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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지혼(四神之魂)
나는 수요의 말대로 차를 마시러 낙양의 시내에 나갔다. 그리고 시내에 나가서 넓게 뻗은 도로와 화려한 거리, 수많은 인파를 구경했다.
‘미국 캔자스 시티보다 더욱 화려하군…. 엄청 큰 도시다.’
본래 낙양 전체의 성 부지보다 5배는 더 확장된 것 같았다. 원래 낙양의 외성에 해당했을 장소조차도 시내에 편입되어 있을 정도였다. 이 정도라면 종횡으로 크기가 최소한 이백 리는 될 법 했다. 일개 도시라고 하기엔 너무나 넓고 거대했다.
낙양이 현 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 중 하나라는 사마령 교수의 말에는 거짓이 없는 듯 했다.
물론 오백 년 전의 낙양 또한 중원 최고의 도시이자 수도로서 화려하기 그지없었지만, 현대의 낙양은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전통적인 누각처럼 생긴 건물들도 종종 남아있으나 수십 수백 층은 될법한 고층건물이 가득했고, 웬만한 궁궐보다 더 큰 것 같은 건물도 있었다. 나는 건물 옥상에서 시내의 전경을 구경하다가 말했다.
“주현성. 차를 마시고 싶은데 장소 좀 추천해 줘.”
스윽
뒤편에서 주현성이 부복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어느샌가 녀석은 나를 따라와 있었다.
‘아마 화요를 가지러 궁에 들어갔을 때부터 날 따라왔겠지.’
별로 녀석이 따라오는 걸 거리낄 이유도 없었기에 놔두고 있었다. 주현성이 공손하게 말했다.
“근처에 황궁직영 8성 호텔인 천왕(天王)이 있습니다. 그곳의 45층 국빈실으로 모시겠습니다.”
“호텔? 거기서 마시면 이 세상을 구경할 수 있나?”
“경치와 차 맛은 좋습니다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사람구경을 좀 하고 싶어. 이 시대를 직접 느껴보고 싶다.”
“그러시다면 적당한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그래도 좋겠습니까?”
“어차피 날 호위하라고 사공린이 보낸 거잖아? 괜히 서로 귀찮은 건 싫으니까 따라와. 다만 안내는 성실하게 해라.”
“알겠습니다. 그럼….”
주현성이 나를 물끄러미 보다가 말했다.
“그 옷부터 좀 갈아입으셔야 할 듯 합니다.”
“응? 이 옷이 왜?”
“폐하의 취향에 맞춰서 무복(武服)을 지급해 드렸습니다만 사실 그건 이 시대에서 평상복이 아닙니다. 황궁의 호위무관(護衛武官)들이나 입는 특별한 옷이니 일반인들 눈에는 너무 눈에 띌 것입니다.”
“아, 그렇겠군. 옷을 사야하나?”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나는 주현성을 따라서 커다란 옷집에 갔다. 그리고 평범한 옷을 사서 그 자리에서 착용했고, 주현성이 웬 청은색 카드를 꺼내서 계산했다. 옷집 주인은 그 자리에서 경악하더니 급히 고개를 숙였다.
“이, 이런 영광이….”
“우리가 이곳에 온 걸 타인에게 발설하지 마시오.”
“여부가 있겠습니까.”
주현성은 그러고나서 내게 황금색 카드를 하나 더 꺼내서 주었다.
“혼자 다니시는 걸 좋아하시니 이걸 쓰시는 게 좋으실 듯합니다. 제 건 전술무력요원용 카드라서 한도가 있습니다.”
“이 카드는 뭐지?”
“황제(皇帝)만이 쓸 수 있는 황룡(黃龍) 등급의 얼티밋 카드입니다. 본래 사공린 폐하만이 갖고계신 거였지만…. 진작에 폐하께 드리려고 했지만 일이 급박해지다보니 뒤늦게 드리게 되는군요.”
“나한테 주려고 했다고?”
“…류하가 드리는 걸 까먹었습니다.”
주현성이 왠지 원망스러운듯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그가 직접 온 것은 카드를 전해줄 목적도 있었던 모양이었다.
“아, 이걸로 물건을 살 수 있다고 사마령한테 배웠어. 카드라면 얼마까지 쓸 수 있는 거지?”
“무한입니다.”
“무한?”
주현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웅제국은 폐하의 것입니다. 하루만에 100조를 쓰셔도 대웅제국의 금력으로 감당 가능할 터이니, 그런 카드의 제약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 누가 황제에게 돈으로 언짢게 할 수 있겠습니까?”
