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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1575화 (1,474/1,615)

전생검신 84권 3화

그, 그런 방법이!!

이환웅이 말을 꺼내기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얘기였으므로 나는 만면에 화색이 돌았고, 소녀는 골똘히 생각하다가 말했다.

“어디 한 번 해볼게요.”

소녀는 그렇게 말하며 가느다란 검지를 내뻗어 대귀 쪽을 가리키며 외쳤다.

“얍!”

쿠구구구……!!

그러자 대귀의 몸이 급격하게 부풀어 오르는 게 보였다. 원래 조그마한 동물 정도의 크기였던 대귀는 순식간에 곰만큼 거대해졌으며 등껍질이 팽팽하게 당겨지는 게 보일 정도였다. 대귀는 그 상태에서 희미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오오…… 이…… 것은…… 위대한 자의…… 힘…….]

쩌적…… 쩌저적…….

대귀는 더더욱 커져서 순식간에 집채만큼 커졌지만, 영체이기 때문에 주변이 무너지거나 하진 않았다. 그러나 그 대신에 대귀의 등껍질이 균열을 이기지 못하고 갈라지는 게 보였고, 나는 순간 더럭 겁이 나서 말했다.

“이, 이거 괜찮나?!”

저러다가 대귀가 터지는 거 아냐?!

덥썩

내가 당황하고 있을 때 이환웅이 내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지켜봐. 어차피 엎질러진 물이야.”

“……!!”

츠츠츠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대귀의 전신이 환하게 빛나더니 검은색과 황금색이 뒤섞여 회오리치는 듯한 기운을 내뿜기 시작했다. 대귀는 잠시 후 둥실 떠오르더니 입을 열었다.

[모든 것이 인과율대로 진행되나니…….]

그것은 대귀의 몸을 빌어 ‘다른’ 존재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렸다.

[한 번뿐이다.]

퍼버벙!!

다음 순간 대귀의 몸이 터져버렸다. 그와 동시에 대귀의 몸에서 엄청난 기세로 황금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고, 그 황금빛은 이윽고 실체가 있는 것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우와앗!!”

촤라라라락

촤라라라라락!!

황금빛 동전의 홍수!! 그렇게 뿜어져나온 동전은 삽시간에 우리가 있던 장내를 가득 채웠고 어디선가 무한히 샘솟아나는 황금빛 동전들은 마치 거대한 강물처럼 넘실거리며 바깥으로 뿜어져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황금동전이 범람하는 가운데 당황하다가 이윽고 뭔가를 깨달았다.

‘진짜가 아니야?’

그래서인지 황금동전이 홍수처럼 쏟아져도 막상 내 몸이 쓸려나가거나 하지는 않았다. 황금빛에 사방의 시야가 메워지는 건 피할수 없었지만 그래도 보고싶은 건 동전의 환영을 무시하고 보는 게 가능했다. 그 광경을 즐기듯이 쳐다보고 있던 이환웅이 씨익 웃었다.

“이거 참 벼락부자 기분 제대로 내게 해 주시는군. 백웅, 기분 좋지 않아?”

“……“

촤라락

이환웅은 허공을 가득 메우고 있는 황금동전을 한줌 잡아서 짤그락거리며 말을 이었다.

“이 동전은 실체가 없지만 가치가 있으면 진짜인 거지. 안 그래? 적어도 우리에겐 그렇다고.”

“저, 적응이 안 되는데.”

“뭐 그럴 수도 있지. 다만 나는 이런 거 익숙하거든, 후후.”

“……?”

왜인지 재밌었던 기억을 떠올리듯 키득거린 이환웅은 이윽고 전면을 주시했다.

“자, 이제 나온다.”

촤라라락…….

촤라라락…….

치치치칭!!

잠시 후 경쾌한 소리와 함께 허공에 진한 황금빛으로 빛나는 숫자가 아로새겨져 있었다.

99,999,999,999

그 황금빛에 시선이 사로잡혀 있던 중 갑자기 또 다른 변화가 일어나는 게 보였다. 마치 화수분처럼 쏟아져 내리던 무한한 동전의 범람이 갑자기 멈추고, 그 동전들은 마치 빨려들어 가듯이 허공에 새겨진 99,999,999,999 라는 황금빛 숫자를 향해 흡수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시각적 효과는 너무 압도적이었고 동전이 빨려들 때마다 숫자는 더욱 강한 황금빛을 뿜어내는 듯 했다.

이윽고 모든 동전이 숫자에 빨려들었을 때 허공에서 굼실거리며 뭔가가 출현하는 게 보였다.

츠츠츠츠

“……!!”

대, 대귀?!

