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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지혼(四神之魂)
광검마?!
뜻밖의 얘기에 나는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어이없는 목소리로 반박했다.
“그게 무슨 소리요? 검마는 사파의 지존이었다지만 실제로는 정사지간(正邪之間)에 가까운 인물이었고 그런 대살겁을 저지를 인물이 절대 아니오!!”
“…당신이 뭐라하든 그건 이미 존재했던 역사. 내가 굳이 당신을 속이거나 왜곡할 이유가 없소. 그가 벌였던 대살육 때문에 무림이 크게 쇠퇴하였고, 그 업이 우리 서문가가 세상에 고개를 들고다니기 힘들게끔 했소.”
서문공백이 약간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하물며 이렇게 무공(武功)의 중요성이 커진 세상에서는 더더욱 죄업에 시달리게 되었지.”
“그게 무슨….”
“당신 입으로 지금은 파우스트를 찾으려면 시간이 없다 하지 않았소?”
서문공백은 나를 보더니 축객령을 내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은 나도 몹시 지치고 피곤하오. 퇴근하고 싶을 뿐만 아니라 그 일을 굳이 당신과 토론하고 싶지 않소.”
“…….”
확실히 지금은 파우스트를 찾는 게 더 중요하지 검마의 과거사를 갖고 현재의 서문가 후예와 토론하기에는 생뚱맞은 일이 분명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좋소. 대신 갔다 와서 꼭 그 일을 자세히 얘기해줬으면 하오.”
“왜 그리 집요하게 알려는 거요?”
“나는 검마의 동료요. 그는 내 시대에 나와 함께 살았던 인물이기 때문이오. 그가 절대 그럴 인물이 아니란 걸 보증할 수 있소.”
“후…. 이만 가시오.”
개풀 뜯어먹는 소리를 한다는 양 어이없는 눈으로 날 쳐다보던 서문공백이 자신의 서류와 옷가지를 챙긴 후 홱 나가버리고 말았다. 나는 그를 붙잡아 세우려면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파우스트부터 찾자.’
이 세계는 외우주. 내가 있던 세계와 많은 것이 대동소이하더라도 당연히 역사 같은 게 다를 수밖에 없다. 그걸 하나하나 궁금해 하기에는 내게 남겨진 한 달이라는 시간이 촉박했다. 할 일부터 하지 않고 쓸데없는 것만 궁금해 하다가는 나중에 후회한다는 걸 경험상 알고 있는 것이다.
‘천제단보다는 파우스트부터 찾는게 우선이다.’
나는 사령부를 나오며 허공에 말했다.
“나일라토프. 남극에 있는 인류연합의 총본부로 보내줘!”
[그러지.]
슈욱
나는 말이 끝난 순간 새하얀 빙하가 가득한 거대한 대륙으로 순간이동되었다. 그리고 내 눈 앞에는 건물 대신에 어디론가 향하는 지하의 문 같은 게 보였다. 강철으로 된 보호막으로 닫혀있으나 내 경험상 아마 직사각형의 철판이 열리면 밑으로 가는 계단이 보일 것이리라.
나는 다소 큰 목소리로 외쳤다.
“내 이름은 백웅! 동북아해방군에서 왔소.”
한참동안의 침묵이 이어진 후 기계적인 인터폰 소리가 지하에서 들려왔다.
[연락하자마자 바로 오다니 텔레포트 기술을 써서 왔단 말인가?]
“나일라토프가 보내줬소.”
[과연…. 열어주겠소.]
쿠구궁 - 끼익
육중한 철문이 열리며 내 예상대로 지하로 가는 계단이 나타났다. 나는 계단 밑으로 걸음을 옮겼고 내가 들어가자 다시 강철의 막이 닫히며 어둠이 시야를 감쌌다. 하지만 시야는 잠시 후 인공적인 빛으로 채워졌고 나는 형광등을 따라서 강철격벽으로 된 통로를 계속 따라갔다.
얼마나 걸었을까? 내 앞에는 무장한 군인들이 총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고 수십 명의 초병들이 나를 경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선두에는 웬 중년군인이 서서는 내게 말을 걸었다.
“정말 당신이 그 백웅인가?”
“그렇소!”
“우리 본부에 들어오려면 먼저 바이러스와 외계인 검사를 해야 하는데 수긍하는가?”
“맘대로 하시오.”
삐잉 -
나는 새빨간 빛같은 게 내 몸을 스쳐가는 공간을 몇 번 통과했다. 그리고 체온을 재는 듯한 테스트를 하고나자 중년군인이 내게 인사했다.
“위장한 외계인이 아니군. 반갑소, 나는 인류연합의 부사령관인 전(前) 러시아 총사령 블라디미르요.”
“부사령관 블라디미르… 반갑소.”
