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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854화 (853/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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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가향(眞空家鄕)

나는 신투지존에게서 비기, 천면공자를 전수받기 시작했다.

신투지존이 말했다.

“용백변으로 한번 모습을 바꿔 봐라.”

이 공간에 용백변을 쓰기 위한 도구가 소환되었고 나는 시키는 대로 용백변을 시전해서 생김새를 바꾸었다. 내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하자 신투지존은 자세히 관찰하다가 말했다.

“용백변 뿐만 아니라 다른 비기를 습득했군. 그게 뭐지?”

“…태술.”

“뭐?”

“변태술!”

내가 조그맣게 대꾸하자 신투지존은 눈을 꿈벅이더니 말했다.

“뭐 쓸 만한 기술이군. 상당한 달인의 기술인가 본데.”

“…….”

“그렇다 해도 그 기술로는 한계가 있지.”

“한계?”

신투지존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기술은 역용술의 극의를 추구하여 근골을 당기는 속도를 심상에 맞춰 가속시킨 걸로 보이는군. 맞냐?”

“맞습니다.”

“지속시간이 오래 가지 않겠지.”

단숨에 신투지존이 변태술의 단점을 지적해내자 나는 움찔했다.

그 말대로 변태술은 변신술법에 가까운 굉장한 역용술이었으나, 근골을 엄청난 속도로 당기기 때문에 인간의 육체로는 오랫동안 그 형태를 유지할 수가 없었다.

이건 내 내공으로도 어떻게 안 되는 문제였는데, 왜냐하면 이렇게나 급격한 근골성형을 억지로 내공으로 유지할 경우 몸 자체가 망가져버릴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신투지존에게 말했다.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이론상 변태술보다 더 뛰어난 역용술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근골을 이 이상으로 압축하거나 당기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야 그렇겠지. 하지만 이론상 그 보다 더 뛰어난 역용술 자체는 존재 해. 그게 바로 천면공자라고 할 수 있지.”

“정말입니까? 이보다 더 뛰어나다고요?”

나는 믿기지가 않아서 신투지존을 쳐다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지금까지 변태술을 써서 도둑질을 했을 때, 용중일 같은 특이한 놈을 제외하고는, 천하의 쟁쟁한 대문파 장문인과 주변인들이 단 한 명도 눈치 채지 못했기 때문이다. 변태술은 이름이 좀 이상해서 그렇지 틀림없는 천하일절의 역용술이었는데, 이 보다 더 뛰어날 수가 있다고?

신투지존이 말했다.

“천면공자의 극의에 이르게 되면 변태술보다 더 감쪽같으면서도 오랫 동안 쉽게 유지가 가능하지.”

“……!!”

“그렇게 되면 단순히 도둑질뿐만이 아니라 원하는 대로 어디에나 숨어 들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이상의 근골성형술이 존재한다니…!!”

내가 놀라움에 몸을 떨자 신투지존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 천면공자는 근골성형술이 아냐. 근골성형을 쓰긴 하지만 변태술처럼 극의를 추구하진 않는 비기지. 근골성형술의 극의에 이른 건 변태술 뿐이야.”

나는 멍한 표정이 되었다.

“네? 이해가 안 가는군요. 근골성형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대체 무슨 원리의 역용술입니까?”

신투지존은 히죽 웃었다. 그리고는 옆에 있던 가면을 꺼내서 천천히 얼굴에 덮었다.

“가면의 힘을 빌리는 거야.”

휘리릭!!

그 순간 신투지존의 모습이 갑자기 아리따운 여인으로 변했다. 나는 그 변화의 순간이 근골성형이 아니란 걸 확인할 수 있었고, 그렇다기보다는 가면을 쓴 순간부터 그가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는 느낌이었다.

신투지존이 여인의 얼굴로 말했다.

“이거 봐. 목소리도 확실히 다르지?”

“…….”

“흐흐. 놀라서 말도 안 나오나 보군.”

스윽

신투지존이 다시 얼굴에 손을 갖다대자, 어디 있었는지 가면이 획 하고 벗겨지며 그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나는 그의 변화를 냉정하게 관찰하다가 말했다.

“그건… 변신술법 내지는 환술이 아닙니까.”

“그래.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겠지.”

신투지존이 앉은 상태에서 턱을 괴며 말을 이었다.

“사실 인간이 아무리 역용술과 변장을 연마한다고 해도 도가술법의 정화(精華)라고 할 수 있는 변신술에는 미치지 못하지. 변신술은 인간 세상의 모든 역용술보다 압도적 우위에 있어.”

“그렇습니다.”

변신술!

