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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891화 (890/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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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가향(眞空家鄕)

내가 갑자기 말을 바꾸자 제갈유룡이 눈에 이채를 띄웠다. 그리곤 말했다.

" 항우는 아직 서왕모전에도 참전하지 않았으며 그의 의사는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을텐데. 이제 와서 변덕을 부리는 이유가 뭐지?"

" 이대로 들어가면 끝장이야. 그 전에..."

나는 제갈유룡을 노려보며 말했다.

" 네놈... 나한테 말하지 않은 게 있었지? 네가 뭘 알고 있는지 나한테 전부 말해!"

혈주도 그렇고 영겁지벽도 그렇고 제갈유룡은 정작 중요한 것들을 원시천반에 들어가고 나서야 나한테 휙휙 던져주듯 이야기했다. 나는 뒤늦게야 허겁지겁 제갈유룡이 준 정보를 바탕으로 상황을 유추하는 수밖에 없었고, 이건 마치 개처럼 목줄을 잡힌 채 끌려가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제갈유룡이 태연자약하게 말했다.

" 무릉도원에 들어가서 노려야 할 것은 바로 혈주(血柱)다. 세 개의 기둥이 무릉도원을 떠받치고 있다고 들었다. 그 기둥을 혈주라 하는데, 그 혈주를 부술 수 있다면 이중으로 걸려있는 삼청의 고대저주를 해제할 수 있다."

나는 제갈유룡의 설명을 끊으며 빈정거렸다.

" 그렇겠지. 그리고 혈주에는 역팔괘가 새겨져 있겠지?"

" ......"

제갈유룡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자 나는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 잘 들어. 이쪽은 네놈 때문에 이미 한 번 죽을 위기를 넘겼다. 난 이미 손해를 봤어. 우리는 본디 적이었는데 네 녀석이 성실하게 전투에 임해줄거라 믿고 귀한 시간과 기회를 낭비하면서까지 여기에 왔단 말이다! 내 동료들이 실시간으로 죽을 싸움을 하는 와중에도 네 계책에 희망을 걸고!"

" ......"

" 여기까지 와서도 진실을 감추면서 날 이용해먹으려 든다고? 지금 장난하냐!!"

" ... 설마 전욱의 사도로써 권능을 사용한 건가. 그건..."

" 그딴건 중요하지 않아!"

나는 제갈유룡의 멱살을 덥썩 붙잡았고 옆에 있던 제갈부와 백호의 시선이 날카로워지며 살기를 뿜어내었다. 그러나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를 악물었다.

" 저 안에 뭐가 있는 줄 알아? 신급 보패와 초월자급 신선이 있다! 진작 그 위험성이나 내부에서 어떤 책략을 실행할지에 대해서 말을 해 줬다면 난 굳이 시간을 되돌리지 않았을 거야! 네놈은 아직도 내 뒤통수를 칠 생각만 하고 있는 건가?"

" ... 그렇지 않다."

" 아니, 그런 걸로 보이는군! 이딴 식으로 나온다면 난 더 이상 널 못 믿어."

나는 멱살을 잡은 손을 홱 뿌리치며 고개를 돌렸다.

" 나는 항우를 불러서 내 나름대로 태공망을 해치우겠다. 네녀석은 이제 알아서 해. 이제 우리 동맹은 끝이다."

저벅 저벅

내가 뒤돌아서 걸어가자 제갈유룡이 외쳤다.

" 잠깐, 백웅!"

내가 멈춰서자 그가 말했다.

" 진심으로 사과하겠다. 용서해 다오."

풀썩

무릎을 꿇는 소리. 내가 뒤를 돌아보자 제갈유룡은 무릎을 꿇고 머리까지 숙인 상태가 되어 있었다. 제갈부가 경악하고 있었으나 그는 땅에 머리를 찧은 채 말을 이었다.

" 내 계책과 계획을 숨긴 건 미안하다. 그러나 내가 [옛 지배자]를 소환하려 하는 계책을 네가 허용할거라고 생각지 않았다. 나로서는 다소 무리해서라도 한번에 봉인을 풀고 싶었기에 털어놓지 못했다."

" ... 정말이냐?"

" 그렇다. 기만하고자 한 건 절대 아니다."

나는 곰곰히 생각을 했다.

' 아직 믿을 순 없어. 저 말도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지. 하지만...'

머리가 약간 가라앉은 상태에서 생각해 보면 지금 내가 감정만 앞세워서 제갈유룡과의 연계를 끊는 건 손해였다. 물론 못할 이유도 없었으나, 아직 제갈유룡에게는 이 천계를 공략하기 위한 중대한 비밀이 남아있는 느낌이었다. 나는 그 비밀이 무엇인지를 눈치챘고, 제갈유룡의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

" 좋다. 용서해 줄 테니 일어나라. 그리고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

" 무엇인가?"

