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 간세 (25/95)

8. 간세

팔선탁위에는 하나의 산세도가 놓여져 있었다. 그것을 보고 있는 사람은 모

두 육인이었다. 그 육인은 모두  혈의를 입고 있었다. 상석에 앉아 있는 이

는 혈마였다. 그는 보석같이 빛나는 붉은 두 눈으로 지도를 보며 말을 하였

다. 

"산서 일대에 흩어져 있던  반혈맹도들이 소림으로 이동하여 새로운 세결집

을 시도하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  되었다. 그들이 지나갈 곳은 이곳 오지산 

일대다. 대오는 모두 넷.  일대는 창왕 언무외가. 이대는 옥소공자. 삼대는 

웅패신. 사대는 일검미랑 종초홍이다. 그에 따라서 우리도 네군대의 매복지

를 설정한다. 적혈. 너는 종초홍이 이끄는 일대를 맞아라."

"존명"

"지옥마군은웅패신을 맏아라."

"존명"

지옥마군이 한쪽뿐인 눈알을 번뜩이며 말을 하였다.

"시혈마군은 옥소공자의 대오를 맏아라."

"존명"

"나는 창왕 언무외를 맏겠다. 악인마군 너는 오지산 외각 지역에 광범 위한 

매복진을 맏는다. 오지산의 매복을 돌파하는 자들을 제거하라."

"존명"

"적천"

혈마는 적천마군을 바라보았다. 적천마군은 약간 굳은 얼굴로 읍을 하였다. 

"넷"

"아직까지 반혈맹주의 종적이 잡히지 않고 있다. 그가 이번 이동에 빠질 턱

이 없다. 너는 각 매복진의 이상유무를 확인하고 반혈맹주가 나타나면 그를 

척살하는 임무를 맏아라."

"존명"

"지금 즉시 각기 맏은 혈살대를 거느리고 출진하라. 이번에는 전과 같은 실

수가 없기를 바란다."

"존명"

오인은 일어서서 읍을 하고 물러났다. 혈마는 조용히 앉아서 지도를 바라보

고 있었다. 그는  품에서 한 장의 서신을  꺼내들었다. 지휘서신과 함께 온 

비밀서신이었다. 혈마는 그것을 펼쳤다. 그서신을 보는 혈마의 얼굴은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다. 

길게 이어진 관도 좌우로 수려한  산세가 펼쳐져 있었다. 그리 가파르지 않

은 경사면에 나무들이 빽빽히 들어서 있었다. 가지마다 휘어지게 눈을 담고 

있었다. 그래서 숲의 바닦에는 눈이  얼마 있지 않았다. ㅇ은 눈 아래 낙옆

들이 수북히 쌓여 있을  뿐이었다. 한명의 인영이 관도를 걸어갔다. 죽립을 

깊이 눌러쓰고 있었고  옷은 피보다 붉은 혈의였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

다. 차가운 바람이 그의 죽립을 살짝 들어올렸다가 내려놓았다. 그 순간 그

의 뺨에 난 검흔이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그는 바로 적천마군이었다. 그

는 숲을 보며 고개를 끄떡였다. 

"좋아. 오늘 반혈맹의 주력은 사라진다."

적천마군은 관도를 빠르게 달려갔다.  그의 모습은 저 멀리 사라졌다. 관도 

주위의 숲은 조용할 뿐이었다. 

산그림자가 흐릿하게  관도위를 덥치면서 은백색의  눈들이 더욱 반짝였다. 

두두두 십여명의 기마가 눈보라를  휘날리며 질주하고 있었다. 그들은 각양

각색의 복장을 하고  있었고 각종 병장기를 휴대하고  있었다. 말들은 허연 

김을 토해내고 있었고 말위에 탄 인영들은 눈만 드러낸채 얼굴을 가리고 있

었다. 핑 숲속에서 그런 ㅉ은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연달아 핑핑하는 소리

가 들려왔다. 말위에 탄  인영들은 놀라며 말고삐를 잡았다. 히히힝 말들이 

요동을 치면서 앞발을 들어 올렸다.  어두운 하늘에서 날아 오르는 것은 그

물이었다.  

"매복이다."

