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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1254화 (1,251/1,615)

1254====================

사신지혼(四神之魂)

파바바밧

대뢰옥에서 해적섬까지 날아가는 건 수천 리나 되었으므로 한동안 정신없이 날았다.

“우으으.”

도중에 금천재와 금만재가 멀미를 하는 것 같아서 한번씩 무인도에서 쉬기도 했다. 기공으로 마차를 둘러싸서 저항을 줄였음에도 기본적으로 인간의 몸이 쉽사리 고속비행에 적응하긴 힘든듯 했다.

그렇게 나는 상공에서 해적섬으로 마차를 끌고 날아다니다가 서문혜가 갇혀있을 감옥 지형을 찾아내었다.

‘저기군.’

쿠웅

내가 마차를 감옥에 들어박으며 안으로 들어가자 그 곳에는 새하얀 머리칼으로 잠들어 있는 서문혜와 해적섬 인질들이 보였다. 나는 그런 서문혜를 보면서 내심 각오했다.

‘제길…. 이번에도 서문혜와 한바탕 싸워야 하는 걸까….’

29번째 삶에 겪었던 일을 생각하니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렇다 해도 서문혜를 백치상태로 놔둘 수도 없으니 한 번은 지나쳐야 할 일. 나는 금천제령대법(禁天制靈大法)을 푸는 침술을 서문혜에게 시전했다.

…….

“어…?”

나는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생에는 첫 장침을 꽂자마자 서문혜가 거신족의 힘을 각성하고 폭주했었는데 왜인지 금천제령대법을 푸는 침술을 모두 시전했는 데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냥 잠든 얼굴로 가만히 누워있기만 할 뿐이었다.

왜 이런 변화가 생긴 거지?

내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감옥의 입구 근처에 있던 금천재가 두려운 듯 외쳤다.

“으아아. 해적들이 몰려옵니다.”

“…….”

“빠, 빨리 해치워주십….”

하지만 나는 금천재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서문혜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왜냐하면 대법해제의 효과가 도는 건지 서문혜가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이윽고 침음성을 흘리며 눈을 뜬 서문혜는 나를 보더니 말했다.

“당신은…?”

나는 서문혜에게 말했다.

“나는 백웅이오. 당신을 구하러 왔소.”

바로 흑요석을 넘겨줄까도 생각했지만 내 마력이 얼마나 삭감된 건지 확신할 수 없다. 자칫 잔류마력 때문에 또 서문혜가 폭주하면 이번 생 내내 차질을 빚게 되므로 모험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자 서문혜가 몽롱한 표정으로 말했다.

“거대한 은빛의 거인이 꿈에 나타났어요…. 그리고 자기한테 오라고….”

“…….?”

“이상한 꿈….”

나는 아무래도 서문혜의 피가 이번에는 내 마력에 반응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내 눈이 까맣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생에 생각보다 마력을 많이 삭제했었나보군.’

당분간 마력의 폭주 자체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건가?

나는 다행이라 생각하며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우선 이 자리를 벗어납시다.”

콰과광

“크아아악.”

나는 밖으로 나가서 뇌령인으로 해적들을 대충 쓸어버리고는 이 해적섬에 존재하는 보물들을 모두 손에 넣었다. 해적몰살시키는 건 너무 많이 해봐서 이젠 자잘하게 신경쓰기도 귀찮았다.

그런데 요도 무라마사를 발견해서 손에 넣을 때 금만재가 뜻밖의 소리를 했다.

“저 검을 내가 가지면 안되겠소?”

“…….”

나는 금만재가 지금 무공이 하나도 없는 무지렁이란 걸 알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요도 무라마사를 잡으면 무조건 요도에 정신을 장악당해서 미칠 거란 걸 알고 있었기에 고개를 저었다.

“안 된다.”

“멋있는데 좀 부탁하오.”

“…….”

나는 그런 금만재를 황당한 눈으로 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애교부리지 마라 미친 놈아. 내가 네놈 보물 챙겨줄 사람 같냐? 지금 네놈 처지를 알고는 있는 거냐?”

“알고있소만….”

“나 참.”

내가 혀를 차자 금만재가 입을 꾹 다물었다. 나는 그런 금만재를 복잡한 눈으로 쳐다보며 생각했다.

‘예전에 저놈 눈을 뽑은 건…. 좀 심했지….’

심했던 만큼 첫 번째 삶에서 금만재가 날 괴롭혔던 원한은 그 한 번으로 잊어버리기로 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엔 금만재를 그냥 가볍게 놀려주는 걸로 자잘한 복수를 삼을 뿐이다. 그렇다 해도 금만재에 결코 좋은 감정은 가질 수 없기에 나는 금만재의 애교가 터무니없게 느껴진 것이었다.

