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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1366화 (1,363/1,615)

1366====================

사신지혼(四神之魂)

쿠궁!

처음으로 왜곡이 일어나며 육중한 소리와 함께 열린 차원문은 바로 내게서 멀리 있고 소호금천의 근처에 있던 차원문이었다. 그리고 그 차원문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 것은 뜻밖에도 내가 익히 알고 있는 존재였다.

육중한 소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거대한 전함 가이아 - 그리고 나는 그 가이아의 함교 위에 서 있는 백의(白衣)의 실험복을 입은 과학자를 보자마자 눈을 크게 부릅떴다.

‘나, 나일라토프?!’

틀림없이 나일라토프다!

얼마 전 세계수에서 사대신기 아그니로 쏴죽였던 놈이 멀쩡하게 여기에 모습을 드러내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일라토프라는 걸 인식하고 두뇌를 회전시키기도 전에 극렬한 고통이 오른팔에서 밀려왔다.

“끄윽!!”

나는 신음을 억누르며 휘청거렸다. 이미 몸에 한계가 왔다는 게 느껴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공간에 들어오기 전부터 잔뜩 주문에 얻어맞아서 넝마처럼 변해있었고 지금은 홍균도인의 가면을 빼내려 하다가 오른팔이 통째로 혼돈에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 느껴지는 고통은 단순한 육신의 고통을 넘어서 내 영혼까지 침식해온다는 게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이건 보통 부상이 아니다...!!’

전욱이 [작은 굴레]를 돌려도 치유할 수 없다고 했던 게 바로 이해가 되었다. 나는 억지로 비명을 누르다가 이윽고 방법이 없음을 깨닫고 결심했다.

‘어쩔 수 없지.’

스각!!

나는 곧장 왼손을 수도(手刀)의 형태로 만들어서 오른팔을 잘라내었다. 그러자 오른팔이 어깨죽지부터 뎅겅 잘려나갔고 따끔한 격통이 잠시 뇌를 뒤흔들었다. 그러나 웃기게도 팔을 자르는 순간 뇌를 뒤흔들던 축축한 고통이 사라져서 도리어 기분이 편해지는 듯 했다.

정말로 이건 어쩔 수 없다. 저 혼돈의 오염이 내 몸뚱이까지 전이되었으면 아예 방법이 없었으리라. 그렇다해도 짜증나는 건 사실이었기에 나는 치이익 하는 소리를 내며 부식(腐蝕)되어가는 오른팔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내가 재빨리 오른팔의 환부를 지혈하며 응급처치를 시작했을 때 장내에 출현한 나일라토프가 내가 있는 쪽을 보며 말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호랑이굴에 뛰어들었군, 백웅. 과연 흥미로워.”

“.......”

...웃고 있다?

게다가 그의 목소리에는 한 줌의 원한이나 분노도 깃들어있지 않아서 나는 도리어 소름이 끼쳤다. 나한테 총맞아 죽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저렇게까지 무감정하게 나를 대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저 놈의 비인간성은 이질적인 광기를 품고 있었기에 나는 잠시 공포를 느끼다가 이를 악물며 대꾸했다.

"어이. 호랑이굴의 호랑이가 사람을 가려가며 물던가?”

“그렇지는 않지.”

“그런데도 제 발로 뛰어들다니 악수(惡手)를 뒀군.”

내가 나일라토프에게 비아냥거리자 나일라토프는 훗하고 웃었다.

“딱히 그렇지도 않네. 아무래도 나보다 더 대단한 분들이 오실 것 같거든.”

“뭐?”

“기대하고 있다네.”

나일라토프의 이어진 말에 나는 상황이 단단히 잘못 흘러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자네가 이 복마전(伏魔殿)을 어찌 헤쳐 나갈지 말이야….”

우우우우 -

잠시 후 두 번째 차원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차원문에서는 밝게 빛나는 칠채(七彩)의 휘광(輝光)과 함께 두 명의 신격(神格)이 서서히 걸어나왔다. 그들 두 명의 모습은 다지(多枝)를 지닌 괴인(怪人)이었는데 그 모습은 천축신화(天竺神話)에 등장하는 것과 같았다. 아니, 사실 나는 그들 두 명을 모두 본 적이 있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비슈누... 시바!!”

틀림없다! 왼쪽에 있는 것은 예전부터 나를 괴롭혀 왔던 비슈누이며 광성자(廣成子)가 아닌 투신(鬪神) 아르쥬나의 화신을 취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른쪽에 있는 파괴신 시바는 내가 28번째 삶의 종말 때 꿈에서 깨어나며 맞닥뜨렸던 그 모습 그 대로였다.