" 토요 팔괘도를 대여할 수 있는가?"

내 질문에 제갈유룡이 고개를 끄덕였다.

" 물론이다. 그러나 원시천반 내부에서 토요를 바로 꺼낼 순 없으니 나름대로의 제물이 필요하다. 주문 한 번으로 꺼낼 수 있는 물건은 결코 아니다."

" 제물이라고?"

" 대여인 이상 신에게 대여료를 내야 한다. 내가 아무리 제사장이라 하더라도 결코 맨입으론 안 된다."

그렇게 말한 제갈유룡의 시선이 잠시동안 백호를 스쳐지나갔다. 백호는 눈치채지 못한 듯 했지만 나는 그 눈빛에서 제반상황을 빠르게 유추할 수 있었다.

' 그랬군!'

제갈유룡은 백호를 폭주시켜서 제물용 마물로 만듬과 동시에, 그 제물을 이용해서 [옛 지배자]에게서 토요 팔괘도까지 같이 대여해 오려는 계획이었던 것이다! 내가 신술 태극도에 봉인당하는 바람에 그 이후의 전개를 보지는 못했으나 아마 제갈유룡은 그 상황에서 이미 토요 팔괘도를 소환했거나 소환준비를 마친 상태였으리라.

즉 백호를 제물로 바친다는 전제하에 제갈유룡의 모든 계책이 성립하고 있었다. 이래서야 내 비위를 거스를까봐 계책을 섣불리 내게 말하지 못했다는 것도 일단 이해는 되었다.

나는 복잡한 눈빛으로 제갈유룡을 바라보며 말했다.

" 원시천반의 관리자인 태공망은 원시천존의 제자로써 보패 삼보여의주와 타신편을 쓸 수 있으며 선계 삼대술법인 신술 태극도를 쓸 수 있다. 명백히 투선 이상의 존재이며 어쩌면 전성기의 삼청과 대등할지도 몰라. 놈의 신술 태극도를 토요 팔괘도로 봉인할 수 있겠나?"

" 확답할 수 없다. 나는 사실 신술 태극도가 태공망의 소유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상태였다. 타신편까지는 토요 팔괘도로 봉인할 계획이 있었으나 태극도는..."

제갈유룡이 말을 흐리는 걸로 봐서는 진짜인 듯 했다. 하긴 선계 삼대술법까지 태공망의 것이라는 걸 알았다면 달랑 이렇게만 찾아왔을 리는 없었고 최소한 미호나 서문혜를 데리고 오려 했으리라.

' 흠. 마치 모순(矛盾)같군.'

이미 토요 팔괘도는 해방된 월요를 봉인해버린 전적이 있다. 그러나 영진포일술이나 시해지술 등 선계 삼대술법은 [옛 지배자]를 상대로도 통할 정도의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모든 술법을 봉인할 수 있는 칠요, 토요팔괘도가 과연 선계 최강의 삼대술법을 봉인할 수 있는가? 그건 정말로 모순처럼 부딪혀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나는 제갈유룡에게 말했다.

" 그럼 너는 들어가자마자 토요팔괘도를 소환할 준비를 해라. 그리고 나는 말한대로 항우를 데리고 오겠다. 항우와 토요의 힘을 합쳐서 돌파한다."

" 괜찮은 건가?"

" 인간답지 않은 인간은 인간취급을 하지 않는다."

그 어떤 인신공양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백호는 다르다. 방금 전에도 나를 능멸해서 아가리를 산채로 찢어버리려던 걸 겨우 참지 않았던가? 타고난 악인인 백호한테까지 무조건적인 관용을 베풀 수는 없다.

" 좋다. 항우를 꼭 데려와라."

" 그리고 혈주와 영겁지벽에 대해서도 지금 말해라."

" 알았다."

파앗

나는 제갈유룡에게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들었고, 설명이 끝나자마자 제갈유룡 일행은 원시천반으로 들어갔다. 나는 즉시 하늘을 날아서 도약하며 항우가 있을 장소로 향하기 시작했다. 흑웅이 없는 지금, 축지법을 어설프게 쓰는 것보다는 모든 내공력을 동원해서 물리적으로 날듯이 뛰는 게 훨씬 빠를 것이다.

파바밧

나는 이윽고 항우의 궁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궁전 내부로 들어가자, 술상을 거나하게 벌여놓은 채 아직도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항우를 발견할 수 있었다.

" ......"

예상대로라면 예상대로지만 정말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단 말인가?! 나는 어이없는 눈으로 항우를 쳐다보았다.