“나도 당신만큼 강해지고 싶소.”

“…그래서?”

그러나 금만재는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건지 이윽고 말도 안 되는 요청을 했다.

“내게 무공을 가르쳐 주시오.”

“…….”

“무림고수가 되어 당신 일을 도우면 좋잖소.”

그 순간 나는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금만재란 놈은 무공재능이 얼마나 있을까? 첫 번째 삶에서 공부는 지지리도 못해서 맨날 홍루에서 시간낭비나 했던 쓰레기 같은 의지력으로 뭘 얼마나 배울 것인가?

‘그래. 어디 이 놈이 얼마나 나만큼 밑바닥재능인지 확인해볼까.’

나는 그걸 지켜보는 게 왠지 재밌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 볼까.”

나는 금만재의 맥을 짚어보았다. 내가 천하오대의원급이라 할 수는 없어도 광명신의 화서명 밑에서 십여 년 이상 전수받았으므로 웬만한 의원보단 나은 실력이었다. 그런 내가 상대방의 무공과 내공의 수준을 판단하는 건 굉장히 정확하다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내공따윈 없군. 혈맥도 딱히 타고난 상승혈맥이 존재치 않고 평범해. 말 그대로 평범한 일반인 그 자체….’

혹시나 내공을 연마하지 않고 단련하는 외공(外功)계열의 무공을 익혔나 의심해서 근골도 몇 군데 만져보았지만 역시 그런 건 없었다. 진짜 말 그대로 평범한 내 또래의 소년일 뿐이었다. 이 놈이 무공을 익혔다는 건 무림역사의 상식을 뒤집는 일이나 다름없다고 확신한다.

그래. 확실히 무공을 익힌 놈이 아니다.

그 생각을 하는 순간 나는 크나큰 의심 중 하나를 지워버릴 수가 있었다.

‘금만재 이 놈은 그 놈일 것 같지 않아.’

무공을 제외하고도 그 끝을 알 수 없는 무시무시한 살기(殺氣)!

자기자신을 돌보지 않고 나와 동귀어진해버리겠다는 그 악랄한 기운은 도저히 이 금만재가 따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절대 동일인물이라고는 볼 수 없다.

나는 거기까지 생각한 후 금만재의 맥에서 손을 거두며 말했다.

“좋아. 마을로 돌아간 후 몇 수 가르쳐주지. 어차피 앞으로 내 밑에서 일하려면 약간의 무공은 필요할 테니까.”

“고맙소. 저 칼은….”

“저건 웬만한 기량으론 다룰 수 없는 요도 무라마사다. 초절정고수조차 홀릴 수 있는 마검을 네가 다룰 순 없어. 나중에 실력이 그만큼 되면 다루던가 말던가….”

나는 대충 대답하고는 무라마사를 뽑아서 목갑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금만재와 함께 밖으로 나와서 해적섬의 포로들에게 말했다.

“당장 고향으로 돌려보내주고 싶지만 당신들 외에도 가여운 처지에 놓인 자들이 많아서 잠시 몇 군데를 들러야 할 듯 싶소.”

“은인(恩人)의 뜻대로 하겠습니다.”

그들은 별다른 불만 없이 내 말을 수용하는 듯 했다. 하긴 해적들에게서 구출해준 것만 하더라도 다행이니 약간의 시간낭비 정도는 감수할 수 있을 터였다. 나는 고개를 끄덕인 후 그들을 모두 목갑에 집어넣었고 서문혜에게 말을 걸었다.

“서문혜. 몸은 좀 어떻소?”

“대법이 풀리고 나니 몸이 가뿐하기 그지없으니, 은공께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어떻게 제 이름을….”

“당신에게만 알려줄 수 있는 나만의 비밀이 있소. 그것은 기억을 그대에게 전해주는 것인데, 유감스럽게도 지금 여기는 너무 위험한 장소라서 그대에게 전말을 다 알려주기는 힘들 듯 하오.”

일단 흑요석 자체가 없다. 원래라면 비등을 써서 먼저 챙겼을 테지만 이번 삶에선 비등을 못 쓴다.

“……?”

서문혜가 의아한 시선으로 나를 쳐다보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지난 생에 이 해적섬에서 본의 아니게 각성한 서문혜와 격돌하다가 어마어마한 힘의 충돌 때문에 불려온 해신과 맞짱을 떴던 일을 생각해 보면, 해신의 앞바다에서 섣불리 흑요석을 전해주는 건 위험한 일이다. 마력이 많이 제거됐다고는 해도 그녀가 어떤 이상반응을 보일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말을 이었다.

