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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850화 (849/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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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가향(眞空家鄕)

뭐라구?!

신투지존?!

나는 황당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난데없는 환상의 세계로 이동한데다가 신투지존이 내 앞에 나타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멍청한 눈으로 신투지존을 쳐다보았는데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중얼거렸다.

“뭐야…. 그 얼빠진 반응. 너 정말 내 후배 맞냐? 백변신투로 최고의 도둑이 되었으면 잔머리, 영악함, 기민함이 모두 최상의 경지인 초일류 도둑놈이어야 할텐데 어찌된 거냐고.”

“…….”

나는 그제서야 뭔가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는 침착을 되찾고는 말했다.

“나는 백변신투의 무공을 사용해서 구파일방 장문인과 십이율 문주의 소매를 모두 훔쳤고 옥새까지 훔쳤소. 그 때문에 이 자리에 소환된 것이오?”

신투지존이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난 그런 세세한 것까진 몰라. 어떤 도둑놈이 자기가 뭘 했는지 다 자랑하고 다닌다냐? 내가 그렇게 할 짓 없어 보이냐?”

“…….”

아니, 내가 뭘 잘못했다고….

‘성격이 더러운 자군….’

나는 억울한 기분이 들었으나 신투지존의 말이 이어졌다.

“어쨌든 네가 여기 왔다는 건 내가 걸어놓은 세 가지 조건을 통과했다는 뜻이지.”

“조건?”

“하나. 백변신투의 무공을 모두 익혔다는 것.”

신투지존이 천천히 자신의 손가락 세 개를 내밀더니 하나씩 접기 시작했다.

“둘. 그 무공을 응용해서 역사에 남을만한 도둑질을 하는 데 성공한 것.”

여기까지는 나와 제갈사가 예상했던 조건이었다. 그러나 세 번째는 대체 무슨 조건인지 생각지도 못했던지라 나는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신투지존의 말이 이어졌다.

“셋. 도둑질을 통해서 내 행적을 뒤쫓을 의지가 있을 것. 이 세 가지를 이루면 자동으로 여기에 네 의지를 소환할 수 있게 되어 있지.”

“음…. 너무 간단하지 않소? 뭔가 다른 조건은 더 없소?”

“간단하다고?”

신투지존이 잠시 눈을 꿈벅이더니 호쾌하게 웃었다.

“크하하! 배짱있구만! 하긴 뭐 보아하니 너도 보통 놈은 아닌 듯싶다만. 참고로 너 이전에 천 년 동안 여기에 온 도둑놈은 아무도 없었다.”

“그거야 백변신투 비급이 한씨세가의 손에 맡겨져서였잖소.”

“무슨 소리야? 그건 어디까지나 유비무환이었고 나는 그 비급을 한 50권정도 더 만들어서 강호에 뿌렸다고.”

“…….”

“백변신투 그거 내 시대에는 개나 소나 알고 있었단다. 한씨세가 놈들도 의리로 보관해준 것 뿐 비급이라고 생각해서 보관한 건 아니었겠지.”

나는 멍해졌으나 이윽고 그의 말에 황당함을 느꼈다.

“비급을 강호에 그렇게 많이 뿌렸다고?! 대체 왜….”

“그래야 내 뒤를 쫓아서 수련하는 도둑놈이 많아질 게 아니냐? 개나소나 알고 있으면 세월이 지나서도 계속 전해질 거라 생각했지. 근데 딱히 역사에 길이 남을 도둑질을 성공하거나 내 뒤를 쫓은 놈은 없었나 보군.”

“…….”

“자부심 정도는 가져도 돼. 네가 천 년 동안 유일한 성공자라고 할 수 있으니까.”

나는 혼미한 기분이 들었다. 대체 눈 앞의 신투지존은 뭐하는 괴인이란 말인가?

하지만 이윽고 생각을 정리하자 신투지존의 기이한 행위에 이유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신투지존은 자신의 뒤를 잇는 자가 어떤 무공을 갖고 있든 어떤 내력을 가진 자든 상관치 않고 오로지 자신을 쫓아올 도둑의 의지가 있는지만 살펴본 것이다!

그리고 신투지존이 내건 3개의 조건은 내게 있어서는 아주 쉬운 것이었으나 다른 도둑에게는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백변신투는 전반적으로 삼류무공의 집합체였으며 용백변과 서생탈주조차도 절정무공이라고 딱잘라 말하기엔 미진함이 있었기에, 이걸 사용해서 역사적 도둑질을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백변신투의 비급이 딱히 후대에 그럴듯하게 이름이 남지 않을만도 하다. 아마 천 년 전에 도둑들이 열심히 익히다가 알음알음 전해주는 형식이 되다가 점차 시들해지며 묻혔으리라. 도둑들에게 사승제도나 전승의무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백변신투에 담겨있는 일수탈금 수법이 암암리에 현 시대 강호의 도둑들에게 익숙한 걸 보면 그 흔적 정도는 천 년 후에도 남아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생각을 정리하다가 신투지존에게 말했다.

