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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1562화 (1,461/1,615)

전생검신 83권 10화

나는 전륜성왕의 말에 아연해져서 말했다.

“며, 명계가 쪼개진다고요? 저번에도 한 번 살려주었는데 왜 그 땐 괜찮고 지금은 안 된다는 겁니까?”

“…….”

슈욱

내 말에 전륜성왕은 문득 자신의 손 위에 생사부를 소환했다. 그러고는 나를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

“내가 그대의 이름을 생사부에 적으면 어찌 될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아니…….”

“잘 보아라.”

촤앗!

일필휘지(一筆揮之)! 먹물이 한 번 튀기는 것을 끝으로 전륜성왕은 별다른 동작 없이 생사부에 내 이름을 적어 버린 모양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다음 순간에 내 심장이 덜컥하고 요동치는 걸 느꼈다.

“끄…… 끄윽!!”

심장이 아프다. 아니 장기가 모조리 아프다고 해야 할까?

나는 이게 심장이 마비되면서 뇌와 장기에 공급되던 혈류까지 중단되면서 일어나는 폐색증이란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 증상을 보이면서 동시에 내 전신에 저항의지마저 사라지고 있었는데 말 그대로 [죽음]이란 게 다가오는 기분에 당황스러웠다.

갑자기 왜……!!

풀썩

“흑…… 커헉…….”

내가 결국 고통을 버티지 못하고 쓰러진 채 헥헥대고 있는데도 전륜성왕은 그저 냉막한 눈으로 내려다 볼 뿐이었다.

그러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

반 각이 한참 지났는데도 나는 죽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정확히는 고통은 계속 몰아치는데 [죽음]에 도달할 수 없는 상태였다. 심지어 그 고통조차도 조금 익숙해지기 시작하자 만성 두통 정도로 줄어들어서 충분히 움직일 만 해졌다.

내가 어리둥절해져서 나 자신을 내려다보자 전륜성왕이 말했다.

“본왕이 직접 생사부에 이름을 적어서 죽일 수 없는 존재는 거의 없다. 필멸자는 무조건 죽으며 신들조차도 웬만한 자들은 일격에 필살(必殺). 그 사실은 그대가 금성의 신(神)들을 죽여본 적 있기에 알고 있겠지.”

“…….”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금성의 코토아마츠카미들!!

유폐되어 약해진 신들이라고는 하나 나는 전륜성왕의 권능을 각성했을 때 단숨에 수백이나 되는 신들을 전륜성왕의 힘으로 몰살시킨 적이 있었다. 전륜성왕은 생사부를 소멸시키며 말을 이었다.

“그대의 위격이 높기에 내 공격을 면한 것이 아니다. 이미 그대는 한 번 되살아날 때 나의 신력(神力)을 한 번 가져갔기에 같은 속성의 공격에 면역이 생긴 셈이지.”

나는 그 말에 깜짝 놀랐다.

“내가…… 성왕의 신력을 가져갔단 말입니까?”

“지금 두 눈으로 그걸 확인했을 터. 그대는 고작해야 영체에 환통(幻痛)이 새겨지는 걸로 끝났으며 그대의 진짜 영혼과 그 본질에는 상처 하나 내지 못했다.”

“으음…….”

“현 시점에서 천상천하를 통틀어 그대보다 명계의 권능에 내성이 강한 존재는 없다. 본왕의 신력을 가져갔기에 가능한 일.”

확실히 전륜성왕이 직접 생사부에 이름을 적었어도 내가 죽기는커녕 그저 아픈 걸로 끝났다면 어마어마한 일이었다.

‘어쩐지 명계에서 복귀한 후에 좀 더 강해진 것 같긴 했는데…….’

내가 할 말을 잃자 전륜성왕이 말했다.

“그대가 저번에 가져간 본왕의 힘은 전체의 1할 정도. 그대와 본왕의 격차가 현격하기에 그 이상은 가져가지 못한 것 같으나, 이번에도 부활시킨다면 얘기가 다르겠지. 힘의 격차가 줄어든 만큼 본왕의 권능을 더욱 많이 가져갈 수 있으리라.”

이 정도까지 말한다면 전륜성왕의 말은 거짓 없는 사실이리라. 나는 할 말이 없어져서 뺨을 긁적거리다가 간신이 말했다.

“제, 제가 가져가려고 가져가는 건 아닐 건데…….”

“알고 있다. 아마 동일한 존재가 같은 시공간에 존재하는 대신 생겨난 [큰 굴레]의 부작용일 터…… 그러나 이렇게까지 된 이상 쉽사리는 부활시켜 줄 수 없다.”

