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사해방
동해는 한때 고려와 왜를 오가는 무역선들이 활개를 치는 곳이었다. 하
지만 명조(明朝)에 들어서면서 해금령(海禁令)이 내려진 이후 동해를 오가
는 배들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가끔 가다가 있는 관부의 순시선이나 왜
구들이 출몰 할 뿐이었다.
해외의 향신료와 기진이보에 대한 수요는 폭팔하는데 공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올랐다. 게다가 관부의 해군력이라은 매우 미약했
다. 관부의 해군력은 연근해안도 제대로 순찰하지 못했다.
밀무역의 가장 큰 적은 관부가 아니라 같은 일을 하는 자들과 동해와 남
해에서 들끓는 왜구와 해적들이었다. 이 모든 난관을 물리치고 해상 밀무
역의 패권을 차지한 곳이 거경방이었다.
거경방은 동해안의 많은 섬들을 거점화 함으로써 동해의 제해권을 장악
할 수 있었다. 게다가 내륙 수로에까지 손을 뻗어 장강 하구와 강남의 운
하에까지 손길을 대고 있었다. 동해에 출몰하는 해적들과 왜구들을 토벌하
여 중원의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밀무역 선단과 염상들이 자연 그 그늘아래 모여들었다. 거경방은 이들을
통해 엄청난 부와 힘을 쌓았다. 그런 거경방주의 요구라면 사해방주도 거
절을 하지 못했다. 사해방의 주 수입원인 소금을 해상으로 안전하게 움직
이려면 거경방의 묵인이 있어야 가능했다.
사해방주는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거경방주를 만나기 위해 동해상
으로 나온 것이다. 사해방주는 이백여 명은 족히 탈 거대한 범선에 몸을
싣고 있었다. 거경방에는 거경호라는 거대한 전선이 있다는 소식을 오래
전부터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해방주 사해노군 악일비는 갑판에
서서 눈살을 찌푸렸다.
"약속 장소가 이 근처가 아닌가?"
해는 어느새 중천에 떠 있었다. 주위의 바다는 잔잔했고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었다. 그때 돛대 위에 있던 자가 한쪽을 가리키며 소리 쳤다.
"저쪽에 배가 옵니다."
파란 하늘과 푸른 물살이 만나는 곳에 하나의 점이 보였다. 점이 점점
확대 되더니 좌우로 두 개의 점이 더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에는 점이던
것이 점점 커지면서 하늘과 바다를 모두 가릴 듯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거대한 돛은 바람을 타고 찢어질 듯 부풀어올랐다. 갈라진 물살은 높게 치
솟아 오르며 새하얀 포말을 일으켰다. 해일이 달려드는 듯한 착각이 일 정
도로 큰 물살이었다.
사해방주(四海幇主) 사해노군(四海魯君) 악일비(岳一 )는 입을 딱 벌린
채 다물지를 못했다. 아직 배와 거리가 많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여
지는 크기가 자신이 타고 있는 배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았다. 놀란 것은
악일비 뿐만이 아니라 배에 타고 있던 사해방의 정예들도 마찬가지였다.
세 척의 배가 가까이 오자 악일비가 타고 있던 배는 풍랑을 만난 듯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악일비는 거선 위에 서 있는 거한을 올려다 보아야 했
다. 팔척 거구에 부리부리한 호목과 길다란 장창을 들고 갑주를 걸친 사내
였다. 그가 바로 거경방주 해왕 익득신이었다. 거경선의 높이는 악일비가
탄 범선의 딱 두 배였다. 길이와 폭도 배는 되어 보였다. 악일비는 거경선
에 오르면서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갑판에는 수백은 됨직한 장정들이 웃통을 벗은 채 장도를 차고 도열해
있었다. 악일비가 배에 오르자 익득신이 반갑게 맞이했다.
"하하하! 악방주, 오랜만이외다."
"그간 익방주의 공력이 더욱 깊어지신 듯 하외다."
"하하하! 과찬이시오. 자아! 선실로 들어갑시다. 서역에서 가져온 술들
이 창고마다 가득하외다."
선실 안은 매우 넓었다. 하지만 익득신이 말한 술과 고기들은 눈을 부비
고 살펴도 보이지 않았다. 텅빈 선실에는 몇 개의 휘장이 쳐져 있었고, 탁
자 위에는 흔한 찻주전자 하나 없었다. 악일비는 무언가 잘못됐다고 생각
을 했다. 그때 익득신이 악일비의 손을 움켜쥐었다.
"악방주, 우리는 지난 이십여 년간을 함께 해온 동지가 아니겠소?"
