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검신 88권 03화
한 자루의 선검이 남아 있다고?
나는 그 말에 약간 놀라고는 차분하게 말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나는 이미 마음을 번개로 만들어서 선검을 꺼냈는데 한 자루가 더 있다는 게 무슨 말이지?”
[위화감이 있었다.]
아지다하카는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말을 이었다.
[처음 신역절기 항하사를 써서 그대를 가격했을 때 손맛이 이상했다. 마치 내 검이 단단히 뭉쳐 있는 덩어리를 때린 것만 같은 기분이었는데 마냥 덩어리는 아니었고 힘이 교차되어 있는 응축점(凝縮点)에 정면으로 부딪힌 듯했었지.]
“…….”
[그 선검에 대한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내 손맛이 설명이 된다. 나는 항하사를 써서 그대의 내면에서 두 자루의 선검이 교차되어 있는 상태와 부딪힌 것이다. 그러니 별 부상이 없을 수밖에.]
“……!!”
아지다하카의 말에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말로 내 안에 한 자루의 선검이 더 있다고?’
나는 곰곰이 차례대로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내가 선검을 갖게 된 계기는 과거 천계에 수기를 공양해서 검선 여동빈의 천둔검법의 축복을 얻었기 때문이다. 처음에 여동빈은 내게 천둔검법의 5단계를 모두 주었으나 이후에 내가 재능의 부족 때문에 그에게 요청하자 둔(遁)의 단계를 거쳐 여동빈의 심령과 감응하였다. 그 후 또다시 부탁하여 내면의 선검을 강화하였고 이후에는 선검이 된 여동빈에게 또 간접적으로 월공투계를 체험하고 선검술의 가르침을 받았고 그 후엔 선검술의 수련법도 배웠는데…… 선검술을 수련하다가 아수라에게 암야참을 배우게 되었고 그 이후에는 선검술의 날을 세우기 위해서 수련했는데…….
…….
이, 이렇게 생각해보니까 선검은 내 상승무공의 시작이자 끝이나 다름없는 거 아냐?
‘무량단도 선검수련 중에 얻었고…… 암야참도 선검수련 중에 얻었으니…….’
뇌신류 검술 이상으로 내 무예사(武藝史)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쳤구나!
내가 새삼 선검과의 인연을 깨닫고 놀라고 있을 때 갑자기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기억이 있었다.
[연자여. 그대가 두 자루의 선검(仙劍)을 지니고 있음을 여태 모르고 있었구나.]
[그대의 검류에 존재하던 혼란을 가라앉히고 공양의식으로 강화된 그 선검은 지금도 그대의 심저(心底)에 조용히 잠자고 있다.]
[지금 그대가 들고 있는 그 흑백(黑白)의 선검(仙劍)은 내가 부여했던 천둔검과는 완전히 다른 무언가이다.]
여동빈이 해줬던 말.
[백웅의 심령(心靈)에 박혀 있는 ‘진짜’ 선검을 끌어내야 한다는 소리가 되겠군.]
[바로 지금 네가 사용하는 그 흑백의 선검이 선검인 척하는 가짜이기 때문에 네 성취가 늘지 않는다는 의심이지.]
[그렇다면 지금 네 내면에 잠재되어 있을 검선 여동빈의 진짜 가호, 천둔(天遁)의 선검(仙劍)을 끌어내어 그 선검을 수련해보는 게 옳은 수련일 수 있다는 거다.]
아수라가 해줬던 말.
[그럼 이제 제 심령에 들어가 있는 선검을 뽑아 주십시오!]
[상당한 인과율(因果律)이 필요하겠군요. 그대는 내게 인과율의 대가를 지불할 수 있습니까?]
[좋습니다. 지불하죠.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고 조만간 다시 와서 지불할 테니 꼭 선검을 추출해주십시오.]
……!!
마, 맞다…….
이번 생의 일이긴 하지만, 내게는 수백 년도 넘은 아주 한참 전의 기억이라서 잠시 멍 때리고 있었지만 분명 그랬었지?
‘여동빈은 이미 나한테 내 심령에 2자루의 선검이 있다고 말해줬었어! 그리고 나는 심령에 있는 선검을 꺼내려면 구천현녀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닫고는 직접 가서 부탁했는데, 인과율을 지불해야 했기에 나중에 지불한다고 했었지…….’
그런데 그 와중에 갑자기 외우주로 날아가고 [큰 굴레]의 과거로 가버리는 등 말도 안 되는 비약적인 상황이 연속으로 일어나 버렸기에 그만 까먹고 있었던 것이다. 그 와중에 수련세계에서 수련하는 동안에도 구궁파천뢰와 사신지혼을 연마하는 것만으로도 바빴기에 선검을 꺼내는 일은 뒷전에 가까웠다.