“흠 그런가.”
“갖고싶은 건 뭐든 사시면 될 것입니다.”
내가 황룡카드를 신기하게 보고 있자, 그 얘기를 옆에서 듣고 있던 옷집 주인이 사색이 되며 무릎을 꿇었다.
“화, 황제폐하 만만세…. 히익.”
나는 힐끔 옷집 주인을 보다가 주현성에게 말했다.
“이제 찻집으로 가자.”
“네.”
나는 주현성과 함께 시내의 조용한 3층 찻집으로 가서 차를 시켜서 바깥을 내다보았다. 나는 차향을 음미하며 중얼거렸다.
“주현성. 물어볼 게 있는데.”
“말씀하십시오.”
“넌 혹시 대명제국 주씨 황족의 자손인가?”
내 질문에 주현성이 움찔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저는 명태조 주원장의 33대손입니다. 어찌 아셨습니까?”
“그냥 감이야. 주씨 황족은 천재적 재능을 타고나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그런 생각이 들더군.”
“대단하십니다…. 과연 인간을 초월하여 신과 겨루신 초대황제 다우십니다.”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명제국을 멸망시킨 내가 원망스럽진 않나?”
“……?”
그 말에 주현성이 멍해졌다. 마치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말했다.
“죄, 죄송합니다. 당황해서….”
“당황했다고?”
“제가 주씨의 후손이긴 하지만 명나라 이야기는 옛날옛적 전설이며 중세역사입니다. 원망이나 원한을 가지는 게 광인(狂人)일 것입니다. 어찌 그런 걸로 화를 낼 수 있겠습니까? 말도 안 됩니다.”
“아….”
“도리어 저희 주씨가문은 폐하께 대대손손 감사하며 충성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폐하를 어릴적부터 존경하여 폐하의 곁에서 일하려 평생 노력해 왔습니다.”
“응? 명나라를 멸망시켰는데 감사하다니?”
“역성혁명이 일어나면 전대황조의 후손들은 몰살당하는 게 중원역사의 법칙이었습니다. 그러나 사공린 폐하께서는 줄곧 주씨를 보호해 주시고 중용해 주셨으니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특히 전대황조 주씨를 원망하고 증오하는 세력이 중원 곳곳에 많이 있었는데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오직 대웅제국 황가의 은덕입니다.”
“…….”
나는 내가 이 시대에 대해 많이 배웠다 생각하는데도 아직 시대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내게 있어서 명나라 이야기는 바로 엊그제같은 일이었지만 주현성에게는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뭐, 괜찮다면야…. 그리고 넌 왜 뇌신류를 자처하면서 뇌령이 보이지 않지?”
“저는 성련(聖蓮)으로 내공을 쌓았기 때문입니다.”
“어…? 성련?”
주현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뇌신류의 내공심법도 익히긴 했으나 소림사의 것에 더 치중했지요. 그리고 성련의 효과때문에 빠르게 내공을 쌓긴 했습니다만 뇌신류 고유의 경지인 뇌령을 습득하긴 요원해졌습니다.”
“그, 그랬군.”
내가 착각했었구나. 내가 뻘쭘해서 머리를 긁자 주현성이 말을 이었다.
“물론 뇌령과 뇌명을 못 익힌다는 점에서 뇌신류의 심법을 익히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긴 합니다. 뇌신류의 요체는 결국 뇌령과 뇌명을 통해 이어지는 단기결전 능력인데 저는 심후한 내공을 손에 넣은 대신 뇌신류의 장점을 얻지 못했으니까요.”
“왜 뇌신류에 집중하지 않았지?”
“…빠르게 큰 힘을 얻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극으로 가면 갈수록 뇌신류의 무공이 강력해진다고 듣긴 했지만, 전 하루라도 빨리 사공린 폐하의 곁에서 일하고 싶었습니다.”
“…….”
“그리고 인공보패로 힘을 향상시키면 무술의 경지가 빠르게 진보하지 않는 것도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지.”
“네?”
“…흐음.”
나는 주현성의 이야기를 듣다가 그가 중대한 착각에 빠져있음을 알아차렸다.
‘아마 강력한 염동력이라는 초상능력 재능을 추가로 타고났으니 그런거겠지.’
뛰어난 신체조건, 뛰어난 무공재능, 강력한 초상능력. 보통은 하나도 갖고 태어나기 힘든 걸 동시에 갖고 태어났으니 하나의 길에 집중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걸까? 주현성은 언뜻 다양한 힘을 결합시켜서 독보적인 강함을 얻은 것처럼 보였지만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 가면 주현성은 결국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게 분명했다.