그것은 인간이 ‘다른 것’으로 변하고 싶다는 꿈을 실천한 엄청난 술법이었다. 당연히 술법 중에서도 최상 위였으며 대륙의 모든 술법사들이 변신술을 쓰고 싶어 했다.

“하지만 기문둔갑(奇門遁甲)을 수 십 년간 연마해 온 천재도사조차도 성취하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이 둔갑술이며 변신술. 심지어 제대로 된 성취를 위해서는 최소 변신술 수련시간만 일백 년을 넘겨야 한다는 전설의 도술이잖아. 변신술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자는 이미 등용문을 통과해서 선계에 올라있겠지. 안 그러냐?”

“그렇지요.”

그래서 제천대성이 대단한 것이다. 그는 하나만 성취해도 신선급인 둔갑술을 무려 72개나 자유자재로 펼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인간은 죽을 때까지 수련해도 변신술을 쓸 수가 없는 게 보통이었다.

“그럼 천면공자가 변신술이 아니니까 환술이라 생각하냐?”

“…….”

“잘 모르는 눈치군. 사실 환술에 가까워.”

“자꾸 설명을 빙빙 돌리시는데 요점이 뭡니까?”

“네가 백변신투 비급의 용백변을 수련할 때 가면을 바꿔 쓰는 수련을

한 데는 이유가 있단 말이다. 상위 절기인 천면공자를 성취하는 데 필요해서다.”

투웅

신투지존이 엄지를 튕겨서 내게 가면 하나를 날리자 나는 빠르게 잡아 채었다.

내가 가면을 물끄러미 내려 다보자 신투지존이 말했다.

“그 가면은 어디에 쓰이는 어떤 가면이냐?”

나는 가면을 살펴보다가 말했다.

“이건 애(哀)를 상징하는 검보(臉譜) 군요.”

검보란 가면을 칭하는 다른 이름이었다. 신투지존이 내게 준 검보는 눈꼬리가 축 내려가 있고 입 꼬리도 같이 내려가 있어서 슬픔을 상징하는 가면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럼 한 번의 경극에서 검보는 총 몇 개가 쓰이지?”

“음… 대략 오십 개 정도일까요.”

“오십 개를 흐름에 따라 보보천심(步步遷心)의 자세로 바꿔 쓰는 걸 용백변에서 배웠겠지. 그걸 잘 배워 왔다면 천면공자 또한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다.”

그렇게 말한 신투지존이 가면을 손에 들었고 나 또한 그를 따라했다. 신투지존이 천천히 가면을 쓰면서 말했다.

“다섯 걸음 내에 열 번의 가면을 바꿔써라.”

파바밧

나는 시키는 대로 했다. 내가 가면을 바꿔 쓰는 게 끝나자 신투지존이 말했다.

“속도는 그럭저럭 괜찮군. 기본기 수련시간은 따로 필요 없겠고.”

“가면을 아무리 바꿔 써도 방금 당신이 했던 것처럼 모습을 변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이봐. 넌 애(哀)의 가면을 쓰고 있으면 슬프냐?”

“……?”

“슬프냐고.”

이건 또 무슨 뜬금없는 질문이란 말인가?

내가 어리둥절해하다가 그의 말에 대꾸했다.

“아니요.”

“왜 안 슬픈데? 그 가면은 슬픈데 넌 왜 안 슬프냐고.”

“아니 무슨…. 가면은 가면이지, 어째서 쓰고 있는 나까지 슬퍼야 합니까.”

“멍청아. 그걸 이해 못하면 천면공자를 못 익혀.”

“네?”

“가면이란 뭐냐? 가면이란 인격(人格)이다. 일류 면술사는 가면을 바

꿔 쓸 때마다 인격을 바꿀 수가 있어야 해.”

파바밧

그 순간 신투지존은 방금처럼 다섯 번의 걸음에 열 번의 가면을 바꿔 썼는데, 놀랍게도 가면을 바꿀 때마다 그의 모습이 완전히 다른 인간으로 변했다! 그 신위(神位)는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을 정도였기에 내가 깜짝 놀라자, 신투지존이 가면을 벗으면서 말했다.

“넌 이미 내게서 ‘훔치는’ 방법을 배웠으니까 그렇게 힘들진 않을 거야.”

“훔친다고요?”

“그래. 훔쳐. 뭘 훔치냐면, 바로 이 가면의 감정과 인격을 훔쳐서 네 것으로 만들란 말이야.”

“…….”

“그게 된다면 천면공자를 익히는 건 절반은 끝난 것이다.”

그게 가능한가?

가면의 인격을 훔치라고?

