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 중원표국 (24/95)

7. 중원표국

오랜만에 따사로운 햇살이 낙양에 내려 쬐였다. 사람들은 집안에 있는 눈들

을 치우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골목 골목마다는 어린아이들로 넘쳐

나고 있었다. 한떼의 아이들이 눈을 두세개씩 들고 마구 달려가며 앞서가는 

이를 노리고 내던졌다. 앞서서 도망을 치던 아이들 몇 명도 몸을 돌려서 눈

을 던지고 다시 허리를 숙여서 눈을 집었다. 그때 뒤에 있던 아이들이 던진 

눈에 맞아 한명이 발라당 뒤로 넘어졌다. 와하는 소리와 함께 뒤에 있던 아

이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눈을 상대편 아이들의 몸속에 마구 집어넣었다. 앞

에 있던 아이들도 질세라 눈을 다른 아이들의 몸속에 집어 넣었다. 

툭탁거리는 사이 아이들은 어느덧  대로변까지 나왔다. 주위는 대로에 비해

서 인적이 드물었다. 아이들은 멍한  눈으로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 보았

다. 한쪽에 몇 명의 표사들이 장검을 허리에 차고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리고 몇필의 말이 저쪽 길에서  오는 것도 보였다. 아이들은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말을 탄 사람들이 표국안으로 들어가자 아이들은 와 하는 함성

과 함께 골목으로 다시 달려들어갔다. 

중원표국안은 예전과 다름이 없었다. 마당에 있는 눈은 말끔이 치워져 있었

다. 말을 탄 사람들이 들어오자  몇 명의 표사들이 읍을 했다. 한명의 청년

이 말고삐를 잡으며 말을 했다. 

"진표두님 같던 일은 잘되셧습니까."

"음"

진표두라는 인물은 고개만 끄떡였다. 

"너희들은 가서 쉬거라. 나는 보고를 드리러 가겠다."

"알겠습니다."

진표두의 뒤에 따라오던 표사들은  읍을 하고 각기 말고삐를 쥐고 마굿간으

로 향했다. 진표두는 앞에 보이는 대전으로 향했다. 

탁탁 신발에 묻은 눈과 상의에  묻어 있는 눈들을 털어 낸다음 진표두는 대

청안으로 들어갔다. 대청에는 몇  명의 인영들이 앉아 있었다. 상석에는 화

복을 입고 있는  중년인이 앉아 있었다. 그는  중원표국의 국주인 무적철도 

왕유정이었다. 그 왼쪽에는 네명의  인영이 앉아 있었다. 모두 남색옷을 입

고 있었다. 그 네명은  화산에서 온 화산사검이었다. 진표두는 왕유정을 보

고 읍을 하며 말을 했다. 

"국주님을 실망시키지 않게 되어서 다행입니다."

진표두의 말에 왕유정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말을 했다.

"인사를 드리게 화산파의 화산사검이시네"

"평소에 그 높으신 이름을 듣고 원모해 마지 않았는데 이렇게 뵙게 되어 삼

생의 영광인가합니다."

"몇년전에 멀리서 진표두를 뵙고  다시 없는 영웅호걸이라 생각을 하였소이

다."

마등선이 그렇게 말을 하자 진표두는  허리를 숙여 깊이 읍을 하였다. 그리

고 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가 안자 왕유정이 말을 했다.

"그래 알아는 봤는가."

"예 그들은 북령채라는  산서 녹림도들이었습니다. 채주는 스스로 월광도제

(月光刀帝)양산월이라고 하는 자였습니다."

그말에 중인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월광도제 양산월이라는 이름은 강호상에 

처음 들어 보는 이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장안표국의 표물도 턴 것으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장안표국

뿐만 아니라 산서 일대의  부호들과 탐관오리들의 재산까지 탈취 당한 것으

로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그 재물중 일부는 양민들에 풀었다고 합니다."

"흠. 훔친 재물로 의적행세를 하는군."

왕유정은 차갑게 말을 하고 진표두를 바라보며 다시 말을 하였다.

"전력은 어떻던가."

진표두는 어두운 안색으로 말을 하였다. 

"상상외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본산이나 화산에서 직접 

나서기 전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말에 왕유정과 화산사검은 눈을  크게 뜨고 진표두를 바라보았다. 진표두

가 본산이라고 한 것은 소림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당금천하에 소림이 직접 

나서야 할 곳은  오직 한곳 삼혈맹 뿐이었다.  그런데 일개 녹림도들에게서 

표물을 되돌려 받기  위해서 소림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

다. 왕유정은 화산사검을 한번 보고 곤란한 표정으로 진표두를 바라보았다. 

"진표두 그게 무슨 말이오."

진표두는 굳은 얼굴로 말을 하였다. 

"국주. 국주님께서 제 손에서 도를 빼앗기 위해서는 몇초가 필요하십니까."

왕유정은 그말에 흠칫하며  몸을 뒤로 했다. 자신이  진표두보다 강한 것은 

사실이고 마음만 먹으면 진표두의 손에서 병장기를 빼았는 것도 불가능한일

은 아니었다. 그러나 몇초라는  진표두의 말이 마음에 걸렸다. 아니나 다를

까 진표두는 계속 해서 말을 이었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소생이 그들의  수뇌부중 한명으로 보이는 자에게 십초

만에 병장를 빼았겼습니다. 그  자리에서 자결을 하려고 했지만 국주님으로

부터 받은 은혜가 커서 스르로  목숨도 끊지 못하고 이렇게 살아서 돌아 왔

습니다."

"십초?"

