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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1253화 (1,250/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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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지혼(四神之魂)

나는 대뢰옥의 입구 근처에 도착했다. 원래라면 비등을 이용해서 한 방에 대뢰옥의 심처에 들어갔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입구부터 재공략 하는건 신선한 경험이었다. 나는 마차를 근처의 수풀에 놔두고는 힐끔 금천재와 금만재를 보며 말했다.

“내 뒤를 잘 따라와라. 알겠냐.”

둘 중 눈치가 더 빠른 건 역시 촌장인 금천재였는지 그가 두려움에 젖은 표정으로 말했다.

“여, 여, 여기는 무척 위험한 곳 같습니다만… 저 금색 옷은 설마….”

촌장의 시선이 저 멀리 언덕에서 돌아다니는 금의위에게 향해 있었다.

“뭐야. 금의위도 알고 있어?”

“소문 정도는….”

마을촌장 치고는 꽤 아는 게 많은 인간이었구만. 살아오면서 쌓인 경륜이란건가? 게다가 금의위가 돌아다니는 곳이 위험한 장소라는 걸 대번에 눈치채는 걸 보면 역시 촌장 정도는 해먹을 인물인 듯 했다.

‘하지만 난 벌벌 떠는 꼴도 보고 싶어서 데려왔단 말이지.’

나는 싸늘한 눈으로 촌장을 보며 말했다.

“잘 따라오라고 말했다. 잘못해서 죽으면 책임 안 져.”

“으으으.”

타닷

나는 단숨에 도약해서 언덕 위로 치솟았다. 그리고 곧장 의념절기를 발휘해서 금의위 파수꾼 다섯 명을 공격했다.

의념절기(意念絶技)

천축검(天縮劍)

천축검이 각자의 몸에 닿이는 순간, 그들의 몸 주변의 공기가 대번에 내 쪽으로 빨려오는 듯 했다. 그리고 그들이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나는 가까이 온 금의위사들의 혈도를 짚었다.

“컥.”

투둑

아주 손쉽게 금의위를 제압한 나는 그들을 땅에 내려놓고는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서 대뢰옥의 입구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금천재와 금만재가 나를 뒤따라오자 생각했다.

‘대뢰옥은 분명 가공할만한 기문절진(奇門絶陣)이 설치되어 있고 망량 정도의 기문둔갑 고수만이 그 변화를 파악해서 통과할 수 있다. 그 방법이 아니라면 단 하나의 샛길을 찾아내야만 하는데….’

문제는 그 샛길을 찾았던 기억이 너무 예전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설프게 그 샛길을 찾으려다가 생문과 사문이 실시간으로 뒤바뀌는 기문절진에 휘말려서 낭패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 진법을 헤쳐나갈 힘이 없을 때의 이야기.

힘이 있다면 기술은 뒤따르는 것으로 충분하다.

나는 통로에 진입하자마자 곧장 눈에 손가락을 대어서 집중했다. 그리고는 화안금정을 발동해서 진법을 이루는 순수한 술력의 기운을 감지한 후, 그 기운이 가장 견고하게 모여있는 장소를 찾아내었다.

‘간다.’

나는 곧장 그 기운을 향해 달려들어서 일격에 베어버렸다.

무량단(無量斷)!

스칵

진법의 맥(脈)을 의념절기로 베어버리자, 진법이 잠시동안 크게 요동을 치는 흐름이 화안금정으로 보였다. 그리고 잠시 후 안정되려하면서 다시 한 번 기운이 한 군데에 모이기 시작하자, 나는 재차 베어버리고 말았다.

스칵!

쿠르르르….

겨우 두 번의 베기일 뿐이었지만 잠시 후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대던 진법의 흐름이 완전히 멎어버리는 게 느껴졌다. 나는 그 모습에서 과거 기문둔갑을 배울 당시 망량의 말이 맞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진법(陣法)에도 사실 동력이 필요하니, 그걸 가리켜 맥(脈)이라 하오. 맥에는 팔괘와 오행 등 진법의 원리가 되는 힘이 응결되어 있으며, 마치 인간의 혈관처럼 진법의 통로에 신비한 힘을 부여하는 역할을 하오. 또한 사실 그 맥을 벨 수 있다면 이론상 모든 진법을 무력화시키는 게 가능하오. 그 어떠한 현묘한 진리로 만든 진법이라 해도 동력이 끊기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으니.]

