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 암중모색. (22/95)

5. 암중모색.

<문서번호: 9-467호.

 형    식: 보    고.

 수    신: 제 삼맹주 혈마.

 안    건: 창왕 언무외.

 내    용: 별첨.

 비    고: 열람즉시 소각.

 작 성 자: 밀은영주.(密隱營主)>

<문서번호: 9-468호.

 형    식: 보    고.

 수    신: 제 이맹주 혈유.

 안    건: 역검열.

 내    용: 별첨.

 비    고: 열람즉시 소각.

 작 성 자: 밀은영주.(密隱營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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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실은 둥글었다. 직경이 삼장남짓 되고 높이가 이장정도 되는 반원형 석실

이었다. 사방에 목인들이 세워져  있었다. 그 석실의 중앙에는 좌대가 하나 

놓여져 있었다. 좌대위에는 한명의  중년인이 굳은 얼굴로 앉아 있었다. 그 

인영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가슴 앞으로 나온 배를 한손으로 쓰다듬고 있

었다. 그의 시선이 머눈 곳에는  작은 종이 쪽지가 놓여져 있었다. 지난 한

달동안 칠팔일에 한번 꼴로 온 서신이었다. 

<방주는 가짜요. 몇번이고 서신을 보냈지만 왕단주가 믿지 않으니 답답하기

만 하오. 정 내말을 믿지  못하겠으면 방주에게 월영하에 대해서 물어 보시

오.>

탁 손가락 하나가 그 종이를  허공에 뛰었다. 그리고 피피핑 십여개의 빛살

이 그 종이를 산산이 갈라 버렸다. 종이쪽지가 수십개의 조각으로 나뉘어저 

석실 바닦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저편 벽에  있는 목인상에 십여개의 

비도가 밖혔다. 왕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조각난 종이쪽지들을 모두 줏어서 

입에 넣고 씹기 시작했다. 

'믿을 수가 없군. 그자가 내게 이런 서신을 보냈었다니.'

왕정은 종이쪽지들을 씹으며 목인상에  밖혀 있던 비도를 하나씩 하나씩 뽑

기 시작했다.  월영하는 사해방내에서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극비는 아니었다. 왕정은 비도를 갈무리 하고 석실의 문을 열었다. 

동해단주라면 사해방의 공식서열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위치였다. 방주 

아래 사해가 각기  고유한 영역을 가지고 있으니  누가 위고 누가 아래라고 

할 수가 없는 처지였다. 그런 동해단주 왕정도 지금은 방주를 자주 만날 수

는 없었다. 더군다나 단둘이서  만나 본적은 더더군다나 없었다. 그러나 오

늘은 방주의 가까이서 만날 수  있었고 몇마디 이야기도 나눌수 있었다. 왜

냐하면 오늘이 방주의 생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오늘은 대외적으로 크게 잔

치가 베풀어 졌다. 이  잔치는 공식적인 행사였다. 그런 공식적인 행사날에

는 사해단주들은 방주  가까이 앉을 수 있는  것이었다. 북해단주 이극상이 

끼고 돌기 이전에 가능했던 거리까지 말이다. 

#5215   유재용   (tjr2100 )

[연재] 청룡장2 #10                           01/17 07:28   341 line

사해방의 정문은 활짝 열려져 있었고 무수한 인영들이 배첩을 들고 줄을 서

서 들어오고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하늘높이 치솟아 오르는 풍악소리는 십

리밖의 마을에서도 들렸다. 평소  무술을 연마하던 연무장에는 휘장이 쳐져 

있었고 탁자마다 미주가효들이 가득차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사람들이 

북적북적 대면서 술과 음식을  먹고 있었다. 연무장 가운데에는 수십여명의 

미희들이 현란한 춤을 추고 있었고  금과 나팔 징이 밖자를 맏추며 흥을 돋

구고 있었다. 

연무장 위로 올라가면 다시 몇  개의 전각들이 모습을 보였다. 전각마다 시

녀들이 음식과 술을 나르기에 바빴다. 그리고 정 중앙에 자리잡은 전각에도 

사람들이 가득차 있었다. 사해방주 악일비는 그 전각안의 상석에 앉아 있었

다. 악일비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날줄 모르고 있었다. 산동과 강소의 패주

가 된 이래 처음 같는 생일잔치였다. 그래서 인지 예전과 다르게 예물을 들

고 찾아오는 이들도 늘었고 그 수준도 향상이 되어 있었다. 이 일대의 몇몇 

백도문파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문파에서 인사차 와 있었다. 악일비는 들

어오는 사람들의 인사를 받느라 목이 다 뻣뻣해 질 지경이었다. 

그 옆에는 북해단주 이극상이  앉아서 싱글벙글대고 있었다. 사해방주와 가

끔 귓속말을 나누고 있었다. 그 너머에는 왕정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거푸 

술을 비워서 그런지 얼굴이 벌개져 있었다. 왕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술병을 

들고 방주석에 가까이 갔다. 

"방주님 소인 왕정이 한잔 올리겠습니다. 만수 무강하소서."

"아 왕단주 그동안 고생이  많았소이다. 하하하 이제 부귀영화를 함께 누려 

봅시다."

왕정은 악일비의 잔에 술을 따르며 말을 했다. 

"방주님과 함께 월영하에서 술을 마시던 생각이 납니다."

그말에 이극상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하하하 그때 방주님과 왕단주 그리고 제가 정말로 재미있게 놀지 않았습니

까. 그곳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군요. 하하하"

악일비도 잔을 들고 껄걸 웃으며 말을 했다. 

"왕단주는 아직 그곳을 생각하고 있구료. 허허허 언제 시간을 내서 같이 놀

러 같다가 옵시다."

"별 말씀을"

악일비는 웃으며 잔을 비우고 왕정에게 술을 따라 주었다. 

"왕단주 한잔 쭈욱 드시오."

"황공합니다."