왕유정은 별로 놀라지도 않은 표정으로  말을 했다. 십초라는 것이 말이 십

초였다. 고수들에게 십초를 출수하는  것은 한호흡도 걸리지 않는 시간이었

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일방적으로 당하다가 병장기를 빼았겼다는 소리

였다. 진표두는 역동립과 더불어 왕유정이 아끼는 표두였다. 그리고 그만큼 

실력이 있는 인물이었다. 

"그게 사실이오?"

경악성을 터뜨리며  물은 것은 마등선이었다.  마등선은 자신이 장안표국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진표두의 실력을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그가 십초만에 

당할 정도라면 상대는 절정의  고수라는 말이었다.화산이나 소림에는 그런 

고수가 있기는 있었다. 그러나  그 정도의 고수라면 장문인이나 장로급에서 

한두명 있을까 말까 할 정도였다. 

자신들의 표물을 턴 자들이 일개 녹림도가 아니라 그런 고수라면 표물을 찾

아 오기는 점점 더 어려워 지게 되는 것이었다. 표물하나 찾기 위해서 소림

이나 화산의 장문인이나 그에 버금가는 신분의 인물들이 하산을 할 수는 없

는 것이었다. 그것도 삼혈맹과 반혈맹의 암중 혈전이 하남과 협서에서 벌어

지고 있는 이때에는 더욱 그러했다. 

왕유정은 턱을 괴었다. 황금 삼천냥은올해가 가기 전에 변제 해주기로 약

속을 하였다. 원래는 바로 변제를  해주어야 하는 것이지만 중원 표국의 신

망이 있었기 때문에 그 정도로  연장을 해준 것이었다. 황금 삼천냥이 거액

이기는 했지만 표국을 담보로  잡히고 연줄을 통해서 모으면 불가능한 액수

는 아니었다. 문제는 땅에  떨어진 신용이었다. 표국이 표물을 운송할수 없

으면 그날로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에 처하게 되는 것이었다. 

'상대가 그런 고수란 말이지'

그런 고수라면 자신이  찾아간들 표물을 찾아 온다는  보장은 없었다. 아니 

가서 패하기라도 하면 영영 표물을  찾지 못할 수도 있었다. 왕유정은 고개

를 돌려 화산사검을 바라보았다.  화산사검중 마등선의 안색이 제일 창백했

다. 상대가 그런  고수라면 지금 자신들의 힘만으로는  표물을 찾아 온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장안표

국의 파산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왕유정은 마등선을 보며 말을 했다.

"한가지 방법밖에 남지 않은 것 같소이다."

마등선은 왕유정을 바라보았다. 둘의 눈이 부딧쳤다. 마등선도 왕유정의 말

ㄸ을 잘 알고 있었다.

마지막 방법은 세력을 동원한 전쟁이었다.  우선 세력을 동원 할 수 있는데

까지 동원을 하고, 그세력으로  적을 압박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듣지 않으

면 표국과 녹림간의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었다. 녹림과 표국은 뗄레야 뗄수 

없는 사이였다. 녹림이 커지면 표국은  그 기반과 이익이 큰 폭으로 축소가 

되는 것이었다. 왕유정은 앞으로  강북 일대의 녹림이 일통되기전에 칠생각

을 하는 것이었다. 북령채에 그만한 고수들이 포진을 하고 있다면 강북녹림

도가 통합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강북 일대의  녹림이 일통되면 자신의 

표국은 물론 강북일대의 표국들이 그들의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이었다. 장강

수로를 운행하는 표국들이 장강수로맹의  눈치를 보듯이 말이다. 그들이 뭉

치기 전에 무리를 해서라도 섬멸을 하는 것이 후일을 위해서 좋은 방법이었

다. 왕유정은 끌어 들일 수 있는 고수와 문파를 잠시 생각을 했다. 

힘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쳐들어  가는 것은 정말로 멍청한 짓이었다. 사자

도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전력을  다하는 법이었다. 그래도 열번에 일곱 번

은 실패를 한다. 왜냐하면 사자는  한끼의 식사를 위해서 토끼를 잡는 것이

고 토끼는 그 한번에 자신의  생명이 달려 있기 때문이었다. 지피지기면 백

전불패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왕유정은 그 명언을  잘 알고 있었다. 일단 

자신들의 표물을 턴 녹림도들을 치기 위해서는 몇가지 준비가 필요했다. 

그들의 본거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였다. 인원 물자 고수와 무사의 숫자. 그

리고 지형지물등  기본적인 것부터가 필요했다.  왕유정은 그런 정보수집을 

위해서 표국내에서 뛰어난 표두들을 열명을 뽑아 보냈다. 그 다음은 자신들

을 도와 줄수 있는 고수들과 인원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고수의 

확보가 시급했다. 삼혈맹과 반혈맹이  협서의 한 산자락에서 격돌했다는 소

문이 돌고나서 각파는 자파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있었다. 언제 불똥이 

튈지 모르는 것이 강호이고 보면 당연한 처사들이었다. 덕분에 이름있는 고

수들은 물론이고 낭인시장의 낭인까지 씨가 마를 정도였다. 

그 다음은 병장기와 식량  의약품등의 군수물자를 확보하는 일이었다. 표국

에도 기본적인 병장기와 몇 달 먹을 식량이 있었지만 그것만 가지고 녹림산

채를 토벌하러 나섯다가는 병장기가  없어서 도망쳐 와야 하는 사태가 벌어

질수도 있는 것이었다. 이런 군수 물자를 구하는데도 막대한 자금이 소요가 

되었다. 자금도 자금이지만 무엇보다도  고수를 구하지 못해서 애를 태우고 

있었다. 강호의 고수들은 대부분이  자파로 불려갔다. 겨우 만난 이들도 일

개 녹림산채를 토벌하는데 자신들이 나설 필요가 있느냐면서 발을 빼었다. 

