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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랭커의 뉴비 생활-259화 (259/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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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진짜 요즘 매일매일이 즐겁다. LOST에서 대형 이벤트 마무리되자마자 이런 자체 진행 이벤트를? 감사합니다!

-미친 ㅋㅋ 참가 신청한 스트리머들 내가 챙겨 보는 사람들 많네.

-근데 이거 밸런스는 어떻게 맞추냐? 레벨도 다르고 템 수준도 다르잖아.

└공지를 좀 제대로 읽어. 참가자들 추려서 티어 구분해서 최소한의 형평성은 맞춘다잖아.

└‘최소한’이 문제지. 완벽하게 맞춘다는 소리는 없잖아.

└시발 완벽한 밸런스는 애초에 뫼비우스도 손 놓고 있는데 ㅋㅋ 승패가 문제가 아니라 함께 즐기는 축제를 지향한다고 적혀 있잖아.

└각 그룹 1등 상금이 3억인데 밸런스 존나 중요하지.

└1티어 그룹도 착용 아이템 등급 상한 A라 장비 따로 준비해야 하고, 매치별로 레벨 차이가 나면 착용 아이템 등급 더 내려감. 이 정도면 한계까지 맞추려고 노력한 거 아님?

자신들이 응원하는 방송인이 불이익을 당할까 걱정하여 밸런스를 문제 삼는 사람들.

사실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에 감수하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긴 했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법이니 말이다.

문제는 이쪽이었다.

-근데 이건 좀 아니지 않나? 다른 사람들은 참가 신청에다 사람 많이 몰리면 예선전 치러서 티어 분류까지 받아야 한다면서 도진은 그냥 바로 우승자랑 매치네? 대회 정식 참가자도 아닌데 너무 특별대우 아님?

-이벤트전이 왜 각 티어별 우승자랑 싸우는 게 되는 거지? 뭐 왕한테 도전하는 그런 느낌인가? ㅋㅋ 존나 오만하네.

-도진 정도면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럼 도진이 그냥 참가해서 애꿎은 참가자 다 쓸어버리라는 거야, 뭐야. 우승자 결정된 대회 보고 싶냐?

-캬~ 도퀴벌레, 도퀴벌레 하는 이유가 있구나. 우승자가 결정되긴 시발 ㅋㅋ 도진이 1:1 PvP에서 얼마나 보여 줬다고 올려치기를 ㅋㅋ

-이 새끼 뉴비네 ㅋㅋ 전에 길드 전체랑 맞짱 뜨고도 처바른 게 도진인데.

-반대로 도진 한 명한테 털린 걔들이 오합지졸이었던 거 아니고? 지금 참가 신청했다고 얘기하고 있는 스트리머들 수준 봤냐? 전 프로들도 섞여 있는데 템빨 빼고 순수 실력으로 붙으면 도진이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 있음?

-ㅇㅇ 있지. 지금까지 도진이 LOST에서 보여 준 거만 봐도 충분하지. 반대로 타 게임에서 프로 활동했든 안 했든 그 사람들이 LOST에서 뭐 보여 줬냐?

각 티어별 우승자와 도진이 치르는 이벤트전에 대한 불만들.

라엘 엔터 입장에서는 나름 합당한 이유들이 있었다.

어그로 치트키 도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법이기도 했고.

극한의 고인물인 도진을 상대로 할 인물을 아무나 데려다 놓는 것도 조금 그랬다.

거기다 도진과의 1:1 대결은 방송인에게는 자기 이름과 얼굴을 알릴 최고의 무대다.

사실상 도진과 치르는 이벤트전은 각 등급별 우승자들에게 지급되는 부상과도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타자의 입장과 생각을 다 헤아릴 수 있었다면, 인류사에 피비린내가 진동할 일은 없었을 거다.

-그냥 참가자로 나오는 거? 아무 상관없음. 도진이 참가하겠다는데 뽑히는 게 당연하지. 근데 이건 좀… 뭔가 좀 그럼.

-ㅋㅋㅋ 이건 뭐 다른 참가자들 개무시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다른 것도 아니고 ‘대회’면 실력만 봐야 하는 거 아님? 유명하다는 이유만으로 다 재끼고 찐 결승전 직행이 말이 되나?

└이벤트전 안 보임? 이벤트전 시발아.

└도퀴벌레 새끼들은 뇌가 없음? 이름만 이벤트전 붙이면 뭐 하냐 ㅋㅋ 사실상 들러리들끼리 싸워서 도진 띄워 주기 딱 좋은 재료들 솎아내는 거나 다름없는 건데.

-그럼 뭐 어쩌라는 거임? 그냥 일반 참가자로 참가하면 감당할 자신은 있고? ㅋㅋ

└감당할 자신 ㅇㅈㄹ ㅋㅋ 뭐 뚜껑도 안 열어 보고 자신만만해? 아주.

