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하루에도 엄청난 수의 외지인이 들어오고 나가는 도시에서 사람 하나를 찾는 건 어려운 일이다.
전생이었다면 모험가 길드의 힘을 빌릴 수 있었을 테고, 그게 아니라도 영주에게 직접 병력 동원을 요청할 수도 있었다.
숱한 몬스터 토벌과 퀘스트를 해결하며 쌓은 명성과 1급 모험가라는 자리가 도진의 말에 무게를 실어 주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현재의 도진은 고작 10급 모험가에 불과했다.
모험가 길드든 영주성이든, 도진의 말을 믿어 줄 사람은 없다는 뜻이다.
이 도시에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멸망교단의 사제가 돌아다닌다고 외쳐 봐야 운 좋으면 문전박대고, 잘못하면 재수 없는 소리를 했다는 죄목으로 영주성 지하에 투옥될 수도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했다.
구구절절 사정을 설명할 필요 없이, 그냥 요구만 하면 움직여 줄 놈들을 찾아가면 된다.
심지어 도진의 경험상 사람 찾는 일은 그쪽이 훨씬 더 잘하기까지 했다.
그런 훌륭한 도우미를 찾기 위해 도진이 향한 곳은 도시의 가장 어두운 부분이었다.
소위 뒷골목이라 불리는, 밑바닥 인생을 사는 자들이 모여 있는 빈민가이자 우범지대.
오전임에도 해가 진 것처럼 어두운 골목.
들어서자마자 이곳저곳에 흩어져 늘어져 있는 부랑자들의 말 없는 시선이 모였다.
생기라곤 하나 없는 죽은 생선을 닮은 눈들.
도진은 그들의 시선을 무시하며 골목 깊숙한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쪽 동네는 어떤 식으로 입구를 뚫어야 하나?’
그러면서 티 나지 않게끔 사방을 살폈다.
어느 곳이든 이런 그늘에 세력을 형성한 놈들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뒤가 구린 놈들이다.
그런 만큼 제 영역에 못 보던 사람이 들어오면 무조건 경계하고 보기 마련.
그러다 만만해 보이면 지갑이고 내장이고 다 털어먹는 거고, 건드리기 껄끄러워 보이면 더 깊숙하게 숨는다.
호구인지 아닌지 판단이 서질 않거나 해당 인물의 방문 목적을 알아내고 싶을 때는 보통…….
“이런 곳에는 안 어울리는 오빠네? 이쪽은 엄청 위험한 동네인데, 무슨 일이야? 찾는 게 여자라면 내가 좋은 곳 소개시켜 줄 수 있는데.”
이런 식으로 누군가가 접근을 해 온다.
구걸을 하는 꼬마나 시비를 거는 양아치가 보통이지만, 이런 식으로 몸을 파는 여자들이 올 때도 있었다.
물론 정말 영업을 위해 접근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이 여자는 그럴 확률이 높지는 않아 보인다.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있는 와중에도 교묘하게 무장을 숨긴 티가 나는 걸 보면.
손에 박힌 굳은살도 그녀가 칼잡이라는 걸 방증하고 있었다.
“어머, 노골적으로 훑어보는 거 보니까 내 짐작이 맞았나 보네? 그런데, 여자를 사려면 저쪽 윗동네가 훨씬 더 안전할 텐데. 우리 오빠는 왜 이런 구석진 곳까지 왔을까? 응? 혹시 비매품을 사고 싶어서 온 거야?”
살살 눈웃음치며 접근해 오는 여자.
도진은 슬쩍 물러나며 물었다.
“비매품?”
뭐, 대충 예상은 가지만, 대화란 원래 이런 식으로 풀어 가는 거다.
특히 이성과 대화할 때는 상대가 뱉은 단어를 활용하면 훨씬 더 분위기가 좋다진다고, 어디선가 주워들은 기억이 있다.
“비매품이 비매품이지. 저쪽 윗동네에서는 돈 있어도 못 사는. 좀 많이 어린애라든지. 막 대하고 좀 과격하게 놀아도 추가금만 내면 문제없는 그런 여자들이라든지. 왜? 혹시 오빠도 과격한 거 좋아하는 그런 부류야?”
그럼 부끄러워 말고 말해. 완전히 고장 내도 되는 그런 물건도 있어. 놀다가 죽여도 뒤처리까지 우리가 깔끔하게 해 줄 거고. 물론 금액이 맞아야-
도진은 여자가 하는 불쾌한 말들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겉으로는 약간 관심이 동한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그러다, 어느 순간 여자의 말을 끊으며 본론을 꺼냈다.