방금 전 몸이 뻥 터졌던 대귀가 다시 창조되었다! 그리고 다시 출현한 대귀는 이윽고 입을 벌려 천천히 허공에 있는 황금빛의 숫자를 먹기 시작했고, 대귀가 99,999,999,999의 숫자를 모두 먹은 후 대귀의 전신이 황금빛으로 빛났다.

촤아아아

‘큭, 눈부셔!!’

마치 초신성의 폭발을 연상시키는 듯한 너무 강렬한 빛이었기에 나는 순간적으로 신력으로 내 주변을 보호할 수밖에 없었다. 보통 인간이라면 눈을 머는 것을 넘어서서 영혼마저 부숴질 것 같았다.

그리고 잠시 후, 빛이 멎더니 대귀가 입에서 뭔가를 툭 하고 내뱉었다.

파앗

나는 재빨리 대귀의 입에서 떨어진 ‘무언가’를 받아들었다. 나는 그 물건의 정체를 확인하고는 눈을 가늘게 떴다.

“이건…….”

아무런 문양도 새겨져 있지 않은 밋밋한 동색(銅色)의 민무늬 동전(銅錢).

방금 전 보았던 황금빛 동전들과는 대조적으로 아무런 가치도 없어 보였다. 나는 그 동전을 한참동안이나 관찰했지만 뭔가 굉장한 신력이나 권능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혼란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 근처로 와서 동색 동전을 쳐다보던 이환웅이 불쑥 입을 열었다.

“백웅. 그게 아마 전신지재(錢神之財)일 거다.”

“이, 이게?”

“아마 맞을걸? 대귀한테 물어봐.”

나는 혹시나 싶어서 대귀에게 질문했다.

“대귀. 이게 전신지재냐?”

그러자 부활한 대귀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

진짜 이 볼품없는 동전이 999억개의 황금 동전을 바치고 생겨난 결과물인 전신지재라는 거야?!

너무나 어이없는 결과라서 내가 황당해할 때 이환웅이 말했다.

“백웅, 멍 때리고 있을 때가 아냐. 빨리 다음 전신지재를 만들어 봐야지. 이제야 전신이 되기 위한 요구조건인 전신지재 10개 중에 1개를 만들어낸 거잖아?”

“아…… 그…… 그래.”

“소녀여, 다시 한번 백웅의 동전을 무한으로 만들어 주시오.”

소녀는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냉큼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얍!!”

소녀가 기운차게 외치며 검지를 대귀에게로 뻗는 그 순간이었다.

“으윽.”

풀썩

갑자기 소녀는 그 자리에 혼절하듯이 쓰러졌다. 나는 깜짝 놀라서 소녀를 부축하며 말했다.

“갑자기 왜 그러는 거냐?”

나는 소녀의 맥을 짚어서 급히 진단해 보았지만, 물리적인 외상은 없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신력으로 혹시나 나쁜 기운이 흡수되었는지 살펴보았지만 그런 것 같지도 않았다.

소녀는 잠시 혼절해 있다가 약간 시간이 흐른 후에 깨어난 후 말했다.

“……죄송해요. 못 할 거 같아요.”

“왜 못 하는 거지?”

소녀가 약간 두려워하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방금 전에 또다시 백웅 님의 동전을 무한으로 설정하려고 하는 그 순간에 제 머릿속에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그리고 그 목소리는 [허용하지 않는다] 라고 했고, 저는 그 목소리를 듣는 걸 끝으로 정신을 잃은 거예요.”

“목소리……?”

“……“

소녀는 명백히 공포를 느끼는 표정으로 내 시선을 회피했다. 내가 고개를 갸우뚱할 때 이환웅이 말했다.

“그럼 이건 안 되겠군. 아마도 허공록 그 자체가 소녀에게 제약을 건 것 같아.”

“뭐? 허…… 허공록이?”

“어찌 보면 전능의 힘이 허공록의 영역을 침범한 것과 마찬가지니까. 하지만 기존에 정해진 법칙을 어긴 건 아니니까 한 번 정도는 허용해 준 거고, 이후의 꼼수를 차단한 거라고 볼 수 있겠군.”

“……!!”

그렇다면 방금 전에 대귀가 했던 ‘한 번뿐이다’라는 말을 했던 건 설마…….

내가 놀라고 있을 때 이환웅이 말했다.

“이 정도면 생각했던 것보다는 양호해. 그럼 이제 대귀한테 하나 물어볼까.”

그렇게 중얼거린 이환웅은 대귀에게로 시선을 향하더니 말했다.

“대귀. 전신지재에 깃들어있는 또 다른 능력이 있나? 혹은 전신지재로 발동하는 특권 같은 게 있는지 말해줘.”

대귀는 이환웅의 질문에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전신지재는 이 세상 무엇이든 간에 상업(商業)의 명분하에 [거래]할 수 있는 특권입니다. 또한 그 특권은 허공록이 보장하며, 특권을 사용하실 때마다 전신지재 1매가 소멸하게 됩니다.]