└대회에 도진이가 참가하면 그냥 트럭이야. 네가 응원하는 사람이 재수 없게 도진이 만나는 순간 바로 탈락이라고 ㅋㅋ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빠가 까를 만드는 현장을 보고 계십니다.

겨우 몇 분 만에 불이 붙기 시작한 다툼은 순식간에 활활 타오르는 대형 화재가 되었다.

“팀장님! 지금 사람들 반응이… 이것 좀 보셔야 할 거 같습니다.”

이런 반응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건 당연히 라엘 엔터였다.

팀 직원의 호들갑에, 직원이 내미는 태블릿 화면을 확인한 김영희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올라간 지 몇 분 됐죠? 언제부터 이랬어요?”

“‘콜로세움 L’ 이벤트 공지 올라간 지는 정확히 18분 지났고, 이벤트전 관련된 불만 댓글이 처음 달린 건 10분 됐습니다.”

“10분? 10분 동안 뭐 하고 있었어요? 이런 건 바로 대응해야 하는 거- 하, 아닙니다. 이벤트도 그렇고, 도진 씨 관련된 이슈니까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댓글 내용 다 모으세요.”

“네!”

“그리고… 이것 관련해서 각 커뮤니티에서 말 나오는 거 전부 확인하고, 여론이 어느 쪽으로 쏠리는지 확인하고.”

“알겠습니다.”

김영희는 두통이 이는 거 같았다.

최근 도진의 입지는 완벽 그 자체였다.

LOST PvE 분야에서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을 구축하고, 엄청난 인지도와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그런데 이런 구설수에 휘말리다니. 그것도 회사 측에서 부탁한 일로.

‘어떻게든 수습해야 하는데…….’

지금 와서 이벤트전을 철회한다 해도 결국 도진의 이미지에 흠집이 나는 건 막을 수 없을 텐데.

가뜩이나 많은 일로 가득 차 있던 김영희의 머리가 더욱 복잡해졌다.

* * *

어느 곳에서 넘친 물은 어디로 흐르든 흐르기 마련이다.

그 법칙에 따라 최초 라엘 엔터테인먼트의 이벤트 공지 글 댓글란에서 일어난 의견 대립의 범람은 인터넷 세상 여기저기로 퍼져 나갔다.

사람들은 라엘 그룹배 PvP 대회 ‘콜로세움 L’에 참가 신청을 했다고 밝힌 스트리머들의 방송에 찾아갔다.

-님은 어케 생각함? 우승자랑 1:1이라니. 사실상 찐 결승전을 이벤트전이라는 이름으로 날로 먹는 셈 아님?

다짜고짜 몰려와서 묻는 사람들의 질문에 방송을 하던 스트리머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아, 도진 님이요? 그게 왜요? 전 어차피 1티어 쪽은 생각도 안 해 봐서… 전 4티어에서도 초반에 탈락할 실력이라 별생각 없었어요.”]

[“아, 각 그룹 우승자랑 도진 님이랑 이벤트전 한대요? 와! 나 진짜 도진 님 팬인데. 미쳤다, 미쳤어! 꼭 우승해서 사인 받아야지!”]

[“별로 신경 안 쓰이는데요? 어차피 본선이랑 결승전도 아니고 이벤트전인데. 우승 상금 노리기에는 더 좋은 거 아닌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든, 아니면 굳이 논란에 뛰어들고 싶지 않아서든.

방송인들은 직접적으로 의견을 내는 걸 피했다.

이건 당연한 현상이었다.

도진 편을 들든, 도진 반대편에 서든 어쨌든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뭇매를 맞을 게 뻔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이벤트전이요? 딱히 불만이 있다거나 하진 않아요. 말 그대로 이벤트전이잖아요. 근데 좀 웃기긴 하네요. 우승자랑 한다는 게… 좀 자신감이 너무 넘쳐 보인다고 해야 하나?”]

너무 어려워서 망해 버린 비운의 PvP 게임 ‘블러드 소울’의 전 프로 출신 방송인 헥스는 이렇게 말했다.

[“도진 님 진짜 리스펙트하는 유저예요. PvE 면에서 진짜 저는 상상도 못 할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거 보면 감탄만 나오더라고요. 근데 PvP는 아예 다르단 말이에요? 물론 그 예전에 무슨 혈인지 하는 길드랑 떼쟁 한 적이 있긴 하지만, 이건 진짜 실력자끼리 1:1이랑은 결이 달라요.”]

난이도가 높아서 망한 게임의 프로게이머 출신의 발언은 진영을 불문하고 사람을 끌어모았다.

[“와, 무슨 일이래. 무슨 시청자가 이렇게 많이 들어오지. 여러분, 저 좀 겁나거든요? 그냥 입 다물고 하던 거 하면 안 될까요?”]

-무슨 개소리임? 우리 다 열받아 죽는 꼴 보려고?

-인간을 가장 빡치게 하는 화법, 뭐 그거임?