[응? 근데 어째서 강호의 무수한 고수들이 그걸 못 하는 거요?]

[말 그대로 이론이니까…. 진법의 맥을 인식하는 건 기를 보는 것과는 다른 문제요. 팔괘음양은 훨씬 형이상학적이고 고차원적인 힘의 흐름이며 의념과도 다른 것. 그걸 직접 보려면 신선급의 동술(瞳術)이나 초능력이 필요하오.]

[그렇구려.]

[또한 맥을 인식했다 하더라도 그 맥을 베기 위해서는 최소한 초상승의 의형강기(意形罡氣) 이상의 파괴력이 필요한데, 무공과 술법을 둘 다 그 정도 수준으로 익힌 자가 세상에 얼마나 있겠소? 저 천계의 투선이나 되어야 가능할 것이오.]

망량의 말이 옳았다.

나는 30번째 생에 도달해 그 이론상의 파해법에 성공하자 씩 웃었다.

‘지금 내가 쓴 화안금정은 투선 제천대성의 능력이고 내 무공도 절대지경에 이르러있기에 이런 식으로 뚫을 수 있는 거군.’

안 되면 뇌령인으로 무식하게 장력을 갈겨서 부숴버릴 수도 있겠지만 산 하나를 통째로 감옥으로 만든 이런 장소에서 함부로 파괴를 일삼으면 산이 전몰해서 인질들이 다칠 위험이 있다. 이 방법이 최선인 것이다.

‘뭐, 맥을 끊었더라도 뛰어난 절진이면 나중에 자가회복을 한다던가…. 너무 여유부릴 순 없겠지.’

나는 뒤를 쓱 보면서 말했다.

“진법이 잠시 멈췄지만 반 시진 정도가 지나면 다시 발동할 거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따라와라.”

“예엣.”

나는 진법이 멈춘 상태에서 차분하게 예전에 샛길을 찾았을 때의 기억대로 꼼꼼하게 길을 살폈다. 그리고 두세 번 정도를 헤맨 끝에 어렴풋이 예전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아 그래….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찾았다!”

나는 한 식경 정도를 걸려서 샛길을 찾아내고는 그 안으로 쑥 들어갔다. 그리고 한참을 들어가자 예전처럼 대뢰옥에 수감된 죄수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금천재 촌장은 음산하고 어두운 내부에서 겁에 잔뜩 질려 있었고 금만재는 다소 무표정하게 따라오고 있는 중이었다.

‘엥? 보통사람이라면 여기의 분위기만으로도 지려버릴 텐데….’

나는 의외로 겁을 별로 안 내는 금만재를 보자 눈에 이채를 띄곤 말했다.

“금만재. 안 무섭냐?”

그러자 금만재가 차분하게 대꾸했다.

“무서워하면 살아나갈 수가 없잖소….”

“…….”

“당신만 따라다니겠소.”

이렇게 담대한 녀석이었던가? 하긴 뭐 이 녀석도 꽤나 건성으로 사는 놈이니 성정이 그랬던 거 같기도 하고….

촤촤촹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감옥의 창살을 모두 베어버렸다. 안에 있던 죄수들은 바로 뛰쳐나왔고, 나는 그들에게 말했다.

“움직일 수 있는 자들은 괴물로 변이한 자들을 한 데 모아놓으시오. 나는 잠시 다른 곳에 다녀오겠소.”

나는 그렇게 명령을 내려두고는 대뢰옥의 심층부로 갔다. 그리고 심층부로 가자 예전처럼 거대 두꺼비를 발견할 수 있었고, 거대두꺼비와 마주치자마자 녀석에게 말했다.

“야! 항아!”