“당신은 무공이 아주 강해보이는데 어째서 본신의 강력한 무공절기를 백변신투에 넣어두지 않았소? 그랬다면 그렇게 도전자가 드물지는 않았을 것이오. 강한 무공이 있었다면 도둑질 또한 쉽잖소.”

“그래. 그 말이 맞다. 절정이나 초절정의 무공을 지닌 도둑이 있다면 어지간해서는 완력으로 도둑질을 해 내기 마련이지. 하지만 말이다….”

신투지존은 쿵 하고 콧김을 내뿜었다.

“그건 무공이 센 거지 도둑질을 잘 하는게 아니잖아? 무림인은 싸움질

을 잘해야겠지만 도둑은 그런 게 아니야.”

“…….”

“난 그 삼류무공을 갖고도 초일류 도둑이 될만한 도성(盜星)의 자질을 가진 놈이 여기에 오길 원했다. 만일 네 말대로 백변신투에 강한 무공을 숨겨뒀다면 도전자는 좀 더 많았겠지만, 비급을 두고 피로 피를 씻던 중 살육에 익숙한 무림인이 내가 있는 곳까지 왔을 뿐이겠지.”

“그런 건 왜 안 되는 거요?”

“내가 원하는 도(道)는 싸움의 철학이 아니야. 우아한 괴도의 길이지. 그렇게 싸움에 재능이 있는 놈은 천 년만년 무신(武神)의 길에나 도전하라고 그래. 하긴 여동빈이나 장삼봉 빼고는 변변히 그런 놈도 없었겠지만.”

비웃듯 중얼거리는 신투지존의 얼굴에는 냉소가 감돌고 있었다. 그 모습에서 나는 그가 싸움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며, [진정한 도둑]에 대한 자신의 주관이 확고한 인물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저기…. 나도 그냥 뇌신류의 결전 오의인 뇌명을 써서 소매치기를 했을 뿐입니다만….”

“그러냐? 하긴 딱 봐도 그냥 초절정 무공으로 우격다짐한 놈이긴 하구만. 근데 너 정도 무공을 가진 놈이 내 길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이상한 일이라서…. 그냥 넘어 가자구.”

“…….”

“꿩대신 닭이라고 할까? 의지만 있으면 됐어.”

나는 그 말에 퍼뜩 생각난 게 있어서 신투지존에게 말했다.

“신투지존. 이곳은 대체 어디요? 그리고 당신은 지금 어디에? 헌원검을 찾으러 어디로 간 건지….”

신투지존은 신경질을 냈다.

“하나씩 물어봐 임마!”

“…….”

“도둑질 재능은 꽤 있어보이는데 왜이리 멍청해 보이냐? 희한한 놈일세.”

“으음, 그럼 이 곳이 어딘지부터….”

“여기는 무신(武神)의 [문] 너머다.”

“……!!”

나는 그 말에 아까부터 어렴풋이 들던 예감이 사실이란 걸 알 수 있었다.

[문] 너머!

그것은 아마도 여동빈이 거룡을 쓰러뜨리기 위해서 영감을 얻어서 수행하던 의문의 공간, 무한의 소용돌이가 펼쳐져 있는 장소였다. 방금 전에는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 닥쳐와서 기억을 잘 떠올리지 못했지만 잘 생각해보니 여동빈의 기억에서 분명히 본 적 있었다. 내가 놀라는 표정을 짓자 신투지존이 히죽 웃었다.

“역시 보통 놈이 아니구만. 그런 표정을 짓는다는 건 무신의 문이 어떤 의미인지 대충 알고 있다는 뜻이렷다.”

“…약간은 알고 있소. 그렇다면 이 소용돌이를 만진다면 여동빈처럼 강력한 무공경험을 얻어서 앞으로 나갈 수 있지 않겠소!”

나는 그렇게 대꾸하며 옆에 있던 소용돌이에 손을 뻗어서 콱 잡았다.

도전한다!

설령 미친다 하더라도 나 또한 여동빈처럼 새로운 무공경험을 얻어서 절대지경을 개척하리라!!

“뭐 하냐?”

“…….”

나는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고 내 머릿속에 덮쳐올 격류를 기다렸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그런 건 찾아오지 않았다. 대신에 신투지존이 비웃는 미소를 지으며 히죽히죽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우와! 우리 후배 멋지다〜〜. 당신의 힘을 보여주세용!”

“…….”