그렇게 말한 전륜성왕은 휙 하고 몸을 돌리며 말했다.

“일단 따라오라.”

저벅…… 저벅…….

전륜성왕이 천천히 멀어지자 나는 일단 그를 따라서 갔다.

‘정말 나를 없앨 생각이라면 이렇게까지 모든 걸 다 말해주진 않았을 것이다.’

당장 나를 제거해 버리는 게 몇백 배는 편할 것이 분명한데도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준 건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이리라. 내가 얌전히 전륜성왕을 따라 한참을 걷자, 전륜성왕의 앞에는 누군가가 서서 고개를 조아린 채 기다리고 있었다.

“오셨습니까, 성왕이시여.”

전륜성왕은 그를 인자한 눈으로 바라보더니 말했다.

“기다리게 했군, 염라대왕(閻魔大王).”

“아니옵니다.”

“고개를 들라.”

아닌 게 아니라 눈앞에 있는 건 관복을 입고 있는 명계의 제 2인자, 염라대왕이었다. 그리고 염라대왕의 뒤에는 수많은 명판관이 도열 해 있었기에 상당한 위압감을 느끼게 했다. 염라대왕이 고개를 들자 전륜성왕이 말했다.

“그대는 오늘부터 백웅에게 업륜(業輪)을 돌리는 법을 가르치게. 또한 백웅을 대할 때 본왕과 동일하게 대하도록.”

“……!!”

염라대왕은 그 말에 흠칫하고 놀란 듯했다. 그러고는 말했다.

“그건 명계의 모든 업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정녕 그 비밀을 알려주어도 되는 것입니까?”

“물론이다. 그리고 모든 걸 가르치고 나면 백웅을 다시 본왕에게 보내도록.”

“……존명!”

파앗

말이 끝나는 순간 전륜성왕은 그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다. 내가 황망히 그가 사라진 자리를 보다가 염라대왕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염라대왕이 말했다.

“업륜이 무엇인지 알고 계십니까?”

“……으음, 그게…….”

나는 이제 생사부에 이름이 적히며 찾아온 고통이 사라진 걸 알고는 신경 써서 기억을 되살리기 시작했다. 분명히 나는 전륜성왕의 권능을 이어받았으니 저 생소한 단어가 무엇인지 기억 어딘가에는 알고 있으리라. 그리고 한참 동안 고민하던 끝에 겨우 기억나서 말했다.

“영혼이 환생(換生)할 때 육계(六界) 중 어디로 갈지 정해주는 저승의 보물 아닌가?”

“맞습니다. 알고 계시는군요.”

“…….”

“명경과 함께 지옥 최고의 보물 중 하나입니다.”

그래, 권능으로 인해 알고는 있다. 그러나 써본 적은 없었다.

왜냐하면 전륜성왕의 사후 업륜은 완벽하게 박살 나 버렸기 때문이다. 그 보물만 있으면 명계의 윤회전생도 쉽사리 복구할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못했기에 미래세계에서 전륜성왕의 부활을 이루고도 쉽사리 정상화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고대에는 윤회의 업륜이 아직 남아 있었던 거로군…… 하긴 지금은 전륜성왕의 전성기니까.’

내가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있을 때 염라대왕이 말했다.

“마차를 타고 따라와 주십시오.”

스스스

나는 염라대왕이 소환한 마차에 타고 하늘을 나는 명계의 말이 날아다니는 걸 느끼며 이동했다. 명계마가 이끄는 마차가 머지않아 어딘지 알 수 없는 스산한 장소에 도착하자, 염라대왕은 만장단애 위에 있는 조그마한 궁(宮)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어느새 그를 수행하던 명판관조차 하나도 남지 않았고 이 자리에는 나와 염라대왕만이 걷고 있었다.

저벅

끼기긱…….

염라대왕이 궁에 도착해서 궁의 문을 열자, 그 안에는 크기가 이 장쯤 되어 보이는 거대한 원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원판은 육분(六分)되어 있었으며 제각기 고대어로 알 수 없는 주술의 언어가 칸 안에 적혀 있었다. 나는 그 원판을 쳐다보고는 혹시 하는 마음에 말했다.

“설마 저 원판이 업륜인가?”

“그렇습니다.”

“원판을 회전시켜서 그 결과에 따라 영혼을 육계로 보내는 것인가?”

“맞습니다.”

