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검신 85권 20화
나는 명경이 있는 차원으로 뛰어들며 힐끔 뒤를 바라보았는데, 나와 몸이 바뀐 [별을 뒤트는 자]는 움직일 기미가 없어 보였다.
‘너무 당황하는 거 같은데 왜지?’
어떻게든 흉신의 임무를 수행하려고 마법이라도 쓰면서 쫓아올 줄 알았는데 너무 저항이 없었다.
나는 잠시 의아해했지만 이윽고 차원 너머에서 [별을 뒤트는 자]의 당황한 뇌파가 내 머릿속에 전달되는 걸 느끼고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 주께서 내게 하사하신 위대한 육체를 빼앗기다니 이 무슨 부덕의 소치이며 불경인가……!! 제발 간청하니, 내 육체를 돌려주시오!]
[…….]
[주님을 더 이상 실망시킬 수는 없음이니…….]
…… 그러니까 이 육체 또한 흉신에게 받은 거라 그 말인가?
나는 놈의 목소리에 절절한 감정이 섞인 것을 느끼고는 저놈이 흉신을 말 그대로 신으로 찬양하는 마음 때문에 불경을 참지 못하는 거라는 걸 알아차렸다. 자신의 몸을 추격하며 싸우려는 것 자체가 놈에게는 자기모순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알아채자 나는 씩 웃으며 말했다.
[싫다만? 방금 전까지 나를 방해했으면서 대체 무슨 염치냐.]
[……!!]
[육체를 되돌려받고 싶다면 그만한 대가를 내놓으시지.]
[대가…… 대가라니…… 그대는 이 상황까지 와서도 흥정을 하고 싶다는 말인가?]
뭔가 어이없어하던 [별을 뒤트는 자]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대가 먼저 제시하시오. 나는 그 이야기를 따르겠소.]
선제시?
나는 놈의 말을 듣는 순간 과거 제갈사의 한마디가 떠올랐다.
[선제시충은 지 애미애비 팔아넘길 때도 가격 제시하라고 할 놈인데. 이거 잘못 걸렸군.]
…… 왜 이런 기억이 떠오르는 건지 모르겠지만 지금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는 확실해졌다.
나는 단호하게 대꾸했다.
[건방지게 선제시를 말한다고? 너하고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뭐, 뭣이……!! 뭐든 들어주겠소! 나의 이름을 걸 테니 제발.]
[흠…….]
이름까지 걸었어? 그렇다면 들어줄 만하지…….
‘한번 밀고 당긴 결과는 괜찮은 편이군.’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말했다.
[네가 알고 있는 가장 큰 흉신의 비밀을 말해라.]
[……!!]
[내가 듣기에 납득할만하다면 육체를 돌려줄 수도 있다.]
흉신의 비밀!
아마 최측근이나 다름없는 저 [별을 뒤트는 자]라면 뭐라도 하나는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황제 공손헌원에 대해서는 꽤 많이 파헤쳤지만, 그 대적자이자 나를 계속 방해하고 있는 흉신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게 없구나.’
기껏해야 르 뤼에나 그 권속들에 대한 지식밖에 없고 흉신 본인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애초에 봉인되어서 내 전생회차 동안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도 컸지만, 황제 이상의 신비주의를 유지하고 있기에 놈이 어떤 존재인지 아는 게 없는 것이다.
흉신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면 이번 흥정은 성공적이라 볼 수 있다.
그러자 [별을 뒤트는 자]가 들끓는 화를 참지 못하고 말했다.
[…… 전생자(轉生者)여. 진심으로 나의 주께 대적할 생각인가? 어쩌면 무(無) 그자체가 그대의 결말일지도 모르는데 과연 무엇이 해답인지 알긴 하는 것인가? 혹은 아무것도 모르며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것인가!]
나는 코웃음을 쳤다.
[황제 공손헌원하고도 싸우는데 그 대적자인 흉신하고는 못 싸우겠냐? 너야말로 까불지 말고 말할 거면 말하고 아니면 이대로 끝이다.]
[황제는 애당초 내 주인의 대적자가 아니다. 주께서는 먼 우주의…….]
뭔가 분노에 차서 말하려던 [별을 뒤트는 자]는 잠시 후 자신의 끓어오르는 노화를 열심히 참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뭔가 포기한 듯 말했다.
