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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지혼(四神之魂)
나는 무영문으로 향했다. 그리고 무영문 앞에서 서문혜, 연종휘, 금천재, 금만재 네 사람을 꺼냈다. 그들은 여태 제대로 된 일면식이 없었던 사이였으므로 어색해했으며 나는 간단히 서로를 소개해준 후 서문혜를 앞세워서 무영문으로 들어갔다.
쿠웅
무영문의 문이 닫히고 다같이 검마 앞으로 갔다. 그리고 검마는 나를 보자 눈썹을 꿈틀거리며 말했다.
“엄청난 고수…. 귀하는 반로환동하셨소?”
검마 앞에서 괜히 힘을 숨기며 그를 놀려먹고 싶지 않았기에 처음부터 힘을 살짝 드러내자 반응이 바로 온 것이다. 나는 검마에게 정중하게 포권을 하며 말했다.
“반로환동은 아니오. 나는 소을촌의 촌장인 백웅이며, 이쪽은 나를 보좌하는 금천재와 금만재, 그리고 연종휘라 하오.”
“금천재라고 합니다….”
“금천재의 아들 금만재입니다….”
금천재와 금만재는 여기가 어딘지 몰라서인지 어정쩡하게 인사하는 정도였지만 연종휘의 긴장감은 상당해 보였다. 그는 코끝에 약간의 땀방울이 맺힌 채 긴장하며 더듬거렸다.
“연종휘라고 하, 합니다. 중원 사, 사파의 종주이신 무영문주 검마를 뵙니다.”
“헉!”
금천재가 경악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큰 문파인 줄은 알았지만 설마 말로만 듣던 검마인 줄은 몰랐다는 기색이었다. 검마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 인사를 받았으나 내게서 여전히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강호를 오시할만한 자로군. 정녕 고인께서 우리 혜아를 구해주신 것이오?”
“그렇소. 일의 경위를 설명하고픈데 서문혜를 제외한 주변 사람들을 좀 물려주실 수 있겠소?”
“물론이오.”
이윽고 장내에는 나와 검마, 서문혜만이 남았고 나머지 세 사람은 귀빈을 모시는 곳으로 갔다. 나는 검마를 한동안 그리운 눈으로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나는 절대지경이오. 이 세상에서 나와 대적할만한 고수는 백련교주 독고운천과 저 멀리 천축제일의 고수인 파순, 그리고 동영최강의 고수인 미야모토 무사시 세 명 정도라고 할 수 있소. 당신이 읽은 내 경지는 아마 맞을 것이오.”
“……!!”
검마는 예상이 맞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약간의 경계심과 결연함을 담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검마가 말했다.
“어찌 그런 경세적인 힘을 가졌는지 모르겠으나 우선 이 서문 모는 귀하가 혜아를 구해줬음에 감사드리오.”
“별 말씀을. 본론은 지금부터요.”
나는 허리를 곧게 세우며 말을 이었다.
“힘자랑이나 하려고 당신에게 내 경지를 이야기한 게 아니오. 지금의 내 힘은 과거 당신 덕분에 얻었던 것이고, 나는 꾸준히 당신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는 상태요. 그러므로 나는 내 힘 닿는 데까지 검마 문주를 최대한 도우려 하고 있소. 서문혜 소저를 해적섬에서 구출해온 것은 그 때문이오.”
“으음…!!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혜아를 해적섬에서 구해왔다는 말밖에 알아듣지 못하겠소.”
“서문혜 소저는 황도 낙양의 어둠에서 은밀히 주최되는 암경무투회에 출전했다가 패배하여 금천제령대법으로 금제당하여 산동 바다의 해적소굴로 끌려갔었소. 나는 해적섬을 쓸어버리는 김에 그 사실을 알게 되어 그녀를 구출해 왔소.”
내 말에 도리어 옆에 있던 서문혜가 깜짝 놀랐다.
“그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물론이오. 아마 당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그 비밀에 대해 훨씬 많이 알고 있을지도….”
“그럴 수가….”
서문혜의 경악을 뒤로 하고 나는 다시 시선을 검마에게 돌렸다.
“검마. 당신에게 모든 걸 알려주고 싶지만 지금 당장은 그럴 여건이 되지 않소. 단지 지금은 내가 당신에게 전적으로 협력하고 싶으며, 소을촌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으면 하는 것뿐이오. 난 절대 당신의 적이 되지 않겠소.”
검마는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기색이다가 말했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귀하 같은 고인에게 도움을 준 적이 없소. 그럼에도 도움을 주시겠다면 이 서문 모는 감사히 받아들이겠소. 서로 도움을 주는 관계가 될 수 있다면야 극히 환영할 일이오.”