“아무튼 나를 믿는다면 따라와 주시오. 꼭 무영문에 데려다 드리겠소.”

“알겠습니다.”

나는 서문혜를 포함해 금천재와 금만재도 목갑 안에 밀어 넣었다. 슬슬 마차를 끄는 게 귀찮아져서 혼자서 하늘을 날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곧장 동영 쪽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파아아앗

고도를 올리자 어느 정도 지형의 큰 윤곽이 눈에 들어왔기에 어디가 고려국이고 어디가 동영인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나는 그렇게 한동안 하늘을 날다가 어느 순간 동영으로 짐작되는 땅이 보이자, 거기에 내려서서는 교토가 어딘지를 수소문했다.

그리고 교토의 위치를 알아내서 한참을 날아가자 교토성이 보였고 나는 그 안으로 뛰쳐 들어갔다. 교토의 황궁 내부로 들어가자 예전과 같이 결계가 느껴졌고, 나는 무량단을 날려서 그 결계를 찢어버렸다.

“크아악.”

결계를 찢고 안으로 들어가다보니 익숙한 얼굴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설마 인간의 무예로 그런 경지에 이를 줄이야.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무사구나. 그대는 누구인가?]

“정령수(精靈獸) 히노카쿠츠치.”

[내 정체를 알고 있는가?]

“나는 스사노오와 직접 할 말이 있다.”

[……!!]

히노카쿠츠치가 깜짝 놀라자, 어디선가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를 찾는가?]

쿠구구

[스사오노 님!]

고대의 복식을 입은 빛의 거신전사가 갑자기 장내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나는 스사노오의 얼굴을 보자마자 말했다.

“스사노오. 네가 곧 이 세상에 찾아올 대홍수를 막기 위해 노력한다는 건 알고 있다. 나는 그 계획에 협력하기 위해 찾아왔다.”

그러자 스사노오가 눈썹을 꿈틀거리며 말했다.

[너는 누구인가? 낮도깨비같은 인물이 난데없이 도와준다 해도 신뢰할 수 없다.]

“긴 말은 필요없다. 이걸 봐라!”

우웅

내가 신력을 집중해서 아마테라스의 성질만을 뽑아내어 손 위에 광구를 만들어내었다. 살상력이나 파괴력이 있는 기술은 아니었고 단지 힘의 정수만 뽑아내기에도 힘에 부쳤다. 흑웅이 생긴 덕에 신력의 제어력이 생겼다곤 해도 흑웅이 잠들어있는 지금은 제어력이 완전하다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 그건 아마테라스의!]

“나는 아마테라스의 죽은 신체를 흡수해서 힘을 얻었다. 당연히 그 형제되는 너의 지금 생각과 계획 정도는 파악하고 있다. 너와 협력하러 왔다는 것만 알아둬라.”

[도대체 너는….]

“나는 백웅이다. 더 이상 너를 설득한다고 시간과 심력을 소모하기 싫다.”

나는 눈을 번쩍 뜨며 말했다.

“너와 동맹을 맺고 네가 힘을 회복하는 걸 도와주마. 대신에 너도 나한테 그만한 대가를 줘!”

[흐음…!! 어떤 대가를 원하지?]

“히노카쿠츠치와 소환수의 계약을 맺고 싶다. 그리고 미호를 데려가겠다.”

사실은 미호를 소을촌에 데려가는 게 주 목적이고 나머지는 덤에 가깝다. 이번 생에서 혹시나 대홍수에 대비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 스사노오와 관계를 맺어두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스사노오는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그리 하지. 수상쩍지만 그대는 동맹을 맺기에 충분한 존재다.]

잠시 후 나는 정령수 히노카쿠츠치와 소환의 계약을 맺었다. 내가 이 조건을 내세운 건 이 놈의 본체가 팔부신중에 못지않은 강력한 존재이며 질서에 가까운 자였기에 소환수로 쓰면 매우 유용할 거라는 제갈사의 조언이 과거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치리링

[오오. 나 히노카쿠츠치…. 앞으로 정식 계약에 따라 그대의 정령수가 되어 소환에 응하리라.]

방울이 울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히노카쿠츠치를 상징하는 문양이 손가락 마디에 새겨진 걸 알 수 있었다. 이제 내가 원할 때마다 신력을 소모해서 정령수를 불러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걸 보자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이상하네? 왜 이 녀석은 다른 놈들처럼 이름이 새겨지지 않지?’

뭔가 차이점이 있는 건가?

그리고 미호가 머뭇거리며 밖으로 걸어 나왔는데 무척이나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미호는 스사노오에게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스사노오시여. 제발… 다시 고려해 주시옵소서.”