나는 그 기억 속에서 지금 내가 어떤 상황인지를 비로소 깨닫고는 갑자기 머리를 띵 하고 한 대 맞은 느낌이 들었다.
“……그럴 수가.”
[뭔가 알아내었는가?]
“나, 나는…….”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내 힘으로 심령에 박혀 있는 진짜 선검을 뽑아낸 것이었구나!! 구천현녀의 도움을 받지 않고 내 힘으로……!!”
설마 이런 일이 가능하다니!
여동빈은 내가 무형검의 경지에 이르러야 가능한 일이라고 했으나 딱히 그렇지 않은 것이었다.
‘물론 지금 내가 무형검의 경지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나는…… 수련세계에서 수백 년이나 구궁파천뢰와 사신지혼을 연동해서 수련했다.’
그리고 구궁파천뢰란 결국 뇌신류 최강의 절세무공과 최고의 비기인 이혼대법을 융합해서 만든 것으로서, 뇌령(雷靈)이 심령(心靈)에 직접 이어져 있는 원리! 그 구궁파천뢰를 수백 년씩이나 수련했으니 뇌령이 강해졌고 그만큼 심령 또한 연동된 기운이 강해졌으니 -
‘무형검의 기오막측한 깨달음으로 빼내는 게 아니라…… 직접 뇌령과 심득을 연동시켜서 선검이 나오는 통로를 나 스스로 수백 년 동안 만들어낸 것이야!!’
세상에 이런 일도 있을 수 있는 걸까?
이건 내 재능이 뛰어나서가 아니였었다. 결국 수백 년에 걸친 구궁파천뢰와 사신지혼의 수련이 무식하게 선검을 꺼낼 수 있는 통로를 개척해낸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아지다하카와의 결투에서 천둔 뇌신검명을 펼쳐낼 수 있었던 이유도 간단했다.
‘아지다하카가…… 신역절기를 내게 정통으로 적중시켰기 때문인가!’
일반적인 절기가 아닌 신역절기가 직접 중첩되어 있는 두 자루의 선검을 타격함으로써 균형이 깨졌던 게 아닐까?
그리고 균형이 깨진 그 순간에 내가 내면에 직접 의념을 보내자 이미 바닥까지 거의 뚫려 있던 심령의 통로가 관천(貫天)하면서 선검이 직접 검명을 토해내며 바깥세상으로 나올 준비를 했던 게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니 나는 며칠 전의 그 결투가 결코 우연한 깨달음이 아니었음을 직감했다.
이 모든 게 피나는 수백 년 수련의 결과물!!
하지만 이런 형태로 선검을 꺼낼 수 있으리라고 설마 상상이나 했을까!
나는 내가 방금 전에 깨달은 과정을 아지다하카에게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약 반 시진에 걸쳐서 내 무론(武論)을 듣고 있던 아지다하카는 마침내 장소성을 터뜨렸다.
[후하하하하!! 설마 그런 식으로 억지로 경지를 개척해 열다니! 그대 같은 무인은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것이로다.]
“젠장…… 웃지 마. 나도 깨닫고 보니까 황당하다고.”
[헌데 그렇다면 한 가지 의문점이 남는군.]
내가 투덜거리자 아지다하카가 문득 웃음을 거둬들이며 말했다.
[그대는 이제 천둔의 검명을 성취하여 원할 때 내면의 강화된 선검을 직접 번개의 형태로 꺼낼 수 있다. 헌데 그러하다면 기존에 존재하던 그 흑백(黑白)의 선검(仙劍)은 어찌 된 것이지?]
“음!!”
[한 번 평소처럼 그 검을 소환해보게.]
아지다하카의 말은 아주 중요한 걸 지적하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선검술을 써서 내 한 손에 선검을 소환해 보았다.
쉬쉭!
그리고 내 손에 소환된 선검을 보는 순간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
치, 칠흑(漆黑)?
반백반흑도 아니고 이젠 완전히 새까매졌다?!
“이게 뭐야!”
내가 경악하자 아지다하카는 주의깊게 내 선검을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그렇군…….]
“뭔가 알고 있는 거냐?”
