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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909화 (908/1,615)

909====================

진공가향(眞空家鄕)

우리는 곧장 팽조가 있을 대영제국으로 향했다. 그리고 대영제국 수도 인근에 도착하자, 익숙한 옷차림의 사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 잘 왔소."

우리를 기다리는 건 파우스트 박사였다. 서방의 학사차림, 그리고 중절모와 흑사병 의사의 까마귀같은 가면을 쓰고 있는 괴인(怪人). 그리고 파우스트 박사의 곁에는 베루스와 또 한 명의  인간이 서 있었다.

' 누구지?'

파우스트 박사만큼이나 기이한 자였다. 전신에 철갑옷을 입고 있는 전형적인 서양의 장군이였으나 그가 쓰고 있는 투구는 양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한 손에는 거대한 도리깨를 들고 있었다. 기인(奇人)이 틀림없었기에 내가 의혹어린 눈으로 파우스트 박사를 쳐다보자 그가 말했다.

" 소개하겠소. 나는 파우스트이며 이쪽은 베루스, 그리고 샤를마뉴요."

" 샤를마뉴?"

내가 의아해하자 샤를마뉴라 불린 은빛 갑옷의 거한이 걸걸한 목소리로 말했다.

" 동방의 기인이여, 나는 잊혀진 자요. 수호자님의 은덕으로 영생(永生)을 부여받았소."

" 흠."

심상치 않은 실력자로 보였다. 무림고수로서의 감각이 그의 힘이 굉장히 강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생전에 뛰어난 공적을 지니고 있던 자가 수호자의 뜻에 따라서 초월적인 존재로 재탄생한 경우인 듯 했다.

아무튼 그의 정체를 굳이 더 궁금해 할 필요는 없었기에 본론으로 들어갔다.

" 제갈사는 당신들과 동맹을 이루는 데 성공했으며 오늘 팽조를 치는데 협공을 하기로 했다고 말해주었소. 맞소?"

" 그렇소."

제갈사는 지난 시간동안 파우스트의 지식을 이용해서 미래과학기술을 머릿속에서 연구함과 동시에 서방세력에 접촉하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그리고 지금은 꽤나 결실을 이룬 모양이었다.

"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대영제국의 수도 안에는 수많은 대마도사들이 진을 치고 있고 팽조 또한 강력한 대라신선이오. 어떻게 칠지 작전이 세워져 있소?"

" 제갈사가 선공하기로 했소."

쿠구구구구!!

다음 순간, 갑자기 어둠의 힘이 몰아치면서 암풍(暗風)이 대영제국의 수도 성벽을 향해 쏟아졌다. 무시무시한 풍력에 성벽은 잠시 버티는 듯 하다가 마치 유리알처럼 깨져나갔고, 마치 살아있는 것 같은 시꺼먼 소용돌이가 수도를 유린하기 시작했다.

쓔우우웅

쿠르르르

마치 용비천이 전력을 다한 것 같은 거대한 바람의 힘! 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나는 저게 제갈사의 힘인가 싶어서 놀랐다.

' 제갈사가 언제 저런 힘을 얻은 거지?'

하지만 옆에 있던 망량이 조용히 중얼거리는 말에 나는 상황을 알 수 있었다.

" 저 암풍의 본질은 마왕 시몬 마구스요."

" ......!!"

" 그가 제자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 듯 하오."

마왕 시몬 마구스!

그는 영지주의의 수장이자 배화교의 진짜 창시자였으며, 현재는 인간에서 마왕으로 격상된 전설의 대마도사였다. 또한 그 자가 제갈사의 마도 스승이며 현재는 종말을 대비하여 온갖 흉계를 꾸미는 중이었다. 그런 존재가 대영제국에 현신해서 팽조의 세력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뜻밖의 동맹군이었으나 나는 마냥 좋게 생각할 수 없었다.

' 시몬 마구스는 마왕이다. 사악의 극치에 이른 존재이니 결코 대가없이 움직이지 않아! 제갈사, 넌 대체 뭘 놈에게 대가로...'

틀림없이 제갈사는 큰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시몬 마구스를 아군으로 끌어들인 것이리라. 나는 답답한 기분이 들었으나 잠시 후 거대한 바람 너머로 마귀의 형상이 비쳐보이더니, 대영제국 총독부에서 온갖 기괴한 마(魔)의 생물체나 골렘 따위가 튀어나와서 저항하기 시작했다.

쿠쿠쿵!

쿠쿵!!

[ %&*^@*&$*!!!]

[ #*%&*@&$*@&$!!!]

마도의 언어가 끔찍한 비명처럼 흘러나온다.

본거지에서 본격적으로 적측의 전력이 튀어나와서 시몬 마구스와 일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상대측 또한 마도사였기에 온갖 신화생물이 끔찍한 비명을 토해내며 소환되었고, 형언할 수 없는 사악한 주문이 허공을 수놓으면서 시몬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시몬 마구스가 광소를 터뜨렸다.