[크으으… 너는….]

나는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넌 앞으로도 계속 죽어줘야겠다.”

[뭐라고.]

뭐라고는 무슨.

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개고생했는데 10번은 죽어야지 개새끼야!

“잘 가라!”

쿠콰콰쾅

[크아아아….]

나는 두꺼비 항아를 손쉽게 격살시키고는 안에 있던 보물들을 얻었다. 그리고 그 중 목갑을 발견해서 흡족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좋았어. 이걸 찾으러 온 거야.’

나머지 보물들도 의미가 있지만 사실상 이 목갑을 구하러 온 거나 다름없다. 비등은 마력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지 폭주했지만 목갑만큼은 마지막까지 별다른 폭주반응이 없었다. 단순한 수납능력이기 때문에 영향을 덜 받는게 틀림없었다. 앞으로의 내 계획에 목갑은 빠질 수 없었으므로 나는 싱글거리며 밖으로 나왔다.

쿠구구

그리고 밖에 나오자 지난 생처럼 흉신의 축복에 당한 희생자의 몸뚱이에서 몽환의 악사가 모습을 드러내려는 게 느껴졌다.

“야 동작그만!!”

[쿠억.]

나는 즉시 변이체의 입을 통해서 무언가가 토해지려 하자 입안에 손을 쑤셔 넣었다. 그리고는 식도까지 손을 꽉 밀어 넣은 채 으르렁대듯 말했다.

“초대장 안 받아! 안 가니까 꺼져!”

그러자 마치 허공에서 울리는 듯한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감히 그 분의 초대를 거절하다니 이 어찌나 오만하단 말인가.]

나는 그 말에 열 받아서 목에 핏줄이 빡 오르도록 외쳤다.

“꼽냐? 가기 싫으면 패서 데려가게? 그렇게 나오면 내가 흉신 대가리 언젠가 깨버린다!!”

[……!!]

“쫄따구 새끼야 꺼져! 이 변이체가 뒤지면 네놈은 해산물구이로 만들어주마.”

[후회할 것이다….]

슈욱….

어두운 기운이 사라지면서 변이체 또한 안정되는 게 느껴졌다. 몽환의 악사가 화신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면 이 변이체는 죽는 수밖에 없었기에 다행이었다.

‘이걸로 당분간은 나한테 접근 안 하겠지.’

나는 흉신의 초대를 거절하는데 성공하고는 모든 인간들을 모이게 한 후 말했다.

“다 목갑에 넣겠소. 들어가도록 하시오.”

슈슈슉 하는 소리와 함께 목갑에 인질들과 변이체들이 들어가기 시작하자 금천재와 금만재도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나는 그들 둘은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다.

“니들은 안 돼.”

“아니 왜 그러시오…!! 이런 위험한 장소에 있기는….”

“니들은 날 도와서 소을촌을 운영해야 하니 많은 걸 보고 배워야지. 잘 알잖아?”

“알기는 뭘….”

“잔말말고 따라와.”

“크흑.”

나는 촌장이 벌벌 떠는 걸 보자 내적인 쾌감이 느껴졌다. 옛날에 촌장에게 부림당했던 과거를 보상받는 듯한 저열한 쾌감이었지만 지금은 내 마음을 상쾌하게만 해주고 있었다.

이윽고 둘과 함께 대뢰옥을 빠져나오자, 입구에 수많은 금의위들이 진을 치고 있는 게 보였다.

치링!!

살벌한 검기가 어두운 산중에 은은한 푸른빛을 내고 있었는데 그 숫자가 굉장히 많았다.

금의위의 총령과 부총령 두 명이 선두에 서 있었고 그들을 위시해서 무려 백여 명 이상의 금의위가 사방을 포위한 상태였다. 웬만한 무림방파를 괴멸시킬만한 전력을 모아놓은 금의위 총령이 자신의 무기인 권을 들며 내게 말했다.

“네놈들은 누구냐? 감히 대뢰옥에 침입하고도 살아남기를 바라는 건 아니겠지.”