왕정은 술잔을 받아 소매로 가리며 입가에 가져갔다. 그리고 술을 소매속에 

ㅆ아 부었다. 소매로 가려진  그의 눈에서는 지독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러나 이내 소매를  내리고 웃는 얼굴로 뒤로  물러나 자신의 자리에 앉았

다. 왕정이 간뒤에도 많은 인물들이  단상에 올라 술을 권하며 주거니 받거

니를 계속했다.  왕정은 이마를 집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쪽문으로 

비틀대며 걸어 나아갔다. 그리고 기둥  한쪽을 잡고 먹은 것을 토해내기 시

작했다. 이극상은 그것을 보고 눈을 반짝였다. 

파란 하늘에는 몇조각의 구름이 떠가고 있었다. 잎사귀 하나 없는 나뭇가지

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구름과 하늘을 갈기갈기 찢어  놓고 있었다. 왕정은 

마른 풀들을 잡아  뜯었다. 그의 어깨가 들썩이며  크크큭 하는 웃음소리를 

흘려 내었다. 

"크크큭 크크큭"

"크하하 크하하하"

왕정은 광소를 터뜨리며 하늘을  바라다 보았다. 하늘이 뿌옇게 보였다. 하

늘을 찢고 있는 나뭇가지도 흘러가는 구름도 밝게 사방을 비취는 해도 보이

지 않았다. 그저  뿌연 먼지만 일고 있을  뿐이었다. 한줄기 바람이 왕정이 

뜯어 놓은 풀잎들을 바람에 날려 보내기 시작했다. 왕정의 웃음소리는하늘 

높이 메아리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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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바람을 가득  담고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바람에는 서늘한 

기운이 감돌고 있어서 사람들이 옷깃을 여며야 했다. 절기는 십이월이 반쯤 

넘어가고 있어서 한겨울이었지만  이곳 장강일대는 황하 일대의 초봄날씨였

다. 일년에 눈 한번 보기  힘든 지역이었지만 늘 따뜻하게 지내온 사람들이

라 이정도 날씨에도  추위를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서늘한 

날씨에도 사람들은 갑갑한 선실보다는  확 트인 갑판이 좋은지 갑판에 옹기

종기 모여 앉아 있었다. 그리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사람들은 한쪽에 서 있

는 여인을 힐끔 힐끔보고 있었다. 

붉은치마를 입고 그 위에 남색상의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담비가죽으로 만

든 조끼를 껴  입고 있었다. 손에는 작은  소검이 들려져 있었다. 궁형으로 

틀어 올린 머리  아래 반월 모양의 이마가 자리  잡고 있었다. 둥근 호선을 

그리며 뻣은 눈썹과  그 아래 봉목은 매우 맑고  깨끗했다. 그러나 눈 아래 

얼굴은 면사로 가려서 그 형체를 제대로 알아 볼 수가 없었다. 그녀는 고개

를 살짝 돌려서 한쪽에 앉아 있는 몇 명의 인영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모

두 네명이었는데 하나같이 백의를 걸쳐 입고 있었다. 

그들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청의를 입은 네명의 사내들이 자리하고 있

었다. 백의를 걸쳐 입은 이들은  한명의 노인과 두명의 중년인 그리고 한명

의 청년이었다. 네명은 일행인 듯이 서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중 청

년의 시선이 돌려져서 서로의  눈이 마주치자 여인은 고개를 돌려서 강물을 

바라보았다. 강물은  흰 포말을 일으키며 흘러가고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여인은 고개를 다시 돌렸다.  네명의 인영은 서로 차를 나누어 마

시며 웃고 있었다. 여인의 눈섭이 살짝 찌뿌려졌다. 그 순간 청년의 고개가 

돌려지고 둘의 눈이 다시 마주쳤다.  그러자 여인은 다시 고개를 돌려서 하

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에는 돗과 같이 생긴 높새 구름이 떠 가고 있었다. 

"소공자님 저쪽에 있는 여인이 미인 같지 않습니까."

싱글벙글대는 인영은 허리에 도를 차고 있는 구환도 진명이었다. 그의 입은 

쭉 찢어져 있었다. 그 옆에  있는 노인은 용권노사 하연적이었고 양볼이 붉

은 중년인은  단양수 천일정이었다. 그들 사이에  있는 청년은 소천이었다. 

소천은 고개를 끄떡였다.  

"예 미인입니다. 강호인 같군요. 서  있는 자세에 흔들림이 없고 그 중심이 

제대로 잡혀 있으니  언제라도 발검을 할수 있는  상태입니다. 필시 명가의 

제자일 껍니다."

그말에 용권노사 하연적은 너털 웃음을 터뜨렸다. 

"허허허 소문에  소공자께서 돌부처라더니  그말이 사실이였구료. 진호법이 

물은 것은 소공자께서 저 소저에게 마음이 있느냐는 것이었소이다."

소천은 얼굴을 불히며 고개를 저었다. 

"아름다운 꽃을 보면 누구나  취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지요. 하지만 우

리는 무창에서 내려야 합니다. 곧  무창이니 그때 까지만 몰래 구경을 하도

록 합시다."

그말에 삼인은 파안대소를 터뜨렸다.  단양수는 가슴을 치며 가뜩이나 붉은 

얼굴을 더욱 붉혔다. 

"소공자께서 무공은 고강할지 몰라도  여자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백

치이구료. 설마 아직까지 여자 경험이 없으신 것은 아니겠지요."

"없소"

소천의 말에 삼인은 얼굴을 붉히며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입이 앞으로 나

오더니 침이 사방으로 튀었다. 소천은  소매를 들어 얼굴에 튀는 침들을 막

았다. 

"푸하하"

"푸허헉"

"우하하하"

삼인은 잠시동안 웃더니 이내  신색을 되찼았다. 나이든 용권노사가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말을 했다. 

"무릇 영웅이란 삼처사첩을 거느려야 하는 법 아니겟소이까. 소공자는 무공

이 출중하시고 용모가 뛰어나시니 능히 삼처사첩을 두어도 분란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외다."