[ 흐흐흐하하하하... 물질의 창시자, 그 악덕이여... 영원에 이르는 교범이여! 아니마(anima)를 토해내어라.]

츄와아악

기이한 시몬 마구스의 주문이 어둠의 폭풍속에서 울려퍼지자, 허공에 떠올라 있던 상대측의 마도사들이 갑자기 쪼그라들면서 혈수(血水)로 변해버렸다. 더러 저항하려는 자도 있는 듯 했으나 잠시 후 입에서 새하얀 영기를 토해내며 미라처럼 변해서 흑풍에 분쇄당하고 말았다.

푸콰콰콱

시몬 마구스가 대영총독부를 덮친지 고작 일 각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미 수백의 마도사 중에서 반수가 참혹하게 살해당해버렸다. 나는 그 모습을 보자 마왕과 대마도사 사이의 격차가 얼마나 거대한지를 알 수 있었다.

' 으음. 우리가 더 할 일이 없는 게 아닌가...?'

나는 그냥 구경만 해도 되나 싶어서 고민했다. 하지만 시몬 마구스가 날뛰고 있을 때 갑자기 허공에서 시퍼런 검이 날아가더니 흑풍 사이를 꿰뚫었다.

푸욱!!

[ 크아아아...]

시몬 마구스가 비명을 지르더니 갑자기 흑색 소용돌이가 멈추고 그의 인간형체가 튕겨져서 저멀리 날아가고 말았다. 시몬마구스가 지평선 너머로 모습을 감추자 망량이 인상을 찌푸렸다.

" 팽조가 보패 청운검(靑雲劍)에 힘을 담아서 신력으로 약점을 공격했구려. 저래서야 마왕이라도 당할 수밖에 없지."

" 흠! 아무리 그래도 일개 보패만으로 마왕을 격퇴하는게 가능하오?"

" 팽조 또한 신의 현손. 격에서는 뒤지지 않으니 충분히 가능한 일일 거요."

우우우

그리고 전방에 팽조의 본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신력과 마력을 몸에 동시에 휘감고 있는 팽조는 분노한 표정으로 팔괘자수선의를 나풀거리고 있었다. 그의 곁에 아직까지 생존해 있는 백여 명의 마도사들이 몰려들어서 계속해서 이계의 마물을 소환하고 있었고, 이윽고 팽조가 우리쪽을 발견하고는 노호성을 내질렀다.

[ 네놈들도 한 패겠구나! 공격해라!]

끼에에에

이계의 끔찍한 소환물들이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를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팽조와의 거리는 족히 오 리는 되었지만 이쪽도 상대방도 인간을 초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으니 이정도 거리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제 본격적인 팽조와의 전투가 시작된 걸 알게 되자 나는 의천검을 뽑으며 말했다.

" 가자!"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파우스트와 베루스, 샤를마뉴 등이 앞으로 날아가서 이계의 소환물들과 싸우기 시작했다. 나는 의천검을 들고 바로 팽조에게 짓쳐들어서 놈에게 일 검을 날렸다.

" 팽조!! 받아라!"

까앙!!

[ 크윽!!]

팽조의 청운검과 내 의천검이 부딪히는 순간 팽조는 팔이 저린 표정을 지으면서 뒤로 크게 물러나고 말았다.

' 아싸!'

예전 삶에서 팽조와 싸웠을 때는 정면승부로 내가 밀리기만 했었다. 아무리 강한 검뢰를 써도 팽조의 몸을 둘러싼 팔괘자수선의의 방어력이 너무 막강해서 칼이 들어가지 않았고, 팽조가 공격해왔을 때 내 목숨을 보전하기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명히 느껴졌다.

정면승부하면 이긴다!

팽조가 경악하며 말했다.

[ 네... 네놈은 누구냐? 그리고 그 검은 무엇이냐? 봉인이 해제되지도 않았는데 선계의 고대보패인 청운검을 압도할 수 있다니!]

나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 의천검이다!! 넌 죽었어!"

[ 의천검? 그런 건 들어본 적이 없... 아.]

팽조는 뭔가 알아챈 듯 히죽 웃었다.

[ 그래... 흐흐... 그 의천검... 정체는 그런 거구나! 그걸 내가 가진다면 천하무적이 될것이다.]

" 욕심만 많아갖고! 어디 한 번 붙어보자!"

[ 흥, 입만 살았구나.]

내가 이긴다!

그런 강한 직감이 들었다. 팽조가 다시 한 번 내게 달려들어서 일검을 나누었고, 그 순간 팽조가 시간과 공간을 조작하는 낌새가 느껴졌다.