말들이 땅에 깔려  있던 그물에 걸려 넘어지기  시작했다. 인영들은 말에서 

얼른 내려 병장기를 잡았다.  피피핑 숲속에서는 화살들이 날아오기 시작했

다. 촤아악 그물은 숲쪽으로  끌려서 올라가기 시작했다. 화살들이 말에 맞

으며 말들은 비명을 내지르며 마구  요동을 쳤다. 그러나 말들이 요동을 칠

수록 그물은 더욱 조여왔다. 미쳐  빠져 나오지 못한 이들이 병장기로 그물

을 찢었다. 그물은 철사를 꼬아서 만든 것으로 어지간한 병장기로 자르기에

는 힘이 든 것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공력을 이용해서 그물을 끊어갔다. 그 

사이 관도의 좌우 숲에서 장도를  든 인영들이 뛰처 나왔다. 그들은 피보다 

붉은 혈의를 입고 있었다. 

"삼혈맹이닷."

"삼혈맹이 어떻게 우리의 행적을"

여러소리가 터저 나왔지만 모두들 병장기를 들고 삼혈맹도들과 맛서 싸우러 

나갔다. 까가강 장도와 검 륜 편 봉등 각종 병장기와 부딧치며 불꽃을 튀었

다. 삼혈맹도들은 숫적인 우세와 매복공격이라는 잇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

에 반해서 십여명의 중인들은 무공면에서는 삼혈맹도들보다 뛰어나 보였다. 

검을 휘두르고 있던 인영이 소리쳐 외쳤다. 

"빨리 여기를 빠져 나가도록 합시다. 내가 혈로를 뚤겠소이다."

그는 장검을 휘두르며 삼혈맹도의  한쪽을 공격해갔다. 몇 명의 삼혈맹도들

이 그 인영을 막아섯다. 

"타핫"

기합성과 함께 장검을 휘두르는 인영은 두명의 혈영을 베었다. 그사이 두자

루 장도가 그의 옆구리를 노리고 날아들어왔다. 그는 땅바닦을 구르며 장도

를 피했다. 타타탁  장도들이 그가 지난 땅위를  ㅎ었다. 파악 그의 신영이 

떠오르면서 두명의 혈영을 뛰어 넘었다.  그리고 그 뒤에 있는 혈영의 몸을 

양단했다. 파아악 피보라가 그의 얼굴과 몸위로 터저 올랐다. 빙글 그의 신

영이 다시 한번 뒤집히면서 땅에 내려섯다. 그는 삼혈맹도들의 포위망을 뚤

고 나온 것이었다.  그는 장검을 휘두르며 포위망의  배후를 노리고 달려갔

다. 그때 한명의 인영이 그  앞에 내려섯다. 그는 장도를 품고 있는 혈영이

었다. 우뚝 달려가던 인영은 그대로 멈추어섯다.

"적혈마군"

검을 든 인영은  적혈마군의 일장 앞에 멈추어져  있었다. 적혈마군은 그를 

바라보았다.

"일검미랑 종초홍 종대협 아니시오. 어디를 그리 급히 가시오."

"후후후 어떻게 우리가  이곳을 지나는 것을 알았는지  모르지만 쉽게 당할 

우리들이 아니다."

적혈마군은 미소를 지었다. 적혈마군의  신영이 폭사해 오며 눈발이 좌우로 

휘날렸다. 그리고 장도가 일도양단을 하며 백영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백영

은 적혈마군의 도를 무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적혈마군은 자신이 지근거리

까지 다가가도록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백영이 이상했다. 이정도 거리라면 

어떤 움직임이 있어야  정상이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적혈마군의 도가 종초홍의 머리를 향해 내려꽃혀졌다. 

그순간 백영의 신영이 옆으로 밀려나며  그의 손에 있던 검이 폭사했다. 적

혈마군의 눈이  커졌다. 따다다당. 검과 도가  부딧치면서 적혈마군은 뒤로 

훌쩍 물러났다. 탁 땅을 한번  딧고 다시 몇장을 뒤로 물러났다. 그가 물러

난 곳은 삼혈맹도들과 중인들이 혈투를 벌이고 있는 혈전장이었다. 팟 백영

이 거리를 좁히며 적혈마군을 베어갔다. 

"너 너는 종초홍이 아니었구나."

"너무 늦게 알았다."

촤촤ㅊ 한줄기 검기가 적혈마군을  휘몰아쳐왔다. 적혈마군은 다시 뒤로 물

러섯다. 그 바람에 그의 좌우에 있던 두명의 혈영이 검기에 휘말려 피를 뿌

리며 쓰러졌다. 

'무서운 고수다.'