단양수는 붉어진 볼을 메만지며 말을 했다. 

"나는 도저히 못믿겟소이다. 세상에 이십이 넘은 청년이 아직까지 총각이라

니 혹시 원양동자공을 익힌 것은 아니십니까."

"제가 익힌 것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것보다 더 뛰어난 것이지요. 대사

형도 저와 같은 무공을 익히고서도 잘살고 있지 않습니까."

진명은 음흉스러운 웃음을 띄며 말을 했다. 

"틀림없이 우리들 모르는 곳에 숨겨둔 여인이 있을 것이오."

용권노사 하연적은 고개를 저었다. 

"내 생각에는 소공자께서 사모하는  소저가 있는 모양이외다. 남자가 한 여

자를 사랑하게 되면 다른 여자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 법이지요."

그말에 소천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말에 진명은 고개를 끄떡였다. 

"소하 소저와 친하시다던데"

그말에 둘은 무릅을 쳤다. 하연적이 고개를 끄떡이며 말을 했다. 

"오호 그랬군요. 허허허 미처 몰랐소이다. 곧 장주님의 사위가 되시겠군요. 

하하하 하하하"

소천은 그말에 정색을 하며 말을 했다. 

"소하는 제 동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하권사님의 그 말씀은 가당치도 않습

니다."

"크크크. 원래 남녀 관계라는  것이 오빠 동생이나 누나 동생하다가 낭군부

인으로 되는 것이라오. 으흐흐"

천일정의 말에 소천은 얼굴을 붉혔다. 그때 저쪽에 서 있던 여인이 그들 앞

에 다가와서 그림자를 드리웠다.  일행은 모두 그녀를 올려다 보았다. 여인

이 가까이 다가서자 옆이 있던 네명의 청의 청년들이 눈을 빛냈다. 진명 일

어서서 허리를 편채 포권을 하며 하며 말을 했다. 

"무슨 가르침이라도 계십니까."

"너무 시끄럽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조용히 좀 해주실수 없나요."

그녀의 말에 소천이 일어서서 읍을 하며 말을 했다. 

"실례를 했소이다. 조용히 하겠소이다."

소천은 그렇게 말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볍게 읍을 해 보였다. 그리

고 자리에 앉아서 하연적을 보며 말을 했다. 

"산서의 겨울은 어떻습니까." 

그말에여인은 아미를  찌뿌리더니 휙 하고 몸을  돌려 저쪽으로 걸어갔다. 

진명이 손을 뻣어 뭐라고 하려다가 얼굴을 구기며 소천을 바라보았다. 

"소공자님. 입안에 까지 들어온 꿀을 내 뱉으시다니요. "

소천은 정색을 하며 말을 했다. 

"그게 무슨 말이오."

"저 소저가 소공자께 관심이 없었다면 이렇게 가까이 와서 말을 건넸겠습니

까."

소천은 고개를 돌려 여인을  바라보았다. 순간 둘의 눈이 마주쳤다. 여인은 

고개를 팩 돌리며 먼 강만 바라볼 뿐이었다. 소천은 어깨를 으쓱했다. 

"뭐가 말이오. 그렇게 마음이 있다면 진호법께서 나서 보십시오."

진명은 소매를 떨치며 일어섯 다가 다시 주저앉았다. 

"제가 나섰다가는 집에 있는 마누라한테 작살이 날겁니다."

용권노사 하연적은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주위를 둘러 보았다. 배 주위로 몇

척의 소선들이 지나쳐  가는 것이 보였다. 일순  하연적의 눈섭이 꿈틀거렸

다. 그의 눈섭이 꿈틀거리는 것과  동시에 뒤에 있던 네명의 청의인들이 일

어서서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들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구환도 진명과 단

양수도 몸을 일으켜 세웠다. 

"포위 ㄷ습니다."

진명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배에서 돗애 내려지고 첨벙하는 소리가 들렸다. 

닷이 내려지는  소리일 것이었다. 소선위에는  십여명의 인영들이 아미자를 

들고 서 있었다. 그런 소선 다섯척의 이들을 포위하고 있었다. 그리고 정면

에 이정도 크기의 범선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의 돗에는 아홉 마리 용이 

뒤엉켜 있는 것이 수  놓아져 잇었다. 바로 장강수로맹이었다. 하연적의 눈

섭이 더욱 꿈틀거렸다. 육지라면 이들을 상대 하는것에 두려움을 느낄 필요

가 없었다. 싸우다가 안되면 도망이라도 치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강위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섯불리 강물 속으로 뛰어 들었다가는 수

중에 매복해 있을 이들에게  십중팔구 당하고 말 것이었다. 장강수로맹도들

은 장강위에 있는 한 무적이라고  불리울만했다. 배가 바로 옆에 서고 갈구

리들이 이쪽 배의 난간에 걸쳐지고 판교가 설치가 되었다. 그리고 수십여명

의 사내들이 올라왔다. 선두에 선 인영은 떡 벌어진 가슴을 하고 있었고 가

슴에난 부숭부숭한 털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반쯤 드러내놓고 있었다. 턱주

위에는 빳빳한 수염이 자라나  있었다. 소천은 그가 누구인지 알수 있었다. 

풍무현에서 본적이 있는 장강일교 장운량이었다. 그는 주위를 한번 쓰윽 ㅎ

어 보더니 한곳에 가서 멈추었다.  그의 시선이 멈춘곳은 소검을 들고 있는 

여인이었다. 그는 폭갈을 터뜨렸다. 

"이 계집년아. 네가 구강채를 쑥밭으로 만든 그 계집이냐?"

여인은 뒷짐을 진채 손을 교차해  잡고서 저멀리 시선을 두고 있었다. 손위

에는 소검이 자리잡고 있었다. 장강일교 장운량은 얼굴을 씰룩였다. 

"오호 한가닥 믿는 구석이 있는 모양이군."