쿠르르릉

염라대왕이 업륜에 다가가서 힘을 주어 돌리자 업륜은 중후한 소리를 내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자 약간 당황해서 말했다.

“자, 잠깐. 명경으로 영혼의 인생을 들여다보고 그 죄를 판단해서 적정한 곳으로 보내는 거 아니었어? 굳이 업륜을 회전시키는 이유는 대체 뭐야!”

“그 이유는 모르시는지…….”

“몰라. 사실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 실물을 보는 건 처음이야.”

내가 솔직히 말하자 염라대왕이 대꾸했다.

“영혼을 환생시키는 데 얼마나 큰 힘이 필요한지 알고 계십니까?”

“……?”

“본디 이런 환생체계는 우주의 자연적인 이치가 아닙니다. 전륜성왕께서 필멸자들을 가련하게 여기셔서 만들어낸 인위적인 장치가 바로 윤회환생. 그리고 영혼을 심판하여 육계로 보낸다 함은, 그 영혼이 차원의 경계를 넘을 때 소멸되지 않게 안전하게 보호해주어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

“이 세계엔 무수한 차원이 있으나 그 대부분의 차원에 [옛 지배자]의 입김이 스며들어있습니다. 그들에게 잡아먹히지 않도록 하는 것, 수많은 차원의 좌표 속에서 헤매지 않게 인도하는 것…… 그 모든 것에 어마어마한 권능이 소모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말한 염라대왕은 갑자기 회전하고 있던 업륜에 손을 뻗어서 때렸다.

콰앙!!

염라대왕의 일격에 업륜이 멈추자, 그 업륜에서는 알 수 없는 기이한 힘이 새어 나와서 연기처럼 흘렀다. 그 힘을 쳐다보던 염라대왕이 말했다.

“아무리 우주적인 대존재인 성왕이라 하더라도 무작정 체계의 유지에만 힘을 쏟으면 권능이 남아나지 않지요. 그래서 이 업륜을 이용해서 영혼이 자신의 업(業)을 쏟아 가능하면 자력으로 환생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성왕의 권능은 크게 소모되지 않고 도리어 장기적으로는 더 강해지는 것이지요.”

“업을 쏟는다……?”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고개를 갸우뚱하자 염라대왕이 말했다.

“지금부터 영혼을 심판하는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보시면 아실 것입니다.”

염라대왕은 그렇게 말하고는 손을 한 번 휘저었다.

퍼엉

그리고 잠시 후 눈앞에는 두 명의 명판관이 무릎 꿇려져 있었다. 나는 그들의 면면을 확인하자 깜짝 놀랐다.

“나, 남두와 북두!!”

천계의 대라신선이었지만 사실은 본디 명계의 고위직이었다가 명계를 배신했던 존재들!

난데없이 저놈들이 나타날 줄은 몰랐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천계의 대라신선인 적이 없었기 때문인지 그저 명계의 관복만 입고 있었다.

남두와 북두가 묶인 채 덜덜 떨면서 염라대왕에게 읍소했다.

“사, 살려 주십시오.”

“저희가 대체 무슨 죄를 지었다는 것인지…….”

그들의 말에 염라대왕은 냉막하게 대꾸했다.

“너희는 미래에 성왕을 배신하고 반역하게 될지어다. 이 모든 것은 성왕의 결정이니 운명을 달게 받아들여라!!”

“……!!”

“아니 무슨…… 말도 안 됩니다! 저희가 어째서.”

남두와 북두는 경악해서 비명을 질렀지만 지켜보던 나는 상황이 어찌 된 건지 알 수 있었다.

‘전륜성왕이 내 기억을 읽었기 때문이야.’

당연히 내 전생 동안에 미래의 배신자인 남북두의 정체를 알게 되었으니 전륜성왕 입장에서는 가만 둘 수 없었으리라. 그렇다고는 해도 이런 식으로 또 벌을 받는 걸 보자 묘한 기분이 드는 건 사실이었다.

잠시 후 염라대왕이 한 손에 크기가 팔 척에 이르는 거대한 참수도(斬首刀)를 소환해서 들고는 남북두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너희는 생사부로 곱게 죽이지 말라는 명을 받았으니 각오하거라!”

“으아아악.”

촤아악

푸콱

콰지직

잠시 후 유혈이 난무하면서 염라대왕의 참수도에 남북두는 마치 횟감처럼 수십 조각으로 해체되고 말았다. 내장과 피가 궁궐의 바닥에 따끈하게 흐르자 염라대왕은 남북두의 수급을 들고는 나를 힐끔 보았다.