"모두 이쪽으로"

그가 소리치자 중인들이 와하는  함성과 함께 백영쪽으로 달려왔다. 백영은 

그들의 길을 가로 막고 있는 혈영들을 하나씩 베어갔다. 순식간에 십여명의 

혈영들이 쓰러지자 적혈마군은 정신을  차리고 다시 공격해갔다. 백영의 검

이 적혈마군의 도를 막았다. 파악  적혈마군의 신영이 다시 뒤로 튕겨져 나

갔다. 그때 백영의 손에서 검이 날아왔다. 적혈마군의 눈이 커졌다. 

"이기어검"

적혈마군은 도를 휘두르며 날아오는  검을 쳐내었다. 차차창 허공에서 날아

오는 검과 도가 부딧치면서 불꽃을  사방에 튀었다. 검은 도에 튕겨져 다시 

뒤로 날아갔다. 백영은  몸을 날려 날아오는 검을  잡고 일도양단의 기세로 

적혈마군을 쳐갔다.  적혈마군도지지 않고 도를 들고  달려갔다. 파아악 둘 

사이에 검공이 일었다. 적혈마군은 뒤로 몇장을 물러서서 자신의 가슴을 내

려다 보았다. 가슴에서 피가  배어저 나오기 시작했다. 그사이 백영은 몸을 

돌려서 신법을 빨리했다. 

"추적하여 격살 반드시"

적혈마군의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자 혈영들은 일제히 추적을 하기 시작

했다. 적혈마군은 양손을 들어  가슴의 혈도를 집기 시작했다. 털썩 적혈마

군은 무릅을 ㄲ었다.

"무서운 검법이었다. 그러나 너도 무사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악"

적혈마군은 가슴을 웅크리며 양손으로 땅을 집었다. 

"하악 하악 정보에 따르면 이곳을 지나가는 조는 종초홍의 조일텐데 어떻게 

그런 고수가 끼어 있는 것이지."

적혈마군은 가뿐 숨을 토해내었다.  그때 하나의 그림자가 그의 뒤에 섯다. 

적혈마군은 흠칫하며 도에 손이갔다. 

"나요. 부상을 당하셧소.?"

"아 자네였군. 그렇네 나는 부상을......... 그런데 매복진은 어쩌고"

적혈마군은 고개를 돌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때 하나의 시퍼런 손이 적혈

마군의 가슴을 가격해 들어왔다.  적혈마군은 쌍장을 들어 그 것을 막았다. 

그러나 중상을 입은 적혈마군의 공력은 전과 같지 않았다. 적혈마군은 피를 

토하며 뒤로 나뒹굴었다. 차가운 눈위을 긁으며 얼굴이 지나갔다. 적혈마군

은 가슴을 부여잡고 힘겹게 일어섯다.  시퍼런 손은 주위에 있던 장검을 하

나 집어 들었다. 달빛 아래  그의 얼굴은 더욱 창백히 빛나고 있었다. 적혈

마군은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났다. 

"자 자네가 왜 나를"

"어쨌든 죽어주면 되지 않겠나. 자네가 죽으면 일이 재미있어 질꺼야. 안그

런가 적혈마군."

그는 장검을 치켜 들었다. 달빛에  반사된 빛이 적혈마군의 눈을 부시게 하

였다. 적혈마군은 눈을 내리감았다. 

"그게 쉬울 것 같나?"

부르르 그의 몸이  떨렸다. 그의 뒤에서 너무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 목소리의 주인공을 잘 알고 있었다. 그의 몸이 천천히 

돌려졌다. 달빛 아래 드러나는  그의 얼굴은 매우 창백했다. 창백하다 못해

서 시퍼렇게  빛나고 있었다. 바로 시혈마군이었다.  시혈마군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 앞에는 한명의 인영이 눈을 밞고 서 있었다. 그가 서 있는 곳은 

아무런 자죽이 나 있지 않는 눈위였다. 눈위에 끌리듯이 덥혀 있는 붉은 혈

포는 목아래까지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뒷짐을 진 듯이 손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혈포위에 자리한 목은  붉었다. 그 자체로 혈포의 연장이라고 생각

이 될 만큼 붉은 색이었다. 그리고 어깨 위로 흘러 내린 머리카락까지도 붉

은 색이었다. 

두눈에 흐르는 고요한 빛은 믿을 수 없게도 역시 붉은 색이었다. 사람이 가

지고 있는 하얀 안구와 검은  동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달빛에 반사되는 

붉은 두눈은 보석의 그것처럼 광채를 뿌리고 있었다. 

"혀 혈마"

"후후후 언제부터 자네가 나를 혈마라고 불렀는가.? 궁금하군"

시혈마군은 주춤 물러섯다. 