' 예전엔 전조가 안 느껴졌는데... 음신지력을 대성해서인가?'

슈우우욱

눈 앞의 시간이 흔들린다.

예전과 같았다. 팽조는 신력을 쓸 수 있었기에 시공간을 조종해서 자신에게 유리하게끔 할 수가 있었다. 보통의 무림인이라면 팽조를 상대로 싸움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으며, 팽조의 움직임을 아예 초월하지 않는 한 농락당하다 죽고 말리라. 나 또한 예전에는 이 시공간조작 때문에 보법이나 신법이 봉쇄되어 버려서 죽을 뻔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낌새가 느껴지는 순간 인중에 힘을 모으며 마찬가지로 음신지력을 뿜어냈다.

' 흡!'

파캉!!

허공에서 신력과 신력이 충돌하면서 상쇄되어 버렸다! 그러자 팽조가 도리어 멈칫하며 그 자리에 굳어버렸고,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선검에 검뢰를 실어서 그대로 팽조의 목을 베었다. 팽조는 무예 또한 뛰어난 경지에 있기 때문인지 검뢰를 아슬아슬한 차이로 피해내었다.

하지만 나는 냉막한 표정으로 흐름을 다잡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건 이미 배워놓은 기예가 있기 때문이었다.

쌍검술!

기초이긴 하지만 확실히 배워둔 것이다. 나는 즉시 반동을 실어서 다른 손에 들려 있던 의천검을 휘둘렀다.

퍼억

[ 크헉...]

마치 도끼로 나무를 패는 듯한 소리와 함께 팽조의 목젖에 큰 상처가 생겼고, 팽조는 피를 토해내며 뒤로 물러섰다. 의천검이 팔괘자수선의의 방어를 확실히 꿰뚫었기에 팽조 또한 평범하게 타격을 입은 것이리라. 다만 그렇다 해도 한방에 목을 베지 못한 걸 보면 팽조가 타고난 방어력 또한 인간의 갑옷을 훨씬 초월하는 것이다.

쓔웅

나는 계속해서 별빛처럼 검뢰를 쏟아내며 한 손에는 선검, 한 손에는 의천검을 휘두르며 계속해서 팽조를 공격했다. 특정한 검초를 쓰는 건 아니었으나 이 싸움이 무공보다는 보패와 권능의 싸움에 가깝다는 걸 느꼈기에, 이런 식으로 의천검을 되도록 격중시킬 기회를 손에 얻는 게 더 중요한 것이다. 내 전략은 적중했는지 이윽고 팽조는 전신에 15개의 크고 작은 상처를 입으며 비틀거렸다.

팽조가 헉헉대며 외쳤다.

[ 이... 이럴수가... 내가 인간따위에게!!]

" 유언은 그것 뿐이냐? 뒈져라!"

나는 마지막 일격을 가하듯 팽조의 배에 의천검을 어검술의 수법으로 날렸다.

[ 이깟 공격!]

팽조는 의천검을 청운검으로 쳐내는 듯 했으나, 바로 그 순간 나는 근접해서 선검으로 상처입은 부위를 또 한 번 쑤셨다. 팽조가 방어하는 순간 큰 빈틈이 생겼기에 내가 파고들기가 너무 쉬웠다.

푸욱

[ 크아아아아악!!]

" 역시 뚫리는군."

아무리 팔괘자수선의라고 해도 의천검 때문에 움푹 패인 상처를 바로 재생하거나 방어하진 못한다. 그리고 약해진 부분에 선검과 검뢰를 실어서 때리면 무조건 공격이 먹히게 되어 있었다. 어깨죽지를 길게 관통한 선검이 번개를 싣고 지직거렸고, 팽조는 제정신이 아닌 표정이 되어 감전된 채 부들부들거렸다.

나는 씨익 웃으며 이윽고 대각선으로 팽조의 몸을 반토막냈다.

콰직

쿠웅

팽조가 쓰러지자 그는 잠시 꿈틀거렸다. 그러자 망량이 파천일월선을 휘둘렀다.

" 멈추어라."

팽조의 몸에서 연기가 흘러나오면서 당장이라도 사라질 것 같았으나 그 순간 팽조의 시간만이 멈춘 듯 했다. 아마도 사도의 권능으로 팽조의 소멸을 멈춘 게 분명했다.

" 으윽..."

나는 머리가 띵해서 관자놀이를 붙잡았다. 의천검을 봉인해제하자마자 여기로 달려왔기에 큰 체력소모를 연속으로 느꼈기 때문이었다. 코에서 흐르는 코피도 멈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이미 체력을 다 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망량이 다가와서 말했다.

" 대단하오, 백웅! 팽조를 홀로 쓰러뜨리다니..."