나는 저 놈이 악당이란 걸 알고 있었기에 째려보면서 대꾸했다.

“흐음, 너는 사신위 백호이자 금의위 총령인가. 그리고 옛날에 청룡 이광과 아는 사이였고 몸에 마(魔)를 이식받아서 마물로 변신할 수 있는 상태군.”

“……!!”

“덤으로 독문무공은 보광진천신공(寶光盡天神功)이고 귀병팔보(鬼兵八步)를 이용해서 이형환위로 남의 약점을 노리는데 능통하지. 틀린 거 있냐?”

내가 전생하면서 알고 있는 사실을 대충 읊자 금의위 총령은 몸을 부들부들 떠는 것 같더니 이를 악물었다.

“보통 놈이 아니구나. 기필코 잡아야한다! 모두 공격해라!”

파바밧

다음 순간 백여 명이나 되는 금의위가 일제히 공격해 왔다. 나는 그들을 심드렁한 눈으로 쳐다보다가 검을 도로 검집에 집어넣었다.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쓸 필요는 없지.”

네놈들 따위에게 무량단은 사치다.

동시에 나는 양손을 앞으로 쫘악 뻗었다. 그리고 내가 여태껏 살면서 보아왔던 가장 강력한 광역기 중 하나를 시전했다.

팔선신공(八仙神功)

지주명왕(蜘蛛明王)

치리링 -

수십 개의 횡선(橫線)과 종선(縱線)이 허공에 광선의 형태로 떠올라서 교차했다. 그리고 교차하는 종횡의 선은 마치 그물처럼 퍼져나가서 허공에 거미줄을 만들어내었고, 그 거미줄을 본 금의위들은 당황해했다.

“아니?!”

그들은 저마다 검기를 쓰거나 독문무예를 써서 그물을 피하거나 쳐내려 했으나 그들 중 아무도 그물을 막을 수 없었다. 검기를 실은 검은 지주명왕의 그물에 숭덩거리며 모조리 잘려나가 버렸다. 그리고 그들이 경악하며 피하려 했으나 이미 때는 늦어서 금의위들은 투명한 거미줄이 스쳐지나간 순간 고깃덩어리가 되어서 그 자리에서 혈무(血霧)를 뿜어내었다.

촤좌좍

내 한 수에 금의위 중 구십여 명이 고혼(孤魂)이 되어버리고 남은 것은 열 명 남짓이었다. 그나마도 내가 대충 펼쳤기에 지주명왕이 단숨에 이 일대를 쓸어버리지 않은 것이었다.

‘충성이라는 명목으로 민간인 학살에 동조한 놈들이라면 죽어 마땅하다. 대웅제국 때는 내 부하니까 봐줬었지만 이젠 아냐.’

그건 이미 십여 번째의 전생에서 확실해진 사실이다.

“허어. 어. 어억…. 괴… 괴물….”

금의위 총령은 경악했는지 몸을 부들부들 떨며 뒷걸음질을 쳤다. 부총령 두 명도 마찬가지인지 그들은 자신들이 들고 있는 검끝이 떨리는 것도 인식하지 못하는 듯 했다. 나는 그런 금의위 총령에게 말했다.

“항복하지 않으면 다 죽여버리겠다. 항복하겠나?”

그 말에 모든 이의 시선이 총령에게로 쏠렸다. 총령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다가 그대로 자신의 무기인 권을 내던지며 그 자리에서 머리를 숙이며 무릎을 꿇었다.

“항복하겠소!”

“흠, 그래…. 부하들을 살려줄지는 묻지 않느냐?”

“사, 살려주시면 고맙겠소만….”

“쓰레기같은 놈. 부하는 다 죽어도 네놈만 살겠다고 항복한 거구나.”

“…….”

“너처럼 더러운 놈을 찢어발기는 게 예전부터 내 소망 중 하나였다.”

나는 눈을 빛내며 의념절기와 동시에 무진장한 내공을 발휘해서 양손을 앞으로 뻗었다.