'동지라…… 빌어먹을…… 꼼짝없이 함정에 걸렸군.'
이곳은 망망대해인데다 거경방의 전선 안이었다. 자신이 아무리 움치고
뛰는 재주가 있다 하더라도 이 배에서 도망칠 수는 없는 것이다.
"단둘이 긴히 나눌말이 있소."
악일비는 내심 섬뜩했지만 턱짓으로 수하들을 내보냈다. 그들도 옆에 거
경방의 고수들이 지켜서 있었기에 군소리하지 않고 물러났다. 거경방 고수
들까지 물러나자 익득신은 선실의 한쪽을 가리고 있는 휘장을 벗겼다. 익
득신이 휘장을 벗기자 악일비의 입에서 '억!' 하는 소리가 자동적으로 튀
어 나왔다. 악일비는 심장이 무섭도록 빨리 뛰는 것을 느꼈다. 입안이 바
싹 마르고 머리가 하얗게 비는 듯한 느낌이었다.
휘장 안에는 세세히 그려진 강소성의 지도가 걸려 있었다. 지도 곳곳에
는 작은 점들과 깨알같은 글씨들, 푸른 점들과 검은 점들이 사방에서 교차
를 하였다. 악일비는 그 중에서 푸른 점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자신이 강
소와 산동성 남쪽에 포진해 둔 사해방의 세력배치도와 딱 들어 맞았기 때
문이다. 해왕 익득신이 발해 만에 있는 검을 점을 가리키자 악일비의 시선
도 자연 그곳을 향했다.
"내가 악방주를 청한 것도 이것 때문이오. 이들은 요동의 낭인들과 산동
만 일대의 수적들로 구성된 무리요. 그 수효는 약 삼천여 명에 달하고 있
소. 이들은 백리세가의 사주를 받고 중원으로 오는 길이오. 이들은 연운항
을 거쳐 강소의 곳곳으로 퍼져 나갈 것이오."
악일비는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 삼천이라니…… 아무리 낭인과 수적
떼라지만 그 정도 수라면 전쟁이라도 치룰 수 있을 병력이었다.
현재 사해방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인 강적들이었다. 익득신은 매우 담담
한 얼굴로 악일비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악방주! 우리는 상부상조하는 사이가 아니겠소?"
그 말에 악일비는 무슨 희망이라도 발견한 듯이 익득신을 바라보았다.
익득신이 동해에서 그들을 섬멸시켜 준다면 승산은 자신에게 있었다. 악일
비는 대가로 양주를 떼어 주겠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다시 집어
삼켰다. 양주는 사해방에서도 포기 할 수 없는 거점이었다.
"게다가 개방에서 조직을 동원하고 있다고 하오."
"어쩐지 우리 영역내 개방 조직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했더니
……"
악일비의 얼굴이 더욱 굳어지는 것을 본 익득신은 고개를 끄떡이며 말을
이었다.
"악방주가 무너진다면 우리의 판로가 반이상 막히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
어 결국에는 막대한 피해가 생기게 되오. 그래서 나는 악방주를 돕고 싶
소."
그 말에 악일비는 익득신의 손을 잡았다.
"익방주가 도와준다면 후일 그 은혜는 있지 않겠소. 우리가 관할하는 장
강 하구와 양주를 익방주에게 넘겨드리도록 하겠소."
"하지만 우리가 직접 나설 수는 없소." => 어조 통일을...
악일비의 얼굴이 싹 바뀌었다.
"우선 우리는 청룡장의 견제를 받고 있소이다."
"소문이 사실이었구료?"
익득신은 고개를 끄떡였다.
"우리 거경방은 불행히도 청룡장의 그늘을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소.
사실 이 작전도도 청룡장에서 얻어낸 것이오."
"그럼 이 지도는 청룡장에서 작성한 것이오?"
"그건 모르겠소. 하지만 청룡장의 총호법이 백리세가를 방문했으니 그곳
에서 나온건지도……. 청룡장에서 이것을 내게 주면서 그 동안 우리가 바
친 금은보화에 대한 보답이라고 했소."
악일비의 얼굴이 흙빛으로 바뀌었다. 청룡장이 이 작전도를 거경방에 준
것은 뻔한 이치였다. 자신들이 치기에는 세인들의 이목이 있으니 껄끄러울
것이니 거경방을 이용하는 것이다. 거경방이 세력을 넓힌다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청룡장의 그늘 하에서였다. 거경방까지 가세한다면 사해방은
사면초가에 몰리게 되는 것이다.
악일비는 쉰 듯한 목소리로 말을 하였다.
