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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1200화 (1,197/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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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지혼(四神之魂)

천마가 말했다.

“내 자비에 기대어 육신의 자유를 얻은 자의 비참한 반항이군. 그래서 이제 그대가 뭘 할 수 있지?”

파앗

다시금 천마가 금빛 안광을 발휘하는 순간, 나는 방금 전처럼 전신이 옥죄어지는 느낌과 함께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천마가 나를 속박한 채 말을 이었다.

“나도 사공린의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대가 그동안 사공린에게 불어넣었던 흑요석의 기억을 알고 있지. 그대가 알고 있는 자살방법이 스무 가지가 넘었던가?”

“…….”

역시 그랬던 건가. 중지를 꼿꼿이 세운 채 내가 침묵하자 그가 미묘한 웃음을 띄며 말했다.

“그 중에서 삼황오제의 권능을 회피해서 자살을 시도할만한 건 서너 가지 정도. 허나 천마로 강림한 나라면 그 모든 것을 무효화할 수 있다. 어차피 그대의 죽음은 전륜성왕의 힘을 계승받은 이상 즉각 이뤄질 수 없으니.”

“그래서?”

스윽

천마가 천천히 다가와서 내 중지를 굽혀서 주먹으로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말했다.

“헛된 발악은 그만하라. 전생자여.”

그 순간, 나는 빤히 천마를 쳐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시간이 없는 거지?”

“…….”

천마는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답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확신을 주었기 때문에 나는 중얼거리듯 말을 이었다.

“처음부터 이상했다. 내 죽음을 막으려고 천마로 직접 강림한 건 그렇다 쳐도, 네가 이렇게까지 내게 설득을 하려는 이유가 대체 뭐지? 네가 엄청난 권능을 지니고 있다면 나를 왜곡된 시공간에 집어넣어서 고문만 해도 되었던 거잖아.”

천마는 여전히 대꾸하지 않았다. 대신 계속해 보라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었고, 나는 서서히 안광을 강하게 밝히며 입을 열었다.

“황제 공손헌원! 넌 인과율을 읽을 수 있어. 미래를 알고 있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지. 그렇지만….”

“그렇지만?”

“네가 직접 개입했다는 건 [이 다음]부터는 읽을 수 없다는 뜻이잖아. 읽을 수 있다면 굳이 끼어들지 않고 부하를 보내서 날 고문하거나 설득해도 되었을 테고.”

“…….”

“아냐? 이렇게 직접 나타나서 이름을 걸면서까지 날 설득하려 하는 거 이상하지 않냐고.”

이것은 오랜 협상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직감이다.

황제 공손헌원의 행동은 협상자로써 완전한 갑(甲)의 위치에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었다. 그렇다고 내면의 선(善)을 기대하기에는 황제라는 존재가 너무나 노회하고 오래된 존재였다.

내 질문에 천마가 냉랭한 어조로 대꾸했다.

“그저 전생자에 예우를 갖췄을 뿐이거늘 억측이 구구하구나. 정중하게 대해줬더니 네 처지가 나아진 거라고 생각하느냐?”

“아니. 분명 달라….”

나는 천마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을 이었다.

“[종말]이 시작되어서 궁지에 몰린 건 나 뿐만이 아니야. 너도 만만치 않아!!”

퍼억

그 순간 천마의 수도(手刀)가 내 명치를 관통했다.

“흡!”

나는 비명을 억누르며 빠르게 정신력을 도야시켜서 고통을 억제했다. 아무렇지도 않게 내게 치명상을 먹인 천마가 무감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문을 할 수 없는 게 아니다. 나는 천상천하의 정점에 설 존재로써 품위없는 짓을 하고싶지 않은 것 뿐.”

“큭… 크헉….”

“하지만 굳이 나의 분노를 원한다면야 몇십 번이든 아수라처럼 찢어발겨 주지.”

아파서 미칠 것 같다. 고의적으로 수도를 뒤틀면서 내 고통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격통을 억지로 눌러참으며 부들거리며 웃었다.

“큭큭큭…. 해 봐!! 진작에 하지 그랬냐…. 병신새끼야!”

쌍욕을 먹은 천마의 얼굴이 굳어지자 나는 발악하듯 외쳤다.

“네 고고한 기품과 권위도 이 일격에 무너졌구나! 결국 네가 불안하고 초조하다는 걸 입증한 것밖에 되지 않는가!”

