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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1667화 (1,566/1,615)

전생검신 88권 16화

계약?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심수력을 경계 어린 눈으로 쳐다보았다.

“설마 당신, 처음부터 다 의도하고 내게 접근한 거요?”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말게. 정말 내가 그런 의도였다면 자네에게 굳이 이런 얘기를 하겠나? 끝까지 속이는 게 정상 아닌가?”

“어…… 그건 그렇군.”

“하아. 자네가 수많은 경험을 쌓았으나 가끔씩 보면 코앞의 일만 생각하고 긴 시야를 가지는 게 부족하군.”

왜인지 한숨을 쉬던 심수력이 말을 이었다.

“내가 말했던 과거사는 기억나는가?”

나는 잠시 기억을 되새기며 대꾸했다.

“호월이 하은천을 상대로 싸우다가 광룡의 힘이 폭주해서 죽을 위기에 처하자 신녀 아유타 공주가 [작은 굴레]를 돌려서 호월의 제자인 당신들을 살렸다 했소. 그리고 제자들이 호월이 지닌 광룡의 힘을 나누어 받으려 했는데 하은천이 갑자기 개입해서 당신들에게 윤회포를 쐈다고…….”

“그래. 잘 기억하고 있군.”

“당신은 본디 윤회포를 맞은 후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했소. 그런데 이젠 기억난 거요?”

“…….”

침묵하던 심수력이 자신의 몸을 떨었다.

“생각해보면 미친 짓이었네. 과거 하은천 때문에 윤회포를 맞았던 그때…… 살아 있는 인간에게 윤회포를 쏜 거 아니었나? 죽는 것만도 못한 꼴이 되리라는 건 쉽사리 예상할 수 있었는데.”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요?”

“윤회포를 맞고 난 후, 나는 허무(虛無)만이 가득한 지옥 같은 공간에 내팽개쳐졌네. 그걸 대체 뭐라 설명할 수 있을까? 그저 무(無) 그 자체만을 느낄 수 있는 공간…… 나는 거기서 시간을 잊은 채 점차 정신이 와해 되었고 결국은 미쳐 버리고 말았네. 미쳐 버린 후에는 갑자기 내 안에 있던 광룡의 힘이 폭발하여 변신했고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날뛰었어.”

“……!!”

“물론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니 아무리 날뛰어도 의미가 없었지. 그렇게 광룡이 되어 측정할 수 없는 시간 동안 그 공간에서 유영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내게 다가왔었다네.”

심수력은 한층 암울해진 눈빛으로 잔잔하게 말을 이었다.

“그자는…… 내게 [계약]을 하자고 말했네. 계약은 무척 단순했는데, 이 미친 허무의 공간에서 내보내 주는 대신에 자신과 나 사이에 인과율을 잇자고 했던 것일세.”

나는 심수력의 말에 눈썹을 꿈틀거렸다.

“인과율을 잇는다고? 그게 무슨 말이오?”

“글쎄…… 난들 알겠나? 허나 나는 그 공간에서 너무 오랫동안 고통받았기 때문에 이것저것 가릴 겨를이 없었어. 그래서 인과율을 잇는 계약에 동의를 했고, 그 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네의 신력에 의해 되살아난 것이었지.”

저 말이 뜻하는 바는 명백했다.

심수력은 우연히 되살아난 게 아니다. 누군가가 [인과율을 잇는 계약]을 한 결과 필연적으로 내 앞에 출현한 것이다.

“……그자는 누구요? 어떻게 생겼소?”

“기억나지 않아. 안개 너머에 존재한다는 것만이 흐릿하게 기억나고……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네…… 그리고…… 마치…… 뭔가를 덮어쓴 것 같은 복장…… 이었네. 그 외에는 모르겠어.”

“…….”

“자네가 막 소환했을 때 기억을 상실했던 이유는 단순해. 거기서 수백 년인지…… 수천 년인지 모를 시간 동안 정신이 파괴되어 있었으니까. 허무의 기억은 너무나 고통스러운 것이었기에 여태까지는 떠올릴 수조차 없었어.”

“헌데 치우의 심장에 존재하는 힘을 받아들이니 기억을 깨우쳤다고? 이유가 뭐요?”

내 질문에 심수력은 천천히 치우의 심장으로 다가가서 유리막을 쓰다듬는 듯했다. 아까의 충격파에도 유리막은 아무런 손상 없이 멀쩡했는데 아마 심수력이 자신의 힘으로 보호하는 모양이었다.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치우의 심장에서 느껴지는 허무의 힘은 내가 있었던 그 공간과 무척 닮았네.”