"어 어떻게 여기에, 차 창왕을 상대하러 간다고 해 해놓구선."

"창왕은 언제라도 죽일 수 있지.  그러나 죽은 적혈은 나도 살릴수가 없네. 

안ㄷ군. 자네가 적혈을 죽이려고만 하지않았어도 나와 이런식으로 만나지는 

않았을 텐데."

시혈마군의 안색이 급변했다. 

"그럼 이게 함정......."

시혈마군은 주춤 물러나며 혈마를  바라보았다. 혈마는 혈광을 번뜩이며 시

혈마군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혈마군의 입술이 떨리며 물었다.

"어 어떻게 나 인줄 알았소.?"

"자네의 얼굴은 푸르텡텡해서 다른  사람이 역용을 해도 알아 보기 힘들지. 

그래서 자네는 종종 자네 수하들에게  자신의 얼굴을 하게 햇더군. 나는 그

것을 조금 이상하게 생각 했었지."

혈마는 한발을 내딧었다. 단지 그것뿐이었지만 시혈마군은 비칠거리며 뒤로 

두걸음이나 물러났다. 한줄기 바람이 시혈마군의 옷자락을 잡아 끌었다. 시

혈마군은 산 그늘로 점점 물러나고  있었다. 혈마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하

였다. 

"내가 궁금한 것은 자네가 누구의 수하이냐 하는 것이야."

"흐흐흐 당신이 모르는 것도 있소."

혈마는 고개를 끄떡였다. 그  순간 시혈마군의 손에서 장검이 날아갔다. 그

리고 뒤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혈마의 신영이 구름같이 날아가면서 날아오

는 장검을 처내었다. 팅 퓨류륭 척 장검은 눈위에 꽃혔다. 시혈마군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산위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촤아악 혈마의  신영이 그 뒤를 

추적하여 올라갔다. 혈마가 지나간  자리에는 놀랍게도 발자국이 나지 않고 

있었다. 마치 유령이 움직이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그리고 그런 속도로 나

아간다면 옷자락이 펄럭거려야 했다.  그러나 혈마의 옷자락은 아무런 미동

도 없었다. 그것은  한 마리 새가 날개를 펴고  활강을 하는 듯한 모습이었

다. 시혈마군은 강맹한 기운을 느끼고 몸을 돌렸다. 그순간혈마의 손이 그

의 가슴을 가격해 들어왔다. 

시혈마군은 쌍장을 뿌렸다. 파팍 둘의 손이 부딧치고 시혈마군은 피를 토하

며 바닦에 쓰러졌다.  주르륵 눈에 미끌려서 밑으로  내려가면서 눈을 붉게 

적셧다. 혈마는 자신의 양손을  내려다 보았다. 그의 양손은 푸르게 물들어 

있었다. 시혈마군은 냉소를 지었다. 

"흐흐흐 혈마. 너는 내 시혈독에  중독이 되었다. 너의 공력이 높아 죽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양손목은 잘라야 할 것이다. 으하하하 으하하 울컥"

시혈마군은 피를 토해내었다. 스스스  혈마는 그 앞에 내려섯다. 그의 눈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혈마는 손바닥을 시혈마군의 앞에 세웠다. 츠스스스 

혈마의 손가락 끝에서 검은  기운이 스물스물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시혈마

군의 안색은 더욱 창백해졌고 양볼은 쉬임없이 떨리고 있었다. 그의 입가와 

목 언저리 가슴에  묻은 피는 더욱 붉게 보였다.  치이익 검은 기운이 모두 

빠져나가고 파랗게 변했던 손바닥은  원래의 혈색을 되찾았다. 혈마는 시혈

마군을 바라보며 말을 하였다. 

"잊었나 나는 혈마다."

부르르 시혈마군은 몸을 떨었다. 그리고 양손을 들어 올려 태양혈을 찍어갔

다. 하지만 혈마의  손끝이 자신을 가리키는 순간  시혈마군은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혈도가 집히지도 않았는데 시혈마군은 무엇에 옭매인 것처럼 몸

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서 설마 무 무형지기'

시혈마군은 혈마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가 볼 수 있는 것은 혈마

의 발뿐이었다. 그의  몸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움직여 혈마의 앞에 

오체투지한 모습이 되었다.  혈마는 뒷짐을 지고 달이  빛나고 있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 앞으로는  적혈마군이 와서 오체투지했다. 적혈마군의몸은 

취위 때문인지 부상으로 인한 고통때문인지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자의 검법을 알겠느냐"

"전에 본적이 있는 듯한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자의 검법은 백리장천이 펼치던 백리가의 지존검법이었다."