“이해해줘서 고맙소. 그럼 염치불구하고 세 가지의 부탁을 하고자 하오.”
“말씀해 보시오.”
“첫째. 서문혜 소저의 심신이 안정되는대로 소을촌으로 보내 주시오. 그녀에게 내 친히 무공을 알려주고 싶소. 둘째, 내가 구출했던 해적섬의 가련한 포로들이 원래 고향으로 돌아가도록 도와주시오. 셋째….”
나는 마지막 부탁을 말하기 전에 잠시 심호흡을 하고는 말했다.
“…때가 되어 당신에게 진실을 밝혔을 때 나를 너무 원망하지 마시오.”
“……?”
검마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이윽고 내 말에 동의했다.
“소을촌장. 귀하의 말에 따르리다.”
나는 목갑에서 해적섬의 포로들을 해방시켜서 무영문에 의탁시켰고, 여태까지처럼 그들이 무영문의 도움으로 제자리로 찾아갈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나는 무영문을 나서며 생각했다.
‘이걸로 된 거야.’
순리대로라면 어떻게든 내가 전생자라는 걸 밝히고 그들에게 빨리 기억을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순리’라는 것이 마치 다람쥐가 쳇바퀴 돌듯 반복되어서 지쳐버렸고, 조금 정도는 여유를 두고 세상을 구하는 여정에 접근하고 싶었다.
또한 이 세상의 진실을 빨리 알게 된다고 해도 딱히 검마와 서문혜 부녀가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었으므로 당분간은 이대로 놔두고 싶었던 것이다. 때로는 아는 게 더 안 좋을 때도 있다는 건 질릴 정도로 깨달았다.
‘좀 더 암기를 확실히 없앤 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아….’
저번 생도 그렇고 이번 생에도 최대의 불안요소는 내 마력과 암기라고 할 수 있다. 다행히도 저번 생에 삭제된 마력이 많았는지 아직은 불안한 돌발상황이 없었지만 앞으로 어찌될지 모른다.
다만 나중에 세상이 망할 정도의 급박한 상황이 온다면 검마가 나를 약간 원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들었다. 검마는 언제나 헌신적이었기에 빠르게 힘을 쌓을 기회를 놓쳤다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인간으로서의 삶이란 건… 소중한 것… 어쩌면 나만이 짊어져야 할 업일지도 몰라. 나는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아.’
검마 부녀를 세계의 이면에 끌어들이는 건 아직 이르다.
내 의지로 그 진실을 유예하겠다.
나는 그렇게 다짐하고는 무영문을 나왔다. 그리고는 다음 행선지로 향하기로 했다.
촤아앗
나는 수요의 봉인지로 향했다. 원래라면 전생을 시작하자마자 빠르게 들리는 장소였지만 이번 생에는 그다지 빨리 올 필요가 없었기에 이제야 왔다는 표현이 맞으리라. 그리고 천험(天險)의 비지(秘地)에 도착하자 일행 셋은 깜짝 놀라는 듯 했다.
“설마 폭포 뒤에 이런 장소가….”
“여긴 뭐하는 곳입니까?”
타다닷
나는 가타부타 말도 하지 않고 달려가서는 천년설삼을 뽑았다. 수십 번이나 뽑았기 때문에 설원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천년설삼의 위치도 이젠 외우고 있었다. 그리고는 외쳤다.
“잘 봐라. 이게 바로 전설의 천년설삼이다!!”
“헉!”
“허억!”
“아닛?!”
금천재, 금만재, 연종휘는 일제히 경악하는 듯 했다. 나는 이윽고 셋에게 하나씩 커다란 자루를 던져주고는 흑백련이 피어있는 연못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원래는 나 혼자 작업했는데 생각해보니까 귀찮거든? 셋이서 저 연못에 있는 흑백련 싹 다 자루에 넣어! 꽃과 뿌리를 잘 분리하고, 흑백련이 상하지 않게 조심해서 넣어라.”
“흑백련이라는 건 저 연꽃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래. 제일 열심히 한 사람한테는 상을 주마.”
“……!!”
내 말이 끝나는 순간 세 사람은 달려들듯이 흑백련 연못으로 달려들듯 뛰쳐갔다. 그리고는 허겁지겁 흑백련을 따기 시작했는데 나는 으르렁대듯 말했다.
“급하게 딴다고 흑백련이 상해 있으면 가만 안 둬!!”
“넵.”
“그럼 나는 잠깐 내려갔다 온다. 열심히 해라.”
내가 굳이 저 세 사람에게 시킨 이유는 금천재와 금만재한테만 시킬 경우 저 두 부자(父子)가 서로 짜고 흑백련을 슬며시 자기 품에 빼돌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외인인데다 무공의 고수인 연종휘가 같이 채취한다면 눈치가 보여서 훔치지는 못하리라.