그리고 그들 둘에 이어서 예전에 보았던 신격 또한 볼 수 있었다. 마치 달걀귀신처럼 텅 비어있는 인간형의 이목구비와 함께 그녀의 몸 주변에 은은한 백광이 흐르고 있었다. 나는 그 존재를 보자마자 그 정체를 알아차렸다.

“여신 누트....”

내가 지남거를 찾으러 다닐 때 내게 거래를 시도했던 상위 신격! 그녀 또한 만신전 소속의 강대한 신위였다.

쿠르르....

또한 누트의 옆에서도 운무(雲霧) 와 함께 내가 아주 잘 알고 있던 익숙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내는 걸 보자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응룡(鷹龍)....”

그렇다면... 설마... 저 두 번째 차원문에서 나올 존재라는 건....

이윽고 그들 네 명이 경배하듯 문 앞에서 꿇어앉는 듯한 자세를 취하였고, 그들이 두 명씩 도열해 있는 중앙을 향해 서서히 하나의 존재가 문 밖으로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한 걸음.

두 걸음.

그리고 그 존재는 세 걸음을 딛지 않고 멈추었다. 대신에 장내에 자신의 의지를 전하듯 [말]했다.

[아주 많은 이들이 모였구나....]

제관을 쓴 황금의(黃金衣)의 제왕(帝王).

얼굴에는 용의 가면을 쓴 그 존재에서는 은은한 황금의 빛이 흐르고 있었으며 - 그 위엄과 힘이 단숨에 장내에 있던 모든 이들을 압도하는 게 느껴졌다. 단순히 기분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로도 압력이 느껴져서 짓누르는 듯 했다.

쿠구구

나는 그 압력을 도저히 이기기가 힘들어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까 힘을 해방한 소호금천의 마력도 대단하긴 했지만 이건 틀림없이 그 이상인 듯 했다. 도저히 버티기조차 힘들어서 무릎을 꿇을 뻔 했지만 나는 이마에 구슬땀을 흘리면서 버텼다.

웃기지 마라....

그 때 패배했던 것도 억울한데... 또 질 것 같으냐!!

우득 하는 소리와 함께 무릎뼈가 부숴지는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굴 하지 않고 모든 의념을 써서 그 자리에서 이를 악물고 버텼다. 결국 압력이 끊길 때까지 버티고 나자 고 통이 밀려왔지만 나는 버텨냈다는 게 자랑스러울 정도였다.

황금의 제왕은 한 번 좌중을 둘러본 후 네 명의 호위와 함께 천천히 걸어서 이 육요의식의 가장 상석(上席)으로 걸어가서 앉았다. 처음부터 그의 자리였긴 하지만 그가 앉는 순간 마치 이 공간에 당연히 있어야했던 게 채워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이윽고 황제(黃帝) 공손헌원(公孫軒轅)이 세 번째 차원문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 차원문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차원문과 달리 무척이나 불길한 기운을 흘리면서 그저 넓어지고 만 있을 뿐 아직 열릴 기색이 없었다.

[마지막 손님이 곧 도착하겠군. 잠시 기다리자.]

그 말을 끝으로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 정적이 흐른 이유는 말 그대로 엄청난 어색함 때문이었다. 누가 보아도 혼란스럽기 그지없는 이 아수라장에서 황제 공손헌원이 말 한 마디로 분위기를 질서로 통제해 버렸기에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기분이 든 것이다.

“.......”

그 정적을 깬 것은 바로 소호금천이었다. 그 때까지 잠자코 있던 소호금천이 성큼 앞으로 걸어가더니 황제를 향해 말했다.

[황제여... 나는 가면을 벗었소.]

황제는 대꾸하지 않았으나 그 순간 소호금천을 향해 모든 심력과 시선을 고정시켰다. 황제와 소호금천의 시선이 한동안 불꽃을 튀기듯 허공에서 마주쳤고, 황제는 상석의 옥좌 에 앉은 채 느릿하게 대꾸했다.

[그래서 어쩌고 싶은가?]

[그게 중요한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지 않소?]

[그렇다면 무엇이 중요한가, 소호금천이여.]

[중요한건 ‘어째서’요.]

소호금천의 몸 주변에 마력이 크게 모여들면서 파멸의 회광(灰光)이 맴돌았다. 극도로 힘을 모으고 있는 소호금천의 기색에 황제를 호위하던 네 명의 신격이 동시에 경계태세를 취했고, 소호금천은 그를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눈을 빛내며 말했다.

[어째서 우리 모두에게 [기어오는 혼돈의 가면을 씌웠으며 그 가면에게 자율의지가 있으며 심지어 강대한 건지.... 이 의문을 설명해 주시오!]

[.......]