그러는 와중에서  왕유정은 소천 일행이 무당산을  거쳐서 소림을 방문하러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행은  여덞명이지만 왕유정이 필요로 하는 고수가 

네명이나 되었다. 그중에 한명은  오대마군과 싸운적이 있는 인물이었고 한

명은 산서 지리에 능한 인물이었다. 왕유정으로서는 더 없이 필요한 인물들

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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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번호: 2-314호.

 형    식: 일급 지휘서신

 수    신: 제 삼맹주 혈마

 안    건: 반혈맹

 내    용: 척  살 

 비    고: 비밀서신 첨부.

 작 성 자: 제 이맹주 혈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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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산은 호북성 균현(均縣)에서 남쪽으로 백리쯤 되는 곳에 자리잡고 있었

다. 소림사와 더불어 백도무림을 양분하고 있는 명문대파인 무당파. 내가기

공과 태극혜검 면장은 무림에서도 손꼽히는 절기가 아닐 수 없었다. 무당산

은 무림의 성지이자 도가의 성지이기도 했다. 그래서 향화객들이 끊이지 않

고 이어지고 있었다.  기암절봉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었고  그 사이 사이에 

돌을 깍아 만든 계단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한사람이 간신히 올라갈 만한 

폭에 곳곳에 급경사를 이루고 있었고 계단 옆에는 만장 절벽이 자리하고 있

었다. 그 계단을 오르는 일단의 인영이 있었다. 

두명의 청의무사를 앞세우고 다섯명의  백의인이 뒤 따르고 있었다. 백의인

들 뒤에는 다시 두명의 무사가 따르고 있었다. 이들은 소천 일행이었다. 소

천은 고개를 돌려서 산 아래를 바라보았다. 한덩어리의 하얀 구름이 산능선

을 넘고 있었다. 그 산능선 곳곳에 치솟아 오른 기암들에 의해서 구름은 이

리저리 갈라지며 요동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곳곳에 햐얀 천으로 감싼 듯

이 눈이 덥혀  있었다. 저멀리는 광활한 호북평야가  한눈에 들어오고 있었

다. 소천은 저절로 탄성이 터저 나오는 것을 느꼇다. 

"예전에 황산에  올라갔을 때와 감흥이 다르군요.  황산이 여인의 속마음과 

같다면 이 무당은 남아의 기개가 느껴지는 군요."

"허허허. 저도  많은 산을 돌아 보았지만  이곳같이 기암절봉들이 절묘하게 

배치가 된 것은 처음봅니다."

하연적은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그렇게  말을 하였다. 일행은 잠시 쉬었다가 

다시 위로 올랐다. 얼마를 올라가자 너른 평지가 나왔다. 그 평지에는 작은 

못이 있었고 못 옆에는 수백년은  됨직한 소나무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 

굵기가 어른 서너명이  감싸 않아야 할 정도로  두꺼웠는데 그 높이는 삼장 

정도로 낮았다. 그러나 좌우로 넒게  펴저 있어서 나무 그늘 하나로 무당산

을 가리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무 뒤에서 두명의 도사가 나와서 읍을 

하며 말을 했다.

"저희 무당파를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로님께서 객빈청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렇게 받아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소천은 읍을 하고 품에서 연검을 꺼내어 청의무사들에게 건네 주었다. 그러

자 다른 이들도  각기 병장기를 꺼내어 한명의  청의무사에게 건네 주었다. 

그러자 그 무사는 그 병장기를  받아서 무당파의 도인에게 넘겨 주었다. 그

는 공손히 그 병장기들을 받았다. 

"하산할 때 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도우를 따라 올라가십시오."

"고맙습니다."

소천은 읍을 하였다. 옆에 있던  도인이 소나무 뒤로 가자 나머지도 연못을 

돌아 그 뒤를 따랐다. 소나무  뒤에도 계속해서 협로가 위로 나 있었다. 그 

계단을 올라가자 절봉 여기저기에  절벽에 매달린 듯이 자리잡고 있는 전각

들이 보였다. 진명이 감탄사를 터뜨리며 말을 했다.

"저런 절벽위에 있는데도 전각들이 괜챤소이까?"

"저 전각들은 백년도 더 된 것들입니다. 여기서 보기에는 절벽에 매달려 있

는 것 같지만 실은 단단한  암반위에 지은 것들입니다.처음 보시는 분들은 

모두 놀라지요."

"허허 정말 장관입니다."

단양수가 진명의 말을 거들었다. 얼마를 더 올라가자 십여개의 전각들이 보

였다. 그 도사는 그 전각앞에 머무르자 읍을 하고 내려갔다. 전각의 문앞에

는 한명의 중년도인이 서  있었다. 그도인은 소천도 아는 인물이었다. 바로 

청송자였다. 

"어서 오십시오."

"도장께서 직접 마중을 나와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겟습니다."

"별 말씀을 자 안으로 드시지요."

"예"

소천은 청송자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전각들은 산세에 맞추어서 절묘히 

배치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산 전체가 하나의 큰 전각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정도였다. 일행은 객빈청이라고  씌어진 전각안으로 들어갔

다. 그 전각에는 일검자가 앉아 있었다. 

"어서오시오. 소공자 허허허 그동안 신수가 더 좋아지신 것 같소이다."