“흥미로운 주제이긴 한데, 아쉽지만 당장은 더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내 목적은 사람을 하나 찾는 거거든.”
“…사람?”
여자의 눈빛이 변했다.
‘사람’이라는 말에 범죄를 저지른 놈을 찾기 위해 이곳을 들쑤시려는 걸로 오해라도 한 모양이었다.
도진은 은근슬쩍 아슬아슬하게 가슴을 가리고 있는 천 조각 아래로 손을 집어넣는 여자를 만류했다.
무기를 꺼내 들고 휘두르면 골치가 아파지기 때문이다. 레벨도, 전력도 모르는 칼잡이와 이런 지근거리에서 싸움이라니.
마법사 된 입장에서 그런 상황은 웬만하면 피해야 했다.
“아, 오해하지는 마. 이쪽 동네 사람을 찾는 건 아니니까. 내가 찾는 건 외지인이고, 그걸 도와줄 사람을 찾아보려고 여기 온 거야. 물론 노동력에 대한 대가도 넉넉하게 지불할 거고.”
급히 꺼낸 말에 여자의 눈빛이 조금 누그러진다.
그렇다고 경계심이 완전히 누그러진 건 아니었다.
“흐음, 그런데 어쩌지? 내가 일하는 가게는 그냥 외로운 남자들 상대로 하룻밤 로맨스를 판매하는 그런 데라서. 사람 찾는 거랑은 관련이 별로 없는데?”
범죄자 소굴에서 사람 찾는 일을 안 한다니. 지나가던 개가 웃을 얘기다.
도진은 피식 웃으며 헛소리 말라는 투로 말했다.
“당신이 일하는 곳이 단순히 여자 장사를 하는 가게는 아닐 거 같은데? 비매품이니, 뒤처리니 하면서 돌려 말했지만, 결국 불법 노예 거래에 시체 처리까지 돈만 주면 해 준다는 소린데… 그런 곳에서 돈 받고 사람 찾는 일을 안 할 리가 없을 거 같은데?”
쳇, 하고 여자가 혀를 찼다.
가식 어린 미소를 지운 여자가 도진을 위아래로 훑었다.
그러더니 신경질적으로 자기 머리카락을 흐트러트렸다.
“하아. 겁이나 먹고 집에나 가라고 꺼낸 말인데. 쯧. 어제 너무 술을 많이 마셨나? 안 해도 될 말을 해 버렸네.”
자기 실언을 술 탓으로 돌린 여자가 눈을 날카롭게 치떴다.
“그러니까 이 동네에 직접적인 관심이 없는 게 확실하시다?”
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거짓말이면 재미없어지는 거야, 오빠. 칙칙한 로브 차림이나 오른쪽 손목에 문신 같은 걸 봐선 마법사인 거 같은데. 마법 좀 쓴다고 세상 만만하게 보면… 순식간에 몸에 없어도 되는 구멍이 막 생길 수 있다?”
말하며, 여자는 언제 꺼내 들었는지도 모를 얇은 비수를 슥 하고 내밀었다.
반응하기 힘들 정도로 자연스럽고 빠른 움직임.
이것만으로도 이 NPC의 레벨이 꽤 높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지역 레벨대가 높아진 만큼 전투를 업으로 삼는 NPC들의 레벨도 그에 맞춰 올라간 것이다.
‘이 정도면… 잔챙이는 아니군. 이쪽 동네에서는 거의 상위 레벨대겠어.’
상대의 능력을 어림하며, 도진은 복부에 닿은 비수를 옆으로 밀었다.
“당신 말대로 난 마법사야. 그렇게 경고하지 않아도 당신 같은 칼잡이가 내 천적이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고, 굳이 죽을 위험으로 가득한 동네에서 허튼짓을 할 만큼 멍청하지도 않아.”
“흥. 여기 발을 들인 거 자체가 멍청한 짓이야. 어쨌든, 일을 맡기고 싶으면 따라와.”
휙 돌아서서 걷는 여자를 도진은 말없이 따라갔다.
골목 깊숙하게 들어갈수록 주변에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들이 늘어났다.
숨길 의지 없는 살의는 무언의 협박 수단일 것이다.
그러다 어느 허름하다 못해 비위가 상할 정도로 지저분한 건물 앞에서 여자가 아래로 난 계단을 내려갔다.
“나야.”
검게 칠해진 나무 문 앞에서 여자가 말하자 문이 슥 열렸다.
“뒤에 저놈은?”
문지기인 듯한 남자가 도진을 눈짓하며 묻는다.
“고객.”
“흐음…….”
석연찮다는 듯 턱을 쓰다듬던 남자는 여자와 눈짓을 몇 번 주고받더니 옆으로 비켜섰다.