-ㅋㅋㅋ 헥스가 입조심을 하겠다고? 개소리지. 이 새끼 그냥 이때다 싶어서 입 털고 싶어 하는 거임. 입꼬리 파르르 떨리는 거 좀 봐.

[“아… 이거 뭐 된 거 같은데. 어쨌든 한번 입 열었으니까 그냥 지르고 볼게요. 솔직히 지금까지 풀린 거만 보면 도진 님이 한 PvP는 PvE랑 다를 게 없었어요. 진짜 제대로 된 상대랑 한 적이 없다는 거죠.”]

-그때 NPC 죽이던 애들이랑 싸운 건요?

[“그거 포함해서요. 일단 진짜 제대로 PvP를 이해하고 통달한 상대다? 절대 다대일 못 합니다. PvE랑 아예 개념이 달라요. 다대일이 가능했다는 거 자체가 몬스터랑만 싸울 줄 아는 PvE 유저랑만 싸웠다는 증거예요. 아, 도진 님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그분이 상대한 사람들 말하는 거예요.”]

-헥스 다 죽었네 ㅋㅋ 잘못하면 바로 나락 갈까 봐 입조심하는 거 좀 봐.

[아니, 당연한 거 아님? 평소 500명도 안 보던 방송에 지금 사람이 몇 명이야. 아니, 왜 저한테 와서 이러세요, 다들.]

-딱 이거만 말하셈. 도진이 이벤트전으로 우승자들이랑 싸우는 게 맞다고 봄? 대회 최고의 무대는 결승전이어야 하는데, 그 최고의 무대를 도둑질하는 거라고 생각 안 함?

-헥스 님이 보기에 도진이 1티어 그룹 우승 확정인 수준으로 보이나요? 도퀴 새끼들은 도진이 무슨 대회 참가하면 트럭이라고 하는데.

[“하나만 묻는다는 사람이 이렇게 많아요. 질문은 또 다 다르고. 어… 일단 이벤트전 자체는 딱히 불만 없습니다. 주최 측에서 그렇게 하겠다는데 어쩌겠어요. 그리고… 우승 확정이요?”]

말하던 헥스는 헛웃음을 흘렸다.

[“아, 죄송합니다. 좀 어이가 없어서. 일단 저부터가 우승 확정인 수준이다, 이렇게 말할 자격이 없긴 한데요. 제가 거기 나가서 우승할 거다, 이렇게 확언할 자신도 없고. 근데 이건 확실해요. 제가 도진 님이랑 1대1로 붙으면 이길 가능성이 절반은 넘습니다. 딱 여기까지만 말할게요.”]

-BAAAAAAAAAAAM!!!

-무슨 자신감임?

-무슨 자신감은 ㅋㅋ 지옥 난이도 게임에서 프로 하던 앤데.

-LOST는 PvE가 메인이다 보니까 PvP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진짜 실력자는 결국 PvP 쪽에 몰려 있는데.

-ㅋㅋㅋ 이젠 PvE 유저랑 PvP 유저랑 갈라치기까지 가는 거야?

이런 비슷한 일이 여러 군데에서 일어났다.

PvE에 가려져 빛을 못 보던 PvP 고인물 방송인들이 한 각종 발언들이 짤방으로 제작되어 여기저기 올라오기 시작했다.

[“저도 마찬가지예요. 워낙 PvP판에 잘하는 분들 많은 거 아니까. 우승할 자신은 없는데, 그분한테 질 자신은 또 없네?”]

[“PvP는 아예 개념이 다르다니까. 사람하고 싸운다고 다 PvP가 아니에요. 지금까지 영상 보면 상대가 다 머저리들이야. PvP의 기본 개념도 안 된 애들이었어. 그런 애들 상대로 양학한 걸로 뭐 엄청 된다는 듯이…….”]

[“해 봐야 알 거 같은데? 뭐, 대회 룰이 착용 장비 등급 컷도 있지 않나? 이 정도면 해 볼 만할지도.”]

PvP에서 실력파다 싶은 사람들은 어느 방식으로든 이번 이슈에 탑승에 이름을 알리려 들었다.

그런 와중에 이 논란에 가장 크게 기름을 부은 건 다름 아닌 테레사였다.

[“에? 도진이가 대회에 출전하면 우승할 거 같냐고요?”]

바쁜 스케줄을 끝내고 방송을 켜자마자 올라온 질문에,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이렇게 답해 버린 것이었다.

[“당연하죠. 전 걔 바로 옆에서 싸워 봤잖아요. 보고 있으면 얘가 어디 가서 지는 게 상상이 안 되는 수준이에요. 영상에서 보는 거랑 바로 옆에서 보는 건 차원이 다르다니까요? 근데 갑자기 이런 건 왜 묻는 거지? 이번에 도진이는 대회는 안 나가는 걸로 아는데?”]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자각하지 못한 테레사는 순진한 얼굴로 눈을 깜빡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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