콰과광

다음 순간 나는 전신이 폭발해서 터져나갔다. 몸의 중앙에서부터 파괴의 기운이 빛의 속도로 퍼져나와서 세포 한 올 한 올이 터져나가는 감각이었다.

“……!!”

파앗

순식간에 끔찍하게 죽는 듯 했으나, 나는 다음 순간 원래대로 되돌아와 있었다. 방금 전에 느껴졌던 고통의 수준이 너무 강렬해서 나는 나도 모르게 입에서 침을 흘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털썩

일부러 내게 고통을 주려는지 일시적으로 육체에 자유를 준 천마가 금안을 빛내며 말했다.

“그대는 고통에 대단한 내성이 있지만 아수라처럼 극기(克己)가 초월적인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지. 아수라가 몇십 번 죽어도 버텨내는 걸 보고 그대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가?”

“…….”

“인간은 처음부터 고통에 약하게 태어난 존재다. [옛 존재]와 교섭하여 너희 인간들을 다듬을 때 삼황오제가 다같이 논의해서 그렇게 조정해 뒀지. 고통에 약해야 공포가 쉽게 생겨나고, 신(神)에 대한 경외가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무슨 말을….”

“내가 인간을 그렇게 만들어두었단 말이다.”

운을 띄운 천마가 내 뺨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리고 나는 아주 오랫동안 인간을 관찰해 왔다. 나보다 인간을 잘 아는 [옛 지배자]는 하나 뿐이지.”

“뭐….”

“그런 내가 볼 때 그대는 앞으로 스무 번 정도만 고통을 주면 정신이 광기에 물들 것이고, 다시 스무 번을 괴롭히면 눈물을 흘리며 내 발바닥이라도 핥게 되리라.”

천마의 단정적인 말은 무척이나 담담해서 도리어 더욱 공포스러웠고, 당장이라도 현실이 될 것만 같았다. 사실 내 생각도 천마와 크게 다르지 않았기에 나는 도저히 이성으로 형용할 수 없는 두려움이 솟구쳐오르는 게 느껴졌다.

고통….

지금껏 쉴 새 없이 겪어온 거였지만 정말로 고통은 내성이 생기기 힘든 감각이었다. 하도 많이 겪은 덕에 보통사람의 수십 배나 잘 견디긴 하지만 어쨌든 아픈건 아픈것이다. 특히 마음먹고 고문을 시작하면 그 고통의 수준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진다.

‘포기할 수 없어.’

황제에게 굴복하면 모든 게 편하겠지만 나는 굴복할 수 없다.

마지막까지 동료를 믿기로 마음먹었으니까.

그리고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생각도 없으니까!

푸콱

다시 한 번 천마의 수도가 날아와서 내 목 밑으로 파고들었다. 나는 피할 수 없었고, 다음 순간 수도가 내 뇌까지 일격에 관통하면서 끔찍한 고통과 함께 정신이 끊어지는 걸 느꼈다.

“커헉…. 흐으윽….”

나는 시공간이 되돌아와서 또다시 원래상태가 되자 몸이 고통때문에 덜덜 떨리는 걸 알 수 있었다. 원래는 이런 지경에 처하지 않기 위해서 미리 고통을 차단하는 혈도를 누르지만 지금 천마는 내 혈도의 흐름까지 제어하기 때문에 생으로 고통을 받아야만 했다.

입에서 침이 줄줄 흐르는 것은 물론 눈에서 피눈물이 섞여흘러서 식은땀만 뻘뻘 나는 게 느껴졌다. 거세형을 당해도 이렇게 아프지는 않으리라.

그래도.

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

난 동료를 믿기로 했다….

동료를 믿으니까, 이 자리에서 골백번 고쳐죽어도 버틸 것이다!

바로 그 때였다.

[주군, 잘 버텼다.]

누군가의 어두운 목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나는 갑자기 전신을 억누르던 황제의 권능이 씻은듯이 사라진 것을 느꼈다. 그리고 천마의 손이 시꺼먼 흑암의 안개에 휩싸여서 더 이상 전진하지 않는 게 눈에 보였고 그의 전신에 칠흑의 고리가 몇 겹이나 칭칭 감겨있는 것이었다.

[상황은 이해했다. 최선을 다해 다음 전생으로 보내 주지.]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약 이십 장 밖이었다. 그 곳에는 다섯 명의 신형이 서 있었으며, 개 중 거대한 마력을 전신에 휘감고 있는 심상치 않은 마물(魔物)이 선두에 서서 어둠의 힘을 내뿜고 있는 게 보였다.