"노선배님께서는 더욱 젊어 지신 것 같습니다."

"허허허 소공자께서는 요리솜씨만 뛰어 나신 것이 아니라 아부도 뛰어 나시

군요. 헌데 이분들은"

일검도장은 하연적과 천일정을 바라보았다. 둘은 가볍게 읍을 하며 말을 했

다. 

"하연적이라고 하외다."

"천일정입니다."

일검도장은 나직한 탄성을 터뜨렸다. 

"산서의 용권노사 하대협과 단양문의 천대협이 아니십니까. 이렇게 뵙게 되

어서 반갑소이다."

"허허 지금은 청룡장의 호법으로 있습니다."

그말에 일검도장은 저으기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용권노사 하연적과 천일

정은 각기 일문을 이끌만한  인물들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성격이 강직

해서 함부로 허리를 숙일 위인들이 아니었다. 그사이 청년이 인사를 했다.

"형산파의 양대호라고 합니다."

소천일행은 이설군을  장원까지 바래다 주고 헤어졌다. 양대호도 그곳에서 

헤어질려고 했다. 그러나  양대호가 소천 일행과 동행을  하고 싶다고 해서 

같이 온 것이었다.  양대호로서는 소천 일행과 같이  다니면 뭔가 배울것이 

있을 것 같아서 그런 결정을  하였다. 그리고 그 결정이 잘되었다는 생각이 

새삼들었다. 자신 같은 무명소배가 대 무당파의 장로를 이렇게 가까이서 만

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일검자가 알아보

지 못해도 감정이 상하지 않았다.  일검도장은 실례를 깨닫고 마주 손을 잡

았다. 

"형산파의 반양상인께서는 반양장을 완성하셧소이까?"

"태사조님께서는 아직 반양장을  완성하지 못하셧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완

성하시면 혈마에게 도전을 하겠다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허허허 곧 좋은 소식이 있겠지요. 자 다들 앉으십시다."

일검도장이 자리를 권하자 일행은 모두 자리에 앉았다. 소천 일행이 자리에 

앉자 네명의 무사는 소천에게 읍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 소천은 고개만 끄

떡였다. 청송자가 차를 가지고  들어와 일행들에게 따라 주었다. 소천은 차

를 들며 말을 했다. 

"이사형께서 차를 좋아 하십니다. 저는 솔찍히 차맛을 잘 모릅니다. 이사형

께서 여기 계셧다면 이 차에 대해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셧을껍니다."

"허허허 빈도도 차맛을 모른다오.  본파에서 차에 대해서 잘아는 분은 일운 

사형이시오. 언제고 두분을 만나서 차에 대해서 이야기나 나누도록 해야 겠

소이다."

"그렇게 되면 두분께서 모두 좋아하실껍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가고나서 소천이 일검자를 보며 말을 했다. 

"저희가 이렇게 무당산에 오른 것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이번 일에 대해서 

강호에 떠도는 소문 때문입니다."

일검자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떡였다. 

"나도 소문을 들어서 익히  알고 있소이다. 대부분이 거짓된 것들이더군요. 

풍무현에 관한 소문은 너무  이상하게 났소이다. 풍무현에서의 일은 빈도가 

직접 격은 일이라 만나는 사람들에게 사실을 이야기 해주지만............"

일검자는 고개를 저었다. 소천은 일검자가 그렇게 말을 해주자 얼굴을 피며 

말을 했다.

"사실 이번에 적천마군과 백리세가의  식솔들과 교환문제는 여러 백도의 명

숙분들과 협상을 해야 마땅한 일이었는데 저희들끼리 처리를 해서 죄송하다

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허허허 적천마군이야 거경방에서 잡은  것이니 우리가 왈가왈부 할것이 있

겠소. 내가 걱정을 하는 것은  청룡장이 삼혈맹과 야합을 했다는 낭설이 아

니오."

소천은 고개를 갸웃하며 일검자를  바라보았다. 일검자는 소천을 똑바로 보

며 말을 하였다.

#5253   유재용   (tjr2100 )

[연재] 청룡장2 #16                           01/23 06:15   341 line

"청룡장은 강동을 장악하고 있고, 그 무력이 무당과 소림을 합친 것과 비슷

하다고 하오. 게다가 그 지닌  황금은 쌓으면 태산이오 펼치면 바라다고 하

외다. 거기다가 소공자같은 고수들이 포진을 해 있고 이분들 같은 일류고수

들이 속속 가담을 하고 있소이다."

일검자는 잠시 말을 끊었다. 그리고 소천과 호법들을 바라보며 낮은 어조로 

힘을 주어 말을 하였다. 

"모르는 사람들은 청룡장이 이류문파라고  하지만 그것이야 말로 정말 낭설

이오. 청룡장은 단일세력으로는 당금무림에서  삼혈맹 다음 가는 강대한 조

직이오. 나는  청룡장이 단독으로도  삼혈맹과 자웅을 겨룰수도  있다고 보

오."

소천은 침을 꿀꺽 삼켰다. 일검자는 소천을 보며 말을 계속 이었다. 

"내가 걱정을 하는 것은 청룡장이  무림을 제패할 생각이 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오."

소천은 순간 앞이 캄캄해지며 입안이  바싹 마르는 것을 느꼈다. 무당은 아

무것도 모르는 장님에 귀머거리가  아니었다. 무당은 무당산에 앉아 있으면

서 천하를 내려다 보고 있는 것이었다. 무당이 은연중에 청룡장을 경계하는 

것은 삼혈맹과 손을 잡았다는 소문 때문이 아니었다. 청룡장의 힘이 그들의 

기반을 위협한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백도를 향해서 한번도 칼을 빼든적

도 없는 청룡장이었건만  그 가진 힘만으로도 경계의  대상이 된 것이엇다. 