"익방주께서 사해방을 원한다면 이 자리에서 내 목을 치고 방주에 오르
시오. 그게 방도들을 살리는 길 같소이다."
"악방주 나를 어떻게 보고 그러시오?"
익득신은 한숨을 내쉬며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청룡장에서는 사해방과 백리세가가 양패구상할 경우 장강 하구와 양주,
회하까지 장악해 보라고 했소. 청룡장으로서는 아무런 은원이 없는 사해방
을 공격해서 세력을 넓혔다가는 돌아오는 비난의 화살을 감당하기 어려웠
던 모양이었소. 그래서 나를 앞세워 악방주의 영역을 장악한 뒤, 이익금을
내라는 것이오. 물론 뒤에서 온갖 지원을 다해주겠다고 했소이다. 필요하
다면 고수들도 비밀리에 투입하겠다고 했소. 하지만 나는 방주와의 오랜
우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소이다."
"익방주의 그런 깊은 은혜도 모르고 나는 그만……"
악일비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코끝을 소매로 훔쳤다.
"악방주! 해서 나는 청룡장의 지원을 거부하기로 했소이다."
"그랬다가는 익방주의 생명이 위태롭지 않겠소?"
"그 동안 바친 돈도 있고, 또한 해상무역을 순조롭게 하여 막대한 이익
을 남길 수 있는 항해꾼도 나만한 사람이 없소이다. 청룡장에서도 내가 반
기만 들지 않으면 본방을 치지는 않을 것이오."
"고맙소이다. 익방주!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겠소이까?"
"우선 관부에 줄을 대시오."
악일비의 고개를 끄떡였다.
"관부에 줄을 대서 요동 낭인들이 중원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오.
이것은 백리세가가 안찰사를 움직여 사해방이 제령을 넘지 못하게 한 수법
과 동일한 것이오. 요동 낭인들이 중원에 상륙하지 못하거나 시일이 늦어
지면 백리세가의 세력은 자연 위축이 될 것이오. 그때 제령을 넘겨 달라는
조건으로 화해를 청한다면 백리세가도 어쩔 수 없을 것이오. 제령을 장악
한 뒤에 다시 기회를 노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오. 물론 악방주께서 따로
이 복안이 서 계신다면 산동 제패를 말리지는 않겠소이다."
악일비는 묵묵히 고개를 끄떡였다. 그사이 익득신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
가 어린 것을 악일비는 보지 못했다.
산동반도의 남쪽에 있는 여주만은 만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넒은 곳이었
다. 산동성의 반을 차지하는 산동반도의 남쪽면과 강소의 동쪽면이 약간
경사진 것으로 만의 기점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여주만의 북쪽 산동반도의
남쪽에 있는 한 무인도의 그늘 아래 이십여 척의 전선이 어둠을 깔고 앉아
있었다. 전선은 섬 그늘 아래 은신해 있어 멀리서 보면 그 모습을 찾을 수
가 없었다.
배에는 아무런 깃발도 올라가 있지 않았다. 하지만 배마다 쇠노가 장착
이 되어 있고 투석기가 팽팽히 당겨져 있는 것을 보면 단단히 무장을 하고
나온 배 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중앙의 대형 전선 갑판에는 휘장이 쳐져
있었고, 그 휘장 안에 십여 명이 앉아 있었다.
상석에는 사해방주인 악일비가 자리해 있었다. 탁자에는 여주만의 해도
가 놓여져 있었다.
"정보대로 요동의 낭인 이천여명과 백리세가의 무사 수백 명이 우리를
치기 위해 요동만을 사흘 전에 떠났다. 우리가 산동의 패주로 자리매김을
하느냐 아니면 이대로 주저앉느냐는 이번 싸움에 달려있는 것이다. 우리가
해전을 택한 이유는 더 말하지 않아도 모두들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방주님!"
"말하게 이단주."
말을 꺼낸 북해단주 이극상은 사해방의 동서남북 사해단 중 북해단을 이
끌고 있는 자였다.
"대명의 수군 도독부가 있습니다. 우리가 그들과 일전을 벌이게 되면 수
군 도독부의 전선이 출동하지 않겠습니까?"
"그것은 걱정하지 마라. 이미 손을 써 놓았다. 게다가 우리가 치는 자들
은 요동의 낭인들이다. 우리는 외적으로부터 조국을 지키는 의군이나 마찬
가지이다. 그 외에는?"
"없습니다."
"그럼 돌아가서 만전의 준비를 다하라. 이번 전투에 본 방의 성쇠가 달
려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존명!"