적혈마군은 창백한 안색을 들어 올렸다. 

"그럼 그자가 백리무군입니까.?"

혈마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이상해 백리장천이 펼치던 것 과는 무언가 다른게 있었거든, 내가 모

르는 무언가가. 아무래도 반혈맹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 봐야 겠어. 적천에

게 광역포위망을 풀라고 전하도록."

혈마는 고개를 갸웃하며 달빛이  부서지는 눈위를 스쳐며 나아갔다. 혈마의 

신영이 점점 멀어져갈 때 적혈마군  옆에 한명의 인영이 내려섯다. 그는 적

천마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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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준비는 끝이 났소. 삼혈맹의 고수들이 자리를 비운 지금이야 말로 다

시 오지 않을 기회요. 나를  믿는 다면 동쪽 창문에 난을 놓으시오. 그리고 

수하들을 준비 시키시오.>

왕정은 그 서찰을  찢어서 입에 넣고 우물 우물  씹었다. 그리고 손을 탁탁 

털고 주위를 둘러  보았다. 방안 한 구석에 시들어  가는 난초 화분이 있었

다. 전에 사해단주  중 한명이 선물한 그  난초였다. 그동안 돌보지 않아서 

죽었으리라 생각을 했는데 아직까지 살아 있는 것을 보고 왕정은 씨익 웃었

다. 왕정의 동쪽 창문에 난초 화분이 놓인 것은 그날 저녁이었다. 

어두운 실내에 두명의 인영이 앉아  있었다. 두 인영의 시선은 탁자위에 멈

추어져 있었다.  탁자위에는 몇장의 서찰이 놓여져  있었다. 한명이 나직한 

한숨을 토하며 말을 하였다. 

"믿을 수 없소. 왕단주가 나를 배신하다니"

손으로 얼굴 한쪽을  가리며 눈을 내리 감은  인영은 사해방주악일비였다. 

그 앞에 있는 자는 북해단주인 이극상이었다. 이극상도 한숨을 토하며 말을 

하였다. 

"왕단주가 평소에 불만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 일줄은 몰랐습니

다."

이극상은 탁자에 놓인 서찰들을  바라보앗다. 그것은 왕정이 자신의 심복부

하들에게 무장을 하고 대기하라고  쓴 명령서였다. 이극상은 고개를 저으며 

말을 하였다. 

"왕단주가 그동안 방에 큰 공이 있지만 이것은 도저히 묵과를 할 수가 없는 

일입니다."

"어찌하면 좋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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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단주에게 동조세력이 있는지 우선 살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다른 두 단

주도 믿을 수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두 단주도 엄밀히 조사를 하겠

습니다."

악일비는 고개를 저었다. 

"그 둘은 나에 대한 충성심이 매우 뛰어나오."

"그럼 제가 내일 아침 두  단주와 함께 왕정을 잡으로 가겠습니다. 그때 그 

둘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악일비는 고개를 끄떡였다. 

"그렇게 하도록 하시오."

"일은 최대한 조용히 하겠습니다만 왕정을 따르는 자들도 많으니 잠시 소란

이 일것으로 예상됩니다. 방주님께서  직접나서시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으

니 처소에서  기다리시면 저와 서해 남해단주가  왕정을 잡아다 바치겠습니

다."

"알겠소이다. 이단주만 믿소이다."

악일비는 이극상의 손을 잡았다.  이극상은 감격에 떨며 고개를 숙였다. 그

래서 그의 입가에 걸린 미소를  악일비는 보지 못했다. 이극상이 나가고 두

명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 둘은  안에 들어서자 악일비를 향해서 포권을 취

했다. 악일비는 고개를 끄떡였다. 

"삼혈맹 쪽은 어떤가?"

"아직 별 이상은 없습니다. 저희들의 존재를 눈치챈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고수를 빼간 것은 서북지방에 증원을 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악일비는 고개를 끄떡였다. 

"내일 이극상을 도와서 왕정을 제거하도록"

"존명"

와장창 건물이 부서지며 한명의 인영이 튕겨져 나왔다. 

"이야합"

그의 기합성이 터져 오르며 양손에서 십여개의 비도가 한꺼번에 날았다. 그 

비도들은 부서진 창문을 뚤고 날아  오는 두명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그러

나 장도와 유성추가 비도를 튕겨내었다. 비도는 사방팔방에 떨어졌다. 처척 

두명의 인영이 먼저 땅에 내려서고  그 뒤에 한명이 내려섯다. 장도를 들고 

있는 이는  남해단주였다. 그리고 유성추를 들고  있는 이가 서해단주였다. 