“……!!”

“나는 그 유사성 때문에 그 고통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던 게야. 달리 말하면 허무의 힘이 내 정신세계조차 뒤집어엎을 정도로 강하다는 뜻이겠지만…….”

“으음…….”

치우의 심장이 지닌 힘과 심수력이 갇혀 있던 공간이 비슷한 기운을 지니고 있다고?

‘뭔가…… 이 사실은 중요하다는 기분이 든다…….’

나는 전생자의 직감으로 이 사실이 이후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걸 안다고 한들 직접 연결 지을만한 뭔가가 없었기에, 나는 고개를 털며 심수력에게 말했다.

“……아무튼 그 의문의 존재와 인과율을 잇는 계약을 했다는 얘기군. 그런데 그 말은…… 당신이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하지만 어쩌면 적의 간자(間者)일지도 모른다는 뜻 아니오?”

“그렇네.”

“굳이 내게 이런 얘기를 해준 이유가 뭐요? 나는 이런 얘기를 들은 이상 당신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심수력은 껄껄 웃었다.

“후후. 신뢰하고 아니고를 떠나서 자네는 나를 허무의 세계에서 되살려준 은인(恩人)일세. 그런 자네에게 나 자신의 소멸이 두려워서 어찌 사실을 숨기겠나? 도리어 이런 식으로라도 자네에게 정보를 주어 보답하고 싶었네.”

“…….”

“그리고…… 정녕 [그 존재]가 기만하고자 했다면 내가 기억을 떠올릴 수조차 없었으리라는 생각이 드는군.”

“그건 또 무슨 말이오?”

“그 안개 너머에서 느꼈다네. 그 존재는 너무 엄청난 존재라고…… 원래라면 나 따위가 볼 수조차 없는 존재일 거라는 직감이 들었네. 그렇다는 건 그자가 내게 큰 의미를 불어넣었다기보다는 단순히 장기 말로 판에 던져놓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네.”

“…….”

“나를 간자로 활용하는 단순한 계책은 아닐 것일세. 그렇게 하찮은 존재가 아닐걸세.”

나는 알쏭달쏭한 기분이 들었다. 도대체 심수력에게 계약을 제안해서 허무의 세계로 내보낸 존재는 누구일까?

그자는 어째서 심수력에게 인과율을 잇기를 요청한 거지?

‘흠…… 일단 인과율을 잇는다는 개념 자체가 이해가 안 돼. 그것부터 알아내야겠어.’

누군가 신적인 존재들의 사고방식에 정통한 자에게 조언을 구할 필요가 있겠군…….

내가 곰곰이 생각에 잠겼을 때 심수력이 말했다.

“그런데 정말 치우의 심장에서 힘을 받아들이지 않을 생각인가? 자네라면 단숨에 엄청난 힘을 손에 넣을 수 있을 터인데…….”

“안 할 거요. 사실 나는 무예의 경지가 깊어지면서 [힘] 그 자체가 너무 강해지면 깊은 조예에 도달하는 데는 도리어 방해가 된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신력만 하더라도 너무 사기적이라서 무예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일부러 봉인해놓고 있는 판에 치우의 힘 같은 걸 섣불리 손에 넣는다면 무예의 깨달음은 아예 먼 곳으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나는 경험적으로 무작정 힘만 세지는 게 능사가 아니란 걸 알고 있기에 치우의 힘을 일단 거부한 것이다.

“허어, 그런가.”

“……아?”

잠깐……? 방금 내가 한 말, 누군가와 비슷한데?

…….

설마…… 이광?

내가 이광과 비슷한 말을 했단 말인가?

나는 그걸 깨닫는 순간 번뜩하고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게 있었다. 그러고는 심수력을 쳐다보며 말했다.

“심수력. 아까 이광이 천화라는 기술을 쓰게 된 후 당신은 그를 죽이지 못한다고 했소. 어째서요?”

“음?”

“힘만으로 본다면 이광의 힘은 당신의 발톱 때만큼도 되지 않소. 못 죽이는 게 이상한데.”

“하하…… 그거 말인가. 그건 꼼수 때문이지.”

“꼼수?”

심수력은 왠지 같잖다는 듯 묘한 비웃음을 얼굴에 띄운 채 말을 이었다.

“나는 힘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가 없네. 약간 준비시간이 필요하고 큰 집중력도 동반되지. 놈은 그 약점을 늘 노렸는데, 내가 마음만 먹으면 끈질기게 추격해서 죽일 수 있으나 이젠 관심 가지기도 귀찮아서 놔두고 있을 뿐이네.”