장운량은 발을 굴렀다. 그러자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 일에 관련이 없는 사람들은 배에서 내려도 좋다."

그말에 몇 명의 인영들이 강물로  뛰어 내렸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떠나지 

못했다. 여기서 저멀리 강가가 보인다고  해도 헤엄쳐가 갈 수는 없는 노릇

이었다. 게다가 헤엄을 칠지도 모르는 이들이 있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장

운량은 그들을 바라보았다. 

"배를 몇척 내줘서  강가까지 보내. 화물도 보내주고,  어차피 오늘은 손을 

보러 나온게 아니니까."

"알겠습니다."  

한 무사가 읍을 하고 신호를 하자 몇척의 소선이 수로맹의 배위에서 내려졌

다. 사람들은 그곳에 옮겨타고 짐도 옮기기 시작했다. 시간이 계속 해서 흘

러갓지만 장운량은 섯불리 공격을 하지 않고 있었다. 구강채를 생각한 것이

었다. 구강채에 있던 맹도들의 숫자는 근 이백에 달했다. 대부분이 칼만 들

었다 뿐이지 무공실력이 뛰어난 자들이 없었긴 했다. 그러나 채주는 그래도 

한가닥 하는 인물이었고 숫자가 이백이었다. 그런 이들이 당했다는 것은 자

신들의 눈앞에 있는 여인이 보통 고수가 아님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장운량은 수공을 생각했다. 

배위에서 육박전이 벌어지면 이기기는 하겠지만 자신들의 피해도 많을 것이 

뻔한 이치였다. 그러느니 배를 침몰시키고 물속에서 천천히 요리를 하는 것

이 훨씬 이익이었다. 물론  시간이야 오래 걸리겠지만 말이다. 사람들은 금

새 배에서 짐을 내렸다. 그리고  급히 노를 저어서 강가쪽으로 나아가기 시

작했다. 장운량이 손을 들자 옆에 붙었던 배가 점점 떨어기지 시작했다. 그

래도 여인에게는 아무런 미동도 보이지 않았다. 

장운량은 한쪽에 아직도 앉아  있는 자들을 바라보았다. 백의를 입은이들은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그에 반해서 청의를 입고 있는 인영들은 날카로운 칼

을 보고 있는 듯했다. 그중에서도 가운데 있는 청년이 마음에 걸렸다. 안색

은 매우 창백했지만 두눈에  흐르는 살기는 사람을 많이 죽여본자가 아니면 

가질수 없는 살기였다. 장운량은 잠시 여인과 저쪽 한패거리를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한패인가.'

그는 우선 가볍게 포권을 취하며 말을 했다. 

"우리는 저 여인과 은원이  있소이다. 저 여인이 우리의 형제들을 죽였으니 

우리도 그에 따른 응당한 보복을 해야 겠소이다. 여러분들께서는 무슨 고명

한 의견이라도 있으십니까."

그말에 진명이 나서서 포권을 취했다. 

"청룡장의 진명이오."

그말에 장운량과 배위에 있던  인영들은 움찔했다. 백도에서 청룡장을 백도

내 마도라고 칭하고 이류라고  폄하를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백도의 평

가였다. 마도 문파나 녹림문파가 보는 청룡장은 소림이나 무당보다 더 무서

운 곳이었다. 장강수로맹이  무호 이남의 장장 하구에  손을 뻣히지 못하는 

것은 그 일대에  사해방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청룡장이 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장강수로맹을 긴장케 하는 사건이 몇 년 전이 있었다. 

포양호에서 장강수로맹을 우습게 알고 독자적인 사업을 벌이던 광혈 이살이 

어느날 갑자기 시체로 발견이  되었다. 그들이 죽은 이유는 오직 하나였다. 

청룡장의 화물선을 털고 그 배에 있던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죽인 것이었다. 

그리고 한달  뒤 장강수로맹도 종적을 찾아내지  못하는 광혈이살이 시체로 

발견이 된 것이었다.  덕분에 장강수로맹은 포양호를 병탄  할 수 있었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는 청룡장에 대한  공포가 자리잡고 있었다. 얼마전에 구룡

채에서 청룡장의 물건이 실린  화물선을 모르고 털었다가 고스란이 돌려 준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무엇보다도 장운량은 광혈이살의 시체를 본

적이 있었다. 

그 시체는 겉은 멀쩡했다.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그러나 그의 내부는 산산

조각이 나 있었다. 그 수법은 강호에서 말하는 소위 내가 중수법이었다. 그

리고 그러한 경지의 내가 중수법은 구대문파에서도 장문인정도가 되어야 사

용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 고수가 있는 청룡장은 결코 무시 못할 존

재였다. 장운량은 가볍게 읍을 했다. 

"이번 일에 청룡장이 관여가 되어 있습니까."

그의 음성은 매우 당당했다. 언뜻 듣기에는 귀에 거슬리는큰 소리였다. 그

러나 진명은 조용한 어조로 말을 했다. 

"아니오. 하지만 우리도 체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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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련님 정말 고맙습니다. 엉엉

그렇게 재미 있게 보셧다니 연재하는 저로서는 더없는 영광입니다.

동해 전투 장면이 잘ㄷ다고 하시는데 사실 미진한점이 많이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청룡장은 가칭 전략무협이기 때문에 대단위 전투장면이 가끔 나올껍니다. 

그때마다 많은 비평을 바랍니다.

청룡장을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청룡장주 유재용 배상

그말에 장운량은 입술을 다물었다.  진명이 말하는 체면이라는 것은 자신들

과 같은 고수들이 장강수로맹에 가란다고 해서 아무런 소리 못하고 가는 것

을 말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청룡장의 고수들

이 자기의 일갈에 쪽배로 옮겨 탄다는 것은 장운량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크

게 체면이 손상이 되는 것이었다. 