문으로 들어서자 빛 하나 없는 복도가 나왔다.
“흐으…….”
복도를 걷고 있으려니 어디선가 사람이 신음하는 소리가 들렸다.
도진이 반사적으로 걸음을 멈추자 여자가 돌아섰다.
“왜? 저 소리를 들으니까 겁이 막 나기 시작하나 보지?”
킥킥. 여자가 비웃듯 웃는다.
“무슨 소리지?”
“무슨 소리긴. 우리가 파는 상품들이 내는 소리지. 아까 보니까 아주 관심 없어 보이진 않던데. 나중에 한번 볼래? 값은 좀 나가도 뒤탈 없이 놀기 딱 좋은 물건들이라니까?”
잠시 소리가 나는 방향을 보며 생각을 정리한 도진은 픽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사람 찾는 일 맡겨 놓은 뒤에 잠깐 구경이나 해 볼까?”
“역시. 눈매 고약한 남자들은 험하게 노는 걸 좋아한다니까.”
“그런가? 난 나름 순하게 생겼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데.”
“…농담이지?”
어깨를 으쓱여 보이며 도진은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했다.
‘어차피 멸망교단 쪽 문제를 해결 못 하면 싹 다 죽을 놈들이지만, 막는 데 성공하면 적어도 여기 잡힌 사람들은 구해야지.’
누가 봐도 정의로운 일을 하면 이 세계가 그것 자체를 퀘스트로 인정해서 보상을 줄 확률이 높다는 것도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 중 하나지만, 굳이 그런 게 아니라도 이런 사건은 웬만하면 해결하고 넘기는 게 좋다.
모르고 지나치면 몰라도 뻔히 눈에 들어온 찜찜함을 그냥 넘겨 버리면 그게 다 알게 모르게 마음에 쌓이고, 나중에 스트레스로 돌아온다.
‘혼자서 들쑤시는 것까지야 뭐 그렇다 쳐도, 사람까지 구하는 건 무리일 테니까 구출 방법은 차차 생각해 봐야겠지만…….’
어떤 방법을 쓰든 구출 대상이 잡혀 있는 장소와 아지트 내부 구조는 최대한 파악할 수 있는 만큼 파악해 두는 게 좋을 터.
그걸 위해 「암시」로 걷는 동선에 걸리는 모든 걸 자세히 살피고 있을 때였다.
“여기야.”
앞서 걷던 여자가 뜬금없는 장소에 있는 석벽을 밀었고, 그 안쪽으로 지저분한 뒷골목에 어울리지 않는 매우 깔끔하고 넓은 바(Bar)가 나왔다.
그곳에는 한눈에 봐도 험악해 보이는, 얼굴에 ‘나 범죄자요’ 하고 쓰여 있는 남자들이 가득했다.
“비키, 그 뒤에 검정 두루마리로 포장된 기생오라비는 뭐야? 오늘 밤 가지고 놀려고 데려온 건 아닐 테고.”
비키라 불린 여자는 질문을 한 바텐더에게 피식 웃어 보였다.
“농담은. 고객이에요. 사람 좀 찾아 달라고 왔다네?”
“…그런 일로 여기로 끌고 왔다고? 농담이겠지.”
비키가 도진을 가리켰다.
“들어나 보자고요. 무슨 꿍꿍이가 있든, 뒷배를 두고 있든, 아니면 정말 사람 찾으려는 고객이든, 여기로 데려와서 알아보는 게 낫잖아요? 비명이 밖으로 샐 일도 없는 곳이니까.”
턱. 비키는 적당히 빈 의자에 앉으며 단검을 꺼내 들었다.
다른 남자들도 마찬가지로 도진을 경계하며 날붙이를 꺼내 든다.
순식간에 사방팔방이 칼잡이로 가득해진 상황.
그런 위압적 분위기 속에서 두목으로 보이는 바텐더가 도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턱을 까딱였다.
할 말이 있으면 해 보라는 듯이.
그래서 도진은 할 말을 했다.
“사람을 찾고 있다. 대충 일주일에서 열흘쯤 전에 이 도시에 들어왔을 확률이 높고, 하얀 사제복에 검은 안개꽃 무늬를 수놓은 복장을 하고 있지.”
하하. 바텐더가 건조하게 웃었다.
그는 뽀득뽀득 잔을 닦으며 말했다.
“우리를 과대평가해 주는 건 고마운 일이지만, 겨우 복장만 가지고 이 큰 도시에서 사람을 찾는 건 불가능해, 젊은 친구. 막말로, 흰옷을 갈아입기만 해도 전혀 특징이랄 게 없어지잖나.”
