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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1568화 (1,467/1,615)

전생검신 83권 16화

나는 내 앞에 있는 오제의 모습을 보고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제길! 아무리 그래도 당장 이렇게 날려 버리면 어떻게 하냐고!!’

살면서 난감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긴 했지만, 지금은 정말 위험한 순간 같았다. 자칫 눈앞에 있는 오제들이 마음을 바꿔서 내게 단숨에 달려들면 어찌해야 하는가? 화신이라서 단숨에 본체의 힘을 쓸 수는 없겠지만, 나는 그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본체의 힘을 꺼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화신 앞이라고 해서 만만하게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슈아아악……!!

한 번 바람이 빠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소리소문없이 눈앞에 있던 오제 중에서 하나의 모습이 소멸되어 버렸다.

요순(堯舜)이었다.

“……?”

[……?]

[…… 뭐지?]

[음?]

나는 물론이고 장내에 있던 대부분이 황당해하는 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잠시 후 황제의 화신으로 보이는 황금빛 제관의 존재가 가면을 쓴 채 나직이 말했다.

[소멸했구나.]

그 말에 제곡이 상당히 놀란 듯 황제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럴 수가?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알고 계시는지…….]

[흐음.]

황제의 화신은 뭔가를 생각하며 요순이 방금 전까지 있던 자리를 지켜보았다. 그러고는 재미있다는 듯 말했다.

[이것도 수고를 줄여서 나쁘지 않군. 예지가 읽히지 않는 게 이런 이유였나?]

[무슨 말입니까.]

[신경 쓰지 말아라.]

이윽고 황제는 장엄한 기운을 흘리며 한마디를 했다.

[이 일은 더 이상 파고들지 말라.]

쿠궁

그 한마디는 신의 힘을 담은 언령이었으며, 실재하는 힘을 지닌 채 좌중을 내리눌렀다. 나는 물론이고 삼제의 화신들도 황제의 기운이 짓눌린 듯 약간 비틀거리는 기색이었다.

뿌드득

‘으윽.’

나는 황제의 기운에 뼈가 뒤틀리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역시나 황제답게 지금의 나로서는 도저히 대적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만큼이나 신력을 쌓지 않았다면 지금의 언령 한 번에 몸이 몇십 번은 터져 나갔으리라.

나는 그래서인지 고통보다는 절망을 담은 침음성을 흘리며 생각했다.

‘힘의 차이가 아직도 수십 배 이상이다…… 아니 그 이상일지도…… 이게…… 전성기의 황제 공손헌원!’

설마 화신만으로도 웬만한 [옛 지배자]쯤은 맨손으로 찢어 죽일 만한 마력을 낼 수 있다니?!

미래에 완성된 그 모습만큼은 아니지만, 왠지 산하사직도에서 봤던 것보다 더 강하게 느껴진다!

‘…… 그런데 이 위화감은 뭐지…….’

하지만 동시에 나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어째서 황제는 요순의 소멸을 더 이상 얘기하려 하지 않는 거지? 분명히 내가 그 원인이라는 걸 짐작하고 있을 텐데 어째서?

잠시 후 좌중이 조용해지자 황제는 자신의 기운을 거두었고 압력이 서서히 풀렸다. 그리고 압력이 풀리자 황제는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에 찾아온 까닭을 말해라.]

나는 그 말에 황제를 경계하는 눈으로 쏘아보다가 이윽고 감정을 가라앉힌 후 입을 열었다.

“황제여! 당신은 어째서 승천(昇天)을 이루려 하는 거요?”

스으으

내 질문에 황제는 가만히 있는데 주변의 셋이 강하게 반응하는 게 보였다. 전욱과 제곡, 소호는 어느새 슬며시 나를 둘러싸는 진형을 취하고 있었으며 전에 없던 적의가 스멀거리며 노골적으로 새어 나왔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승천이라는 말 자체가 그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이리라.

내 말에 황제는 의외라는 듯 자신의 턱을 매만지다가 말했다.

[예상은 했지만 정말 그 질문을 하는군. 이만큼 힘의 격차를 보여줬는데 마음이 꺾이지 않는다는 말인가?]

“당신이 힘에만 의존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오.”

[그렇겠지.]

“…….”