신투지존이 어깨를 들썩였다.

“똥 싸냐〜〜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거냐〜〜.”

“아니 뭐 그냥… 한 번 해봤소.”

그의 조롱에 내가 멋쩍은 표정으로 손을 떼자, 신투지존이 말했다.

“어디서 보고 들은 건 있나본데, 그래봤자 무의미해. 그 소용돌이를 잡으면 무공의 경험을 얻는 게 사실이지만 너는 얻을 수 없거든.”

“왜?”

“왜겠냐? 참고로 나는 무신이 아닌 데도 널 이 자리에 소환했다구.”

“…….”

왜지?

내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자 신투지존은 혀를 끌끌 찼다.

“넌 무신의 [문]에 정식으로 들어 온 게 아니라 좌(座)의 주인인 내 초대를 받아서 손님자격으로 잠시 들른 거란 말이야. 그리고 이 소용돌이들은 무신의 영역, 신(神)의 권능이니 필멸자인 너로서는 취할 자격이 없는 거고.”

“…으음.”

“문을 정식으로 연 자만이 그 자격이 있다.”

손님 자격.

샛길로 들어왔기 때문에 소용돌이를 얻어서 여동빈처럼 강해질 수 없

었단 말인가?

하지만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아서 신투지존에게 말했다.

“여동빈은 몇 번이고 무신에게 초대받았다고 들었소.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이오?”

“거 뭐냐…. 그 녀석은 좀 특별한 경우야. ‘계약’을 했거든. 누릴 수 있는 걸 싹 다 버리고 멸사봉공(滅私奉公)한 대가로 얻은 힘이거든. 그럴 수 있는 놈은 거의 없으니까 너랑은 상관없어.”

“…….”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가서.”

신투지존의 말이 이어졌다.

“두 번째 질문. 내가 어딨냐고 물었지? 당연한 말이겠지만 나는 ‘여기’에는 없어.”

“없다고? 지금 내 앞에 있는 당신은 뭐요.”

신투지존이 어깨를 으쓱였다.

“잔류사념이야. 백변신투의 조건을 통과한 후배를 위해 남겨둔 조언자 용 영체라고 할까? 본체는 지금 열심히 탐험하고 있을걸. 한 천 년동안.”

“어디를 말이오?”

“외차원(外次元)이지.”

“……!!”

“표정을 보아하니 뭐하는 곳인지 알고있나 보구만. 설명이 편해.”

나는 깜짝 놀랐다.

외차원이라고?!

신투지존이 외차원으로 넘어가버렸단 말인가?!

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신투지존의 행방에 외쳤다.

“자, 잠깐만. 외차원은 순수한 우주의 어둠이 응집된 곳이라 공기도 생명도 거의 존재치 않는다 들었소. 당신은 그런 곳에서 천 년 동안 죽지도 않고 계속 탐험하고 있단 말이오?”

"응."

“인간이 어떻게….”

외차원에서 생존하는 건 그냥 우주 공간에서 생존하는 것보다 열 배 이상 어렵다고 들었다. 시원의 혼돈이 가득한 우주이자 혼돈의 생명체가 울부짖는 마역(魔域)을 그 누가 쉽게 버틸 수 있으랴? 그러나 신투지존은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했다.

“절대지경에 도달한 후 [문]을 넘어서 좌(座)의 주인이 되었다는 건 그런 의미지. 나는 무한의 수명을 보장받았다. 강력한 혼돈의 힘같은 건 없지만 적어도 무신(武神)의 의지가 존재하는 한 내 육체와 영혼은 혼돈에서 보호받지. 외부의 폭력에 파괴되지 않는 한 나는 영생이며 이 공간을 무한정 이용할 수 있다.”

“……!!”

“여동빈처럼 꼭 신선이 되어야 하는 것만은 아니라구. 비급을 남겨서

이런 식으로 소환도 할 수 있고 말이야.”

좌의 주인!

생전 처음 듣는 개념이었다. 나는 신투지존에게 말했다.

“좌의 주인이란 게 무엇이오?”

“이런. 그건 말해줄 수 없어.”

“어째서?”

“여기서부터는 극비야. [문]을 넘지도 못한 애송이한테는 비밀이라구…. 여기까지 알려준 것도 천 년 만의 직계후배니까 말해준 거야.”

여동빈 때와 같았다. 신투지존은 정말 중요한 국면에서 입을 닫아버린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말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정보를 유추할 수 있었다.

‘여동빈과 장삼봉은 이 무한의 소용돌이가 존재하는 공간을 알고 있었다. 또한 무신을 만난 적이 있다. 그 말은 그들 또한 좌(座)의 주인이라는 뜻이다.’