바닦에 쓰러져 있는 자는 얼굴을 씰룩였다. 보기 좋게 나온 배에는 붉은 피

가 얼룩져 있었고 투실한 양뺨에는 흙먼지가 묻어 있었다. 그는 비틀거리며 

일어섯다. 그리고 뒤에 있는 이를 향해 손을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이극상 네놈이 언제고 이빨을 드러 낼줄 알았다."

"흐흐흐 나야 말로 네놈이 역심을 품고 있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남해 서해단주 놈을 죽여도 좋소이다."

둘은 고개를 끄떡였다. 그리고  성큼 내딧었다. 그때 이극상의 양손이 두단

주의 명문혈을 파고 들어갔다. 둘은 몸을 앞으로 구르면서 이극상의 쌍수를 

피했다. 이극상의 얼굴에 놀라움이 어리며 두자루 아미자를 쥐고 둘을 공격

해 들어갔다. 그때  쓰러져 있던 왕정의 손에서 두  개의 비도가 날아 올랐

다. 따당 남해와 서해단주는 이극상의 비수를 튕겨내고 몸을 회전해서 왕정

의 비도를 쳐내었다. 그때 이극상이 소리쳤다. 

"놈들을 죽여랏"

와하는 함성과 함께 사해방도들이 일제히 남해와 서해단주에게 달려들었다. 

둘은 저으기 놀라며 뒤로 몸을 날렸다. 사해방도들은 원진을 구축하며 그들

을 가두었다. 둘은 등을 맛대고 소리를 쳤다. 

"무슨 짓이냐"

왕정이 뺨에 묻은 흙먼지를 닦으며 일어섯다. 

"월영하가 무엇인지 아느냐?"

둘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왕정은 웃음을 흘렸다. 

"크크큭 월영하가 무엇인지 알턱이 없지. 그러고도 너희들이 남해와 서해단

주라고 주장하겠느냐?"

둘은 포위된채 주위를 둘러  보았다. 주위에는 수백여명의 사해방도들이 병

장기를 들고 살기등등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흐흐흐 월영하란  말이다. 우리 사해방의 사해단주와  방주가 결맹을 맺은 

장소를 말하는 것이다."

"흥 우리가 처음으로 결맹을 맺은 곳은 반룡천이다. 왕정 죽을 때가 되니까 

별 헛소리를 다하는구나"

"으흐흐 그래서 너희들이 가짜라는 것이다. 그래 우리가 맹세를 한 곳은 반

룡천이었다. 그러나 그날밤 달이 너무도 밝아서 방주는 우리의 맹세를 월영

하맹이라고 명명하였다.  물론 우리 다섯만이 아는  사실이다. 만약 서로가 

의를 소홀이 하게 되면 월영하를 떠올려서 다시 결의를 다지자고 한 맹세였

다. 지난 이십년간 월영하라는 말은  우리들중 아무도 입밖에 낸 자가 없었

다. 그러나 그것을  잊은자도 없었다. 너희들이 남해단주와 서해단주에게서 

들은 이야기도 반룡천에 관한  것이겠지. 오늘 그둘의 원한을 값아주마. 쳐

라"

"와아아"

사해방도들은 함성을 지르며 달려들어갔다. 둘은 병장기를 휘두르며 맛서갔

다. 수십여개의  병장기가 마구 잡이로 휘둘려졌다.  둘은 병장기로 엄밀히 

몸을 보호하며 물러서고 있었다.  차차창 창창 마구잡이로 찔러대는 병장기

들 때문에 둘은 이렇다할 검식을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때에 따라서 

임기응변식으로 수비만  할뿐이었다. 그중 유성추를  들고 있는 서해단주가 

대갈일성을 터뜨리며 앞으로 공격해갔다.  파악 유성추가 한명이 들고 있는 

도를 낚아 채었다. 척 도가 그의 손에 들리자 신들린 듯이 움직이기 시작했

다. 퍼퍼퍽 도가 흔들리면서  사해방도들의 병장기가 잘려지고 목이 날아갔

다. 이극상은 냉소를 지었다.

"놈들이 이제 본색을 드러 내었다. 죽여라 놈들은 본방의 원수들이다."

"와아아"

사해방도들은 동료들이 피를 뿌리며  죽어가는 것을 보자 더욱 광분해서 달

려들었다. 