대 청룡장의 고수가 일개  수적-백도인들이 수로맹을 칭할 때 쓰는 호칭-의 

호령에 배에서 도망을 쳤다고 소문이  날 것이 뻔했다. 물론 장운량이 나서

서 저들을 꺽는다면 그리 큰 문제가 될 것도 없었다. 무공에 패해서 배에서 

내리는 것은 그리 큰 치욕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장운량은 백의

인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눈을 번쩍였다. 

'저 노인은 설마 용권노사 하연적. 그리고 저 볼이 붉은 중년인은 틀림없이 

단양수 천일정일 것이다. 얼굴이  저렇게 붉은 이는 강호에 그뿐 일테니까. 

구환도 진명도 강호에서 알아주는 고수이고 보면 모두 틀림이 없을 것이다. 

저 청년은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흠 하연적의 제자인가.'

장운량은 저들을 가늠해 보았다.  물론 배를 침몰시키고 물속에서 싸운다면 

저들과 싸운다고 해서 손해 볼  것이 없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청룡장과

의 전면전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빈대 한 마리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울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물러선다면 자신들의 체면도 

크게 깍이는 것이었다. 

"좋소이다. 내 십초를 받아 낸다면 오늘은 곱게 물러나겠소이다."

그말에 세명은 허허 웃었다. 이들  중 갑판에서 장운량과 십초를 버티지 못

할 위인은 없었다. 그것은 장운량이 자신들의 체면을 크게 세워준다는 의미

이기도 했다. 진명이 몸을 일으키자 소천이 그의 소매를 잡았다. 그리고 한

명의 청년을 보고 고개를 끄떡이자  그 청의청년이 성큼 나섯다. 그 청의인

들은 소천을 따라온 청룡장의  청년무사들이었다. 일반 무사는 아니라 대주

급이었다. 이번에 강호를 돌아 다니며  경험을 쌓아 보라고 데려 나온 것이

었다. 장운량은 그 청년을 바라보았다. 얼굴이 매우 창백해 보였다. 좀전에 

눈여겨 보앗던 그자였다. 그렇다고  해도 자신을 상대로 호위무사를 내보낸

다는 것은 매우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었다.

'나를 너무 무시하는군'

그러나 내색을 하지 않고 가볍게 읍을 하며 말을 했다. 

"장운량이오."

"한상귀라고 하오."

그말에 장운량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 배위에 있던 수적들은 서너걸음씩 뒤

로 물러났다. 그들의 얼굴은  노랗게 탈색이 되어 있었다. 장운량은 붉어진 

얼굴을 진정을 시키며 말을 했다. 

"다 당신이 항주 최대 흑도 조직이라는 화령궁을 단신으로 몰살 시킨 그 그 

한상귀요."

"악귀들을 원래 있던 곳으로 보냇을 뿐이오."

한상귀는 무감각한 어조로 말을 하였다.  장운량은 그의 눈을 보며 말을 했

다. 

"당신은 검을 뽑으면 꼭 피를 본다던데"

"죽어야 할자라면"

장운량은 입을 다물었다. 그는  박도를 뽑아 들었다. 상대가 한상귀라는 것

을 알았지만 물러 설수는 없는  것이었다. 자신도 수채 하나를 책임지고 있

는 채주였고 수로맹에서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위인이었다. 한번 싸워 

보지도 않고 물러선다는 것은 곧  강호를 물러 난다는 말과 같았다. 장운량

은 한상귀를 보며 말을 했다. 

"이 싸움에 다치거나 죽더라도 서로의  문파에 폐를 끼치는 일은 없도록 합

시다."

한상귀는 가볍게 고개를 끄떡엿다. 

"출수 하겠소."

한상귀의 그말에 끝나고 그의  신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장운량은 장도를 

들고 한상귀의 움직임을 바라보았다.  팟 한상귀의 신영이 사오장을 격하며 

날아왔다. 그리고 언제  뽑았는지 검이 그의 손에  들려져 있었다. 땅 검과 

도가 부딧치면서 불꽃을  튕겨 내었다. 탁탁 장운량과  한상귀는 그 충격에 

서로 몇보씩 물러났다. 장운량은 도를 휘두르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한상귀

는 오장밖에 장검를 들고 서  있었다. 그의 창백한 얼굴 위로 보이는 두 눈

에는 새파란 귀광이 일렁이고 있었다. 

'살귀다.'

장운량은 직감적으로 그의 눈빛에서 강렬한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전에는 보지 못했던 살기였다. 그 살기에 몸을 살짝 움츠렸다. 탓 한상귀는 

그 순간을 노치지 않았다.  그의 신영이 움직이고 장운량의 도가 흔들렸다. 

한상귀의 검과 장운량의 도가 마주쳤다. 그런데 한상귀의 검과 장운량의 도

가 부딧치자 검이 휘어지며 장운량의 가슴을 노렸다. 이것은 한상귀의 검이 

잘 휘어지는 연검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내려치던 검이 도와 

부딧치는 순간에 공력을 운용해 검을 부드럽게 하여 적의 가슴을 노리는 것

은 실로 고명한 수법이었다. 장운량은  가슴으로 파고 드는 검세를 보고 뒤

로 물러서지 않았다. 그대신 도를 더욱 힘있게 내려 직었다. 일종의 동귀어

진의 초식이었다. 피픽 둘은 삼장정도 떨어져 마주보며섯다. 한상귀의 한쪽 

소매가 잘려져 있었고 장운량도 가슴 부분의 옷자락이 잘려져 있었다. 장운

량은 쓴 얼굴을 하였다. 자신이  한상귀의 소매를 자른 것은 자신이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었다. 그에 비해서 자기 가슴의 옷자락이 잘려진 것은 한상귀

가 마지막에 힘을 뺐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허허허 이만하면서로의 실력이 입증이 된 셈이니 그만 두도록 합시다. 더 

하다가 자칫  피라도 보는 날이면  두 문파간의  관계가 껄끄러워지지 않겠

소."