“과대평가라니. 딱 정확히 평가한 건데. 당신들, 이 도시에 드나드는 사람들 중에 특징적인 사람은 다 체크해 두지 않나? 위험해 보여서 체크, 만만해 보여서 체크, 돈 될 거 같으니까 체크. 순례 중인 사제는 세 번째에 해당하겠네. 여행하는 사제들은 여비를 넉넉히 챙기는 편이니까.”
“…확실히 순례 중인 것처럼 보이는 사제는 눈에 띄긴 하지. 소매치기들이 눈여겨봐 뒀었다면 찾는 게 어렵지 않을지도. 다만…….”
바텐더가 이야기를 더 하기 전에 도진은 툭 하고 묵직한 주머니를 테이블에 올렸다.
“1,000골드. 선수금이야. 의뢰를 마무리하면 같은 금액을 한 번 더 지불하지.”
단검을 이리저리 돌리던 비키가 휘파람을 불었다.
바텐더도 한쪽 눈썹을 끌어올리며 놀란다.
하긴 사람 하나 찾는 데 이만한 돈을 태우는 걸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런 곳에서 돈 많다고 자랑하는 게 겁이 날 만도 한데… 우리가 의뢰를 받지 않고 그냥 죽이고 빼앗으면 어쩌려고 그러나?”
바텐더가 순박한 시골 청년을 걱정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여기가 중요한 국면이다.
이 순간 만만하게 보이면 돈이고 내장이고 다 털어도 되는 호구로 낙인찍히게 된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블러핑이 필요했다.
도진은 의도한 비웃음을 짓고 거만하게 말했다.
믿는 구석이 아주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
“떠볼 필요 없어. 당신 생각대로 난 그냥 일처리를 하러 나온 일꾼이니까. 솔직히 내가 푼돈을 내밀었으면 그냥 쓱싹 해 버렸을 거잖아? 세상물정 모르는 마법사 하나가 멍청하게 사지로 걸어 들어온 걸 비웃으면서.”
“재미있군. 마법사란 놈들은 하나같이 골방에서 음침하게 연구만 해서 세상물정은 모를 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야.”
바텐더는 도진이 내려놓은 돈주머니를 받아 들었다.
그러고는 뒤로 넘기는데, 언제 나타났는지 모를 여자가 돈을 확인하고는 뒤쪽으로 사라졌다.
이제 보니 눈에 잘 안 띄는 문이 하나 있는 게 보였다.
“우리가 이 도시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대충 체크하는 건 사실이야. 다만 그게 체계적이진 않거든. 소매치기, 과일 가게 점원, 술집 종업원, 도시 문지기…….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정보원들이 마구잡이로 정보를 쏟아 넣는다는 말이야. 그러니까 내 말은, 쌓인 정보 속에서 찾고자 하는 인물을 솎아 내려면 좀 시간이 걸린다는 소리지.”
“얼마나 걸리지?”
“흠, 대충 한두 시간쯤이면 잔뜩 쌓인 쪽지에서 솎아 내고, 의뢰 내용이 도시 내 정보원들한테 퍼지는 데 다시 한두 시간. 그리고 또 한두 시간쯤 지나면 찾아낼 수 있을 거 같은데. 그 사제인지 뭔지가 이 도시 안에 있다면 말이지만.”
“최대한 빨리 해결해 주면 좋겠어. 예상 시간에서 두 시간 이상 줄이면 500골드를 추가로 내지.”
“꽤 지갑 사정이 넉넉한 상전을 모시는 모양이군.”
“나름.”
“그래, 처리한 뒤에 소식을 어디로 전해주면 되지?”
바텐더의 물음에 도진이 답하기도 전에 비키가 끼어들었다.
“걱정할 거 없어요. 저 오빠는 여기서 놀고 있을 테니까.”
“그게 무슨 소리야, 비키?”
“저 오빠, 사람 찾는 동안 우리 물건들 둘러보고 싶다고 했거든요.”
그 말에 바텐더는 의외라는 듯이 도진을 봤다.
“겉보기랑 달리 꽤 고급스런 취향을 가졌군그래. 아니면 자네 주인님 취향인가? 어느 쪽이든 마음에 드는 게 있길 바라지.”
말을 마친 바텐더는 비키에게 눈짓을 한 뒤에 뒷문을 열고 사라졌다.
“따라와.”
도진은 비키를 따라 걸었다.
어두운 복도를 되짚어 옆으로 빠지는 문을 통과하고, 다시 복도를 걷고.
그럴수록 기분 나쁜 흐느낌이 조금씩 가까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