"놈들은 둘이다. 놈들 모두 지쳤다."

이극상은 계속 고함을 치면서 수하들을 독려했다. 그러나 자신은 앞으로 나

서지 않았다. 두 단주는 혈인이  되어서 도를 든채 등을 맛대고 서 있었다. 

그 주위에는 삼십여구의 시신이  널브러져 있었다. 사해방도들도 더 이상의 

파상공격은 하지 않았다. 원진을 구축한채 눈을 빛내고 있었다. 사해방도들

은 원을 그리며 돌기 시작했다. 둘은 등을 마주한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

다. 잠시간의 정적이 흘렀다. 

"쳐랏"

이극상의 입에서 명령이 터저 나오자 사해방도들은 일제히 달려들어갔다. 

"이야압"

차차창 병장기와 병장기가 부딧치면서 불꽃이 튀었다. 둘은 도를 빠르게 휘

둘러 사해방도들의 병장기를  막아갔다. 그때였다. 사해방도들의 병장기 사

이에서 하나의 폭이 좁은 협봉검이  튀어 나왔다. 푸욱 그 검은 서해단주의 

목을 그대로 관통했다. 그리고  다른 이들의 병장기 사이로 사라졌다. 서해

단주는 그 협봉검을 쓴자를 바라보기  위해서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사해

방도들의 병장기가 그 몸위에 난무하였다. 그러자 등이 빈 남해단주가 도를 

크게 휘두르며 사해방도들을 몰아쳐갔다. 이극상이 큰소리를 쳤다. 

"놈은 혼자다. 모두 함께 달려들어서 놈을 죽여라"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사해방도들이  마구 달려들었다. 어떤 검진에 의한 움

직임이 아니었다. 그리고 초식에 의한 공격도 아니었다. 마구잡이로 사방에

서 장병으로 찔러대는 것이었다.  남해단주는 도를 휘두르며 몇초를 버티다

가 마구잡이로 찔러오는 장창에 허벅지를 찔렸다. 그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기우뚱 거렸다. 그  사이를 노치지 않고 다른이들이 그의  등에 몇 개의 도 

검을 쑤서 대었다. 남해단주의  눈이 부릅떠지며 쓰러지자 이극상은 재빨리 

앞으로 나가 둘의 목을 쳐서 창에 꽃았다. 그리고 둘의 얼굴에 씌어진 인피

면구를 벗겨 내었다. 그 안에는 전혀 다른 얼굴들이 있었다. 이극상은 수하

들에게 창을 건네 주었다. 

"들고 선봉에서 전진해라. 방주님의 복수를 하러간다."

"와아아" 

사해방도들은 일제히  함성을 내질렀다. 그들의 눈은  모두 뒤집혀 있었다. 

피맛을 본 야수의 모습이 바로 이러할 것이었다. 그들은 사해방주의 처소로 

밀려들어가기 시작했다. 

사해방주 악일비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밖이 시끄러워도개의치 

않았다. 어제 저녁에 극비리에  올라온 보고에 따라서 동해단주를 체포하기 

위해서 방도들이 대거 출동을 했으니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을 하였다. 그러

나 그 소란이 자신의 처소에 까지 밀려오자 이상함을 느낀 악일비는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았다. 무수한 인영들이 밀려오고 있었다. 그들은 정돈되어 

있지도 않았고 넒게 포진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선두에서 달려오는 두명의 

맹도가 들고 있는 장창의 끝에는 두 개의 수급이 꽃혀 있었다. 그것을 보자 

악일비의 눈이 커졌다. 

"가짜를 죽여라"

그 고함소리가 악일비의 귀를 멍멍하게 하였다. 악일비는 입술을 깨물고 뒤

로 몸을 날렸다. 사해 방주가 전에 만들어 놓은 암도를 통해서 탈출을 하기 

위해서 였다. 

와장창 문과 창문이 부셔지고 사해방도들이 꾸역꾸역 밀려들어왔다. 이극상

은 방도들을 뚤고 들어와서 벽면의 한쪽을 만졌다. 그러자 그 옆의 벽이 돌

아가면서 한명이 내려갈만한 통로가 나왔다. 