절대지경(絶對之境)

의념절기(意念絶技)

외굴공(外屈空)

내천축(內天縮)

왼손에는 굴공참의 의념이, 오른손에는 천축검의 의념이 감돌며 거대무비한 내공을 이용해서 금의위 총령의 반신(半身)을 각각 틀어쥔다. 의념천주가 중심을 잡은 채로 가공할 물리력을 현실에 행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드드드득….

“끄아아아악.”

동시에 금의위 총령의 몸이 천천히 허공에 들리면서 그가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굴공참의 힘이 공간을 왜곡하는 압력과, 천축검의 힘이 전후좌우로 제멋대로 팽창과 수축을 거듭하는 양력(兩力)이 그의 육체에 무시무시한 압박을 주고 있는 것이었다.

“아프냐?”

“사, 살려….”

“좀 더 아파해라.”

지금껏 망량을 죽게 만든 전생의 원한이 있었지만 저 총령이란 놈한테 제대로 원수를 갚아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는 잠시 후 이를 꽉 깨물며 양손의 손목을 비틀었다.

“망량의 원수!!”

푸콰콱

총령의 전신이 무참하게 팔분(八分)당해서 처참하게 허공에서 혈무를 뿜어내었다. 순식간에 총령을 육편조각으로 만들어 버리자 남은 금의위들은 무림인의 평정심조차 잃은 채 공포에 사로잡힌 듯 했다.

“으아아악.”

“제발 살려 주십시오.”

“저흰 시킨대로 한 것밖에….”

나는 놈들을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다가 부총령 두 놈을 보며 말했다.

“모든 무공을 폐하고 앞으로 소을촌의 노예가 되어 살아갈 수 있다면 너희를 살려줄 의향이 있다.”

그러자 부총령들은 급히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당연히 그리하겠습니다!”

“그렇게라도 살려주십시오.”

남은 자들도 분위기 파악을 했는지 다 같이 무릎을 꿇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남은 놈들은 이리 와라.”

퍼억

“크우욱….”

나는 주먹 한 방에 강한 기를 불어넣어서 일격에 단전을 부숴버렸다. 그런 과정으로 부총령과 남은 금의위들의 내공을 모두 폐한 후 혈맥에 기운을 흘려 넣어서 무공을 완전히 봉쇄시켜 버렸다. 나는 고통에 꿈틀대는 금의위들을 보며 말했다.

“난 아직 너희를 완전히 용서한 게 아니다. 소을촌에서 예전의 죄를 뉘우치며 제대로 일하지 않는다면 밟아죽이겠다.”

“아, 알겠습니다….”

슈욱

나는 금의위들도 목갑에 집어넣었다.

‘이 놈들을 마을의 노예로 쓰면서 무공교두나 시키자.’

무공을 폐쇄당했더라도 무공을 연마하는 법은 알고 있으니 잘 써먹을 수 있으리라. 나는 대충 상황을 정리한 후 뒤에서 보고 있던 금천재 촌장에게 말했다.

“이봐. 물어볼 게 있는데.”

“예엡.”

“마을에 수백 명을 더 수용할 수 있겠나?”

“헉…. 구체적으로 몇 명 정도입니까?”

“지금 생각으론 한 이삼백 명 정도….”

금천재가 곤란한 듯 말했다.

“으음…. 아시다시피 저희 마을이 분지지형이고 땅이 그리 넓지 않아서…. 그리하려면 옆 마을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 알겠어.”

역시 화산파의 도움을 받아야하겠군.

나는 고개를 끄덕이곤 아까 숨겨뒀던 마차를 다시 끌고 왔다.

“올라타.”

“이젠 또 어디를 가시는지….”

“해적섬.”

“…….”

금천재는 이제 이해하기를 포기한 표정이었다. 나는 그러던가 말던가 마차를 끌고 허공으로 뛰어갔다.

“기다리시오, 서문혜!”

다른 건 다 포기하더라도 위기에 처한 서문혜를 구하는 건 포기해선 안 되는 일!

해적섬에 있을 서문혜와 인질들을 구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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