절대지경 고수나 일대경지에 이른 종사들을 상대하게 되면 주현성은 손도 발도 못 써보고 처참하게 깨지게 될 것이다. 인공보패나 초능력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심지어 주현성 본인은 수많은 강력한 패를 지니고있는 자신이 왜 지는지도 이해하지 못할 확률이 크다.
그것이 하나를 연마하여 극한에 이른 자와 그렇지 않은 자의 차이였다. 나는 수십 수백년동안 싸워오면서 쉴새없이 그 진리를 체감해왔다. 주로 내 쪽이 깨지는 경우였긴 하지만 어쨌든 체득해온 경험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뭐 됐다. 본인이 아쉬우면 내게 말하겠지.’
나는 조언을 해줄까말까 하다가 그만뒀다. 자기가 부족함을 느끼지도 않는데 공연히 조언해줘도 오지랖이란 얘기밖에 듣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지금 내가 누구한테 조언해 줄 정도로 대단한 놈도 아니지 않은가?
대신에 주현성에게 말했다.
“심심하니까 돌아가면 나랑 대련이나 몇 번 하자고.”
“……!! 영광입니다!”
“그리고 하는 김에 나한테 초상능력…. 그 염동력인가 하는 것도 가르쳐주고.”
“그건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좋아. 그럼 이 시대에 뇌신류의 무인이나 뇌신류의 성세는 어느 정도 되는 거야?”
“사대무류의 일원으로 충분히 잘나가고 있습니다. 다만 순수한 뇌신류를 추구하는 자는 한 줌에 불과합니다.”
나는 주현성의 말을 듣자마자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다.
“뇌신류 무공을 배우는 자들 중 대다수가 상급경지를 밟으려고 고련하지 않고 그 대신에 강대한 내공을 얻으려고 성련을 섭취한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제기랄. 왜 한둘도 아니고 다들 그렇게 하는 거냐? 좀 심하잖아. 뇌명 쓰면 자기보다 한단계 쎈 놈의 심장도 터뜨릴 수 있는데.”
내가 불평하자 주현성이 말했다.
“정통적인 방법으로 심법을 연마해 뇌령에 이르려면 최소한 십수년, 아니 20년 정도는 필요합니다. 천재라면 절반의 시간으로 성취할 수도 있겠지만 그 또한 엄청난 용맹정진을 해야하는 것…. 그러나 성련을 섭취하면 한 번에 수십 년 이상의 공력을 손에 넣을 수 있으며 백련교에 기여도가 높은 교도는 성련을 대여섯 개씩 먹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면 공력수련을 착실히 하는 사람만 바보입니다….”
“…….”
“뇌명이 강력한 건 인정합니다만 결전오의라서 아무나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야, 그건 아니지.
나는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나 또한 내공심법을 착실히 한 건 아니고 전생으로 천년설삼을 반복해서 먹은 덕분에 뇌령을 얻었기에 달리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뇌령과 뇌명을 포기하고 빠르게 힘을 쌓는 걸 선택하는 건 왠지 뇌신류의 종사로써 씁쓸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나는 중얼거리며 물었다.
“흑백련은 성련의 약점이 없잖아? 왜 흑백련은 재배 안 했냐.”
“네? 흑백련이 무엇입니까?”
“……? 흑백련 몰라? 그거….”
나는 주현성에게 흑백련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자 주현성이 당혹한듯 말했다.
“죄송합니다, 전 들어본 적 없습니다…. 백련교에서의 지위도 간부입니다만.”
“어… 아냐. 일단 계속 말해봐.”
뭔가 이상한데?
주현성한테 더 물어봤자일거 같아서 나는 다른 화제로 일단 돌렸다. 왜인지 모르지만 이 시대에 흑백련은 재배되지 않는 듯하다.
“그렇다 해도 뇌령과 뇌명을 성취하는 순수뇌신류도 분명히 있습니다. 제 스승 중 한 분입니다만.”
“네 스승?”
“네. 뇌신류의 정통후계자인 방룡(龐龍) 이설표(李薛豹) 노사입니다. 그 분이 현 뇌신류를 이끌고 계십니다. 백련교에 귀속되지 않는 독자적인 뇌신류의 세력을 구축하고 계시죠.”
“호오. 파벌이 나뉜 건가?”