나는 간단하게 인사를 화답했다. 블라디미르는 내 외양을 보고 의심스럽다는듯 말했다.
“너무나 여리여리한 소년이군. 당신이 정말로 광동성을 침략하던 파르텔퀴안을 전멸시킨 절대지경의 무림인이란 말이오?”
“사람은 보이는 걸로만 판단해선 안 되는 것. 내 신변보증은 서문공백이 했을 테니 쓸데없이 의심할 필요 없소.”
“…흠. 따라오시오. 총사령관에게 안내하겠소.”
나는 블라디미르 부사령관의 말에 눈썹을 꿈틀거렸다.
“무슨 말이오? 난 분명히 파우스트 박사를 보겠다고 했을 텐데.”
“파우스트 박사 본인이 당신을 총사령관과 함께 대면하겠다 말했소.”
“……!!”
“당신 입장에선 되려 잘된 걸테니 따라오시오.”
파우스트가?
나는 어리둥절해하며 블라디미르를 따라갔다. 그리고 점차 백색으로 변해가는 격벽을 지나치다보니 첨단과학기술이 도입된 듯한 건물에 들어섰고, 그 건물 안에 들어가서 다시금 지하로 가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밑으로 내려갔다.
두쿠웅 -
최하층에 도착해서 내리자 하나의 방 안에 들어설 수 있었고 그 방에는 두 명의 괴인이 회의탁자에 앉아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내 정면에 앉아있던 새까만 흑발의 사내가 내게 말을 걸었다.
“당신이 백웅인가?”
“…….”
나는 흑발의 사내 옆에 앉아있는 게 파우스트라는 걸 대번에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내가 알고 있는 무척 특징적인 복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흑사병 가면…!! 파우스트 박사다!’
내 시대에 파우스트 박사를 만났을 때 그는 저 새하얗고 부리가 나온 흑사병 가면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설마 500여년이 지났을 이 시대까지 쓰고 있을 줄은 몰랐지만 이로써 파우스트는 바로 만나게 된 셈이었다.
문제는 지금 내게 말을 건 전방의 흑발 사내였다. 나는 그의 기도(氣道)가 무척이나 강력하다는 걸 온 피부로 느끼며 대꾸했다.
“그렇소. 당신은 설마 인류연합의 총사령관이오?”
“맞네.”
흑발의 사내가 덤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가 인류연합의 총사령관인 이혼(李琿). 전(前) 대한제국군(大韓帝國軍)의 총사령관이었던 사람일세. 그리고 내 옆에 있는 게 바로 자네가 찾고 있는 파우스트 박사일세.”
내가 파우스트를 쳐다보자 파우스트는 가볍게 흑사병 가면을 숙여서 내게 목례하는 듯 했다. 나는 잠깐 파우스트에게서 시선을 돌리며 이혼에게 말했다.
“이상하군. 인류연합의 총사령관은 하은천(河銀天)이 아니었소?”
“……?”
이혼은 고개를 갸웃하더니 말했다.
“들어본 적도 없는 이름이군. 잘못 알고 찾아온 게 아닌가?”
“음…. 아닌가보군.”
뭔가 이상하다. 내가 알고 있는대로라면 인류연합의 총대장을 자처하는 게 바로 그 십이율주 하은천이어야 했다. 그 놈이 그런 걸로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아는 것과 이질적인 세계라고 생각하며 말을 이었다.
“또 하나. 이혼 당신은 혹시 과거에 권성(拳聖)이라고 불리던 고려(高麗)의 은거고수가 아니었소?”
나는 바보가 아니다!
저 자에 대한 정보는 이미 있다!
‘연종휘가 모아줬던 정보. 거기서 미래의 십대고수라고 불리는 권성 이혼이 바로 고려의 인물이었다…!!’
게다가 이혼의 생김새는 내가 이성계함의 전투훈련실에서 보았던 그 더미(dummy)와 완전히 똑같다! 아수라의 말대로 이혼은 확실히 십이율주와 연관이 있는 인물일 것이 분명한 것이다. 설마 이혼이 현재의 인류 총사령관일줄은 몰랐지만 그에 대해서는 파우스트 박사만큼이나 알아볼 게 많았다.
“고려라…!!”
이혼은 고려라는 단어에 흠칫하다가 쓴웃음을 지었다.
“권성이라고 불렸고, 지금도 불리고 있는 건 맞네. 허나 나는 조선(朝鮮)의 왕족(王族)이며 고려와는 관계가 없어.”
“……?”
나는 당황해서 반문했다.
“조선…? 그건 또 뭐하는 나라요?”
“음? 조선을 들어본 적이 없단 말인가?”
나는 고개를 크게 저었다.
“정말 그딴 나라는 들어본 적 없소! 내가 아는 건 고려 뿐이오.”