[자세히는 모른다. 허나 그대의 말대로라면, 그대는 정통선검을 쓸 수 있게 되었고 더 이상 두 자루의 검을 혼재(混在)한 상태로 심령에 놔두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그 때문에 선검의 본래 성질인 백(白)은 고스란히 뇌신검명으로 향했고, 본디 정통선검의 영향으로 반백반흑의 상태였던 그 선검은 백을 상실하고 모든 게 흑(黑)이 되어 버렸다고 추측할 수 있군.]
“……!!”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선검이 칠흑이었던 적이 있었어. 그때는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그 이후로 조금 시간이 지나니까 반백반흑으로 바뀌었고.”
[그 이유까진 모르겠군. 뭔가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건가?]
“젠장…… 선검이 왜 이렇게 색깔이 변한 거지?”
진짜 원인을 모르겠다. 아지다하카의 말도 일리가 있지만 생각해보니 선검은 한 번 칠흑으로 변했던 적이 있었던 것이다. 정통 선검의 영향 외에도 뭔가가 있단 건가?
[이렇게 되면 궁금해질 지경이군. 어디 그 칠흑의 선검을 들고 내게 덤벼보아라.]
“이 검의 위력을 보고 싶나?”
[그래. 그 선검의 실체를 알려면 직접 부딪혀봐야 하겠다.]
“좋다…… 무량단으로 간다!”
번쩍!
나는 다음 순간 칠흑의 선검으로 무량단을 시전해서 어마어마한 빠르기의 참격(斬擊)을 날렸다. 그리고 신역의 고수답게 아지다하카는 내 무량단을 여유롭게 받아내었다.
콰광
위력이 상당했던 모양인지 아지다하카가 위력을 잘 흡수했음에도 폭음이 울려 퍼지며 그의 몸이 삼 장 뒤로 날려갔다. 내상도 입지 않은 듯 아지다하카는 가볍게 몸을 털고 내 쪽으로 날아오며 말했다.
[무척 약하군.]
“뭐? 약하다고?”
[스스로 못 느끼는가? 겉으로는 위맹한 위력을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뭔가 알맹이가 빠져 있다…… 아니, 그렇다기보다는.]
“……그렇다는 건 이 칠흑선검의 알맹이가 정통선검이라는 말인가?”
[단정 지을 수 없다.]
아지다하카의 시선이 뚫어져라 내 칠흑의 선검을 향했다.
[내 직감이지만 그것 또한 뭔가 별개의 위력을 숨기고 있다. 최소한 그건 무량단을 쓰기 위한 선검은 아닐 것이다.]
“…….”
그렇다는 건…… 이 칠흑의 선검 또한 연구할 여지가 있다는 건가?
‘혹시.’
나는 뚫어져라 칠흑의 선검을 바라보다가 문득 구궁파천뢰를 발동하며 심뢰(心雷)를 일으켜서 내면의 선검을 또다시 꺼내려 해 보았다.
쿠르릉!!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놀라운 현상을 발견하고 말았다.
파스슷 - !!
“……!!”
놀랍게도 순백의 선검이 내 손에 소환됨과 동시에 칠흑의 선검은 순식간에 가루가 되어서 소멸하는 게 아닌가?!
당황하는 나를 관찰하고 있었던 아지다하카가 흥미롭다는 듯 말했다.
[호오. 둘 다 불러낼 수는 없는 모양이군,]
“이런…… 쌍검술을 쓰려고 했는데!!”
흑백의 선검을 둘 다 쓰면 얼마나 강할까 기대했는데 제기랄!
내가 아쉬운 목소리로 말하자 아지다하카가 말했다.
[이로써 확실해졌군. 흑의 선검과 백의 선검은 원래 반백반흑으로 공존하고 있었지만, 그대가 여동빈이 준 선검을 마음의 깊은 곳에서 이끌어냄에 따라 둘이 분리되고 말았다. 그래서 둘은 이제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게 되었으며, 동시에 쓸 수 없게 된 듯하구나.]
아지다하카의 말대로라면 아마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리라. 반대로 천둔 뇌신검명을 시전하는 동안에는 칠흑의 선검을 쓸 수 없으리라.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는 건가? 혹시 비슷한 경우라도 보고듣지 못했나?”
수억 년 이상 무공을 익혀온 저 기가 막힌 일족이라면 혹시나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내가 질문하자, 아지다하카는 무척 고민하다가 말했다.
[기다려보아라. 또다시 인과율을 소모해야겠군…….]
우우우
아지다하카는 엄청난 집중력을 일으키며 그 자리에 앉아서 명상상태에 들어갔다. 그리고 한참 후 그는 명상을 풀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런 경우는 전혀 모르겠다. 좌의 전투경험을 뒤져보아도…….]
“크윽…… 그 말은…….”