“……!!”

[강력한 특권이지만 함부로 쓰면 전신이 되는 게 힘들어지니 유의해주십시오.]

이환웅은 대귀의 말에 깜짝 놀라는 듯했다.

“그렇다는 건가…….”

잠시 곰곰이 생각하던 그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백웅. 방금 획득한 그 전신지재는 그냥 써 버리자.”

“……?”

나는 뜻밖의 말에 황당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뭐? 기껏 [무한]의 능력을 이용해서 999억 개나 동전을 모으는 수고를 하지도 않고 전신지재를 얻었는데 이걸 써 버리자는 게 무슨 소리야.”

“……“

“이걸 10개나 모아야 하는 건지 그렇게 치면 이걸 써 버리면 앞으로 9개나 더 모아야 하는 건데 999억 개를 9번 곱하면…… 어…….”

이환웅은 망설이지도 않고 내가 더듬거리고 있을 때 바로 대답했다.

“8999억 9999만 9991개.”

나는 잠시 무식이 드러났다는 생각에 얼굴이 확 붉어지며 버럭 외쳤다.

“……그, 그래. 그만큼 더 모아야 하잖아. 이제 허공록이 소녀의 능력도 막아버린 건데 어떻게 하자는 거냐고!”

“……“

“내가 바본 줄 알아? 그만한 동전을 다 모으려면 세상이 멸망할 때까지 계속 사냥만 해도 불가능하잖아.”

그러자 이환웅이 훗 하고 웃었다.

“잘 알고 있네. 계속 사냥만 하면 불가능하니까 써버릴 수밖에 없는 거야.”

“뭐?”

이환웅이 어깨를 으쓱였다.

“어차피 불가능이라면 전신지재의 특권을 이용해서 8999억 개를 쉽게 모을 수 있는 기반을 따로 만드는 거지. 그게 도리어 가능성을 만들어주는 방법이 되는 거 아니겠냐고.”

“……?!”

“잘 들으라고, 백웅.”

이환웅은 내게 앉으라는 듯 손짓을 했고 소녀가 있던 집의 의자에 내가 앉자 이환웅이 차분하게 말했다.

“상거래의 본질은 사실 불평등이야. 모든 이가 자기의 이득을 위해 재화의 거래를 하게 되면 무조건 불평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게 되고, 사유재산이 만들어지지. 왜냐하면 상거래가 시작되기 전부터 있었던 약육강식과 폭력의 불균형이 그대로 상거래에 전이되기 때문이야. 그리고 사유재산이 축적되고 계급이 형성되면서 경제 또한 활성화되는데, 경제구조가 점차 자본주의에 가깝게 된다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뭔가 어려운 소리라서 잘 못 알아듣겠다…….

나는 어떻게든 알아들으려고 머리를 굴렸지만 이내 포기하고는 말했다.

“어, 어떻게 되는데?”

이환웅은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자본소득은 무조건 노동소득을 압도하게 되지. 돈이 돈을 버는 구조가 되고, 인간이 순수하게 일해서 버는 돈은 절대 돈놀이를 이길 수가 없어!”

“……?”

뭔 소리지?

내가 어리둥절 해하자 이환웅이 말했다.

“하나 예를 들지. 백웅 당신이 살던 명나라 시대에도 국가적으로 손꼽히는 거부(巨富)가 있었을 텐데 아무나 한 명 말해봐.”

“음…… 화신류의 한씨 가문이겠지. 낙양은 물론이고 명나라 제일의 부자였으니까.”

“당신이 표사일을 하면서 받는 월급을 얼마나 모아야 한씨 가문의 재산이 될 수 있었을까?”

“……“

나는 숨이 턱 막히는 걸 느꼈다.

“수백 년? 수천 년? 그래도 표사의 월급으로는 한씨 가문의 재산을 모을 수 없어. 현대 기준으로는 수백 년 전의 과거라 하더라도 이미 부귀의 불평등은 어마어마하게 벌어져 있었던 거지. 그리고 한씨 가문도 이미 돈으로 돈을 불리고 있었으니 당신이 아무리 오래 표사 일을 하더라도 한씨가문의 재산을 따라잡는 건 미래영겁 동안 불가능해!”

“씨…… 씨발!!”

“이제 자본소득이 왜 대단한 건지 알겠지? 서민의 입장에서는 욕 나오는 체제지만 지금 중요한 건 사회의 불평등을 논하는 게 아니야.”

이환웅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반대로 우리가 그 불평등을 이용해먹어 보자는 거지. 압도적인 돈을 벌기 위해서는 그 수밖에 없으니까!”

나는 그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불평등을 이용해? 어떻게 말이냐?”

“간단해.”