“흐음…. 파우스트 박사의 추측보다 더 머나먼 과거에서 왔나보군.”
그렇게 중얼거린 이혼이 파우스트를 쓱 쳐다보았고 파우스트가 냉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메피스토펠레스의 계산에 따르면 그는 500여년 전의 과거에서 왔을 확률이 높은 존재. 하지만 좀 더 과거에서 왔다고 치면 고려와 조선의 교체시기일 수도 있소. 아마 이혼 당신보다 더 과거의 무림고수일지도.”
“그런가…? 정말이지 말세(末世)가 오다보니 전 세계에서 은거기인들이 여기저기서 출몰하는군.”
질린 듯 말한 이혼이 씩 웃으며 내게 말했다.
“굳이 역사강연을 하고싶진 않소만 조선은 고려가 이성계에게 소멸한 후 세워진 나라요. 당신은 뭔가를 헷갈리고 있는 것 같군….”
“…….”
뭐? 그럴 리가….
나는 당황해하며 생각했다.
‘뭐지? 고려시기에 분명히 이혼이 살았는데 조선은 또 뭐하는 나라야? 이성계는 분명히 내가 알기로 정도전과 야합해서 고려의 세도가가 된 인물일 테고 고려를 소멸시키는 일 따윈 하지 않았어!’
뭔가가 내가 아는 것과 심대하게 다르다.
나는 이 위화감이 무엇때문인지 생각하자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쳇. 내가 역사를 그렇게 잘 아는 것도 아닌데 지금 따져봐야 진위같은 걸 제대로 알 수 없어. 제갈현한테 한 번 물어봐야겠군….’
하지만 머리를 벅벅 긁으며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 지금 중요한 게 그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역사따위 아무래도 좋아. 아무튼 나는 파우스트 박사, 그리고 이혼 당신과 얘기를 하고 싶소.”
“얘기를 하려고 만난거니 원할때까지 맘대로 하시오. 반로환동한 절대지경 고수여.”
“서문공백이 다 보고했나보군.”
“굳이 보고가 아니라 해도 나는 당신을 보는순간 알 수 있었소. 당신이 절대지경이라는 걸.”
“그렇겠지.”
나는 이혼의 전신에 흐르는 고요한 의념의 흐름, 그리고 한순간 비쳐보였던 의념천주의 기색을 떠올리며 말했다.
“당신 또한 절대지경(絶對之境)이니까.”
내 시대에 오십 년 후의 권성이며 십대고수라고 불린 권성 이혼.
그는 약 오백여년 후의 세계에서는 전성기의 육체를 유지하며 절대지경의 경지에 올라있는 것이다!
이혼이 입을 열었다.
“그렇긴 하지만 나라고 해도 파르텔퀴안을 상대로 당신이 했던 것같은 어마어마한 전공을 이뤄낼 수는 없소. 자료화면에서 봤던 당신의 그 엄청난 무공은 설마 백련교(白蓮敎)의 사대무류(四大武流) 중 뇌신류(雷神流)의 것이오?”
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나는 뇌신류요. 당신도 사대무류를 알고 있나 보군.”
“알고는 있소. 허나 내 시대에 사대무류는 거의 전멸하였고 백련교도 자취를 감추었소. 지금 시대에도 그 명맥이 이어지는지 모르겠군.”
“…응? 무, 무슨 소리요?”
나는 약간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백련교주 독고운천이나 호법사자들이 여태 생존해있지 않다는 말이오?”
“……?”
이혼은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
“독고운천…. 언뜻 들어봤던 것 같은 이름이군…. 허나 내가 모르는 걸 보면 아마 내 시대의 무림에는 존재치 않았던 인물일 거요. 말세가 가까운 지금까지도 나타나지 않는 걸 보면 아마 시대의 흐름 속에서 늙어죽었겠지.”
나는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듯 외쳤다.
“그럴 리가 없어!!”
“왜 그러시오?”
“…….”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백련교주 독고운천은 천하제일의 무공을 지니고 있는데다가 원영신의 소유자! 겉으로만 인간일 뿐 반쯤은 초월자였어! 마음만 먹으면 5천년도 살 수 있을 존재가 500여년의 세월따위 못 버텨낼 리가 없는데…!!’
어째서 이혼이 살았다는 근시대에조차 백련교주의 존재가 없었다는 거지?!
그리고 백련교주 뿐만이 아니라 호법사자까지 현존하지 않는다고?!
내가 멍하니 있자 그 때 파우스트 박사가 입을 열었다.
“단순히 [작은 굴레]를 이동해왔다기엔 뭔가 이상하군. 총사령관, 백웅은 뭔가 이질적인 존재요.”
“나도 그렇게 생각하오.”
“아…!! 파우스트 박사!”