황제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여상하게 대꾸했지만 나는 그 여유가 도리어 무섭게 느껴졌다. 지금까지 나를 상대하던 신격들이 보여주던 놀라움이나 당황한 감정 따위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리어 마치 옛 친구를 대하는 듯 자연스러운 모습이 내게는 불편할 지경이었다.

황제가 잠시 뭔가를 생각하듯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천천히 무면의 탈을 들며 말했다.

[네 얼굴은 이렇게 생겼구나.]

달각

“……?!”

나는 이윽고 황제가 가면을 벗자마자 입에서 비명소리가 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았다.

저건 내 얼굴이다!!

‘이, 이건 무슨……?!’

내가 크게 당황하고 있을 때 황제는 자신의 가면을 흔적도 없이 소멸시키며 이번에는 인간의 목을 빌어 육성으로 말했다.

“나는 지금 모든 것을 알고 있지는 않지만 웬만한 건 다 알고 있다. 네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를 알고 있다. 인과율을 계산하여 너의 진짜 모습 또한 추론했지.”

“……!!”

인과율 계산능력만으로 그런 게 가능하다고?!

“그러나 내게 무엇을 원하는지는 모르겠군. 그것은 네 질문 그 자체가 인과율의 특이점에 가까운 성격을 띠고 있어서, 나라고 해도 운명을 쉬이 거스를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전륜성왕이 너를 내게 보냈겠지.”

“그것도 알고 있는 건가.”

“그렇기에 나는 너의 질문을 아주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도록 하지.”

그렇게 말한 황제는 뒷짐을 지며 입을 열었다.

“굴레를 벗어나서 더 위대한 존재가 되려 함이다. 그 외의 대답이 있을 수 있는가?”

“…….”

“뻔한 대답이라서 실망한 표정인 것 같군.”

“그, 그렇기도 하고 그 얼굴 좀 바꿔주시오. 보기 불편하오.”

전륜성왕도 그렇고 황제도 그렇고 왜 내 진짜 얼굴로 변하는 거야!!

별로 잘생기지도 않았는데!

내가 내심 기가 막혀하고 있을 때 황제는 슥 하고 자신의 얼굴에 손을 갖다 대었고 이윽고 원래의 무면탈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황제가 말했다.

[좀 더 솔직해져라. 그런 질문이 진심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으니.]

“솔직해지라는 건……?”

[네가 나에게 모종의 적의를 감추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너는 나를 무척 죽이고 싶어 하는군. 그렇지않느냐?]

“…….”

[그러나 그 적의마저 억지로 감춰야 할 대의를 품고 이 자리에 왔다면 최선을 다해 본좌에게 정보를 캐묻도록. 그렇지 아니하다면 본좌는 너를 적수로도 여기지 못하리라.]

…… 제길…… 이 새끼가!!

그것까지 다 알면서도 여유롭게 나를 대하고 있단 말이냐?!

나는 감춰놨던 적의가 끓어오르는 걸 느끼고는 속이 부글거렸다. 사실 내심으로는 저 공손헌원의 멱을 당장에라도 따 버리고 싶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힘이 부족해서 참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공손헌원은 그걸 알면서도 내게 더 대범해지라고 요구하고 있었으니 화가 안 날 수가 없었다.

‘좋아. 원하는 대로 해주지.’

나는 말을 빙빙 돌리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잠시 심호흡을 한 후 곧장 본론을 꺼냈다.

“황제! 나는 당신과 복희, 전륜성왕 셋 중에 누굴 죽여 버릴지 고민 중이오! 죽고 싶지 않다면 당신이 이 세계를 지배해야 하는 이유를 나한테 설명해주시오!!”

[…….]

[…….]

[…….]

한동안 좌중에 침묵이 감돌았다.

제곡, 소호의 화신은 거의 동시에 나를 미친놈처럼 쳐다보고 있었으며 전욱의 화신은 호오, 하면서 재밌어하고 있었다. 그리고 황제의 화신은 무면탈을 쓰고 있어서 아무런 감정이 읽히지 않았지만 내 질문이 놀랍긴 했던 모양인지 골똘히 생각하는 자세를 취했다.

한참 후 황제의 화신은 껄껄 웃었다.

[하하하하하…… 그렇구나! 전륜성왕이 왜 자기 새장에 들어온 새를 곱게 내보냈나 싶었는데 흉조(凶鳥)였기 때문이었나.]