하연적이 나서서 둘 사이에 서자 한상귀가 먼저 장검을 거두었다. 

"훌륭한 도법이었소이다."

"하하하 그쪽도 역시"

장운량은 도를 거두며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여인을 보며 냉소를 

지었다. 

"청산이 있는한 땔감 걱정을 할 필요는 없겠지."

"우리는 무창에서 내리오."

진명이 장운량을 보고 그렇게 말을  했다. 그리고 그것은 면사 여인을 보고

도 한 말이었다. 면사 여인은 가타부타 아무런 말없이 먼 곳만 바라보고 있

었다. 수로맹의 배들이 가고 저멀리 가 있던 소선들이 다시 와서 사람과 짐

들을 싣기 시작했다.  아까는 한식경만에 끝난 일을  지금은 한시진이 넘게 

끌고 있었다. 그리고 매우  시끄러워져 있었다. 짐이 다실리자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고 바람도 역풍이 불기 시작했다. 여인은 선실로 들어갔는지 모습

이 보이지 않았다. 소천 일행은 개의치 않았다. 배는 소선들을 강물에 띄어 

보내고 무창으로 향했다. 소선들을 그냥  띄어 보낸 것은 그렇게 보내도 곧

장강수로맹으로 돌아가리라는 것을 잘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장강에서 움

직이는 피라미 한 마리까지  장강수로맹의 이목을 벗어 나지 못하기 때문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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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뒤덥고 있는 것은 새햐안 눈들이었다. 산봉우리가 층층이 이어져 있었

고 저멀리 운해의 자락이 산을  뒤덥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하늘에는 한조각 

편월이 눈들을 비취고 있었다. 그  햐안 눈들이 산 밑에서부터 붉게 물들어 

오고 있었다. 이미 해가 진  뒤였다. 그렇기 때문에 노을이 보일 까닭은 없

었다. 그러나 붉은 물결은  계속해서 산위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들은 사람

들이었다. 피빛 혈포를 입고 있고  등에는 장도를 차고 있는 그들은 삼혈맹

도들이었다. 무리를 지어 오던 이들이 좌아악 갈라지면서 각기 길을 달리했

다. 그들은 다섯갈래로 갈라져 산의 허리를 가르며 나가고 있었다. 

한 줄기는 능선을 타고 곳장  올라오고 있었다. 한 무리의 혈영들은 백여명

으로 추산이 되었다. 그렇다면  무려 오백이나 동원이 된 것이었다. 삼혈맹

이 오백명 이상을 동원한적은  요근래 청룡장을 칠때를 제외하고는 없었다. 

휘리릭 두 개의 륜을 들고 있는 인영이 정상에 내려섯다. 그의 오른쪽 뺨위

에는 검흔이 씰룩이고 있었다. 바로 적천마군이었다. 폐쇠되어 있던 내공을 

부활시키고 난 첫 출전인 것이었다.  적천마군은 산 능선 너머에 보이는 별

장을 바라보았다.  별장에서는 작은 불빛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 주위에는 

매우 조용하기만 했다. 적천마군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후후훗 우리가 온 것을 아직도 모르는가 보군. 오늘 밤안으로 반혈맹은 지

상에서 사라진다."

사사삭 혈영들은 적천마군의 옆을  지나 저멀리 보이는 별장을 향해 내달렸

다. 적천마군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창왕 언무외 어디 얼마나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 볼까."

적천마군의 발이 굴려지고 붉은  혈흔만 남긴채 별장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

했다. 

실내에는 어슴프레한 달빛으로 사람들의  형체가 보일 정도였다. 안에 있는 

인영들은 이십여명에 달했다. 하지만 그늘에 가려저 얼굴들은 잘 드러나 보

이지 않았다. 한명이 인영이 굳은  얼굴로 상석에 앉아 있는 노인을 바라보

았다. 그의 얼굴에는  창가에서 들어오는 햇살이 그대로  비추어 지고 있었

다. 그는 창왕 언무외였다.  창왕 언무외는 탁자위에 있는 서신을 바라보았

다. 아직 먹물도 다 마르지 않은 것 같았다.

<당신들을 포위 되었소.>

서명도 없는 글자였다. 그러나 사실을 확인해 볼 시간도 없는 것이었다. 이 

글을 보낸자가 있다는 것은 자신들의 행적이 발각되었다는 말이었기 때문이

었다. 언무외는 중인들을 바라보았다.  옆에 앉아 있는 거구의 사내가 침중

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맹주님도 안계신 이때에 강적들이 쳐들어 오다니."

그말에 중인들은 분분히 의견을 개진했다.

"우선 퇴각합시다. 현재 우리의 전력으로는 저들의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거구의 사내 웅패신은 그들을 보며 말을 하였다.

"이미 퇴로는 차단이 되었을 것이오."

언무외는 웅패신을 보며 몸을 일으켰다. 

"나는 동쪽으로 가겠소."

그말에 중인들은 흠칫했다.  그말은 자신이 적들을 유인하겠다는 말이었다. 

언무외는 다시 말을 했다.

"살아 난다면 소림에서 만나기로  합시다. 우리가 몸을 기댈 곳은 지금으로

서는 소림밖에 없소이다."

"알겠습니다."

중인들이 분분히 일어서서 읍을 하였다. 언무외는 장창을 들고 밖으로 천천

히 걸어 나갔다. 그의 눈에는 저멀리 내달려오는 혈영들이 보였다. 

'많이도 오는군.'

언무외는 저쪽 담벽을 넘어 가는 인영들을 바라보았다. 저들중 얼마나 살아

서 소림에 도착할 지는 아무도 몰랐다. 단지 지금 자신에게 닥친 일에 최선

을 다할 뿐이었다.  언무외는 장창을 지렛데 삼아  힘껏 뛰어 올랐다. 그의 

그런 도약은 내달려오는 혈영들에게 아주 잘보이는 표적이나 마찬가지였다. 