나는 파우스트의 존재를 인지하고는 급히 그에게 물었다.
“나는 당신의 도움을 받아야 하오! 세계수의 열매인 선악과를 이용해서 윤회포(輪回砲)와 결합하면 다시 외우주를 건널 수 있다는데 그걸 도와줄 게 당신뿐이오!”
“……!!”
파우스트가 흠칫 놀라더니 말했다.
“그렇군. 우리 세계의 존재가 아니라 외우주에서 온 자였나! 그러면 설명이 되는군.”
“도와주시오. 일단은 나일라토프의 도움을 받을 생각이지만 당신의 도움도 있으면 더 쉽게 되돌아갈 수 있을 것 같소.”
“좀 자세한 사정을 알고 싶군. 당신은 외우주에서 어쩌다가 우리의 세계로 오게 된 것이오?”
“그건….”
나는 아직은 파우스트를 전면적으로 신뢰할 수 없었기에 바로 흑요석을 꺼내지 않고 내가 어떻게 하다가 이 세계로 넘어왔는지를 간략히 설명했다. 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이혼은 혼란스럽다는 듯 말했다.
“외우주…? 다중우주? 그런 게 존재했단 말인가?”
“이혼 총사령관. 당황해할 필요 없소. 외우주나 다중우주는 본디 수호자에게 출입구가 막혀있어서 필멸자는 물론이고 불멸자조차 쉽사리 넘을 수 없는 거니까.”
파우스트가 당황하는 이혼을 진정시킨 후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은 아마 나일라토프의 도움만 받아도 귀환할 수 있을 것이오. 굳이 내 도움까진 필요 없으리라 보는군.”
“아, 아니 그래도… 나는 윤회포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소.”
“흐음. 그렇게 말해도 나는 처음 듣는 얘기군. 물론 이론이야 수립되어 있지만 당신은 마치 완성된 윤회포를 직접 접해본 것처럼 말하는구려. 아직 프로젝트조차 제대로 수립되지 않은 이야기를 태연히 한다라….”
파우스트는 고개를 갸웃하다가 말했다.
“어찌됐든 칠요조차 탐색하지 못한 이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정신이 번쩍 드는 걸 느꼈다.
칠요?!
“자, 잠깐! 칠요 얘기는 왜 나온 거요? 아니, 이 세계에 칠요가 있소?”
“아무래도 당신이 살던 세계에도 칠요가 있었나 보군.”
파우스트가 말을 이었다.
“그렇소.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외계인과 싸울 수 있는 게 아니기에 최종결전병기를 개발하기 위해서 칠요를 탐색하는 프로젝트 또한 진행하고 있소. 왜냐하면 칠요가 있어야 공명현상을 이용해서 나일라토프가 말한대로 태허의 힘을 증폭시킬 수 있으니까.”
“……!!”
맞다!
워낙 기억이 많아서 잠시 까먹고 있었지만 그랬어!
나는 과거에 파우스트를 마주쳤을 때 대화했던 걸 기억해냈다.
[없소. 세계수의 열매인 선악과는 단 한 번만 열리는데다 그나마도 하은천 원수를 보낼 때 이미 써 버렸소. 새로운 세계수를 발아시키지 않는 이상은 얻을 수 없소. 게다가 윤회포 또한 그가 가져갔으니, 인위적으로 태허를 생성시킬 방법도 사라졌소.]
[하은천을 포함해서 총 3명이 존재했지. 그 중 둘이 목숨을 바쳐서 태허의 공명반응을 만들어낸 덕에 겨우 윤회포를 한 대 만들어낸 것이었소.]
[미래인들은 ‘계시’와 ‘종말’에 대항해서 칠요를 몇 개나 모았었습니까?]
[인류가 모은 칠요는 총 3개였소. 월요와 목요, 금요.]
파우스트의 이야기에 따르면 외우주를 넘는데 필요한 것은 선악과와 태허포였다. 그것도 태허포에는 일정량의 태허가 저장되어서 공명반응을 일으켜야 했는데 거기에는 최소한 절대고수의 존재가 3명 이상 필요한 모양이었다. 게다가 파우스트는 그 세계의 인류가 모은 칠요가 총 3개라고 말한 적이 있었으니 당연히 칠요가 이 세계에도 존재하는 것이리라.
‘틀림없어…. 파우스트의 말대로라면 이 세계는 바로 십이율주가 살던 세계! 하지만 어째서 인류연합 총사령관 하은천의 존재가 없는 거지?’
나는 황당한 모순에 고민하고 있을 때 이혼이 입을 열었다.
“백웅.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게 있소.”
“무엇이오?”
이어진 그의 말은 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당신은 아마 칠요의 존재를 알고 있는 것 같군. 그러면 우리 인류연합을 도와서 칠요를 찾아주지 않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