그런 존재하지도 않는 허구를 훔쳐서 내 것으로 만들면, 정말로 저런 변신술이 가능하단 말인가?

무공과는 다른 의미로 신비한 기술이었기에 내가 황망해하고 있을 때 신투지존이 말했다.

“인간은 원래 타인의 인격을 훔치면서 살아가는 존재다. 가면술사는 그 능력을 극대화시킨 것에 불과하고, 그 능력 자체는 모든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지. 중요한 건 인격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네가 훔칠 수 있는 유상(有常)으로 변화 시키는 것이다.”

“인격을 훔치면서 살아간다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이거까지 설명해줘야 해?”

신투지존은 어이없다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다가 머리를 긁적였다.

“젠장할…. 너도 인생역정에 꽤 굴곡이 있었을 것 같았는데, 그 굴곡을 거치고 나면 어쨌냐? 뭔가가 네 안에서 변하지 않았어? 그리고 좋은 놈, 나쁜 놈, 희한한 놈, 병신 같은 놈, 별의별 놈을 다 만나봤잖아. 그 놈들이 너의 성격이나 태도를 바꿔 버리는 일도 있지 않더냐?”

“아….”

“그건 타인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도 할 수 있지만, 달리 말하자면 놈들의 인격을 훔쳤다고도 표현할 수 있다. 왜냐하면 좋든 나쁘든 놈들의 인격은 거울처럼 비쳐서 네 안에 투영된 것. 그 모습은 네 안에 남아있단 말이다.”

알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신투지존의 말을 골똘히 생각하다가 반박했다.

“훔친다고는 할 수 없죠. 그들의 인격이 관계 속에서 잔영을 남기고 내 안에 각인되었다 한들, 그들의 인격은 달라지지 않았잖습니까. 훔친다는 건 그 자리에 있는 걸 가져 온다는 뜻이니, 훔쳐온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아야 합니다.”

“호오! 바보처럼 보였는데 용케 그 것까지 생각했네?”

신투지존이 히죽 웃더니 대꾸했다.

“훔친 게 맞아. 왜냐하면 관계 속에서 영향을 받은 건 너뿐만이 아니기 때문이지. 이미 그 자리에 원형(原形)이 남지 않았다는 의미에서는 ‘훔쳤다’고 표현할 수 있다. 모든 게 변화하기 때문이야. 넌 찰나의 타인을 흡수할 수 있다.”

“……?”

뭔 소리래…?

“잔말 말고 시도해 봐. 일단 일류 가면술사가 되지 못하면 천면공자를 제대로 가르쳐줄 순 없어.”

가면의 인격을 훔치라니….

이런 수련은 난생 처음이었기에, 나는 버벅거리면서 계속 가면을 바꿔 쓰며 가면에 표시된 감정에 맞춰서 내 마음을 변화시키려 했다. 하지만 이건 보통 일이 아니었으며, 가면을 바꿔 쓰는 찰나의 속도처럼 마음을 적응시키는 건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다.

쉬쉬쉭

“야, 그건 아니지. 희로애락애오욕에 맞춰서 표정만 바꾸면 모를 줄

알아?”

“윽.”

“다시 해!”

나는 만 다섯 시진 동안 쉴 새 없이 도전하다가 탈력해서 신투지존에게 말했다.

“뭔가 단서라도 주십시오. 마음을 어떻게 그렇게 빨리 변화시킨단 말입니까?”

“왜? 정신분열이 일어나서 인격이 수십 개씩 되어야 이 수련이 가능할 거 같아? 그런 거 아냐.”

“…….”

“이건 인격을 분화시키는 게 아니야. 네 인격을 굳건히 지닌 채 ‘훔치는’ 거라고. 아직도 이해 못한 거냐.”

인격을 분화시키는 게 아니라 훔치는 거라고?

내가 고민하고 있자 신투지존이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임마. 이 세상에는 색(色)이 있잖아.”

“색이 있죠.”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색을 섞으면 무슨 색깔이 되냐?”

“검은 색이 됩니다.”

“그 결과가 검은 색이 아닌 경우가 있다면 어떤 경우일까?”

“…….”

“단서는 여기까지. 이젠 알아서 해 봐.”

모든 색을 섞었는데도 검은 색이 아닌 경우….

나는 선문답 같은 기분에 알쏭달쏭 해하며 계속해서 가면을 바꿨다. 그리고 가면을 질리도록 바꿔 써서 색깔과 형태를 다 외웠을 때쯤, 나는 문득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 인정하는 거야!’

쉬쉬쉭!!

“오오. 그래 그거야!”