‘흐흐. 매번 나 혼자서 저 작업을 하는 게 귀찮았는데 편하군.’
그리고 나는 수요의 유적에 내려가서 인면지주를 마주쳤다. 나는 평소처럼 인면지주를 일격에 해치울까 싶었는데 뜻밖에도 인면지주의 반응이 아리송했다.
[위대한 자!! 멋있다!! 나를 부하로 삼아줘!!]
“…….”
나는 예전처럼 다리에 힘을 쫙 풀고 애교를 부리는 인면지주를 보자 이마를 짚었다.
[뭐든 할게!! 부탁이야!]
왠지 지난번 삶이랑 완전히 똑같은 반응인데….
나는 혹시해서 내 팔을 보여주며 말했다.
“미안한데 난 이미 네 이름을 받은 것 같다.”
[와아?! 진짜네?! 그럴 수가?! 이게 무슨 일이야….]
인면지주가 크게 당황한 것 같더니 이윽고 뭔가 깨달은 듯한 말투로 말했다.
[아하!! 나는 혼돈… 나는 위대한 본질의 일부…. 승격할 수 있구나….]
“위대한 본질?”
[종속시켜 줘!! 부탁이야!!]
“어… 그래.”
내 허락이 떨어지자 인면지주가 미친듯이 기뻐했다.
[아아아!! 위대한 굴레의 축복이여!!]
파아앗
갑자기 인면지주의 몸에서 빛이 나더니 시꺼먼 영기 덩어리가 내 팔목으로 날아왔다. 그리고 이름이 새겨진 곳에서 시꺼먼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영기덩어리와 합일했고, 잠시 후 기운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쿠르르르
기이한 고대의 글자가 변형하기 시작하는 게 보였다. 그리고 나는 그 고대의 글자가 천천히 바뀌는 게 보였다.
[힘쎄고 체력강하고 매우빠른 고대거미]
뭔가 예전보다 추가된 것 같다.
“…….”
나는 인면지주를 보았다. 그리고 예전과 달리 인면지주의 육체가 사라지지 않았고 그저 텅 빈 껍데기처럼 영혼만이 빠져나와서 죽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이 현상이 대체 뭔지 의아했지만 우선은 인면지주의 내단부터 캐내기로 했다.
‘다행히 내단은 멀쩡하군.’
나는 이어서 수요의 제단에서 수요도 얻고 금괴와 전욱의 동상 등도 손에 넣었다. 일련의 과정을 다 마치고 나오자 바깥에서는 흑백련 작업을 거의 다 해 놓은 듯 했다. 나는 그들의 작업이 다 마무리되자 자루를 목갑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수고했어!”
금천재가 조심스레 말했다.
“저기… 상은….”
나는 헛기침을 했다.
“어허!! 다같이 열심히 했는데 누구 한사람만 상을 받을 셈이냐!”
“…….”
“의리가 없구만!”
금천재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우거지상이 되자 나는 내심 킥킥 웃었다.
‘똑같이 돌려받으니 기분이 어떠냐, 촌장.’
지금 이 상황은 예전 첫 번째 삶에서 내가 또래 애들과 하루종일 열심히 새끼를 꼬면 제일 열심히 한 사람한테 상을 주겠다 했는데 촌장이 했던 말을 똑같이 되돌려준 것뿐이다.
‘이 맛에 네놈들 데리고 다니지!!’
나는 신바람이 나서는 말했다.
“그럼 이번에는 모산파에 간다!”
“모산파요?”
“그래! 그쪽도 지금쯤이면 급할 것 같거든.”
휘이잉
나는 셋을 목갑에 넣은 후 하늘을 날아서 모산파로 향했다. 그리고 모산십문 앞에 도착해서는 그대로 무량단을 날려서 결계를 깨부순 후 안으로 짓쳐 들어가자,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모산파 도사들이 오도를 봉인한다고 안간힘을 쓰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아아앗. 가까이 가면 안 돼….”
나는 모산파 장문인의 비명소리를 무시한 채 성큼성큼 오도 앞으로 걸어들어가서는 오도를 꽉 붙잡으며 외쳤다.
“옛 임금 곤(鯀)이여! 삼황오제에게 복수하고 싶은가?”
슈우우
그러자 오도에서 힘을 채우고 있던 곤이 어둠의 형상을 현실에 드러내며 내게 말을 걸었다.
[너는 누구인가….]
“나는 소을촌의 촌장, 백웅이다!! 너한테 제안이 있다!”
[뭐라고…? 어디 들어보지.]
나는 씩 웃으며 곤에게 말했다.