" 본왕에게 무슨 일이냐?"

" 항우시여! 저희는 천계에 쳐들어왔으니 약속대로 싸워 주십시오. 급히 도움이 필요합니다."

" 흥..."

항우는 코웃음을 치며 술을 벌컥 마셨다.

" 본왕은 약속과 신의를 지킨다. 그러나 너희가 너무 의심스럽구나."

" 무슨 말씀이십니까?"

" 원시천반으로 우희를 못 찾는다면...? 너희의 입발린 말에는 아무런 근거도 없었다. 그리고 내 마음을 졸여가며 너희의 생각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싸우고 싶을 때 싸우겠다. 본왕에게 강요하지 마라."

그렇게 생각 할 만도 하다. 원시천반으로 우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건 사실 우리도 확실히 알 수 없는 사실이었고 누구도 장담 못하는 것이었다. 항우 입장에서 무작정 우리를 돕고 볼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나는 되려 씩 웃었다.

" 안 그래도 그 얘기를 하러 왔습니다."

" 무슨 얘기?"

" 원시천반을 찾아내었고 그 안에 돌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

" 본디 서왕모와 싸워달라 부탁드리고 싶었으나 명분없는 싸움에 내몰리는 게 싫다 하셨으니, 차라리 저희의 이야기가 진실인지 바로 알아보시는 게 어떠십니까."

항우가 묘한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

" 굳이 본왕을 끌어들이는 건 원시천반에 너희의 힘으로 감당이 되지 않는 강적이 있다는 말이 아닌가?"

" ...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저희 힘으로는 감당키 힘듭니다."

" 훗... 좋다. 어디 한 번 속아 주지."

철그렁

항우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갑옷의 사슬소리가 울렸다. 항우는 팔짱을 끼더니 말했다.

" 안내해라."

" 네."

파앗

나는 항우를 데리고 원시천반에 도착했다. 시간을 많이 소모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별로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원시천반을 앞둔 상태에서 내가 말했다.

" 태공망을 처리해 주십시오."

" 알았다."

" 그는 신급보패 타신편과 신술 태극도를 쓸 수 있어서 신조차도 허무의 공간에 봉인할 수 있습니다. 그의 술법을 조심해야 합..."

항우가 신경질을 냈다.

" 잔말이 많군. 본왕이 알게 뭐냐?"

" 앗..."

후웅

항우는 가타부타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고 원시천반으로 휙 들어가 버렸다. 나는 급히 항우를 따라들어갔는데, 항우는 들어오자마자 안개낀 마을 너머로 뭔가를 응시하더니 말했다.

" 커다란 게 세 개 떠 있군. 저건 뭐냐?"

미몽의 환혹 속에서 즉시 3개의 혈주를 알아볼 수 있단 말인가?!

단숨에 원시천반의 세계 전체를 통찰했다는 소리인데 도대체 어떻게?!

나는 항우의 능력에 황당한 느낌이 들었으나 침착하게 대답했다.

" 원시천반을 이루는 혈주입니다. 혈주 위에 떠있는 것들이 외벽이고, 외벽이 사라지면 그 안에는 영겁지벽이란 게 있는 듯 합니다. 그 영겁지벽을 부수면 그 안에 봉인되어 있는 봉신방의 영혼들이 나오게 되는데, 그 영혼들이 모두 나오면 고대인의 권능이 풀려납니다."

" 복잡하게 설명할 필요 없다. 어쨌든 다 부수면 된다는 소리군."

" 네, 그렇긴 한데..."

" 먼저 한 개 부숴볼까."

그 때였다.

" 바깥에서 오셨군. 서왕모께서 보내셨습니까?"

고대의 복식을 입은 소동이 안개 맞은편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물론 나는 저 아이의 정체가 고대 사흉이라 불리는 마수 중 하나인 궁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번에도 무난하게 이야기를 넘길까 싶었는데, 항우가 궁기에게 말했다.

" 마수 따위가 감히 본왕의 행차를 묻는단 말이냐."

" 뭐라고... 네가 왕이라고?"

궁기가 소동의 모습을 한 채 뒤틀린 웃음을 지었다.

" 크크... 내가 궁기라는 걸 알고 하는 말이냐? 간만의 인간이라 예의있게 대해줬는데 감히! 팔다리를 찢어놓고 물어봐야겠구나."

" 본왕이 할 말이다. 죽어라!"

항우는 냉막하게 살기를 끌어올리더니 이윽고 궁기에게 달려들었다.

꽈과광

[ 헉, 크아아아아아아악.]