[나의 주께서는 종말을 넘어섰을 때 최후의 전투를 치르려 하시오. 아마 그 전투는 진정한 승천(昇天)의 결말이 될 것이오. 내가 알고 있는 최대의 비밀은 그것이오.]
나는 놈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종말을 넘어섰을 때? 종말이면 종말이지 종말 이후에 뭐가 있단 말이냐.]
[…… 나도 그것까지는 알지 못하오. 나 또한 종말에는 만물과 함께 소멸될 하찮은 존재! 허나 주께서는 삼천세계에서 우주의 종말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계시는 유일한 존재시오.]
[…….]
종말이라고 하는 것은 우주의 멸망을 의미한다. 그리고 멸망이라는 건 말 그대로의 의미이므로 멸망 이후에 뭔가가 있다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흉신은 종말이 이뤄진 후에도 존재할 것이며 그때 ‘무언가’와 싸우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건가?
대체 무엇과 싸운단 말인가? 그리고 왜?
내가 곰곰이 생각하고 있을 때 놈이 말했다.
[자, 이제 약속대로 내 몸을 돌려주시오.]
[싫어.]
[뭐라고…….]
[네 말에 납득을 못 했어.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해놓고 몸을 돌려받기를 원한다고? 염치없는 놈 같으니.]
[크으으…… 좋소. 그대의 어리석음에 경의를 표하며 그대가 원하는 실질적 이득을 드리지.]
이를 부득부득 갈고 있던 [별을 뒤트는 자]가 기합을 내질렀다.
[하압!]
번쩍
그 순간 나는 전신이 떨리는 느낌과 함께 머릿속에 엄청난 지식이 쏟아져 내리는 것을 느꼈다. 신기하게도 원래는 전혀 이해되지 않았을 것들이었는데 [이 몸]이기 때문에 다 소화할 수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그 지식의 만개함을 느끼고 있을 때 [별을 뒤트는 자]의 뇌파가 들려왔다.
[내가 알고 있는 마법지식을 일부 해금했소. 이 정도만 해도 그대에게는 충분한 이득일 것이오.]
[…….]
[자, 이제 돌려주시오. 이젠 약속의 금제가 그대를 옭아매기에 섣불리 딴소리할 수 없을 것이오.]
[좋아, 올려주지…….]
나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낄낄대었다.
[일단 명경 앞에 가서 내 일을 다 마친 다음에.]
[…… 네놈……!!]
[언제 돌려준다고는 약속 안 했잖아?]
딸깍
나는 그렇게 대꾸하고는 관자놀이 부분을 손으로 눌러서 뇌파를 닫아 버렸다. 이놈의 육체는 신기한 게 자신의 두상 부분을 가볍게 누르는 것만으로도 강력한 마법작용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었다. 지금은 뇌파 간섭을 막는 정도였지만 변신을 하거나 순간이동 하는 것도 가능한듯했다.
슈웅
나는 [별을 뒤트는 자]의 날개를 이용해서 명경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그리고 명경 앞에 도착한 후 생각했다.
‘일단 명경까지는 왔다. 근데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거지?’
망량선사가 난데없이 나를 이 시점으로 보낸 이유가 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망량선사의 마지막 말로 볼 때, 내게 기회를 주겠다고 했으니 뭔가 지금 활동하는 게 이득이 되기 때문에 보내준 것은 틀림없었다. 그래서 나는 내 나름대로 그때와는 다른 과정을 취해보았는데 과연 도움이 되는 걸까?
츠츠츠츠……!!
바로 그때였다. 기묘한 소리를 내면서 내 앞에 돌두꺼비의 보물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정해진 인과율에 따라 최소한의 인과는 소모 없이 반복된다.]
나는 그 돌두꺼비를 홀린 듯이 쳐다보았는데 머릿속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두꺼비를 잡아서 명경에 넣어라.]
망량선사의 목소리.
나는 그 말대로 홀린 듯이 망량선사가 시키는 대로 돌두꺼비를 안에 집어넣었다.
파앗!!
그 순간 내 몸이 빠르게 원래의 내 몸으로 교체되는 환영이 보이더니, 빠르게 눈앞이 암전되었다.
***
[돌아왔구나.]
내 앞에는 또다시 오솔길이 펼쳐져 있었고 망량선사가 앉아 있었다.
틀림없이 망량선사의 마을에 온 게 분명하다.