“……!! 역시 그렇군.”

“천화가 어떤 기술인지 깨달은 모양이군.”

“그렇소. 나는 잠시 이광에게 갔다오겠소.”

“맘대로 하게.”

파앗

나는 청룡무관 앞으로 갔다. 그리고 여전히 청룡무관 안에 틀어박혀 있는 이광을 향해 외쳤다.

“이광!! 다시 한번 출수(出手) 해봐라!!”

그러자 스윽 하고 소리 없이 허공에서 창이 출현했고, 그 창은 이윽고 이전처럼 어마어마한 기세로 나를 향해 내쏘아졌다.

투쾅!!

나는 이광이 던져낸 창을 다시 한번 정면에서 맞받았는데, 이전과 마찬가지로 막강한 힘이 느껴졌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니 심수력이 발휘하는 무한의 힘에 비하면 갓난아이나 다름없는 수준이었고 내가 저번에 당황한 탓에 실제 위력보다 더 크게 느꼈던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리고 내 생각대로라면…….’

그 순간 나는 구궁파천뢰를 이용해서 사신지혼(四神之魂)을 발동시키며 검 끝에 힘을 모았다. 그리고 내 검과 마주쳐 있는 창을 향해 사신지혼의 축을 회전시키며 빠르게 염혼화(炎魂化)의 기세를 뿜어내었다.

치지징!!

그와 동시에 갑자기 창끝이 무려 4개나 되는 빛으로 변형하더니 허공에서 사라져 버렸다. 나는 그 세 개의 빛이 각각 불꽃, 번개, 물, 바람의 힘을 포함하고 있다는 걸 알아채고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역시.’

이 파해법이 먹히는 걸 보면 천화의 정체는 명약관화하다!

나는 이광이 출수해낸 창을 소멸시킨 후 이광에게 외쳤다.

“이광!! 너는 사신지혼의 여러 가지 기운을 단숨에 합성(合成)시킨 후 의념으로 형상화할 수 있게 되었구나! 이 기술이 천화(天華)인 거냐?”

방금 내가 받아낸 것은 뇌신지혼과 화신지혼과 수신지혼과 풍신지혼, 4대속성이 모두 섞여 있는 기운이었고 실재하는 창이 아니었다. 그러나 실재하는 창이 아니었음에도 나는 그게 진짜라고 착각 버린 것이다.

이게 천화인가?!

저벅

내 외침을 들은 이광이 안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이광은 얼굴에서 짜증을 숨기지 못하는 표정이었는데 잠시 후 다시 냉막한 표정으로 되돌아가며 대꾸했다.

“복합기(複合技)라는 걸 이제야 알았단 말이오? 당신이 수련세계에서 떠나기 전에 이미 심수력은 복합속성의 달인이었고 나 또한 그의 기술을 전수받아 심도있게 익혔소. 정작 당신은 복합기를 제대로 수련하지도 않고 떠나 버렸지만.”

“…….”

아 거 진짜 말 참 재수 없게 하네!

나는 이광의 말에 왠지 모를 짜증을 느꼈지만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사신지혼의 기초만 제대로 쓸 수 있어도 어디 가서 힘이 부족할 일은 없었으니까. 헌데 천화처럼 쓰는 방식은 생각을 못 해 봤는데, 어떻게 사신지혼의 기운만으로 형상화를 시킬 수 있는 것이냐? 그건 순수한 자연지력이라서 의념으로 가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천화라는 사신지혼의 복합기에 대해 품고 있는 의문은 바로 이것이었다. 사실 사신지혼을 강화시키거나 변형시키는 건 나 또한 할 수 있는 재주였지만, 사신지혼은 하나하나의 고유한 속성이 너무 개성이 강해서 이 원형을 바꾸기가 무척 어려웠다. 그것도 인간의 의념 따위로는 할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의념으로 형질을 바꾸기엔 사신지혼 자체가 너무 강력한 힘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광은 사신지혼을 뭉뚱그려서 하나의 기운에 버무려놓고 심지어 깔끔하게 창의 형태로 위장할 수 있다니!

내가 초면에 이 기술의 정체를 알아차리지 못한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닌 것이다.

그러자 이광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몇 번 죽음의 경계를 넘다 보니 평소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과감한 배합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고 사신지혼에 숨겨진 특질(特質)도 깨닫게 되었지. 나만의 경험으로 완성시킨 기술이라 할 수 있소.”

“흐음.”

나는 이광을 흥미로운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서 천화에 빠르게 강대한 힘을 집중시켜서 예전에 삼점(三点)을 찔러서 적을 제압할 때처럼 속전속결로 적이 기세를 끌어올리기 전에 제압할 수 있는 거냐?”