황제 공손헌원은 힐끔 홍균도인을 쳐다보는 듯 했다. 그리고는 마치 넋을 잃은 듯 헐렁거리고 있는 홍균도인의 모습에 이채를 띄며 말했다.

[...홍균도인이 가면을 빼앗겼다? 누가 저 자의 가면을 뺏었는가....]

황제 공손헌원이 제일 먼저 쳐다본 것은 바로 혼자 따로 떨어져서 서있던 전함 가이아 함교 위의 나일라토프였다.

[너냐?]

지목받은 나일라토프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젓더니 말했다.

“악취미구려. 당신이라면 내가 가면을 뺏을 수 있을 리 없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지 않소?"

그 말에 황제는 쿡쿡 하고 낮게 웃었다.

[크크.... 그렇지. 네가 날 공격할 수 없으리라는 것도.]

“그 말대로요. 나는 여기선 방관자가 되겠소.”

[그래서 범인이 누군지 알고 있나?]

“저 자라오.”

나일라토프의 시선이 내게 향했다.

두근!

다음 순간 장내의 모든 이들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으며 내 왼손에 들려있는 기묘한 가면에 향했다. 나는 수많은 신들의 시선이 내게 향하자 나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는데, 그것은 엄청난 마력과 권능이 내게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 엄청난 압박 때문에 도저히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였지만 가까스로 이겨내며 서서히 내 손에 들려있는 가면을 번쩍 치켜들었다.

“그래 나다!”

어차피 숨기지도 못할 상황인데 당당하게 나가버리지 뭐!

그러자 황제는 흥미로운 듯 자신의 상체를 앞으로 숙이는 동작을 취하며 말했다.

[호오.... '그'를 신경쓴다고 지상의 인과율을 읽지 않는 사이에 재밌는 놈이 나타났구나. 전생자조차 탈락한 이 종말의 시국에 너와 같은 자가 남아있었느냐?]

“......?!”

뭐?!

나는 황제 공손헌원이 직접 전생자를 언급하자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 사실 이상으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전생자가 탈락했다고?!

‘그, 그 말은... 설마... 이 외우주에도 전생자가 있다는 건가?!'

지난번 외우주에서도 전생자 달마가 있었으니 이해가 안갈 건 아니다. 하지만 저렇게 말한다는 건 한가지 사실을 의미했다.

황제 공손헌원은 이 세계의 전생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으며, 그 전생자가 어떻게 탈락하여 소멸했는지 다 알고 있다는 말!

나는 나도 모르게 외쳐서 물었다.

“이봐!! 그 전생자는 누구지?!"

그러나 황제 공손헌원의 대답 대신 날아온 것은 바로 파괴신 시바의 염주였다. 마뜩찮은 듯 나를 노려보고 있던 파괴신 시바가 그대로 자신의 독문병기인 염주를 내게로 투척한 것이다.

[무엄한 놈!]

두웅

그 염주는 마치 느릿하게 변화없이 날아오는 듯 했으나 나는 염주가 코 앞까지 날아오는데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정신은 똑바로 박혀있었고 손발도 움직이려면 움직일 수 있었는데 왜인지 움직이는 것 자체를 할 수가 없는 듯 했다. 마치 전신이 속박된 듯한 이 답답한 느낌이 혹시 인과율 조작인가 싶었지만 이윽고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아챘다.

왜냐하면 내 팔에 신력을 불어넣는 순간 자유롭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

파괴신 시바가 저 염주로 공격할 경우 [신력] 대 [신력]으로 맞서야만 하는 권능!

[신의 힘(力)] 그 자체만 인정하는 것이다.

이것은 잔꾀나 기술로는 대항할 수 없는 시바만의 고유한 능력이 틀림 없으리라.

‘이, 이래서 시바의 공격 한 방에 서왕모가 죽었나?!’

무척이나 악독한 특성을 지닌 공격이었기에 나는 암담함을 느꼈다. 아무리 지금 내 신력이 필멸자치곤 강하다 해도 서왕모와 항우를 패죽이는 시바에 비할 바가 아니다! 힘으로 맞설 수 없으니 무조건 죽을 수밖에 없는 공격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사대신기를 쓰면 그 또한 신력이었기에 내가 재빨리 신기 바루나를 꺼내서 방어막을 치려는 순간이었다.

콰앙!!

그 순간 내 앞에 끼어들어서 시바의 염주를 쳐낸 것은 바로 북방상제 전욱이었다. 어느 새 전욱의 제왕의가 흩날리며 그의 손에 소환된 암창(暗槍)이 정면에서 염주와 충돌했으며, 파직거리며 어둠의 전류를 흘리다가 이윽고 염주가 튕겨나가듯 다시 시바에게 되돌아가려 했다.