망량이 협공하지 않고 마무리만 도와준 이유는 그가 가진 파천일월선은 소모식이었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강력한 파천의 가호를 써야할 일이 많을 텐데 팽조같은 잔챙이에게 그 가호를 낭비해선 안되었기에 나 혼자서 싸운 것이었다.

" 허억... 허억... 대단할 게 뭐 있소... 팽조보다 강한 놈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데..."

이건 진심이다.

진짜 세상에는 괴물이 너무 많다.

내가 염세적인 어조로 중얼거리자 망량이 고개를 저었다.

" 당신의 실질적인 나이는 아직 이백 세가 되지 않았을 것이오. 그런데도 당신은 수많은 모험을 통해 역량을 쌓아서 미천한 재능에도 불구하고 신의 현손이자 신력과 마력을 융합한 전설의 괴물인 대라신선 팽조를 쓰러뜨린 것이오."

" ......"

" 제천대성 정도를 제외하면 천계의 투선조차 방금 전 팽조를 상대로는 애를 먹을 것이오. 이를 위업이라 하지 않을 순 없소."

" ... 고... 고맙소."

뜻밖의 칭찬에 내가 어리둥절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지자 파우스트가 나머지 마도사들을 정리하고는 말했다.

" 동방의 기인들이여, 고맙소. 이 사악한 존재들을 오늘 일소함으로써 큰 도움을 받았구려."

" 파우스트 박사. 팽조를 붙잡았으니 이 놈이 가진 정보를 털어놓게 해야하오. 심문을 해야하는데 신적 존재를 붙잡을 수 있는 기구같은 걸 가지고 있소?"

" 흠... 딱히 없지만... 굳이 그런 게 필요치는 않을 것이오."

" 무슨 말이오?"

" 당신 또한 신력을 사용할 수 있는 자. 그 신력을 이용해서 팽조를 금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오."

가능할까?

나는 시험해볼 겸 음신지력을 기절한 팽조의 몸 위에 덧씌우듯 구현화시켰다. 그리고 다음 순간 밧줄처럼 변화시켰는데, 그 순간 망량이 기겁해서 외쳤다.

" 그만두시오 백웅!"

멈칫

나는 급히 음신지력의 전개를 멈추었다. 그리고 망량을 돌아보자 그가 말했다.

" 방금은 너무 강했소. 그 정도 힘으로 팽조를 붙잡으면 즉시 모래기둥처럼 부숴져 죽을 것이오."

" 힘조절을 해야하나..."

" ... 안 될 것 같으니 포기합시다. 망아지처럼 날뛰는 신력을 인간의 감각으로 제어할 순 없소. 흑웅이 없는 지금 상태에서는 정밀한 운용이나 전환이 불가능한 듯 하군."

" 끄응."

나는 침음성을 흘렸다. 역시 흑웅이 있어야 강대한 음신지력을 내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것이다. 망량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 빨리 중원에 들러서 구류손대법사에게 속박을 의뢰합시다. 곤선승이라면 이 자를 붙잡을 수 있을 터... 다만 이로써 시간이 좀 더 촉박해졌군."

파앗

우리는 중원으로 팽조를 연행해가서 곤륜십이대선인 구류손대법사의 보패, 곤선승을 써서 팽조를 붙잡았다. 나는 밧줄에 꽁꽁 묶인 팽조를 보고 소매를 걷어붙이며 중얼거렸다.

" 좋았어, 고문 시작..."

망량이 고개를 저었다.

" ...이 아니오! 지금 이딴 놈 고문할 시간이 없소, 백웅. 빨리 움직입시다."

" 헛!! 바로 말이오?"

" 그렇소!"

번갯불에 콩볶아먹나?!

나는 이렇게까지 서두른 적이 달리 없었기에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망량이 초조한 기색으로 말을 이었다.

" 팽조를 해치우고 보패를 다 빼앗아 연행하는데 한나절이 걸렸소. 벌써 시간낭비가 꽤 있소. 지금 당장이라도 움직여야 하오."

" 그, 그렇지만 난 정말 체력이 한계요..."

나는 내면의 체력과 기력, 선기, 신력 등이 모조리 바닥을 치고 있었다. 팽조까진 어떻게 해결했지만 이젠 정말 쉬어야 했다. 그러자 망량이 파천일월선을 내게 겨누며 외쳤다.

" 회복!"

파앗

나는 그 순간 정신이 말짱해지며 내 힘이 원래로 되돌아온 걸 알 수 있었다. 망량이 파천의 가호를 써서 즉시 완전회복을 시켜버린 것이다! 팽조에게 입은 상처도 다 재생되어 있었기에 내가 놀란 눈으로 내 몸을 쳐다보자 망량이 말했다.

" 다음은 봉래도, 다음은 명계. 당신이 외차원을 탐색할 힘을 얻게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부족하오..."

망량의 눈이 초조함으로 이글거렸다.

" 아직 멀었으니 어서 움직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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