휘리릭 언무외의 신영이 동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지옥마군은 눈에 반사되고 있는 달빛 덖 분에 저멀리 달려오고 있는 인영을 

바라 볼수 있었다.  그는 긴 장대로 땅을  찍으며 달려오고 있었다. 그러한 

그의 수법은 매우 뛰어나서 경공을  쓰는 것보다 빨라 보였다. 더군다나 눈

에 뒤덥혀 땅의 굴곡을 알지 못하고 눈이 정강이 까지 차오르는 상태에서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그러나  그런 수법의 고명함에 넋을  잃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그의 인상착의로 보건데 그는 척살 제일적으로 올라와 있는 창왕 

언무외가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지옥마군은 두자루 단창을 움켜 쥐었다. 

"전투 준비"

그가 외치자 혈영들은 일제히  장도를 빼들었다. 언무외는 어느새 삼십여장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탁 언무외의 장창이 눈속에 꽃히자 지옥마군이 뛰어 

올랐다. 창대가 꽃힌 그순간은 언무외의 신영은 그 장대의 폭안에 머무르기 

때문이었다. 지옥마군이  휘두르는 두자루 단창이  언무외의 얼굴을 노리며 

찍혀 들어왔다. 언무외의 신영은 반동에 의해서 앞으로 튕겨져 오는 순간이

었다. 그리고 지옥마군의  단창은 그 순간을 노리고  언무외의 얼굴을 빠른 

속도로 찍어왔다. 빨리 앞으로 달리는  사람을 앞에서 빨리 찍으면 그 속도

는 배가 되는 것이었다. 탓 창왕의 입에서 ㅉ은 기합성이 터지며 창대를 놓

고 그 반동으로 허공으로 치솟아 올랐다. 

그래서 지옥마군은 정면으로 날아오는 창끝을 상대해야 했다. 파팍 두 개의 

단창과 날아오는 창날끝이 부딧쳤다.  지옥마군은 창날 끝을 단창으로 찍고 

그 반동으로 위로 치솟아 올랐다. 창왕의 신영은 십여장 높이 위에 떠 있었

고 지옥마군은 그를 노리고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창왕의 신영은 어느순간 

멈추더니 밑으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지옥마군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

가 어렸다. 그는  적수공권이었고 자신은 두 개의  단창이 다 있었다. 물론 

그는 이번 격돌로 자신이 부상을 당하리라는 것을 알 고 있었다. 그러나 창

왕 또한 부상을 당할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밑에 있는 수하들이 충분히 

제압을 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자신은 적천마군을 제치고 수석

마군의 자리에 오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순간 창왕의 주먹이 밑으로 내

질러졌다. 지옥마군은 그것을 보며 눈을 부릅떴다. 

'창왕이 권법을'

그러나 생각은 ㅉ았다. 그리고  언무외의 두주먹은 권풍을 일으키며 날아오

고 있었다. 두  개의 단창이 허공을 찔러갔다.  그순간 언무외의 손이 마치 

연체동물처럼 움직이며 지옥마군의 두 단창을 파고 들었다. 

"헉 이것은 언가"

그의 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가슴에 화끈한 통증을 느끼고 그대로 곤두박질

쳤다. 언무외는 그를 가격했던 힘으로 천천히 떨어질 수 있었다. 그는 앞으

로 쓰러져가는 창대를 붙잡고 땅으로 내려섯다. 그때 땅에서 튕겨진 지옥마

군의 신영이 다시 한번 떠올랐다가  빙글 돌면서 내려섯다. 그의 입가는 피

로 물들어 있었다. 그것을 보고 창왕의 눈이 빛났다. 

'과연 오대마군이군.  나의 권력을 받은 뒤  십여장 높이에서 떨어졌는데도 

내상뿐이라니. 시간을 끌면 불리하다.'

파파파 창왕의 장창이 눈위를 스치자 눈꽃들을 휘날리며 날아 올랐다. 삼혈

맹도들의 시야가 그 눈꽃으로 잠시 가려졌다. 그 눈꽃더미에서 무수한 창영

들이 뿜어져 나왔다. 도저히 한명의  솜씨라고 보기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장창의 그림자들이었다. 몇 명의 인영들이 가슴에서 피를 뿜으며 쓰러

져갔다. 탓 창왕의 기합성과 함께  창대가 눈속을 꽃고 창왕은 그 반동으로 

저멀리 날아갔다. 혈영들은 그 뒤를 ㅉ기 시작했다. 지옥마군은 입을 꾹 다

문채 그대로 서 있었다. 

시혈마군은 위에서 이는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이  일어 났다는 것을 짐작을 

했다. 그리고 잠시뒤에 창대로 땅을  찍으며 오고 있는 인영이 눈에 들어왔

다.

"창왕 언무외. 이렇게 빨리 일진을 ㄸ다니 대단하군"

시혈마군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어쨌든 고맙다고 해야하겠군. 여기까지 와준 덕에 내가 너를 잡을 수 있을 

테니까 말이야. 후후후"

시혈마군은 뒤로 물러섯다. 그러자  이십여명의 궁수들이 전방으로 나와 활

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허공에  떠 있는 상대는 좋은 표적이었다. 왜냐하면 

은폐 엄폐된 방어물이 없기  때문이었다. 수십개의 화살들이 언무외를 노리

고 날아갔다. 그 화살들은 한곳으로 집중되지는 않았다. 사방으로 흩어져서 

언무외가 화살을 피할  만한 곳까지 노리고 날아가고  있었다. 언무외도 그 

화살군을 볼수 있었다. 앞으로 날아오던 그의 신영이 창대 밑으로 미끄러지

듯이 내려가며 눈위를 밟고  앞으로 쏘아져왔다. 정면으로 날아오는 화살을 

창대로 쳐내며 순식간에 궁수대앞까지 왔다. 

"쳐라"

시혈마군의 명령과 함께 수십여명의 삼혈맹도들이 도를 휘두르며 달려갔다. 