모두 물러가자 악일비는 홀로 선실에 들었다. 선실 안은 매우 화려했
다. 악일비는 침대의 한쪽 모서리에 앉았다.
'원래는 이럴 계획이 아니었거늘…… 어디서부터 일이 틀어졌단 말인
가?'
악일비는 고개를 수그렸다. 운하의 수로권을 놓고 백리세가와 다투던 일
이 주마등 같이 스쳐 지나갔다. 어디를 생각해 보아도 잘못 된 것은 없었
다. 잘못된 게 있다면 백리세가가 쉽게 무너진 것이다. 설사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이제는.
단우백은 조용히 차를 들고 있었다. 그 앞에는 중년유생이 자리해 있었
다. 학창의(鶴 衣)를 입고 약간 통통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순진무구한
미소가 입가에 매달려 있었다. 단청운이 그를 보았다.
"지금쯤 요동 낭인대가 어디에 왔을 것 같소?"
"산동반도를 막 지나 쳤을 겁니다. 내일 낮이면 사해방과 조우하게 될
겁니다."
"흠."
"이로써 백리세가는 자신들의 주력의 사할을 잃게 될 겁니다."
단우백은 고개를 끄떡였다. 그리고 문가를 바라보았다.
"들어오게!"
문이 열리고 소천이 눈살을 찌뿌린 채 들어왔다.
"사해방의 출정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
"앉지."
소천이 자리에 앉자 단우백은 차를 한잔 따라주었다. 소천은 묵묵히 단
우백을 바라보았다. 단우백은 미소를 지었다.
"사제는 백리세가의 퇴각이 계산된 거라고는 생각해 보지 않았는가?"
"……"
"나는 사제가 백리세가를 방문하는 것을 비공식으로 했네. 하지만 그들
은 알고 있었지. 물론 그들이 알고 있다는 것을 나도 알고 있었네."
소천은 중년 유생을 보았다. 중년 유생은 청룡장의 두뇌이자 오늘날의
청룡장을 이룬 일등공신인 문상 상관평이었다. 상관평은 섭선을 부치며 빙
그레 웃었다.
"사제가 제령에 도착했을 때 백리세가는 대패를 했지. 사제는 우연이라
고 생각했겠지만 나는 아니었네."
"그럼 일부러 졌다는 말입니까?"
"백리세가가 사해방을 잡아먹기 위해 일부러 져주는 거지. 일종의 명분
쌓기와 실리가 결합이 된 것이네. 사해방의 주력을 산동으로 끌어들인 뒤
에 요동 낭인들을 대거 강소에 뿌리고, 사해방이 혼란한 틈에 진정한 주력
들을 투입하여 제압하고, 낭인들을 요동으로 돌려보낸다면 강소는 백리세
가의 손에 손쉽게 떨어지게 되지. 거기다가 백리세가는 우리가 양주를 원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네. 그래서 요동낭인들이 사해방의 배후를 치기 전
에 우리가 사해방의 주력을 분산시켜 주기를 바랬지. 아니 사해방과 오랫
동안 싸워주기를 바랬겠지. 그 동안 자신들은 전력을 정비한다는 핑계를
대며 사해방의 영역을 야금야금 집어먹을 생각이었으니까……"
"그럼 왜 저를 보냈습니까? 저들의 속셈을 다 알고 계시면서요."
"그들에게 우리가 그러한 사실들을 모른다는 것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었
네."
소천은 차를 들었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내일이 되면 여주만에서 사해방과 백리세가의 요동낭인대와 격돌이 있
을 것이네. 그리고 우리는 양주 지단을 세울 것이네. 또한 장강 하구 일대
에 분타가 네 곳 세워질 것이네. 내일이 되면 중원 무림판도가 조금은 바
뀔 것이네."
"대사형의 수법이 정말로 고명하군요. 유비가 형주를 무혈로 차지한 것
과 같군요. 삼사형이 대사형을 장주감으로 본 것은 정말로 잘 본 겁니다."
소천의 어조는 무미건조했다.
단우백은 찻잔을 들며 소천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사제. 강호라는 곳은 원래 이런 곳이네."
"그럼 청운이의 혼담 건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전에도 말했듯이 당사자의 결정에 맞기겠네. 하지만 백리세가의 이소저
가 놓치기 아까운 것만은 사실이네."
"백리세가에서 우리가 중간에 농간을 부렸다는 것을 알아도 혼담을 진행
시키겠습니까?"
단우백의 입꼬리가 묘하게 올라갔다.
"사제! 그건 사제가 지켜보면 알 것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