지금 청룡장은 삼혈맹과의 암중정보전을 벌이는 것만으로도 벅찬 하루를 보

내고 있었다. 거기다가 백도의 견제를 받게 되면 청룡장은 천하무림에 기를 

펴기 힘들게 되는 것이었다. 소천은 침을 삼키며 말을 하였다. 

"대사형께서는 늘 무림의 평화를  위해서 일을 하고 싶어 하셧습니다. 그게 

잘못 와전이 된 모양입니다."

"허허허 그런가요. 그러나 예전에도 무림을 독패하려는 사람들이 종종 무림

평화를 들고 나왔습니다. 노자에 스물 아홉째 장에 이런 말이 나오지요. "

장차 천하를 얻으려고 욕망 하는 하는 자의 행동에서 

나는 그것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이미 본다.

천하는 신령스러운 그릇이다.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을 하려는 자는 패할 것이오, 잡으려는 자는 잃을 것이다.

그러므로 사물은 혹은 가고 혹은 따르는 것이다.

                    -노자 스물 아홉째 장의 일부-

일검자는 시를 ㅇ조리듯이 노자의  구절을 ㅇ조렸다. 그소리를 듣자 소천은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구절을 다 ㅇ조린 일검자는 소천을 바라보았

다. 소천은 고개를 끄떡였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기억해 두었다가  저의 대사형께도  ㅇ어 드리겠습니

다."

세 호법은 입을 굳게 다물었고 양대호는 눈만 말똥 말똥 뜨고 있었다. 

소천 일행은 다음날  이른 아침 무당산을 떠났다.  멀어저 가는 소천일행을 

보며 청송자가 일검자를 보고 말을 하였다. 

"사숙님 어제 너무 심하게 말씀을 하신 것 아니셧습니까."

"때로는 매가 필요할 때도  있는 법이다. 삼혈맹과 반혈맹이 다투는 이때에 

청룡장이 천하를 향해 포호하는 날이면 무림은 겉 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우리가 그들의 속셈을  알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면 그들은 좀

더 조심할 것이다. 그럼 우리는 시간을 벌수가 있는 것이다. 청룡장의 힘은 

너나 내가 상상하는 것 이상일 것이다. 삼혈맹이 그대로 남진하여 청룡장과 

자웅을 겨루지 못한 것도 그들의 저력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겨우 적천마군 

하나 건지자고 자신들의 얼굴에 먹칠을 할 위인들이 아니란 말이다. 지금은 

무림이 혼란한 시기이다. 청룡장을  강동에 붙잡아 두는 것만으로도 천하의 

반은 안정을 시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여기서 청룡장을 견제하는 

동안 소림이 반혈맹과 삼혈맹의 다툼을 잘 풀어 나가기를 바랄뿐이다."

저멀리 떠오르는 아침 햇살은 무당산의 풍경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청송

자는 햇살의 무리로 사라지는  소천일행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모습은 이제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일검자는 묵묵히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

소천일행이 상계에 이른  것은 그날 늦은 밤이었다.  하루동안 근 이백리를 

달려 온 것이었다. 이백리를 오면서  소천은 물 한모금도 마시지 않았고 중

간에 쉬어간적도 없었다. 다른  일행도 소천에게 아무말을 걸지 않았다. 양

대호는 뱃속에서 꼬르륵 거리고 몸이 천근처럼 무거웠다. 그는 고개를 들어

서 다른 일행을 돌아 보았다.  앞서가는 두명의 무사와 소천을 둘러 싸듯이 

포진한 삼인 그리고  뒤에서 오는 두명의 행군대오는  전혀 변함이 없었다. 

하루종일 달렸다면 상호간의 거리가 벌어지거나 좁혀질법도 한데 자로잰 듯

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좀 쉬어가자는 말도 못하나'

양대호는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것을 느꼈다. 지금은 한겨울이었고 자신은 

ㅇ은 경장만 입은 상태였다.  무당산을 오를때도 추웠지만 그때는 부지런히 

산을 올라서 추운줄 몰랐다. 그러나 이렇게 말을 타고 북상을 하고 밤이 다

가오자 추위가 몸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관도 곳곳에는 눈이 쌓여 있었고 

곳곳에 빙판이 져  있는 것이 보였다. 양대호는  양손을 들어 몸을 부볐다. 

그때 앞서가던 청의무사가 말 안장을  차고 풀쩍 뛰어 올랐다. 양대호는 그

것을 보고 본능적으로 검에 손이갔다.  그러나 다른 이들은 태연히 있을 뿐

이었다. 푸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청의무사가 타고 있던 말이 옆으로 쓰러

졌다. 한겨울의 장거리 행군이  말을 지치게 한 모양이었다. 소천은 그것을 

보자 한숨을 지으며 말을 하였다.

"인근 마을에서 쉬었다가 갑시다."