창대가 눈위를 긁어 올리자  파파파 눈꽃이피고 그 사이로 장창이 난무하며 

혈화가 피어 올랐다. 크앗 으악 하는 비명성이 연달아 울려 퍼졌다. 시혈마

군은 푸른 독조를 치켜 들며 앞으로 달려들어갔다. 파파파 언무외의 장창이 

그의 독조와 부딧치면서 불꽃을  튕겨내었다. 언무외는 시혈마군과 오래 싸

우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언무외의 장창이 휘어지듯이 몰아쳐 오더니 그대

로 시혈마군의 얼굴을 찍어 왔다. 시혈마군은 독조를 들어 언무외의 장창을 

막았다. 그것은 언무외가 노린 것이었다.  

그순간언무외의 입에서 기합성이  터져나오며 그의 신영이 치솟아 올랐다. 

창대가 활처럼 휘어지며 시혈마군을  내리 찍었다. 시혈마군은 언무외의 강

한 공력에 쌍수를 뻣어 올렸다. 장창이 허공으로 올라가고 언무외의 신영은 

그 반동으로 시혈마군은  타고 넘으며 저 멀리  날아갔다. 그리고 땅가까이 

내려서자 장창으로 땅을 찍고 산 아래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시혈마군은 고

개를 돌렸다. 

"창왕 언무외 비겁하다."

그러나 창왕 언무외는 저멀리 사라진 뒤였다. 

장원의 마당에는 서너구의 시신이  널브러져 있었다.그리고 수백여명의 혈

영들이 도열해 있었고 한쪽에는  사대마군이 서 있었다. 적혈마군은 시신들

을 얼굴을 일견했다. 모두들 산서와  하북 일대에서 이름께나 있는 백도 명

숙들이었다. 그러나 정작 잡았어야할 대어들은 모두 노친 뒤였다. 포위망이 

완전히 짜여지기도 전에 저들이  알아차리고 도주를 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

이었다. 적천마군은  뒷짐을 진채 서 있었다.  적혈마군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대군. 추적할까요."

적천마군은 고개를 저었다. 

"회군하도록"

좀처럼 말꼬리를 달지 않는 적혈마군이 눈살을 찌뿌리며 말을 했다. 

"하지만"

"회군한다."

"존명"

적천마군은 적혈마군을 뒤로 하고  전각 안으로 들어갔다. 전각안에는 지옥

마군이 앉아서 운기조식을 하고 있었다. 내상이 심한 모양인지 안색이 창백

해져 있었다. 적천마군은 뒷짐을 지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믿을 수 없게도 정보가 샛다."

작은 달빛이 창가에 내려  앉으며 적천마군의 얼굴을 비추었다. 달빛때문인

지 적천마군의 얼굴이 창백해 보였다. 

"우리가 이곳을 포착 한 것은 사흘전 이었다. 그리고 수하들을 집결시킨 것

이 어제밤. 공격목표를 일러  준 것이 오늘 초저녁이었다. 그런데도 저들은 

우리의 움직임을 알아 차렸다."

적천마군은 전각 안을 서성였다. 

"저들이 미리 알았다면 일찌감치 자리를 피했을 것이다. 우리가 근접하고서

야 알아 차렸다는 것은."

적천마군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는 자신이 하는 말이 두려워 졌다. 자신

들이 근접하고서야 알았다는 것은  저들이 정보를 늦게 얻었다는 것이었다. 

삼혈맹 정보망에  이들이 첩보망을 가지고 있다면  삼혈맹이 이곳을 포착한 

다음날에는 알아 차렸을  것이었다. 그러나 맹내부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늦게 알아  챈 것이었다. 그렇다면 대답은  한가지였다. 공격목표를 일러준 

오늘 초저녁에 정보가 샛다는  것이었다. 초저녁에 공격목표를 알고 있었던 

이들은 자신들 오대 마군뿐이었다. 다른 삼혈맹도들은 공격목표가 어디인지 

알수가 없었다. 알 필요도  없었다. 그들은 오대마군이 가라는데로 가고 싸

우라는 상대와 싸우는 것 만 아는 인간병기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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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화님 메일 보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분들께서 보내 주시는 메일이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청룡장주 유재용 배상.

적천마군은 생각하기도 싫은 일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배신자는 자신들 내

부에 있었다. 그것도 오대마군 중 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았다. 

'도데체 누가 그리고 왜'

적천마군은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의 뇌리속에는 오대마군의 얼굴들이 차례

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곧 머리를 털었다. 오대마군은 삼혈맹에 몸

을 담고 충성을 바쳐온것만 수십년이었다. 그에 비해서 반혈맹은 생긴지 겨

우 몇 년 되지도 않는 것이었다. 오대마군중에는 반혈맹의 간세가 있을수가 

없었다. 적천마군은 고개를 숙였다. 

'그렇다면 어디서 정보가 샌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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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번호: 9-487호.

 형    식: 보    고.

 수    신: 제 이맹주 혈유.

 안    건: 배신자에 관한 확인.

 내    용: 별 첨 (증거자료 일체)

 비    고: 연계조직망 확인중.

 작 성 자: 밀은영주.(密隱營主)>

하나의 고운 손이 서류를 내려  놓았다. 그리고 한쪽에 있는 서류들과 구겨

진 종이 쪽지들 그리고 타버린 재를 바라보았다. 

"믿을 수가 없군.  그가 배신자라니. 어떻게 반혈맹이  그를 끌어 당길수가 

있었지. 어떻게"

잠시간의 침묵이 흘렀다. 

"반혈맹이 그를 끌어 당겼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긴 침묵만이 어둠을 휘감아 돌았다.  그리고 끝내 난고의 일언이 터저 나왔

다.

"당금 천하에 내가 모르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인가."

고운 손은 붓을 들었다. 그 손의 임자는 밀은영이 혈유에게 보낸 서류를 마

음대로 볼 수 있는 인물이었다. 바로 혈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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