나는 방금 전까지의 상황을 생각하며 인상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봐. 방금 전 그건 뭐야? 무슨 의미가 있었던 거지?”
[의미를 찾는 건가.]
“아니, 안 찾을 수가 있나? 왜 하필이면 그 시점으로 돌려보낸 거야. 내가 흉신 앞에 가는 실수를 하기 이전의 시점으로 되돌려주면 더 좋잖아!”
내가 괜한 아쉬움에 항의를 하자 망량선사가 대꾸했다.
[그 이전의 과거로 가는 길은 흉신이 막아 버렸다.]
“뭐?”
[놈도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을 하고 싶어 했던 것이지. 내가 개입할 수 있는 것은 그 시점까지가 최대였다. 하지만 한 번 [경계]를 터놓은 이상 그 시점으로는 몇 번이든 갈 수 있지.]
“……?”
무슨 말인지 몰라서 내가 고개를 갸우뚱하자 망량선사가 꼬리를 살랑거리며 말했다.
[첫 도전의 성과는 꽤 괜찮구나. 이로써 네게는 새로운 연기(緣起)가 생겼다.]
“연기? 그게 뭔데? 인과율 같은 거냐?”
생전 처음 듣는 개념이다. 망량선사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인과율을 이루는 게 원인과 결과라면 연기란 ‘과정’이다. 인간들의 시간관념으로 말하자면 과거와 미래 사이를 잇는 인과의 도정(道程). 방금 전 너의 행위로 인해 연기가 생겼으니, 이로써 네게는 최소한의 승산이 생긴 것이다.]
“……말이 너무 어려워서 이해가 안 되는데 과정이 뭐가 어쨌다는 거야? 연기가 생긴 게 어째서 내게 승산이 생겼다는 뜻이지?”
[지금 네가 겪었던 탁록의 시대와 현시대는 비대칭적이다. 그 사실을 알고 있겠지.]
“비대칭적이라는 건…… 설마 그때 겪었던 게 이 시대에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걸 말하는 거냐?”
[그렇다.]
“음 확실히…….”
생각해보면 망량선사의 마을에 오기 직전에 미호가 했던 말도 그런 뜻이었다. 내가 탁록시대의 [과거]를 그렇게나 많이 바꿔놓았다면 어째서 내가 살고있는 이 [미래]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인가? 게다가 배당 같은 빚쟁이들이 찾아오는 일이 생겨날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어떤 기준이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내가 고민하자 망량선사가 말했다.
[사실 인과율이란 원인과 결과만이 전부가 아니다. 원인과 결과가 정해져 있어도 거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근거가 없으며 희박하다면 본디 형성되어 있는 인과조차도 부숴지고 말지. 신들이 제멋대로 인과율을 조작하는 것 같아도 실은 인과 사이에 연기(緣起)를 임의로 설정하여 굳히는 작업이 그사이에 존재한다. 식물의 줄기를 튼튼하게 만들어서 ‘존재할 확률’을 올린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지도.]
“으음…….”
[네가 있던 탁록의 시대와 현시대는 너, 백웅의 존재로 인해 인과는 설정되었으되 연기가 거의 없었다. 그렇기에 네가 이루었던 탁록시대의 성취는 이어지지 않았으며 미래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 또한. 네가 원래 힘을 가져올 수도 없게 되어 있었지.]
설마 내가 신력을 가져올 수 없었던 이유가 그거 때문이란 말인가?
나는 이제야 망량선사의 말을 조금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니까…… 연기라는 걸 잔뜩 모으면 내 신력을 다시 현세에서 쓸 수 있다는 말이지?”
[그렇다.]
“지금 한 것 처럼 그 시점에서 현세에 오기 위한 과정을 변화시키면 연기가 모이는 거고?”
[그렇다.]
뭐야, 간단하잖아! 방금 전처럼 깽판치는 걸 반복하면 된다는 소리군!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망량선사에게 외쳤다.
“좋아! 다시 한번 거기로 보내줘! 몇 번 더 하는 게 뭐가 대수라고.”
하지만 망량선사는 고개를 저었다.
[안 돼.]
“엉?! 왜 안 된다는 거야.”
[한 번 정도는 나 자신의 인과율을 소모해서 보내주었지만 더 이상은 법칙에 위배된다. 이제부터는 네가 나에게 인과율을 공양해야 한다.]
“으윽.”