"예"

양대호가 가장 먼저  대답을 했다. 상계는 한강수로에  있는 도시로 북쪽과 

동쪽 남쪽이 대 평원이었다.  그리소 서쪽으로는 나즈막한 산줄기가 자리잡

고 있었다. 이 산줄기는  민산산맥에서 갈라져 나온 산줄기였다. 너른 호북

평야에서 볼 수 있는 몇 개 안되는 산맥 중 하나였다. 그래서 이 상계는 주

위 평원에서 나는 쌀과 목화 산에서 나오는 약재와 모피등이 활발히 거래가 

되고 있었다. 양주나 소주의 상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호북에서 몇 개 안

되는 큰 상업도시 중 하나가 이곳 상계였다. 일행은 호북 반점에 여장을 풀

고 식사부터 시켰다. 그리고 무사를 시켜서 두터운 겨울옷을 사오라고 하였

다. 양대호는 손을 부볐다. 그러나 점소이가 가지고 나온 것은 만두 몇접시

와 소면 몇그릇 그리고 죽청옆 두근이었다. 

양대호는 고개를 들어서 소천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음식이 잘못 나온 것 

같았다. 천하의 대 청룡장의 총호법이 이런 만두와 소면으로 한끼를 해결하

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잠시뒤에 점소이는 네명의 무사에게

도 자신들과 비슷한 것을 가져다 주었다. 이 탁자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저들

의 탁자에는 술대신 차가 놓여졌다는 것 뿐이었다. 소천은 아무런 표정없이 

만두를 먹기 시작했다. 다른 호법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술잔을 기울이

면서 맛있게 먹고 있었다. 양대호도  만두를 들어 입에 넣었다. 몇 개를 먹

자 배가 불러왔다. 양대호는 술을 한잔 들이키고 소천을 보고 말을 하였다.

"소대협. 뭘 그리 의기소침해 하십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나 스스로 

반성하여 곧으면 비록 천만인이라고 하여도 두렵지 않다'고 하셧습니다. 무

당파를 비롯한 백도가 청룡장의 진심을 의심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잠시잠깐

의 일일껍니다. 스스로 생각하여 옳은 길을 간다면 다른이들의 질시와 비난

과 오해는 두려워 할바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양대호는 거침없이 말을 하고 소천을 바라보았다. 소천은 미소를 지으며 고

개를 끄떡였다. 

"허허허 양소협의 말씀이 옳소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잔 합시다."

하연적이 한잔 권하자  양대호가 잔을 들었다. 소천과  진명 천일정도 잔을 

들어서 서로 부딧쳤다.  쨍 하는 소리와 함께  술방울이 튀어 올랐다. 술이 

몇 순배 돌자 양대호가 소천을 보며 말을 했다. 

"소대협 청룡장에는 황금이 썩어  난다는 소문이 있소이다. 헌데 그 청룡장

의 호법이 이렇게 만두로 한끼를 때워도 되는 겁니까."

소천은 미소를 지으며 양대호를 바라보았다. 

"원래 부자가 더 짠법이오. 그리고 양형은 내가 친구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

에 이런 대접을 하는 것이오.  손님이나 타인으로 생각을 했다면 화려한 고

대광실에 기녀를 끼고 한끼를 해결했을 것이오. 양형은 그런 대접을 받고싶

소?"

그말에 양대호는 얼굴을  붉혔다. 소천의 말에서 알지  못할 느낌이 전해져 

왔기 때문이었다. 소천은 식사를 마치자 이층으로 올라갔다. 다른이들도 따

라 올라갔다. 양대호도 엉거주춤하게 있다가 소천을 따라 올라갔다. 이층의 

객방에는 이준이 앉아 있었다.  그리고 한쪽에는 몇벌의 백의장삼이 놓여져 

있었다. 솜을 두텁게 넣은 옷으로 새것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평범한 사람들

이 입는 정도의 옷이었다. 그리고 한 장의 서찰을 건네주고 읍을 하고 밖으

로 나갔다. 세호법은 탁자에  앉았고 양대호도 따라 앉았다. 소천은 서찰을 

쭈욱 잃어 보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무모하군"

소천은 서찰을 하연적에게 건네  주었다. 그러자 하연적은 그것을 탁자위에 

펼쳐 놓았다. 그 서찰위에는 지금  하남과 협서 산서 일대에서 근래에 벌어

졌던 일들이 날짜별로 나열이 되어 있었다. 협서에서 삼혈맹과 반혈맹이 싸

움을 벌인 일부터 중원표국의  표두와 표사들이 산서에 같다가 급히 돌아왔

다는 시시콜콜한 이야기 까지 적혀 있었다. 이 정보는 이준이 이곳 정보 장

사꾼으로부터 돈을 주고 사온  것이었다. 이곳에서는 청룡장에서 수집한 정

보들을 받아 보기 어려워서 정보장사꾼을 이용한 것이었다. 

이미 지나간 일들은 강호에서 별로 비밀이라고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싼값

에 주고 살  수 있었다. 그러나 같은 정보라도  그것을 보는 사람에 따라서 

가치가 달라 질수  있는 것이었다. 양대호는 그것들을  보고 하남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대충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뭐가 무모하다는 것인지

는 알지 못했다. 그는 눈을 멀뚱 멀뚱뜨고 소천을 바라보았다. 소천은 자리

에 앉ㅇ다. 사인의 시선이 소천에게 집중이 되었다. 

"삼혈맹이 반혈맹의 거점을 공격하고서도  추격전을 벌이지 않은 것은 삼혈

맹이 하남에서 대대적인 혈겁을 벌이지 않겠다는 뜻이오. 아마도 소림과 화

산을 의식하는 것 같소이다. 즉  지금 하남과 협서 산서에서 우리가 삼혈맹

의 공격을 받을 확률은 매우  적다는 것이오. 그렇다고 경계를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니오.  다음은 중원표국건인데, 중원표국의 표물이 대폭적으로 

줄어 들었다고 하오. 이것은 그들이  표물을 털린 여파도 있겠지만 내 생각

에는 표사들을 불러 모아 힘을 집결시키는 것 같소이다. 지금 하북의 큰 대

장간 몇곳에서 병장기와 화살을  집중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하오. 겨울에는 

농사꾼들의 농기구를 손보아 줄때인데 병장기를 만든다는 것은 어느 문파가 

대대적인 세력을 동원한  일전을 준비한다는 말 인  것이오. 내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중원표국이 산서 녹림도와  일전을 각오한 것으로 보이오. 게다가 

화산사검과 장안표국의 표사들까지 중원표국으로 모이고 있다는 것이 내 짐

작을 확신시켜 주는 것이오."