“그 분이 제게 뇌신류의 무공과 초식을 친절하게 알려주셨습니다. 매우 온화하신 분입니다.”
나는 주현성의 말에 호기심을 느꼈다. 그래서 말했다.
“마침 잘 됐군. 그를 만나고 싶은데 안내해 줘.”
“네.”
파앗
주현성은 류하를 불러서 나를 방룡 이설표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주었다. 그리고 나는 두 사람과 함께 산천초목이 생명력을 뿜어내는 명산에 도착했는데, 나는 산세가 익숙한 걸 깨닫고는 말했다.
“여긴 숭산이잖아.”
“그렇습니다. 이설표 노사는 소림사 근처에 은거하고 계십니다.”
이윽고 방룡 설표가 있는 모옥 앞으로 가자, 그 곳에는 밭을 갈고 있는 육십 대 정도의 늙은이가 보였다. 땅을 고르고 있던 늙은이는 순간 움찔하며 나를 쳐다보았고, 주현성이 이설표에게 포권하며 말했다.
“이설표 노사! 제자 무천룡 주현성이 스승님을 뵙니다.”
“…….”
그러나 방룡 이설표는 주현성의 인사를 무시하고 뚫어져라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방룡 이설표의 실력을 내심 재어보고는 놀랐다.
‘초절정의 극한에 도달한 실력자! 내공은 좀 딸리지만…. 의념의 수준은 뇌신류 최고수준 달인에 버금가는구나. 뇌령도 강력하다.’
설마 현대에 이 정도 무림인이 남아있을 줄이야. 마치 독고성을 연상케 했다. 내공 덕분에 젊어보이지만 실제 나이는 백 살도 넘었을 것 같다.
방룡 이설표가 한참 나를 응시하더니 말했다.
“뇌신류의 종사 백웅이여! 마침내 돌아오셨구려.”
“……!!”
그 말에 나는 물론이고 옆에 있던 주현성도 깜짝 놀랐다. 방룡 이설표가 대뜸 보자마자 내 정체를 알 줄이야? 방룡 이설표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말했다.
“전승되는 개성있는 외모 그대로구려. 그리고 천하제일의 내공, 절대지경에 이른 의념천주, 과연 훌륭하오! 위대한 백련교 뇌신류의 종사다우시오.”
“방룡 이설표. 당신은 나에 대해 알고 있었단 말이오?”
“물론이오. 뇌신류의 정통후계자들은 모두 당신에 대해 전승받아 알게 되오. 그리고 모두가 그대만을 기다리고 있었소…!!”
이설표가 노안에 맺힌 눈물을 잠시 훔쳤다.
주현성이 당황해서 말했다.
“이설표 노사! 제가 수련할 때는 일언반구도 없지 않으셨습니까? 저는 초대황제에 대하여 황궁에 입궁한 이후에야 알게 되었는데….”
방룡 이설표가 한없이 냉막한 눈으로 말했다.
“닥쳐라. 네놈은 뇌신류의 정통후계자가 아니니까!”
“……!!”
이설표가 씹어뱉듯 약간의 증오를 담아서 말했다.
“성련을 먹어서 뇌신류의 극한을 추구하는 걸 포기한 놈에게 내가 어찌 뇌신류의 비밀을 알려줄 수 있겠느냐. 네 재능이 그토록 천재적인데도 뇌신류를 버리고 소림절학을 택한 네게 실망했었다.”
“그, 그런….”
“넌 본문의 제자가 아니다. 소림사의 제자이며 뇌신류의 방계일 뿐.”
주현성이 충격받은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결코 서먹한 사이가 아닌 듯 했고 나름대로의 사제지간의 정이 있었지만 방룡 이설표는 속으로 냉혹하게 선을 그어놓고 있었던 것이다. 방룡 이설표는 주현성에게서 시선을 돌려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뇌신류 종사 백웅이여. 우리 뇌신류 후계자들은 오직 당신만을 기다리며 오백 년 동안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소.”
“선물이라고? 무슨 말인가.”
“뇌신지혼을 완성시키기 위해 연마하던 중 만들어 낸 기술이오. 모든 뇌신류의 천재와 달인이 여기에 달라붙었소. 당신이 무혼(武魂)을 언젠가 완성시킬 그 날을 기다리며….”
저벅
방룡 이설표가 갑자기 한걸음 앞으로 나서며 옆에 있던 한자루 창을 내게 겨누었다.
“백웅이여! 뇌신류 오백 년의 결실, 구궁파천뢰(九宮破天雷)를 한 번 받아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