촤륵 -

하지만 전욱의 손목이 유려하게 흔들리자 이윽고 암창의 끝이 삼지창처럼 변하더니 회귀하려는 시바의 염주를 창끝에 휘감아버렸다. 그러자 시바가 낭패스러운 듯 크게 외쳤다.

[아니!!]

전욱은 마치 약을 올리듯 자신의 암창 끝에 휘감긴 염주를 흔들거리며 말했다.

[격에 맞지 않는 상대를 함부로 참 살하려 하다니, 황제의 개가 무척 사납기 그지없구나.]

그 말에 시바가 크게 화났는지 이마에 있던 붉은 보석을 번득이며 눈에서 혈광(血光)을 뿜어냈다.

[감히 나 파괴신 시바에게 개라고 했느냐?]

[그럼 개새끼라고 불러주랴? 네 목 줄을 잡은 주인의 체면을 생각해줬는데 점잖지 못하구나.]

[크흐흐흐... 네놈!!]

타앗!

다음 순간 시바가 전욱에게 달려들었다. 순식간에 쇄도한 파괴신 시바가 강권(强拳)을 전욱에게로 전개했고 전욱은 그대로 손바닥을 들어서 시바의 권력을 정면에서 막아내었다.

꽈광 - !!

강대한 힘의 충돌과 함께 두 신격의 신형이 한 차례 휘청였다. 시바의 완력이 전욱보다 좀 더 강력했는 지 전욱이 약간 비틀거리며 두 걸음 을 뒤로 물러섰고, 시바가 그 모습을 보자 득의양양한 웃음을 지었다.

[흐하하! 예전부터 전욱 네놈은 내게 힘으론 안 돼!]

말하는 걸 보면 초고대 시절부터 그들 둘은 전투를 벌인 적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아둔한 놈.]

푸콱!!

다음 순간 시바의 상반신에 크게 참상(斬傷)이 일어났다. 시바는 크게 놀란 듯 자신의 눈을 꿈벅거렸는 데, 틀림없이 그 찰나에 전욱이 반격하여 시바에게 부상을 입힌 것이 었다. 나는 그게 어찌된 것인지 단 숨에 알 수 있었다.

‘보이지 않는 투명한 암창...!!’

무척이나 미세한 창극의 존재가 느껴졌다. 전욱은 처음부터 시바에게 주먹다짐을 하려들지 않고 바로 암격(暗擊)을 가하려 든 것이다. 전욱에게 한 방 먹은 시바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자 전욱이 비웃듯이 미소를 지었다.

[그래.... 예전부터 싸움은 내가 더 잘하는 듯 하군.]

[전우우우욱!!]

광분한 시바가 재차 달려들어서 사생결단을 내려는 순간이었다.

[그만둬라.]

쿠궁

그저 황제 공손헌원의 말 한마디일뿐이었다. 그러나 그 말 한 마디에 시바는 마치 얼음이라도 된 것처럼 광분한 상태 그대로 망부석처럼 멈춰버렸고, 심지어 그런 시바에게 치명상을 입히려던 전욱조차도 움직이지 못하고 몸을 부들거리며 떨었다. 틀림없이 전욱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공손헌원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는 듯 했다.

“......!!”

저... 저 정도로 강했었던가?

황제가 종말의 시기에 강하긴 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말 한 마디에 삼황오제를 멈출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물론 나머지 사제를 다 흡수한 다음에는 저 정도는 되겠지만.... 지금은 사제를 흡수하지 않았단 말이야!’

내가 뜻밖의 상황에 곤혹스러워하고 있을 때 두 명의 전투를 멈춘 황제 공손헌원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

[재미있구나. 보아하니 내 휘하의 강자들이 얼마나 강한지 충분히 아는 자 같은데 그래도 본황(本皇)에게 대담한 질문을 할 수 있는가?]

나는 황제 공손헌원의 말에 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어차피 죽을 건데 못할 게 뭐가 있소? 죽는 놈 호기심도 못 풀어준단 말이오?”

[.......]

황제 공손헌원은 옥좌에 턱을 괸채 뭔가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 전생자는 이미 이 세계를 구하기를 포기하고 사라졌다. 아니, 탈출했다는 표현이 맞겠지.... 그가 끝까지 우리와 맞섰다면 나로서도 소멸을 각오해야 했겠지만 무척 다행이었다!]

“....!! 탈출했다고?”

[그 자의 이름도 듣고 싶으냐?]

나는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드, 듣고 싶소!”

이건 틀림없이 천금과 같은 정보다!

그러자 황제 공손헌원이 서서히 손을 내밀며 내게 뜻밖의 제안을 했다.

[그럼 대도(大盜)여, 네가 지금 손에 들고 있는 그 가면을 내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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