳을 것이오."

장용호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거기를 간들 무엇을 하겠소.  가족들은 관청에 잡혀 있고 표국은 남

에게 빼았겼는데 말이오."

그말에 장용호는 다시 말을 하였다. 

"그럼 장성 너머로는 왜 가려고 하시오? 전설 때문이오?"

전목진은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한상귀는 전설이라는 장용호를 한

번보고 다시 전목진을 바라보았다. 장용호는 전목진을 보며 말을 하였다.

"사막에 들어가서 살아 나온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소. 티벳으로 가시오. 

그곳에서 남하해서 사천이나  운남을 통해서 중원으로 들어가시오. 전형이 

여기서 잡히면 가족들은 공범으로  모두 처형이 될 것이오. 그리고 표국은 

영영 되 찾을  수 없소이다. 그러나 전형이  살아 있다면 그들은 가족들을 

쉽게 죽이지 않을 것이오. 인질의 가치가 있으니까. 그리고 전형이 가면서 

강호의 고수들을 초청해와 복수를 한다는 소문을 흘리면 그들은 더욱 가족

의 안전에 신경을 쓸 것이오."

"내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강호의 고수들을 초청해 올 수 있겠소."

전용호는 침을 삼켰다. 생각같아서는 부족의 용사들을 이끌고 와서 탈옥이

라도 시켜 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은 곧 장족의 토벌로 이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그로서는 할 수 없는 말이었다.  한상귀는 전목진을 보며 말

을 하였다. 

"거래를 합시다. 날 도와 준다면  내가 도와 주겠소. 내가 가는 길은 살아

서 돌아오기 힘든 길이오. 그러나 살아서 돌아 온다면 가족을 구하고 표국

을 되찾는데 힘이 되어 주겠소."

전목진은 한상귀를 바라보았다. 

"어디를 가는 것이오."

"지금은 말할 수 없소. 단 서쪽으로 가야하오."

전목진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장용호를 보며 말을 하였다. 

"티벳으로 가려면 무얼 가지고 가는 것이 좋겠소."

"철과 차 소금이요."

"철은 무거우니 안되고 차와 소금을 구해 주시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소량이오."

그말에 한상귀는 품에서 열냥짜리 금원보 두개를 꺼내들었다. 장에서 보내 

온 전표를 금으로 바꾸어 둔 것이었다. 그것을 본 전목진과 장용호는 한상

귀를 바라보았다. 한상귀는 전목진 앞으로 내밀면서 한마디를 했다.

"수고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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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   익   광   고 

이 광고는 저 청룡장주 석공 유재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글입니다. 

그러나 이 광고를 내시는 풍진기선 박성진님의 애절한 사연이 담겨져 있기

에 이렇게 염치불구하고  광고를 내보내게 되었습니다. 박성진님은 오랬동

안 찾아오던 자신의 옛 무협에 대한 사연과 그것의 완결을 보고 싶은 마음

을 담아 멜을 보내 주셧습니다.  그무협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평가로 와 

닿던지 간에 풍진기선 박성진님의 마음에는 한줄기 향기로 남아 있는 것입

니다. 그분의 사연을 보고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분이 있으시다면 작은 도

움이라도 드렷으면 합니다. 써놓고 보니까 꼭 가요무대 같네. 

호호홍. 으악 닭살. 누가 나좀 말려쥐.

  안녕하세요..전 강진사는 風塵奇仙 박정진이라 합니다..

이번에 유재용님의 청룡장을 빌어 무림고수님들게 부탁드리고 싶은게 

있어서 이렇게 염치불구하고 글을 올립니다. 

다름아님 절 무협의 세계로 이끈 우문상인님의 武林奇人傳에 관해서...

제게는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가져다준 책이라 구입내지는 빌여볼수있게 해

주실수 없나해서요,,,

정 안된다면 장경각에  올려주시면 안될까요..(분타 천인 섬전수님들게 부

탁드려요..^^;)

아마 올려도 말썽나는 책은  아닐거라 생각해요 82년도 작품이고 작가분도 

널리 이름나신 분이 아니라서요..^^;(아님 제게 메일로 전해주신다거나... 

 그래 주시면 제가 정보이용권이나 신간 무협 한질을 선물하겠습니다...

(저의 소원을 들어주신 고마움에 답해서요..^^;)

 제가 강진살기대문에 서울까지 간다는게 여의치 못해서 이런 무리한 부탁

을드립니다..  고수님들의 성원을 바랍니다..꾸벅..

                   강진= 전라남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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