“네가 힘을 회복할 수 있게 도와주지. 천계의 파수꾼이나 삼황오제의 부하들을 물리쳐 주마. 대신에 당분간 내 부하가 되어서 힘 좀 써줄 수 있겠나?”
[…….]
곤은 내 힘을 가늠해보듯 오도의 손잡이를 통해 강렬한 영기를 흘리는 듯 했다. 그러나 곤이 흘리는 어둠의 영기는 내 몸을 전혀 침범하지 못했고, 그것은 내가 보유한 강대한 신력과 의념천주 때문이었다. 내 실력을 확인한 곤이 잠시 후 말했다.
[좋다…. 여기서 적당히 시간이나 때우다가 해방될 생각이었지만… 너 정도면 손을 잡아도 좋겠군….]
“좋아. 오늘부터 계약 성립이군.”
[헛짓거리를 하면 가만 안 두리라….]
슈욱!
곤 임금이 다시 오도로 봉인되며 수면기에 들어갔다. 내가 손쉽게 곤을 제압하자 모산파의 도사들이 모두들 크게 놀랐다.
“허억.”
“대체 어떻게….”
“저 자는 누구인가.”
나는 모산파의 장문인인 도산법사에게 말했다.
“이봐.”
“네… 네엡!!”
“수기 공양의식 좀 도와줘.”
“……?!”
도산법사는 황당해했지만 이윽고 간단한 상황설명을 듣자 납득한 듯 했다. 나는 29번째 삶처럼 도산법사와 함께 지금 수요의 수기가 응결된 지역으로 향했고, 모산파 장문인 도산법사가 수기공양의식을 하기 시작했다.
풀썩
도산법사가 의식준비를 끝내고 기절하자 나는 그가 만들어낸 수기의 물방울에 손을 뻗었고, 이윽고 수신기 바루나와 접촉할 수 있었다.
[백웅이여! 이게 뭐하는 짓이냐!!]
내가 수기를 바루나에게 불어넣자 이전 생처럼 바루나가 출현했고, 나는 바루나에게 말했다.
“보면 모르냐? 뇌물이다…!!”
[……!!]
“뇌물 안 받을 거냐!”
내가 수기를 거두려 하자 갑자기 바루나가 내 팔을 잡아챘다.
[누가 안 받는댔나, 하하!!]
“…….”
[참 잘 생각했다, 백웅!]
참 속보이는구만!
나는 내심 투덜거리다가 질문했다.
“아 근데 너 말고 다른 녀석들도 뇌물을 받을까?”
[흠 글쎄….]
바루나가 뭔가 생각하는 듯 다른 3개의 원을 차례로 쳐다보았다.
[한 놈 빼고는 다 받을 듯 하군.]
“한 놈이라는 건?”
[너도 짐작하고 있을 텐데.]
“…….”
나와 바루나의 시선은 동시에 하나의 원을 향했다. 그 원은 빠직거리는 뇌전이 튀기고 있었으며, 보이지 않는 살기마저 내뿜는 게 느껴졌다. 그것은 틀림없이 원의 주인인 정령이 내게 적대적이라는 걸 의미했다. 나는 골치아파져서 머리를 벅벅 긁으며 말했다.
“저 새끼는 대체 왜 그러는 건데?!”
뇌신기 바즈라!
저 놈은 설령 공양을 하더라도 안 받는다는 게 바루나의 말로 확정되어버린 것이다. 그러자 바루나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뭐 아예 안 받진 않을 것이다. 다만 비슷한 종류의 기운이면 별로 따지지 않는 우리 셋과 달리 저 녀석은 원하는 게 좀 특별하다는 게 느껴지는군…. 단순한 뇌기(雷氣)의 공양은 받지 않을 것이다.]
“특별하다고?”
[뇌신(雷神)을 상징하는 무언가가….]
파지지직!!
그 순간 바즈라에서 어마어마한 뇌전이 뿜어져 나와서 나를 덮쳤다. 그리고 내가 전혀 피하지도 못할 때 바루나가 소환한 물의 장막이 나를 보호해 주었다. 그리고는 바즈라에서 무척이나 불쾌한 듯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쓸데없는 소리 지껄이지 마라, 바루나!!]
[흥. 성질만 더러운 새끼….]
바루나가 혀를 끌끌 차고는 내게 손짓을 했다.
[이만 가 봐라, 백웅. 충고하자면 저 성질 더러운 놈은 힘으로 굴복시키는 수밖에 없을 거다.]
파앗
나는 현실세계로 되돌아왔다. 나는 바즈라 때문에 기분이 더러워져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오냐. 어디 두고 보자.”
바즈라를 언젠가 후드려 패고 말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