“보십시오. 이런 식으로 심판이 끝나면, 그 죄의 경중에 따라 죄인의 영혼에는 업(業)이 맺힙니다. 이들의 머리에 일렁이는 이 기운이 업륜에 맴도는 기운과 아주 비슷하지 않습니까?”

“…….”

나는 참혹한 광경이 신경 쓰였지만 염라대왕의 말대로 침착하게 두 개의 기운을 비교해 보았다. 그러자 신력과는 다른 그 무기질적인 기운이 무척 흡사하다는 걸 깨닫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그리고 업륜에 죄인의 시체, 혹은 심판으로 정제된 영혼을 바친다면…….”

염라대왕이 두 개의 수급을 차례대로 업륜을 향해 던지자, 업륜의 한가운데에는 난데없이 커다란 구멍이 생겨서 남북두의 머리통을 흡수했다. 그리고 잠시 후 업륜이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우우우우우 -

쿠르르르르!!

업륜이 맹렬한 속도로 회전한다!! 그리고 업륜은 머지않아 회전을 멈추었고 6개로 나뉘어 있던 판 전체는 어느덧 붉은색으로 뒤덮여 있었으며 그 색깔 위에는 고대어가 적혀 있는 게 보였다. 나는 그 순간 고대어가 무슨 의미인지 머릿속에서 해석되는 것 같았다.

지옥(地獄)

투웅!

그리고 다음 순간 두 개의 영혼이 빛을 내며 어디론가 업륜에서 튕겨서 날아가는 듯했다. 일련의 과정을 보여준 염라대왕이 말했다.

“자신의 업이 가진 힘으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지요. 또한 성왕의 힘은 거의 소모되지 않습니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군.”

“그리도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염라대왕의 이야기를 듣다가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말했다.

“……그런데 그러면 그냥 저승에서 판관이 죄를 심판할 것도 없이 영혼을 무조건 업륜에 던져넣기만 하면 되지 않나? 뭐하러 귀찮게 심판을 하지?”

“그게 아닙니다.”

염라대왕은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영혼에게 선악(善惡)의 심판을 내림으로써 그 영혼이 선한 존재인지 악한 존재인지 성왕이 보증을 해주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착한 영혼일수록 업력(業力)에 강한 조력이 생겨서 좀 더 확실하게 좋은 세계로 갈 수 있게 되고, 반면에 나쁜 영혼은 업력이 음차원(陰次元)으로 가기 쉽게 됩니다. 인과율이라고 할 수 있지요. 또한 심판이 올바로 잘 된다면 인과율을 얻게 됩니다.”

“인과율…….”

“이제부터 귀하께서 하실 일은 이 업륜을 운용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충분히 연마하셨다고 판단되면 성왕께 보내드리겠습니다.”

“…….”

전륜성왕의 의도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는 어째서 내게 이런 일을 시키는 것일까?

뭔가 의미는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지금으로서는 잘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나는 이윽고 고개를 끄덕였다.

“해 보지 뭐! 그래서 나는 누구를 심판하면 되지?”

“심판은 저희 판관들이 다 끝낸 것이므로 업륜을 돌릴 때만 권능을 쓰시면 됩니다.”

“…….”

내가 뻘쭘해서 머리를 긁자 염라대왕이 훗하고 웃는 듯했다.

“물론 저희 명판관의 판단이 틀렸다 생각하시면 자신의 근거로 뒤집으셔도 좋습니다. 당신은 그럴만한 존재이니까요. 그럼 첫 영혼을 들여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슈슈슉

잠시 후 궁 안에 소환된 영혼은 내게 무척 익숙한 얼굴이었다.

“…….”

나는 그 영혼을 확인하는 순간 당황해서 말했다.

“니, 니가 왜…… 설마 그 짧은 시간에 죽었다는 거냐?”

“…….”

영혼 또한 나를 쳐다보며 약간 놀란 듯했다. 그러더니 체념한 듯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당신이 갑자기 유망을 만난다고 사라진 후 1년이나 지났고…… 탁록촌에 쳐들어온 전례 없이 강력한 마족(魔族)과 싸우던 도중 죽게 되었습니다.”

“헉……?! 다른 사람들은?!”

“아마 무사할 것입니다. 거신족이 지원 와 줬으니까…….”

그렇게 대꾸한 영혼은 씁쓸하게 웃었다.

“되살아나는 건 바라지도 않습니다. 좋은 곳으로 가게 해주십시오.”

“…….”

내 눈앞에 있는 영혼은 바로 탁록촌의 주민인 청양(青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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