"이런시국에 중원표국에서 녹림도들과 일전을 벌이겠습니까."

천일정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을 하였다. 소천은 대답을 하지 않고 하연적을 

바라보았다. 

"하권사께서는 중원표국주를 몇번 뵌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예. 왕국주와 몇번 만난적이 있지요. 사람이 호탕하고 대범하며 일을 시원

시원하게 풀어 나가는 인물입니다.  그라면 문제를 돌아가지 않고 정면에서 

풀 사람입니다. 왕국주라면 녹림도들과의 정면대전도 피하지 않을 껍니다."

"이 정보에 따르면 왕국주는 고수들의 초빙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아니왜요. 당금 천하에 소림만한  문파가 어디 있다고 다른 고수들을 불러 

모읍니까?"

양대호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소천은 빙그래 웃었다. 

"소림은 삼혈맹을 견제해야 하니까  고수들을 하산 시킬 수 없소이다. 소림

은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하남에서 삼혈맹이 날뛰지 못하게 하는 효과

를 얻을 수 있소이다. 그러나  소림의 고수들이 하산을 한다면 이야기가 달

라지오. 삼혈맹에서 혹여 소림이 반혈맹을 편들어 주기 위해서 고수들을 하

산시켰다고 생각을 하는 날이면 정사대전이 벌어 질지 모르는 일이오."

"정사대전"

양대호는 ㅉ막하게 외쳤다. 양대호는  당금 천하가 무척이나 태평하다고 느

꼈기 때문에 소천이 말하는  정사대전의 의미가 가슴에 다가오지는 않고 있

었다. 

"각 문파와 세가들은 세가들대로  집안단속을 해야 할테니 왕국주가 원하는 

고수들을 보내 줄수 없을 것이오."

소천은 말을 끊었다가 중인들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 

"우리가 소림에 도착을 하면  왕국주는 사람을 보내어 우리를 청할 것이오. 

그때 우리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소."

하연적이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말을 하였다.

"왕국주는 강북 일대에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의리까지 있

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그를 도와  준다면 후일 외면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

다."

"하지만 남의 싸움에 끼어든다는 것이"

천일정은 말끝을 흐렸다. 진명이 천일정을 거들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손해가 있으면  있었지 별 실익은 없을 껍니다. 왕국주가 

우리와 친분을 두텁게 하기 위해서 청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마지못해

서 사람이 없으니까 쓰는 것 아니겠소. 게다가 우리는 강남에 있고 그는 강

북에 있으니 다시 볼일이 별로  없으리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을 껍니다. 그

로서는 손해 볼것이 없지요."

"그렇게만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 같소이다."

하연적이 약간 언성을 높히며 말을 하였다. 소천이 손을 들었다. 일순 주위

가 조용해졌다. 

"세분의 말씀이 다 일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대의명분이 없습니

다."

"녹림을 치는데도 대의명분이 필요합니까?"

양대호는 눈을 크게 뜨며 소천을 바라보았다. 소천은 고개를 끄떡였다. 

"그들은 보통 녹림도가 아니오.  표물을 털면서 표사 하나 죽이지 않았소이

다. 게다가 정탐을 하러간 표두도 무사히 돌려 보냈소이다. 이는 이전의 녹

림의 무리에서는 볼수 없는 행동이외다. 이들이 이렇게 표국을 대하는데 표

국에서 세력을 모아 친다는 것은 대의명분이 부족한 일이오. 게다가 이들이 

이렇게 나오는 것은 그만한 자신감과 실력이 있다는 것이오. 지금 왕국주는 

적의 실체를 자세히 모르고 세력을 모으고 있소이다. 왕국주가 세력을 모으

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가볍게  알아낼 정도면 저들도 잘 알것이오. 그리고 

그에 따른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을 것이오. 그래서 이번 싸움은 십중팔구 

왕국주의 패배가 될 것이오."

소천의 말에 양대호는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다른 세호법도 고개를 끄떡

였다. 양대호는 침을 삼키며 재차 물었다. 

"싸워보지도 않고 승패를 말하는 것은 좀 심하지 않겠습니까?"

"이번 싸움은 원정이오. 그래서 십중팔구 패배할 것이라고 한 것이오. 우선 

왕국주는 그곳 지리를 모르오. 물론  관도나 샛길 정도는 알지 모르지만 그

것 가지고는 부족하오. 그곳의  녹림도들은 그곳에서 태어나서 자란 이들을 

거느리고 있소이다. 당연히 산의 요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오. 그 요소요소

에 병력을 배치하여  적을 맞이 한다면 싸워서  이기지는 못해도 능히 오래 

지킬수는 있는 법이오. 왕국주는  장기간에 걸쳐서 싸움을 진행시킬 자금이 

부족하오. 결국에는 산채 몇 개 함락시키고 물러나는 수 밖에 별 도리가 없

을 것이오. 물론 그 와중에서  화산이나 소림의 정예가 하산을 하여 도운다

면 달라지겠지만  말이오. 또한 상대편에도 일류고수들이  포진을 해 있소. 