인과율을 공양하라고?!
내게 손해가 되는 얘기가 나오자 나는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척 봐도 무척이나 귀찮은 일이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일단 해결책이 따로 없었기에 별 수 없이 망량선사에게 질문했다.
“인과율을 어떻게 공양하면 된다는 거냐?”
[그건 망량이 알려줄 것이다. 정해진 인과율이 모인다면 다시 여기로 찾아와라.]
뒷말은 듣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방금 전처럼 저승세계에서의 마지막 추격전 상황을 반복하면서 내가 이 현세로 가져올 수 있는 힘의 양을 늘리는 반복작업이 되리라.
“……흠, 그리고 또 하나 질문할 게 있는데.”
[무엇이냐?]
“다른 인과율은 이어지지 않았는데 그…… 나한테 배당받으려고 하는 빚쟁이들은 왜 찾아온 건데? 하필이면 그 새끼들만 찾아온 게 이상하잖아!”
[…….]
“설마 여기서 나오면 계속 나한테 찾아오는 건 아니겠지.”
[그건 네가 알아서 생각해라. 다만 단서를 주자면…….]
망량선사는 묘안(猫眼)을 번득이며 말했다.
[인과율의 매개체가 존재하고 있다는 뜻이 될 것이다. 탁록시대부터 지금까지, 이미 존재했던 것이지…….]
***
파앗
망량선사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변이 환기되면서 다시 평화로운 시골마을에 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본디 운무가 깔려 있던 시골마을은 따사로운 햇볕이 내려쬐는 한가로운 분위기가 되어 있었고, 내 근처에는 검마와 미호가 있는 게 보였다.
또한, 맞은편의 오 장 밖에 망량이 서 있었다.
망량은 오화칠금선을 부치며 선선히 웃었다.
“스승님은 잘 만나보았소?”
[…….]
역시나 내 몸을 내려다보니 기계의 몸이었다. 잠시 이래저래 바뀌었지만 역시 현세에 있는 한 나는 이렇게 기계의 몸을 빌려야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잠시나마 느껴보았던 피와 살이 있는 육체의 감각이 그리워진 나는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후우. 인간의 몸으로 되돌아가려면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더군.]
“아마 그럴 것이오. 신이 되겠냐는 내 제안은 생각해보았소?”
[…… 그거 말인데, 망량선사가 내게 인과율을 공양하라는 제안을 했소.]
내가 망량선사와 만나서 했었던 이야기를 말해주자 망량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같은 맥락이오.”
[ 같은 맥락이라는 건 설마…….]
“인과율을 모을 수 있는 가장 편하고 효율적인 방법이 무엇이겠소? 바로 신앙(信仰)일 것이오.”
망량은 부채를 내 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백웅. 당신은 신이 될 수밖에 없소. 이제 인간의 신(神)이 될 각오를 다잡으시오.”
[……!!]
신!
내가 정말 신이 되는 것인가?
아니,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었기에 나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당황스러운 나와는 달리 검마와 미호는 그럴 줄 알았다는 태도를 보였다.
“백웅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망량. 물어볼 게 있는데 신앙을 모은다는 건 결국 신도의 수를 늘려야 한다는 말이냐?”
미호의 질문에 망량은 시원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백웅을 믿는 자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백웅의 힘과 인과율 또한 증대될 게 분명하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결국 낙양을 치는 것이겠구나.”
“바로 그거요.”
엉?
결론이 왜?
내가 뜻밖의 말에 눈을 크게 뜨자 미호는 당연하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인류 최대의 도시는 현재 남경과 낙양인데 그중 남경은 네 손에 들어갔다. 그러면 나머지 하나의 도시인 낙양을 치면 당연히 힘을 빠르게 모으지 않겠느냐?”
[하지만 그건 백련교주와 싸운다는 뜻이 되잖아.]
“어차피 천계의 대립이 지상에까지 이어져서 곱게 해결되긴 그른 상태였다. 차라리 네가 나서서 빠르게 갈등을 정리해주는 게 피가 덜 흐를지도 모를 것이다.”
[…….]
백련교주와 싸워야 한다는 말인가?
하지만 전혀 내키지가 않는다…….
내가 고민을 하고 있을 때였다.
[설마했는데 역시 그대가 백웅이었던가.]
우리 넷은 목소리가 들려온 쪽을 향해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백련교주가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