그리고 황제의 말이 끝나자마자 나는 내 목에 칼날이 닿아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치리링

영롱한 빛을 뿜어내는 칼날이 시공간을 초월해서 내 목에 겨누어져 있었고 그 칼날의 주인은 소호로 보였다. 소호는 자신의 파괴의 권능을 가득 담은 칼날을 창조해서 당장에라도 날 없애 버리고 싶은 모양이었다. 뿐만 아니라 제곡과 전욱 또한 은연중에 신력을 끌어올리고 있어서, 이대로라면 반드시 이 자리에서 격렬한 전투가 일어날 게 뻔했다. 그리고 만일 싸우게 된다면 나는 절대로 못 이기리라.

‘으윽…… 씨발…….’

나는 이를 악물었다. 역시 최대한 대가리를 숙이고 기었어야 정답이었던 것일까? 하지만 그 순간 내 직감은 차라리 당당하게 나가는 게 옳다고 이야기하고 있었고 나는 내 직감을 따른 것뿐이었다. 어차피 어떻게 되든 죽을 위험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끝까지 해보고 싶은 말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일지도 모른다.

소호가 무척이나 불쾌해하며 말했다.

[겁대가리 없는 놈이군. 제법 강하긴 하지만 네놈이 여기서 까불 주제가 된다 생각하는가?]

“…….”

[황제시여! 이놈의 모가지를 치게 해 주십시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소호의 진언에 황제는 간단히 대답했다.

[칼을 치워라.]

[…….]

[그리고 이제부터 본좌의 허락이 있기 전까지 끼어들지 마라.]

스스스!

그 말에 소호를 비롯한 나머지의 살의가 누그러들며 소호의 권능이 실린 칼날도 소멸되었다. 나는 등줄기에서 식은땀을 흘렸고 이 자리에 용담호혈이라는 걸 새삼 느낄 수가 있었다. 나머지 제왕들이 살기를 거두자 황제가 입을 열었다.

[아주 재미있구나. 인과율로 너의 질문을 계산하지 못하는 이유를 이제야 이해했어. 복희는 질서, 본좌는 혼돈, 그리고 전륜성왕은 중용을 상징하는 존재라는 것인가? 그리고 네가 누구를 없앨지 선택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이 세계의 운명이 달라지는 것이겠구나.]

단숨에 상황을 알아챈 황제의 능력은 경악스러울 정도였다. 나는 떫은 눈으로 황제를 쳐다보다가 말했다.

“난 당신이 세계를 지배하는 게 옳다 생각하지 않소. 당신처럼 이기적인 자는 망해 버려야 옳다고 생각하오!”

[아주 확신에 차 있군. 그렇다면 굳이 본좌에게 질문을 하러 온 이유가 뭐지?]

“그렇다 하더라도 당신이 어떤 말을 하는지 들어보지도 않고 결정하는 건 옳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오.”

[옳음이라…….]

이윽고 황제는 팔짱을 끼며 말했다.

[너는 아주 오만한 존재구나. 네가 생각하는 옳음과 틀림의 기준으로 세계를 재단할 수 있다 여기고 있으니.]

“……내 기준 말고 다른 걸로 하면 그게 더 말도 안 되는 일 같소만.”

[대의(大義)를 추구하는 자가 공의(公義)를 무시하는 건 말이 되는가?]

“공의에 따르면 더더욱 당신은 죽일 놈이오. 당신은 자신의 뜻을 이룰 수 있다면 당신 이외의 모든 자가 죽어도 아무런 상관을 하지 않잖소!!”

스아앗

그 순간 소호와 제곡의 살기가 심상치 않은 수준까지 끓어오르는 게 느껴졌고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황제가 건들지 말라고 한 말을 믿고 세게 질러봤는데 이대로라면 어찌 되었든 저들에게 불경죄로 공격받아서 머지않아 죽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내가 내심 쫄아 있을 때 황제가 여유롭게 대꾸했다.

[그건 사실이다. 허나 그게 왜 틀렸는가?]

나는 그의 대꾸에 기가 막혀서 말했다.

“왜 틀렸냐니……!! 그럼 자기를 위해서라면 남들을 모두 파멸시켜도 된다는 게 정상이오?”

[이 세상은 어차피 [종말]에 멸망하게 되어 있지. 결과적으로 다 사라지는 거라면 그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하든 크게 의미 없지 않은가?]