[그대의 선검에 일어난 흑백의 현상은 전우주 역사상 최초로 일어난 전대미문의 사건이란 말이지…….]
“……!!”
[애초에 구천현녀의 술수에 불과하던 선검술을 여동빈이 아류(我流)로 발전시킨 것을 그대가 또다시 전생자라는 특권을 이용해서 중첩시키기까지 했으니…… 같은 전생자가 아닌 이상 비슷한 경우조차도 있을 리가 없을 터.]
그렇게 중얼거린 아지다하카가 말했다.
[그렇다면 백웅이여. 그대는 앞으로 그 순백의 선검을 주로 사용할 수밖에 없겠군.]
“음…… 그렇겠지.”
뭔가 위력이 감춰져 있고 정체도 수수께끼인 칠흑의 선검과 달리 순백의 선검은 이미 구궁파천뢰를 이용해서 나와 동기화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안정적으로 쓸 수 있는 신역의 기술이나 마찬가지였으니 이걸 버리고 칠흑의 선검을 쓴다는 건 말도 되지 않는 소리일 것이리라.
아지다하카가 말했다.
[그 외에도 나는 그대가 어떤 존재인지 이야기를 듣고 싶군. 괜찮다면 여기 며칠 있으면서 이야기를 해주지 않겠는가?]
“뭐, 상관없지.”
나는 아지다하카의 집에 묵으면서 차분하게 그동안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해 주었다. 뭔가 지금 당장 급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나는 상당히 여유롭게 이야기할 시간이 있었다. 그렇게 꼬박 몇 시진 동안 대화를 하다 보니 밤이 찾아왔고, 천공에는 3개의 달이 떠있는 게 보였다.
몇 시진에 걸쳐 내 이야기를 들은 아지다하카는 기묘한 빛을 띄는 조명 아래에서 뭔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고는 말했다.
[재밌는 이야기였다. 내가 미래에는 용병왕이라는 게 되어서 지구에 머물게 된다라…… 그대의 이야기 또한 무척 흥미로웠구나.]
“재밌게 들어줘서 고맙군.”
[그렇다면…… 그대가 원래의 미래세계로 되돌아간다면 가장 큰 관문이 바로 그 아난이라는 강자겠구나.]
“……아마 그렇겠지.”
아난.
여태껏 본 적 없는 초강자.
대신격인 비슈누를 마치 어린애 손목비틀듯 간단히 때려잡은데다 그 무공마저 신역의 높은 경지에 이르러 있었으니 도대체 어떤 강적과 비교해야 할지도 애매했다. 사실 이런 유형의 강자는 생전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에게 결투를 신청했으니 언젠가는 반드시 결판을 내야 했다.
‘아난을 쓰러뜨리지 않으면 아난의 저주에 걸린 망량이 계속 고통받는다…….’
나는 아난을 박살 내고 싶은 마음에 주먹에 힘이 불끈 들어가는 걸 느꼈다. 그리고 그런 내 표정을 보던 아지다하카가 입을 열었다.
[백웅이여. 내가 볼 때 그대의 천둔 뇌신검명을 제대로 쓸 수 있다면 분명히 아난이란 자도 이길 수가 있으리라. 허나 문제가 있다.]
“무슨 문제냐?”
[그대의 천둔 뇌신검명은 사실 구궁파천뢰를 근간으로 심뢰에서 뿜어져 나오는 선검…… 허나…… 그대가 미래에 갖고 있는 기계몸뚱이가 과연 그 기술을 쓸 수가 있을까? 전제조건부터가 갖춰지지 않았건만.]
“…….”
나는 표정이 굳어졌다.
‘이, 이런 제길!’
그러고 보니 심기체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잖아! 이대로라면 미래에 복귀하더라도 기껏 익힌 필살기인 천둔 뇌신검명을 쓸 수가 없어!
생각지 못한 점을 짚어준 아지다하카는 잠시 후 말을 이었다.
[아마 그대가 그 이총이라는 기계인간 대신 다른 인간의 몸을 계약해서 빌리더라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기계몸인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대 자신의 몸이 아니라는 게 중요한 거니까.]
기계몸이 아니라 생체를 빌려쓴다 하더라도 결국 [백웅] 나 자신의 몸이 아니면 무의미하다는 건가.
나는 아지다하카의 말을 이해 한 후 반문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
[단순하게 생각하면 결론은 하나일 것이다…….]
아지다하카의 눈이 빛났다.
[그대 자신의 몸뚱이를…… 지금으로부터 수만 년 후 미래의 세계에 전승(傳承)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