"추격해서 반드시 잡아와야 한다. 나머지는 주위에 엄밀한 천라지망을 펼쳐

라"

"옛"

수십여명의 수하들이 통로를 통해서 내려가기 시작했고 나머지는 밖으로 달

려나갔다. 수하들이 모두 나가자  왕정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얼굴은 매

우 어두워져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이오. 삼혈맹이 심어 놓은  자를 죽였으니 곧 대대적인 

보복이 있을 턴데"

"까짖거 한번 해 봅시다. 우리에게는 회수가 있고 배가 있소이다. 삼혈맹도 

물위에서는 한번 싸워 볼만 하오. 요동낭인대는 우리가 산동북부를 떼어 주

는 조건으로 결맹을 하기로 했소이다."

"산동북부를"

"그렇소. 두 개를 지키지다가는 두  개 다 잃고 말게 될 것이오. 회수만 장

악하고 있으면 우리는  언제든지 재기를 할 수  있소. 게다가 요동낭인대도 

중원에 거점을 마련한 이상 삼혈맹의  소모품 노릇은 하지 않을 것이오. 그

들은 우리가 데리고 있어 봤자 짐만 되는 것이오. 안그렇소 부방주?"

"부방주?"

왕정은 눈을 크게 뜨고 이극상을 바라보았다. 

"왜 싫소. 그럼 방주 하시오."

이극상의 말에 왕정은  피식 웃었다. 왕정은 목을  쓰다듬으면서 말을 하였

다. 

"일찍 죽기는 싫소. 헌데 청룡장이나 거경방이 이 기회를 노리고 쳐들어 오

지 않겠소."

"그쪽과는 말을 끝냈소."

"뭘 주기로햇소. 설마 동해 염전?"

"아니오."

"그럼 뭐요?"

"가짜 방주"

긴 회랑에는 물이 고여 있었다. 그래서 달릴 때마다 물이 튀는 소리가 들려

왔다. 처음에는 매우 규칙적인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잠뒤에 불규칙적인 

소리가 동굴을 울리며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악일비는 그 소리를 들으며 더

욱 빠르게 내달렸다. 순간 동굴안이 갑자기 환해지면서 그의 눈이 부셔옴을 

느꼈다. 악일비는  순간적으로 눈을 내리감았다. 그때  그의 귓가에 냉소가 

들려왔다. 

"후훗 고수는 어느 순간에라도 눈을 감지 않는 법이지"

그리고 강맹한 권풍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악일비는 뒤로 물러서면서 연

검을 꺼내 자신의 전신을 보호했다.  그러나 눈을 감고 휘두르는 것이기 때

문에 소리도 없이  옆으로 치고 들어오는 권력은  방어하지 못했다. 그러나 

오랜 수련으로 권풍이 옆으로 쳐 오는 것을 느끼고 몸을 피했다. 하지만 이

곳은 좁은 동굴이었다. 악일비는 피하기도 전에 벽에 몸이 부딧쳐 순간적으

로 중심을 잃었다. 그때 하나의 발이 그의 얼굴을 강타했다. 악일비는 앞으

로 떼구르 구르며 검을 휘둘러 전신을 보호했다. 찌익 무언가 검에 걸려 찢

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악일비는 눈을 뜨고 상대를 바라보았다. 둘은 자리가 뒤바뀌었다. 악일비는 

동굴 입구쪽에 서  있었고 그 인영은 동굴 안쪽에  서 있었다. 햇살이 그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그래서  악일비는 그의 얼굴을 자세히 볼수 있었다. 

그는 짝달막한 체구에 통통한 얼굴 그리고 째진 눈을 하고 있었다. 그의 옆

구리의 옷은 길게 잘려져서 펄럭이고  있었다. 방금 그 일초에 잘려진 것이

었다. 그는 서왕이었다. 서왕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확실히 뛰어난 친구군. 그 한수는 인정을 해주지"

파악 공같은 그의 신영이 쏘아지면서 일권이 그의 얼굴에 날아들었다. 악일

비는 검을 휘둘러 자신의 얼굴을 막았다. 그순간 자신이 딛고 있던 곳의 물

이 튀어  오르며 줄이 나타났다. 그줄은  악일비의 한쪽다리를 낚아채었다. 

악일비의 균형이 순간적으로 무너지면서  앞으로 몸을 숙였다. 그때 서왕의 

일권이 악일비의 뒷통수에 내려 꽃혔다. 악일비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

졌다. 퍼억. 서왕은 쓰러지는 악일비의 배를 가격했다. 파악 악일비의 신영

은 동굴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서왕은 힐끗 뒤를 바라보았다. 어느덧 발자

국 소리들이 크게 들리기 시작햇다. 

"빨리도 오는군"

서왕은 밖으로 천천히 걸어 나갔다. 밖은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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