순식간의 일이었다. 궁기는 본체로 변해서 막아내려 했으나, 항우의 일권(一拳)에 그대로 몸이 박살나고 사지가 사방으로 튀었다. 궁기의 몸뚱이가 찢어진 날개와 함께 바위산에 처박혔고, 피박살이 난 궁기에게 다가간 항우가 놈의 목을 잡아서 올리며 말했다.

" 태공망이란 놈이 어디있느냐?"

[ 오... 오... 오륜동에...]

" 좋다. 안내해라."

그 순간 항우의 눈에서 혈광(血光)이 한 줄기 번뜩였고, 그와 동시에 궁기의 박살난 몸에서 혈류(血流)가 허공으로 승천했다. 그리고는 박살이 나버린 궁기의 사지가 본체에 날아와서 붙기 시작했고, 이윽고 궁기는 비틀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설 수 있었다.

[ 으으... 괴... 괴물...]

" ......!!"

도대체 저건 뭐지?!

항우의 권능이 오로지 파괴뿐이라 생각했던 내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자기가 박살낸 걸 다시 치유하는 것도 가능했단 말인가? 저 묘한 능력의 존재는 전생하면서 처음보는 것이었기에 나는 놀랍기 그지없었다.

잠시 후 우리는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는 궁기의 등 위에 타고 오륜동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고대마수 사흉을 애완동물처럼 다뤄버리는 항우의 힘에 기가 질렸으나 나는 용기를 내서 항우에게 물었다.

" 항우 님. 어떻게 궁기를 치유시킨 것입니까?"

" 본왕이 네게 그걸 말해줄 이유가 있는가?"

" ......"

" 성좌의 힘이라는 것만 알아두면 된다."

성좌의 힘.

항우가 타고난 그 많은 성좌의 힘 중 하나를 뽑아내어서 치유능력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쓰지 않았던 이유는, 아니 쓰는 걸 볼 수 없었던 이유는 단순히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리라.

우리가 오륜동의 모옥에 도착해서 궁기가 착지하자, 항우는 냉엄한 눈으로 놈을 쏘아보며 말했다.

" 또 타고 가야 하니 얌전히 앉아 있어라."

[ ......]

숫제 말 취급이었으나 궁기는 찍소리도 하지 못하고 근처 나무에 얌전히 앉아버렸다. 항우는 모옥으로 걸어들어가서 문을 열고는 말했다.

" 태공망. 있는가?"

태공망은 모옥 안에서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힐끔 항우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 항우 님. 원시천반에는 무슨 일로 찾아오셨소?"

그들은 구면(舊面)인 듯 했다. 하긴 항우가 천계에 온지도 천여 년이 된 데다가 태공망은 천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활동하는 대라신선이므로 서로 안면도 모를 수는 없으리라. 항우는 태공망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말했다.

" 우희의 행방을 알고 있느냐?"

" 예전에도 이런 질문을 한 번 들어본 것 같군. 그 때는 구천현녀께서 모든 대라신선을 이끌고 난동을 부리는 당신을 제압할 때였고, 나 또한 그 자리에 함께 있었소."

" 질문에 답해라."

" 모르오. 알았다면 인간의 정으로 초왕(楚王)께 말씀드렸을 것이오. 나 또한 그 일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소."

" 원시천반을 이용하면 우희를 찾을 수 있는가?"

" ......"

마지막 질문에 태공망이 옆에 서 있던 나를 날카롭게 노려보며 말했다.

" 자네가 항우 님을 꼬드겼군."

" 태공망. 질문에 답해라. 다음 경고는 없다."

냉막한 항우의 말에 태공망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 ... 가능할지도 모르오."

" 좋다. 당장 원시천반으로 우희를 찾아라."

" 불가능하오."

" 왜?"

" 본래의 원시천반으로 되돌아간다면 전국옥새조차 뛰어넘는 검색능력을 쓸 수 있을터, 그러나 지금은 봉인구로 변환하여 쓰이고 있소. 지금은 원시천반이 그 능력을 쓸 수 없는 상태요."

항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럼 죽어라."

꽈광!!

항우가 역발산기개세를 발휘하여 태공망을 공격했다. 그와 동시에 지형이 크게 변하면서 근처의 산맥이 통째로 날아가고 천공이 뒤흔들렸다. 천재지변 속에서 나는 재빨리 중심을 잡으며 태공망의 위치를 찾았다.

' 설마 일격에 죽었나?'

그러나 그건 아닌 듯, 잠시 후 머나먼 하늘에 보패 삼보여의주와 함께 태공망의 모습이 나타나 있었다. 태공망은 여의주의 오광(五光)에 둘러싸인 채 멀리서 거대한 사자후를 외쳤다.

[ 항우!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되는 성좌의 후예여! 이 또한 운명이라면 원시천존의 후계자로써 타신편(打神鞭)으로 그대를 멸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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