[여우야. 저 자는 지금의 나에 못지않게 강력한 존재이며 아마테라스의 권능을 지니고 있다. 또한 동맹의 맹약을 맺어 적이 아닐진대 무엇이 문제인가?]

스사노오의 반문에 미호는 눈을 꾹 감고는 한탄하듯 외쳤다.

“너무... 너무 못생겼사옵니다!!”

[……!!]

“……!!”

“커서도 천하의 추남일 게 뻔하온데 그것만은 참을 수 없사옵니다!”

스사노오는 물론이고 나도 당황하고 말았다.

설마 그런 이유라니?!

‘아…. 그래… 미호는 원래 이랬지….’

나는 이윽고 원래 미호의 성향을 깨닫고는 납득했다. 미호의 관점에서 못생긴 게 피해를 준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는 워낙 돌아다니기 바빠서 외모관리 따윈 귀찮아서 하나도 하지 않았었지….’

…어디 해 볼까?

어차피 이번 생에서는 온갖 사람들을 만나면서 인간의 세상에서 살려고 하는데, 그럼 조금은 여유롭게 살아도 되지 않을려나?

나는 생각을 정리하고는 미호에게 말했다.

“미호! 그렇다면 내가 잘생겨진다고 약속하지. 네가 깜짝 놀랄 정도로. 그러면 내 부하가 될 수 있겠나?”

“물론입니다. 하지만 어찌 잘생겨진다는 건지….”

“기다리고 있어. 나중에 다시 데리러 올 테니까.”

나는 히죽 웃고는 등을 돌렸다.

‘두고 보라고, 미호.’

파앗

나는 예전에 봐 놨던 광산에서 흑요석을 적당히 캐낸 후 동영 땅을 떠났다. 아베노 세이메이를 만나러 갈 수도 있겠지만 지금 가면 여러 가지 고난을 뚫는 게 귀찮을 뿐더러 너무 많은 인연을 맺는 게 나중에 안 좋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휘이잉 -

나는 다시 머나먼 바다 위를 날아서 중원으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이 정도쯤 되자 나는 약간 체력과 기력이 소모되어서 지친 걸 깨달았다.

‘음…. 아무리 무한에 가까운 내공이라도 쉴 새 없이 허공답보 쓰며 대륙간을 왕복해서 날아다니는 건 좀 무리인가. 도중에 금의위를 찢어죽일 때도 내공을 조금 썼으니까.’

호법사자들이라면 지치지 않았을 텐데 약간의 차이는 있는 듯 했다. 그래도 이 정도는 한 식경만 쉬면 회복되는 수준이었으므로 나는 잠시 쉬다가 곧장 남궁세가로 향했다.

콰과광

퍼벅

나는 손쉽게 남궁세가의 가주를 없애고 장로들까지 모두 베어 망문(亡門)시키고는 여인들을 구출했다. 그리고 남궁세가의 식객으로 머물고 있던 연종휘를 찾아가서는 그의 눈 앞에 툭 하고 남궁세가주 남궁명의 목을 던져주었다.

데구르르

“허억.”

아무리 연종휘라도 벌건 대낮에 천하에서 손꼽히는 초절정 고수이자 남궁세가주인 검왕 남궁명의 목이 굴러다니자 놀란 듯 했다. 나는 연종휘에게 말했다.

“나는 백웅! 남궁세가는 내가 망하게 했다. 더 이상 의탁할 곳이 아니니 나를 따라와라.”

“…엄청난 고수구려. 그 정도 힘이면 굳이 나 같은 강호초출의 힘이 필요하지 않을 텐데….”

“아니. 그대는 좀 더 발전할 수 있다. 내가 무공을 지도해 주지.”

미래의 십대고수 궁왕이 될 연종휘라면 지금부터 충분히 키워볼 가치가 있다.

“……!! 그렇다면야 따라가겠소!”

연종휘가 대번에 안색이 바뀌어서 포권했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질문했다.

“나를 어디로 데려갈 생각이오?”

나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소을촌!!”

“……? 마을이란 말이오? 문파가 아니라…?”

“그렇다. 뭐 잘못된 게 있나?”

“아니 그게… 당신은 설마….”

나는 팔짱을 끼며 당당히 말했다.

“내가 마을 촌장이다!”

“…….”

“촌민이 된 것을 환영한다, 연종휘.”

“나, 나는 옛 연나라 왕족의 적손인데 이런 건 생각을 좀….”

“잔말말고 들어가라.”

독보강호의 꿈이 촌마을행이 되어버려 우거지상이 된 연종휘를 목갑에 집어넣고는 이제야 구할 사람은 대충 다 구했다는 걸 깨달았다.

“이제 가 볼까.”

검마가 있는 무영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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