“대충 눈치챈 모양이군.”

이광은 말을 이었다.

“그렇소. 심수력이 무한의 힘을 끌어올리기 전에 내가 무조건 선수(先手)를 쳐서 그의 요혈을 봉쇄하고 단전을 때렸소. 아무리 그가 강한 힘을 갖고 있어도 이 정도로 선공을 맞으면 힘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하더군.”

“당연하지. 그런데 보통이라면 그 정도로 선공당하면 죽을 텐데 왜 심수력을 죽이진 못했나?”

“일부러 날 놀리려는 거요? 심수력이 평소에 자연스럽게 두르고 있는 기운만 하더라도 금강불괴보다 100배나 단단하오. 저런 무식한 방어력을 뚫을 방법은 내게 없으니 기선제압을 하고 그 틈에 도망치는 수밖에 없었소.”

“그리고 지금 열심히 무공을 수련하는 방법은 심수력의 방어력을 뚫을 만큼 천화를 강화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었던 거고.”

“…….”

이광은 내 말에 입을 꾹 다물었다. 나는 그 꾹 다문 입에서 이광 특유의 오기를 느끼고는 피식 웃었다.

‘저 집념과 독기…… 이광은 변하지 않았다.’

아마 심수력을 꺾을 때까지는 모든 걸 잊고 이기는 방법만 연마하려 했던 거겠지.

어떻게든 심수력을 한 번 죽여 볼 거라는 가공할 집념!

마치 모든 걸 초탈하고 수련에 집중하는 도인처럼 느껴졌던 건 내 착각이었다. 이광은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한 번 이기기 위해서 연구를 시작하면 죽을 힘을 다해서 노력하는 자였던 것이다. 이광이 그런 성격이라는 건 예전에 그가 폐관 수련을 해서 순식간에 무위를 올리는 걸로 이미 확인하지 않았던가?

나는 그런 이광을 보고 있다가 말했다.

“이광. 나한테도 천화를 알려줘야겠다.”

“일 없소.”

“왜?”

“굳이 나한테 안 배워도 심수력한테서 배우면 될 거요. 왜 굳이 서로 짜증 나는 얼굴을 계속 보려는 거요?”

“스승한테 하는 말꼬라지 봐라. 하여간 이번 생에 널 제자로 받은 게 내 최대의 실수일지도…….”

“헛소리 말고 꺼지시오.”

나는 빙긋 웃었다.

“까칠하게 굴지 마라. 나도 그 기술을 배우면 좋을 것 같으니 맨입으로 배우겠다고는 하지 않겠다.”

“무공이 아닌 상위능력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했을 텐데.”

“물론 그렇겠지. 그렇다면 무공을 서로 교환하는 건 어떻냐?”

내 말에 이광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교환? 어떤 무공을 내게 알려줄 셈이오.”

나는 슬며시 능구렁이처럼 교섭을 시작했다.

“너는 심수력이 지닌 극한의 방어력을 뚫고 싶어 하니 극한의 공격력이 필요하겠지. 내가 가진 무공 중에 그럴만한 건 2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천축지존 아수라의 필살기인 적멸무극(寂滅無極)이며 다른 하나는 동일인물의 궁극기인 암야참(暗夜斬)이다.”

“……!!”

“원한다면 둘 중 하나를 가르쳐주마. 대신 너는 내게 그 사신지혼 천화의 경지를 알려줘야 한다. 어떠냐?”

“…….”

이광은 곰곰이 생각하는 듯했다. 그러고는 말했다.

“쩨쩨하게 굴지 말고 그냥 둘 다 가르쳐 주시오. 스승이면 다 가르쳐줘야 하는 거 아닌가?”

이 새끼 진짜 욕심 많네!

나는 내심 어이없어하며 대꾸했다.

“다 가르쳐주면 다 배울 수는 있고? 둘 다 절세의 무공인데.”

“사람을 뭘로 보는 거요?”

이광의 눈이 형형한 집념으로 빛났다.

“나는…… 뇌신류의 종사가 될 자요!! 그런 내가 못 익히는 건 존재치 않소.”

“…….”

“둘 다 가르쳐준다면 제안을 받아들이겠소.”

“뭐, 좋겠지. 둘 다 배우다 말고 어정쩡해지지나 말아라.”

“교섭 성립이오.”

“흐흐.”

나는 씩 웃었다.

뜻밖에 이 수련세계에서 이광이 연구해놓은 사신지혼의 복합기를 간단하게 얻어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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