내가 새로 생각한 방법으로 시도해 보자, 신투지존이 탄성을 질렀다. 내 가면 속에서 감정이 빠르게 변화하는 게 감지된 듯 했다.

“휴우.”

겨우 통과한 건가.

내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을 때 신투지존이 말했다.

“어떻게 한 건지 말해 봐.”

“그야… 인정한 거죠.”

“뭘 인정했는데?”

“타인이 느끼는 감정은 알 수 없습니다. 가면에 쓰여 있는 표정을 구현화시키는 건 내가 머릿속에 생각한 감정일 뿐, 보는 사람마다 그 가면의 감정을 다르게 느낄 수 있으니까… 어… 그러니까….”

내가 버벅거리자 신투지존이 정리 해 줬다.

“만들어진 감정을 연기한다는 게 무슨 감각인지 알았고, 가면술사란 그 ‘거짓’을 창조해 내는 자란 걸 인정했다 이 말이군. 그게 바로 실재하지 않는 걸 ‘훔친다’는 거고.”

“네.”

아마 이 대답이 ‘검은색’의 선문답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색깔을 섞어도 검은색이 되지 않으려면 칠하는 당사자의 색이 거기에 섞여서는 안 된다. 떨어져서 관조할 수 있어야만 검은색이 되는 걸 피할 수 있으리라.

“크크크. 말주변이 없는 놈이군. 뭐, 맞다.”

신투지존이 킬킬 웃더니 말했다.

“이제 일류 가면술사가 되었다 할 수 있으니 천면공자의 요체를 알려 주지.”

“요체가 법니까?”

“방금 네가 한 것처럼 감정을 창조함과 동시에 가상의 인격을 훔쳐내는 것…. 가면에서 인격을 훔치면서 의념(意念)을 섞어라.”

“……!!”

의념을 섞으라고?!

예상치 못한 이야기였으므로 당황하자 신투지존이 말했다.

“원래는 의념만으로 인간이 변신할 수는 없지. 그렇지 않나? 그게 가능 했다면 의념절기를 쓰는 고수들은 개나 소나 변신했을 거야. 그럼 의념만으로 변신할 수 없는 이유는?”

“음… 이 세계에 그 의지를 관철하기엔 인간의 힘이 너무 미약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거야. 그래서 가면을 쓰는 거라고.”

스윽

“이 가면을 매개체로 의념을 특화 시키는 것이지. 나는 ‘훔친’ 인격인 거라고…. 그 강력한 자기암시와 함께 의념이 현실을 국소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면 적어도 가면을 쓴 동안에는 너는 ‘타인’으로 변하게 되고, 현실을 왜곡시켜 속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해하려고 애를 써봤지만 잘 알 수가 없었다.

“설명이 어려워서 잘 모르겠습니다 만….”

“그냥 그렇다고 알아둬. 나도 사실 이 천면공자만큼은 독학이 아니라 고대의 비술을 전해 받아서 내 나름대로 발전시킨 거니까.”

“고대의 비술이요?”

“그래. 아무래도 삼황오제 시대의 비급 같던데 이름은 몰라. 아무튼 내게는 쓸 만했기에 연마해서 발전시켰지.”

그렇게 말한 신투지존은 내게 말했다.

“자, 해 봐.”

스으윽

“……!!”

정말이다!

나는 인격을 훔치는 순간에 내 몸이 완전히 바뀐 걸 알 수 있었다. 확실히 이건 환술이라고 할 수가 없었고 완전히 내가 생각했던 새로운 인간이자 모습이었다. 그러나 놀라움도 잠시, 나는 갑작스럽게 원래대로 되돌아왔고 어리둥절해졌다.

‘변신이 왜 금방 풀린 거지?’

신투지존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말했다.

“더 많은 가면이 필요한 거다.”

“어째서입니까?”

“경험치 부족이기 때문이지.”

그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네가 가면을 통해서 훔친 인격은 일순간, 찰나가 아니냐? 그 감정과 인격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경험과 내면의 성찰이 필요하다. 그래야 능숙하게 세계를 속여서 왜곡시키는 게 가능하니까.”

“음….”

“가면술사로서의 숙련도가 기술의 위력을 결정한다. 이제부터가 진짜 수련이지.”

후두두둑!!

신투지존이 한 켠에 거대한 가면무덤을 소환했다. 가면이 어찌나 많은 지 무덤의 크기만 오 장은 될 법 했다. 그 어마어마한 수의 가면을 보고 내가 질린 표정을 짓자 신투지존이 말했다.

“천 개의 가면 정도는 연속해서 다룰 수 있어야 천면공자(千面公子)가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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