다소 걍팍한 몸체에 칠흑같은 외갑을 두른 그 이질적인 마물의 모습은 어디에선가 본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그 순간 그 존재의 정체를 눈치채고는 외쳤다.

“제갈사?!”

어째서 저게 제갈사라고 생각한 건지는 모르겠다. 원래의 모습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말 그대로 이계(異界)의 마인(魔人)이나 다름없는 저 존재를 제갈사라고 생각한 것일까?

하지만 나는 즉시 본능적으로 이해했다.

‘제갈사는 마왕(魔王)이 된 거다!’

저 모습은 - 과거에 제갈사가 영지주의의 악마(惡魔)로 전생(轉生)했던 모습과 무척이나 흡사하다! 단지 두 개의 뿔이 없을 뿐 전체적인 생김새가 거의 같은 것이다! 그리고 제갈사는 내 말에 단지 동의한다는 듯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장 외쳤다.

[나 제갈사는 대마왕으로써 칠계(七界)의 권속을 걸고 명한다! 나는 채권자(債權者)! 외신의 권능이여, 사공린이 내게 빚졌던 모든 빚을 상환하라!]

콰지지직!!

“……!!”

전신을 감은 칠흑의 고리가 전신을 옥죄자 처음으로 천마의 몸이 비틀거리는 게 보였다. 천마가 뒤편에 있던 제갈사를 힐끔 보더니 말했다.

“제갈사. 어줍잖은 잔재주로군. 남극의 법문 전투 때부터 꾀를 썼는가.”

[…….]

“환신 천우진의 역량을 억제하던 마(魔)의 각인은 핑계였고 처음부터 이런 방식으로 인과율을 이어서 천마를 잡으려 했었느냐?”

뭐?

천마의 말이 언뜻 이해되지 않아서 내가 멍하니 있자 제갈사가 광소를 터뜨렸다.

[크크크큭!! 천마 본인에 관한 건 인과율을 읽을 수 없다는 예측이 맞았군! 그래, 사실 그 때 사공린은 빚을 다 상환한 게 아니지!]

“그때부터 거짓말이었나.”

[그렇다.]

제갈사의 눈빛이 광기에 번들거리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쌓였던 마력의 빚을 다 갚으려면 이 판에서 떠나야 할 것이다, 황제여!]

“흐음….”

충격적인 말!

나도 제갈사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있었기에 벙찐 표정을 짓고 말았다.

‘뭣?! 빚이라니….’

그렇다면 설마….

‘제갈사는 남극에서 사공린의 마력을 억제하면서 빚을 다 갚은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사실 빚이 남아있었던 건가? 그리고 그 남은 빚을 천우진의 각인에 쑤셔넣으면서 천우진을 봉인하는 척 했던…. 그건 마치….’

나는 이어진 결론에 마음속으로 전율하고 말았다.

그렇다.

천우진의 목에 있던 각인은 사실 연대보증(連帶保證)이었다!!

천우진이 존재하는 동안은 그 빚이 사공린에게 도로 넘어가지 않게끔 되어 있었으나, 황제가 천우진을 권능으로 소멸시킨 순간 연대보증의 각인이 사라지면서 빚이 천마에게로 도로 넘어온 것이리라!

“미, 미친.”

그 때부터 책략을 쓰고 있었단 말이야?!

콰지지직!!

콰지직!

칠흑의 고리가 마치 천마를 집어삼킬 듯이 계속해서 옥죄여서 종래에는 어둠에 휩싸여서 몸의 형체조차 보이지 않았다.

파밧

일단 피하기 위해 내가 몸을 비틀거리며 일어나서 빠르게 제갈사 쪽으로 뛰어가자, 제갈사가 내게 말했다.

[백웅. [매듭]에서 마지막에 있었던 일은 나도 꿈의 형태로 계승받았다. 다만 준비를 해야했기에 늦어졌다.]

“그렇군…!!”

[황제의 마수에서 잘 버텼다.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이제 천마를 제압할 수 있는 건가?”

무려 수백 년에 걸친 계략.

사공린도 천우진도 속여가면서 마지막 한 방을 위해서 아껴두었던 제갈사의 계교가 빛을 발한 순간이 아닌가!

내가 기대감어린 목소리로 말했지만, 제갈사가 마왕의 형상으로 팔짱을 끼며 전방을 쳐다보며 말했다.