휙 하고 이환웅이 내게 무언가를 던져주었다. 나는 얼떨결에 그 물건을 받아들었고 중얼거렸다.

“스마트폰이잖아.”

“그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손쉽게 주식거래를 할 수 있어. 당신은 잘 모르겠지만 기술이 발전하면 그게 가능해지지.”

“어? 설마…….”

“그래.”

이환웅은 씩 하고 웃었다.

“전신지재를 이용해서 당신의 상업의 권능을 주식시장 체계로 바꾸는 [거래]를 하는 거야!”

“……!!”

나는 이환웅의 말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설마 수련세계에서 주식을 기억해두라고 얘기했던 게 이런 말이었단 말인가?!

그러나 나는 주식이란 것을 거의 알지 못했기에 불안해서 이환웅에게 말했다.

“그게…… 주식이라는 걸 내가 잘은 알지 못해도…… 돈을 걸면 오랜 시간동안 조금씩 불어나는 게 아니냐? 거 뭐시기…… 회사라는 게 있고…… 그 회사가 성장하면 성장한만큼 주식이 오르고…… 이렇게 해서 1년에 1할 정도 돈을 불린다던가…….”

“사마령이 그렇게 설명해줬나 보군.”

“그래. 기억을 더듬어보니까 그렇게 얘기해줬던 것 같아.”

나는 손을 꼼지락거리며 말했다.

“내가 영적 존재를 사냥해서 버는 동전을 주식에 넣는다고 하면…… 1년에 1할이라 해도…… 얼마 안 되지 않냐? 그렇게 천천히 벌어서는 이렇게 격동하는 시기에서는 거의 의미가 없을 텐데.”

이환웅이 갑자기 미친 듯이 괴소를 지었다. 마치 우스워서 견딜 수가 없다는 듯한 반응이었다.

“흐흐흐. 백웅.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어. 흐흐흐흐흐…….”

“응?”

“주식시장의 지배자가 된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모르는군, 흐흐흐흐흐…… “

내가 어리둥절하게 쳐다보자 괴소를 흘리고 있던 이환웅의 눈빛이 탐욕으로 번들거렸다.

“일단 전신지재로 체계만 바꿔 줘. 그럼 다 되니까…….”

“확실한 거냐?”

“물론. 잘못되면 날 죽여도 좋아.”

이환웅이 진심 어린 각오로 말하는 게 느껴졌기에, 나는 한참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일단 믿어본다.”

나는 잠시 후 대귀에게 전신지재를 내밀며 말했다.

“대귀여. 전신지재가 지닌 [거래]의 능력을 써서 상업의 권능을 주식체계로 바꾸고자 한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덤으로 내가 그 체계의 모든 권한을 갖고있는 걸로.”

츠즈즈즈

대귀의 몸이 잠시 검은빛과 황금빛이 교차하는 특유의 기운을 내뿜었다. 그는 잠시 후 말했다.

[허용되었습니다.]

치치칭!!

잠시 후 내 눈앞에는 거대한 주식의 차트들이 수많은 형상으로 떠서 보이기 시작했다.

‘이게 주식이라는 건가?’

나는 잘 알지도 못하는 주식이라는 걸 할 줄은 몰랐기에 불안한 감정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일단 책사로서 이환웅을 믿어보기로 했기에 이환웅 말대로 해 준 것이다. 내가 해 줄 일은 일단 믿어주는 것이었고 책임을 묻는 건 결과를 보고 난 후에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환웅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환웅. 그래서 이 주식이라는 걸로 어떻게 돈을 번다는 거지? 오랫동안 돈을 넣고 기다리는 것 외에 방법이 있나?”

“흐흐흐. 왜 그렇게 귀찮은 짓을 하겠어.”

“어?”

“이제 당신이 할 일은 모든 신들에게 배팅을 걸 수 있는 새로운 종목을 만드는 거야. 가능하면 많은 신들에게 당신의 능력이 알려질수록 좋아.”

이환웅은 아까와 달리 잔잔한 말투로 말했다.

“그리고 당신이 이길 수밖에 없는 미래에 걸고 나서 그 미래로 향하게끔 직접 상황을 조종하면 돼. 그게 바로 지배자들이 이기는 방법이지.”

“고작 그런 걸로 돈을 벌 수 있단 거냐? 그냥 홀짝 맞추기잖아?”

내가 어이가 없어서 대꾸하자 이환웅은 묘한 미소를 지었다.

“고도의 돈놀이는 그 홀짝 맞추기가 본질이거든.”

“……뭐 그렇다 치고, 그렇다 해도 내가 그 미래를 맞추는 것만으로 999억 개를 벌 정도로 어떻게 불릴 수 있다는 거야?”

“당연히 배팅의 배율을 올리는 거지.”

“어떻게?”

순간 이환웅이 사악하게 웃었다.

“대출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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