어쩌면 좌의 주인이라는 건 무신에게 선택받아 [문]을 연 존재를 뜻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이건 기본적인 유추에 불과 했고 그들이 무엇을 위해서 문을 열었는지, 그 선택기준은 무엇인지, 문을 연 후에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아무래도 좌의 주인들은 철저히 비밀을 엄수하는 듯 했다.

신투지존의 말이 이어졌다.

“세 번째. 나는 앞서 말했듯이 헌원검을 찾으러 외차원으로 갔다. 이 걸로 됐지?”

“신투지존! 헌원검을 찾았소? 그 정체가 무엇이오?”

“흐흐흐.”

그는 음충맞은 웃음을 짓더니 말했다.

“안 알려줄 건데.”

“……?!”

“나는 천 년 동안 뼈 빠지게 알아 낸 거고 지금도 외차원에서 탐사중 인데 너한테 그 정보를 꽁으로 넘기겠냐? 너 같으면 그러겠냐 멍청아.”

“무, 무슨. 그럼 대체 여긴 왜 불러낸 거요?”

“너한테도 도전할 기회를 주려고 부른거지.”

신투지존이 말했다.

“말했듯 나는 외차원에 있고 거기로 갈 수 있는 비법, 생존법 정도는 일러줄 수 있다. 네게 세계 최고의 보물을 찾을 각오가 있다면 나를 따라서 와 보라고.”

“…헌원검이 정말 존재하긴 하는 거요?”

“글쎄다〜 적어도 난 계속 찾고 있다만〜.”

“…….”

나는 신투지존의 말에 고민했다.

‘모든 단서가 외차원으로 향하라고 나를 종용하는군.’

하지만 어쩐지 꺼림칙하다. 그건 지금까지 헌원검을 쫓아오면서 얻었던 정보가 꺼림칙함을 계속 알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평범하게 1번의 삶을 사는 자였다면 신투지존의 말에 크게 혹했겠지만, 지금의 나는 너무 많은 정보를 알고 있었기에 그의 제안을 단순한 모험으로 생각할 수가 없었다.

나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검을 빼들었다. 월요 천총운검이 빛나자 신투지존이 눈에 이채를 띄었다.

“아쭈?"

“난 못 믿겠소. 당신이 신투지존이란 것도 확실치 않잖소! 당신이 진짜라는 걸 확인하기 전엔 그런 도전을 할 수 없으니 날 돌려보내 주시오.”

어찌되었든 언제고 헌원검에 도전하러 외차원에 가게 되긴 할 것이다. 멸해를 뚫으려고 무사시를 찾아 가려고까지 하는 상황이기에 그럴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신투지존의 제안은 아주 솔깃한 것이었지만 그 전에 상대에게서 얻어낼 수 있는 건 얻어내고 싶었다.

“이 몸에게 한 수 보여달란 말이렷다?”

“…….”

도둑으로써 절대지경에 오른 자.

그의 무공을 견식하고싶은 건 당연하다.

“거참 정말 이상한 놈일세…. 무(武)의 재능은 하나도 없으면서 왜 무인인 척 고집을 부리고 지랄이야? 네 본성과 재능을 보니까 일류도둑이라고 할 만 한데? 하나만 하라고 정말….”

신투지존은 투덜거리다가 슬며시 팔짱을 끼며 말했다.

“그래 뭐, 좋다. 어차피 백변신투로 내 조건을 만족시킨 대가로 내 진신 무공을 전수해줄 생각이긴 했거든. 수련시키는 김에 널 좀 패주지.”

“최선을 다하겠소.”

“참나…. 절대지경도 안된 애송이가 좌의 주인이 다스리는 영역에서 싸움을 건다고?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나보군.”

“오시오!”

내가 전투자세를 잡고 있을 때, 신투지존이 희뿌연 환영처럼 변했다.

신역절기(神域絶技)

일수탈심(一手奪心)

푸콱

비틀

“……??”

나는 다음 순간 피를 입가에서 흘리며 휘청였다. 그리고 믿기지 않는 눈으로 천천히 뒤를 돌아보자, 신투지존이 자신의 왼쪽 손에 무언가 둥근 걸 잡고 있었다. 둥근 무언가는 피빛을 내뿜으며 팔딱이고 있었다. 나는 그 정체를 알고 있었기에 멍하니 쳐다보았는데, 신투지존이 싸늘하게 말했다.

“멋지지? 난 싸움질을 별로 안 좋아해서 강호에서 활동할 때도 오래 안 싸웠어.”

“…컥….”

신투지존이 내 심장을 던져버리며 짜증스럽게 말했다.

“지나가던 삼류도둑이 심장을 훔쳐 버리면 잘난 척하던 무림인들이 개

돼지처럼 피토하면서 뒤지더라고.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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