“아니 무슨…… 그 과정에 남을 위해 배려하고 행복하게 해줄 수도 있지 않소! 당신이라면 그러고도 남을 힘을 갖고 있으면서!”

[왜 그래야 하지?]

“…….”

이, 이렇게 뻔뻔할 수가!

내가 어이가 없어서 버럭 소리 지르려 할 때 황제가 말했다.

[존재가 느끼는 모든 행복과 불행, 그 모든 감정이란 결국 허상이며 꿈이다. 심지어 존재조차 실존을 함의하고 있지 않으며 유일성 또한 보장되지 않지. 이 절망 속에서 실감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아(我)일 뿐이며 자아의 완성은 굴레를 벗어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하나 묻지. 본좌가 굴레를 벗어난 외신이 되어 전 우주를 행복하게 해준다면 그대는 내가 수십억 년간 해왔던 모든 악행과 업을 용서할 수 있겠나?]

예상치도 못한 질문이었다.

나는 그 질문에 이를 부드득 갈며 외쳤다.

“미친 소리!! 당신은 당신이 했던 일의 대가를 치러야만 하오!!”

황제 때문에 희생당한 모든 28회차의 동료들! 100억의 인류! 온 우주의 생명들을 생각하면 지금 황제를 찢어 죽여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황제가 개소리를 하는 걸 듣고 있자니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었다.

그러자 황제는 왠지 웃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 본좌가 행했던 모든 일들은 본디 인과율로 되돌려받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굴레 자체를 벗어나면 본좌는 그 인과율을 되돌려받을 이유가 사라지지.]

“이런 씨발……!! 설마 당신이 외신이 되려는 이유라는 게.”

[본좌 뿐만이 아니지. 그건 아주 기본적인 이유다. 본좌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기로 했노라.]

“더 나아가다니?”

나는 또 황제가 개소리를 할 거라는 생각에 속이 무척 불편한 걸 억지로 참아야 했다.

그러나 잠시 후 이어진 황제의 말에 나는 그만 벙찌고 말았다.

[그 후 [아버지]의 화신(化神)이 되어 굴레 바깥에서 진행되는 내기에 직접 참여하리라.]

“……?!”

이, 이건 또 무슨 말이야?

나는 물론이고 황제의 이번 한마디에는 다른 삼제 또한 놀랐는지 황제를 돌아보는 기색이었다.

제일 먼저 반응한 것은 전욱이었다.

[황제. 그건 무슨 말이시오? 종말 이후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소!]

그러나 황제는 전욱의 말을 무시하며 계속해서 나를 주시하며 말을 이었다.

[그대, 내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겠지. 기실 그대는 우주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살아가는 존재나 다름없을 테니 말이다.]

“…….”

[잘 들어라. 중요한 것은 과정이 아닌 결과다!]

단호하게 말한 황제가 천천히 말했다.

[이 이야기의 남은 부분을 알고 싶다면…… 그대가 모르는 절대자들의 국면을 알고 싶다면 그대가 해야 할 일은 하나다.]

이어진 황제의 말은 예상대로였지만 나를 끔찍할 정도로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대는 혼돈의 길을 걸어야 할 존재이며 패왕이다! 질서의 복희와 중용의 전륜성왕을 베어서 그 목을 가져온다면 본좌는 그대에게 모든 권능과 비밀을 공유할 것을 약속하리라. 그리고 만신전의 또 다른 주인으로 그대를 인정해주지!]

“……!!”

[그대는 혼돈의 군세를 이끌고 본좌와 함께 모든 존재를 짓밟으며 세계를 지배하리라!]

제길!! 전륜성왕한테 들었던 제안과 거의 다르지 않잖아……!!

하지만 내건 조건은 황제 쪽이 훨씬 더 후한 게 사실이었다. 나는 황제가 이렇게까지 대담한 제안을 할지 몰랐기에 갈팡질팡하고 있었는데 황제가 마치 뱀의 말을 속삭이듯이 교묘한 말투로 운을 띄웠다.

[그리고 또 하나…… 소녀의 처우 또한 그대의 뜻대로 하게 해주지.]

“뭣…….”

[네가 아무리 본좌를 미워하더라도 괘념치 않는다. 어차피 너 또한 욕망에 지배되는 존재임을 알고 있기에.]

이어진 황제의 말에 나는 수렁에 빠져드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지금 당장 소녀를 만나게 해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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