[안타깝지만 저 마력의 상환은 곧 무효화될 것이다. 보통 괴물이 아니군.]

“뭐?! 그 때부터 쌓인 빚이라면 아무리 황제라도….”

[종말의 승천을 노리는 존재라면 겨우 이 정도로 없앨 순 없겠지. 보나마나 만신전에 쌓아놓은 걸 쓰고 있겠군….]

응?

뜬금없는 말에 내가 어리둥절해하자 뒤에 있던 네 명 중에서 익숙한 얼굴이 나타나서 내게 말했다.

[백웅.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제갈사와 협력해서 버텨보겠다. 너는 우리가 시간을 끄는 사이에 이들의 도움을 받거라.]

익숙한 영언. 나는 흰색의 반인반요 형태를 하고 있는 그 존재의 이름을 외쳐 불렀다.

“미호!!”

[종말이니 모든 인과율을 아끼지 않겠다.]

쿠구구구

미호의 전신에서는 심상치 않은 신력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느덧 황금빛을 띄기 시작한 아홉 개의 꼬리를 곧추세우던 미호가 천마 쪽을 노려보며 외쳤다.

[나는 기신(機神)이자 여와의 계승자인 미호. 여와와 복희가 뒤에서 나를 지원해준다면 지금 내 힘은 오제(五帝)에 못지 않으리라!]

잠시동안 미호의 등 뒤편에 여와와 복희의 환영이 떠오른 것은 착각일까?

아니, 착각이 아니다.

미호는 정말로 삼황의 마지막 후계자로서 이 싸움에 참전한 것이다!

화아악

다음 순간 미호의 전신이 황금빛의 구미호로 변신했고 칠흑의 고리에 둘러싸인 천마를 향해 쇄도했다. 미호의 입이 천마를 베어물듯 콰직 물었고 허공으로 뛰어오르더니 천지를 가득 메우는 은빛의 광선을 천공에 발사했다.

[사라져라 천마여!!]

쿠콰콰쾅

천공을 메운 광선은 차원을 꿰뚫듯 시공간의 균열을 만들어 내었고, 잠시동안 온 하늘이 새하얗게 변하면서 눈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어마어마한 위력이었고 스스로 오제급이라고 했던 미호의 말이 전혀 과장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미호는 거기서 멈출 생각이 없는지 계속해서 힘을 발휘하며 하늘에 수만 개나 되는 은빛의 공을 만들어내었고, 그 공 하나하나가 폭발하면서 마치 핵폭발을 연상시키는 파괴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또한 그런 미호에게 동조하듯 그때까지 가만히 있던 제갈사도 전방으로 손을 내뻗어서 거대한 차원문을 만들어내었고, 거기에서 셀 수도 없이 많은 어둠의 악마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쿠오오오

천공이 미호와 제갈사의 힘에 의해 폭열로 물들고 있을 때 내 등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건 모두 시간벌이에 불과하다, 백웅.”

“넌….”

“아마 우린 모두 천마의 손에 죽겠지.”

저벅

모습을 드러낸 것은 뜻밖의 인물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인물이었기에 내가 눈을 둥그렇게 뜨자 그 인물이 자신의 쌍검을 들며 나직이 말했다.

“알겠느냐? 유일한 해법은 사대신기(四大神器)를 부활시키는 것 뿐이다.”

현 백련교의 교주이자 화신류의 수장.

한백령(韓白玲)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녀의 쌍검에서 은은한 화염의 기운이 맴돌더니 잠시 후 가라앉았고 이윽고 무(無)나 다름없는 형상으로 변했다. 그녀는 그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쌍검을 중앙에 교차시켰다.

채앵!!

심상치 않다.

강대한 기운을 내뿜고 있지는 않지만…. 한백령의 저 모습을 보고 있으니 공허하면서 절대적인 칼날 한 자루가 벼려져 있다는 게 느껴진다. 기나 의념으로 인한 위압감이 아니었기에 대체 무엇인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문득 나는 느껴지는 게 있어서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원영신…?”

우우웅

잠시동안 공명이 울려 퍼지더니 쌍검의 한 쪽이 완전한 은인(銀刃)으로 변했으며 다른 한 쪽은 흑인(黑刃)으로 변했다. 반백반흑의 쌍검을 교차한 채 기운을 다듬고 있던 한백령의 머리카락이 완전히 은빛으로 변해 있었다.

“준비해라.”

한백령의 눈이 반개했다.

“진정한 화신지혼(火神之魂)의 힘을 보여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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