소림이나 화산의 정예들이 하산을 하지 않는다면 전력면에서도 왕국주가 크

게 앞서 있는 상황도 아니오.  상황이 이렇게 전개가 된다면 우리는 쓸데없

는 일에 힘을  ㅆ은 것만 되오. 게다가 강북  녹림도와는 원한을 맺게 되는 

것 아니겠소."

사인은 아무말도 하지 못하였다. 소천은 일어서며 말을 하였다. 

"물론 내가 한말은 모두 가정이오.  그러나 이렇게 될 공산이 큰 것도 사실

이오. 이대로 소림으로 간다면 왕국주의 청을 거절할 수가 없을 것이오. 그

래서 이곳에서 며칠 쉬면서 상황변화를 지켜 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호법님. 

여기서 전서구를 날린다면 며칠이나 걸릴까요."

"닷새는 족히 잡아야 합니다. 왕복으로 십여일은 걸릴껍니다."

"우선 그간의 우리의 상황을  전서로 보내십시오. 무당파의 일도 빼놓지 마

시구요. 우리는 이곳에서 며칠  쉬도록 하겠습니다. 쉬는 동안은 편히들 쉬

십시오."

"알겠습니다."

세호법도 자리에서 일어나 읍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 양대호도 진명이 자신

의 소매를 잡아 끄는 바람에 일어나서 읍을 하고 나갔다. 소천은 창가에 서

서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양대호는 한숨을 내쉬었다.  진명이 그 옆에서 같이  걸어 내려오면서 말을 

하였다.

"양소협은 왜 그리 한숨을 내쉬오."

"강호가 이렇게 복잡한 건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소림을 방문하는 것에 이

렇게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니"

"하하하 그게 강호요. 쉽게 생각을  하면 아주 쉬운게 강호요. 어렵게 생각

하면 한없이 어려워 지는 것이  강호이외다. 쉽게 생각을 하면 그냥 소림파

를 방문해서 왕국주를 도와 녹림을 토벌하는 것은 아무런 어려움이 없는 일

이오. 그러나 어렵게 생각을 하면  그 사이에 있는 힘의 역학관계나 문파간

의 관계까지 따저야 하기 때문에 어려워 지는 것이오."

"소림에 방문을 하고 왕국주의 청을 거절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그래서 강호는 어렵다는  것이오. 우리가 소림을 방문하는 것은 소

림이 청해서 가는 것이 아니오.  강호에 퍼진 우리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해명하러 가는 것이오. 이런때에  소림의 속가제자중에서도 영향력이 큰 왕

국주가 청을 해오면 소림의 체면을  보아 거절하기 힘든 것이오. 강호는 자

기 기분 내키는데로 닥치는데로 헤처 나갈수가 없는 것이오."

진명은 자리에 앉은 뒤 점소이에게 음식을 시키고 말을 이었다.

"우리 총호법님은 싸움을 매우  싫어 하시는 편이오. 그래서 싸움은 가급적 

하지 않으려고 하시오. 하지만 한번  칼을빼들면 반드시 끝장을 보시는 분

이오. 총호법님께서 걱정을  하는 것은 우리들에게 말한  그런 이유가 아니

오. 강북녹림도와 중원표국간의 싸움에 우리가 끼어들면 총호법님께서는 어

떤 식으로든지 끝장을 보려 하실 것이오. 총호법님은 그것을 걱정하고 계신 

것이오. 아무런 은원이 없는 문파와의 피터지는 살육전을 원하시지 않고 계

시는 것이오."

진명은 고개를 내밀며 양대호의 얼굴 가까이 자신의 얼굴을 디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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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협은 사람을 죽여본적이 있소.?"

"어 없습니다."

"그 느낌이 어떨 것 같소."

"모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더럽소. 정말이지 내가 왜  무공을 배웠나 회의가 들게 되오. 그

러다가 나중에는 무덤덤해진다오. 그  단계를 지나면 사람을 죽이는데서 일

종의 쾌감같은 것을 느끼게 되오.  이 상태에 이르게 되면 일종의 살인마가 

되는 것이오. 하지만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별로 없소. 사람을 죽이는 것

은 어쨌든 기분 좋은 일은  아니오. 그리고 자신과의 은원이 분명한 자들과 

싸우는 것은 죄책감도 덜하고 살수를 쓸대도 아무런 거리낌 이 없어지게 되

오. 그러나 은원이 없는 자들을 상대로 살수를 쓴다는 것은"

진명은 고개를 저었다. 

"한 마디로 할짓이 못  되는 것이오. 중원표국이야 녹림도들과 은원이 있으

니 손을 쓰는 것이오. 하지만 우리는 뭐요. 우리가 소림사에 인정을 받자고 

아무런 은원이 없는 자들과 싸움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오. 그들이 무림도의

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도 우리가 찾아가서 죽여야 하겠소. 세상에는 그

들보다 죽어야 할자들이 더 많이  있소이다. 지은 죄가 큰자들은 그냥 놔두

고, 단지 다른 문파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살검을 빼들어야 겠소이까."

점소이가 몇가지 안주와 술을 가져오자 진명의 말이 끊어졌다. 양대호는 그

틈에 진명에게 질문을 하였다.

"그럼 소대협께서 어떻게 하실 것 같습니까."

"여기서 오래 지체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소림은 반드시 찾아가야 하는 

곳이니 며칠내로 소림을 방문할 것이오. 그뒤는 나도 모르겠소."

진명은 술잔에 술을 가득이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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